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33회 - http://hoyanet.new21.net/zero/view.php?id=gigaselender&no=33
[주석] -3- 수아(지키지 못한 약속) (6-1) -수아(지키지 못한 약속.)-발카로스시 중앙병원.. 거대한 규모만큼이나 엄청난 수의 사람들이 몰리는 병원이었다. 세 개의 건물이 삼각형 모양으로 이어져 있어 병원치고는 꽤 디자인에 신경쓴 곳이었다.
뛰어난 시설만큼이나 실력도 좋은 병원이었다. 다만 몇 년전에 인간을 대상으로 이상한 실험을 한적이 있다는 소문이 나돈적이 있었는데 그 소문은 근거없는 소문으로 일축되었다.
청년이 입원한지 하루가 지났다. 마도란은 청년을 놔두고 결승전을 치르기 위해 회관으로 간 상태였다. 청년도 중요했지만 시합도 소중했다.
청년을 앞에두고 한명의 의사와 한명의 사내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어떤가. 이 자가 적당하다고 생각하지 않은가?"
사내의 질문에 의사는 안절부절하며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보아하니 엄청난 쇼크상태로 다신 재기하지 못할겁니다.
목숨이 붙어있는것도 신기할노릇이죠. 이런 녀석에게 다시 검을 쓸수 있는 기회를 준다면 당연히 넘어오겠죠. 게다가 처참히 죽은 동생의 복수도 해야할테니.. 후후훗 그리고 가장 중요한. 우리가 원하는 DNA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안정적인 결합을 할수 있는 아주 적당한 녀석입니다."
의사의 말을 들은 사내는 만족스러운 듯 청년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의사를 보며 말했다.
"이 일은 은밀히 처리해야하네.. 자네도 우리 T.T(Think Tank)의 일원이아닌가.이번 3차 인공DNA삽입플랜(Artificial DNA Insertion Plan -ADIP) 은 아무도 알아서는 안되는 일일세..
각별히 주의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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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겠습니다. 지오님.."
사내의 이름은 지오였다. T.T의 수뇌였던 지오는 야릇한 웃음을 흘리고 있었다. 이제 지시할 것은 다 지시해놓은 상태였기에 마지막 말을 끝으로 병실을 나왔다.
"저 녀석을 잘 구슬러보게 그리고 ADIP 는 눈치채지 못하게 알아서 하도록 하고. 후후훗.."
지오의 말을 들은 의사는 역시 이상한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지오가 나가자 의사는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의사와 그 외의 몇몇 사람들이 카인을 수술실로 옮겼다. 그리고는 카인의 왼쪽 팔에다가 이상한 약을 주입하기 시작했다.
수술은 15분도 채 되지 않아 끝났다. 카인에겐 주사바늘자국외에는 별다른 외상이 없었다. 평소 모습 그대로였다.
그런 카인을 본 의사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후후훗.. 언젠가 T.T 가 세상을 놀래킬 날이 오겠군'
지오는 병원을 나와서는 어디론가 다급히 이동했다. 지오의 호버크레프트가 한 외진 곳에 내려서자 검은색 폴리아트겐재질의 옷을 걸친 거구의 사내들이 그를 맞이했다.
"정말 그 비디오 카메라에 찍힌 녀석이 그 녀석이란 말인가????"
지오는 질문을 하며 거의 뛰다시피 걷고 있었다. 지오의 질문을 받은 한 사내는 마치 연구소에서 일을 하는 박사같은 옷차림이었다.
"분명 분명히 녀석입니다. 우리가 그토록 찾던.. ADIP 제 1호.."
박사의 말을들은 지오는 잃어버렸던 반지를 찾은것처럼 기뻐하며 웃어댔다. 박사와 함께 은밀한 방으로 들어간 지오는 빨리 비디오를 작동시키라고 재촉했다.
