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기가슬렌더-54화 (54/120)

제 목: 60회 - http://hoyanet.new21.net/zero/view.php?id=gigaselender&no=60

[기가 슬렌더] -31- 파인리히(V.C 프로젝트의 비밀....) 기가스

6장. 불멸(不滅)의 장

-파인리히 가슈프(V.C 프로젝트의 비밀)-파인리히는 숙소로 돌아온후 라케프와 미시케에게 아까 있었던 일에 대해 말했다. 하지만 생체공학연구소에 침입하는 것에 대해서는 다소 회의적이었다.

"파인리히 그래도 그곳은 정부에서 운영하는 연구소라구요.

함부로 침입하는건. 좀."

-

"나도 같은 생각이네그려. 자네 과거가 그 안에 묻혀있다는 보장도 없고. 그리고 그것보단 너무 위험혀."

"하지만 전 이미 결심했어요 결코 낯설지 않은 연구소건물을 보면서 전 제가 그 연구소와 관련이 있을거란 확신이 들었어요..

만약 아무런 관련이 없더라도 후회하진 않을거에요"

-

"후우. 못말리겠군요. 파인리히!! 침입하기로 결정한다고 해서 무조건 들어갈수 있는 곳이 아니라니까요. 자세히는 몰라도 엄청난 보안시설이 되어있을거라구요"

"미시케. 나도 자네으 말에 쪼까 동의하긴 하지만..서도 파인리히 저 친구의 고집을 꺽는다는 것은 나으 사투릴 표준말로 고치는 것보다 어려울텡께. 저 친구 의견대로 해보자꾸먼."

-

"할아버지!! 그 무슨 말씀이세요?"

"라케프 할아버지 말이 맞아 내 결심은 변하지 않아.."

-

"휴. 다들 제정신이 아니군요 도대체 어떻게 그곳에 들어간다는 거에요?"

"내가 늙어서 약간 노망끼가 있구만 그려 그렁께.. 젊고 젊은 자네들이 쪼까 생각해보랑께. --;;"

-

"할아버지!!!"

"아따 귓구멍 아프구만 그려. 아참 그렇제.. 자네가 만약코롬 그연구소 안에 있었던 사람이라면. 아직 자네으 정보를 그냥 놔두지 않았을까 생각하는디 워뗘? 무슨 소린지 알것는감?"

-

"아. 할아버지 말씀은.. 보안프로그램에 제 지문이라던가 홍채가 인식되어있을지도 모른다는 말씀이시군요."

"옴마나 워째 그리 빨리 알아먹는당가.. 그렇지. 바로 그것이랑께."

-

"정말 그럴수도 있겠군요 녀석들이 날 잡으려고 발버둥을 쳤다는것은 날 데려가서 무언가를 하려했다는 것일테고. 그 무언가를 하기 위해선 내 정보를 지우지 않았을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들이 당신의 정보를 지워버렸으면 어쩔려구 그래요?"

- "그건 한 번 해본 다음에 생각해볼 일이에요"

"정말 무모하군요 할아버지 좀 말려주세요.."

- "흠냘. 글씨. 나는 그랴 쪼까. 화끈한걸 원하는디.. 솔직히 말하자면.

나도 가고 싶응께"

"오 마이 갓."

파인리히는 라케프에게 고개를 숙여 감사를 표했다. 사실 라케프는 노망난 늙은이처럼 말하긴 해도 굉장히 노련한 지식이 있었다.

파인리히는 아직 그 연구소에 자신의 기록이 그대로 보존되어있기를 간절히 바라며 잠자리에 들었다. 미시케는 말도 안되는 무대포작전에 치를 떨며 선잠을 잤고 라케프는 들뜬 기분으로 잠을 설쳤다 흠냘. 화끈한거..음훼헷.

낮에 침입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생각에 새벽에 침입하기로 한 그들은 숙소에서 하루를 보내었다. 그동안 그들이 짜낸 작전은 정말로 무모했다.

일단 2미터가 넘는 고압전류담장을 뛰어넘은뒤(뛰어넘을수나 있을지..) 건물안으로 침입하여 출입문에 있는 보안장치(무엇이 있을지도 모르는데..)를 파인리히를 이용해 뚫고 안으로 들어가서 그의 정보를 빼내온다!!(한없이 넓은 건물에서 어떻게.) 참으로 가공할 작전이었다.

그 작전이 라케프의 머리에서 나왔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었으며 멍청하지 않은 파인리히도 그 작전에 동의했다. 미시케만이 남아서 그들을 위해 기도하는 임무를 맡았다?

새벽이 되었다. 파인리히와 라케프는 미시케를 숙소에 남겨두고 생체공학연구소 후미진 담장앞에 와있었다. 고압전류가 흐른다는 어설픈 간판이 붙어있었으며 주위는 고요함으로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2미터가 넘는 담장을 뛰어넘는다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다. 글세 라케프는 격투술의 달인이라 가능할지 몰라도 파인리히는 그렇지 않았다. 생명체 소환능력을 제외하면 그는 평범한 인간이었다. 첫 번째 계획부터 실패로 돌아가려는 암담한 순간이었다.

