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46회 - http://hoyanet.new21.net/zero/view.php?id=gigaselender&no=46
[기가 슬렌더] -20- 카인 쥬언트(이별은...........) (2) 파인리히의 공격에 엄청난 속도로 회전하여 마치 정지한 것처럼 보였던 공기의 소용돌이는 말끔히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포스 오너는 다급히 방어막을 형성했지만 때늦은 것이다. 파인리히가 포스 오너를 물리치고나서 카인이 있는 곳을 바라보았을 때 두명의 사내중 한명이 세느카를 납치하여 호버크레프트에 데리고 가는 것이 보였다. 다른 한명은 쓰러진 동료를 업고 뒤따라가고 있었다.
"세느카!!!!"
카인과 파인리히,라케프 그리고 미시케가 동시에 세느카를 외쳤다. 하지만 이미 호크는 이륙한 뒤였다.
"젠장 파인리히 어떻게 좀 해봐!!!"
-
"틀렸어. 공격을 할수는 있지만 그렇게 되면 세느카가 다칠지도 몰라!!!"
"저 저건. 티탄시에서 날아온 호버크레프트야.."
-
"어떻게 알아? 파인리히?"
"저. 문양 티탄시 일련번호가 찍혀있다구.."
-
"젠장 여기보다 티탄시는 더 넓은데."
카인이 자리에 주저앉자 라케프가 다가왔다.
"미안허이. 난 자네들도 나쁜 녀석들인줄 알았어."
-
"아니에요 할아버지. 저도 착각한건 마찬가진걸요.."
"우선. 마을로 돌아가서 상의해보지.."
-
"그래요 카인. 파인리히 우선 집으로 돌아가요 이미 그들은 떠났다구요.."
미시케의 말에 모두들 집으로 돌아가는데 동의했다. 집에 돌아온 카인은 다짜고짜 티탄시로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시간이 없어 지금이라도 호크로 빨리 쫓아간다면 녀석들을 잡을수 있을거야.. 파인리히가 호크 일련번호까지 봐뒀잖아 뭘 망설이는거야?"
-
"렌트 호크로는 장거리 여행이 불가능해.. 우리의 신용도로는 빌려주지 않는단 말이야. 게다가 그들이 꼭 티탄시로 향했으리란 보장도 없고."
"하지만 가만이 있을수는 없잖아."
- "그래.. 카인의 말이 맞네.. 우선 녀석들을 쫓아가기로 하지.
내게 오래되었지만 성능이 좋은 호버크레프트가 한 대 있네 그걸 타고 가도록 하지"
"라케프 할아버지.. 그렇게 하도록 하자"
집으로 돌아오는 도중 라케프에게서 대충 세느카가 기억을 잃은 일등 여러 가지 사연을 들은 일행이었다. 특히 카인은 그런 라케프에게 굉장히 고마움을 느끼고 있었다.
라케프의 말에 동의한 일행은 그의 집으로 갔다. 늘 도시인들과의 여행을 꿈꿔왔던 미시케도 이번 일에 따라가겠다고 했다.
카인이 만류했지만 그녀가 파인리히에게 관심이 있다는 것을 몰라서였다. 미시케의 주장이 워낙 단호해서 그러라고 했다.
라케프의 호크는 굉장히 이상한 모양이었다. 보통 원형 모양을 띄고 있어 그다지 멋있다는 느낌은 가질수 없던 것이 보통 호크였는데 그의것은 뭔가 다른 점이 있었다.
앞면이 5각으로 각이 져있는 모양에 뒷체가 상당히 길어 보통 호크보다 훨씬 커보였다. 게다가 호크에는 달려있지 않는 보조날개가 옆으로 5미터 가량 뻗어져있었다.
"우와. 굉장하군요. 도대체 이런걸 어디서??"
-
"후후훗. 오랫동안 쓰지 않아서 잘 굴러갈지 의문이군.. 하여간 어서 그들을 쫓아가도록 하지."
라케프는 만족스러운 듯 웃으며 조종간을 붙잡았다. 실내는 보통 호크와 비슷했는데 조종장치와 항법장치는 전혀 다른 형태를 띄고 있었다.
"도대체 이 비행선의 정체가 뭡니까?"
-
"글세.. 후훗 나중에 차차 알게 될걸세.. 그건 그렇고.. 티탄시까지는 넉넉잡아도 3~4시간은 걸릴텐데."
