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42회 - http://hoyanet.new21.net/zero/view.php?id=gigaselender&no=42
[기가 슬렌더] -17- 아크바레이(너를 위해서라면.....) 기가스4장. 몽환(夢幻)의 장..
-아크바레이(너를 위해서라면)-
비옥한 영토를 가진 제 3지역구.. 그곳에서도 관광의 명소로 자리잡은 코라닌시. 그러한 코라닌시에는 여러개의 위성도시가 있었다. 그중 규모가 작으면서도 관광객에게 엄청난 인기를 누리던 마을이 바로 라케프 마을이었다.
라케프 마을의 인기는 바로 자연(自然)스러움에 있었다. 자연과 가까운 이미지 자연과 벗삼아 살아가던 그들에겐 도시의 유행은 낯선 것들이었고 받아들이기엔 벅찬 것들이었다. 하지만 더욱 번성한 문화에 그렇지 못한 문화가 동화되듯이 라케프 마을도 점차 도시화가 되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과거 행해왔던 원시적인 생활은 곳곳에 어려있어 도시 사람들로 하여금 굉장한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게중 머리가 비상한 사람들은 그런 점으로 하여금 관광객을 유치하도록 하는 전략을 짜내어 그것을 히트시킨 것이다.
라케프 마을과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작은 집.. 아무도 살지 않을 것처럼 보이는 작은 집에는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었다. 그 연기가 없었더라면 아마 폐가라고 생각했을것이다.
인적이 드문곳에 집이 있는것도 이상했지만 사람이 산다는 것도 이상했다. 더더욱 이상한 것은 한 노인과 엄청난 미인이 같이 살고 있다는 점이었다. 물론 이곳까지 와보는 사람들이 없어 그걸 이상하게 여길 사람도 없었다. 어쨌든 그 작은집에서는 한참 할아버지와 젊은 처녀가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라케프 할아버지!!! 이제 전 괜찮다니까요.. 왜 자꾸 그러세요???"
-
"세느카야. 이건 몸에 좋은거야. 다 널 위해서 그러는거란다.
그러니 그냥 먹으렴."
"후우 그게 몸에 좋다는 것은 저도 알아요 하지만 너무 쓰다구요.."
-
"입에 쓴게 몸에는 좋단다. 어서 먹으렴.."
"할아버지나 많이 드세요.. 피이."
세느카는 자신보다 훨씬 나이가 들어보이는 라케프에게 혀를 빼꼼히 내밀고는 도망쳤다. 몇일사이에 그 둘은 나이라는 장벽을 허물어버리고 친구사이가 되었던 것이다.
아직도 부분적인 기억을 되찾지 못한 세느카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던 라케프는 기억력에 효능이 있다는 약초를 캐와서 다려준것이었는데 세느카는 쓰다고 도망친것이다.
세느카 역시 라케프가 자신을 걱정하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도저히 참을수 있는 정도의 약이 아니었다. 그정도로 쓰고 뒷끝이 안좋았다. 라케프의 손에서 빠져나온 세느카는 주변을 산책하기 시작했다.
라케프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면서 다시 돌아오면 반드시 먹일것이라는 다짐을 했다. 하지만 늘상 승부는 세느카의 승리였다.
코라닌시 대형병원. 미시케와 카인이 잠들어있는 파인리히를 보며 앉아있었다. 파인리히의 상태가 몇일사이 많이 양호해진것을 다행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의사도 놀랄정도의 빠른 회복이었다.
"미시케.. 파인리히는 강한 녀석이에요. 곧 일어날거에요"
-
"네에.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미시케는 자신을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운 파인리히의 모습을 잊지 못하고 있었다. 세이렌과 맞닥뜨린 공포보다 자신을 위해 싸운 파인리히에 대한 야릇한 감정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카인. 세느카는 어쩌죠?"
- "흠.. 그녀는 굉장히 여려보여도 강한 여성이에요 전 알아요..
우리중 그녀보다 더 강한 사람은 없을걸요"
"다행이군요"
-
"네? 뭐가요?"
"당신의 생각이요.. 많이 긍정적으로 바뀌었어요."
-
"아.. 네.."
카인은 갑자기 떠오르는 동생 수아를 머리속에 그린채 그녀에게 말했다.
'너와의 약속을 반드시 지킬게 그리고 세느카도 반드시 지킬거야.'
파인리히는 이미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겨진 상태였다. 아마 이틀정도 후면 퇴원할수 있을것이다. 카인은 파인리히의 몸이 완쾌되는데로 그와 함께 세느카를 찾아나설 작정이었다.
3지역구와는 다르게 중앙지역구는 빠른 공업화가 이루어진 지역이었다. 그중에서 다른 도시들의 모태라고 할수 있는 티탄시는 가장 먼저 개발된 도시로서 아직도 그 위상을 떨치고 있었다.
티탄시의 한 위성도시,타르타로스 얀에게는 슬픈 과거를 만들어낸 마을이었지만 이상하게 그곳을 향해 발길을 옮기는 얀이었다.