"할아버지 어쩌죠?"

-

"글세 생각보다 쪼까 더 높구만 그려 자네.. 내가 던져줄텡께.

뛰어넘어보지 그려."

"네엣??"

-

"내가 쪼까 힘이 쎄거덩. 그리고 어느정도 매너 포스도 운용할줄 아니께. 한 번 해보장께?"

"후우.. 미시케 말대로 너무 무모한게 아닌가 생각되네요"

- "사내자슥이 이정도 가지고 그랴"

라케프가 두손을 깎지끼어 자신의 복부있는 부분에 대었다.

파인리히가 달려와서 그 손을 밟고 도약했다. 라케프는 있는 힘껏 그를 뒤로 던졌다. 파인리히는 유연한 포물선을 그리며 땅에 착지 하는가 했다. '쿵..' 머리부터 착지했다. 그나마 운동신경이 좋은 그였기에 머리로 낙법을 하여 다치지는 않았다.

라케프 역시 뒤에 있는 나무를 향해 달려가서 나무 중앙부분을 박차고 뛰어올라 담장을 넘어 유유히 착지했다. 결코 200살 먹은 노인네란 생각이 들지 않는 몸놀림이었다. 놀란 눈으로 라케프를 바라보던 파인리히는 갑자기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어쩜.. 저 할아버지와 함께라면 결코 이 작전이 무모하지 않을지도 몰라..'

둘은 눈짓으로 뭔가를 주고받은후 건물을 향해 급히 달려갔다.

지금까지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연구소 본관 입구앞에 선 그들은 보안장치 유형을 확인했다.

보안장치는 각막검사와 암호코드입력의 두가지 방식으로 이뤄져 있었다. 큰 난관이었다.

각막검사는 파인리히의 각막인식으로 넘어갈수 있다고 치지만 그 뒤에 있을 암호코드를 모른다면 출입이 허가되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경비대가 출동할지도 몰랐다.

"어쩌죠?"

- "어쩌긴 뭘 어쩐당가 그냥 해보는거제"

" -_-;;"

말도 안되는 말이었지만 파인리히는 그의 말에 이끌려 그냥 시도해보기로 했다. 각막검사장치 앞에 파인리히가 서자 안경모양을 한 기계가 앞으로 뻗어나왔다. 파인리히는 그 기계에 얼굴을 대고 눈을 가져다 대었다. 잠시 밝은 빛이 좌에서 우로 그의 눈을 훑고 지나갔다.

'삐빅--'

'제 1급 실험대상자, 파인리히 가슈프. 일련번호 99-102878.

V.C(Virture Creature) 프로젝트. 담당관 펠트로 루이치아노 박사.

동행간부 요망.'

'삐빅-- 암호코드를 대시오--'

파인리히는 설마 하는 심정이었지만 다행히 그의 기록은 여전히 남아있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예상이 맞았음에 비통해하고 있었다.

실험대상자라는 글자가 그의 사지를 조르는듯했다.

"암호코드를 대라는 데 어떻게 하죠?"

-

"흠 자네는 과거를 기억하지 못한다고 했지 않았남?"

"네? 네. 왠지 모르지만 충격을 받은 것같지는 않았는데 기억나는게 없었어요.."

-

"102878을 입력해보게."

파인리히는 라케프가 시키는데로 입력했다. 그러자 'Access'라는 단어가 뜨면서 문이 열렸다. 신기하다는 듯이 파인리히는 라케프를 바라보았다. 라케프는 머릴 긁적이며 말했다.

"그냥 찍었는디. 우헤헤 자네 기억은 아무래도 저들이 지워버린 것같응께 아마 자넨 자네 암호코드를 평생 기억못했을것같단 말이지 글고 동행간부가 필요하다는 말이 있응께 아마 그 간부가 자네 암호코드를 대신 입력했을거란 생각이 들었단 말이지. 동행간부가 여러 암호코드를 외우긴 힘들었을거란 말이지. 그랴 바로 그거랑께 그래서 자네 암호코드는 자네 일련번호와 일치를 시켜 쉽게 입력하려 했던거랑께"

-

"우와.. 정말 놀랍군요.. 전 그런 추리는 생각할 엄두도 내지 못했는데.. 정말 대단해요!!"

"움훼헷 치켜세워줄건 없응께 솔직히 찍었응께. 글고 노망난늙은이를 호크 태우면 하늘에서 떨어지는 법이니께. 자꾸 띄워주지 말어~"

- "네에"

파인리히와 라케프는 연구소 안으로 들어갔다. 길다란 복도를 사이에 두고 수십개의 방과 실험실들이 놓여져 있었다. 어느 곳으로 가야하는지 파인리히는 망연자실했다.

하지만 라케프는 주위를 몇번 두리번 거리더니 한방향을 가리키며 달려갔다.

"할아버지 어째서 저쪽으로 달려가는 거죠?"

-

"자네 담당관이 누구였는감?"

"펠트로 루이치아노박사라고 써있었잖아요"

-

"바로 그것이여.."

파인리히는 라케프의 말을 듣더니 뭔가를 깨달은 듯 고개를 끄덕였다. 각각의 방들은 모두 알파벳 순대로 연결이 되어있었다.

