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기가슬렌더-6화 (6/120)

제 목: 6회 -

[기가 슬렌더] -5- 팔케넌 드라이시스 -팔캐넌-거대한 사막을 가로지르는 거대한 호버크레프트가 한 대 있었다. 도시 이외의 대부분의 땅은 흙먼지층으로 인한 태양광선의 부분도달로 인해 빙하로 변했거나 사막으로 변해 있었다. 그러한 사막을 도시로 개발하는 일은 보통 어려운게 아니었다. 왜냐면 일단 자금도 많이 드는데다가 타 종족의 공격위협이 언제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었다. 그 상황에서 무리하게 공사를 진행할 수는 없었다. 따라서 공사에는 많은 호위전대가 필요한데 그러한 호위대는 가오사이보그전대가 맡고 있었다.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은 기업체라면 싼값으로 호위대를 얻을수 있었지만 그것도 순탄한것만은 아니었다. 늘 비리에는 감사가 따르기 마련 그래서 사막지역을 개척하는 것은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사업으로 여겨졌다.

거대한 호버크레프트는 사막의 중앙부분에 도달했다. 아무것도 없는 황량한 사막에 도착한 호버크레프트에서 이상하게 생긴 비행선이 한 대 분리해져 나왔다. 아마 이 시대 사람들중 그렇게 생긴 비행선을 본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을 것이다. 티타미넘 계열의 금속중 가장 단단하고 마모가 되지 않는 티라늄으로 만들어진 그 비행선은 티라늄의 엄청난 무게에도 불구하고 수직상승을 하고 있었다. 놀라운 속력으로 위로 솟구치던 비행선은 흙먼지층에 도달하자 이상한 보호막같은 것으로 둘러싸여지더니 흙먼지층을 뚫고 올라가기 시작하였다.

지금껏 먼지층을 뚫고 올라갈수 있는 비행선은 존재 하지 않았다.

아니. 존재한다고 해도 그럴 필요성이 없었다. 위성이란것도 먼지층을 뚫고 전파를 보낼수 없었을만큼 흙먼지층은 두텁고 전파방해가 극심했다. 그런 먼지층을 뚫고 올라갈 필요성도 느끼지 못했을뿐 아니라 보통의 기술로는 먼지층을 뚫고 올라갈수도 없었다. 그도 그럴것이 먼지층에는 엄청난 대기의 자장으로 인해 모든 비행선의 전자장치가 파손되었다. 먼지층을 통과하는 것은 자살행위였다. 이 당시 통신망은 거대한 고전압의 송수신탑을 설치하거나 미니 위성을 먼지층 바로 아래에 여러개를 띄워 통신을 연결하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저 이상하게 생긴 비행선은 유유히 먼지층을 뚫고 올라가는것이 아닌가..? 먼지층을 뚫고 올라간 비행선은 대기권 밖으로 도달할수 있었다. 대기권 밖에는 죽음의 전쟁(D.W)이자 신인류의 탄생이었던 D.W.00 년 이전에 융성했던 문명이 만들었었던 우주선과 인공위성들의 잔해가 널브러져 있었다. 그것들은 마치 죽음의 전쟁때 생긴 엄청난 전자기파에 의해 파괴된것처럼 처참한 모습이었으며 우주의 쓰레기장처럼 어지러웠다.

우주공간에 위치한 한 거대한 원자력천공위성.. 다른 쓰레기같은 폐위성들에 비해 엄청난 크기를 자랑하는 그 위성은 웬만한 도시들보다 훨씬 더 큰 모습을 하고 있었다. 비행선은 원자력천공위성의 보호막 안으로 들어가 내부로 도킹을 시도하였다. 비행선에서 내린 사람은 30대 정도로 보이는 남자로 노란색 머리에 두꺼워보이는 안경을 쓰고 있었다. 그의 앞에는 그를 마중나온 사내가 있었다.

"어서 오시오. 얀 박사."

사내가 인사한 상대방은 놀랍게도 얀 이반이었다. 사내의 안내를 받은 얀은 거대한 천공위성의 중심부를 향하고 있었다. 원형 쉘드에 원형으로 이루어진 위성은 안쪽에 또 하나의 원형 튜브로 이루어져 있었다. 먼지층이 없었다면 천체망원경으로도 훤히 보였을 그 모습은 원안에 또 원이 그 안에 또하나의 원이 작은 끈으로 연결된것처럼 보였을 것이다.