지오의 명령을 들은 박사는 재빨리 입수한 비디오테입을 재생시켰다. 거대한 HDTV에서는 위그넌이 수아를 강간하는 장면이 나오고 있었다. 지오가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젠장 누가 저따위거 보자고 했나? 지금 장난하는겐가?"
지오의 날벼락을 들은 박사는 빨리감기로 테입을 돌렸다.
그러자 잠시후 두명의 사내가 화면에 들어왔다. 버인즈와 카자마였다. 카자마는 어둠속에 가리워져 잘 안보였다. 그러나 잠시후에 카인이 등장하자 몇마디 주고받고는 밝은곳으로 나오는 것이 보였다.
"오오오 저것이 ADIP 1호란 말인가.. 정말 엄청나게 많이 성장했군. 정말 놀라운 일이야. 후후훗."
카자마와 카인의 결투장면을 지켜보는 지오에게 박사가 입을 열었다.
"1호는 정말 엄청난 검술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물론 후천적으로 개발된 능력이기는 하지만 분명 ADIP 로 인한 헤켈 변이가 결정적인 도움을 주었을것이 확실합니다."
박사의 말을 들은 지오는 심각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손가락으로 머릴 짚으며 물었다.
"자네 생각으론 1호를 다시 우리품으로 데려올수 있을것같나?"
지오의 말에 박사는 약간 머뭇거리는 듯 했다. 사실 1호는 그 박사가 만들어낸 통제장치와 보안장치들을 뚫고 탈출하지 않았는가 그런 1호를 복종하게 만들방법은 쉽게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못한다고 말할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한번 해보겠습니다."
박사의 못미더운 대답에 화를 낼법도 했지만 지오는 의외로 너그럽게 말했다.
"후훗.. 그래.. 그건 자네에게 맡기지 어쨌든 오늘은 의외의 수확이 많구만. 하하핫. 아차!! 그리고 타렌에게 다른 피실험체도 확보하라고 전하게.. 후후훗."
지오의 말을 들은 박사는 서둘러 방밖으로 나왔다. 지오는 비디오를 다시 한 번 돌려보며 생각했다.
'후훗 갈수록 일이 재밌어지는군. 일단. 쉐도우 프로젝트는 팔케넌에게 맡겨야겠군 그 늙은이가 잘해낼지는 모르겠지만.
휴우.. 신경써야할게 한두가지가 아니군 어쨌든. 이곳저곳에서 희소식만 들려오는군. V.C(Virtual Creature) 프로젝트도 잘되어가는것같고. 후훗. 위대하신 분이 원하는것보단 약간 급진적이긴 하지만 어쨌든 그 날이 점점 가까워지는군.... 후훗 하하핫'
지오는 아무도 없는 방안에서 큰소리로 웃어제꼈다. 자신의 야망을 실현할 날이 머지 않았음을 기뻐하는 웃음이었다.
카인이 눈을 떴다. 주위를 둘러본 카인은 자신이 병원에 있음을 직감했다.
카인은 왼팔이 저려오고 머리가 깨질 듯이 아픈 것을 느꼈다. 다른 곳의 상처들은 치료를 해서였는지는 몰라도 별로 아픈 것을 못느꼈다.
순간적으로 수아 생각이 난 카인은 주위를 살펴보았다. 카인의 눈동자가 좌에서 우로 지나갔건만 비치는 것들은 의료장비뿐. 자신 혼자만 있는 병실이었다.
의식하지도 않았는데 벌써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그래 수아는. 내가 지켜주지 못해서. 죽고 말았지'
겉잡을수 없이 흐르는 눈물은 카인의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이미 자신의 몸또한 망가질대로 망가져 더 이상 검을 잡을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동생을 잃은 슬픔은 도저히 잠재울수 없는 것이었다. 그런 카인의 얼굴에 의미심장한 미소가 드리워졌다.
'널 볼 면목이 없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너의 곁에서 널 지켜주고싶어. 저 세상에서라도.. 조금 늦었지만 널 따라갈게.