얀이 생활하는 건물에서 얼마 떨어져있지 않은 작은 집. 그곳에는 아주 아릿따운 소녀가 살고 있었다. 그 상태로 커주기만 한다면 아마 아름다운 여성으로 성장할것같은 소녀 하지만 그녀의 나이는 벌써 18살이었다.
12살 때 멈춘 성장이 여전히 그때 몸 그대로를 유지하게 만든것이다. 늘 비관적으로 생각하며 슬퍼하던 라이오네.. 하지만 그녀의 어두운 표정의 틈사이로 한줄기 희망의 웃음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아크 오빠.. 오늘도 수련할거야?"
라이오네의 질문을 받은 사내는 푸른색 머리에 굉장히 깔끔해 보이는 인상을 지닌 미소년이었다. 아크바레이는 수련을 한다고 말하고는 라이오네의 집에 찾아온 것이다.
요즘들어 갑자기 늘어난 업무량으로 얀은 굉장히 바빴다. 그래서 그에게 그다지 많은 것을 배우고 있지 못했던 아크바레이었다. 과거 그의 조부에게 배웠던 것을 다시금 정리하며 수련하고 있던 아크바레이었다.
"후훗.. 그래. 혼자 있으면 심심할까봐 왔어.. 괜찮지?"
- "그럼 물론 나야 좋지. 오빠랑 있으면 난 행복한걸"
라이오네는 마치 순수한 어린아이처럼 마냥 행복해했다. 아크바레이는 천천히 자리에 정좌를 하고 앉았다. 그러자 라이오네는 가만히 그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아크 오빠.. 오빠는 어째서 수련을 해?"
- "흠. 조부님의 유언을 지키기 위해서.. 그리고 나의 운명을 개척하기 위해서. 후훗"
"우와.. 대단한데? 멋져. 운명을 개척한다.."
라이오네의 마지막말에는 묘한 여운이 담겨있었다. 자신의 운명은 저주받은 것이라 생각했던 그녀였다. 그래서일까. 더욱 그 말이 가슴에 와 닿았다.
"얀 박사님은 요즘 무척이나 바쁘신가봐?"
-
"어.. 선생님께선 티탄시 일로 무척 바쁘셔. 하시던 일은 중단되었지만 저번 헤켈의 공격 때문에 뒷처리할게 많으신가봐 나도 그 이상은 잘 몰라."
"아. 그렇구나"
아크바레이의 표정이 사뭇 심각해지자 라이오네는 더 이상 방해하지 않았다. 벌써 표정만 봐도 수련에 집중하는지 안하는지를 아는 라이 오네였다. 조용해진 실내.. 라이오네는 천천히 방을 빠져나왔다. 그리고는 아크바레이를 위해 음식을 만들기로 마음먹었다. 너무 행복한 순간들.
티탄시 정신과학 연구소 소장실.
얀은 산개되어있는 수많은 일들로 굉장히 바쁜 생활을 보내고 있었다.
모처럼의 휴가라고 생각했던 얀은 그것이 빨리 끝난 것이 너무도 안타까웠다. 처음으로 한일은 가오사이보그 탑승자를 모집하는 일이었다.
저번 헤켈대전(이것을 후세사람들은 제 5차 헤켈대전이라 일컬었다.)이후로 더욱 탑승자에 대한 인식이 나빠져서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심지어는 기대를 가졌던 종족차별주의자들마져도 탑승자 테스트에 응모하지 않고 있었다. 예상밖의 일이었다. 뭔가 이상한 점도 있긴했지만 가난에 찌들은 빈민들이나 나름대로 의협심을 가진 청년 몇을 제외하고는 참가하려는 자가 없었다.
30여명 이상의 탑승자를 선발해야하는 얀으로서는 상당한 난관에 부딪힌 꼴이었다. 응모한 사람들중에서도 합격할만한 실력을 가진 사람들은 극히 소수였다.
이러한 탑승자 문제와 정신과학연구소 보수문제,그리고 쉐도우 프로젝트의 뒷처리 문제들이 서로 뒤엉켜 얀을 괴롭히고 있었다.
팔케넌의 죽음 이후 얀은 많이 변한 상태였다. 쉐도우 프로젝트의 피실험자들에 대한 조사를 다시 시작한 얀이었다. 그들의 유전자 구조가 비슷한 이유를 그 실험에 적합하기때문이다라는 마침표를 물음표로 바꾼 상태였다.
이미 재단에서 하는 일들이 굉장히 비밀스러운 것들이라는 것을 잘 아는 얀이었다. 그래서 더더욱 신중에 신중을 기울였다. 아직 많은 것을 알아내지 못했지만 재단에서 숨기고 있는 뭔가를 밝혀낼 날이 올것이라 다짐했다.