얀은 가운데에 위치한 거대한 원형도브로 들어섰다. 도브는 거대한 시설들이 갖추어져 있었는데 원자력으로 이루어진 동력실을 비롯해 조종실, 방어막을 가동하는 원자쉐일드 조종실, 시스템 운영실 등이 있었고 중앙에는 커다란 홀이 있었다. 홀 안으로 들어선 얀의 앞에는 반원으로 생긴 탁자가 놓여져 있었고 어두운 조명아래 여러명의 인간들이 앉아있었다.

"어서 오시오. 얀 이반."

그 중 한 사내가 입을 열었다. 친근하게 얀을 부른 그 사내에게 얀은 정중히 인사를 하며 예를 차렸다.

"팔케넌 님. 오랜시간동안 뵙지 못했었군요. 일은 시키신대로 처리하였습니다."

얀의 말을 들은 팔캐넌이란 자는 굵은 음성으로 얀에게 말했다.

"네게 주어진 임무는 세느카 박사를 납치하려는 자들, 즉 헤켈들의 배후인물이 누구인지를 밝히는 것이네. 만약 우리가 우려하는데로 일이 진행되고 있다면 그건 우리들의 생명과도 직결되는 간과할수 없는 문제가 된다네. "

팔캐넌은 의미심장하게 말을 꺼냈다. 얀은 팔캐넌의 말이 무슨뜻인지 이해하는데 상당한 애를 먹고 있었다.

"세느카 박사가 다른 종족들의 필요대상이 되고 있단 말씀이십니까? 그럴만한 가치가 있을까요?"

팔캐넌은 얀의 질문에 약간 화를 내면서 말을 했다.

"자네가 알수 있는 것은 없다네. 다만 세느카 박사를 납치하려는 자들의 배후세력을 알아내는 것이 자네의 임무라네. 그들에게 세느카박사를 잃게 된다면 우린 모두 멸망이야."

얀은 팔케넌의 말을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그의 높은 신분에 대해 대항할수 없었기에 조심스레 대답했다.

"예 알겠습니다. 더 이상 질문 하지 않겠습니다. 이미 카인을 세느카의 경호원으로 붙여놓았습니다. 그녀에 관한 모든 일은 제가 훤히 알고 있으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팔케넌은 시키는 일은 완벽하게 처리하는 얀을 상당히 신임하고는 있었지만 이번 일만큼은 더욱더 신중을 기해야만했다.

"그들이 우리가 생각하는 존재라면 분명 세느카는 엄청난 운명을 타고난 소녀일것이네. 어쩌면 삶에 대한 회의를 느낀 자들의 마지막 희망일수도 있지. 우린 그들에게 맞서 싸워야한다네.

우리가 이기지 못하면 우리는 물론 지상의 모든 생명체들이 위험해질수 있어. 난 그렇게 되길 바라지 않는다네. 우리의 위대하신 분도 그렇게 되길 원하지 않아!"

팔캐넌의 입에서 '위대하신 분'이란 단어가 나오자 얀은 더욱 예를 차렸다. 팔캐넌은 계속해서 입을 열었다.

"세느카를 철저히 이용해서 헤켈들의 약점을 알아내게.

세이렌들의 약점도! 위대하신분께서 자네들을 선택하신만큼 자네들은 그분께 보답해야하네. 그만 지상으로 내려가게!"

얀은 고개숙여 절을 한후 홀밖으로 나왔다. 얀의 등에서는 이미 많은 양의 식은땀이 흘러내리고있었다. 얀은 생각했다.

'이번 일은 다른 종족간의 전쟁보다 더욱 심각한 일임에 틀림 없군 팔캐넌님께서 이정도까지 당부하시다니. 세느카박사가 신에게 도전하고 있다고 말한 것 역시. 같은 맥락인가.. 알수 없군.. 후. 내가 알수 있는 것도 이게 한계인가. 도대체 재단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것이지 시키는데로 일을 처리하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너무 따돌림 당하는것같군 제기랄."

