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기가슬렌더-2화 (2/120)

제 목: 2회 -

[기가 슬렌더] -1- 세느카 아이리스(연출된 만남) The God's Diary

-프롤로그-

사람들은 Death War 가 있기 전 세상을 1세기라 칭했다.

1세기는 수많은 국가들의 공존하는 인간들만의 세상이었다. 그 국가들 중 강대국이라 불리던 미국, 일본등은 신에 대한 도전을 하고야 말았다.

게놈 프로젝트(Genome Project)가 바로 그것이었다. 1세기는 강대국간의 버튼전쟁(Button War:일명 Nuclear War로 버튼 하나로 인해 모든 것이 끝나는 전쟁)으로 인해 종말을 맺는다.

그것이 바로 2세기 사람들이 말하는 Death War(D.W.)였다.

2세기 사람들은 비르수 라 페르테로부터 새로운 삶을 시작했으며 각기 다른 곳에 터전을 잡아 생활해 나갔다. 그러던 중 인간들은 자신들만이 이 비르수 라 드뮨 대륙의 지배자가 아님을 깨닫게 된다.

헤켈과 세이렌.

새로운 종족의 등장으로 인간들은 공포에 떨어야했다.

D.W.2000 년. 그분의 전설. 세월의 검은 돌을 가진 자가 세상에 나타나고 죄를 용서받기 위해 카에살레아는 가느다란 실낱같은 운명들을 서로 이어주는데 신의 일기(God's diary) 1부. 기가 슬렌더(Giga Slender)암울한 몽상. 쉐도우 DNA 프로젝트의 희생자. 그것은 또 하나의 세상이었다. 운(雲)과 그들의 만남. 그 세상에서의 진실은 살아 숨쉰다는 것 뿐.

신의 일기(God's diary) 2부.

파운!(破Chaos雲). 2세기의 끝. 아직 알 수 없는 먼 미래. 그것은 3세기의 시작이었으며 나노(Nano) 물질 세계의 새로운 탄생을 고했다.

신의 일기(God's diary) 3부. 나노 브레이커(Nano breaker)

신의 일기 1부

기가스

서문

세상의 기원은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수수께끼이다.

내가 어디서 태어났으며 죽은 뒤 어디로 가게 되는지 아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

혹 그것들을 안다고 해도 그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거나 미친 사람이란 오해만 받을 뿐이다.

늘 사람들은 궁금해하고 두려워한다. 그런 궁금증과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 종교를 믿고 그것들을 추종하며 자신의 위안을 얻게 된다.

그 종교들 또한 과연 진실로 믿을 만한 것이며 의지해야하는 것인지 그것은 자신의 결정에 의해 판가름나기 마련이다.

하지만 모두 진실은 아니다. 믿는 자들에 의해 왜곡되며 부인된다.

과연 우린 어디로 부터 온 것인가

>> 티탄시 중심부.

한 거대한 세라곤 빌딩. 아주 어려보이는 듯한 한명의 소녀가 나무로 만든 구식 침대 위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 아직은 이른 새벽. 그런 그녀를 바라보는 한 인간이 있었다.

그는 150센치정도 되는 키에 언뜻 봐도 잘생긴 미소년이었다. 어째서 그가 그곳에 있는지는 알수 없었지만 그는 한동안 소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한 손을 들어 그녀를 향하게 했다.

'세느카, 이제 때가 되었다. 너의 봉인이 풀리는 때가 너를 보호하고 싶지만 그것은 규칙에 위배되는 일. 그래서 내가 아닌 타인으로 하여금 널 보호하도록 하겠다. 곧 있을 시련은 아무것도 아니다. 먼 미래에 네가 할 일에 비하면'

그는 길게 숨을 내쉰 후 자신의 머리 속에서 만들어내는 영상을 세느카의 두뇌 속에 삽입시키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세느카의 표정이 어두워지더니 바로 공포에 질린 듯한 얼굴이 되어버렸다. <<

The(r) GiGa(s) Slender(n)

1장. 용기의 장

이 세계와는 다른 세계.