그런 얀에게 지오가 찾아왔다. 지상에 내려오는 일을 많이 삼가던 지오였지만 쉐도우 프로젝트가 헤켈들의 공격 때문에 중단위기에 놓이자 마음이 심란했는지 자주 지상을 방문했다. 얀을 찾아온 지오에게 차를 대접하며 말했다.
"어서 오십시오.. 가오그 탑승자 문제는 임금을 더 올리든지 하는 방향으로 핵심을 바꿔야할것같습니다. 위험한 직업으로 굳어져버려서 사람들이 하기를 꺼립니다."
-
"흠. 생각했던것보다 종족차별주의자들의 참여율이 저조하군 그 문제는 그렇게 처리하도록 하게 광선형 돔 결계는 완전히 보수가 끝났는가?"
"예. 이미 100% 가동률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가오사이보그 탑승자 양성문제만 해결되면 티탄시의 방어력은 예전만큼 회복될것입니다."
-
"흠.. 정신과학 연구소 수리도 거의 다 되어가고 있는 듯 하군..
그럼 이제 우리에게 남은 숙제는 뭔가?"
"쉐도우 DNA 프로젝트입니다."
-
"흠 그렇군. 유일하게 성공한 카인이란 친구는 잘 있는가?"
"."
얀은 자신이 카인과 연락이 두절된지 열흘가까이 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카인의 MTM 이 고장난 듯 연락이 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렇다고 다른 방법을 동원해서 찾기도 힘든 상황이었다.
코라닌시로 향한다는 연락을 받은 이후라 3지역구에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그 넓은 지역을 다 뒤져볼수도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카인에게 연락이 오기만을 기다렸던 얀인데 아직까지 연락이 오질 않고 있었다.
사실 걱정은 별로 안하고 있던 얀이었다. 카인은 굉장한 실력자 였으며 세느카 역시 똑똑한 여자였다. 그런 둘이 위험에 빠져도 헤쳐나갈수 있을거라 믿었던 얀이었다. 그런데 지오가 카인에 대해서 물어본 것이다. 사실대로 대답하자니 질책을 받을것같고 거짓말을 하자니 마음에 걸렸다.
"사실은 요 몇일사이 연락이 두절되어 마음에 걸렸던 차입니다.
코라닌시로 간다는 말은 들었지만 어디에 묵는다는 그런말은 못들었습니다."
-
"흠.. 무슨 일이 있을지도 모르니 최대한의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그를 찾도록 하게. 그마져 무슨 일이 생겨버린다면 우린 5년간의 연구를 물거품으로 만드는 걸세"
지오는 자신이 추진하던 ADIP 계획이 1,2,3차 모두 꼬였다는 데 대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었다. 다시 시작한 2차 계획과 아직은 희망이 남아있는 3차계획.. 둘다 포기할수 없었다. 애가 타는 마음을 얀에게 내비치지 않으려는 듯 더 이상의 말은 자제했다.
얀은 지오가 세느카에 대한 것도 물어볼줄 알았는데 이상하게 팔케넌보다 그녀에게 관심이 없는 듯 보였다. 프로젝트에 더욱 심혈을 기울이는 듯 보였던 것이다. 재단에서 그토록 중요시 여기던 세느카를 지오는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지 않는 듯 했다.
그렇다고 해서 정말로 지오가 그렇게 생각했던 것은 아니었다.
세느카의 일은 '위대하신 분' 이 직접 지시한 일이었다. 타종족으로부터 그녀를 보호하라는 임무는 어쩌면 지오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문제일지도 몰랐다. 하지만 지오는 자신의 야망을 위해서 ADIP 계획을 더욱 신경썼던 것이다.
세느카의 문제를 꺼내려던 얀은 그냥 가만히 있기로 했다. 긁어부스럼 만드는 격이었으니 말이다. 카인과의 연락이 두절된 것은 곧 세느카와의 연락도 두절되었다는 뜻이었으므로 지오는 혼자서 한참을 생각하는것같더니 한마디 덧붙였다.
"카인에 대한 문제는 알아서 잘 처리하도록 하게."
지오가 연구소를 나가자 얀은 지오의 행동을 유심히 되새겨보았다.
'지오 그는 팔케넌님과는 다르다. 팔케넌님은 재단에서 시킨 일이라면 충직하게 처리했다. 하지만 지오는 그렇지 않은것같군 재단을 넘어선 뭔가를 지오는 하고 있는것같아 그의 눈빛 후우 예사롭지 않은것이었어..'
얀은 사람의 눈빛과 그에게서 풍겨지는 느낌을 토대로 그의 미래를 짐작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이상하리만치 싸늘하게 느껴지는 지오의 눈빛은 그의 미래가 불러올 엄청난 파장을 조금이나마 알수 있게 해주었다. 얀은 지오의 말대로 카인과 세느카의 행방을 조금이라도 빨리 알아낼 방법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다른 문제들은 여러방법을 동원하여 해결하면 되는것이었지만 세느카의 경우 마음먹은데로 안되는것이다. 갑자기 전에 보았던 세느카의 맑은 눈이 떠올랐다. 도저히 미래를 짐작할수 없던 소녀..
