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기가슬렌더-41화 (41/120)

제 목: 45회 - http://hoyanet.new21.net/zero/view.php?id=gigaselender&no=45

[기가 슬렌더] -19- 카인 쥬언트(이별은 또 다른 만남을 준비하기 위한 과정....) -카인(이별은 또 다른 만남을 준비하기 위한 과정..)-미시케의 방안은 작아보였지만 상당히 깨끗해보이는 느낌을 주었다. 그 안에는 그런 깨끗한 느낌과는 상관없어보이는 파인리히와 카인이 앉아있었다.

미시케는 그동안 못했던 일을 하기 위해 나갔으며 파인리히와 카인은 여전히 세느카의 일에 대해 의논하고 있었다.

"무슨 다른 방법이 없을까?"

-

"이봐 카인. 내 생각에는 말야 세느카는 네 MTM 이 고장난것을 알고 널 찾기 위해 집을 나섰던것같아. 아마 널 무척이나 걱정했겠지. 하지만 널 찾을수가 없었던거야. 그래서"

"그.. 그래서??"

-

"흠 그 당시에 출현한 다른 종족은 세이렌이 전부였어.. 세느카를 쫓던 그 헤켈녀석은 그날 본 사람이 없다는 것이지. 이 말은 즉,다른 종족이 아닌 바로 우리 인간이 그녀를 납치했다는 말이야."

"도대체 그런 짓을 할 이유를 가진 녀석들이 없잖아?"

-

"글세. 이 동네는 약간 낙후되어있는 환경이라 도시를 동경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어 그런 자들에게 세느카 같은 도시적인 미인은 표적이 되기 십상이란 말이지."

"흠.. 네 말이 상당히 일리가 있는것같은데?"

-

"물론이지 다시 한 번 잘 생각해보자. 이 마을 어딘가에도 질이 안좋은 녀석들이 모여 만든 조직같은 것이 있을거야 우선 그 녀석들부터 족쳐보자.. 그럼 뭔가 얻는게 있을거야."

"흠.. 그래. 이렇게 가만히 있는것보다 그게 낳겠어.."

카인과 파인리히는 그렇게 의견을 모으고 밖으로 나섰다. 하지만 어떻게 일을 시작해야할지 그것부터가 난감했다. 가장 쉬운 방법은 근처 상가를 운영하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는 방법이란 결론을 내린 그들은 근처에 있는 식료품점에 찾아갔다.

"저 주인아저씨. 혹시 이 근처에 보호비 명목으로 돈을 갈취하는 녀석들이 있지 않나요?"

- "네??? "

가게 주인은 카인 일행을 사나운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들 역시 그런 부류의 인간인줄 알고 그랬던 것이다. 파인리히는 사태를 금새 눈치채고는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

"하핫 저희는 그런 녀석들이 아니에요 그 녀석들을 혼내주려고하는 착한 사람들이라구요"

-

"그 그걸 어떻게 믿겠소?"

"흠.. 저희가 질이 안좋은 그런 놈들이었다면 이렇게 아저씨한테 물어볼 이유가 없잖아요. 저흰 녀석들을 찾아내서 혼내주려는 것 뿐이에요.."

-

"하 하지만 녀석들은 당신 둘이 상대하기엔 엄청나게 쎄단 말이오.. 숫자도 많고.."

"후훗.. 저희도 친구들이 더 있으니 걱정하지 마시구요"

-

"혹시. 세력다툼하려는거 아니오?"

"하핫 저흰 그런 놈들이 아니라니까요"

-

"흠 그럼 말해주리다. 일주일에 한 번씩 상점들을 돌면서 돈을 빼앗는 녀석들이 있소.. 플라잉 드레건이란 조직인데 모두들 굉장한 싸움꾼들이오. 소문에 의하면 녀석들은 마약에 납치 살인.

온갖 나쁜짓은 도맡아 하고 있다고들 하오.. 코라닌 시에서 대대적인 범죄조직 척결활동을 펼치자 이곳에 들어와서는 그런다오. 녀석들 때문에 고생이 아주 심하오.."

"흠. 녀석들의 본거지가 어딥니까?"

-

"이곳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곳이라오 아마 이 마을에서 가장 큰 건물이라 찾기도 쉬울거라오."

상점 주인은 그 건물을 찾아가는 방법을 가르쳐주었다. 얼마 안되는 거리에 있었다. 카인은 금새라도 달려갈 듯이 주먹을 불끈 쥐었다.

하지만 신중한 파인리히는 그런 카인을 제지했다.

"카인.. 진정해. 우리가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사람을 상대로 무자비하게 싸울수는 없는거야. 우리가 쉽게 이기리란 보장도 없고.. 녀석들은 싸움꾼들이라구.."

-

"후우. 그런건 관계없어 난 절대 지지 않으니까.."

"하핫.. 녀석도.. 좋아. 나도 두려운게 없는 놈이니까 한 번 찾아가볼까??"

- "그래"

카인과 파인리히는 천천히 그 건물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같은 시간 알리타인 유적

미시케는 다시 평소의 모습으로 돌아와 관광객들을 붙잡고 유적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었다. 세느카의 일도 걱정되긴 했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음을 깨닫고 다시 본업에 충실하기로 했던 것이다.

"이 유적에는 두 개의 서로 다른 무기가 출토되었었는데요. 그것은 이곳에 거주했던 부족과 또 다른 부족이 서로 충돌했었다는 뜻이 됩니다. 하나의 부족이 산다고 생각했던 선조들의 생각은 잘못된것 이지요. 그리고."

미시케가 자신의 지식을 관광객들에게 전달하고 있을때였다. 얼마 떨어져있지 않은 곳에서 한 노인과 젊은 여자가 걸어가고 있었다.

처음에 그들을 본 미시케는 조금 신기해했을뿐 별다른 관심을 갖지 않았었다. 하지만 순간적으로 여자의 머리카락이 검은색임을 알아챘던 것이다.