"네??? 여긴 3지역구입니다. 중앙지역구까지 가려면 반나절은 족히 걸리는데."
-
"하핫. 이 물건은 일반 호크보다 몇배는 빠르다구."
"설마.."
파인리히는 밑으로 쏜살같이 지나가는 마을의 풍경을 보고는 조금은 이해할수 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라케프는 자신의 애마를 남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모처럼 느끼는 즐거움이었다.
세상을 등진지 몇십년..? 되었는지 기억도 가물거릴 정도의 그였다.
그런 그가 세느카라는 아이를 만나 생기를 되찾았고 모처럼만의 전투도 치뤘다. 다시 젊은시절의 호탕했던 그로 되돌아가는듯한 느낌이었다.
"그나저나 저 카인이란 친구 세느카를 무척 좋아하는 것같은데? 안그런가? 파인리히?"
라케프는 노인이라도 기억력이 상당히 좋은 편이라 일행의 신상에 대해 벌써 많이 알고 있었다. 파인리히는 자신이 만나본 사람중에 가장 희한한 사람이 아닐까 생각되는 라케프란 노인의 질문에 약간은 당황하며 말했다.
"아.. 하핫. 제가 카인이 아니라서 모르겠어요"
-
"저.. 저런 쯧쯧 옆에 있으면서 그 정도 눈치도 못챈단 말인가??"
"아 아뇨. 카인은 자신의 일에 충실한 사람이에요 저같이 속좁은 놈에 비하면 정말 괜찮은 녀석이죠"
- "후훗 자신을 속좁다고 평가하면서 남을 칭찬하다니. 그건 그리 속좁은 행동이 아니구먼"
"하핫. 그.. 그런가요???"
-
"사실 이번 일에 끼어들지 않으려고 했어 세느카를 발견했을 때부터. 그런데 왠지 모를 감정이 일어나기 시작했지.."
"세느카에게 말인가요??"
- "하핫 이 친구 날 변태취급하는구먼"
"아뇨 아뇨 절대 그런뜻이 아니에요.."
-
"뭐랄까. 그 아이를 구하지 않으면 안될것같은. 그런 느낌이랄까.
속세와 등진지 오래 되어서 그정도 일은 그냥 지나칠수 있는 것이었거든."
"아 그렇군요."
- "자네들을 만나니 더욱 유쾌하구먼.. 오래전의 내 모습을 보는것 같기도 하고 말야 하하핫"
파인리히는 라케프란 노인의 무공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의 젊은 모습이란 것이 얼마나 굉장했을지 충분히 이해가 가고도 남았다.
"자네 별로 오래 살지도 않은 친구가. 무슨 고민이 그리도 많은가??"
-
"네???"
"카인이란 친구도 그랬었지 그 친구는 세느카에 대한 걱정 때문에 그렇다치고. 자네는 무슨 고민이 그렇게 많지??? 지금 당장 죽어도 그만이란 표정이야."
-
"그렇지 않아요 해야할 일이 있거든요."
"해야할 일??"
- "네. 제 과거를 되찾는 일이요"
"후훗 자네도 세느카처럼 기억을 잃어버린게로군"
-
"네 왜 잃어버렸는지도.. 내가 누구인지도. 어째서 이런 이상한 구슬이 박힌 손을 가지고 있는지도. 전 몰라요.."
"한가지는 확실하다네."
-
"그게 뭐죠?"
"자네의 말투는 상당히 자조적인데가 있어. 하지만 그 눈은 한없이 맑고 투명하다는 거지 선인(善人)이란 소리야."
-
"네???"
"후훗.. 말길을 못알아듣는군. 그 이상꾸리한 모자를 둘러써서 그런가?? 하하핫.."
-
"."
파인리히는 라케프의 웃음소릴 듣고 미소지었다.
'내가 착하다는 말인가.'
카인은 급히 얀에게 연락을 취했다. MTM 에 모습을 들어낸 얀은 카인의 설명을 듣고는 말했다.
"티탄시의 일련번호가 찍힌 호크라면 내가 알아볼수 있을걸세."
-
"일련번호는 XT 6925 SVE 입니다. 녀석들의 위치를 파악할 수는 없을까요?"