그녀에게서 느껴지는 것은 아주 맑고 깨끗한.. 뭐랄까 신선한 공기 같은 느낌이랄까. 그런것이다.
얀이 복잡한 업무를 처리하고 나서 자리에서 일어날때였다. 얀의 MTM 이 울렸던 것이다. 얀이 MTM 을 받았을 때 화상에는 얀이 그토록 궁금해하던 카인이 보이고 있었다.
"카인!!!! 도대체 어찌된 일인가??? 연락도 안되고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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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님.. 죄송합니다. 세느카가 실종되었습니다."
"뭐???"
얀은 카인의 말에 천천히 자리에 다시 앉았다. 아니,주저앉았다는 표현이 옳을것이다.
"천천히 말해보도록 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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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코라닌시의 위성도시인 라케프 마을입니다. 파인리히와 우연히 여행 도중에 만난 미시케라는 사람과 같이 있습니다. 라케프 마을에서 세이렌 3개체가 출몰하였는데 저와 파인리히가 녀석들과 싸우는 도중 세느카가 실종되었습니다. 그 녀석들에게 납치된 것은 아닐것입니다."
카인은 자세한 설명을 하지는 않았지만 대충 경황을 설명했다.
얀은 카인의 설명을 듣고서는 다소 안심하는 듯 말했다.
"그렇겠군.. 아마 무슨 일이 있었던거야. 그 세이렌들이 세느카를 납치한 것이 아니라면 우리 인간의 짓일지도 모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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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들이 가지고 있던 호버크레프트는 파손되어 사용할수 없습니다.
세느카가 자의로 호크를 타고 다른 곳으로 갔다고는 생각할수 없습니다.
라케프 마을을 다시 한 번 뒤져보겠지만 그녀를 찾을수 있을지는."
"흠.. 꼭 그녀를 찾도록 노력하게. 그녀는 아주 중요한 존재야.
재단에서도 그렇게 생각하고.. 나도 그렇게 느끼고 있다네.. 여하튼 나중에 상황이 진행되는 것을 보고해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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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그럼."
얀은 화상에서 카인이 사라지자 너무 세느카에 대한 것만 말하고 끊었지 않나 생각했다. 카인의 몰골도 말이 아니었는데 말이다. 그를 걱정해주는 말 한마디도 안한 자신이 한심스러웠다. 하지만 얀은 잘 알고 있었다. 카인은 엄청난 정신력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을.
주말이 되어 모처럼 얀은 타르타로스 마을로 돌아왔다. 그를 반긴것은 아크바레이와 라이오네였다. 라이오네는 아크바레이의 충고에 따라 얀의 집으로 거처를 옮겼다. 그녀가 살고 있던 곳은 그리 멀지 않은 곳이었지만 범죄율이 높은 상당히 질이 안좋은 동네였다.
라이오네는 자신을 걱정해주는 아크바레이의 충고를 귀담아 듣기로하고 얀의 집으로 들어온 것이다. 생각보다 큰 얀의 집에 라이오네 한명이 더 들어옴으로써 더욱 분위기는 화사해졌다.
"얀 박사님!! 피곤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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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라이오네. 아크한테 얘기는 들었다. 잘생각했다. 비록 집이 작긴 하지만 내 집이라 생각하고 편하게 쓰렴.."
"후훗 네에. 고맙습니다. 박사님. 너무 친절하게 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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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녀석.. 부담갖지 말고 아크바레이와 친하게 지내려무나."
"네에.. ^^"
라이오네가 활짝 웃자 아크바레이도 미소를 지었다. 셋은 거실로 들어가서는 쇼파위에 앉았다. 딱딱한 이미지의 쇼파였지만 앉으면 자버릴것처럼 편안했다.
"선생님 일은 다 처리하신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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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우 글쎄다. 내가 할수 있는 것들은 거의 다 했단다. 다른 문제들은 있지만 그건 내가 할수 없는 것들이고."
"흠. 무슨 문제들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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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훗 네가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일이란다."
얀은 그냥 그렇게 말을 하고는 그 외의 것은-세느카 일같은 -언급하지 않았다. 아크바레이와 세느카가 서로 아는 사이라는것을 얀을 알지 못했다. 세느카와 얀이 서로 아는 사이라는 것을 모르는 것은 아크바레이도 마찬가지였다.
"박사님.. 전 다른건 몰라도 음식은 잘 하거든요? 제가 식사 준비할테니까 그동안 아크 오빠랑 말씀 나누세요"
라이오네가 살짝 윙크하며 자리를 비켜주었다. 실제로 서로 할 말은 없었지만 그녀의 성의도 있고 해서 얀은 입을 열었다.
"그래 수련은 잘 되어 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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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조부님께서 가르쳐주셨던 것들과 선생님의 노트에서 본 것들을 가지고 열심히 하는 중이에요.. 매너 포스란 것이 뛰어난 자질만 가지고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란 것을 깨달았어요. 몸으로도 느끼구요."
