제 목: 61회 - http://hoyanet.new21.net/zero/view.php?id=gigaselender&no=61
[기가 슬렌더] -32- 파인리히(V.C 프로젝트의 비밀....) (2) 파인리히는 라케프의 말대로 하기로 결심했다. 타렌을 향해 침울한 목소리로 외쳤다.
"좋다 반항하지 않겠다. 하지만 약속하나만 해다오."
-
"후후훗.. 결정을 내리셨군. 뭘 원하는거냐?"
"나와 같이 있는 노인이 한명 있다. 그자는 나완 별 관계가 없으니 해를 끼쳐서는 안된다."
- "파인리히"
"도대체 그 자는 왜 거기 들어가있는거냐?"
-
"문을 여는데 필요한 기술을 가진 자다. 그래서 데려온 것이다."
"후후훗 도둑고양이였군. 좋다. 그자의 안전은 보장하지 이제 되었나?"
-
"그래 하지만 약속은 반드시 지켜라. 그렇지 않으면 자결하겠다."
". 그래.. 걱정하지 마라. 그럼 문을 열겠다. 반항해선 안된다."
-
"알겠다."
파인리히는 라케프를 바라보며 묘한 웃음을 지었다. 라케프는 그 웃음의 의미가 뭘까 잠시 생각했다. 그리곤 말했다.
"흠. 어쨌든 적의 시선을 자네 쪽으로 분산시켜놓은 것은 잘한 거구먼. 그렇다고 방심하면 안된당께."
-
"걱정하지 마세요.."
잠시 후 천천히 문이 열렸다. 하지만 문 안으로 어느 누구도 들어오지 않았다. 밖에서 타렌이 소리쳤다.
"우리가 보이는 곳으로 나와라!!"
라케프는 타렌의 치밀함에 점점 성공 가능성이 줄어들고 있다고 느꼈다. 파인리히와 라케프 둘다 문 가운데에 섰다. 그리고 양팔을 머리 위로 얹었다. 그러자 경비대원들이 몰려들어와 그들을 포위했다.
라케프는 계획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고 있음을 알았다. 그래도 가만 물러설수는 없었다. 로이안 리플이 자신들을 겨냥하고 있음을 알았지만 그것은 문제가 아니었다. 문제는 멀찌감치 서서 자신들을 바라보는 타렌과 포스 오너들이었다.
타렌은 의외로 순순히 파인리히가 항복하자 도리어 의심을 품었다.
언제고 도망치려 할거란 것을 잘 알았다. 사실 이 정도로 완벽한 상황에서 도망친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렇지만 방심할수 없었다.
지금껏 늘 그래왔다. 최후의 순간에 그는 도망쳤다.
"후후훗 파인리히 정말 오랜만이군.."
-
"그래. 반갑구나.."
"묶어라!!"
타렌의 명령이 떨어지자 경비대원 셋이 다가왔다. 여전히 다른 경비대원들은 그들을 엄호하고 있었다. 한 경비대원이 라케프의 손을 묶으려던 순간이었다.
'퍽!!!'
라케프의 다리가 경비대원의 머리에 꽃혔다. 놀라운 스피드로 다가 오던 두명의 경비대원도 단 한 번의 일격으로 쓰러뜨렸다. 그리고 매너 포스를 운영하려했다. 순간 당황한 경비대원들이 로이안 리플을 작동시키려던 순간이었다.
"멈춰!!!"
타렌의 명령이었다. 라케프의 앞을 파인리히가 가로막고 서있었다.
라케프는 매너 포스를 이용해 로이안 리플의 작동을 멈추려했다.
파인리히가 앞으로 나간 것은 공격하기 위한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공격하지 않고 자신 앞에 양팔을 벌리고 자신을 보호하려했다.
"어째서"
-
"할아버지.. 됐어요. 그만하세요. 분명 전 약속을 받아냈어요. 내가 잡히는 대신 할아버지는 풀어주기로. 타렌. 네가 약속정도는 지키는 신사라고 믿는다."
"후훗.. 물론이지.. 저 괴상한 노인은 우리에게도 쓸모가 없으니까."
-
"파인리히."
라케프는 무언가 너무나도 가슴을 에리는 고통이 느껴졌다. 비록 승산없는 게임이었지만 해볼만 하다고 생각했다. 경비대원들을 쓰러뜨리는 것은 그다지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타렌과 그 뒤에 있는 포스 오너들은 쉬운 문제가 아니었다. 그래도.. 그래도. 한
번 싸워봐야하지 않는가
단지 라케프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저렇게 행동하는 파인리히가 너무도 안타깝고 고마웠다. 라케프로서는 이제 어쩔수 없었다.
파인리히가 포기한 이상 자신도 도움이 될 수 없었다. 타렌을 믿는 수밖에는 다시 파인리히와 라케프를 묶기 위해 경비대원이 다가왔다.
이번엔 별 다른 저항없이 포박을 당했다. 그때였다. 파인리히를 포박하던 경비대원이 아주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전자수갑이지만 조금만 힘줘도 풀리게 만들어두었어요. 이동하는 도중에 탈출하기로 해요."
-
"네? 당신은 누구길래?"
"쉿.! 나중에 말하기로 해요."
파인리히는 어째서 경비대원이 그런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완벽히 갇힌 상황보다 묶인채 움직이는 상황이 탈출하기에 더 유리한건 사실이었다. 적들이 방심할테니..
"후후훗 가자. 일단 녀석들을 P-u7 방에다가 가둬둬라.. 내가 특별히 널 위해 만들어둔 공간이지 후후훗"
타렌의 명령을 받은 경비대원들은 파인리히와 라케프를 끌고 어딘가를 향해 걸어갔다. 본관건물 안쪽 깊숙한 곳으로 들어갔다.
