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31회 - http://hoyanet.new21.net/zero/view.php?id=gigaselender&no=31
[주석] -3- 천검술(天劍術) 신검합일과 검혼일체......(4) -천검술(天劍術) 신검합
일과 검혼일체-
마도란의 시합이 시작되려하고 있었다. 청년과 소녀는 다행히 시간에 늦지 않게 도착했다. 그들이 들어서자 관중들중 일부가 그 청년을 알아봤다. 그만큼 청년의 활약은 관중들의 뇌리 깊숙한 곳에 박혀있었던 것이었다.
청년은 관중석에서 관람하려다가 생각을 바꾸어 경기장 아래로 내려가기로 했다. 참가선수였기 때문에 일반인들과는 달리 경기장 아래에 있는 선수를 위해 마련된 객석에 앉을수 있었다. 마도란도 관중들의 웅성거림에 청년이 온 것을 알았다.
청년이 마도란을 향해 손을 흔들자 마도란이 미소지었다. 그의 미소는 자신감이 배어있는 미소였다.
심판의 호각과 함께 시합이 개시되었다. 마도란의 생체인식검이 상대편을 향해 뻗어나갔다.
청년은 상대방의 실력도 만만치 않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 예상은 빗나가고 말았다. 마도란의 일초가 상대의 가슴을 찌르는데 성공했다.
운이 좋았던것인지 아니면 실력으로 간신히 피한것인지는 알수 없었으나 큰 타격점수를 내주고 패배는 당하지 않았다.
마도란의 일격에 당황한 상대방은 더욱 소극적인 공격을 펼쳤다.
마도란이 그런 상대를 봐줄리 없었다. 움츠려드는 적을 향해 연속적인 초식을 구사한 마도란은 상대의 허리를 베어내는데 성공했다. 상대방은 게임내내 끌려다니다가 너무 쉽게 패해버렸다.
관중들은 마도란의 승리가 당연하다는 듯이 함성을 질러댔고 마도란도 그런 관중들에 익숙한 탓인지 손을 흔들어 답례했다. 마도란과 청년 둘다 8강에 오른 것이었다. 마도란의 말대로 8강에서 승리한다면 준결승에서 마도란과 붙게 될것이었다.
마도란이 내려오면서 고맙다는 인사를 건넸다.
"와 이거.. 영광인걸.나를 응원해주러 여기까지 와주고.
고마워요.. 예쁜 아가씨"
마도란은 말투가 약간 비아냥거리는 투긴 했지만 그건 진심이었다.
그리고 수아를 향해 예쁘다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정말 대단하세요. 상대방을 꼼짝 못하게 만들다니.. 8강에서 만날 상대도 쉽게 이기실것같은데요?"
-
"후후훗.. 아니. 방심은 금물이지 아 자네 혹시 오늘 시간 있나?"
"네? 그건 왜요?"
-
"흠.. 글세 왠지 자네하고 뭔가 통할것같아서. 말할 상대가 필요해서 그래."
"저야 영광이죠.. 검성 마도란씨하고 같이 있다는 것 자체로 기분 좋은 일인걸요"
청년이 기쁘게 받아들이는것같자 마도란도 웃으며 좋아했다.
마도란은 낮에 청년과 헤어질 때 뭔가 미심쩍은 면이 없지 않았었다. 청년의 생긴 모습하며 청년이 쓰는 검법.. 언젠가 한 번 봤던 느낌을 지울수 없어서였다. 그래서 일부러 청년과의 시간을 만들려했던 것이었다.
그걸 알리 없는 청년은 순수하게 받아들였던 것이었다. 중앙회관에서 나온 마도란과 청년일행은 가까운 찻집으로 향했다.
청년과 소녀는 풍족한 생활을 해본적이 없기에 차를 마시는것은 사치로 생각해왔었다. 하지만 그들의 아버지가 차를 즐겨마시게 되면서 차를 좋아하는 애호가가 되었다.
마도란과 찻집에 들어가 앉은 일행은 마도란이 주문을 하자 같은 것을 주문했다. 윤갈립 차(Yungalip tea)였다. 이 차는 향이 은은하고 맛이 강하지 않은 것으로 녹차와 비슷한 맛을 가지고 있었다. 몸에 좋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된적도 있는 이 차는 꽤 값비싼 차에 속했다.
"자네를 처음 본 순간 이번 대회에서 내 상대는 자네뿐이라 생각했다네."
마도란이 내뱉은 첫마디였다. 청년은 마도란이 자신의 실력을 너무 과대평가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아니요 저보다 뛰어난 실력을 가진 사람들이 굉장히 많던걸요.
여기까지 올라온것으로도 만족하고 있어요 그리고 마도란씨하고 대적할수 있다는 생각은 해본적도 없구요"
-
"후훗 자넨 정말 겸손한 친구로군. 자네 올해 몇살인지 물어봐도 돼나?"
"그럼요 올해 20살입니다. 제 동생 수아는 18살인데 좀 어려보이죠?"
-
"그렇군 후후훗 20살인데 그 정도 실력에 이르르다니 자네 사부의 이름을 물어봐도 되겠나?"
"제 사부님의 존함은 카켄 이십니다. 확실한지는 모르지만.
제가 10살 때 돌아가셨다고 들었습니다.."
-
"혹시. 신검(神劍) 카켄 말인가???"
"흠. 저도 얼핏들었을뿐이에요 2지역구로 가셨는데 그곳에서 그런 칭호를 얻으셨다고 들었었죠 신검 카켄이란 이름이 세상에 나온지 채 2년도 되지 않아서 세이렌들의 손에 돌아가셨다고 들었어요."
-
"아 그럼 그 분이 맞는가보군. 신검 카켄 제2차 세이렌 대전에서 엄청난 활약 끝에 전사했다고 들었지. 그 분하고 꼭 한 번 대결해보고 싶었었는데.."
"저희 사부님께서 그렇게 유명한지 미처 몰랐어요. "
-
"흠. 너희 사부님은 내가 존경하는 두명의 무인중 한분이시지. 첫 번째로 존경하는 사람은 천검도장의 천검도인 아이자크 두 번째가 네 사부님인 신검 카켄"
"아 그랬었군요.. 저도 저희 사부님을 제일 존경하죠. 당신을 만났을 때 당신의 실력을 존경하게 되었죠."
청년의 칭찬어린 말에 마도란은 자뭇 신이 난 표정이었다. 하지만 그에겐 알아내고 싶은 것이 있었기에 다시 심각한 표정을 짓고는 옛날 이야기를 꺼내려들었다.
"자네.. 나를 이긴 사람에 대해 궁금하지 않은가?"
-
"네? 그걸 어떻게 아셨죠?"
"후훗 나도 몰라 하지만 왠지 자네에겐 그걸 말해주고 싶어.
나의 첫 패배를 안겨준 인물에 대해"
-
"졌다는게 사실이었군요?"
"후훗.. 그럼? 난 거짓말을 할줄 몰라 그때 패배로 인해 나의 실력은 진일보 할수 있었지.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해. "
마도란은 윤갈립차를 한모금 들이켰다. 그는 차를 마실 때 꼭 향을 한 번 맡고는 마시는 버릇이 있었다. 마도란이 잔을 내려놓자 청년은 조용히 물어봤다.