펠트로의 앞글자가 P 이므로 그들이 가야할 길은 정해졌던 것이다.

파인리히는 다시 한 번 라케프의 기지에 감탄을 하며 그를 따라 달렸다.

그들은 복도를 따라 달리다가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러자 거대한 실험실들이 주욱 들어서있었다. 그때였다. 어디선가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쉿!!!!"

라케프가 급히 멈추며 검지손가락으로 입을 막았다. 과연 어디선가 발자국소리가 들려오는게 아닌가.. 다행히 소리는 멀어져가고 있었다. 라케프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제부터는 조용히 걸어야하니께 조심해야카는구만"

- "예"

아까보다 부드러운 움직임으로 그들은 펠트로 루이치아노 박사의 방을 발견했다. 그의 방은 잠겨져있었는데 그다지 보안장치는 심하지 않았다. 지문인식과 홍채인식이었다. 흠. 심한건가..

"허허. 큰일이구만."

-

"방법이 전혀 없는건가요?"

"그건 아니지만 시간이 쪼까 걸리맨크롬. 허헛"

-

"하지만 방법이 없잖아요."

"그럼 잠시 날 보호해주도록 해야함세."

라케프는 보안장치가 걸려있는 문앞에 정좌한채 앉았다. 그리고는 매너 포스를 집중하기 시작했다. 펠트로의 지문과 홍채를 알수 없으므로 그것을 이용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기계장치에 입력되어있는 정보를 라케프 자신의 것으로 바꾸고 있는 것이다.

이 방법은 과거 이카루스가 팔케넌의 '007 가방?'을 몰래 열었던 방법과 같은 원리였다.

라케프의 이마에서 땀방울이 굴러떨어졌다. 이카루스가 행했던 가방보다 기계장치가 훨씬 복잡했던 것이다. 하지만 라케프는 노망난늙은이 치고는 기계를 훤히 들여다보듯 지문과 홍채의 정보를 바꿔치기했다.

5분여의 시간이 흘러 라케프가 급히 일어서서는 자신의 지문과 홍채를 인식했다. 그러자 '철커덕'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둘은 급히 펠트로 박사의 방안으로 들어가 다시 문을 잠궜다.

"이제 문제는 자네에 대한 정보를 찾는것이니께. 아참. V.C 프로 젝튼지 뭔지부터 찾도록 해봄세 아까 자네 자료에도 나왔응께.. 뭔가 있겄지 않겄남?"

-

"알겠어요.."

파인리히는 펠트로의 서류함을 뒤지기 시작했다. 워낙 철저하게 정리를 잘해놓은 서류함이었기에 V.C 프로젝트에 대한 서류를 찾는것은 히트레인지로 라면끓이기보다 쉬웠다.

"찾았어요.. 라케프 할아버지!!"

-

"됐구먼. 무슨 내용인지 대충 살펴봄세 그려.."

라케프는 파인리히의 손에서 서류를 빼앗아 대충 훑어보기 시작했다. 계속 훑어보던 라케프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휴우. 이건 현재 진행중인 것에 대한것밖에 나오지 않았구만. 일단 이것도 챙기고 다른 것을 찾아봐야겄구먼. 자네에 대한 다른 것을"

-

"알겠어요!!"

파인리히는 다시 서류철을 뒤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어디에도 파인리히라는 단어는 보이지 않았다. P 와 F 모두 뒤져봤지만 찾을수 없었다.

"찾아봐도 없어요 차라리 실험실로 가보는게 어떨까요?"

- "흠 좋은생각이구먼 V.C 프로젝트 실험실이 어딘가 있을텡께 그리로 가보자꾸먼"

둘은 급히 펠트로의 방에서 빠져나와 그 복도를 따라 쭉 달려갔다.

얼마 가지 않아 V로 시작되는 방들이 연결되어있었다. 그곳은 모두 Virture 라는 단어로 시작되는 방들이었다. 그 방들의 끝에 연결된거대한 입구가 있었다. 언뜻 보아도 그곳에서 실험이 자행되었을거란느낌이 드는 문이었다.

"큰일이구만. 이 문은 자네나 나의 힘으로는 열수 없는 문이구먼"

-

"네?? 그게 무슨 소리죠?"

"이 문의 보안장치는 지문이나 홍채인식을 원하는게 아니구먼. 나도 처음보는 보안장친디.. 도대체 뭐가 있어야하는지 모르겄구먼"

-

"출입카드같은게 아닐까요?"

"흠 출입카드라. 그럴수도 있겄구먼 새로운 보안장치를 개발한것 같구먼 아!! 유전자구조를 입력해 놓은 출입카드를 집어넣어야만 하는 것같구먼"

라케프는 매너 포스로 기계를 들여다보면서 그렇게 말했다.

"어렵구먼.."

-

"이것도 홍채나 지문처럼 바꿀수 없나요?"

"할수 없네 그려."

-

"홍채나 지문은 바꾸셨잖아요?"

"그건 말이제. 내가 내 홍채와 지문의 구도를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구먼. 한때 도벽이 쪼까 있었을 때 그 수법을 많이 이용해서 아직 기억하는 거구먼 근데 나는 쪼까 오래된 늙은이라 내 DNA 구조까지는 모르니께."