"흠.. GPS(Global Positioning System)로 찾아볼수는 있지만 경찰이 아닌 내가 하는건 불법적인거라서. 약간 시간은 걸릴테지만 찾아낼수는 있을걸세. 연락을 기다리도록 하게"
- "알겠습니다. 소장님"
카인은 얀과의 연락을 마치고 초조하게 기다렸다. 그런 카인의 모습이 안쓰러운 듯 미시케가 다가와 옆에 앉았다. 그리고는 카인을 바라보며 말했다.
"세느카는. 무사할거에요."
-
"저도 그렇게 믿어요 그녀는 절 실망시킨적이 없죠. 근데..
아까 그녀는 절 못알아봤어요 라케프씨의 말대로 부분 기억 상실증에 걸린거죠. 영원히 날 못알아보면 어쩌죠?"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부분 기억상실증은 노력만 깃들인다면 충분히 고칠수 있는 병이랬어요 만약 기억해내지 못한다하더라도 그녀를 영원히 지켜주면 되잖아요."
-
"고마워요 미시케. 당신은 늘 제게 도움되는 말만 해주는군요.."
"고마워 하지 말아요. 아마 누구라도 이렇게 말했을테니까요."
카인은 조종실로 들어갔다. 조종실 안에서는 라케프가 파인리히에게 조종법을 가르치느라 여념이 없었다. 상당히 난해할줄 알았는데 의외로 쉽사리 배울수 있었다.
"오. 카인 어서 오게 자네한텐 궁금한게 많아.."
-
"그건 저도 마찬가지에요."
"후훗 검술은 누구한테 배웠지???"
-
"저희 사부님의 존함은 카켄 입니다."
"오오오. 2지역구에서 명성을 떨치던 그 신검 카켄 말인가???"
-
"네에.. 제2차 세이렌 대전때 돌아가셨죠."
"후훗 역시. 그런 고명한 사람의 제자라 그렇게 대단한 실력을 가지고 있었구만.."
-
"그런 라케프 할아버지께서는 어디서 그런 무공을 배우셨나요?"
"하핫. 이거? 그냥 뭐.. 혼자 연습좀 했지. 나이가 먹어서 몸이 많이 둔해졌어 젊었을땐 날라다녔으니까.. 하하핫."
-
"정말 날기까지 하셨나요?"
""
아무리 고지식한 인간이라해도 카인만하랴.. 라케프는 순간 정신을 차리고는 다시 말하기 시작했다.
"하여간 내가 자네만했던 시절엔 나도 꽤 유명했지. 거의 100년전 일이니 후훗. 잊혀질만도 하지"
- "역시.. 그런 내력을 가지고 계셨군요"
"그래도 난 아직 팔팔하다구. 하핫"
카인은 라케프의 호방한 성격에 점점 끌리는 것을 알수 있었다.
마치 나도 늙어서 저렇게 되야지 하는 생각을 품는 듯..
카인의 MTM 으로부터 신호음이 울렸다. 얀이었다. 카인은 급히 꺼내들고는 물었다.
"알아내셨나요???"
-
"물론.. 약간의 문제는 있었지만 걱정안해도 돼. 녀석들은 티탄시로 오지 않고 유그리스시로 향했어. 지금은 정지한 상태야 좌표를 불러줄게. ET 4682 3705 유그리스시 한 외곽 지역이야."
"고맙습니다. 소장님!!"
-
"그녀를 무사히 구출하도록 하게."
얀은 연락을 끊으면서 야릇한 기분에 사로잡히고 있었다. 마치 세느카의 위험이 가까운곳에서 일어나는듯한.
카인은 급히 파인리히에게 좌표를 불러주었다. 아니,파인리히는 카인이 연락하는동안 이미 좌표를 입력한상태였다.
"이대로라면 유그리스시에 한시간 내에 도착할수 있을겁니다."
-
"후훗 그렇군.. 아주 재밌는 여행이 될것같은데??"
라케프는 청춘을 되찾은 사람처럼 즐거워했다. 카인은 이런 심각한 상황에서도 그렇게 침착?할수 있는 라케프가 부러웠다. 카인의 마음은 여전히 불안했던 것이다.
"젠장. 일이 왜 이렇게 꼬이는거야?"
지오의 투덜거림에 지크프리드 역시 한숨을 내쉬었다.
"우리가 보냈던 포스 오너는 그랜드 수준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일류급이었어.. 그들의 말에 따르면 얀박사가 붙인 카인일행도 녀석들을 놓친 모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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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녀석들이 타고간 호크의 일련번호도 못봤데?"