얀은 원자력천공위성을 빠져나와 지상의 호버크레프트로 돌아왔다. 그리곤 자신의 연구소를 향해 호버크레프트를 조종했다.

얀이 밖으로 나가자 팔캐넌과 주위의 원로들이 입을 열었다.

"얀을 어떻게 생각하시오. 팔캐넌."

역시 어두운 조명탓인지 모습은 분간할수 없었지만 굵직한 음성의 사내가 입을 열었다. 팔캐넌과 얀의 대화에 끼어들지 않은 것을 보면 그들은 바깥세상의 일에 자신을 드러내고 싶어하지 않는 듯 했다.

"그는 믿을만 하오. 위대하신분께서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일이라 그에게 맡긴 것이오. 어쩌면 그분께서 생각한데로 일이 진행될지도 모르오. "

팔캐넌의 말을 들은 다른 원로가 입을 열었다. 앙칼진 목소리로 그는 여자였다.

"당신이 지시한 일들은 우리의 뜻과 반대의 결과를 초래하지 않겠소? 인류의 기원을 밝혀낸다는 것은 그분의 뜻과는 상반되지 않소?"

-

"흠 그렇소. 하지만 우리는 그녀가 인류의 기원을 밝히기를 원해서 그녀를 돕고 있는 것이 아니오. 그녀를 우리의 보호라는 울타리속에 가둬두면서 타 종족들에게 그녀를 빼앗기지 않으려하는 것이며 또 그녀가 인류의 기원을 밝히려한다지만 그걸 밝혀내리란 보장도 없소. 만약 그것을 찾아낸다면 다른 종족들의 유전자 구조 해석 맵(MAP)역시 밝혀내게 될것이오. 그걸 얻는다면 굳이 그녀가 납치되는 것을 막을 필요가 없소. 이미 다른 종족들은 우리들에게 굴복해있을테니 말이오."

팔캐넌의 대답에 굵은 목소리의 사내가 물었다.

"그녀의 연구 자체가 우리의 뜻과는 다른 것이었는데 그녀를 굳이 도울필요가 있느냐하는것이오. 만에 하나 그녀가 인류의 기원을 밝혀낸다면 그건 타 종족들에게 그녀를 빼앗기는것보다 더욱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어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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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걱정안해도 됩니다. 우선 위대하신 분께서 걱정하는 것은 그녀가 인류의 기원을 밝혀내는 것이 아니란 것을 인지할 필요가 있소. 위대하신분께서는 그녀가 가공할 능력을 지닌 운명의 소녀인지 분명치는 않지만, 아니라는 보장도 없기 때문에 그녀를 다른 종족으로부터 보호하며 감시하란 지령을 내리셨소. 그녀의 연구가 비록 우리뜻을 거스르는 것이다 하더라도 우리에게 있어 중요한 인물임에 틀림없소. 아니. 그녀가 있는 종족에게 말이오"

"흠 난 아직도 위대하신분의 뜻을 잘 모르겠소만 당신 말의 의도는 알겠소. 그녀는 위험한 존재이지만 그것을 우리품에서 키우며 감시하는게 다른 종족손에서 크는것보다 낳다는 것이 아니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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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후훗. 이제야 이해하시는것같구료.."

팔캐넌이 웃으면서 말을 하자 앙칼진 목소리의 여성원로가 화제를 다른곳으로 돌렸다.

"다른 일은 어떻게 되었소? 헤켈들의 동태가 심상치 않던데."

마치 다른 원로들에게 심문을 받듯 팔캐넌은 질문에 대답했다.

"이미 그것도 지시해두었소. 헤켈족의 병력은 상당수 티탄시에 집결해있지만 공격은 감행하지 않을것이오. 아직 돔형 광선결계를 파해할 강구책을 발견하지 못했을테니 말이오. 그리고 유사시엔 가오사이보그전대를 긴급투입할 준비가 되어있소. "

처음에 입을 열었던 굵은 목소리의 원로가 말했다.

"헤켈들의 움직임과 세느카박사와의 연관성은?"

팔캐넌은 어려운 질문이라는 듯 한참을 생각한 후 대답했다.