수아.'
카인은 자신의 몸에 연결되어있던 생명유지장치를 제거했다.
부자연스러운 몸이었지만 자신의 생명을 끊을정도의 힘은 있었다. 생명유지장치가 작동을 멈추자 숨이 가빠옴을 느꼈다.
큰 부상이었기에 생명유지장치는 그야말로 목숨줄이나 다름없었다. 카인의 의식이 서서히 멀어지기 시작했다. 그때였다.
생명유지장치의 작동이 멈춘 것을 눈치챈 병원에서 의사들을 보내왔던 것이었다. 의사들은 멈춘 생명유지장치를 다시 연결하고 카인의 상태를 살폈다. 아직 숨이 붙어있었다. 빠른 조치때문이었을까.
사실 지오의 지시에 의해 카인을 감시하던 의사가 미리 손을 써두었기 때문에 쉽게 막아낼수 있었던 것이었다. 그 의사는 카인이란 녀석이 최후의 선택으로 자살을 선택하리란 것을 예측하고 있었다.
겨우 다시 살아난 카인앞에 낯익은 얼굴이 찾아왔다. 쾌남아의 인상을 풍기는 중년의 사내였다. 강인함이 풍겨오는 거친손에는 무언가가 들려있었다. 카인은 겨우 겨우 정신을 차려 그를 바라보았다.
"좀. 어떤가 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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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도란씨.. 역시 당신이 절 구한것이군요."
그 중년의 사내는 마도란이었다. 카인은 '뭐하러 절 구하셨나요.'
라는 질문을 하려다가 말았다. 생명의 은인에게 해야할 말이 아닌것 같았다. 마도란은 초라한 몰골의 카인을 보며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몰랐다.
"어 그래.. 이거. 자네거야.."
마도란은 손에 쥐고 있던 물건을 카인에게 건네었다. 카인은 그것이 검술경연대회 우승 트로피라는 것을 단번에 알수 있었다.
카인이 힘없는 손으로 내저으며 거절하려하자 마도란이 선수를 치며 말했다.
"아무말 하지 말고 받아두게. 아무말 하지 말고. 그냥. 나와 자네의 우정의 표시라고 생각하게.."
마도란이 웃으면서 트로피를 카인의 침상 옆에 있는 탁자위에 올려놓았다. 카인은 왠지 모를 슬픔과 기쁨이 교차하는 감정을 느꼈다. 눈에는 눈물이 고이고 있었다.
"고마워요. 마도란씨 한가지 묻고 싶은 것이 있어요 제 동생 수아는.. 정말 죽은것인가요."
카인의 질문을 받은 마도란은 자신이 가장 걱정하던 질문을 받아서 그런지 당황하는 기색이었다. 하지만 사실은 사실이었다.
"그래. 수아는. 구할수 없었네 너무 늦은 상태였어. 자네만 살아난것도 기적이야."
카인은 사형선고를 받은 죄수가 마지막 항소에서 패한것처럼 침울해졌다. 자신도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이었지만 그걸 확인받는것이 이토록 힘들줄은 몰랐다. 카인은 더 이상 살 필요가 없다고 느껴졌다.
"마도란씨.. 한가지만 부탁해도 될까요.."
카인의 표정은 뭔가 결심한듯했다. 마도란은 그것이 자신이 걱정하는 최악의 경우가 아니길 바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전 살아있다는게 너무 고통스러워요. 동생을 지키지 못한 것이. 너무 죄스러워요. 제 고통을 덜어주시겠어요.."
마도란은 걱정하던 말이 나오자 얕은 신음을 하며 무슨말할까 고민했다. 그리고는 이내 화난 표정으로 말했다.
"정말 그렇게 생각하나. 자네가 죽어야지만 수아가 행복할것이라고?"
마도란의 말을들은 카인은 잠시 생각하는 듯 했다.