P-u7 이라는 방이 멀찌감치 보였다.
'퍽!!!'
하는 소리와 함께 경비대원 두명이 쓰러졌다. 갑작스런 사태에 놀란 것은 타렌이었다.
"무슨 일이야!!"
파인리히에게 말을 건넸던 경비대원이 파인리히와 라케프 바로 뒤에서 로이안 리플로 조준하고 있던 두명의 경비대원을 쓰러뜨린 것이다. 파인리히가 양팔에 힘을 주자 전자수갑이 맥없이 풀려버렸다.
그 모습을 본 라케프 역시 수갑을 쉽게 풀었다.
"하앗!!!"
라케프가 매너 포스를 운용하자 경비대원들이 공격하려던 로이안 리플이 말을 듣지 않았다. 라케프는 씽긋 웃으며 윙크했다.
"그건 이제 고물이랑께 음훼헷"
라케프의 말에 경비대원들은 로이안 리플을 버리고 돌격했다. 그 뒤로 포스 오너들과 타렌도 공격준비를 했다. 달려오는 경비대원들을 향해 파인리히는 힘을 집중시켰다. 아드레날린이 급속도로 분비되더니 양팔에 뜨거운 힘이 느껴졌다.
"디바이딩 미케노스!!!"
파인리히의 목소리와 함께 그의 양손의 구슬에서 거대한 원형 구가 튀어나오더니 미케노스들이 마구잡이로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다행히 처음 사용했을때보다 충격은 크지 않았다. 적의 수도 20명이 안되었기 때문이다.
경비대원들은 엄청난 수의 미케노스 공격에 정신을 잃거나 부상을 당해 쓰러졌다. 뒤에 있던 포스 오너들과 타렌은 매너 포스를 이용해 미케노스를 막아냈다.
이젠 확실히 숫적으로도 비슷해진 상황이었다. 적은 타렌을 포함해 포스 오너 4명이었다. 비록 3명이긴 했지만 해볼만 했다.
"이런.. 개자식.. 약속을 해놓고선.. 어기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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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쳇.. 솔직히 말해봐. 너도 약속따윈 지키지 않을거였잖아!!"
"아니다!! 난 약속 지키려고 했다!! 난 적어도 그런건 지킨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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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훗 흥분하지 마!! 난 네 손에서 반드시 도망친다는 내 스스로의 약속을 먼저 지키기 위해 그런것이니까."
"이런. 빌어먹을 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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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흥분했군."
파인리히의 비아냥거리는 말투에 타렌은 많이 흥분한 듯 침을 질질 흘리고 있었다. 아. 침은 흘리지 않았지만 눈에 핏발이 선채 으르렁거리고 있었다. 타렌의 이미지관리를 위해 --;;
파인리히 옆에 있던 경비대원이 급히 말했다.
"시간이 없어요. 빨리 빠져나가지 못하면 지원부대가 도착할겁니다."
-
"그런데 도대체 당신은 누구죠?"
"그건 나중에 말해줄게요!! 엄호해줘요!!"
경비대원이 쏜살같이 앞으로 튕겨져 나갔다. 정말 놀라운 스피드였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본 라케프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분명 놀라운 실력을 가진 어쌔씬이구먼.."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라케프 역시 뛰어나갔다. 그런 그들의 모습을 본 타렌은 콧방귀를 꼈다. 이미 화가나서 이성을 잃어가던 중이었다.
"미친넘들이.. 포스 오너들을 상대로 육탄돌격이라니. 노망난 늙은이는 그렇다쳐도. 저 넘은 젊은넘이.. 쯧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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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여? 이놈아? 내가 노망이 났다고라고라. 노망났어도 네넘보단 훨 똑똑혀 이누마!!!"
달려오는 라케프와 경비대원을 향해 포스 오너들이 일제히 매너 포스를 집중했다. 잠시 뒤로 물러선 타렌도 양손에 힘을 모으기 시작했다.
포스 오너 셋이 동시에 공기의 소용돌이를 발사했다. 굉장한 파괴력을 가진 공격이었다. 게다가 세 개의 소용돌이가 하나로 합쳐져 거대한 통로를 가득 메우며 날아오고 있었다.
"후훗 노망난 늙은이의 무서움을 알려줄텡께!!!! 타하!!!"
라케프가 양 팔에 매너 포스를 집중했다. 그리고 팔을 풍차처럼 돌리면서 앞으로 달려나갔다. 그러자 거대한 공기의 소용돌이의 속도가 줄어들었다. 라케프의 뒤를 경비대원이 따랐다.
"이런 미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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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랴 나 무식혀서 이런 방법뿐이 모른당께!!!"
라케프는 소용돌이의 회전과 반대방향으로 팔을 회전시켜 소용돌이를 무마시켰던 것이다. 보통 사람의 살쩜을 인정사정없이 찢어버리는 소용돌이공격을 팔을 휘저어 막아내다니 보통 상식으론 생각할수도 없는 일이다. 타렌은 미친 노망난 늙은이의 괴력이 상상을 초월한다는 것을 알고 뒷걸음질쳤다.
어느덧 포스 오너 앞에 선 라케프와 경비대원은 놀라운 격투술로 포스 오너들과 싸웠다. 포스 오너들은 원채 원거리 공격을 하는 자들이기에 이렇게 무대포로 육탄공격을 하는 자들에게 이길수 없었다.
세명의 상급 포스 오너가 쉽사리 무너지자 타렌은 정신을 차렸다.
너무도 어처구니 없는 작태에 그는 자신의 양손에 공기 입자들이 분해되어 공격명령을 기다린다는 사실도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이다.