사람들은 다른 세계가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왜냐하면 그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뿐 아니라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 같은 것이 있기 때문이다.

힘을 들여 굳이 다른 세상을 향해 한 발짝을 떼느니 지금의 자리에 안주하기 바쁘다. 나도 그렇고 당신도 그럴 것이다.

하지만 늘 그렇듯이 개척하는 자가 있으면, 도전하는 정신이 있으면 새로운 것은 그리 낯설고 두려운 존재는 아닐 것이다.

그런 프런티어의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 없다는게 문제지만...

-세느카 아이리스(연출된 만남)-

거리엔 금속성 건물들이 즐비했다. 이 거대한 건물들은 모두 세라곤으로 만들어진 것들이었다. 세라곤이란 금속은 그 성질이 매우 단단하고 가공하기가 용이하여 가장 각광받는 건축 자재였다. 특히 고온의 열처리를 제외하고는 그 어떠한 외부작용에도 견딜수 있을만큼의 높은 방어력을 가진 금속이었다. 세라곤으로 만들어진 건물들은 한눈에 보기에도 장관이었다. 높다란 세라곤 빌딩들 가운데는 도로가 한눈에 들어왔다. 도로 역시 세라곤을 약간 다르게 제조한 세라고닉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세라고닉은 플라잉머신의 고온에도 견딜수 있게 만들어진 세라곤으로 세라곤보다 열에는 강하지만 강도가 무뎌 사고가 나도 큰피해가 없었다.

거대한 도시 이 도시는 세라곤으로 만들어진 최초의 도시였고 다른 도시들의 모태였다. 이 도시의 이름은 티탄이었다.

자그마한 방안에는 한명의 젊은 여성이 누워 있었다. 그녀는 딱딱한 금속성의 물질들을 별로 달갑게 생각하지 않는지 침대가 나무로 만들어진 구형 침대였다. 하지만 그런 침대를 더 좋아하는지 늦은 오전인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잠을 자고 있었다. 거의 20살이 되어보이는 그녀는 완전한 성인이었다. 정신연령이 급속히 발전한 지금 20살정도면 중년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그만큼 의학이 발전해서인지 웬만한 사람들도 150세까지 살수 있었다. 20살정도에 중년의 정신연령이라면 완전한 성인이라 할수 있었다. 보통은 13세가 지나면 홀로서기를 했다. 자신의 일을 찾아 떠났으며 자신의 부모들에게 손을 벌리는 짓은 대부분 하지 않았다.

자식들은 부모들?!에 의해 탄생되었으며 기형아는 거의 잉태되지 않았다.

아니. 태어나는 기형아가 있었다 하지만 그들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알수 없었다. 아니. 아무도 알려고 하지 않았다.

20세 가량으로 보이는 그녀는 온화한 표정에서 당혹스런 표정으로 바뀌고 있었다. 그리고는 긴 신음을 토해냈다.

"아니야안돼!!!! 그럴리 없어 아니야!!!"

그녀는 그런 짧막한 비명을 지르면서 깨어났다. 악몽이었다. 벌써 이런 꿈을 꾼지 1년이 넘은 상태였다.

"젠장. 또 또 그 꿈이잖아 도대체 언제까지 나를 괴롭힐거야."

여성답지 않은 말투로 짜증을 부렸다. 나무 침대에서 일어난 그녀는 검은색 머리카락과 검은 눈동자를 지닌 아직은 앳띄어 보이는 여성이었다.

보통의 여성들의 머리색과는 다른 검은색 머리카락을 지닌 그녀는 자신의 머리색이 남들과 다르다는 것을 한 번도 이상하다고 여겨본적은 없었다.

그것 때문에 놀림받은적이 가끔 있지만 그런것에 신경쓸만큼 소심한 성격이 아니었기때문이었다.