"수아는 자네가 죽길 바라지 않을거야 자네가 수아를 구하지 못한 것은 자네책임이 아니야. 그 나쁜놈들때문이라구 그걸 너무 자책하지 말게 자네가 이러는거 수아가 좋아할것이라 생각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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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하지만 제가 대회에 출전하지만 않았더라도.. 그런일은.."
마도란은 주먹으로 탁자를 내리치며 말했다.
"그 무슨 멍청한 소리란 말인가!!! 이미 지나간 과거 되돌릴수 없는걸세!! 살아남은 자네만이라도 수아를 위해서 더 열심히 살아야하는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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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그렇지만.."
"수아를 생각해봐!! 자네가 그렇게 처참하게 당할 때 수아가 겪었을 고통을.
자네를 걱정하며. 자네를 살려달라고 기도했을 수아를. 그런 수아앞에서 자살하고 싶다는 말이 나오는가!!!"
마도란의 말을 들은 카인은 고개를 떨구었다. 슬픔이 복받쳐 올라 눈물을 주체할수 없었다.
카인은 마도란의 말이 맞다는 것을 잘 알았다. 하지만.. 도피처를 생각해오던 카인은 '자책'이라는 결론을 내렸던 것이었다. 자신을 책망하며 자살하는 길만이 수아에 대한 죄를 갚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젠. 그렇지 않았다. 적어도 수아를 위해서는 죽을수 없다고 생각했다.
몸을 혹사시키는 한이 있더라도 다시 검을 잡아 수아의 복수를 할 생각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죽을수 없었다. 아니 악마에게 영혼이라도 팔수 있다면 그렇게 해서라도 카자마란 녀석을 죽여 없애리라 생각했다.
"그래요 아직 죽을수 없죠 수아를 위해서라도.."
카인의 눈빛에서 살기와 함께 살려는 의지가 뿜어져나왔다.
마도란은 의아했지만 카인이 생각을 고쳐먹은것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일세.. 정말. 수아도 기뻐할걸세"
마도란의 말을 들은 카인은 엷은 미소를 지었다. 삶의 목표를 찾은듯한 미소였다. 복수의 순간을 위해
마도란이 돌아간 뒤 한시간후에 한 의사가 카인의 방에 들어왔다.
카인은 자신을 쭉 진료해왔다는 의사에 대해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그 의사는 환자를 꽤 많이 배려하는 듯한 인상을 풍길정도로 카인에게 관심을 가진 듯 보였다.
"카인씨 당신의 상태는 매우 안정적입니다. 앞으로 몇주 이내에 빠르면 열흘 이내에 완쾌될수 있을것입니다."
의사가 미소를 띄며 말을 했지만 카인은 쉽게 웃을 기분은 아니었다. 자신을 성심성의껏 치료해준 의사에 대한 예의의 행동으로 가볍게 웃었을뿐 진정으로 기쁜 것은 아니었다.
그런 카인의 마음을 읽기라도 하듯 의사가 말을 꺼냈다.
"근데.. 아마 앞으로 검을 쓰기는 힘들겁니다. 중요한 근육들이 손상을 입어 복구되더라도 지금의 실력을 발휘하기는 어렵습니다. "
의사는 카인이 검술경연대회 3위 입상자라는 사실을 아는것처럼 말했다. 사실 카인도 마도란에게 말을 들었기에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이미 몸의 많은 경맥들이 상을 입어 돌이킬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카인은 쓴 웃음만 지을뿐이었다. 자신이 죽고자 마도란에게 부탁했을 때. 그는 복수심 하나만으로 목숨을 부지하기로 결정했었다. 그런데 과연 이 몸으로 복수를 할수 있을지 의문스러웠다.
아니,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멀쩡한 몸으로도 이기지 못한 상대를 무인에게는 불구와도 다름없는 이 몸으로 어찌 이길수 있겠는가 카인은 이러한 자신이 너무 비참해졌다.