정신을 차린 타렌이 급히 입자공격을 퍼부었다. 적의 공격이 보통이 아님을 눈치챈 경비대원이 뒤로 덤블링하여 피했다. 라케프는 그가 안전하게 대피하자 다시 양팔에 매너 포스를 집중했다.
"이 미친 늙은이가!!! 난 그랜드 포스 오너란 말이다!! 내 공격을 막아내려하다니!!! 죽고 싶다면 죽여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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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노무 나라는 노인공경사상이 없당께!!! 야 이 쓰레기 같은 넘아!! 너보다 살아도 150년은 더 살았겄다!! 어디 네 고조할아범뻘 되는 나한테 고로코롬 싸가지 없는 말을 쓰냐!!! 네넘은 집에서 느그 엄마가 그렇게 가르쳐주디!!!"
"울엄마 욕하지마!! 입만 살은 노망난 늙은아!!! 간다!!"
타렌의 입자 공격이 엄청난 속도로 라케프를 휘감았다. 아니,휘감는 듯 했다. 그때였다. 날아오던 공기 입자들이 각자 방향을 잃고 입자끼리 서로 부딪혀 엄청난 폭발을 일으켰다!! 그와 동시에 통로 오른쪽 벽이 충격에 의해 무너져 내렸다.
"도대체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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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눔아!! 만유인력의 법칙이란 말도 모르냐!! 가장 적은 힘으로 가장 큰 힘을 이끌어내는게 싸움의 기본이다!!!"
타렌은 믿기지 않는다는 얼굴로 라케프를 바라보았다. 라케프의 말뜻은 억지로 분리시킨 입자들의 인력을 약간의 매너 포스로 결합시켰다는 뜻이다.
즉,그 공격이 엄청난 매너 포스를 이용해 입자간의 인력을 끊어 그 막대한 파워로 공격을 한것이었는데 그걸 역이용해서 약간의 인력을 주어 입자의 궤도를 바꾸어 서로 충돌시켰던 것이다.
어쩌면 그 방법은 입자공격을 가장 효과적으로 막아내는 방법일지 모른다.
"믿을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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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훗 노망난 늙은이한테 진게 수치스럽냐? 멍청한놈. 내가 살아도 100년은 더 살았다. 그 정도는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지혜라고 해두지!!
가자!!"
라케프가 무너진 벽으로 빠져나가자 그 뒤를 파인리히와 경비대원이 뒤따라 나갔다. 타렌은 파인리히가 도망쳤는데도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망연자실해 있었다. 그에게 있어 첫 번째 패배였다.
아니,파인리히한테도 진적은 있지만 결코 승복할수 없었다. 하지만 이번 것은 달랐다. 완벽한 패배였다. 일언반구의 여지도 없이 자신이 진 것이다.
'가장 적은 힘으로. 가장 큰 힘을 발휘한다'
타렌은 파인리히가 사라진 방향을 보고 털썩 주저 앉았다. 오늘은 성공하리라 생각했다. 작전도 철두철미했다. 어째서. 또 실패란 말인가!!
'도대체 아까 그 경비녀석은 누군가. 빌어먹을. 첩자가 있을줄이야..'
타렌은 크게 웃어 제꼈다. 파인리히를 놓쳤지만 뭔가 엄청난 것을 얻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의 웃음소리가 빈 통로를 공허하게 울려퍼졌다.
연구소 근처에서 혼자 대기하고 있던 카자마는 폭발소리가 들리자 다소 긴장하며 주위를 살폈다. 그때였다. 카에살레아의 목소리가 들린 것은
"다행히 우리의 몫은 없어졌다. 그만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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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탈출하였습니까?"
"그렇다. 그런 변수가 숨겨져 있을줄은 나도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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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겠습니다!"
카에살레아와 카자마의 모습은 순간 사라져버렸다. 원안의 법으로 파인리히를 살피던 카에살레아는 경비대원이 배신할줄 예상하지 못했다.
다행히 그 변수로 인해 그가 나설일이 없어진 것이다.
파인리히와 라케프 그리고 정체불명의 경비대원 셋은 빠른 속도로 연구소 밖으로 빠져나왔다. 이미 연구소의 경비는 어수선해져있었고 폭발 때문에 이목을 피할수 있었다.
셋은 급히 조용한 곳으로 이동하여 숨을 돌렸다. 타렌이라도 이곳까지 쫓아올수는 없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파인리히는 경비대원을 바라보며 호흡을 가다듬고는 말했다.
"고마워요 당신덕분에 살았어요 이젠 누군지 말해주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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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글쎄요 하지만 전부 다는 가르쳐드릴수 없어요 음. 제 이름은 미얀 가레즈 에요."
"음냐. 마치 이름이 여자같구먼.."
라케프의 놀리는 말에 경비대원은 쓰고 있던 하이바(Helmet)를 벗었다. 로이안 리플의 충격도 이겨내는 고립자 방어용 하이바였다.
하이바를 벗자 단발머리의 아름다운 얼굴을 한 미모의 여성이 튀어나왔다. 순간 라케프와 파인리히는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믿을수 없다는 제스쳐를 취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녀의 입에서 튀어나온 아름다운 목소리였다.
"호호홋. 맞아요.. 전 여자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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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어떻게."
"목소리 변조정도는 간단한거 아닌가요? 그리고 할아버지는 뛰어난포스 오너신것같은데. 제가 여자인줄도 몰라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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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거시 말이어 근께 아까는 상당코롬 내가 쪼까.."
"호호홋. 그만큼 제 연기가 죽였다는 뜻이군요?"
-
"죽여? 뭘 죽인당가??"
"어쨌든 전 당신들이 한 일을 하기 위해 침입한 자였어요.. 일종의 스파이라 생각하면 되요 저도 오늘을 거사일로 잡고 있었는데 먼저선수친 자들이 있더군요 바로 당신들이죠 그래서 당신들을 돕기로 마음먹은거에요.. 대신 정보는 공평하게 나누기로 하고 말에요."