- "그럴수가"

"글씨.. 혹시 자네 유전자도 입력되어있을지 모르겄구만.."

-

"제 유전자구조가 입력되어있으면 가능한가요?"

"그건 나도 모르겄는디?"

-

"그런 무책임한 말씀이 어딨어요?"

"아랐써.. 알써.. 알써.. 알써. 제발 조용히 좀 하랑께. 자네 미시케 닮아가는감? 하지만 성공하리란 보장은 없응께 내 책임 묻지 말랑께?"

-

"알았어요 빨리 하세요.."

라케프는 급히 주머니속에서 사각형의 금속을 꺼내었다. 그 금속은 도선생들이 자주 사용하는 만능 열쇠랑 비슷한류의 것이다. 다만 진정한 도선생들은 만능 열쇠를 쓰지만 라케프는 그 금속을 매너 포스로 갈아서 썼다? -_-;;

라케프가 금속을 잠시 바라보더니 파인리히의 팔을 잡았다. 그리고 손톱으로 파인리히의 팔을 긁었다. 어찌나 쎄게 긁었는지 파인리히는 비명을 지를뻔했다.

"뭐하는거에욧!!"

-

"참고 지켜보랑께.."

피가 베어나오는 팔에 금속을 가져다댄후 피를 적신 라케프는 매너 포스를 급히 운용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뜨거운 붉은 피가 점점 말라비틀어지더니 이내 사라져버렸다.

"이 방법이 맞는지 모르겄네.."

라케프는 중앙에 있는 보안장치에 천천히 금속을 껴넣었다. 금속은 스르르 안으로 들어가 박히더니 한참 컴퓨터 하드디스크 읽는 소릴 내었다.

'찰칵'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성공이에요!!!"

파인리히가 감격스런 목소리로 말했다. 라케프는 쉬쉬, 를 연발하며 황급히 실험실 안으로 몸을 옮겼다. 파인리히도 따라서 실험실로 들어갔다. 파인리히가 들어가자 문이 저절로 닫혔다. 그때였다!!!

'우에에에엥.. 경보! 경보!! 침입자 발생!! 현재 V-4s 실험실 폐쇄중.

다시 한 번 알린다! 경보! 침입자 발생!! 현재 V-4s 실험실 폐쇄중!!'

"이런. 큰일이구먼 실패였어!! 실패!! 녀석들이 한수 위였구먼. 우릴가둬두기 위해서 문을 열어준것이구먼."

- "이런. 빌어먹을"

"이럴때가 아니구먼 우선 이곳을 탈출해야혀. 살고 봐야 허지 않은감.."

- "하지만 어떻게"

"이렇게 된 바에야 부숴버리는 수밖엔 없응께"

- "알겠어요.. 무력으로라면 자신있죠"

파인리히는 급히 양손을 가슴앞으로 모았다. 그리곤 굳게 닫힌 문을 향해 외쳤다.

"볼캔샤이어!!!"

거대한 불꽃 새가 문을 향해 돌진했다. 볼캔샤이어는 가오사이보그도 녹여버린 강력한 생명체였다.

그러나!!! '콰광' 하는 소리와 함께 그 충격은 문에 의해 흡수되었다.

"이럴수가!!!"

-

"젠장 녀석들은 자네가 이곳에 들어올줄 이미 알고 있었던거구먼.

이건 자네의 공격을 막기 위해 특수 제작한 문인것같구먼!!!"

"도대체 이런.."

파인리히와 라케프는 당황하며 어쩔줄을 몰라했다. 하지만 가만히 앉아서 당할 수는 없었다. 파인리히와 라케프는 엄청나게 넓은 실험실 안을 뒤지기 시작했다. 실험실은 굉장히 넓었지만 그것은 진짜 실험실이 아니었다. 지하로 내려가는 곳에 직사각형의 창이 있었는데 그 밑으로 더 큰 실험실이 보였던 것이다.

바로 그 실험실.. 그곳이 파인리히가 아벨과 헤어졌던.. 바로 그곳이었다.

골렘의 마성(魔性)에 지배당했던 아벨이 친구들을 죽이고 란슬로트에게 죽임을 당했던. 하지만 파인리히는 그것을 기억할수 없었다.

지하 실험실로 내려온 파인리히와 라케프는 더욱 미궁에 빠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도저히 빠져나갈 곳이라곤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게다가 지하 실험실에는 마치 시체를 연상케 하는 피실험자들이 놓여져 있었다.

아마 그들도 파인리히와 비슷한 실험을 당한 자들일 것이다.

"크으. 썩어가는 냄새가 진동을 하는구먼."

-

"이들은 모두 죽었군요.."

"실험대상자들이 모두 죽어있다니 뭔가 심상치 않구먼"

파인리히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하지만 특별한 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죽어서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 썩어가는 시체들뿐.

'도대체 어떠한 실험을 했길래 이토록 처참하단 말인가. 나도 저들처럼 되는거였단 말인가.. 난 어떻게 이곳을 빠져나갔단 말인가..'