'설마. 세느카?? 머리색이 검은 사람은 그녀밖에는 본적이 없어 틀림없어.. 그녀가 맞을거야!!'

미시케는 일을 내팽겨쳐두고 그들을 향해 뛰어갔다.

라케프는 세느카의 표정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었다. 하지만 기분이 좋은 듯한 표정 이외의 다른 표정은 발견할수 없었다.

"세느카.. 뭐 기억나는것이라도 없니?"

-

"네?? 아 아뇨."

세느카는 유적을 구경한다는 그 자체로 들떠 있었던것이지. 기억을 되찾는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있었다. 라케프가 걱정하듯 물어보자 자기생각만 했던것같아 미안했다.

"할아버지는 이곳에서 오래 사셨으니 이 유적에 대해 잘 아시죠?

많이 알고 싶어요"

-

"후훗.. 녀석두. 나도 그다지 많은 것을 아는 것은 아니란다.

하지만 오래산덕분에 선조들의 말씀을 많이 들을수 있었지. 이 유적은 다른 유적들보다 그 역사가 짧다. 그만큼 문명이 다른곳보다 늦게 발생했다는 뜻이지 이곳엔 너도 알지 모르겠다만 두 개의 세력이 서로 충돌한 흔적이 있다.

선택받은 자들과 버림받은 자들이었지 선조들은 한가지만은 확신하고 있었어. 어떤 신으로부터 선택받은자들이 버림받은자들을 몰아내고 이 땅을 차지 했다는 것을. 아마 버림받은 자들은 다른곳으로 떠나고말았겠지"

"저도 학교에서 공부할 때 그런 논문을 읽어본적이 있었어요. 두 개의 다른 무기들과 토기들. 그런 것을 볼 때 두 개의 서로다른 문명을 가진 부족이 서로 충돌했을거라는 가설을 가진 논문이었죠 하지만. 선택받은자나 버림받은자. 그런 건 그곳에 없었어요."

-

"선조들은 증거를 댈수는 없었지만 알고는 있었어. 선택받은 자들은 바로 인간이라는 것을.."

"네??? 인간이요?"

-

"그래. 버림받은 자들은 인간이되 인간이 아닌 자들이었지.. 사실상 그 서로 다른 두 개의 무기는 같은 발상에서 출발한것이었지 하지만 둘은 서로 달랐어 나중에는 서로 다르게 발전했다는 뜻이기도 하지"

"흠 그럼. 인간으로부터 버림받은 자들이라는뜻이군요."

-

"후훗 그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일필요는 없어. 나도 주워들은 얘기일뿐이니까."

세느카의 표정이 다소 심각해지자 라케프는 웃으면서 그렇게 말했다.

그때였다. 맞은편에서 관광객들을 상대하던 가이드가 이쪽을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라케프와 세느카는 의아했지만 자신들을 고객으로 끌어들이려는 줄 알고 가만히 있었다.

미시케가 세느카의 앞에 도착했을때였다. 폴리아트겐 재질의 단단한 제복을 걸친 사람 셋이 그들의 앞에 나타났다.

티탄시 한 고층빌딩

얀은 집에서 일어난 일에 대한 해명을 듣기 위해 시청에 찾아갔다.

높다란 세라곤 빌딩에 들어선 얀은 마테리온 시장을 찾아왔다고 경비에게 말했다.

경비가 잠깐동안 전화를 하는 듯 하더니 엘리베이터로 안내했다.

"꼭대기층입니다.."

얀은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고 버튼을 눌렀다. 사실상 마테리온이 그런일을 시켰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었다. 하지만 그밖에 그런짓을 할사람도 없었다. 마테리온은 배짱이 두둑한 사람이었다. 얀은 그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조금만 자극하면 뭔가를 얻을수 있을것같았다.

시장실은 굉장히 넓었다. 여럿이서 사용해도 될만큼 큰 공간을 시장이라는 권력을 가진 마테리온이 혼자 독차지해 사용하고 있었다.

얀이 안으로 들어서자 마테리온은 싸늘한 웃음을 흘리며 술을 권했다.

"와인한잔 하겠수?"

-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후훗 정 그렇다면.. 차라도 한잔 하시오. 윤갈립 차(Yungalip tea)가 있으니.. 생각보다 질이 좋은 상품이라오. 후후훗.."

마테리온은 은근히 자신의 재력을 자랑하며 윤갈립차를 꺼내어왔다.

얀은 그런 고급차 마시기를 별로 좋아하는 성품은 아니었다. 하지만 성의를 무시할수 없어 잘먹겠노라고 대답했다.

"그래.. 무슨 일로 왔소? 당신과는 별로 할얘기가 없는걸로 아는데?"

-

"시장님. 요즘들어 종족차별주의자들의 세력이 늘어가는걸로 아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얀은 마테리온이 종족차별주의자들의 우두머리격이라는 사실을 모르는척 그렇게 물었다. 마테리온은 뜬금없이 얀이 그런말을 꺼내는것에 대해 내심 불안해 하고 있었다.

"어떻게 생각하다니 무슨 뜻이오?"

-

"사실 다른 종족을 옹호하거나 좋아하는 사람들은 없을겁니다.

종족친화론자들도 타 종족들과 평화를 모색하자고 생각하는 사람들이지 실질적으로 타 종족을 좋아한다고는 할수 없습니다."

"그. 그렇소만?"

-

"종족차별주의자들의 세력이 커지게 되면 무슨 일이 벌어질거라 생각하십니까?"

"흠.. 다른 종족을 없애자고 하겠지"

-

"그 말은 다른 종족을 깡그리 부수기 위해 우리가 먼저 공격해들어간다는 뜻이 아닙니까?"

"그렇게 생각할수도 있겠지. 그런데 그건 왜 묻소?"