"여러가지가 있을수 있소. 우선 그 움직임과 박사의 연관성이 없을 때 이유는 간단하오. 국지적인 도발행위일뿐이오. 대부분의 전투가 그랬듯이 말이오. 하지만 세느카박사와 연관이 있다고 한다면 문제는 심각해집니다. 그들이 세느카박사를 납치하기 위해 보낸 녀석은 지금껏 보지 못하던 헤켈이었소. 아무래도 녀석들의 연구도 진척을 보이는것같소.

힘만센 무식한 녀석들이 아님이 이미 입증되었소. 따라서 그들의 움직임은 세느카박사를 납치하기 위한 양동작전일수도 있소. 세느카 박사가 위험해지면 언제든 투입할수 있도록 준비된 가오사이보그 전대가 있소. 그들이 그 사실을 알아낼 방도는 없지만 예상 할수 있다는 것은 가능성이있소.

그렇다고 볼 때 가오사이보그전대의 발목을 붙잡는 역할로 티탄시를 공격한다면? 시민들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서라도 가오사이보그전대는 그곳에 투입하여야 하오. "

앙칼진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양동작전이란 생각은 너무 비약이 심한 것 아니오?"

팔캐넌은 약간 비웃는듯한 웃음을 흘리며 대답했다.

"후훗 난 단지 완벽을 기하고 싶을 뿐이오. 그래서 모든 가능성을 하나하나 따져보고 있는것이오. 설령 놈들의 도발이 늘상 있는 그런것 이라면 복잡할게 없다지만 위대하신분의 말씀을 간과하고 세느카를 놈들의 양동작전에 의해 빼앗긴다면 어떤결과가 초래될지 모르오. 내 말뜻을 알겠소?"

여성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팔캐넌의 말은 확실히 비약이 심했지만 위대하신분을 들먹거린이상 반론을 펼칠수 없었다. 반론을 제기하는 것은 위대하신분에 대한 도전이었기때문이었다.

"흠 과연 세느카란 여자애가 무슨 존재이길래"

또 다른 원로가 입을 열었다. 갑자기 조용해진 홀안의 분위기는 그의 한마디로 인해 더욱 적막해졌다. 팔캐넌이 입을 열었다.

"그건 나도 모르오. 위대하신 분 조차도 그녀가 무슨 존재인지에 대해 모르고 있소.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녀를 또 다른 기가스가 원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이오!"

팔캐넌의 입에서 기가스란 단어가 나오자 모두들 당황스러워하는 눈빛이었다. 앙칼진 여성이 팔캐넌에게 쏘아붙였다.

"입닥치시오! 함부로 금언을 입에 담다니. 그런 망언을 한 번만 더 하게 된다면 원로원의 권한으로 징계를 내리겠소!"

팔캐넌은 자신이 순간적으로 실수를 하긴 했지만 틀린말을 한 것은 아니라는 듯 당당하게 말했다.

"좋소. 인정하오. 하지만 내가 말한 의미를 잘 알고 있을게요. 세느카를 원하는 자가 왜 그녀를 원하는지 우리는 알아내야하오. 그 이유가 인류의 멸망을 가져다 줄수도 있고 반대로 타 종족들의 멸망을 가져다 줄수도 있기때문이오. 오늘 원로회의는 이만 마치도록 합시다. "

팔캐넌의 말을 들은 다른 세명의 원로들은 동의를 표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들 모두 팔캐넌이 한 말을 곱씹어보고 있었다. 인류의 멸망은 곧 자신들의 죽음이 아닌가. 팔캐넌 역시 위대하신 분께서 이번일을 특별하게 여기는 이유 역시 같은 이유일거라고 믿었다.

'지금껏 타 종족이 한 인간을 노린적은 없었는데. 아니. 한 번 있었지..

얀의 아내. 이카루스. 하지만 그건 이번것과는 달라.. 뭔가. 완전한 별개의 일같았지. 후.. 기가스와 세느카 아이리스. 무슨 상관관계지.. 어렵군 어려워'

팔캐넌은 홀에서 나와 자신의 집무실로 향했다. 다른 원로들 역시 모두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모두의 표정이 심각했다.

히트레인지에서 음식이 완성되었다는 벨이 울렸다. 음식? 음식이 아니라 끓는 물이었다. 끓는 물에다가 티를 집어넣은 카인은 세느카에게 한잔 건네 주었다. 그리고 파인리히에게도 한잔 건네주려는데 파인리히는 싫다고 손을 가로젓고 있었다.