-
"설마 미얀 가레즈 당신도 V.C 프로젝트를?"
"맞아요. 설마 목숨을 구해준 제게 정보를 안넘긴단 소리는 안하겠죠?
행여나 그렇게 나온다면 지금이라도 싸워서 빼앗을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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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메.. 고 이쁘장하니 생겨서리 워째 그렇게 말을 살벌하게 한당가..
정보는 공평하게 같이 보장께 워떤가 파인리히?"
"그래요 당신이 없었으면 이 자료도 빼내올수 없었겠죠 그렇게 하도록 하죠. 그런데 누구 사주를 받고 이런 일을 한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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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호홋. 스파이가 자신을 고용한 사람을 떠벌이는 것은 있을수 없는 일이란걸 모르나요? 생긴것과는 다르게 약간 멍청하군요?"
"으엑.. 그런뜻이 아니라 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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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호 단지 궁금해서 물어봤다는 소린 하지 말아요 더 바보스러울 뿐이니까."
"으구 -_-;;"
-
"일단 자릴 옮기도록 해요.. 생각보다 타렌은 우수해요 그 자만 없었더라도 벌써 몇번은 자료를 빼앗아 달아났을거에요"
"그랴 처자 말이 맞구먼 일단 미시케한테 가는 것이 좋겄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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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겠어요.. 할아버지."
셋은 빠른 걸음으로 미시케가 있는 숙소로 갔다. 일행이 돌아오자 미시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미시케는 자지 않고 파인리히를 기다렸던 것이다. 방 안으로 들어온 일행을 보고 미시케의 미간이 좁혀졌다. 그녀의 첫마디
"저 여자는 누구죠!??"
-
"엑.. 미시케 왜 그렇게 심각한 표정이죠? 아 이 여자는 미얀가레즈라고. 저희를 도와주었어요. 이분 덕에 탈출할수 있었죠."
"반가워요 미시케인가요? 이름이 촌스럽군요? 전 미얀 가레즈라고 해요 호호홋.."
-
"촌 촌스럽다구요?? 으그.. 반갑군요.. 미얀 가레즈. 이름은 참다른 사람들에게 속죄하며 살것같은데 별로 그렇지도 않나보군요?"
"에? 무슨?"
-
"어쨌든 다행이에요 무사히 돌아와서. 파인리히. 다음부턴 걱정시키지 말아요."
"*^^* 하 하. 걱정은요.. 무슨."
미시케의 말에 파인리히가 순간 당황하며 횡설수설하자 미얀이 다시 쏘아붙혔다.
"둘이 연애해요?"
-
"아니요!!!"
미얀의 질문에 미시케와 파인리히 둘다 큰 목소리로 부정했다.
도리어 분위기가 어색해지자 미얀이 웃으며 말했다.
"아니면 아니지 왜 화를 내구 그래요? 호호홋.."
썰렁해진 분위기를 다잡은 것은 역시 노련한 노망난 늙은이 라케프였다. 다시 서로에 대해 정중한 소개를 한 라케프는 웅장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제 소개는 대충 마쳤응께.. 우선 V.C 프로젝트에 대한 문서나 살펴보장께.. 드디어 자네의 능력에 대해 알아보는 거시여."
-
"알겠어요.. 할아버지."
드디어 라케프가 프로젝트 문서의 첫 페이지를 열었다. 파인리히의 가공할 능력. 그에 대한 비밀이 밝혀지려는 순간이었다.
-카인 쥬언트(난 인간? 헤켈?)-쟈코모와 헤어진 뒤로 얀은 다시금 쉐도우 프로젝트에 대해 재 연구를 시작했다. 그 프로젝트에 자체에 대한 연구가 아닌 숨겨진 비밀에 관한 연구였다.
가장 먼저 한 일은 바로 그 풀리지 않는 유전자 구조의 비밀에 대한 것이었다. 생명과학연구소를 찾아간 얀은 친분이 있는 라시드 박사를 만나 그 문제에 대해 의논했다. 오랜만에 만난 얀이 생각외로 DNA에 관한 문제를 묻자 라시드는 의아한 듯 물었다.
"소장님께서 이런 분야에 관심이 있는줄은 몰랐는데요? 저번에도 한 번 물어보셨었잖아요.. 그땐 그냥 호기심인줄 알았는데 아니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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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훗 그렇다네. 어쩌다보니 자. 이 유전자 구조를 잘 살펴보도록 해보게.. 내가 알기로 인간의 유전자 구조는 거의 7~80%의 해석을 마쳤다고 하더군. 그 유전자 지도(Map)와 이 유전자 구조와의 차이점을 알아낼수 있겠나?"
"흠 아주 불가능 한 것은 아니지만.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리는 작업이에요. 그리고 성공할 가능성도 크지 않구요 아직 해석하지 못한 부분과 일치할수도 있는거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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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그렇군. 저번에 자넬 만났을때도 그런 말을 한것같군."
"누군가 인위적으로 구조를 바꿨다면 찾아내는 것은 불가능해요 그렇지 않고 자연적으로 발생하였다고 해도 쉽지 않구요. 만에 하나 유사한 유전자 구조가 있다면 변이 과정을 가상으로 시뮬레이션 하는 방법이 있긴 한데.. 그것도 성공할 확률이 낮죠"
얀은 라시드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웃으면서 말했다.
"그래서 내가 자넬 찾은게 아닌가 유전공학의 대가인 자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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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핫 너무 띄워주지 마세요 저보다 재능있는 친구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후훗.. 겸손은 여전하군 그럼 부탁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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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해도 일주일은 걸릴겁니다. 만약 그 안에 뭔가 발견된 것이 있으면 알려드릴게요."