"오.. 정말이냐? 흠.. 그래 네 말이 맞다. 아무리 뇌의 40% 를 사용할줄 아는 사람이라해도 그랜드 포스 오너가 될 수 없다는 것이지.. 보통 사람이라고해서 그랜드 포스 오너가 못되라는 법도 없는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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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는 여러종류의 매너 포스를 배워서 그런지 여러 가지를 할수는 있는데 깊이가 없었어요. 그런데 이상하게 요즘들어 그 모든 것들이 빠르게 진보함이 느껴져요."
"흠. 역시 어쩌면 아크타리안님께서는 너의 먼 미래를 꿰뚫어보셨는지도 모르겠구나. 여하튼.. 내일이 일요일이고 하니.. 내일은 나와 같이 수련하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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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좋아요 선생님. 기대하고 있겠어요.. 후훗."
아크바레이는 얀의 가르침을 받을수 있다는 말에 기쁨을 감출수 없었다. 그때 마침 라이오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거기 두분. 어서 오셔서 저의 일급요리를 드십시오 ^^"
얀과 아크바레이는 서로 마주보며 살짝 웃은후 식사를 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섰다.
다음날 아침.
얀은 모처럼의 일요일을 맞이해서 아크바레이와 함께 수련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사실 아크바레이를 아크타리안에게 부탁받은 이후 제대로 된 가르침을 준적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오늘은 아침부터 크게 마음을 먹고 일찍 일어났던 것이다.
아크바레이 역시 들뜬 마음에 일찍 잠에서 깨어났다. 라이오네만이 여전히 자고 있었다. 이른 새벽이었지만 그 공기만은 어느때보다 상쾌했다.
"아크바레이. 어떠니? 기분은 상쾌하니?"
- "네 선생님.. 정말 좋아요"
"그럼. 기본적인것부터 알아보도록 하자 우선은 네 장기가 뭔지를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단다. 물론 여러 가지 매너포스를 구사할수도 있다 하지만 네 말대로 어느 한가지 주특기를 개발한다면 더욱 뛰어난 포스 오너가 될 수 있을게야. 그렇다면 궁극적인 문제에 대해 얘기해보자. 매너 포스가 무엇이라 생각하니?"
-
"글쎄요 그 질문은 저의 조부님께서도 하셨던 질문이었어요 그때 전 뇌를 사용하는 정도에 따라서 초능력 혹은 매너 포스라고 부른다고 대답했었죠. 그때 조부님께서는 그냥 웃고 마셨어요. 그래서 전 그게 답인줄 알았죠. 그게 답이 아니란 사실은 꽤 시간이 지나서야 알게 되었죠."
"흠. 그렇다면 답은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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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너 포스는 뇌의 부피나 사용면적에 따라 달라지는 것은 아니에요.
물론 그것들이 어느정도 영향을 끼칠수는 있죠. 하지만 그것은 결코 인간의 의지력이 미치는 영향력에 비할바는 못돼죠."
"흠. 그래 네 말이 맞다. 아무리 뛰어난 용량의 뇌를 가지고 있다고손 치더라도 의지가 부족하다면 무용지물이고 그렇지 못한 보통 사람의 뇌를 가지고 있다해도 의지가 있다면 초인적인 힘을 발휘할수 있는 것이다. 추락한 호버크레프트에 깔린 아이를 엄마가 구출해내는 듯한 사건은 그런 예를 뒷받침 해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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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에."
"난 너의 눈빛에서 의지를 읽을수 있다. 아주 강한 의지.. 하지만 결코 정순한 의미의 의지는 아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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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그게 무슨 뜻이죠?"
"언젠가 스승님께서 내게 이런말을 한적이 있다. 의지를 가지는 것보다 더욱 중요한 것이 있다는 말을.. '마음, 아무리 뛰어난 포스 오너라 해도 그 마음이 곧지 못한다면 그 능력은 없느니만 못하다.
너의 비뚤어진 마음을 보아라.' 나는 그 말을 듣고나서 내 속에 잠재된 부정적인 생각들을 들여다볼수 있었다. 나의 의지들은 비록 그러한 부정적인 생각들에의해서 만들어지는 것이었지만 그것들로 인해 결국 내 몸을 망친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
-
"곧지 못한 마음으로 만들어낸 의지는 차라리 없느니만 못하다는 말씀이시군요.."
"그렇다. 너의 조부님께서 널 내게 부탁하실때의 의미를 조금은 알 듯 하구나.. 스승님께서 내게 하신 말씀은 네게도 해당되는 말인듯하다..
너의 의지는 다른 어떤 누구보다도 강렬하다. 하지만 깨끗하지 못한것이 안타깝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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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무슨 뜻인지 알겠어요. 어릴적부터 왠지 모를 답답함과 쓸쓸함이 있었어요 포스 오너가 되기를 원치 않으셨던 조부님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수 있어요"
"그래.. 네 능력으로 하여금 네가 지배당하지 않기를 원하셨던거야."