가장 흔한 머리색은 노랑색이었다. 노란색이 일반적이었으며 갈색과 붉은색 머리카락도 있었다. 그 외의 색은 염색으로 만들어내었으며 검은색으로 염색하는 사람은 없었다. 어쩌면 그녀는 검은색으로 염색한 것일지도 모른다. 아니. 검은색으로 염색을 했다면 그건 자신이 미쳤다고 광고하는 꼴이었을테니 그렇지는 않았을 것이다.

약간은 어린티를 못벗은듯한 외모였지만 그건 말 그대로 외모였을뿐 그녀의 성숙함을 좌우할 수는 없었다. 침대에 걸터 앉은후 잠시 생각하는 듯 눈을 감았다. 그리고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면서 '젠장' 이란 단어를 연발했다.

'도대체 무슨 꿈이 깨어난 후에도 생생하지 젠장. 보통은 기억못하는게 정상이잖아. '

그렇게 생각하던 그녀는 무언가 결심한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는 부드러운 나무 침대에서 일어나 세라곤으로 만들어진 딱딱해 보이는 욕실로 들어갔다. 이 도시의 온수시설과 난방시설은 굉장히 발달된 것이다. 시범적으로 개발되었던 세라곤 건물들과 도로. 모두 만족할만한 것이다. 다만 너무 딱딱해서 삭막해 보인다는 단점이 있었긴 했지만 말이다.

욕실에 들어간 그녀는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고 밖으로 나왔다. 무슨 급한 일이라도 생각 난 듯 옷을 급하게 입고는 자신의 집에서 뛰어 나왔다.

그리고는 시계를 보았다.

"어머. 벌써 11시잖아 큰일이군 서두르자."

늦었는지 그녀는 뛰기 시작했다. 그때였다. 어지간해선 흠집조차 만들어내기 힘든 세라곤이 움푹 패이고 있었다. 마치 발자국 같은 형상은 그녀의 뒤를 따라 오고 있었다. 평소보다 이상한 느낌을 받아서인지 그녀는 속도를 내고 있었다.

'뭐지 이런 긴장감은.'

그녀의 속도에 맞추어 추적자 역시 속도를 높이고 있었다. 그녀는 얼른 엘리베이터에 타고는 닫힘 버튼을 연달아 눌렀다. 지금 이 장면 그녀는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설마' 하는 생각으로 1층 버튼을 눌렀다. 꿈과 비슷하긴 했지만 무언가 틀렸다. 꿈에서는 엘리베이터를 탄후 무언가가 엘리베이터 위로 떨어졌었다. 그리고는 자신이 혼자 타고 있는 엘리베이터 안으로 천정을 뜯고는 들어온다. 그 보이지 않는 괴물은 자신을 갈기 갈기 찢어 버린다. 하지만 공포는 있으되 고통은 없었다. 늘 그 공포 때문에 잠을 설친 그녀였다.

엘리베이터는 무사히 1층까지 내려가는 듯 보였다. 그때였다.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세라곤으로 만들어진 엘리베이터 천정이 20센치 가량 움푹 패여버렸다.

"꺄아아악.!!"

그녀의 외마디 비명소리와 함께 천정에 구멍이 뚫리면서 무언가가 엘리베이터 안으로 뛰어내렸다. 역시 녀석이 내려온 자리의 세라곤이 발자국모양으로 패여버렸다. 그게 꿈이 아니었단 말인가.

사실 그녀의 꿈은 그랬다. 늘 갈기갈기 찢어 죽임을 당하면서도 그 의식만은 멀쩡하고 아프지는 않았다. 자신의 죽음앞에서 공포를 느끼고 있었지만 자신이 이렇게 죽지는 않을거란 희망같은 것이 있었다. 오늘 그녀가 꾼 꿈은 약간 달랐다. 늘 쫓아오던 녀석이 그녀에게 말을 걸었었던 것이다.