"그래.. 고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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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기는요.."
얀은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왔다. 유전자 구조에 대한 문제를 풀지 못하는 한 지오가 생각하는 것에 다가설수 없을것만 같았다.
그로부터 5일후.. 얀은 라시드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빨리 와보라는 그의 말에 얀은 만사를 제쳐두고 생명과학연구소로 향했다.
연구실 안으로 들어선 얀은 상큼한 필터 냄새가 코끝을 찌른다는것을 알았다. 골초가 아니었던 라시드가 이렇게 많은 필터를 피웠다는게 믿기지 않았다. 얀이 들어오는 모습을 본 라시드가 입을 열었다.
"소장님.. 정말 놀라운 일입니다. 정말.. 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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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하게.천천히 말해보게.."
"처음엔 두가지 가능성을 생각해봤습니다. 첫 번째는 유전자 구조가 보통 인간의 유전자지만 아직 밝혀지지 않은 유전자라는 가설을 세웠습니다.
두 번째 가설은 그 유전자가 인간의 유전자지만 약간은 변이 된 유전자라고 생각했습니다. 첫 번째 가설의 경우 아직 인간 유전자 구조를 완전히 분석한게 아니기 때문에 그 가설을 입증할만한 방법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두 번째 가설은 다릅니다.
만약 변이 되기 직전의 모습을 쫓아가는 패스트체이스(Pastchase) 방법을 사용해본다면 그 구조가 원래 가지고 있던 모습을 찾을수 있지 않겠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얀은 주의깊에 라시드의 말을 경청했다. 라시드는 다소 흥분이 가라앉았는지 긴 한숨을 내쉬고 말을 이어나갔다.
휴우. 패스트체이스 방법은 사실 그다지 유용한 방법은 아닙니다.
채취를 따라간다고는 하지만 완벽히 과거 모습을 복원할수 있다는 보장이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현재 할수 있는 방법은 그게 다였기 때문에 그 방법을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우선 소장님께서 가져다 주신 유전자 구조를 패스트체이스 시뮬레이터에다가 집어넣었습니다.
그 시뮬레이터는 개발된지 얼마 되지 않은 신형입니다. 유전적인 질병에 대한 기형 유전자 구조의 원형을 찾기 위해 개발된 발명품이죠 그 기계로 인해 암이나 그외 유전병에 대해 많은 성과를 거둘수 있었습니다.
하여간 그 기계에다가 유전자 구조를 집어넣고는 패스트체이스를 실행했습니다. 시뮬레이터는 세가지로 분류를 하고는 과거를 추적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세가지란 것은 과거 구조중에서 가장 확률이 높은 구조를 세 개 선택한것입니다. 실험은 굉장이 오래걸리기 때문에 기계를 작동시킨 상태로 몇일을 놔두었습니다.
4일째 되던 날이었습니다.
결과가 나왔냐구요? 그런건 아니었습니다. 4일째 되던날 이상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세가지 구조 중에 가장 진행률이 높은 구조가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다른 구조들은 점차 알수 없는 모양으로 변해가고 있었지만 그 한가지 구조만큼은 제가 아는 구조로 또렷하게 변해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게 무슨 구조인지 아십니까? 바로 뇌입니다!! 뇌의 유전자 구조였다구요!! 아직 두뇌에 대한 연구는 완벽히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구조는 제가 유일하게 기억하는 뇌의 유전자 구조와 일치했습니다. 이중나선형 구조인 DNA 가 서로 X 자 형태로 결합되며 염기들이 주위를 타원형으로 감싸고 있는 아주 특이한 구조였습니다.
아니. 다른 그 어떤 유전자를 뒤져봐도 그런 특이한 형태를 띄는 DNA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쉽게 알아봤던 거구요..
더욱 놀라운 일은 이제부터입니다. 나머지 두 개의 구조도 이상하게 변하긴 했지만 둘다.., 하나는 삼중 원뿔형의 DNA 가 서로 X 자 형태로 결합되어있었습니다.
다른 하나도 단형 직선체 구조의 DNA가 서로 X 자로 결합되어있더군요 모르긴 몰라도 둘다 뇌의 어느 한 특별한 부분의 구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하지만 다른 두 개의 구조에 대해선 밝혀진바가 없어서 그냥 넘어가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처음 찍었던 그 구조를 계속 살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오늘 그 형태가 완벽하게 잡혔던 것입니다. 그 구조는 바로 뇌의 모든 일을 통제하고 운영하는 그리고 몸에 분비되는 호르몬을 관장하는 뇌하수체의 유전자 구조였습니다. 즉,그 구조가 무슨 이유인지 몰라도 기형적인 형태로 변하였다는 말입니다.
이게 무슨 뜻이냐구요? 이건 비극입니다간뇌중 뇌하수체의 유전자 구조가 기형으로 변했다면 그건 더 이상 사람일수 없습니다. 아니, 사람이라 하더라도 기형인간일것입니다. 하지만 묘한 점이 있었습니다.
소장님께서 가져다 주신 유전자 구조에서는 단지 뇌하수체에만 기형적 변이가 이뤄졌던 것입니다. 즉,보통 인간이랑 외형상으로는 완벽하게 같을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다시 말해 누군가 인위적으로 특별한 능력을 주입시키기 위해 뇌에다가 강력한 힘,즉 특이한 유전자 구조를 주입시켰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거기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다른 두 개의 유전자 구조 그게 문제입니다. 만약. 이건 만약입니다. 만약 2개의 유전자 구조가 둘다 뇌하수체의 유전자 구조라면 도대체 왜 인간이 가진 DNA 형태와 다른 모양의 DNA 들이 그렇게 엉켜있느냐하는 것이죠. 쉽게 말하면..