"후훗. 그런가봐. 내 생각엔 녀석들에게 당해서 녀석들이 꽁무니빼는 모습만 겨우본것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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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청한 녀석들.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머리가 나쁜 녀석들은 쓸모 없어."
"우스운건 그녀를 납치한 녀석들이 그런 일류급의 포스 오너를 상대로 맨몸으로 일대일로 싸웠다는거야.. 물론 그때 카인들이 끼어들어 승패가 갈렸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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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도대체 그런 무공을 가진 녀석들을 가진 녀석이 누구지? 완전 정예멤버아냐.. 포스 오너를 상대로 무술만으로 대들다니.."
"후우.. 하여간. 우린 잠시 발을 빼는게 낳겠어. 어차피 카인이 그녀를 찾으면 얀에게 보고할테고.. 자연히 우리의 귀에도 들어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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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에 빼앗으면 되는거군."
"그런데 위대하신 분께선 갑자기 왜 그녀를 원하시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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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잘 모르겠어.. 그분의 생각은 짐작조차 불가능하다니까."
"후훗 그게 우리가 그분을 존경하게 만드는 이유중 하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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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이제 기다려보자구."
"후훗. 3호의 무운을 기대하자구."
적도지방을 가로지르는 거대한 산맥 아크로나딘. 그 산맥에는 적도지방임에도 불구하고 고지대라서 수많은 수목림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산맥은 마치 사계절을 연상시키듯 고지대에는 활엽수들이 저지대에는 열대림들이 자라고 있었다.
산맥의 최고봉이라 일컬어지는 로페하벤 봉우리에는 몇천년동안 녹지 않은 눈이 그 위용을 자랑하고 있었다.
이 거대한 산맥 아크로나딘을 끼고 있던 제 4지역구. 이곳은 버림받은 땅이었다. 비옥한 영토를 가지고 있어 어떤 농사도 성공한다는 3지역구와 그에 비하면 다소 지력이 약하지만 그래도 좋은 기후속에서 풍요로운 생활을 했던 2지역구. 이 지역들에 비하면 4지역구는 사람이 산다는 자체가 믿기지 않을정도로 황폐한 곳이었다.
온대지방이었던 3지역구와 2지역구의 좌우를 사이에 두고 넓게 분포한 화산지대가 바로 1지역구였다. 죽음의 전쟁당시 얼마나 참혹한 피해를 당했던지 1지역구는 온통 화산의 잿더미 속에 파묻혔었다.
세월의 영겁을 통해 현재는 단기성 상품을 매게로 한 근로자들의 도시들이 건설되고 있었다.
4지역구는 열대지방에 위치해서 그런지 아니면 흙먼지층이 얇아서 그런지 직사광선을 직접적으로 받는 땅이 굉장히 많았다. 다른 지역도 사막지형이 땅의 많은 부분을 이루었지만 4지역구 만큼 완벽히 사막으로 되어있지는 않았다.
한마디로 4지역구는 인간에게 있어서는 저주받은 땅이었다. 하지만 아크로나딘 산맥이 자리잡은 곳에서는 문명이 탄생했다. 아니,누군가 문명을 탄생시켰다.
인간들의 적응력은 굉장히 뛰어난 것이었지만 사막기후에 적응하려하는 자들은 많지 않았다. 편한 것만을 쫓는게 본연의 심리가 아닐까..
하지만 그건 여유있는 자들만이 생각할수 있는 것이고. 쫓겨나 그럴만한 여유가 없는 자들은 생각할 시간조차 없었다. 그들은 바로 헤켈이었다.
아크로나딘 산맥 최고봉 로페하벤 거대한 신전을 방불케 하는 건물이 서있었다. 주위에 보이는 다른 이상한 형태의 건물과는 완전히 다른 마치 인간의 건물을 보는듯한 깨끗한 양식의 건물이었다.
그 건물 안의 한 거대한 방안은 하늘이라도 받치고 있는듯한 기둥 4개가 서있었고 가운데에 한명의 저주받은 운명이 무릎을 꿇고 기도를 드리고 있었다. 마치 깊은 신앙심에 빠진 우직스런 성직자처럼 그는 허리를 있는대로 숙이고 있었다.
한참을 말없이 그렇게 앉아있던 그는 헤켈어로 말했다.
"언제까지 이렇게 이곳에서 있어야합니까? 우리에겐 힘이 있지 않습니까? 아직도 더 기다려야한단 말입니까?"