파인리히는 도무지 생각나지 않는 지난날들을 회상해내려고 무진 애를 썼다. 하지만 지금은 아무생각도 들지 않았다.

"이보게 안되겄어 일단 다시 위로 올라가지 그래서 녀석들이 우릴 잡으러 들어오는 순간 기습해서 도망치장께."

- "너무.. 위험해요"

"하지만 어쩔수 없당께. 아마 녀석들은 포스 오너들이 대부분일것이여 자네를 쫓아왔던 놈덜도 다 포스 오너람시?"

-

"맞아요.."

"그럼 승산있는 게임이여. 난 이래뵈도 포스 오너중에는 꽤 쎈 할아범이랑께"

-

"휴우 그 수밖엔 없군요.. 가요!"

파인리히와 라케프는 다시 위층으로 올라섰다. 문 양 옆에 앉아서 기습을 준비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문밖이 소란스러워졌다. 아마도 경비병들이 들이닥쳤으리라 하지만 이상하게 소란은 잠재워졌다. 너무 고요한것이 도리어 기분나빴다.

"큰일이구먼.. 녀석들이 빨리 들이닥쳐야하는디 그래야 포위망이 허술해지는디.."

- "젠장. 그 녀석이에요 그 녀석"

"잉? 누구 말인감?? 아는 녀석이 있는감??"

-

"그 그랜드 포스 오너. 나를 쫓던 녀석들중에 가장 강한 녀석이에요 그때 확실히 죽였어야했는데."

파인리히는 자신을 집요하게 추적했던 사내,타렌에 대한 분노로 가득차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분노는 타렌 역시 마찬가지로 품고 있던 것이다. 그만큼 타렌을 물먹인 친구가 파인리히밖에 더있겠는가..

타렌은 V-4s 실험실에서 경보음이 울렸을때부터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었다. 타렌은 예상하고 있었다. 언젠가 파인리히가 이곳으로 찾아오리라는 것을..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그가 올거라는 생각에 그에 대한 정보를 지우지 않은 것이다. 또한 보안코드도 맞추기 쉽게 바꿔놓았던 것이다.

'후훗 내 너를 잡기 위해 일부러 네 기록을 보존하고 신상에 대한 정보를 누출한 것이다. 바로 오늘을 위해'

타렌은 자신의 계획이 성공했음을 알수 있었다. V-4s 실험실은 이미 오래전에 출입이 금지된 실험실이었다. 하지만 언젠가 파인리히가 올때를 대비하여 그런 구조로 실험실을 꾸며놓은 것이다.파인리히의 볼캔샤이어에게도 끄덕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덫에 걸린 것이다.

타렌은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그는 더 이상 시간에 쫓기지 않아도 되었다. 상대가 상대니만큼 완벽한 포위를 하고나서 생포하려는 계획을 짠 것이다. 아마 지금쯤 경비요원들은 이중,삼중의 포위벽을 쌓고 자신을 기다릴 것이다.

타렌이 실험실 앞에 도착했을 때 계획대로 경비요원들이 그 앞에 대기하고 있었다. 타렌은 천천히 중앙통제실과 연결되는 통신장치를 들어 명령했다.

"이 회선을 실험실 안으로 연결해라"

타렌의 명령대로 실험실과의 통신이 가능해졌다. 타렌은 승자의 웃음을 띄며 말했다.

"후후훗. 파인리히! 내 목소리를 기억하나?"

실험실 안으로 울려퍼진 타렌의 목소리에 파인리히는 소름이 돋았다. 주위를 살펴보던 파인리히는 통신레시바를 발견하고는 머리에 썼다.

"역 역시 네 녀석이란 말이냐?"

-

"후훗.. 내가 말했었잖아.. 널 반드시 잡겠다구.. 난 한 번 한 약속은 반드시 지키지.. 후후훗.."

"쳇 나도 약속한걸로 기억하는데. 절대 잡히지 않을거라구.. 나도 약속은 반드시 지키는 사람이지!!"

- "후훗 끝까지 대항하시겠다? 하지만 무모한 도전은 않는게 낳아.

너희들이 이곳까지 들어온게 너희들의 실력이라 생각하나? 카하하 우스운 말이지 난 이미 너희들이 들어올 것을 예상하고 다 준비를 해놓은거란 말씀이다. 이제 알겠냐?"

"크으"

라케프는 파인리히를 보며 비통한표정으로 말했다.

"완벽한 덫이었구먼 녀석은 우릴 한단계 앞지르고 있었구먼. 어쩐지 너무 쉽게 일이 풀린당가. 우째 요로코롬 되버렸당가."

-

"아뇨 전 포기하지 않아요 반드시 살아서 도망칠거에요!!"

"녀석의 말대로 이미 포위망이 확고히 자리잡았을것이구먼 결코 쉽사리 보내주진 않을거란 말이지."

- "젠장"

그때 다시 타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난 결코 네 시신을 원하는게 아니다. 하지만 네가 반항한다면 시신만이라도 수습해야하는 처지다. 그러니 조용히 항복해라!"

-

"젠장. 웃기지 마!! 죽는 한이 있어도 싸울 것이다!!"