-

"지금 정부의 입장은 방어적인 입장입니다. 하지만 중앙지역구 의장이신 마테리온 시장님께서 공격적인 태도로 바꾼다면 정부에서도 고려해볼만한 사항이 되겠죠.."

마테리온은 얀의 말뜻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다. 사실상 그가 생각해오던 방향을 얀이 먼저 말해버렸던 것이다. 마테리온은 자신의 힘을 더 키우기 위해 종족차별주의자들을 선동하고 다녔던 것이다. 언젠가 다른 종족을 몰살시키는 그날을 위해 말이다.

"지금 나하고 뭐하자는거요? 나를 심문하겠다는 것이오?"

-

"그런 뜻은 아닙니다. 하지만 아무리 힘이 없는 사람이라해도 그런 일을 당하면 가만있지는 않겠다는 것입니다."

"그 그런 일이라니???"

-

"차라리 직접적으로 말을 하십시오.. 의견을 나누기도 전에 먼저 그렇게 나오시면 저희가 당황스럽지 않습니까?"

"이것보게. 얀소장!! 후후훗 제법 마음에 드는 친구로군. 박사쟁이라 얕잡아 봤더니. 그게 아니었어. 좋아. 솔직히 말하지.. 내가 종족차별주의자들에게 뒷돈을 대주며 힘이 되주고 있다는 사실을 자네가 모를리 없을걸세.. 그런 나에게 저번 부탁은 너무 어리석은 짓이었어 물론 사태는 그렇게 수습되었지만. 그건 내가 바라던 방향이 아니었지. 후훗"

-

"그렇다고 아무런 죄도 없는 아이들을 공격하는짓을 하다니요?"

"후훗.. 사실 겁만주려했을뿐이야. 그녀석들이 그렇게 완강하게 나올줄은 몰랐거든. 자네 밑에 그런 녀석이 있을줄은 몰랐네"

-

"흠.."

"너무 걱정하지마 맛배기였으니까. 앞으로 자네의 행동을 유심히 살펴볼걸세 재단도 마찬가지고 한때 재단의 도움을 받았다고 해서 내가 그곳에 종속되어있는걸로 착각해서는 안되네.. 난 그들이 도와줄때보다 훨씬 더 커버렸는걸. 하하하핫"

-

"무슨 뜻인지 알겠습니다. 하지만 또 한 번 그런 일이 생긴다면 그때는 정말 가만있지 않을것입니다."

"하하핫 당돌한 친구로군. 아주 마음에 들어.. 하지만 명심하게.. 또 한 번 그런 일이 생길때는 지금처럼 겁만 주지는 않을거란 사실을..

하하하핫.."

- " 그만 가보겠습니다."

얀은 식어가는 윤갈립차를 뒤로하고 걸음을 재촉해 건물을 빠져나왔다. 얀은 마테리온의 생각을 잠시나마 읽을수 있었다. 마테리온은 자신의 세력을 확장해 다른 종족을 공격하자는 강경론을 펼칠생각이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더욱 많은 희생자가 생길 것이다. 더욱 많은 과부들과 고아들 자식을 잃은 부모들이 그는 자신의 권력욕을 만족시키기 위해 무모한 도전을 하고 있다 젠장.'

마테리온은 얀의 당돌함을 경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권력에 가장 방해가 될 수 있는 존재를 생각해봤을 때 그것은 카안드리아스 재단밖에는 없었다.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던 얀이 그걸 한 번 이용해먹었던 것아니었겠는가..

그는 얀의 행동을 예의주시하기로 마음먹었다. 여차하면 얀같은 사람은 쥐도새도 모르게 죽여버리면 그만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난 더 이상 재단의 도움 없이도 위로 오를수 있다. 한때 나의 출세의 발판으로 삼았던 재단이. 이제와 나의 발목을 붙잡을 줄이야 나를 방해하는것들은 모조리 부숴버리겠다.'

원자력 천공위성의 한 조용한 방.. 그 안에는 지오가 무릎을 꿇고 앉아있었다. 어디선가 발자국소리가 들리더니 천천히 지오를 불렀다.

"지오.. 내 너를 부른 이유를 아느냐?"

- "잘 모르겠습니다. 카안드리아스님"

"네게 긴히 할 말이 있기 때문이다."

최고소집회의가 끝난지 얼마 안되어 지오는 카안드리아스의 호출을 받았다. 회의때 자신을 옹호해준 위대하신분의 호출이라 지오는 다급히 그분의 방으로 달려왔던 것이다.

"네 죄를 문책하려는 것은 아니다. 몇가지 지시할것이 있어서 부른 것이다. 지상의 일에 신경쓰지 않은것도 꽤 오래된것같다. 지상에서 일어나는 프로젝트는 네가 알아서 하도록 하여라 나 몰래 어떠한 일을 한 것은 잘못이지만 다 생각이 있어 그러리라 믿는다. 그건 그렇고 요즘들어 신경쓰이는 일이 한가지 있다."

-

"그게 무엇입니까?"

"바로 세느카 아이리스.. 왠지 모르게 계속 그녀의 이름이 머리속을 떠나지 않는구나. 네게 말해줄수 있는 것은 별로 없다. 말해줘도 이해하지 못할것들이다. 하지만 이 말만은 해둬야겠다. 그녀는 너나 우리에게 가장 가치 있는 존재이다. 처음에는 그분의 예언을 반신반의 했었는데..

이제는 믿어야할것같다.다른 종족들까지도 알아채버린것같더구나.그녀를 위험에 빠뜨려서는 안된다. 서둘러 그녀를 데려오너라.."

카안드리아스의 말을들은 지오는 무슨말인지 거의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세느카를 붙잡아오라는 말은 이해할수 있었다.

"알겠습니다. 한가지 궁금한 점이 있는데 어째서 그녀가 그렇게 중요한 존재입니까?"

-

"그녀가 우리의 생명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

"네???

무슨 말씀인지"

-

"그만 나가보거라."

"예 알겠습니다."