그의 오랜시간을 고뇌한듯한 질문은 길게 신전안을 메아리쳐돌았다.
하지만 그가 기대한 대답은 돌아오지 않고 있었다. 그가 바라보고 있던것은 거대한 석상이었다. 엄청난 고통에 일그러진듯한 표정을 하고 있는 그 석상은 그 넓은 방의 1/3을 차지할정도로 거대했다. 표정만큼이나 고생이 심했는지 온몸은 뼈만 앙상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그 자는 다시금 열심히 기도를 드리기 시작했다. 벌써 몇시간째 그러고 있던 것이다. 그때였다. 그의 그런 모습에 감동이라도 받은 듯 어디선가 엄청난 압도감을 가진 목소리가 들려왔다.
"때를 기다린것뿐 이미 시작되었다. 네가 바라는 것은 무엇이냐?"
- "고귀하신 존재시여.. 어째서 이렇게 멸시당하며 숨어살아야합니까?
우리에게 땅을 밟게 해주소서"
"그들은 조약을 깨버렸다. 그들의 생각이 나와 같을지 의문이구나 하지만 그 전에 한가지 할 일이 있다."
그 목소리는 위압감을 주던 태도를 금세 부드럽게 바꾸고는 여전히 허리를 굽혀 일어설줄 모르는 자에게 말했다.
"아마도 금계를 깨버린 것은 그녀가 나타났기때문.. 그녀때문이 아니라도 비슷한 심정이었겠지.. 인간들에게 우리에게 없어선 안되는 존재가 있다. 그녀에 대한 정보는 아무것도 가진게없으나 이 유전자를 분석해 비슷한 정보를 가진 인간을 찾으면 될 것이다.
그녀를 우리 수중에 넣지 못하는한 인간들을 공격할수 없다!"
목소리는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더니 한 슬라이드를 공중으로부터 내려오게 하였다. 슬라이드는 몇천년동안이나 봉인되었을것처럼 단단히 밀봉되어있었고 그 안에는 검은색 머리카락이 하나 있었다.
"이것은 무엇입니까? 그리고 도대체 그녀가 누구길래. 최후의 순간을 저지하는것입니까?"
-
"그건 설명해줘도 알지 못한다. 다만 우리가 완벽히 인간을 이기는 방법의 열쇠는 그녀가 쥐고 있다. 넌 명령에만 따르면 되는 것이다."
"존명!!"
사내는 천천히 슬라이드를 가지고 신전을 빠져나갔다. 그리고는 그 슬라이드를 급히 다른 헤켈들보다 지능이 높은 하이헤켈들에게 넘겼다. 그들의 능력이라면 충분히 그녀의 존재를 찾아낼수 있는 물건을 만들어낼것이다.
'도대체 어떤 인간이길래.. 고귀하신 존재의 필요대상이 되었단 말인가.. 인간인 주제에. 그럴만한 가치가 있단 말인가'
다시 신전으로 돌아간 사내는 자신의 직속부하들중 가장 믿을만한 부하를 한명 불러들였다. 그의 이름은 쥬데카 였다.
"흉켈리스님.. 부르셨습니까?"
-
"그래. 쥬데카 최근에 네가 세운 공적은 잘 알고 있다. 또 한 번의 기회를 주도록 하겠다. 너의 실력은 5검중 가장 으뜸이다. 하지만 우리와는 다른 너를 배척하는 이들이 많은줄로 안다. 그런만큼 이번 기회를 잘 이용해보도록 해라"
"알겠습니다."
사실 흉켈리스에겐 5명의 검사가 있었다. 일명 5대 검사라 불리는 이들은 3대 현자와 더불어 가장 뛰어난 실력과 명성을 갖춘 자들이었다. 그들중 한명이 바로 쥬데카였다. 그는 최근에 5대검사에 들었는지 굉장한 눈총을 받는 인물이었다.
"인간으로 하여금 한 여자를 빼내오는 일이다.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너라면 충분히 가능하기에 너에게 맡기는 것이다. 난 널 아끼고 신임한다. 다른 녀석들이 이러는 내게 불만을 가지고 있다는것도 잘 알고 있다. 심지어 현자들도 나에게 이러쿵 저러쿵 하고 있다.
그런 그들의 입을 틀어막는 길은 네 실력을 보여주는 길뿐"
-
"알겠습니다. 기대에 부응하겠나이다."