-
"네."
얀은 아크타리안이 자신을 향해 어떤 마음으로 가르침을 주었을지 몸으로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얀이 아크바레이를 보면서 느끼는 그 아쉬움과 슬픔 아크타리안 역시 자신을 가르칠 때 그런 느낌이었지 않나 생각하니 얀은 절로 슬픔이 밀려왔다. 그러한 스승님의 마음도 몰라주었던 배은망덕한 제자 최후의 순간에 사죄하지 못하였더라면 평생을 두고 후회했을 얀이었다.
얀은 아크바레이에 대해서 아는게 없었다. 그의 과거에 대해서도 잘 몰랐고 현재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아크타리안의 손주라는 사실만 가지고 제자로 받아들였던 것이다. 하지만 이상야릇한 아크바레이의 쓸쓸함은 그의 과거에 무슨 문제가 있는듯한 인상을 주었다. 그것이 아크바레이의 심성을 좌우할 문제가 될 듯 보였다.
"내가 스승님께 배운 것은 마음을 다스리는 법이었다. 나의 의지대로 매너 포스를 사용한다는 것은 곧 내 마음이 가는대로 능력을 구사한다는 것과 같다.
마음이 비뚤어져있는 상태에서 매너 포스를 사용한다면 좋지 못한 방향으로 능력을 사용하는 것이 되고 곧은 마음을 가지고 매너 포스를 사용한다면 누구에게나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될 것이다."
-
"알겠습니다. 선생님.."
"그래.. 네 마음은 너의 것이다. 너의 것을 내가 어쩌지는 못한다.
너는 너이고 나는 나이기때문이지 그러므로 네 것은 네가 다스릴줄 알아야한다. 결코 남의 의지에 동화되어 따라가서는 안되는 것이다.
설사 내가 너에게 부당한 일을 시킨다손 치더라도 넌 너의 의지대로 일을 행해야하는 것이야."
-
"그 뜻 잘 기억해두도록 하겠습니다."
"좋다.. 이제 네 능력중 가장 쓸만한 것을 찾아보도록 하자."
-
"네. 제 생각엔 아무래도 공격형 매너 포스가 아닐까 생각하는데요?"
"흠.. 글세다. 솔직히 말해 난 예지력 분야에 많은 관심과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몇번의 전투에서 나의 엄청난 공격성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었지.. 물론 지금은 이끌어 낼수 없는 힘이지만 말이다.
의지란 것은 한곳에 치중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공격형 매너 포스에 재능이 있다고 한다면 그것을 키우면 되는 것이겠지. 하지만 그렇다고 그것에만 매달리라는 소리는 아니란게지."
-
"알겠습니다."
"스승님께선 너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셨어.. 그러한 잠재력이 결코 한가지 매너 포스에만 전념하라는 뜻은 아닐 것이다. 우선은 공격형 매너 포스에 심혈을 기울이도록 하자. 그리고 난 후에 예지력,치료, 싸이코메트리 등을 연습하도록 하자."
-
"네엣!!"
아크바레이가 다부진 목소리로 대답을 하자 얀은 미소를 머금고 공격형 매너 포스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난 예지력 분야에 대한 전문가이기 때문에 전문적인 설명을 할수 없어. 하지만 기본적인 것들은 알고 있지.. 우선 공격형 매너 포스란것은 어떠한 물체로 하여금 상대방에게 해를 입히는 공격을 일컫는 말이지. 엄청나게 강력한 그랜드 포스 오너가 아닌 이상 보통 사람을 의지대로 움직일수 있는 방법은 없어. 왜냐하면 그 사람에게도 의지라는것이 있으니까.. 간단히 말해서 매너 포스를 상대방 몸에 직접 사용하는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말이지. 하지만 그렇지 않고 의지가 없는 물체에 대해서는 매너 포스를 사용할수 있다. 보통 가장 별볼일 없는 공격이 일반 물체를 상대방에게 돌진시켜서 부상을 입히는 경우지.
이럴 경우 상대방이 평범한 사람이라면 어느정도 다칠수는 있지만 치명적일수는 없어.. 만약 상대가 포스 오너라면 날아오는 물체를 자신의 매너 포스로 멈출수도 있지.."
얀이 천천히 손을 움직이자 거실에 있던 작은 접시가 부상했다.
그가 손을 비틀자 접시가 아크바레이를 향해 돌진했다. 순간적인 상황에 당황할만도 했지만 아크바레이는 침착하게 포스를 접시에다가 집중시켰다. 그러자 날아오던 접시는 허공에서 멈추어섰다. 얀이 손에 주었던 힘을 풀자 접시는 천천히 땅에 내려왔다.