지오는 조심스레 방을 빠져나왔다. 자신의 집무실로 향하는 동안 내내 방금전 일을 떠올렸다.

'어째서. 그런 미약한 여자가 그렇게 중요하다는 것이지. 위대하신분이 말한 우리라는 것은 기가스를 말하는 것인가.. 도대체 알수가 없군.. 세느카 아이리스. 그녀는 위대하신분의 존재유무조차도 모르는 하찮은 존재에 불과한데.. 후우.'

지오는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결론이 나오지 않자 생각을 접기로 했다. 그녀를 데려오라는 명령만 수행하면 되는 것이다.

카안드리아스는 지오를 내보내고는 창밖으로 보이는 우주를 내다보고 있었다. 그는 혼자 중얼거리고 있었다.

"정말.. 그분의 뜻대로 되는 것인가.. 후후훗 하하핫 하하하하핫."

조용한 실내에서 미친 듯이 웃어대자 웃음소리가 계속해서 메아리쳤다. 싸늘하게 웃던 카안드리아스는 조용히 명상에 잠겼다.

라케프 마을.. 번화한 상가의 중심부에는 그래도 높은 건물이 몇 있었다. 그중 하나의 건물에는 'Flying Dragon'이라는 간판이 아로 새겨진 곳이 있었다.

카인과 파인리히는 어렵지 않게 그 건물을 찾을수 있었다.

"카인.. 우리의 실력을 믿어 의심치 않치만 녀석들은 한두명이 아니라구. 다시 한 번 작전을 짜는게 어떨까?"

-

"흠.. 네 말이 맞긴해. 하지만 그런 녀석들과 대적해본적이 없는 우리들로써는 별 소득있는 작전이 나올것같지 않은데?"

"그것도 그렇군. 하지만 들어가서 다짜고짜 세느카를 내놓아라!! 할 수는 없는거 아냐?"

-

"흠 그럼 어떻게 한다??"

"아무리 세력이 약한 조직이라도 자신들의 약점은 철저히 숨기는 법이야 녀석들이 온갖 나쁜짓을 한다고 해도 그것은 뒷구멍으로 하는 짓들이지 결코 저런 건물에서 하는 일들은 아닐거란 말이지."

-

"흠. 맞아. 우리가 지금 들어가도 증거를 찾아낼수는 없을거야."

"어떤 조직이든 그 우두머리를 잡으면 굴복하게 되어있어. 그걸 이용하자"

-

"흠. 근데 녀석들의 우두머리가 누군지 어떻게 알지?"

"그야. 척보면 알수 있지. 저거봐 굽신거리는 꼴을."

파인리히가 가르키는 곳에는 한명의 흰색 정장을 입은 사내가 있었고 그 주위에 여러명의 건달들이 굽신거리고 있었다. 정말 척봐도 흰옷을 입은 사내가 짱이라는 것을 알수 있었다.

다소 유치한 말을 주고받던 카인과 파인리히는 상대방의 짱을 알아보고는 사뭇 심각한 표정으로 바뀌어있었다. 카인의 주먹에는 어느새 힘이 들어가 있었다. 빨리 세느카의 행방을 알고 싶은 충동에 카인은 천천히 그들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파인리히는 말릴생각도 하지 않고 그의 뒤를 따랐다.

카인이 건달들에게 다가서자 흰색 옷을 입은 사내주위를 검은색 옷을 입은 건달들이 보호하며 물었다.

"뭐야? 죽고 싶어?"

-

"간단히 묻겠다. 너희들이 납치한 여자들중에 세느카란 여자가 있냐?"

카인의 질문은 건달들에게는 정말 어이가 없는 질문이었다. 솔직히 파인리히마져도 카인의 말에 터지는 웃음을 억지로 참고 있던 중이었다.

하지만 질문을 던진 카인은 무척 심각했다. 카인의 질문에 흰색옷을 입은 사내가 천천히 앞으로 걸어나오며 말했다.

"당돌한 녀석이군.. 잘 들어두어라. 우린 인신매매단이 아니야. 그리고 아무리 배짱이 좋아도 그런 식의 질문은 안하는게 신상에 좋을거다.

가자! 얘들아!"

-

"후훗.. 너희가 인신매매단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 난 물었다.

세느카란 여자를 아느냐구?"

"아니 이 자식이?"

흰색옷을 입은 사내가 발끈하자 주위에 모여있던 십여명의 사내들이 카인을 향해 달려들었다. 파인리히는 우두머리를 잡아 족치자는 생각은 물건너 간 것을 알고는 급히 사태에 대응했다.

한건달의 발차기가 카인의 가슴을 노리고 다가왔다. 카인은 상체를 뒤로 굽히며 상대의 발을 걷어찼다. 그러자 그 건달은 뒤로 한바퀴 돌며 땅에 처박혔다. 동료가 다치자 그에 고무된 듯 다른 건달들이 더욱 거세게 덤볐다.

파인리히의 면상을 향해 주먹을 던진 한 건달은 그의 쉘리아드를 주먹으로 치는 바람에 팔목이 부러지는 부상을 당했다. 그리고 뒤따라 오던 녀석을 향해 '미케노스' 가 불을 뿜었다. 파워를 조절한 미케노스였기에 정신을 잃게 만들고는 다른 방향으로 회전하여 움직였다.

건달들은 파인리히의 놀라운 공격에 넋을 잃고 보다가 정신을 차리고 다시 공격하기 시작했다.

카인이 옆차기로 한 녀석을 보내고 옆으로 한바퀴 돌아 또 한 녀석을 팔꿈치로 보내버리자 남은 녀석은 몇 안되었다.

"잠깐!!!! 모두 멈춰라!!"

흰색 옷을 입은 사내가 명령을 내리자 모두들 그의 뒤로 가서 섰다.

흰색옷을 입은 사내는 상대의 실력이 보통 수준이 아님을 직감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냐? 우린 세느칸지 뭔지 하는 여자는 납치한적이 없어!!"