그건 다른 종족의 DNA 형태고. 그 유전자 구조는 다른 종족 즉,세이렌과 헤켈의 뇌하수체 구조란 말씀입니다!!
이게 무얼 뜻하는지 아세요? 인간의 육체적 힘이 더 이상 증가하지 않자 다른 종족의 유전자를 인간에게 결합시켜 그들의 힘을 사용하도록 만든 것입니다. 바로 유전자 재결합이란 유전공학의 최고의 마술로 말이죠!!
소장님께서 하신 쉐도우 프로젝트라는 건 인간의 몸에다가 헤켈의 특수 능력을 결합시키는 가공할 실험이었단 말입니다!!!
얀은 라시드가 왜 그렇게 흥분했는지 이해할수 있었다. 솔직히 라시드의 설명을 듣고 충분히 이해했음에도 그는 믿고 싶지 않았다. 자신이 카인의 몸에다가 다른 종족의 유전자를 심고 그 능력을 개발시켰다니.. 믿을수가 없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가설이에요. 그 시뮬레이터가 100% 옳을수는 없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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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렇다해도."
"전 이제 사표를 쓰려고 합니다. 그런 연구를 시키는 재단에서 더 이상 연구하고 싶지 않아요 사실 삼중 원뿔형 구조와 단형 직선체 구조는 세느카 박사가 연구한 '기형생명체 유전자 변이 모듈' 실험에서 어느정도 윤곽을 잡았던 DNA 구조입니다.
저도 믿기 싫었지만 그 구조가 확실히 드러나면서 믿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가설이라.
믿고싶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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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시드.."
"소장님.. 도대체 재단에서 뭘 생각하는 겁니까? 왜 그런 괴물을 만들려고 하는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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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나도 모르네. 하지만 내가 그걸 밝혀낼걸세.. 어쨌든 정말 고맙네.."
"아닙니다. 이제 저도 올바른 길로 갈수 있을것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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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나중에 또 보세.."
얀의 라시드의 침통한 기분을 동감했다. 자신도 같은 기분이었으므로..
그가 사표까지 생각할줄은 몰랐다. 하지만 그걸 말릴 어떤 이유도 찾아낼 수 없었다.
"아마 또 만나지는 못할겁니다. 조용한 곳으로 가려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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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겠네."
얀은 무거운 발걸음으로 연구소에서 나왔다. 라시드의 흥분된 말들이 아직도 귓가에 멤돌았다. 얀은 그럴리 없다며 고개를 흔들었지만 그건 현실에 대한 도피일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이 사실을.. 카인에게 어찌 말한단 말인가..'
얀은 이제야 모든 것이 이해가 간다는 표정이었다. 세느카를 납치하기 위해 카인들을 공격했던 헤켈도 쉐도우를 가지고 있었다. 그 헤켈이 어떻게 해서 쉐도우를 가지고 있는지 자신은 인간의 입장에서 단정지었다.
그것은 세느카를 처음 만났을때까지만 해도 헤켈들과 인간이 모종의 관계가 있어 같은 능력을 가졌을거란 것이고 이 생각은 세느카가 주장한 헤켈과 인간의 근원이 같을수도 있다는 이론과도 부합되었다. 그게 아니라면 누군가 인간의 기술을 다른 종족에 빼돌렸을거란 생각도 했었다.
로이안 리플이 개발되었을때도 그랬고 이번 쉐도우 프로젝트도 그럴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었다. 완벽한 편견과 아집에서 생겨난 오판이었다.
헤켈들의 능력을 인간들이 훔친것이었다. 그것도 인간의 몸에 그들의 유전자를 재결합시키는 방식으로 얀은 재단이란곳이 얼마나 파렴치한 곳인지 다시 한 번 느끼고 있었다.
자신은 그동안 계속해서 속았다. 단 한 번의 의심도 하지 않고 그들의 계략에 의해 움직였다.
얀은 자신의 마음 깊은곳에 남아있던 증오의 씨앗이 아내를 납치한 세이렌들을 향하고 있다고 굳게 믿었다. 하지만 사실이 극명해진 지금 그 씨앗들은 재단을 향해 뿌릴 내리고 있었다.
프레제톤타 지하세계. 7대사제 중(中) 광마(光魔) 휘페리언의 진영 휘페리언은 다른 세이렌들과 크게 차이점이 나게 생긴 것은 아니었다.
기솔라벨카가 큰 몸집에 아름다운 날개를 가진것에 비하면 평범하기 그지 없었다. 약간 다른 개체들과 차이가 있다면 몸이 굉장히 날렵하게 발달되어있다는 것이다.
얼굴의 형태도 삼각턱으로 모가 져있어서 날카로운 느낌이 들었다.
한마디로 광마 라는 별명은 너무도 잘 어울렸다. 그의 옆에는 휘페리언의 기세에도 전혀 굴하지 않고 당당하게 서있는 자가 있었다.
세이렌이지만 인간이 보았더라도 다른 세이렌들보다 훨씬 고풍스러운 풍모를 지닌 자였다. 전투같은것과는 전혀 무관할것처럼 보이는 그는 '전시안 브라키온'이었다. 그의 별호가 어째서 전시안인지는 알수 없다.
또. 그는 전투를 거의 하지 않는 평화주의자?였는데 어떻게 7대사제의 반열에 오를수 있었는지도 의문이었다.
"브라키온 네 녀석도 기솔라벨카를 택할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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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결정은 내가 한다."
"그 인간이 전설에서 세월의 검은돌을 가진 인간이 확실하다고 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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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훗. 그래."
"자네가 그렇게 말할정도라면 확실하겠군. 그럼 아직 기솔라벨카 진영에 들어가지 않은 이유가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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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사태를 지켜보려는거지."