"쉐도우. 쉐도우 비밀을 밝혀야해 쉐도우 기가스의 비밀을"

그녀는 늘 꿈에서 해왔던 것처럼 도망치고 갈기갈기 찢어졌다. 상대방이 무슨말을 했든 그런 것은 신경쓰고 싶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게 그 꿈이 바로 눈앞에서 현실이 되고 있었다. 아니 어쩌면 이것도 꿈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공포를 이겨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녀의 눈앞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세라곤이 움푹패인 자국뿐 그 외에 어떤것도 없었다. 꿈속에서도 그 괴물의 모습은 볼수 없었다.

'이젠 내가 갈기갈기찢겨 죽을 차례란 말인가'

모든 것을 체념한 듯한 그녀의 표정을 보기라도 한 듯 목소리가 들려왔다.

"얀을 찾아가라. 그를 돕거라"

그 목소리는 그 말만을 남겨두고는 사라져버렸다. 그녀는 자신의 귀를 의심하며 세라곤이 패인 곳을 더듬어 보았다. 이미 그 자리엔 아무것도 없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그녀는 평소처럼 건물 밖으로 빠져나갔다.

그때였다.

플라잉 머신들이 공중에서 연속적으로 부딪히는 사고가 일어났다. 보통 플라잉 머신들은 안전장치가 있어 자동으로 안전거리를 판단하여 사고 발생율이 거의 제로에 가까웠다. 이렇게 여러대가 한꺼번에 부딪히는 사고는 그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근데 한가지 이상한 점이 있었다.

그 충돌이 한 대의 플라잉 머신이 공중에서 옆으로 미끄러져 다른 것들과 부딧혔다는 것이다. 보통 플라잉 머신이라해도 앞,뒤로 움직일뿐이지 그렇게 직선적으로 옆으로 움직일수는 없는 것이다.

플라잉 머신들의 충돌을 우연히 지켜본 그녀는 그녀의 왼쪽에 놓여있었던 거대한 호버크레프트가 사람모양으로 움푹 패여들어가는 장면을 볼수 있었다. 호버크레프트는 거대한 수직 이착륙 비행정이었는데 무게를 감안하여 무거운 세라곤을 쓰지는 않았지만 티타미넘 계열의 금속을 사용하여 가벼우면서도 강한 재질의 머신이었다. 그런 것이 움푹 패일정도로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는 것 자체가 믿어지지 않았지만 아무런 일도 없었는데 갑자기 찌그러졌다는것도 놀라울 뿐이었다. 멍해진 그녀는 계속 호버크레프트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였다. 그녀가 나온 건물의 창문과 세라곤이 무너지면서 마치 밖에서 안으로 거대한 쇳덩이를 던진 것처럼 구멍이 뚫려버렸다.

연속적인 놀라운 일에 그녀는 정신이 혼란스러워졌다. 그때였다. 아까 그 목소리가 다시금 들려왔다.

"어서 얀을 찾아가라. 더 이상 버티기 힘들다!"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 그녀는 사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몰라도 그의 말대로 하는 것이 좋을것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 때문에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것같았으니 말이다.

"얀. 얀이 누군데요???"

그녀는 허공에 대고 외쳤다. 그녀가 나온 건물 안에서 엄청난 폭음이 들려오고 있었다. 건물 안에서 전쟁이라도 일어난 듯 건물은 파괴되고 있었다.

"헉 헉. 얀 이반. 정신과학 연구소. 어서!"

그녀는 그 말을 듣고는 바로 뛰기 시작했다. 정신과학 연구소라면 자신이 다니는 생명공학 연구소와 같은 재단에서 연구비를 지원받는 연구소가 아니던가 그 연구소는 그녀의 직장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었다. 자신의 플라잉 머신에 탑승한 그녀에게 플라잉 머신은 음성인식을 요구했다.

"세느카 아이리스!"