"후훗. 네 녀석을 그 안에 몇 년이고 가둬둘수 있다. 굶어죽일수도 있고 지루함에 자살하게 만들수도 있지. 하지만 난 네가 죽는걸 바라지 않아. 잘 생각해라! 기회는 자주 찾아오는게 아니야!!"

라케프는 타렌의 말을 듣고는 파인리히에게 말했다.

"녀석의 말대로 우린 도망치긴 힘들겄구먼 그리고 항복하지 않는 다고 하면 이곳에 영영 가둬둘지도 모르고.. 지금으로써는 항복하는 척하고 방비가 허술해진 틈을 타서 도망치는 수밖엔 없구먼"

-

"하지만 한 번 붙잡히면 손 쓸 도리가 없다구요 녀석은. 정말 강하단 말이에요."

"선택의 여지가 없응께 이러는것이제.. 녀석과 타협을 보도록 함세.."

파인리히는 더 이상 고집을 부릴수 없다는걸 알았다. 라케프의 말이 가장 현실성있는 방안이었다.

'이대로 끝나는것인가.. 아우로페. 너와의 약속도 지키지 못한채..'

카에살레아와 카자마 역시 글랜시아 시에서 머물고 있었다. 세느카를 세이렌들에게 넘겨준 이후로 카에살레아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다가 몇일전 이곳으로 온 것이다.

별로 말이 없는 주인을 둔 카자마로서는 답답한 노릇이었다. 그의 의중을 살피는 것은 파인딩 포스를 혼자 운용하는것보다 어려운 일이다.

그나마 오랜 눈치밥을 먹은 그였기에 대충 낌새는 챌수 있었다.

"넌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갑작스런 질문이었다. 카자마는 자신의 주인에 대해 아는게 전혀 없었다.

처음엔 이름조차도 알수 없었다. 하지만 나중에 그의 이름이 카에살레아 폰 발더스라는 것을 알았다. 지금 아는 사실은 오로지 그것뿐이었다.

"무슨 질문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

"후훗. 그럴만도 하겠지.. 그럼 어째서 나같은 존재가 세상에 있는 것같으냐?"

"잘은 모르겠지만. 주인님의 목표는 죽음이 아닙니까?"

-

"하하하. 그럼 죽기 위해 존재한다는 뜻이렸다?"

"그 그런 뜻은 아닙니다!!"

갑자기 냉소적인 웃음을 터뜨린 카에살레아를 본 카자마는 당황스레 손을 내저으며 아니란 말을 연발했다. 그 모습이 재밌었는지 카에 살레아는 계속 미소짓고 있었다.

"우리들에겐 운명이 있었다. 아니,우리중 그 누구도 운명이란 것을 믿지 않았지. 그 운명은 하나의 예언에 의해 정해진 것이었다. 그 예언은 결코 일어나지 않을 일어나서는 안되는 불장난 같은 단어들이었다."

-

"......"

카자마는 주인이 자신에 대한 말을 한 번도 한적이 없었던 것을 생각하며 그에게 심경의 변화가 있음을 알았다.

"하지만 우린 그분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하듯. 예언대로 운명이 걸어갔다. 난 순응했다. 아니,어쩌면 그 운명을 바꾸려고 했는지도 모르지. 적어도 그분이 원하는 의도와 내가 원하는 것은 아주 조금이지만 차이가 있었거든.."

-

"......"

카자마는 '그분' 이라는 사람이 도대체 누군지 묻고 싶었으나 말을 도중에 자를수가 없어 묵묵히 듣기만했다.

"결국 이렇게 되어가는군.. 후훗 어쩌면 내가 그 예언을 실행하는데 가장 큰 공을 세웠는지도 모르지 하지만 예언의 결말은 바꿔야한다더 이상 방관자로서.. 이기적이고 무관심한채 세상을 살아갈순 없었다.

내가 내 운명을. 그들의 운명을. 운명의 여신의 채찍을 피할수 있을지는 모른다. 하지만 우리가 해야할일이라 생각한다. 너와 내가.."

카자마는 의미심장한 그의 표정에서 엄청난 감동을 느꼈다. 무슨 뜻인지는 전혀 이해할수 없었지만 결코 그의 주인이 나쁜 일을 계획하는 것은 아니란 걸 알수 있었다. 그의 맑은 눈동자.. 검은색이었다..

"이곳에 온 이유는 무엇입니까?"

-

"파인리히를 구하기 위해서다.."

"그가 위험합니까?"

-

"지금으로선 그렇다. 처음부터 운명에 너무 많은 손을 대어 이제는 겉잡을수 없게 되었다. 이젠 눈앞의 일도 예측하기가 힘들어. 우리에겐 그들의 힘이 필요하다.. 파인리히의 힘이.."

카에살레아는 카인,파인리히,카자마. 세명의 얼굴을 떠올리며 지그시눈을 감았다. 그리곤 나지막히 말했다.

"그들의 운명에 관여하여서는 안된다. 하지만 도저히 어쩔수 없을때는 그렇게 해야하는 것이 또한 그들의 운명이다. 좀더 지켜보도록 하자."

-

"예. 알겠습니다."