- "쳇 발뺌하려들지마.. 나는 모르지만 저 친구는 화나면 물불을 안가리는친구라구"

파인리히가 카인을 가리키며 말하자 카인은 더욱 무섭게 적들을 노려보았다.

"아 아니. 정말이라구. 우린 그런 여자 납치한적이 없어!!!"

-

"쳇 정신을 덜차렸나보군 스피리쉬!!!"

파인리히가 스피리쉬를 소환하고 나서 엄청난 속도로 흰색옷을 입은 사내에게 다가갔다. 그리고는 그 사내를 낚아채고는 카인이 있는 곳을 향해 다시 돌아왔다. 정말 엄청난 빠르기였다. 다른 누구도 대응하지 못했던 것이다.

"후훗. 내가 물어볼 때 대답해.. 저 친구한테 넘기기 전에.."

-

"정말.. 모릅니다. 진짜에요 당신같은 사람들에게 왜 거짓말을 하겠습니까??? 정말 몰라요. 저희들이 도울일이 있다면 저희가 한 번 찾아보겠습니다."

"이봐 카인 이 녀석들은 정말 모르나본데??"

-

"흠 우리가 잘못 짚었나?? 그럼. 도대체 누가.."

그때였다. 로이안 리플을 든 건달들과 가오사이보그 한 대가 출현한 것은.. 사실 흰색 옷을 입은 녀석은 플라잉 드래건의 중간보스였던 것이다.

밖에서 일어난 소동에 5분대기조를 투입시킨 것이다. 로이안 리플을 들고 있는 건달이 10명 거기다가 약간은 이상한 모양으로 개조된 가오사이보그 한 대가 카인의 앞을 막고 서있었다.

"파인리히. 이 녀석들은 시간끌기용이었어"

- "후훗 그런것같군. 우린 괜한 시간낭비만 한꼴이잖아"

"더이상 참는것도 한계가 있겠군.."

-

"그래.. 끝내버리자구."

둘의 대화를 듣던 흰색옷을 입은 사내는 치를 떨며 두려워했다.

카인과 파인리히는 그런 그를 내버려둔채 로이안 리플을 든 건달들을 향해 뛰어갔다.

쉽사리 항복할줄 알았던 적들이 도리어 싸늘히 웃으며 달려오자 건달들은 당황해서 어쩔줄을 몰라했다. 그때 흰옷을 입은 녀석이 '공격해!!! 이 병신들아!!' 이란 말을 외쳤다. 그러자 10명의 건달이 동시에 카인들을 향해 로이안 리플로 공격했다.

수십개의 레이져 빔이 카인과 파인리히를 향해 날아왔다. 카인은 급히 왼쪽 허리춤에서 입자폴리곤 단검을 꺼내어 들었다.

"Connect!!!!!"

카인의 외침과 함께 쉐도우가 소환되었다. 붉은색 쉐도우와 접속한 카인의 몸에 레이져 빔들은 일제히 반사되고 있었다. 그런 카인의 뒤를 파인리히가 뒤따라가고 있었다.

"말도 안돼!!!! 저건 괴물이다!!!!"

한 건달이 소리치자 모두 당황한 듯 사격을 멈추고 있었다. 그 틈을 이용해 파인리히가 미케노스를 발사했다. 파인리히는 왼손으로 오른손목을 붙잡고 미케노스의 궤도를 조종했다. 미케노스는 적들의 로이안 리플을 하나둘씩 부수고는 사라졌다.

카인은 이상한 장식으로 뒤덮혀 있는 가오사이보그를 향해 돌진했다.

가오사이보그의 크기가 워낙 커서 카인의 쉐도우가 약간은 작아보였지만 위압감은 더욱 커보였다.

카인의 입자폴리곤 단검이 가오그의 가슴을 베기 위해 /자로 그어져 내려오고 있었다. 가오그가 급히 T-Blade 를 들어 카인의 검을 막아내었다.

카인은 급히 몸을 숙이며 비어있는 오른쪽 복부를 찔러들어갔다. 가오그 탑승자는 꽤 능숙한 검술을 구사하는 자였는지 카인의 공격을 예측하고는 왼쪽으로 몸을 틀어 피해내었다.

카인은 생각보다 적이 강하다는 것을 알았는지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카인의 검이 위에서 수직으로 내려오자 가오그는 검을 수평하게 만들어 막아내었다. 비어있는 복부를 카인의 발이 가격했다. 덩치 큰 가오그가 뒤로 쓰러져버리자 건달들은 일제히 놀라는 표정이었다.

카인이 쓰러져버린 가오그에게 다가가서 베기 공격을 했다. 가오그가 검으로 막으려다가 충격에 의해 검을 놓치고 말았다.

"이것으로 승부는 난 셈이군"

카인이 쉐도우와의 접속을 끊자 파인리히가 다가왔다. 이미 로이안 리플을 들고 설치던 건달들은 모두 쓰러진 후였다. 어디선가 굵은 음성이 들려왔다.

"댁들은 누구길래 우리에게 행패를 부리는거요?"

음성이 들리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린 카인과 파인리히는 그 목소리의 주인공이 플라잉 드래건의 보스라는 사실을 알수 있었다.

"우린 다만 한 여자를 찾고 있는 중이야. 댁들이 알것같아서 물어보았는데 다짜고짜 공격을 하잖아. 그래서 잠깐 몸좀 푼것뿐이지.. 헤헤헷"

파인리히가 그렇게 말하자 보스의 미간이 좁혀졌다. 하지만 이미 상대의 실력이 도저히 맞설실력이 안됨을 잘 알고 있는 상태였다.

"좋습니다. 그 여자가 누군지 알려준다면 최선을 다해 도와주겠소.