"그래. 그렇게 말이지"
- "휴우. 깜짝 놀랬어요"
"후훗 그냥 이해를 돕기 위해서 그랬던 거야 아 그런 공격보다 조금더 세련된 공격이 여러 가지 물체들로 소용돌이를 만들어내는 것이지. 공기를 이용한 소용돌이라던가 모래를 이용한 소용돌이 혹은 물 소용돌이같은 것이 그런것들이지. 이런것들은 그 파괴력이 원심력과 합쳐져서 보통 사람들에겐 치명적일수도 있는 공격이지. 보통 일반 포스 오너들이 즐겨 사용하는 기술이야."
-
"네에.."
"하지만 그런 공격에도 취약성은 있어. 비슷한 실력자의 포스 오너라면 쉽게 파해할수 있다는 거지. 방어막을 형성하거나 아니면 반대방향의 원심력을 가해서 말야. 그 외에도 여러 가지 공격형태가 있지만 그리 강력한 것은 못돼. 그럼 그랜드 포스 오너들이 사용하는 공격형태를 알아볼까?"
-
"좋아요!!"
아크바레이는 그랜드 포스 오너라는 존재를 아크타리안 말고는 알지 못했다. 아크타리안은 예지력 분야의 명인이었기 때문에 공격형 매너 포스는 어떤 것이 있는지 구경조차 못했던 것이다. 그래서인지 더욱 관심을 갖는 듯 했다.
"주위의 모든 물체가 그들에겐 살인 병기지.. 그들에겐 물체를 분해하는 능력이 있어 이건 보통 매너 포스 가지고는 어림도 없는 말이지 물체를 분해한다는 것은 작은 입자,즉 분자 상태로 만들어버린다는 것이지. 아무리 그랜드 포스 오너라해도 원자나,소립자까지 분해할 수는 없다. 아직 그런 보고는 들어본적이 없거든.
어쨌든 분자상태로 만드는 일도 정말 대단한거야. 분자들간의 인력을 제거한다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니거든. 그러한 입자 공격은 웬만한 방어진 가지고는 막아낼수 없어. 방어진이 만들어내는 구조가 분자구조보다 훨씬 큰 구멍을 만들어내거든.. 쓸모 없다는 말이지 그렇다고 해서 다른 종류의 매너 포스로 그것들을 막는다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야. 보통 소용돌이 공격의 몇배의 매너 포스가 담긴 공격인데 그게 어디 쉽겠어?"
-
"와 그렇다면 그게 가장 강한 공격인가요?"
"흠 글세.. 아마.. 아닐거야."
-
"네??? 그랜드 포스 오너의 공격이라셨잖아요?"
"맞아. 하지만 그랜드 포스 오너보다 더 강한 사람도 있거든.."
-
"설마 그게 누구죠?"
얀은 J 라는 말이 입에서 멤도는 것을 억지로 참았다. 하지만 대답은 해줘야했기에 이렇게 말했다.
"아주 정순한 기(氣)를 가지고 공격하는거야.. 내가 겪은 것은 태양의 기였지.. 그것은 물체를 가지고 공격한다는 기본적인 상식을 뒤엎는 공격이었어.. 자신의 몸속에 내재되어있는 매너 포스로 하여금 실질적인 형태를 띄게 하여 공격하는 것이었지. 매너 포스 그 자체였기에.. 물체에 실어보내는 매너 포스보다 훨씬 더 강력했지.."
-
"그 그런 사람과 싸워보셨나요?"
"후훗. 그것까지는 알 필요 없단다. 나중에 시간이 되면 차차 알려줄게.. 하지만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돼 그런 사람은 세상에 존재하기 힘드니까"
얀은 아직 J 가 어딘가에 살아있을거란 생각이 들어 힘들다는 표현을 썼다. 그런 능력을 가진 사람중에 또 다른 한명이 바로 자신이란 말을 하지 않은채.
순간적으로 얀은 자신의 바람의 매너 포스를 이용해 그와 대적했던 것이 떠올랐다. 마음 이카루스를 향한 그의 순수한 사랑..
그것이 그런 능력을 깨우쳤던 것이다.
"아크바레이. 강해지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야. 하지만 네가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주기 위해서는 강해져야만한다"
-
""
아크바레이는 얀이 순간적으로 감상적인 말을 하자 그의 눈빛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얀의 눈에서는 뭔가를 한없이 그리워하는듯한 서글픔이 어려있었다.
'선생님 뭔가. 아파하고 계시는군요'
아크바레이도 얀의 아내가 납치된 사실을 어렴풋이나마 알고는 있었지만 그것이 이유인줄은 알지 못했다.
"후훗.. 오늘은 이정도로 해주자.. 사실 나도 스승님께 배운 것은 얼마나 좋은 일에 매너 포스를 쓰느냐하는 것이었지 그것을 직접 사용하는 기술적인 것이 아니었거든."
-
"네. 알겠어요.. 어쨌든 오늘 많은 것을 알게되었어요."
아크바레이가 환하게 웃었다. 어느 틈엔가 깨어난 라이오네가 부시시한 눈을 비비며 둘에게 다가왔다.
"치이 저만 빼놓고 두분이 뭐가 그렇게 재밌으세요?"