"후우 정말. 이게 끝인가"
카인의 한탄섞인 독백을 들은 의사는 뭔가 기다린 것이 온것처럼 강렬한 눈빛을 내뿜었다. 고개를 숙이며 한숨을 내쉬던 카인이 그것을 눈치챌리 없었다. 의사는 기회가 온 것을 놓지지 않기 위해 바로 말을 건네었다.
"정말 당신같은 뛰어난 사람이 검을 다신 쥘수 없다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뭐. 아주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의사가 야릇한 말을 꺼내며 말꼬리를 흐리자 카인은 미끼에 걸린 물고기마냥 움찔하며 되물었다.
"네? 방법이 있다는 뜻입니까?"
미끼를 문 카인을 애처롭듯이 바라보는 의사의 눈빛은 카인에겐 희망의 눈빛이었다.
"네 하지만 그 것이 너무 위험해서"
방법이 있다는 뜻이었다. 다만 위험할뿐 이미 목숨까지 버리려했던 카인에게 위험따윈 안중에도 없었다. 다시 검을 잡을수만 있다면 .
그래서 수아의 복수만 할수 있다면. 몸이 가루가 되어도 상관없었다.
"도대체 어떤 방법입니까? 위험한 것은 상관없습니다. 가르쳐주세요!!"
카인의 간절한 말을 들은 의사는 속으로 쾌재를 부르고 있었다.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던 것이었다. 하지만 겉으론 내색하지 않고 심각한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
"제가 잘 아는 연구기관이 하나 있습니다. 그곳에서 가오사이보그 프로젝트의 뒤를 이을 연구를 하나 준비하고 있다는 소릴 들었습니다."
의사의 말을 듣고 있던 카인의 목젖이 위 아래로 흔들렸다. 의사는 그런 카인의 모습을 보며 말을 계속 이어나갔다.
"어떤 종류의 것인지는 확실히 모르겠지만 분명 검을 가지고 싸우는 사람을 키우는 것이라고 들었습니다. 보통 사람과는 다른 어떠한 특수한 능력을 지닌 사람을."
- "특수한 능력을 가진"
카인은 그 특수한 능력이 자신의 한계를 극복해줄수 있을지 의문이 생겼다. 하지만 그렇지 못하더라도 시도는 해봐야하지 않겠는가..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위험한 실험이라 들었습니다. DNA 개발과도 관련이 있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목숨도 위험할수 있다고."
-
"그런건 상관없습니다. 그 연구기관에 절 소개시켜주시면 안되겠습니까? 어떠한 요구조건도 바라지 않겠습니다. 그냥 절 믿고 실험대상으로 써주십시오!!"
카인은 의사를 구세주인것마냥 바라보며 애걸했다. 비참해보이기는 했지만 그의 눈빛은 전혀 그렇지 않아보였다. 마치 다시 살아난 듯 희망에 가득차있지만 뭔가 강력한 살기를 가진 그런 눈빛이었다.
의사는 자신의 말이 먹혀든 것을 속으로 기뻐하며 말했다.
"흠 잘 될지는 모르지만 그 연구기관에 아는 사람이 있으니 말은 해보겠습니다. 하지만 너무 기대는 안하시는게 좋을겁니다."
일부러 카인에게 절실함을 안겨주기 위해 의사는 기대하지 말란 말을 했다. 의사의 예상대로 카인은 다시 한 번 정중히 부탁했다.
"꼭 그렇게 해주십시오 어떠한 대가도 바라지 않는다는것을 꼭 전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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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정말."
카인의 말을 끝으로 의사는 야릇한 미소를 남긴채 밖으로 나갔다. 카인은 자신의 선택이 올바른것인지 생각해보았다.
'비록.. 내 선택이 잘못되었다 하더라도 후회하지 않을자신은 있다.. 그 실험에서 내가 어떻게 된다 하더라도 나 자신을 원망하지 않을 것이었다 난 반드시 이겨낼 것이었다 어떠한 시련도..'