"흠. 아직 나에게도 희망은 있단 소리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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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100% 믿지는 말아."
브라키온이 묘한 웃음을 띄며 창밖을 내다보았다. 적막한 지하세계가 넓다랗게 펼쳐져 있었다. 그의 시선이 렘노스 탑으로 갔다가 다시 쿠롱비스 관저로 향했다. 쿠롱비스 관저는 광전사들이 집단으로 거주하는 곳으로 광전사중에서도 실력이 낮은 그룹이 머물렀다.
"흐흐흐. 쿠롱비스 관저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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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아무말도 하지 않았네.."
"하하핫 알겠어. 어쨌든 고맙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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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토니즈는?"
"후훗.. 그 녀석은 지금 고민하고 있네. 신의 보수파인가.. 아니면 안티-신의 개혁파인가 하고 말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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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건 역시 네 녀석의 배짱이야 하지만 언젠가 그 배짱 때문에 망할걸세."
"후훗 칭찬인지 아닌지 못알아들을 소리만 하는군."
휘페리언은 기괴한 웃음소릴 내며 쿠롱비스 관저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에선 묘한 안광이 뿜어져 나왔다.
"락토니즈의 결정이 아마 나에게도 영향을 미칠거야. 큰 영향은 아니겠지만. 그럼 난 그만 가봐야겠어. 기솔라벨카와 만나기로 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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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훗. 역시 자넨 정직하군. 난 오로지 신밖에 모르는 그 추종자 녀석에게 자네가 넘어가지 않으리라 믿네."
"미래는 알수 없는거지."
브라키온이 일어서자 친히 휘페리언이 배웅을 나왔다. 인사를 주고받은 그들은 바로 돌아서서 자신의 일을 하기 위해 움직였다.
쿠롱비스 관저. 실력이 낮은 광전사집단은 서로의 실력을 키우기 위해 쿠롱비스 관저에서 생활하며 전투능력을 키웠다. 살기 위한 집이라기보다 일종의 훈련장인 셈이다.
물론 전사장이나 하급전사들을 위한 관저도 마련되어있었다. 파리나타가 쿠롱비스 관저를 택한 이유는 이랬다.
우선 휘페리언이 예상하기 힘든 곳이고 기습을 당할 우려도 적었으며 공격을 받는다 하더라도 광전사들의 도움을 받을수 있지 않을까 하는 예상에서였다. 비교적 실력이 높은 광전사들은 따로 자신의 거주지가 있었기에 사실상 불러모을수 있는 가장 강력한 군대가 바로 쿠롱비스 관저였던 것이다.
다른 광전사들 모르게 쿠롱비스 관저에 잠입한 파리나타들은 숨바꼭질을 하듯 조용히 숨어지내고 있었다. 워낙 방탕한 성격의 플루토스는 좀이 쑤셔 안달거리고 있었고 뒤늦게 합류한 루카누스 역시 지루함에 연신 입을 이죽거리고 있었다.
도가 트인 사람마냥 파리나타와 세이타르만이 조용히 앉아서 명상을 즐기거나 독서를 했다.
세느카로서는 그런 그들의 모습이 인간들과 별반 다를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대체 어째서 저들과 인간들이 서로 칼을 맞대야하는지 의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로 친하게 지내면 안될까 풋. 갑자기 웃음이 나왔다. 분명 그 생각은 종족친화론적인 생각이다. 아니,그걸 뛰어넘는 불순분자의 생각이었다.
한마디로 '난 공산당이 좋아요.'
라고 하는 것과 같은 이승복 어린이가 무덤에서 통곡할 생각인것이다.
그런데. 어째서. 어째서 그런 생각이 잘못된것일까.. 세느카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왜 모든 종족이 하나로 서로 하나라는 생각으로 이해하고 아껴주며 살수는 없는 것일까?
"세느카! 무슨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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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세이타르.. 불순한 생각이요.."
"무슨 생각인지 물어봐도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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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당신들과 함께 지내는 동안 이런 생각을 참 많이 했어요 이들도 우리 인간들과 별로 다른게 없구나 단지 겉모습만 다를 뿐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은 비슷하구나 하는 생각을요.. 그런데 어째서 서로 싸워야만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어요"
세느카의 말을 흘려듣던 파리나타와 플루토스,루카누스도 자세를 바로하여 그녀의 말을 들었다. 그녀의 생각이 그들로서도 틀리지 않다는 기분이 들었다.
"난 서로 싸우지 않았으면 해요. 모두 다 같이 친하게 지냈으면 한다구요.. 죽고 죽이고. 그런게 다 무슨 소용이죠? 영토를 조금 더넓히고 내 발 아래 적의 무릎을 꿇리는 일이.. 무슨 소용이냐구요.."
-
"세느카.. 진정해요. 이유는 모르지만 다른 종족들과는 오래전부터 싸워왔고 그들과의 전쟁에서 이기는것만이 우리의 사명이라 생각해요 그래서.."
"이유를 모른다구요? 그게 사명이라고 생각한다구요? 파리나타!! 이유없이 동족을 죽일수 있나요? 마찬가지로 이유없이 다른 종족을 죽일 권리는 없다고 생각해요!!"
- "그 그건"
"세느카 하지만 죽이지 않으면 우리가 죽게 되요. 죽지 않기 위해서라도 싸워야하죠."
-
"세이타르 당신도 결국 그런 생각이군요.. 안이한생각.. 어쩔수 없다고 자위하며 자기최면을 거는거겠죠. 그것만이 살길이라고.. 너무 마음이 아파요. 우리가 서로 다른 종족이란 이유만으로 내가 당신을 죽여야하고 당신이 나를 죽여야한다면? 당신은 날 죽일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난 난 당신을 죽일수 없을거에요.."