카자마는 고개를 숙여 대답했다. 뭘 지켜보자는 건지는 몰랐지만 파인리히의 신변에 관한것이란 것은 알수 있었다. 카에살레아는 원안(遠眼)의 법(法)으로 파인리히를 바라보고 있었다. 가령 그가 죽기라도 한다면 예언의 결말을 뒤집기는 더욱 힘들어질 것이다. 일단은 더 두고봐야했다.

렘노스탑.. 세이타르는 파리나타와 플루토스가 탑안으로 들어오는 모습을 보고는 기쁜 표정으로 그들을 반겼다. 다행히 둘다 큰 상처 없이 무사했다.

"파리나타!! 무사하군요!!"

- "후훗.. 파리나타나 나나 휘페리언이나 모두 동급이야. 같은 7대 사제라구.. 물론 동급최강은 휘페리언이지만"

"세이타르 무사하구나. 세느카도."

파리나타가 세이렌어로 그렇게 말하면서 세느카를 바라보자 세느카는 다소 움츠려들었다. 프레제톤타 지하세계에 와서 만난 세이렌중 얼굴을 아는 자는 오로지 세이타르 뿐이었다. 하지만 왠지 같이 있는 이들도 만났던것같은 느낌이 들었다.

세이타르가 인간어로 파리나타들을 소개했다.

"이분은 7대사제중 마스터 소서렌인 파리나타입니다. 그리고 옆에 계신 분은 오변환수(五變換手) 플루토스입니다."

-

"만나서 반가워요.."

세느카는 다소 긴장한 목소리로 말했다. 파리나타는 살며시 미소짓고는 탑중앙으로 그녀를 안내했다. 휘페리언이 강하긴 했지만 렘노스탑안에서 소동을 부릴만큼 대범할순 없었다. 즉,이 안은 안전한 셈이다.

파리나타와 일행들이 탑의 중앙에 도착하자 수직으로 이어진 거대한 통로가 하늘높이 솟아있었다. 바로 스티지였다. 수직이동방 스티지를 지키고 있던 두 명의 세이렌이 파리나타를 보고 급히 고개를 숙였다.

"최상층."

-

"알겠습니다!!"

파리나타의 말에 두명의 세이렌은 스티지 좌우측에 있던 장치에다가 각자 가지고 있던 열쇠를 넣고 돌렸다. 그러자 거대한 엘리베이터같은 스티지 문이 열렸다. 그 안으로 파리나타들은 들어갔다.

"파리나타 리셀런. 최상층"

파리나타의 음성을 알아들었는지 스티지는 엄청난 속도로 하늘을 향해 솟구쳤다. 중력이라는 거대한 힘에 대해 도전하듯이 세느카는 안간힘을 쓰며 버티어섰다. 그런 세느카의 모습을 애처롭게 바라보던 세이타르가 그녀의 팔을 붙잡아 균형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스티지가 최상층에 도착하자 다시 문이 열렸다. 거대한 공간.. 아마 렘노스 탑에서 가장 넓은 공간이 아닐까. 거대한 공간들은 앞으로 길게 펼쳐져 있었고 그 끝에는 얼음창이 있어 밖의 모습이 훤히 내려다보였다.

세느카는 너무도 아름다운 모습에 넋을잃고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천천히 창으로 다가가 밑을 내려다보았다. 구름 구름이었다!! 마치 구름위에 떠있는 기분이었다. 장관이었다.

"이곳은 산 정상이군요?"

-

"그렇습니다. 프레일리아 섬에서 가장 큰 프레제톤타 산입니다."

파리나타의 말에 세느카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세이렌들을 흉측한 괴물로만 생각해왔던 그녀로서는 그들에게 이런 미적감각이 있을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그때였다.

"어서 오시오. 세느카"

세느카가 고개를 들려 목소리의 주인공을 바라보자 다른 세명의 세이렌들은 급히 무릎을 꿇었다. 그런 모습을 본 세느카는 그가 바로 기솔라벨카 호우겐이란 사실을 직감으로 알았다.

"당신이.. 기솔라벨카라는 자군요?"

-

"하하하. 나의 모습을 보고도 전혀 동요되지 않는구료. 만나서 반갑소."

"저도 반가워요. 세이렌들의 지도자를 만나다니. 정말 영광이군요"

기솔라벨카는 세느카가 다소 딱딱하게 말하는 것을 알았지만 그 정도는 이해할수 있었다. 누가 자신을 납치해온 자들을 좋아하겠는가?

"일어들나거라. 무슨 일이냐?"

-

"휘페리언이 그녀를 빼앗기 위해 공격했습니다. 다행히 이곳으로 도망쳐 온것입니다."

"흠.. 초조해하더니 끝내는 이런식으로 일을 처리하려드는군. 하지만.

그녀는 렘노스에서 머물수 없다."

-

"어째서."

"파리나타.. 신께선 그녈 만나길 원하지 않으신다. 렘노스탑안에 그녀가 있어서는 안되는게야."

파리나타는 기솔라벨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았다. 하지만 어떻게 한단 말인가. 신성한 렘노스 탑이 아니라면 휘페리언의 횡포에 맞서 어떻게 그녀를 보호한단 말인가..