플라잉 머신은 자신의 주인의 이름과 음성을 대조해본후 확인을 했는지 움직이기 시작했다. 공중으로 약 30여센치를 부상한 플라잉 머신은 앞으로 내달렸다. 처음부터 속도를 내려고 마음먹었던 그녀는 플라잉 머신에 무언가가 매달려 있다는 착각이 들었다. 아니. 착각이 아닌 듯 했다.

하지만 잠시 후 플라잉 머신이 가벼워 지더니 이내 제속도를 낼수 있었다.

그녀의 연구소까지는 20분도 채 걸리지 않는 거리였다. 하지만 어찌나 속도를 냈던지 세느카의 플라잉 머신은 10분정도가 되어서 연구소에 도착을 했다.

정신과학 연구소. 플라잉 머신에서 사람이 내리는 것을 확인한 경비대장은 그녀가 세느카 아이리스임을 알아채고는 바로 이중 보호 셔터를 열어주었다.

"어서 오십시오 세느카 양 얀 소장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경비대장의 말을 들은 세느카는 머리칼이 쭈뼛 서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자신이 같은 재단 연구소에서 근무하고는 있지만 자신의 이름을 이곳 연구소 경비대장이 알 리가 없지 않은가. 그렇다면이 모든 것이 계획되어 있었던 것이란 말인가. 세느카는 이런 의문을 품으면서 경비대장을 따라갔다.

경비대장을 따라 들어간곳은 거대한 회의실 같은 곳이었다. 중앙에는 원형 탁자가 놓여있었고 모두 금속재질로 된 의자들로 메워져 있었다.

그 의자들 중에 한 의자에 앉은 세느카는 점점 더 초조해졌다. 알 수 없는 환청같은것에 이끌려 이곳까지 오기는 왔으되 불안감을 떨쳐버릴수는 없는 것이다. 잠시후 30대 정도로 보이는 한 남자가 방안으로 들어왔다.

"세느카 아이리스. 나이 20세. 브레인특수대학교 생명공학과 수석 졸업.

미혼. 현재 개발중인 프로젝트 기형생명체 변이 유전자 모듈 개발 맞소?"

그 남자는 자기소개도 없이 다짜고짜 질문을 했다. 그가 말한 것은 모두 사실이었다. 그게 더 의문 스러웠다. 아무리 같은 재단이라곤 하지만 연구중인 프로젝트에 관한 것은 모두 일급비밀이었기때문이었다. 자신이 무엇을 만드는지 그 프로젝트의 이름조차도 언급할수 없게 되어있었다. 하지만 그 남자는 이미 그녀의 업적을 모두 알고 있는 듯 했다. 세느카는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래요. 당신이 말한건 모두 사실이에요. 그런데 제가 왜 여기 있는거죠? 당신이 바로 얀 이반 소장인가요?"

세느카의 질문은 너무나 기본적인 것들이었다. 예상했던 터였는지 사내는 웃으면서 의자에 앉았다. 그리곤 입을 열었다.

"그렇소. 내가 얀 이반이오. 당신이 이곳에 오게 된 것은 당신을 보호하려고 했기 때문이오. "

얀의 말을 들은 세느카는 자신에게 들렸던 그 목소리가 자신을 도우러 온 것이다는 것을 대충 짐작하고 있던 터였다. 하지만 자신이 왜 보호받아야하는지는 알지 못했다.

"어째서 제가 위험하다고 생각하시는거죠?"

얀은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보고는 주머니에서 필터를 꺼내어 들었다. 필터를 한모금 빨아들인 얀은 다시 말을 이어갔다. 담배가 없어진 지금 그 효과를 대신할만한 것이 바로 그 필터였다. 얀은 천천히 말을 이어갔다.

"당신은 신의 영역에 손을 대었소. 그래서. 당신은 죽을 수밖에 없소."

세느카는 아직도 이해못하겠다는 표정을지었다. 얀은 이어서 말했다.