"그 얘기. 들을수 있을까요? 검성 마도란씨의 패배에 대한 이야기"
-
"하하핫. 그래.. 물론 들려주고 말고. 근데 검성이란 말은 빼줬으면 좋겠어. 난 네 사부님이셨던 신검 카켄처럼 대단한 인물이 아니야..
그 사람의 검술을 따라가려면 아직 멀었다고 생각해 그 사람이 살아있었다면 내가 이 대회에서 3회연속 우승도 할수 없었을거라구"
마도란은 말하면서 약간 씁쓸함을 느꼈다. 마도란은 알고 있었다.
자신의 호였던 검성이란 말은 신검 카켄과 쌍벽을 이룬다는 뜻으로 붙여진 이름이었지만 사실 카켄을 따라갈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마도란에게 첫 패배를 안겨준것도 천검술이었고 청년의 말에 따르면 카켄이란 사람도 천검술을 사용했으리라.. 그렇다면 카켄과 겨루어보지 않았어도 승패는 자명한것이었다.
자신이 누군가에게 진다는 것은 결코 기분 좋은 일은 아닐 것이었다.
마도란은 그 패배를 기회삼아 많은 발전을 거두어 끝내 검술경연대회 사상처음으로 3회연속 우승이란 진기록을 세웠다. 그건 운이 아니었다.
실력이었다. 우승이란 것을 맛보며 그는 자신감이란 것이 생겼었다.
그런 마도란 앞에 엄청난 실력을 가진 청년이 나타났다. 문제는 그 청년이 쓰는 검법이 자신이 잘 알고 있던 천검술이란 것이었다.
청년에게 별 다른 감정은 없었지만 왠지 그 청년이 아는 사람같아 친해지려했던 것이었다.
"알겠어요 마도란씨."
-
"후훗.. 고맙군 좋아 이제부터 10년전에 있었던 일을 얘기해주지.
흠 생각해보니 10년도 더 넘었군 거의 15년 전의 얘기야 내 나이 23의 일이니까"
마도란은 윤갈립차를 마시며 회상에 빠져들었다.
검(劍).
아이자크라는 사람의 명성을 익히들은 바 있던 마도란은 자신의 실력을 인정받고 싶어했다. 그래서 그는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면서 도장마다 찾아가 각결을 펼쳐 그의 발 앞에 무릎꿇게 만들었었다.
아이자크도 마도란의 목표였다. 형진검법을 9성이상 완성한 마도란은 천검도장이라 불리는 조그만 도장으로 찾아갔다.
천검도장은 다른 도장들처럼 많은 사람들을 가르치는 곳이 아니었다.
큰 도장들은 몇십명에서 몇백명까지 수련시키곤 했는데 그런 곳들과는 천지차이로 단 2명의 제자만이 그 도장을 지키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다른 도장의 도전을 받아 단 한 번도 패한적이 없다는 것이었다. 단 2명의 제자들이 다른 도장의 수백명의 제자들중 가장 뛰어난 사람을 모두 이겨왔다는 것이었다.
그 소문은 무인의 세계에선 파다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런 뛰어난 실력을 가진 천검도장에는 사람들이 모이지 않았다.
사람들은 늘 멋진 검술을 구사해서 상대를 제압하고 싶어했지 검 그 자체만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었기때문이었다. 천검도장의 검술은 지극히 평범했다. 그래서일까. 비록 인기 없는 도장이었지만 패배를 모르는 도장으로도 유명했다.
마도란이 천검도장을 방문했을땐 분위기가 묘했다. 뭔가 큰 일을 치룬 후같은 맥빠진 느낌. 그곳에는 늙은 아이자크와 한명의 제자가 있었을뿐 다른 한명은 보이지 않았다. 원래 각결상대는 그 안보이는 제자였는데 몸이 좋지 않아 도장에 나오지 않았던 것이었다.
마도란은 낭패한감이 적지 않았다. 그냥 돌아가기엔 여기까지 찾아온 보람이 없었다. 그래서 아이자크에게 직접 도전을 했다.
아이자크는 서슴없이 승낙했다. 한 도장의 장주가 직접 도전을 받아들이는 일은 쉬운 것이 아니었다. 그만큼 대단한 실력을 가지고 있으므로 자신감이 넘쳤던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 아이자크를 다른 제자가 만류했다. 무슨 이유인지는 들을 수 없었지만 몸을 생각하라는 말이었던것같았다. 하지만 아이자크의 표정은 온화했다. 그리곤 뭔가 들뜬 것처럼 제자에게 검을 가져오라고 시켰다.
"켄아.. 검을 가져 오너라 저 친구와 한 번 겨뤄보고 싶구나..
보기 드문 재목감이야.. 알카드하고도 비슷한 실력을 갖춘것같구나."
아이자크의 말에 카켄은 급히 만류했다.
"사부님 지금은 진기(眞氣)를 너무 많이 소비하셨습니다. 알카드를 구하느라 많이 지치셨습니다!! 싸우시면 안됩니다. 도장의 명예 때문에 그러시다면 제가 대신싸우겠습니다. 제가 지면 절 파문하세요!!"
카켄은 아직 알카드만큼의 실력을 갖추지 못한 상태였다. 그런 카켄이 마도란이란 청년과 싸운다면 분명 쉽사리 패할것이 분명했다.
아이자크는 자신의 제자가 그런 상처를 받길 원하지 않았다. 그리고 왠지 모를 호승심이 발동했다. 마도란이란 청년의 실력을 직접 가늠해보고 싶었던것이었다.
"됐다. 이미 마음을 굳혔다. 어서 검을 가져오너라.."
아이자크의 온화한 명령에 카켄은 어쩔수 없이 검을 가져왔다.
마도란은 그들이 무슨 대화를 하는지는 들을 수 없었지만 아이자크가 진짜로 검을 들자 바싹 긴장하기 시작했다. 모르긴 몰라도 자신이 각결을 펼치려던 상대보다 훨씬 강한 상대임이 틀림없었다.
아이자크의 검이 마도란을 향했다. 마도란도 검을 뽑아 들었다.
아이자크의 지극히 평범한 자세를 관찰하던 마도란은 도저히 뚫을 수 없는 엄청난 기운이 주위를 흐르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 평범한 자세가 완벽한 방어자세였던 것이었다.
마도란이 계속 머뭇거리자 아이자크가 먼저 일초를 가했다. 아이 자크의 검이 /자로 베어져 내려오다가 중간에서 팔목을 꺽어 검을 오른쪽으로 휘게 만든후에 다시 허리를 베어나갔다. 마도란은 아이 자크의 엄청나게 빠른 검술이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이어지자 적이 당황하는 기색이었다.
하지만 그 엄청난 움직임에 뭔가 힘이 부족했다. 만약 그 움직임에 내력이 담겨져 있었다면 감히 검을 맞댈 생각조차 못했을 것이었다.
마도란은 의외로 상대의 날카로운 공격을 쉽게 막을 수 있자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마도란의 역습이 시작되었다. 그의 공격은 마치 아이자크의 움직임을 보는 듯 했지만 중간 중간 언밸런스한 뭔가가 있었다. 아이자크는 그런 마도란의 모습을 보고 생각했다.
'기본기는 탄탄한 아이로군 하지만 너무 형식에 얽매여있군..
자연의 흐름을 거스르는 동작이 너무 많아..'