이미 수아에 대한 지나친 사랑으로 복수심은 거의 광기에 가까운 상태로 변해버렸다. 자신을 잘 내보이지 않는 카인이었지만 의사를 붙잡고 사정사정했다. 그러한 의사에게 어떠한 의도가 숨겨져있었는지는 알고싶지도 않았고 알수도 없었다.
어찌보면 의사의 입장에서도 카인의 입장에서도 서로 원하는 것을 얻었으니 그리 나쁠것도 없었다. 속은 것은 카인이었지만 속았다는 것을 알았어도 기분나쁠 것은 없었을 것이었다.
카인에겐 희망의 메시지였으므로......
지오의 연락을 받은 한 사내는 급히 플라잉머신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장발의 푸른색 머릴 한 그는 날렵하게 생긴 몸매에 약간 이지적인 얼굴을 가진 사내였다.
발카로스시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글랜시아시의 한복판.. 그 푸른색 머리의 사내는 재빠르게 플라잉 머신에 탑승하여 어디론가 달려가기 시작했다.
'일단. 이번 프로젝트에서 필요한 세명의 피실험자를 모두 구한셈이군.
후후훗. 검을 쓰던 지금은 폐인이 되버린 친구와 자아를 상실한 포스 오너. 그리고 기형인간. 후훗 어째서 그런 부류의 인간들로 실험을 하려는지 이해할 수가 없군 정상인들을 실험에 사용해야만 득이 되는 것이 아닌가. T.T(Think Tank) 에서 하는 일들은 모두지 짐작할 수가 없다니까. 어쨌든 나야 지오님의 명령만 따르면 그만이지만.'
사내의 플라잉 머신이 한 견고하게 생긴 거대한 건물앞에 멈추어섰다.
보안이 철저하게 되어있는 듯 정문에서부터 여러 가지를 요구해왔다.
사내는 그런 절차가 귀찮다는 듯이 요구에 응했다. 확인절차가 끝나자 문이열렸다.
"타렌님! 어서오십시오!"
기계적인 인사말이 들려왔다. 타렌이란 사내는 재빠르게 플라잉 머신을 이동시켜 한 연구소 앞에 멈추었다. 그리고는 연구소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그곳에는 붉은색 머리칼을 쓸어넘기는 사내가 한명 있었다. 바싹 마른체구라 그런지 깡다구있게 보이는 그의 이미지는 변함없어 보였다. 장발의 타렌이 그를 보며 인사했다.
"지오님!! 급히 오라는 연락을 받고 달려왔습니다. 무슨 일이라도 생긴것입니까?"
마른 체구의 사내는 지오였다. 지오는 모든 일을 철두철미하게 처리하는 타렌이란 사내를 꽤 믿고 있었다. 실수가 없을뿐더러 지시한 일은 뒷끝없게 말끔히 처리하곤 했었다. 그리고 명령이라면 어떠한 군말도 하지 않고 따르는 충성심이 마음에 들었다. 그런 타렌을 향해 지오가 입을 열었다.
"이 글랜시아 시의 생체공학연구소에선 어떠한 프로젝트가 진행중인지 잘 알고 있겠지?"
지오의 질문은 타렌이 대답하기 쉬운 것이었다. 갑자기 그런 질문을 하는 의도가 궁금해진 타렌은 대답에 질문을 덧붙였다.
"여기선 V.C(Virtual Creature) 프로젝트가 진행중이지 않습니까?
그 실험은 의외로 잘 되어가는 것으로 아는데요?"
- "흠 우리도 그렇게 생각해왔지. 하지만 ADIP 1호처럼.. 통제 프로그램에 문제가 있음이 밝혀지고 있네"
지오의 말을 들은 타렌은 입속이 타들어감을 느꼈다. 통제프로그램의 문제라면 언제든 피 실험체가 자의에 의해 탈출할수있다는 뜻도 되었다. 그렇게 된다면. 상상만해도 아찔했다.