"당신이 개발하던 그 프로젝트. 기형생명체 변이 유전자 모듈은 인간이 손대어선 안되는 영역이오. 물론 당신은 당신의 전문 영역에서 연구를 하고 싶어서 그랬다고 생각하오. 하지만 이미 여러 큰 도시를 제외한 약소 도시들은 기형생명체 세이렌종족과 헤켈 종족등으로 위협받고 있소. 그런 종족은 결코 인간과 융화될수 없소. 당신의 연구는 그들에게도 인간과 같은 권리를 주자는 것이 아니오?"

세느카는 얀이 말하는 것에 대해 이제야 약간씩 이해가 간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흠. 종족 차별주의자들이 저를 죽이려 한다는 말씀이군요.

인간과 다른 그들에게 더욱 더 고통과 핍박을 안겨주기 위해서"

얀은 그녀의 눈에서 분노가 이글거리는 것을 느끼며 입을 열었다.

"그렇지 않소. 종족 차별주의자들의 힘은 그렇게 강하지 않소.

당신이 오늘 보았던 그 일을 종족 차별주의자들이 꾸민것같소??"

-

"그들이 꾸민 것이 아니라면 도대체 오늘 있었던 일은 뭐였죠?"

얀은 멈짓했다. 주머니속에 넣었던 필터를 다시 꺼내어 한모금 빨아들인후 다시 말을 꺼냈다.

"그들은 쉐도우였소. "

-

"네? 쉐도우????"

세느카는 처음듣는다는 듯 반문했다.

"그렇소. 그들은 인간이지만 보통 인간이 아니오 바로 쉐도우를 가진 인간들이오 내가 개발하던 프로젝트가 바로 쉐도우 DNA 개발이었소."

세느카는 놀랍다는 듯이 얀을 쳐다보았다.

"DNA??? 그건 우리쪽 연구소에서 할 일인데 어째서????"

얀은 세느카의 질문의 요지를 벌써부터 눈치채고는 말했다.

"그래요. 당신네 연구소에서 개발해야할 문제였소. 하지만 그런 유전자는 사실 만들 필요가 없었소."

세느카는 얀이 말을 돌려서 말하는 것이 짜증나는 듯 퉁명스레 말했다.

"그런데요???"

-

"인간들의 유전자 속에는 쉐도우 프로젝트에 필요한 DNA를 모두 가지고 있었소 우리는 단지 그 DNA를 일깨워 주는 정신적역할만 하면 되는 것이었소. 다시 말해 우리가 연구했던 것은 쉐도우를 사용할수 있는 즉. 특별한 능력을 지닌 인간을 개발하는것이었소.

오늘 당신을 구해준 그 친구도 그런 능력을 지닌 친구중 한명이었소.

당신을 구하느라 엄청난 부상을 입고 돌아오긴 했지만 말이오."

세느카는 믿어지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녀의 멍하니 벌린 입을 바라보면서 얀은 말을 이어갔다.

"너무 걱정하지는 마시오 녀석들은 이곳까지 침입할 수는 없소 녀석들의 쉐도우 역시 완성단계가 아니기 때문에 그렇소.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당신의 연구는 신에 대한 도전이오"

얀이 계속 말을 이어가려는데 세느카가 반박했다.

"어째서 신에 대한 도전이죠? 당신은 과학자라면서 신이란 존재를 믿는건가요? 그렇다면 과학자라는 것 자체가 웃기는군요.

내가 개발하는 것은 다른 종족이 우리 인간과 어떻게 다르고 어떻게 융화할수 있을까 하는 평화적인것이에요. 그런데 과학자인 당신이 신 운운하면서 나에게 경고하는 이유가 뭐죠?"

얀은 세느카의 말을 끝까지 들은후 다시 입을 열었다.