아이자크는 마도란의 움직임이 약간 어색할 때 역공격을 펼쳐 나갔다. 마도란은 그런 공격이 엄청나게 허를 찌르는 공격임을 알았지만 쉽사리 막을수 있었다.
'흠.. 내가 너무 내력을 소진 했나보군. 이길수 없겠는걸..'
아이자크는 마도란의 실력을 내심 감탄하면서 질 수밖에 없을 거란 생각을 했다. 자신이 진기를 소진했다고는 해도 이 정도로 공격을 잘 막아낸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라 생각했다.
마도란의 공격을 읽고 게속 피해내던 아이자크는 순간 붉은 피를 토했다. 진기를 급속히 소모한데다가 없는 내력을 짜내어 마도란과 각결을 펼친탓에 폐가 손상된 것이었다. 피를 토함과 동시에 흐트러진 자세를 마도란이 공격했다.
마도란의 공격을 미처 피하지 못한 아이자크는 그 공격에 명중되었다. 그 장면에 가장 놀란 사람은 마도란이었다. 아이 자크가 쉽사리 피할줄 알았던 공격에 당해버렸던 것이었다.
사고였다..
카켄은 사부가 마도란에게 쓰러진 것을 보곤 아이자크에게 달려갔다. 그리고는 바로 병원으로 후송했다. 아이자크의 상처는 그리 심한게 아니었으나 너무 많은 진기를 소모해버려 더 이상 소생할 가능성이 없었다.
마도란은 병원까지 따라갈수 없었다. 아이자크의 제자가 그가 따라오는 것을 허락치 않았기때문이었다. 마도란은 나중에 아이 자크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을수 있었다. 마도란은 알고 있었다.
자신의 실력으로 그를 이긴 것이 아니란 것을.
아이자크는 죽으면서 카켄에게 유언을 남겼었다.
'절대로 마도란의 잘못이 아니다. 난 모처럼 즐거운 비무를 펼쳤다. 후회는 없어. 난 내 명이 다한걸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러니. 마도란에게 쓸데 없이 복수할생각은 하지 말거라.'
카켄은 알았다고 대답했지만 그의 마음속엔 복수심이 불타올랐다. 그래서 알카드가 검을 버리고 은둔한데 반해 그는 더욱 열심히 검을 잡았던 것이었다.
천검도장이 자신 때문에 문을 닫았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마도란은 자괴감에 빠져있었다. 자신이 명예를 위해 여러도장을 깨부수고 다닌것도. 아이자크를 사고로 죽인것도.. 다 자신의
모자란 생각이었다는 것을
그런 마도란에게 한 무인이 찾아왔다. 그는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천검도장의 마지막 제자라고 말했다. 마도란은 알수 있었다.
그가 도장에 찾아갔을 때 없었던 제자란 것을. 그 제자의 얼굴은 온통 분노로 가득차있었다. 사부에 대한 복수심때문이었으리라 사실 알카드는 사부의 유언대로 마도란에게 복수할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사부를 이긴 마도란의 실력은 보고 싶었다. 카켄에게는 검을 다신 잡지 않겠다고 말하고는 헤어졌지만 마지막으로 검을 나눠보고 싶은 사람이 있었다. 바로 마도란이었다. 막상 마도란을 마주하고 보니 왠지 모를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마도란도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비록 자신이 죄책감을 가지고는 있지만 그건 정당한 각결이었고 끝내 이길수 있었다. 아이자크의 제자가 찾아온것도 정당한 각결이라 생각하려했다. 정당한 승부에서 승자가 되고 싶었다.
"좋아요 당신과 대결하도록 하죠. 하지만 저도 사사로운 감정은 접어둘겁니다. 봐주지 않겠다는 소립니다."
-
"나도 바라는 바요.. 당신이 그 사고로 인해 죄책감을 느끼지 않기를 바라고 있소. 그렇다면 제대로된 실력을 발휘할수 없을테니까"
알카드가 검을 빼내어들자 마도란도 천천히 검손잡이를 움켜 쥐었다. 알카드도 알고 있었다. 단지 그건 사고였다는 것을.
다행이었다. 마도란은 당당하고 곧은 심지를 가진 사람이었다.
정정당당한 승부를 원했던 알카드에겐 마도란은 괜찮은 인물로 비춰지고 있었다.
무(武)..
마도란의 지난 이야기를 듣던 청년은 마도란이 말하던 아이자크란 분의 제자가 자신들의 아버지인 알카드란 것을 알수 있었다. 마도란의 얘기대로라면 자신의 아버지 또한 엄청난 고수임이 틀림없었다.
하지만 청년의 아버지는 정말 그 후론 검을 잡지 않은채 지금까지 평범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마도란이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렇게 해서 내가 지고 말았지.. 그 사람은 마지막에 그렇게 말하더군. '마도란. 당신의 검술또한 나무랄 때 없는 것이오..
비록 승부에선 내가 이겼지만 나 또한 이겼다고 말할수 없는 승부였소. 더욱 연마한다면 분명 세상을 놀라게 할 무인이 될 것이라 생각하오. 그럼.' 난 그에게 물었어 다시 볼수 있냐고 그는 아마 다시 볼수 없을거요 라고 대답했지."
마도란은 이미 다 마셔서 텅 비어버린 잔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마도란의 말은 다시 그와 대결해보고 싶었는데 그럴수 없어 아쉽다는 것처럼 들렸다.
"그랬었군요."
-
"그런데 난 오늘 무언가를 봤다네.."
마도란은 약간 상기된 표정을 지으며 청년을 응시했다. 청년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마도란을 바라보았다.
"바로 자네지. 자네의 검술은 나와 대결했던 그 이름도 모를 사람과 너무도 흡사하거든 더욱 신기한건 자네의 검술도 천검술이란 것이지.."
-
"아. 흠 우연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기막힌 우연이란 말이군요.."
"그래. 알고 싶어 자네와 자네 사부. 그리고 나를 패하게 만들었던 그 사람의 관계를"
마도란은 솔직하게 묻기로 마음을 고쳐먹었다. 왠지 청년에겐 솔직함이 더 잘 통할것같아서였다.
청년은 약간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지금까지 모른척 마도란의 말을 들었었는데 이제와서 사실을 밝히자니. 속인것같아 미안했다. 하지만 천성적으로 착한 성격의 청년은 솔직한 질문에 솔직하게 대답하기로 마음을 고쳐 먹었다.
"사실 저의 사부셨던 카켄님은.. 아이자크님의 두 번째 제자셨어요."
청년의 말을 들은 마도란의 입에서 탄성이 흘러나왔다. 그럼 그렇지라는 뜻처럼 느껴지는 탄성이었다.
"그리고 마도란씨를 패하게 만들었던 그 사람은 저희 아버지이자 아이자크님의 수제자셨죠"
마도란의 입은 다물어지지 않고 있었다. 카켄이 아이자크의 제자라는 말은 어느정도 수긍이 가고 있었지만 청년의 아버지가 자신을 꺽은 사람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 게다가 그가 아이자크의 수제자였다니.. 신검 카켄보다 더욱 뛰어난 제자였다니 자신이 패한것도 우연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역시. 그랬군 대충 짐작은 했었네만.. 그럴줄은 몰랐네. 후훗.