탈출한 피 실험체가 무슨 짓을 저지를 지도 모르고 세상에 그 사실이 알려진다면 연구기관들에 대한 불신으로 감사가 착수될수도 있는 것이었다. 1호의 뒷처리도 얼마나 힘들었던가 타렌은 그때의 끔찍한 기억을 떨쳐버리려 머릴 흔들었다.
"설마 이번 피실험체 역시 통제가 안되고 있다는 뜻입니까?"
타렌은 역시 눈치빠른 사내였다. 지오는 그렇게 생각했다.
"아직 통제 못할수준은 아니야 녀석의 기억을 깡그리 소각시켜 버렸거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계획이지만. 언제까지 먹혀들지는 미지수야 또한. 가상 생명체(V.C) 개발에도 여러 가지 난관에 봉착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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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그건 이미 예상했던 것 아닙니까?"
"그래. 문제는. 피실험자가 자의로 인식할수 없다는 것이 문제지 꼭 어떠한 계기가 있어야만 하는것같아. 앞으로 몇 년이 걸릴지는 모르지만 꽤 오랜 시간이 걸릴것같단 말이지.."
지오의 마지막 말에 타렌은 자신의 임무가 무엇인지 금새 짐작할수 있었다.
"흠 그 시간동안 녀석을 감시하란것이군요 통제 프로그램이 약화되어 녀석이 탈출할수도 있으니까"
지오는 타렌의 대답을 듣더니 큰소리로 웃었다.
"하하핫 그래 역시 믿음직하군 내 심중을 꿰뚫다니.. 맞아 ADIP 1호의 일을 또 한 번 겪고 싶지 않아. 그래서 자네에게 일을 맡기는 걸세. 자네만큼 강한 자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기 때문이지 후후훗.."
지오의 말을 들은 타렌은 약간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지오의 계획들은 대부분 자신보다 강력한 살인병기를 만들기 위한 것들이 아니던가. 어쩌면 그런 살인병기들을 막을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자신일런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알겠습니다.. 쉐도우 DNA 프로젝트의 피실험자를 인수인계하는것을 끝으로 그 프로젝트에서는 손을 떼겠습니다. 그리고 V.C 프로젝트에 가담하도록 하겠습니다. 절대 1호와 같은 불상사는 없을겁니다."
타렌의 믿음직스러운 모습에 지오는 손수 타렌의 등을 토닥여주었다. 지오의 이런 행동은 평소엔 볼수 없는 것이었다. 속을 알수 없는 사람이었지만 타렌에게만큼은 종종 속을 내비치는 행동을 했던 것이었다.
"좋아. 카인이란 친구를 팔캐넌에게 소개시켜주도록 하게. 그 후엔 이곳에서 머무르도록 하게.. 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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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알겠습니다!!"
타렌의 대답은 힘있고 자신감이 넘쳤다. 지오는 굉장한 녀석을 측근으로 둔것에 대해 묘한 기쁜 감정이 생겼다. 하지만 이내 심각한 표정으로 바뀐 지오는 홀로 생각했다.
'타렌이 실패할일은 없을 것이었다. 후훗.. 우선 V.C 프로젝트는 더 이상 관여하지 않아도 잘 진행되겠군 문제는 쉐도우 프로젝트인데. 팔캐넌이 혼자 잘해낼지 얀이란 친구의 능력도 굉장한것같던데 후훗.. 잘 되겠지. 어쨌든.. 1호를 빨리 찾아내야할텐데.'
지오는 여러 가지 생각이 머릴 휘감는 것을 느끼며 필터를 꺼내었다. 지오는 필터를 한모금 빨아들이고서는 야릇한 미소를 흘렸다. 모든 일이 잘 진행된다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