"난 고상한척 하는건 질색이거든 후훗.."

카인은 파인리히의 성격을 이젠 파악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웃어주었다. 세느카는 조용히 차를 마시면서 앞에 놓인 수첩을 바라보고 있었다. 알수 없는 문자들.(GiGa Slender)이었다. 도대체 근원이 불확실한 이러한 문자는 그 어떤 책에서도 찾아볼수 없는 문자였다.

"백날 봐야 소용없다구. 그건 아무도 풀 수 없는 수수께끼야. "

파인리히의 비꼬는 말투에 적응한 세느카 역시 맞다는 뜻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맞아. 도대체 무슨 뜻일까. 왜 뛰어난 역사학자들과 언어학자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것을 해석하지 못하지"

카인은 웃으면서 세느카를 놀렸다.

"후훗 그런 사람들도 못 푸는 문제를 네가 붙들고 있어봐야 소용 없는 일이 아닐까. 어차피 이곳 펠로포타미아 유적에서는 더 이상 얻을것이 없는것같은데. 엄청난 신전이 누군가에 의해 과학적으로 만들어졌다는 가설을 하나 얻었을뿐 지상과 지하로 나뉘어진 이유도 알수 없고 이상한 문자라. 에구 "

세느카를 놀리던 것이었는데 한숨을 쉬어버린 카인은 아무런 도움이 못되고 있는 자신의 머리가 한심했다.

"그래 고대인들중에 뛰어난 자에 의해 그 신전이 지어졌거나 아니면 누군가 유적을 조작한것일거야. 첫 번째것이 확률이 높지만말야.. 상식적으로라도 그런 것을 조작한다는 것 자체가 말도 안되고 미친짓이니까 휴우 그래 아직 확실한건 아무것도 없어. 하지만 첫술에 배부를순 없잖아?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구.. ^^"

애써 모든 의문점들을 머리속에서 날려버리려고 한 세느카는 웃어버렸다. 자기최면으로 '이제 시작'이란 말을 되풀이하며 말이다. 그런 세느카가 안쓰러웠는지 파인리히가 구미가 당기는 말을 했다.

"그 이상한 문자 본적있어. 알리타인 유적에서 내가 직접 가본것은 아니지만 책에서 읽은적이 있지. 흠 관심있나?"

파인리히는 세느카가 당연히 관심있을줄 알았지만 은근히 모르는척 떠보았다. 차를 한모금 마시고 있던 세느카는 잔을 내려놓으면서 말했다.

"훗 관심있지 관심 없을말을 네가 할리도 없구 알리타인 유적이라. 나도 들어본적이 있는것같아. 펠로포타미아 유적과는 다르게 꽤 역사가 짧은 유적으로 아는데. 맞나."

파인리히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맞아. 어쩌면 우리가 원하는게 거기 있을지도 모르지..

아니.. 네가 원하는거 말야.. 후훗.."

카인은 대화에 끼어들지 못해 자리에서 일어서 방을 나왔다.

그가 있어봐야 도움될 일은 없었기때문이었다. 아마 세느카는 내일 아침이라도 당장 출발하자고 할것이 분명했다. 카인은 MTM을 꺼내서 얀에게 전화를 걸었다.

"얀 소장님 카인입니다. "

얀은 카인을 보고는 환한 얼굴로 말했다. 얀에게 있어 이 사건이 생각보다 중요한 사건임이 밝혀진 이상 카인에게 그 중요성에 대해 신신당부 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 일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

"네 우선 파인리히란 녀석을 동료로 만들었습니다. 이상한 소환능력을 지닌 녀석이었는데 처음 보는 기술들을 쓰는 자입니다.

고고학에 뛰어난 학식을 가지고 있어 세느카가 함께 조사하자고 제의했습니다. 그가 받아들여서 지금은 같이 있습니다. 그의 모습을 전송해드리겠습니다. 그에 대해 조사해주십시오. 어떤 녀석인지 알아낸게 없어서 말입니다. 그리고 펠로포타미아 유적을 조사했었는데 조사결과는 기대에 못미치는 것들이었습니다. 아직은 알아낸 것이 없습니다. 내일즈음 3지역구에 있는 알리타인 유적으로 갈 것입니다."