좋아. 아주 기분이 좋아졌어"
청년은 왜냐고 묻고 싶었지만 마도란의 표정이 뭔가 심각하게 생각하는 표정이라 가만히 있었다. 마도란은 자신을 이긴 자의 아들을 마주하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패배했던 것을 이젠 갚을 기회가 찾아왔다는 생각이 청년의 검법은 자신을 패하게 만들었던 검법.. 세상에서 사라진 줄만 알았던 그 검술과 다시 겨룰 수 있게 된것이었다. 단지 이기고 싶어서만은 아니었다.
자신의 실력이 그 전보다 훨씬 늘은 것을 확인받고 싶었으리라..
"자네와 꼭 겨뤄보고 싶어졌네.. 꼭. 8강에서 꼭 이겨서 준결승에서 만나도록 하지!!"
-
"하. 하 핫. 갑자기 두려워지는데요.. 하지만 저도 최선을 다하겠어요."
청년의 자신감있는 말에 마도란은 일어서서는 악수를 청했다.
정정당당한 승부를 하자는 의미였다. 청년도 웃으면서 악수를 했다. 두 명의 뛰어난 무인의 악수는 그 분위기까지도 주위를 압도했다.
청년과 소녀는 숙소로 돌아왔다. 소녀는 마도란과 청년의 대화에 별로 끼어들지는 않았지만 청년의 기분이 전과는 달라졌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오빠.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어?"
-
"어? 하핫.. 아니 그냥 그냥 기분이 좋아."
"그 마도란 이란 아저씨 때문이야?"
-
"어. 그 사람 정말 좋은 사람인것같아.. 그리고 그렇게 강한 사람을 우리 아버지께서 이기셨다는게 믿어지지가 않아.."
"치이. 정말 우리 아빠가 그 아저씨를 이겼을까? 우리 아빠는 맨날 몸도 안좋고 기침만 하시는데"
-
"그래. 하지만 한때는 엄청난 무인이셨데. 난 그 말을 믿어."
청년은 자신의 아버지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분의 자식인 것을 기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검성 마도란을 이긴 단한명의 유일무이한 존재. 청년은 왠지 모를 힘이 솟구쳐 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다짐하고 있었다. 8강을 반드시 통과해서 마도란
씨와 꼭 대결하겠노라고
청년과 소녀가 깨어났을 때는 이른 시각이었다. 청년은 잠을 약간 설친 듯 초췌한 모습이었다. 소녀가 준비한 음식들을 대충 집어먹은 청년은 8강을 치르기 위해 중앙회관으로 갔다. 소녀는 물건들을 사기 위해 나중에 따라 온다고 했다. 그런 소녀가 청년은 걱정이 되었다..
"오빠 내가 경기장으로 먹을 거 만들어 가지고 갈게"
-
"굳이 그러지 않아도 돼 그리고 이곳은 위험한 동네인것 같아 저번 일도 그렇고. 너 혼자 보내기 싫어서 그래."
"치이 오빠는 늘 내 성의를 무시해!"
-
"그런게 아니야 널 위해서 그러는거야.."
"오빠는 오빠 생각만 해!!"
- "수아야.. 휴우. 내가 졌다. 졌어"
청년은 소녀가 걱정이 되었지만 설마 무슨 일이 있으랴하는 생각에 소녀를 보내주기로 했다. 청년의 말을 들은 수아는 기쁜 얼굴을 하며 청년의 귀를 만졌다. 오빠에 대한 애정의 표시였다. 청년은 오래전에 어린 아이였을 때 소녀가 했던 말이 생각이 났다.
'지켜주고 싶은 사람? 그게 누군데?'
'바로 너 수아'
'와 정말? 하하핫.'
청년은 늘 같은 질문을 던지던 어린 수아가 생각났다. 검을 왜 배웠냐고 물었을 때 청년은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주기 위해서 배운다고 대답했다. 그러면 수아는 늘 지켜주고 싶은 사람이 누군지 애써 물어보았다. 그리곤 늘 같은 대답이지만 환하게 웃곤했다.
과거를 떠올리던 청년은 설마 무슨일이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수아를 혼자 보낸채 회관으로 향했던 것이었다.
청년이 회관에 도착했을때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이 있었다. 이제부터 빅 게임이라서 그런지 예선전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운집해있었다.
청년은 어제 대진표를 확인해서 8강에서 겨룰 상대가 누구인지 잘 알고 있었다. 그 상대도 청년처럼 별로 유명하지 못한 도장 출신의 무인이었다.
풍류(風流)관의 료사카 란 인물이었다.
그의 검법은 귀혼(鬼魂)검법이란 것이었는데 사람들은 그 검법을 사(邪)의 술(術) 이라했다. 그와 겨뤄본 사람들은 모두 하나같이 제대로 된 실력을 펼치지 못한채 지고 만것이었다. 그들의 말을 듣자면 뭐에 홀린 듯 몸을 움직일수 없었다는 것이었다.
청년처럼 새로이 등장한 뉴 페이스(New Face)였던 료사카란 사람은 단 한 번의 발검(拔劍)으로 상대를 이겨서 청년만큼이나 굉장한 인기를 누리고 있던 사람이었다.
청년은 내심 불안했다. 단 한 번의 검으로 지금껏 꽤 강한 상대들을 모두 이겼다는 것이 그의 불안감의 원인이었다. 하지만 자신이 쉽사리 지지는 않을 자신이 있었다. 청년은 시합시간이 가까워오는데 동생이 오질 않는 것이 이상하게 여겨졌다.
'설마 종족차별주의자라는 녀석들이.. 에이.. 아니겠지 너무 나쁜쪽으로 생각하면 안돼..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그렇게 고민중인 청년에게 누군가 한명이 다가왔다. 청년은 갑자기 등장한 사내에게 살기어린 눈빛을 보내다가 이내 멈추었다. 사내는 다름아닌 마도란이었다.
마도란은 청년의 눈빛이 엄청난 살기를 띄다가 부드럽게 바뀌자 적이 놀란 듯 청년에게 물었다.
"무슨 일이라도 있는건가? 왜 그렇게 무서운 표정을 짓고 있어?"
- "예. 아뇨 여동생이 걱정이 돼서요. 물건만 사놓고 바로 이곳으로 온다고 했는데 오질 않아서요"
"하핫.. 너무 걱정말게 이곳에는 치안이 꽤 잘 되어 있는 편이거든.."
마도란은 말을 하면서 전에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자신이 구해주지 않았더라면 청년과 소녀는 어떻게 되었을지 알수 없을것이었다. 하지만 그 생각을 떨처버리고는 청년의 마음을 안정시키기 위해 그렇게 말을 한것이었다.
-
"네. 고마워요.. 마도란씨.."
"후훗 마음의 혼란은 검사에겐 최대의 적이라네.. 특히 분노란것은 검을 쓰는 사람에겐 가장 가져서는 안될 감정이지.."
-
"네. 알겠어요.."
청년도 알고 있었다. 그 말은 그의 스승이었던 카켄이 청년에게 자주 했던 말이기도 했다. 하지만 자신과 동생을 공격했던 녀석들에 대한 감정은 분노라고밖에 표현할수 없었다. 동생이 안온다는것이 그 녀석들의 짓이란 보장은 없지만 왠지 계속 그 쪽으로 마음이 쏠리고 있었다.