세느카는 갑자기 감정이 복받쳐 올라 눈앞이 흐려지는 것을 느꼈다.
눈물. 눈물이었다. 손등으로 눈물을 찍어내는 세느카를 향해 세이타르가 나지막히 말했다.
"아뇨 나도 당신을 죽이지 못할거에요.."
세이타르의 말에 파리나타와 플루토스,루카누스 모두 묘한 감정에 휩싸였다. 지금껏 느껴보지 못했던
렘노스 탑. 최상층 기솔라벨카앞에는 브라키온이 서있었다. 아직 주종의 맹약을 갖지 않은 브라키온이기에 그와 마주하고 서있을수 있었다.
"날 부른 이유가 뭡니까?"
-
"브라키온 자네의 생각에 따라 우리 세이렌이 하나로 뭉쳐질수 있는지 없는지가 가려지네.."
"7대 사제가 하나로 뭉쳐진다고 해서 모든 세이렌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일이 진행된다고 보십니까?"
-
"우리들의 능력이라면 결코 옳지 않은 방향으론 가지 않을걸세."
"독선과 이기주의가 힘을 합치면 옳지 않아도 그 방향으로 흘러가겠지요."
기솔라벨카는 다소 건방진 말투의 옛 동료 브라키온을 쳐다봤다.
예전엔 동등한 위치에서 서로 편하게 대했었는데 지금은 자신이 대외명분상 게급이 더 높기에 브라키온이 껄끄러운 존어를 쓰고 있었다.
"나에겐 세월을 검은 돌을 가진인간이 있네.. 그것만으로 내 편으로 올 이유는 충분할것같은데?"
-
"도대체 그 인간이 가진 능력이란 것이 뭡니까? 그가 전종족을 모두 굴복시킬 힘이라도 가졌단 말입니까? 아닙니다. 그에겐 그런 능력이 없습니다. 전설속에서도 큐탕 쿠 매지그를 멸할것이란 것밖에는 나와있지 않습니다. 그로 인해 세력이 하나로 모인다는 것은 위선입니다."
"자넨 어째서 그렇게 비뚤어졌나? 자네가 그런 입장을 취할수록 우린 더 와해될 수밖에 없네. 휘페리언과 내가 싸워서 누구 하나가 죽길 바라는건가? 우리 세이렌들이 그렇게 분열되기를 바라는건가?"
-
"우리의 미래는 불투명합니다. 당신의 생각을 압니다. 분명 세이렌 전체를 위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잘못되었다는게 아닙니다. 과연 옳지 않은 일을 시키는 상관의 명령을 부하라는 이유만으로 추종해야하느냐.
아니면 옳지 않다고 떳떳히 말하고 명령불복종으로 죽음을 맞이하느냐하는 문제입니다."
"큐탕 쿠 매지그님의 명령이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건가?"
-
"벌써.. 잊었습니까?"
"뭘 말인가?"
-
"당신과 휘페리온 그리고 당신들의 생각과 과거를 읽는 나.. 불멸의 존재이신 그분은 당신과 휘페리온 둘 중에 한명을 지도자로 뽑아야했습니다. 그때. 그 일. 선택의 날.. 벌써 잊으셨습니까?"
"자 자네 알고 있었단 말인가.."
-
"제 별명인 전시안은.. 괜시리 붙여진 이름이 아닙니다."
"그런"
-
"전 알고 있습니다. 제게 이런 능력이 주어진 것은 아마 이런날이 올 때 쓰라고 있는것이란것을요. 휘페리언의 불타는 복수심을 모르십니까?
그가 생각하는 것도 세이렌 전 민족을 위하는 것입니다. 아마 신께서 휘페리언이나 그 일의 전말을 알고 있는 나나 가만히 놔둔 것은 그분의 창조물이기때문이었을겁니다. 아니,창조물들중에 조금은 뛰어났기때문일겁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때 그런 말씀은 안하셨겠죠.."
"무슨 말 말인가?"
-
"'유희' 잊으셨습니까?"
"난 그걸 우리 종족의 번성이라 생각했네!!"
-
"후훗. 제가 할 말은 끝났습니다."
"그럼 결국 자네는?"
-
"그렇다고 휘페리언이 생각하는 방법이 옳다고는 느끼지 않습니다.
저는 저 나름대로 생각이 있습니다. 그럼 가보겠습니다."
""
기솔라벨카는 멀어져가는 브라키온의 뒷모습을 오래동안 바라보았다.
오래전. 그 일.. 아직 그의 머리속에 생생히 기억되고 있는 그 일을 브라키온은 전시안으로 꿰뚫어 보고 있었던 것이다.
'휘페리언이 생각하는게 종족을 위한거라구? 그건 신에대한 능멸이다!!
신을 모욕하는거다!! 하 하지만. 빌어먹을'
브라키온은 스티지로 렘노스 지상으로 내려가는 도중 많은 생각을 했다.
'잘못된 것은 바로잡아야하지 않겠나 아무리 잘못을 저지른 자가 신이라 하더라도 그 전설이란 것도 창조물들중에 약간 뛰어난 우릴 서로 묶기 위해 만들어낸건지도 모른다. 단지 그의 유희를 위해서..'
브라키온은 점점 마음을 굳히고 있었다. 기솔라벨카도 휘페리언도 자신의 생각과는 다른 생각을 가졌다. 그나마 휘페리언의 생각이 자신과 약간 부합되기 때문에 그를 무심결에 도운 것이다.
도대체 기솔라벨카와 휘페리언 사이에 있었던 그 일! 이란 무엇이며 신의 잘못이란 무엇인가.. 엄청난 일들을 앞두고 세이렌은 분열하는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