라이오네의 삐진 말투에 또다시 거실안은 웃음 바다가 되어버렸다.
티탄시 정신과학 연구소 정문 앞 대로.
수많은 사람들이 플랭카드를 들고 고함을 지르며 농성을 하고 있었다. 언뜻 보아도 그들은 종족차별주의자들이 틀림없었다. 그들이 주장하는 것은 이번 헤켈 대전으로 인한 참상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라는 것이다.
그도 그럴것이 예고 없이 들이닥친 헤켈들이 오로지 정신과학 연구소만을 부순채 제지당했기때문이었다. 이것은 곧 헤켈들이 노리는 것이 연구소 안에 있다는 뜻도 되었다. 한마디로 말해 도대체 어째서 헤켈들이 공격할 만한 구실을 만드는 것이며 그것이 도대체 무엇인지를 밝혀내라는 것이다.
이미 시위는 3시간 넘게 계속 되고 있었다. 경비대장직을 맡고 있던 펀캐드는 난감했다. 이번 주말은 아무일 없이 집에서 편히 쉬고 싶다는 얀 소장의 말이 그의 귓가에 멤돌았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그냥 내버려둘수도 없는 일이었다.
아직 시위는 과격한 양상을 띄고 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언제 무력시위로 변할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종족차별주의자들은 대부분 다혈질의 인간들이 많았기때문이었다.
참다 못한 펀캐드가 얀에게 연락을 했다.
"소장님! 펀캐드입니다!"
-
"어. 자네가 왠일인가 아직 이른 시간에?"
"모처럼의 일요일을 방해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만. 이쪽 사정이 워낙 안좋아서."
-
"무슨 일인지 뜸들이지 말고 말하게!"
"종족차별주의자들이 헤켈대전의 원인규명을 하라고 시위를 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낌새가 심상치 않습니다. 이미 CPD 에다가 연락을 해놓긴했지만 무력시위가 벌어진다면 사태가 심각해질것같아 연락드린겁니다."
-
"휴우.. 그래 알았네 어쩔수 없지 내 곧 가지.."
얀은 MTM 으로 펀캐드에게 몇가지를 지시한 후 연락을 끊었다.
그리고는 아크바레이에게 말했다.
"아크바레이.. 티탄시에 무슨 일이 생겼다는구나. 그만 가봐야할것같다."
-
"이번주는 쉴수 있다고 하셨잖아요."
"그렇게 되었단다."
라이오네가 아쉬워 붙잡으려 했지만 사정이 있다는 것을 잘 알았기에 더 이상의 말은 언급하지 않았다. 아크바레이 역시 모처럼의 기회를 잃은것같아 안타까웠다.
얀이 다급히 호크를 타고 티탄시로 떠나자 아크바레이와 라이오네 만이 집에 남았다.
"아크 오빠.. 오늘도 우리 둘이 있어야하네. 쯧쯧.. 안됐어 정말."
-
"응? 뭐가?"
"얀 선생님께 많은 것을 배우고 싶어했잖아. 어제도 들떠서 잠도 제대로 못잤으면서.."
-
"내가 언제???"
아크바레이는 아닌것처럼 말했지만 라이오네의 말은 사실이었다.
라이오네는 아크바레이를 놀리는 것이 재밌는지 계속 말을 이어나갔다.
"치잇. 얼굴은 새빨게져가지고 이젠 화내려구하네? 나같은 어린애한테???"
-
"니가 무슨 어린애냐??? 아이구. 답답해."
"헤헷 바보 오빠는 당황할때가 너무 귀여워 후훗.."
-
"귀 귀여워???? 으악."
아크바레이는 왕자병 걸린환자는 아니었지만 나름대로 자신을 높게 평가하고 있었다. 그런데 라이오네가 귀엽다고 하니 더 이상 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
"내 내가 졌다. 에구 혼자 수련해야겠다. 칫"
- "어??? 오빠? 삐졌구나? 미안해. 오빠가 그러면. 내가.. 내가 슬퍼지잖아"
라이오네가 순간적으로 눈물을 글썽이며 울먹거리자 아크바레이는 한 번 더 당황하며 손을 내저었다.
"아냐 아냐 미안해 미안 오빠가 잘못했어."
- "꺄르르르. 오빤 너무 귀여워 하하하핫"
금방이라도 울어버릴듯한 라이오네의 표정은 순간적으로 사악한 표정으로 바뀌더니 아크바레이를 비웃었다. 그런 라이오네의 모습은 아크바레이에겐 악마와도 같은 모습이었다. 순간 홈런 맞은 투수처럼 멍해져있는 아크바레이에게 라이오네가 사과했다.
"오빠??? 오빠?? 미안해. 장난이었어.. 오빠 너무 순진하다 후훗.
미안해 대신 내가 맛있는거 만들어줄게???"
-
"어???? 어. 그 그래.."
어안이 벙벙해진 아크바레이였지만 더 이상의 말은 할수 없었다.
또 당할까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