마도란이 청년의 어깨를 쳐주며 격려를 한후에 자신의 경기장으로 돌아갔다. 청년은 자신의 시합의 시작을 알리는 심판의 명령을 듣고서야 정신을 차렸다.
상념으로 머릿속에 혼란한 사이 벌써 시합시간이 된것이었다.
청년이 사각의 링 사이드쪽에서 검을 빼어들었다. 상대방이었던 료사카 또한 발검했다.
호각소리가 들리기가 무섭게 료사카가 공격해 들어왔다. 청년은 뭔가 엄청난 위압감이 머릴 압박해 들어오는 것을 느꼈다.
검에서 뿜어져나오는 뭔가에 의해 정신이 혼란스러워지고 있었다. 청년은 그제서야 료사카란 인물이 쓰는 귀혼검법의 어떤것인지 알수 있었다.
바로 머릿속에 떠도는 잡다한 생각들을 이용해 정신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일종의 주술적인 검술이었던것이었다. 청년은 잘 알고 있었다.
이럴때야말로 정신을 맑게 하여 잡념을 없애야한다는 사실을..
검(劍).
소년이 카켄사부와 헤어지기 몇 달전소년은 늘상 천검술의 7가지 초식만을 연습했었다. 매일 같은 연습의 반복인지라 질릴대로 질린 소년은 다른 것을 배우고 싶었다.
"사부님 언제까지 똑같은 초식만 연습해야하죠? 이젠 다른것을 배우고 싶어요"
카켄은 소년의 보챔이 요즘따라 심해지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벼루고 있다가 오늘 터트리기로 했다.
"어째서 넌 그 소리만 하는 것이냐? 내가 매일 너에게 들려주는 모든 것이 네게 필요한 것이거늘. 어째서 그걸 모른단 말이냐. 지금 네 머리속은 다른 생각들로 가득차있다. 잡념이 가득한 네 머리속에서 더 얻어질게 무엇이며 발전한게 무엇이겠느냐?"
카켄은 소년의 머리를 꾹꾹 누르면서 말을 이어나갔다.
"네가 무념의 경지에 이르려면 우선 정신을 맑게해야한다. 네가 검을 원하고 검을 즐기고 검을 사용한다면 그건 아무런 감정도 없는 상태에서의 검술일 것이었다. 하지만 네가 다른 것을 배우고 싶어하는 마음만 갖기에 정신이 썩어들어가고 따라서 검술이 형편없어지는 것이었다. "
소년이 혼이나자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카켄은 열심히 하는 소년에게 잘되라고 그렇게 말한 것이었지만 소년의 표정을 보자 금새 화난 감정을 풀어버렸다. 그리고는 부드러운 말투로 말을 했다.
"넌 무욕(無慾)의 경지를 넘어서서 무위(無爲)의 경지에 근접해있다.
그런 네가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고 상념에 빠져들게 된다면 그건 무욕의 경지보다도 더 낮은 단계로 추락하고 마는 것이었다. 아무리 힘이 들고 실력의 늘어남이 눈에 띄지 않더라도 끈기를 가지고 곧은 마음으로 열심히 노력한다면 그 자체로도 실력이 증가하는 것이었다.
지금 네 행동을 봐서는 실력이 더 줄어드는 듯한 느낌이든다."
소년은 카켄의 말을듣고는 뉘우치기 시작했다. 매일 반복되는 같은 초식들에 싫증을 느껴 대충 대충 연마했던게 사실이었다. 그걸 카켄이 정확히 꼬집었던 것이었다.
"아무리 위험한 순간이라도 맑은 정신만 있다면 헤어나오지 못할것이 없다. 네가 나에게 다른 기술을 가르쳐달라고 계속 보채는 그런 감정들은 검술에선 불필요한 것들이다.
그런 감정들 중에서도 분노란 감정은 검사의 최대의 적인게지. 무념의 경지에 아직 완전하게 발을 들여놓은 것은 아니지만 한가지는 분명히 알고있다. 감정은 있되 생각은 없고 생각은 있되 행동하는 것이 없으며 행동하는 것이 있되 감정이 없어야 했다."
- "너무 어려워요. 이해할수 없어요"
"즉. 모든 것이 불필요한 것들이다. 감정,욕구,생각.. 검 그 자체를 느끼고 사랑하는 마음 감정 아닌 감정. 그런 것을 자연스럽게 느낄수 있어야한다."
소년은 완전하게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마음속에서 뭔가 흔들리는 충격같은 것이 전해졌다. 알수 없지만 알것같은 느낌.. 소년은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는 잡념을 없애는데 주력했다.
소년이 처음 검을 잡았을 때는 검에 대한 관심과 사랑으로 시작했었다.
그래서일까.. 카켄의 가르침은 소년의 맑은 정신속에서 급속히 자리잡았고 실력도 급상승했던 것이었다. 그러나 어느정도 실력이 생기자 욕심이 생기고 잡념이 생겼던 것이었다. 소년은 그것을 알수 있었다. 처음 시작할때와는 약간 다르게 변질된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소년이 상념에서 벗어나 오로지 검과 하나가 되는 혼검합일의 상태가 되자 소년의 주위에 지극히 평범한 기운들이 흐르기 시작했다. 그것들은 자연의 기운들이었으며 소년의 기운이기도 했다.
그런 소년의 모습을 본 카켄은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카켄은 소년이 감정에 쉽게 이끌리는 것을 늘 걱정했었다. 하지만 지금 소년의 모습은 그걸 이겨낸 상태였다.
소년이 천천히 검을 빼어들어 천검술의 7가지 초식을 하나하나 구사해나갔다. 지금껏 보지 못했던 부드러운 움직임이 그의 손에서 뻗어나왔다.
소년과 카켄 둘다 놀라고 있었다. 카켄은 소년이 신체의 미약한 점만 보완하게 된다면 무위(無爲)의 경지에는 쉽게 다다를 것이라 짐작했다.
소년의 평범하지만 자연의 기운을 거스르지 않는 초식들은 마지막 바람(風)의 기운을 끝으로 멈추었다. 카켄은 소년에게 웃으면서 말했다.
"그렇다. 그것이 비로소 상념에서 벗어난 즉,아집(我執)에서 벗어난 검(劍)이다. 그것이 바로 혼검일체(魂劍一體)이자 자연의 기운을 거스르지 않는 천인묘합(天人妙合)의 경지인 것이지. 지금의 그 느낌을 잊지 말도록 노력해라. 언젠가 네 감정이 격해져 있을 때 오늘의 가르침을 되새기거라.."
- "알겠어요.. 사부님 저도 오늘의 이 감각 잊지 못할거에요"
소년이 밝게 미소지었다. 카켄은 어리지만 늘 어른스럽게 행동하는 카인이란 소년이 마치 자신의 아들인것처럼 사랑스럽게 여겨졌다.
알카드는 카켄에게 그런말을 한 적이 있었다. 진정한 친구는 카켄밖에 없노라고 그 말을 들은 카켄은 알카드에게 농담삼아 말했었다.
'만약 나중에 아들을 낳거든 그 이름을 내가 짓게 해주게'
알카드는 흔쾌히 그 말을 수락했고 카켄은 먼미래에 자신의 아들에게 지어주려고 했던 '카인' 이란 이름을 알카드의 아들에게 선사했다. 카인은 몰랐지만 그의 이름에는 두명의 검의 천재들의 모종의 거래?가 있었던 것이었다.