"유전자의 해석은 몇일내로 끝날 것이다. 그들이 만들어낸 물건으로 그녀를 찾길 바란다. 그리고 무슨 일이 있어도 그녀를 다치게 해서는 안된다."
-
"예."
쥬데카는 부복해있던 자세에서 천천히 일어섰다. 그리곤 조용히 방을 빠져나갔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흉켈리스는 혼자 생각에 빠졌다.
'우리 헤켈들이 언제까지 이곳에서 썩을수는 없는 것이다. 뼈를 깎는 고통으로 지난 시간들을 버텨왔다. 내 생명의 불꽃이 꺼지기 전에 네놈들을 피바다에서 허우적거리도록 만들어주겠노라.
으으으하하하하..'
온몸을 이상한 옷으로 칭칭 두르고 머리엔 후드까지 써서 사람인지 괴물인지조차 의심받을정도의 사내가 한 집앞에 서있었다. 그의 옆에는 전혀 그와 어울릴것같지 않은 아름다운 얼굴의 미소년이 서있었다.
"이곳에 녀석이 있다. 영향요소의 힘을 가진 녀석이 후훗.."
미소년의 웃음은 정말 아름다웠지만 옆에 서있는 카자마는 그 싸늘함에 질식해버릴것같은 기분이었다. 도대체 알수 없는 말들만하는 소년이었지만 카자마는 묵묵히 그의 심부름을 하고 있었다.
"한번 더 악역이 되어야겠어."
-
"명령만 내리십시오.."
"안에 들어가서 여자를 납치해와."
미소년은 소년답지 않은 냉랭한 어투로 그렇게 명령했다. 카자마는 천천히 집 안으로 들어갔다. 생각보다 집이 컸다. 방이 여러개가 있었는데 두명의 움직임이 카자마의 감각에 의해 포착되었다. 한명은 포스 오너의 기운을 가진 녀석이었고 다른 한명은 그의 주인이 말한 여자 같았다.
카자마는 천천히 여자의 느낌이 나는 곳으로 다가갔다. 그 여자는 여자라고 하기엔 너무 어려보이는 꼬마애였다. 카자마는 검을 빼려던것을 다시 집어넣고는 소리 없이 다가갔다.
라이오네는 아크바레이의 간식거리를 만드는 도중에 이상한 느낌을 받고는 말했다.
"아이 아크 오빠!! 장난치지마!!"
하지만 아크바레이에게선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문득 뒤를 돌아본 라이오네는 비명을 질렀다
"까아아악!!!"
카자마의 억센 손이 그녀의 입을 틀어막았다. 소녀를 안고 뛰어나가려는 카자마의 앞에 아크바레이가 나타났다. 수련중이었던지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어있었다.
"도 도대체 누구냐??"
아크바레이는 온몸에 이상한 천을 두르고 있어 상대가 누군지 전혀 알아볼수 없었다. 다만 엄청난 살기를 가졌으며 그 살기는 그의 실력을 입증해주는것처럼 느껴졌다.
"이 녀석은. 후훗."
카자마는 문득 기억을 떠올렸다. 상대는 알리타인 유적에서 자신을 죽음의 궁지까지 몰아넣은 장본인이 아닌가 그 당시 카인이 알수 없는 감정에 휩싸여 머뭇거리지만 않았던들 그는 지금 이 자리에 있을수 없었다.
카자마의 굵고 음산한 목소리를 들은 아크바레이는 포스를 집중하고 있었다. 아니,라이오네의 비명소리를 들었을때부터 모으고 있었다. 다만 마음으로부터 움직이는 법을 아는 그였기에 카자마도 모르는 사이에 포스를 모았던 것이다.
급작스런 선제공격을 하려던 아크바레이는 모아놨던 포스를 아쉽게도 붙잡고 있어야했다. 카자마의 왼팔에는 라이오네가 붙잡혀 들려있었기 때문이었다. 라이오네는 언제 기절했는지도 모르게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
"이런.. 젠장.. 도대체 어째서 죄도 없는 그 아이를."
-
"그건 나도 모른다."
"뭐야? 이 자식이.. 정정당당하게.. 쳇. 너같은 녀석한테 정의란말이 통할리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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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아는군. 비켜라. 난 분노를 조절할줄 모르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이 꼬마의 목이 부러질수도 있다."
"그.. 그런.."