하지만 더 이상의 말썽은 바라지 않소"

-

"우리가 찾고 있는 여자의 이름은 세느카 아이리스라고 하고.. 검은색 머리에 검은 눈동자를 지닌 미인이지. 나이는 20살.. 키는 170정도에 굉장히 이지적으로 생긴 여자야."

"흠.. 사실 우리 조직은 인신매매에는 손을 대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여자를 본 적도 납치한 적도 없소 특히 검은색 머리의 여자는 듣도 보도 못했소. 어쨌든 애들을 풀어 찾아보라고 할테니.. 오늘은 그만 돌아가보도록 하시오"

카인과 파인리히는 보스의 말에 진실함이 담겨있는 듯 느껴졌다. 사실 다짜고짜 행패를 부린 것은 카인일행일지 몰랐다. 파인리히는 카인에게 조용하게 말했다.

"카인. 녀석들의 말이 사실인것같아. 이정도까지 했는데 말하지 않는걸보면 정말로 모르는게 틀림없어. 그만 이쯤에서 돌아가는게 어때?"

- "나도 같은 생각이야 하지만 저런 질이 안좋은 녀석들을 가만히 둔다는 것은 내 성격상 맞지 않아"

"그럼 어쩌겠다는거야? 지금 일을 더 크게 벌리면 우리만 손해라구..

때린놈이 다리 펴고 자는거 봤어? 지금은 우리가 가해자라구.."

-

"젠장.. 아까 그 아저씨가 그랬잖아. 녀석들 때문에 고생이 심하다구.. 그런데 그냥 넘기라구?"

"그냥 넘기라는 뜻이 아니야 지금은 때가 안좋다는 거지 녀석들을 조용히 훈계한다음 여길 뜨는게 낳다는 소리야."

-

"후우. 그래 알겠어 그렇게 하자.."

대충 상의를 끝마친 파인리히는 보스에게 말했다.

"좋다. 댁들이 범인은 아닌것같군. 그걸로 됐어. 도와줄 필요는 없다는 뜻이야."

-

"흠."

"아 마지막으로 한가지 더.. 이 마을에서 사라지는게 좋을거야..

그 정도 실력으로 우리 쉐도우 나이트(Shadow Knight) 조직에 맞서려는 생각은 안하는게 낳을테니까.. 후후훗.."

파인리히가 여운을 남기며 웃자 보스는 상당히 당황한 표정이었다.

그의 표정에는 '쉐도우 나이트' 에 대한 궁금증이 역력히 나타나고 있었다.

"잠깐 가시기 전에 한가지만 물어봐도 됩니까?"

-

"마음대로."

"그. 조직이. 이 곳에 세력을 넓히려는 것입니까?"

-

"후훗. 우리 '쉐도우 나이트'가 겨우 이런 촌구석에다가 세력을 넓히려하겠냐? 다만.. 나와 이 친구와 한 번 부딪힌 이상 두 번째는 죽음을 각오해야할거란 말이야. 우리 조직에선 두 번 얼굴 마주치는것을 별로 안좋아하거든. 후후훗"

"무슨 뜻인지 알겠소.. 가자."

보스가 풀죽은 목소리로 부하들을 이끌고 사라졌다. 카인은 파인리히를 바라보았다. 파인리히는 나오는 웃음을 억지로 계속 참고 있었다.

"이봐. 왜 그래? 뭐가 그리 웃긴데?"

-

"카인 재밌지 않아? '쉐도우 나이트'란 말에 놀라는 표정..

푸하하하. 확실히 겁먹은것같은데?"

"휴우 녀석두.. 그만 조용히 일을 처리하자던게 누군데.. 놈들을 가지고 놀다니. 근데 '쉐도우 나이트'가 뭐냐? 유치하게. 헤헷. 하여간 대단하다.. 대단해"

- "하하핫.. 어쨌든 이곳을 빨리 뜨자 LCPD 가 오면 귀찮아져"

"그래"

카인과 파인리히는 서둘러 그 장소를 빠져나왔다. 파인리히의 예상대로 경찰들이 그곳에 속속 도착하고 있었다. 카인과 파인리히가 조용한 골목에 접어들었을때였다. 카인의 MTM 에 신호음이 들렸다.

"어? 미시케? 무슨일이에요?"

-

"카.. 카인!! 여기.. 여기 세느카가 있어요. 근데. 이상한 녀석들이.!!!"

"세느카가요??? 어디에요? 거기가???"

- "알리타인 유적이요 빨리와요. 잘못하다간 할아버지가 할아버지가"

"조금만 기다려요 파인리히. 서둘러!! 알리타인 유적에 세느카가 있어!!!"

카인과 파인리히는 급히 렌트호크를 하여 알리타인 유적으로 출발했다.

'제발 세느카 미시케 무사해요.. 제발.'

호버크레프트는 있는 속도 없는 속도 다 내며 알리타인 유적을 향해 날아갔다. 가까운 거리라 그런지 금새 유적에 도착한 카인은 미시케에게 연락을 취하려했다.

지오의 집무실로 누군가 급하게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지오는 힘없는 모습으로 그를 응시했다. 지크프리드였다.

"어. 웬일이야? 지크"

-

"지오 큰일이야 누군가 세느카를 납치했어!!"

"뭐??? 그게 무슨 말이야?"

-

"정말 어처구니 없게도 한발 늦었지 뭐야. 젠장."

"한발 늦다니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

"그건 자세한 설명은 나중에 해줄게. 도대체 어떤 녀석들이 그녀를 노린것일까? 다른 종족은 분명 아니었어."

"흠.. 알수 없는 노릇이군. 위대하신분의 말대로라면 다른 종족 이외에 그녀를 노릴만한 세력은 존재하지 않아. 도대체 어떤 녀석들이."

-

"이번 문제는 결코 가벼히 여길것이 아닌것같아.. 어쩌면 우리 조직을 해하려는 세력일수도 있고말야."

"후훗 감히 그런 생각을 할수 있는 세력이 있을까."