무(武)..
료사카의 검이 청년을 향해 찔러 들어왔다. 청년은 과거의 사부의 가르침을 떠올리며 정신을 다잡으려 애썼다. 그러나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동생걱정이 쉽사리 없어질리 만무했다.
'젠장.. 수아를 혼자 보내는게 아니었는데..'
청년의 생각이 끝나기 무섭게 청년의 왼쪽 가슴을 료사카의 검이 찔러들어왔다. 무의식중의 반응 청년은 이미 무위(無爲)의 경지에 이르른 상태였다. 그래서였을까? 청년이 하려던 의지와는 다르게 몸이 움직였다.
천운(天運)이었을까? 료사카의 검이 청년의 가슴을 겨우 스치듯 지나갔다. 이것은 점수도 아니었다.
부상을 입은 것이 아니었기때문이었다.
청년의 움직임에 놀란 것은 료사카뿐만이 아니라 모든 관중들이었다.
료사카의 검을 단 한 번이라도 피한 사람은 카인이 전부였기때문이었다. 료사카는 자신의 귀혼검법을 피해내는 자가 있을줄은 생각도 못했다.
그 검법으로 지금껏 한 번도 패배하지 않고 8강까지 올랐던 것이었다. 료사카는 더욱 검을 세게 쥐며 귀혼검법을 펼쳤다.
상대편과 멀리 떨어져있는 상태에서도 검을 계속 휘둘러댔다. 마치 검무(劍舞)를 하는듯했다.
춤추듯 움직이는 그의 검술에 빨려들어갈것같았다.
청년은 정말이지 운좋게 첫 번째 공격은 피했지만 역공을 펼칠수는 없었다. 더욱 머리를 옥죄어 들어왔기때문이었다. 청년이 낭패한 낯을 보이자 료사카가 다시 한 번 공격해 들어왔다. 청년이 아무리 무위의 경지에 이르렀다고는 했지만 더욱 강력한 료사카의 공격을 막을수 있을지는 의문이었다.
청년은 료사카의 치사한 공격에 대한 분노와 동생에 대한 걱정으로 더욱 혼란스러워지고 있었다. 사부의 가르침을 되새기려 노력하고 또노력했지만 말짱 헛것이었다. 청년이 료사카의 공격을 검으로 막으려 했다. 하지만 무의식적으로 반응하는 몸과 청년의 생각이 불일치하게 되자 이상한 동작으로 검을 뻗게 되었다.
동작이 하도 이상해서 료사카는 멈칫할 수밖에 없었다. 저런 요상한 검법은 생전 본적이 없던 료사카였다. 상대가 자신의 첫수를 피해낸걸 보면 지금 공격도 뭔가 대단한 것이 숨겨져 있을거란 생각에서 그랬던 것이었다.
청년은 상대방이 머뭇거리는 것을 보고는 다시 상념을 지우기 위해 노력했다. 눈을 감고는 오로지 좋은 기억들만을 떠올리려 했다. 그리고 자신이 검만을 사랑하며 그리워하던 그때를 생각했다.
검을 배운다는 그 자체에 감사하며 기뻐했던 그때. 검을 붙잡고 있으면 편안한 마음을 가질수 있었던 그때. 사부인 카켄과 함께 지내왔던 시간들. 청년은 어느새 동생에 대한 일은 까맣게 잊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 자신이 검을 잡고 있다는 생각이 들자 더욱 편안해지면서 즐거운 기분이 들었다.
료사카는 상대방이 자신을 깔보듯 눈까지 감고 가만히 서있자 더욱 열을 올려 공격을 펼쳤다. 그의 검에서는 마치 환각제를 뿌리듯 안개같은 것이 피어오르고 있었으며 그 검을 보는 관중들까지도 멍해지는 느낌을 받고 있었다.
료사카의 검이 바람을 가르자 청년이 눈을 떴다. 더없이 머리가 맑아졌다.
청심(淸心). 청년의 검이 료사카의 검을 막아내었다. 아니 료사카의 검을 막아내는 것이 곧 공격이었다.
청년의 검이 물(水)의 기운을 담고 료사카의 허리를 베어나갔다. 료사카는 청년에게 자신의 귀혼검법이 먹히지 않자 당황하며 점수를 내주었다.
료사카의 주력은 귀혼검법이었지만 그것만이 그의 전 실력이 아니었다. 그도 무인(武人)이었다.
귀혼검법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챈 료사카는 더 이상 환각술을 펼치지 않고 순수한 검술을 펼쳤다.
료사카의 검이 그의 등에서 한바퀴 돌면서 청년의 머리를 베어나갔다.
청년은 이제 몸이 자연스럽게 반응하는 무위의 경지인지라 하려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나무(木)의 초식이 발동되었다. 놀라운 스피드로 료사카의 검을 튕겨낸 청년은 곧바로 태양(日)의 초식으로 료사카의 몸을 S 자로 그어내려왔다. 청심의 검을 사용하는 청년에게 료사카는 당해낼수 없었다.
청년의 검이 료사카의 몸을 꿰뚫고 그어내려오자 심판이 호각을 불었다.
경기 종료를 알리는 신호였다.
관중들이 열화와 같은 박수를 보내왔다. 이번 대회를 통해 신인으로 혜성같이 등장한 카인과 료사카의 대결.. 그 박빙의 대결에서 카인이 승리했던 것이었다.
그 바로 옆 경기장에서도 마도란이 승리를 거두었다. 상대방을 단 3초식 만에 쓰러뜨렸던 것이었다. 청년이 승리의 기쁨에 겨워 잠시 멍하니 있을 때 옆 경기장의 마도란이 청년을 불렀던 것이었다.
"이봐! 카인!~ 정말 잘했어!! 대단해.. 대단하다구. 하하핫 드디어 검을 나눌수 있게 되었군!!"
마도란의 말을 들은 청년은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미소지었다. 그때 불현듯 동생이 생각난 청년은 부리나케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청년의 움직임을 보고 마도란 역시 그 어여쁜 소녀가 떠올라 청년을 뒤따라 쫒아갔다.
청년의 빠르기도 빠르기였지만 마도란의 달리기 실력도 대단했다.
청년을 따라잡은 마도란은 달리면서 물었다.
"이봐. 어디로 가는거야? 동생찾으러 가는건 알겠는데 뭐 알고 달려가는거야?"
마도란의 질문을 들은 청년이 갑자기 멈추어서자 마도란은 몇발자국이나 더 달려가서야 멈출수 있었다. 마도란이 다가오자 청년이 심각한 표정을 지면서 말했다.
"맞아요. 어디가서 수아를 찾죠?"
- "이런 이런. 자네 생각보다 우둔하구만. 그런것도 생각하지 않고 무작정 뛰어나가기만 하다니쯧쯧 같이 생각해보세.."
마도란과 청년이 묵묵히 고심했다. 그런데 그들이 고심할 필요도 없이 누군가가 다가왔다. 청년은 그 자가 누군지 금방 알아챌수 있었다.
"너.. 너는 그때 그 종족차별주의자!!!! 여.. 역시 그랬던 것인가. 빌어먹을."