아크바레이는 천천히 옆으로 물러서고 있었다. 도저히 공격할 여건이 되지 못했다. 정말 녀석은 라이오네의 목을 부러뜨릴것처럼 무서운 살기를 내뿜고 있지 않은가..
카자마가 천천히 집 밖으로 나왔을 때 미소년은 어디로인지 없어진 뒤였다. 카자마는 어찌해야할지 순간 당황하고 있었다. 그때였다.
얀이 연구소에서 돌아온 것이다. 얀은 집앞에서 연출되는 장면에 플라잉 머신을 급히 몰고는 미끄러지듯 내려왔다.
"무슨 일이니? 아크바레이!!"
- "저 녀석이 라이오네를 납치하려고 해요"
"설마.. 마테리온이? 해보자는건가??"
얀도 어쩌지 못하고 그저 바라만 보는 대치상황이 연출되고 있었다. 카자마는 얀과 아크바레이 둘다 엄청난 실력을 가진 포스 오너란 것을 단박에 알아챌수 있었다. 순간 난감해진것이다.
'도대체 그분이 바란 것은 무엇이지? 그 영향요소인지 뭔지 하는게.. 이 꼬마를 말하는 것인가? 아니면 저 녀석?'
카자마는 카인의 동생이 죽을 때 처음으로 죄책감이란 것을 느꼈었다. 그 때 이후로는 살생을 자제하고 있던 그였다. 지금 그의 왼팔에는 카인의 동생보다는 더 어리지만 그녀를 생각나게하는 꼬마여자애가 들려있었다. 다시 한 번 그런 실수는 되풀이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그였다.
"난 이 아이만 데려가면 된다. 날 방해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그냥 조용히 가게 내버려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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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어떻게 하죠?"
아크바레이는 절실한 눈으로 얀을 바라보았다. 얀도 걱정되는것은 마찬가지였기에 어쩔수 없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여 대답을 대신했다.
"알겠다"
아크바레이가 말을 하자 카자마는 있는 힘껏 달리기 시작했다.
아크바레이와 얀은 그런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는수밖에는 없었다.
아크바레이는 시선을 땅으로 내리며 고개를 숙였다.
"아니. 이건???"
아크바레이가 땅에서 뭔가를 발견하고는 다가갔다. 마치 나일론 조각같은 천에 글자들이 적혀있었다.
'그녀를 살리고 싶다면 유그리스 시로 오도록.'
"얀 선생님. 도대체 무슨 뜻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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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아무래도 녀석이 원하는 것은 우리의 행동이 아닐까 한다.
우리가 움직여주길 바라고 애꿎은 라이오네를 잡아간것같아."
"그럴수가.. 그럼. 녀석이 시키는대로 하는수밖엔 없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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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어차피 세느카를 찾기 위해 그리로 갈려던 참이었으니.."
"네?? 세느카요??? 세느카 아이리스??"
아크바레이가 얀을 놀란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얀 역시 아크바레이가 세느카에 대해 되묻자 호기심이 생겨 물었다.
"너도 세느카를 알고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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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에.. 저번에 조부님께서 돌아가시기 직전까지 세느카 일행들과 같이 있었어요.. 그들을 선생님은 어떻게 아세요?"
아크바레이의 물음에 얀은 어찌된 영문인지 소상히 말해주었다.
사실 아크바레이 역시 그의 조부로부터 세느카란 존재의 중요성에 대해 들은바가 있어 얀의 말은 쉽게 알아들을수 있었다.
"그랬군요.. 세느카가. 납치되어서 유그리스 시에.. 묘한 우연이군요.
세느카와 라이오네의 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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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그러게 말이다. 하여간. 한시가 급하구나. 어서 유그리스시에 가도록 하자. 세느카의 일은 카인이 알아서 처리하도록 하고 우리는 라이오네를 찾는거야.."
우연을 가장한 필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는 얀과 아크바레이였다.
"그런데 유그리스시에만 오라고 되어있고 더 이상의 정보는 없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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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천을 잘 보거라 이런 나일론조각은 요새들어선 거의 생산이 되지 않는 제품이다. 폴리 재질의 옷감이 유행이라 그런 류의 것은 사용하지 않기때문이지. 아마 유그리스시에 이런걸 생산하는 공장은 몇 없을게다."
"아. 알겠어요. 어서 가요."
얀과 아크바레이가 급히 플라잉 머신에 올라타고는 호버크레프트 전용 주차장으로 향했다. 호크에 올라탄 둘은 급히 유그리스시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