얀은 카인의 보고를 듣고는 곧바로 파인리히란 자에 대해 조사하기 시작했다. 뛰어난 성능의 MTM 이라 파인리히의 모습을 기록하고 전송하는데 몇초도 안걸렸다. 게다가 지문채취기능까지 있어 신분조회가 쉬웠다. 얀은 카인의 말이 끝나자 카인에게 파인리히에 관한 것을 말해주었다.

"파인리히라.. 그는 없는 존재이네 그런 인간은 우리들 자료내에선 존재하지 않다네. 그는 다른 종족이거나 아니면.."

얀이 말꼬리를 흐리자 카인은 궁금했는지 따라 말했다.

"아니면???"

얀은 더 이상의 언급을 하지 않고 화제를 다른곳으로 돌렸다.

그에겐 꼭 해야할 말이 있었기때문이었다.

"자네 임무는 상당히 중요한 것일세. 세느카 박사를 헤켈이 노리는 이유를 조사중에 있으니 곧 밝혀지겠지만 절대로 그들에게 세느카 박사를 넘겨줘서는 안되네.. 파인리히라는 자도 신분이 불분명하니 상당한 주의를 기울이게."

카인은 상관의 명령을 주의깊게 듣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질문했다.

"티탄시 외곽에 헤켈들이 집결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게 사실입니까?"

카인은 조사중에 우연히 HDTV 에서 방송된 장면을 떠올리고는 얀의 안위가 걱정되었는지 물어본것이다.

"흠 그렇다네 내 생각엔 이번엔 결코 국지적인 도발로 그치지 않을것같다네. 뭔가 다른 목적이 있는것같단 말이야 그 목적이 세느카 박사를 노린것이라면 문제가 커진단 말이지. 자네 생각은 어떠한가?"

카인은 얀의 질문에 단순하게 대답했다.

"티탄시는 가오사이보그전대가 충분히 방어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만약 양동작전이라면 꽤 많은 병력의 헤켈들이 저희들을 공격한다는 소린데. 저희들의 힘만으론 부족합니다.

소장님께서 연구소 소속 가오사이보그전대를 보내주시면 안됩니까?"

얀은 카인의 질문이 지극히 정상이지만 아직 생각이 짧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헤켈들이 시를 공격하고 있는데 연구소 소속 가오사이보그전대를 다른 곳으로 빼낸다는 것은 명분이 서질 않아. 그것도 한명의 여자를 위해 그렇다는 것은 시민들에게 설득력이 없는 말이지. 후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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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다른 도시의 가오사이보그전대를 저희쪽으로 보내주시면 안됩니까?"

카인의 질문에 얀은 크게 한숨을 쉬고는 말했다.

"후우. 다른 도시도 자기들을 방어하는데 바쁘다네.. 그것 역시 말도 안되는 요구일뿐이야.. 그리고 솔직히 이것이 양동작전일지 아닐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너무 섣불리 단정지은것이 아닌가 생각이 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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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켈들이 근래 들어 그런 움직임을 보인적이 거의 없지 않았습니까. 흠 하여간 저희들도 그에대해 대비해두고 있겠습니다."

얀은 표정을 환하게 바꾸며 행운을 빌어주었다.

"후훗.. 그래.. 자네라면 내 믿지. 세느카 양을 잘 보호해주게 파인리히란 자에 대한 경계도 늦추지 말고. 행운을 비네"

얀의 행운을 비는 마지막말을 끝으로 통신을 마친 카인은 얀의 생각이 너무 과대해석한 것일거라고 생각했다. 그런 위험은 없을 거라고 애써 마음을 다잡았다.

다시 방안으로 들어간 카인에게 세느카는 활짝 웃어보이며 무슨 말을 하려고 했다. 하지만 먼저 말한 것은 카인이었다.

"내일 당장 알리타인 유적으로 가잔 말이지?"

세느카는 카인이 벌써 눈치채고 있었다는게 신기한 듯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일행은 내일의 여행을 위해 각자 알아서 쉬기로 하고 방에서 흩어졌다. 카인은 세느카를 보호해야한다며 세느카와 함께 나섰지만 파인리히는 다른 곳을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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