- "후후훗. 우릴 유치하다고 비웃지마! 솔직히 말해 너희들을 이길수 있는 방법은 그런 납치극밖에는 없었거든!!"
녀석의 입에서 비웃음이 흘러나왔다. 청년의 옆에 있던 마도란 역시 대충 짐작할수 있었다. 저번에 소녀를 구해줄 때 자신이 던진 돌에 맞고 도망쳤던 녀석임을 알아봤던 것이었다.
"더러운 자식들. 도대체 우리 수아가 무슨 종족친화론자라고 그러는거야? 그건 절대로 말이 안돼!! 도대체 우릴 괴롭히는 이유가 뭐야?"
- "그건 나중에 알려주도록 하겠다. 헤헤헷"
청년과 녀석의 대화에 마도란이 끼어들었다.
"납치를 했다면 뭔가 조건이 있을텐데?"
-
"후훗 검성양반 역시 눈치가 빠르군 오늘보니 둘이 사이가 꽤 좋은것같은데? 좋아. 조건을 말해주지 이 조건만 들어준다면 그년을 풀어주도록 하겠다."
청년과 마도란은 비열하고 유치한 적의 수단에 치를 떨며 이야기를 들었다. 녀석의 입에서 나온 조건은 정말 무시무시한것이었다.
"준결승에서 너희들이 겨룬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때. 너희들은 이 검을 가지고 겨뤄야한다."
녀석은 말이 끝나기 무섭게 검을 던졌다. 그 검은 생체인식검이었다.
"이건 생체인식검이 아니냐? 이것은 시합때 주는건데 뭐하러???"
세상물정 잘 모르는 청년이 그렇게 되묻자 마도란이 암담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이건 일반 생체 인식검이 아니야 모양은 똑같지만 진짜 검이라고..
우리둘이 서로 경기하다가 누군가 하나가 죽어야한다는 뜻이야!!"
마도란의 말은 사실이었다. 생체인식검과 모양은 같았지만 엄연한 광선검이었다. 아마 시합도중 누군가는 큰 부상을 당하거나 죽게 될것이었다.
"헤헤헷.. 역시 늙은 양반이라 이해력이 좋군 그 검으로 싸워라.
경기가 끝날때까지 그 검으로 싸운다면 여자를 풀어준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엔 여자는 우리 동료들의 밥이 될거야 우헤헤헷."
녀석은 알고 있었다. 마도란이 청년을 이길것이란 것을. 마도란의 실력이 더 높다는 것은 세상이 아는 것이었으므로 위그넌은 자신의 손을 더럽히기 싫어 마도란을 이용해 청년을 죽이려는 계략을 꾸몄던 것이었다.
청년은 암담했다. 마도란 역시 할말을 잃었다. 청년은 결심해야했다.
동생 수아를 그렇게 둘수는 없었다. 그런 깡패같은 녀석들에게 능욕당할지도 모르는데 가만히 둘수는 없었다. 청년이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검을 집어 들었다. 청년이 검을 집어들자 마도란 역시 청년의 결심을 알아차리고는 검을 집어들었다. 청년의 기분을 잘 아는 마도란이 입을 열었다.
"좋아 조건을 수락하지.. 하지만 경기가 끝나면 반드시 여자를 풀어줘야한다. 그렇지 않다면 지금 내가 들고 있는 이 검이 너를 두동강낼 것이었다"
마도란의 살기어린 눈빛이 녀석을 압도했다. 마도란이 검으로 녀석을 가리켰는데 정말이지 살벌한 장면이었다. 녀석은 무서움에 치를 떨면서도 비겁한 강자였기에 최후까지 비웃으며 자리를 떠났다. 그리곤 한마디 덧붙였다.
"난 마도란 당신이 죽는건 바라지 않아. 저 카인이란 녀석만 죽으면 그만이라구 우헤헤헷."
녀석이 사라져가자 마도란이 청년을 보며 말했다.
"난 정정당당한 승부를 원하네.. 하지만 자네가 다치는 것은 원하지 않아.. 우선 최대한 녀석들이 은거한 곳을 뒤져보자구.. 그래도 안될경우엔.. 녀석들의 조건대로 하는수밖에"
마도란의 말에 청년이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도리가 없었다.
청년은 자신이 좀더 신중하게 생각하지 못해 동생에게 이런 일이 닥친거라 생각하니 마음이 쓰려왔다.
"자네 뭐 짚히는 거라도 없나? 그래야 내일 시합전에 동생을 찾아볼수 있지 않겠나?"
-
"글세요. 아까 그 녀석에 대해 아는게 없는데.. 아!!! 녀석은 종족차별주의자였어요 그때 저와 동생을 공격한 녀석들도 모두 그 집단 소속이었다구요!!"
"오 좋아. 그래도 괜찮은 단서로군. 이 근처에 종족차별주의 단체가 있지 자! 나를 따라오게 그곳으로 가면 뭔가를 얻을수 있을지도 모르네"
-
"네!!"
마도란과 청년은 광선검을 품에 집어넣고는 그 단체가 있다는 건물로 뛰어갔다. 그곳은 중앙회관에서 멀리 떨어져있지 않은 곳에 위치해있었다. 마도란과 청년이 그 단체 오피스에 들어갔을 때 그곳에는 몇 명의 종족차별주의자들이 노닥거리고 있었다.
두명의 사람이 들어오자 그들의 시선이 일제히 청년들쪽으로 쏠렸다. 그들은 곧바로 마도란을 알아봤다. 유명인은 달랐다. 그들의 인상은 그렇게 과격분자처럼 보이지 않았다. 마도란이 눈빛으로 청년에게 물었다. 청년은 그들중에는 아는 얼굴이 없다는 뜻으로 고개를 저었다.
마도란은 잠시 밖으로 나가자는 제스쳐를 취했다. 청년이 밖으로 따라나오자 마도란이 말했다.
"흠 이건 너무 무대뽀같은 방법이야 적이 아무리 멍청하더라도 인질을 이런곳에 둘 리가 없다구. 내가 그 녀석이라도 이 근처엔 얼씬도 안할거구.."
마도란의 말은 일리가 있었다. 청년도 그의 말에 수긍했다. 그렇다면 더 이상 방법이 없는 것인가 마도란은 문제의 본질을 꿰뚫기 위해청년에게 물었다.
"근데 그 녀석들이 왜 자네를 그렇게 미워하지?"
-
"그건 저도 잘 모르겠어요 저한테 원한 품을만한 사람이 없거든요.."
"흠.. 그건 모르는거지 자네 이 지역에 와서 만난 사람들을 잘 생각해봐. 그 중에 자네를 미워할만한 사람이 있을지 생각해보게"
-
"그런 사람은 전혀 없어요 제가 이곳에서 만난 사람들은 투숙하고 있는 작은 여관 주인과 마도란씨. 그리고 대회에 출전해서 저와 대전했던 사람들 그게 다 거든요.. 그 외의 다른 사람들은 우연히 한 번 스쳐지나간 정도구요."
"흠 그럼 의심의 폭이 좁아지는군 자네 여관 주인이 설마 그랬을리는 없고 그렇다고 내가 그럴리는 더욱 만무하고 설마.. 자네와 대전했던 사람들중에? 누구누구와 대전했지?"