-

"어쨌든. 세느카를 찾기는 더욱 힘들어졌어.. 그녀가 라케프 마을에서 실종된 사실을 토대로 추리가들과 포스 오너들을 동원해 그녀가 갈만한 곳을 뒤져서 겨우 찾아낸것이었는데 납치되어버리다니."

카인과 파인리히가 미시케를 발견하고 달려갔을때는 엄청난 혼전 양상을 띄고 있었다. 세명의 폴리아트겐 재질의 옷을 입은 남자와 두명의 포스 오너 그리고 알수 없는 할아버지가 서로 뒤엉켜 결전을 벌이고 있었다.

"이런 젠장. 누가 적인지 분간이 안가잖아?"

파인리히의 외침에 미시케가 손가락으로 가르키며 말했다.

"저 할아버지하고 세느카가 같이 있었어요 나머지 사람들은 갑자기 나타나서는 저렇게 싸우는거에요"

-

"저 노인은 나이가 상당히 들어보이는데도 엄청난 움직임을 보이는군오랜 시간동안 수련을 한 사람처럼말야."

카인의 말대로 라케프는 굉장한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폴리아트겐 재질의 옷을 입은 사내들 중 두명과 2:1 대결을 펼치는데도 결코 굴함이 없었다. 다른 한명의 사내와 한명의 포스 오너가 싸우고 있었고 남은 한명의 포스 오너가 세느카를 쫓고 있었다.

"젠장.. 누가 적인지 모르겠군.. 우선 세느카를 쫓는 녀석이 수상하니까 포스 오너들부터 공격하자 내가 저 녀석을 맡을테니까 넌 저 쪽을 도와줘!"

파인리히의 말에 카인은 사내와 포스 오너가 싸우는 곳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파인리히 역시 세느카를 쫓는 포스 오너를 향해 '스피리쉬'를 외쳤다.

카인이 전장에 뛰어들자 양상은 더욱 복잡한 꼴이 되어버렸다. 한명의 포스 오너를 공격하기 위해 끼어든 카인이었는데 그런 카인을 사내가 공격하는 형태가 되어버린것이다. 사내의 공격에 주춤거리는 사이 포스 오너까지 카인을 공격하고 있었다.

"젠장. 도대체 누가 우리편이야???"

카인은 포스 오너의 공격에 쉐도우를 소환하고 말았다. 쉐도우와 접속한 카인은 엄청난 속도로 포스 오너를 향해 공격했다. 그런 카인에게 사내가 맨몸으로 공격해왔다.

파인리히는 세느카를 쫓는 포스 오너를 스피리쉬로 따라잡은후 '미케노스'

를 구사했다. 상대는 엄청난 속도로 쫓아온 파인리히가 공격을 감행하자 잠시 주춤거리더니 방어막을 형성시켰다.

'제법 고수급의 포스 오너군.. 이렇게 간단하게 미케노스를 방어해내다니.'

파인리히는 다시 전열을 가다듬고서는 상대를 노려보았다. 포스 오너 역시 갑자기 등장한 이상한 옷차림의 파인리히를 보고는 포스를 모으기 시작했다.

라케프는 두명의 뛰어난 무인들에게 둘러싸여 엄청난 무공을 선보이고 있었다. 두명의 사내는 늙은 노인이 자신들을 상대로 전혀 지치지 않은 모습을 보이며 싸우자 내심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한 사내의 주먹을 간단히 피한 라케프는 노인답지 않은 점프 실력으로 상대의 머리를 발로 가격했다. 발이 닿으려는 순간 다른 한 사내가 발로 라케프의 발을 방어했다. 그러자 당하려던 사내가 착지하려는 라케프의 하복부를 발로 찼다.

라케프는 땅에 닿으려는 순간 바람소리를 내며 다가오는 발을 밟고 뒤로 덤블링해 피해냈다. 그리고는 착지하면서 앞으로 내딛으며 주먹을 뻗었다.

라케프의 놀라운 회피능력과 역습으로 두명의 사내는 일제히 주먹에 맞고 뒤로 쓰러졌다. 하지만 언제 맞았냐는 듯 다시 일어서고 있었다.

"나 원.. 지독한 놈들. 맞아도 맞아도 다시 일어서니 하아. 하아."

-

"할아범. 비키시오!! 살날이 얼마 안남았다고 그렇게 막 살아서야 쓰겠소?"

"뭐여? 이놈이.. 늙은이라고 무시하는게냐? 젊은것들이란.. 네놈들 다칠까봐서 천천히 해줬더니. 이것들이 눈에 뵈는게 없구나!!"

-

"이봐 할배! 흥분하면 몸에 해로워. 몸생각도 좀 해야지."

"뭐여? 이놈들이!!!"

라케프는 다시금 공격을 시도했다. 싸늘하게 웃던 사내들도 다시 긴장한 표정을 하며 방어했다.

가장 유리한 상황으로 전개된 것은 카인쪽이었다. 카인의 쉐도우와 검술이 워낙 강력한 것이기에 무술 이외에 다른 기술이 없던 사내는 카인의 발에 맞고는 쓰러져 정신을 잃었고 포스 오너도 수세에 몰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카인은 세느카를 찾아야한다는 생각에 평소보다 더욱 과격한 공격을 하고 있었다.

포스 오너의 소용돌이 공격을 쉐도우 맨몸으로 막아내면서 달려가던 카인의 왼주먹에 포스 오너도 쓰러지고 말았다. 카인은 급히 세느카를 향해 달려갔다. 아무도 카인을 막는자가 없었다.

카인이 세느카에게 다다랄때쯤 접속을 해지하자 카인의 본 모습이 드러났다. 세느카는 엄청난 결투에 공포에 떨고 있었다. 카인이 다가오자 몸이 부들부들 떨리기까지 했다.

"세느카!! 세느카!!! 괜찮아?? 세느카!!!"

-

"누.. 누구세요???"