마치 파리나타의 생각을 읽기라도 하듯 기솔라벨카는 말했다.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그녀를 너희가 보호해야한다."

- "그렇지만"

"휘페리언도 오래 버티지는 못할 것이다. 이미 락토니즈가 중립을 깨고 우리쪽에 가담하기로 했다. 이제 남은 세력은 휘페리언과 브라키온밖에 없다. 우리에게 그녀가 있는한 브라키온도 우리쪽을 선택할 수밖에 없어!"

-

"흠.. 브라키온도 포기한다면 휘페리언은 어쩔수 없이 우리편에 가담하겠군요.."

"그렇다 시간이 문제다.."

-

"알겠습니다.. 저희가 시간을 최대한 벌어보겠습니다."

"그래. 락토니즈가 우리편이 되기로 결정을 하긴했지만 그의 마음이 언제든 달라질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라."

- "옛"

기솔라벨카과 파리나타가 세이렌어로 계속 대화하자 세느카는 지루한 듯 하품을 하며 그들을 바라보았다. 무슨 말을 하는지 알수 없으니 답답했다.

7대사제(휘페리언,파리나타,브라키온,락토니즈,플루토스,루카누스)중 4명이 기솔라벨카의 편이 되었다. 그전까지 중립을 지키던 락토니즈는 세느카가 그의 수중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마음을 바꿨으며 브라키온도 고심하는 중이었다. 전설대로 분리되어있던 힘들이 하나의 힘으로 모아지는 중이었다.

문제는 휘페리언이었다. 만에 하나 휘페리언이 세느카를 빼앗기라도 한다면 브라키온과 락토니즈가 그의 편이 될 공산이 컸고 그렇게 되면 내전이 일어날 가능성도 적지 않았다. 절대 그런일이 발생해서는 안되었다.

"저하고는 할 말 없나요?"

세느카였다. 다른 세이렌들보다 훨신 커보이는 고결한 모습의 기솔라벨카에게 그녀는 당돌하게 물었다. 기솔라벨카는 웃으면서 그녀에게 말했다.

"아직은 당신과 할 말은 없소. 파리나타들이 잘 보호해줄것이니 그들의 말에 잘 따라주었으면 하오."

-

"당신이 할 말이 없다면 내가 하죠. 도대체 날 왜 이곳으로 데리고 온거죠? 어째서 날 데려온것이냐구요? 단지 전설에 등장하는 인물과 내가 비슷해서인가요?"

"흠.. 꼭 그래서만은 아니오. 당신이 필요했던 가장 큰 이유는 힘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서였소. 물론 이것은 당신말대로 당신이 전설 속의 세월의 검은돌을 가진자이기때문이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오. 또 다른 이유가 한가지 있지만 나도 아직 그 이유는 알지 못하오. 그것은 큐탕 쿠 매지그만이 아는 사실이기때문이오."

-

"신이 도대체 무엇 때문에 날 원한다는 거죠?"

"난 신이 아니오. 신의 의중을 파악하는 일은 내 능력밖이오."

-

"쳇.. 결국. 난 돌아가지 못하는군요."

"그럴거요.."

기솔라벨카는 그렇게 말하고는 파리나타에게 눈짓을 보냈다. 빨리 그녀를 데리고 나가라는 뜻이었다.

신이 불쾌해하기전에 파리나타는 뾰루퉁한 표정의 세느카를 안내했다. 정중한 몸놀림이었지만 거부할수 없는 뭔가가 있었다.

그녀는 파리나타가 가리킨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 뒤를 세이타르와 플루토스가 따랐다.

다시 스티지도 돌아온 그들은 모두 침중한 표정이었다.

가장 안전할거라 믿었던 렘노스안에 그녀가 머물지 못한다는 말은 그녀는 결코 안전하지 못하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제 휘페리언의 총공세를 가할거야"

-

"휴우.. 루카누스도 불러야겠어.. 그나저나 락토니즈는 어떻게 하지?"

"그 녀석은 일단 지켜보자. 도와달라고 해봐야 상대가 휘페리언이니 싫다고 할거야.."

-

"그렇겠지. 브라키온이 어떻게 마음을 정할지 궁금하군."

"그래.."

파리나타와 플루토스의 대화를 듣던 세이타르는 아무말도 할수 없었다. 7대사제들의 문제였다. 아직 그 반열에 오르진 못했어도 그들과 함께 행동할정도의 세이타르였다. 너무나 아쉬웠다. 그 강력한 힘들이 한데 뭉치지 못하고 분산되어 서로 싸운다는게

"세이타르. 도대체 날 어쩌려는거죠?"

- "나도 잘 몰라요. 하지만 당신을 지켜주겠단 약속은 할수 있어요"

"이곳에서 믿을수 있는 사람은 당신밖에 없어요. 세이타르"

-

""

세이타르는 기솔라벨카 앞에서도 당당했던 그녀가 갑자기 약해지는 듯한 모습을 보이자 다소 당황했다. 측은해보였다고나 할까 비록 다른 종족의 여자였지만 기필코 그녀를 보호하겠다고 다짐했다.

상대가 아무리 강한 광마 휘페리언이라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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