-
"글쎄요. 예선 1차전에선 풍신도장의 위그넌이란 사람하고 경기했고 2차전은 부전승. 16강전에선 섬광도장의 갈렌버라는 사람. 8강에서는 풍류관의 료사카. 이게 다에요"
청년의 말을 들은 마도란이 쓴 웃음을 짓고 있었다. 뭔가를 짐작한 듯 보였다. 마도란은 장소를 옮기자고 제안했다. 둘은 건물에서 빠져나와 조용한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자네 혹시. 저번에 있었던 그 일 말일세. 16강을 치르기 전 일이 아닌가?"
-
"네 맞아요."
"저런 그럼 위그넌의 짓인것같군. 무작정 사람을 의심하는 것은 안좋은 것이지만 가장 유력한 자는 위그넌이야"
-
"어째서죠?"
"위그넌이란 인물이 예선탈락의 수모를 참아낼수 있을까. 그는 저번 대회에서 3위를 차지한 엄청난 고수거든."
-
"네??? 그렇게 형편없는 자가요?"
"후훗.. 아니 위그넌은 엄청난 실력을 가지고 있어 하지만 자네 실력이 워낙 출중해서 약해보였던것이지.. 저번 대회에서 나에게 준결승에서 패해 3위를 차지했었지 그 정도로 막강한 녀석이었다구 이번 대회 우승후보로 거론되던 녀석이야 게다가 자존심이 무척 강한 녀석이었어 녀석이 나에게 진지 얼마 되지 않아 나를 찾아왔었지 나의 명성만 아니었다면 가만두지 않았을거라구. 난 그때 3회연속 우승이라는 엄청난 타이틀을 거머쥐고 있었거든 그래서 녀석은 날 건드릴수 없었던게지 그런데 그런 녀석이 자네같은 초짜에게 예선전에서 엄청난 수모를 당하며 패배했다면. 녀석의 기분이 어땠을까? 아마. 모르긴 몰라도 자존심에 금이 갔을거야.."
-
"아."
"그 녀석은 하고자 하는 것은 모든지 이루는 집안 아들이야 그런 녀석이 뭔들 못하겠어? 종족차별주의자들은 그 녀석의 돈을 받고 일하는 뜨내기들이갰지.."
마도란의 설명을 들은 청년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청년은 어렴풋이 기억이 났다. 예선 1차전을 마친후 위그넌이 자신을 계속해서 쳐다봤다는 것이. 그 눈빛이 분노의 눈빛이을줄이야
"그럼.. 이제 어쩌죠?"
-
"흠 글세 큰일인데 위그넌을 찾을 방법이 없어. 녀석의 도장은 멀리 떨어진 다른 지역구라서 그곳까지 인질을 데려갔을리도 없고.
그렇다고 어디에 있는지 알아낼 마땅한 방법이 있는것도 아니고"
"혹시 중앙회관에 가보면 알수 있지 않을까요? 원래 선수자 등록카드를 작성할 때 이 도시에서 머무는 장소를 기입하게 되어있잖아요. 그걸 보면 녀석이 어디있는지 알수 있지 않나요?"
-
"그래!! 하지만.. 그런 정보를 쉽게 가르쳐줄까?"
청년은 골똘히 생각하는 듯 하다가 손바닥을 마주치며 말했다.
"마도란씨가 부탁하면 될거에요 위그넌과 친하다고 말하면 믿어줄거라구요!!"
청년은 마도란의 입장이 난처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안해본것은 아니었지만 지금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었다.
마도란은 청년의 기발한 아이디어에 소리치며 좋아했다.
"그래!! 그거야.. 의외로 쉽게 풀릴지도 모르겠는걸? 어서 회관으로 가자구!!"
마도란은 청년의 걱정과는 달리 기분나빠하거나 거부하지 않았다.
청년과 마도란이 중앙회관에 도착했다. 둘은 대회 주최측 사무실을 찾아갔다. 그곳에는 일을 보고 있던 한 남자와 여자가 있었다.
마도란은 천천히 웃으면서 여자에게 접근했다.
"저 안녕하세요?"
마도란의 인사를 대충 흘려받던 여자는 인사를 건넨 사람이 대회 3연속 우승을 차지한 마도란이란 사실을 알고는 정색을 하며 반겼다.
"아 네!! 마도란씨죠? 근데 여긴 무슨 일로?"
-
"예 제 친구도 이번대회에 참가를 했는데 어디 있는지 통 연락이 안되더군요 그 친구 사는 곳 좀 알수 없을까 해서요.."
"흠 그건 개인정보라. 그치만 마도란씨니까 믿어도 되겠죠?"
여자는 싱글벙글 웃으면서 마도란의 부탁을 승낙했다. 위그넌의 주소를 찾던 여자는 약간 아쉬운 표정을 하며 말했다.
"저런 위그넌씨는 참가신청을 할 때 머무는 곳의 주소를 기입하지 않으셨군요. 일이 난처하게 되셨네요.."
여자의 말을 들은 마도란과 청년은 난감했다. 마지막 희망이었는데.
아쉬워하는 여자에게 마도란은 고맙다는 인사를 건네고 밖으로 나왔다.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기울어가고 있었다. 어둠은 자신이 하늘의 제왕이라도 된것처럼 밝은 빛을 잡아먹고 있었다.
"젠장.. 틀렸어요!!"
청년은 체념한 듯 보였다. 아니. 포기할순 없었지만 방법이 없었다.
그런 청년을 향해 마도란은 아무말도 해줄수가 없었다.
"해보는데까지는 해봤어. 더 이상은 무리라구. 우선 LCDP(Local City Police Department)에 신고하자구.."
-
"그럼 마도란씨와 내일 그 검을 가지고 경기를 치뤄야겠군요."
"후훗 그래 어쩔수 없겠지.. 아마 위그넌의 주소를 알았더라도 그놈은 거기에 없었을거야 그렇게 멍청하게 납치극을 벌일 놈들은 아니거든.."
-
"내일 시합이 끝나면 동생을 풀어줄까요?"
"글세 그것도 알수 없는 노릇이지 위그넌이란 녀석이 뭘 원하는지가 문제겠지.. 자네의 목숨이냐. 아니면 단지 자네가 처참하게 패배하느냐"
-
"아마도 제가 죽길 바라고 있겠죠.."
"흠. 우선 최대한 시간을 끌어보도록하지 서로 경기는 하되 살(殺)수는 펼치지 않기로 말야."
-
"그렇게되면 수아가 위험해 질거에요 위그넌도 검을 익힌 녀석인데 그것조차 눈치 못채겠어요?"
청년은 왠지 모르게 위험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마도란과 시합을하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정말 이상한 일이었다.
마도란은 둘다 비슷한 실력에서 그런 대결을 한다면 누군가는 반드시 크게 다칠거라는것을 알았다. 그래서 될 수 있다면 시간을 끄는 식으로 경기를 치룰생각이었다. 하지만 청년의 대답은 냉담했다. 마도란도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흠 그래 자네 말이 맞아. 어쩌면 이건 우리의 운명일런지도 모르지 솔직히 말해 나도 자네와 진정한 승부를 겨루고 싶었어 누가 이기게 되든지 패자는 말이 없는 걸세."
-
"네 물론이죠."
마도란과 청년은 서로 악수를 했다. 내일 있을 건곤일척(乾坤一擲)의 승부가 정정당당한 게임이 될 수 있기를 기원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