"뭐??? 세느카!! 날 못 알아보는거야??"

카인은 세느카의 반응에 어리둥절했다. 마치 생전 처음보는 사람을 대하듯 말했던 것이다. 카인은 잠시 멍하니 있었다는 것을 깨닫고는 세느카에게 자신의 존재를 설명하려 했다. 그때였다.

세느카가 카인에 수중에 들어갔다는 것을 깨달았는지 두명의 사내와 라케프가 동시에 카인을 향해 덤벼들었다.

"이런. 젠장"

카인은 쉐도우와 접속하고 싶었지만 다소 무리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

사실 쉐도우는 많은 체력을 소모시켰기 때문에 장시간 접속하는 것은 금물이었다. 지금은 오랜시간 접속하지는 않았지만 접속을 해지한 상태에서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접속하는 것은 엄청난 체력소모를 가져왔다. 그래서 카인은 쉐도우와의 접속은 포기하기로 했다.

포스 오너가 아니라면 충분히 맨몸으로도 이길수 있을거라는 계산하에서였다.

두명의 사내가 동시에 주먹과 발로 공격해들어오자 카인은 급히 왼손과 오른발로 공격을 무마시켰다. 하지만 곧이어 들어온 라케프의 공중킥은 막아내지 못했다. 뒤로 미끄러져 넘어진 카인은 입가에서 피가 흐르고 있음을 알았다.

라케프는 갑자기 나타난 건장한 사내가 세느카에게 말을 걸자 세느카를 보호하기 위해 날라차기를 했던 것이다. 묘하게도 자신과 싸우던 두 사내의 공격과 조화를 이루어 카인의 얼굴을 가격할수 있었다. 하지만 카인이 당하자 두 사내는 다시 라케프를 공격했다.

파인리히는 연이은 공격을 모두 방어해냄으로써 포스 오너를 궁지에 몰고 있었다. 포스 오너 역시 미케노스를 막아내고 있었지만 날아오는 방향까지 변하는 공격을 쉽게 막아내기란 여간 힘든 것이 아니었다.

특히 포스 오너는 자신의 방어막을 살짝 비껴나가 왼쪽 다리를 맞췄을 때 엄청난 심리적인 압박감에 사로잡혔다.

파인리히 역시 자신이 유리해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건 포스 오너의 표정에서 충분히 읽을수 있었다. 포스 오너는 자신의 모든 힘을 모으는 듯 보였다. 이마과 목 곳곳에 푸른 힘줄이 툭 불거져있었다.

"젠장.. 으아아아."

포스 오너의 기합과 동시에 공기의 소용돌이 속도가 배가가 되고 있었다.

엄청난 속도에 물체가 빨려들어갈 듯 보였다. 포스 오너가 더욱 힘을 주자 마치 소용돌이가 정지한 듯 보였다.

'굉장한 공격이다 쉘리아드로는 전체를 다 방어할수 없겠군. 젠장.'

포스 오너가 일갈을 토하며 공격을 하자 파인리히는 맞공격을 펼쳤다.

"볼캔샤이어!!!!"

카인이 입가의 피를 닦으면서 치열한 전투 현장으로 끼어들었다.

두명의 사내의 무술실력도 굉장했지만 노인네의 실력은 더욱 고강했다. 도저히 노인이라고는 생각할수 없을 움직임이었던 것이다.

라케프 역시 카인의 움직임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었다.

'분명 검술로 다져진 실력이다.. 검을 빼지 않고도 이정도의 실력을 가지고 있으니. 어쩌면 내가 아는 무인중에 검술로는 당해낼 자가 없을 듯 하구나..'

카인은 사람을 상대로 굳이 검을 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특히 권각(拳脚)을 사용하는 상대에게 무기를 쓴다는 자체가 불공평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더더군다나 노인을 상대로.

4명이 서로 뒤엉켜 싸움을 벌이던 것은 실력이 출중한 카인과 라케프의 싸움으로 좁혀지고 있었다. 다른 두명의 사내는 자연 실력이 달려 뒤로 쳐졌던 것이다.

카인의 돌려차기를 몸을 숙여 피한 라케프는 그대로 엎드리며 양발로 카인의 남은 왼발을 걷어찼다. 카인은 당황하지 않고 왼발을 뒤로 급히 빼며 한바퀴 돌아 오른발로 라케프의 등을 가격하려했다.

라케프는 양팔로 땅을 힘껏 밀어 공중으로 뛰어올랐다. 카인의 발에 등이 정확하게 맞으려는 순간 몸을 비틀어 피한후 땅에 착지했다.

착지와 동시에 전진하며 출수했다.

카인은 빠른 몸놀림에 자신이 결코 우세하지 않음을 잘 알고 있었다.

시간을 끄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이라고 느껴졌다. 시간이 지나면 적어도 체력면에서 우수한 자신의 승리라고 생각되었기때문이었다.

라케프의 주먹을 양손으로 막아낸 카인은 그의 팔을 붙잡고 뒤로 던지려했다. 하지만 어느순간엔가 팔을 빼내어 카인의 가슴을 팔꿈치로 가격했다.

다급히 손바닥으로 막아내었지만 그 뒤에 따라오는 발꿈치차기는 보지 못했다. 공격에 당하면서 옆으로 쓰러지던 카인은 그 순간 라케프를 지지 하던 다리축을 공격하여 그를 쓰러뜨렸다. 동시에 넘어진 그들은 재빨리 뒤로 굴러 일어서며 상대를 바라보았다.

"훌륭한 솜씨로군. 젊은이.. 그런 실력을 나쁜일에 사용하다니."

-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전 친구를 구하려했을뿐입니다."

"친구를 구하다니???"

-

"세느카는 저희의 동료입니다."

"세느카?? 그녀의 이름을 안단 말인가?? 혹시 자네가 카인인가???"

-

"맞습니다. 제가 카인입니다!!!"

"이럴수가.. 엇.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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