"신은 당신말대로 존재하지 않을수도 있소. 하지만 존재할수도 있소. 내가 당신에게 하려는 말은 당신의 연구에서 그 기형생명체들을 만들어낸 신의 본심을 알아야한다는 것이오. 그들과는 절대 융화될수없소. 이미 그들과 수차례 전투도 치루었고 그런 싸움에서 강력한 신체를 지닌 그들에게 인간은 적수가 될 수 없었소. 로봇공학연구소에서 개발했던 가오사이보그 프로젝트로 인해 인간들의 전투력이 향상된것은 사실이오. 하지만 그 사이보그들을 만들어내는 자금과 그 탑승자들의 개발등이 문제점으로 부각되었소. 아마 조만간에 그 프로젝트는 중단될것이오. 우리가 개발하는 쉐도우 프로젝트 역시 같은 맥락에서 출발한 것이오. 다른 종족들의 침입으로부터 우리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

"정말 놀라운 사실을 오늘 많이 알게 되는군요. 그래요 그들이 호전적이고 인간을 싫어한다는건 저도 잘 알아요. 저희 부모님께서도 그들에게 살해당하셨죠. 하지만 전 그들을 저주하거나 미워하지 않았어요.

어떻게 해서든 그들과 융화될 방법을 찾아보려고 노력했단 말이에요.

그런데 이것이 신에 대한 도전이라구요? 도대체 말이 앞뒤가 맞질 않잖아요?"

얀은 세느카의 눈에 약간의 눈물이 고이는 것을 보며 다시금 필터를 꺼내 물었다. 그녀의 심정을 그도 잘 이해할수 있었다.

그렇게 세이렌 종족과 헤켈 종족에게 살해당한 사람이 많았던 것이다.

"그들은. 그들은 숙명을 타고 났소. 인간을 모두 죽일 수밖에 없는 숙명을."

세느카는 화가 치밀어 올라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소리쳤다.

"당신은 정말 알수 없는 사람이군요. 나를 부른것도 말도 안되고 신에대한 도전이니 뭐니 아리송한 말만 되풀이 하는군요. 내가 어쩌길 바라나요? 나를 보호하려고 한다면서 무슨 소릴 하는지 모르겠군요!!! 도대체 당신들의 정체가 뭐야?"

얀도 자신의 의도를 이해못하는 그녀에게 약간 마음이 상했는지 목소리를 높여 말했다.

"오늘 아침에 당신을 공격했던 것은 다름 아닌 헤켈종족이었소!!!

그들 그들 역시. 쉐도우를 가지고 있었소 바로 인간의 DNA 유전자에서만 나타나는 쉐도우를 그들이 가지고 있었더란 말이오!! 이 말은 헤켈은 기형생명체가 아니라 바로 우리들 자신이란 얘기와 같소. 이런 얘기까진 할 필요가 없었지만 이왕 이렇게 된 김에 다 말하도록 하겠소. 우리 연구소에선 뛰어난 매너포스를 가진 사람들이 많이 있소. 그들 중엔 먼 미래를 예언할수 있는 능력을 지닌 사람도 있소. 그가 다름 아닌 나요."

세느카는 얀의 말을 주의깊게 듣고 있었다. 하지만 초능력의 훨씬 윗줄에 놓인다는 매너포스를 가진 사람들중에 얀도 포함된다는것이 믿기지 않았다.

"당신도 초능력을 할줄 안단말인가요?"

-

"그렇소. 내가 가장 자신있는 분야가 바로 예언분야이오.

오늘 당신을 구할수 있었던것도 당신의 미래를 알고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었소. 당신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 구출하러 간것이었소. 헤켈은 우리 대원과 싸워 큰 부상을 입고 도주하였소.

우리 대원역시 엄청난 상처를 입고 돌아왔소 단지 당신 한명을 살리기 위해 우리 대원을 잃을 뻔 했단 말이오."

세느카는 아침에 있었던 일을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허공에서 일어나는 알수 없는 움직임들 알수 없는 사고들

"당신을 구해온 것은 이유가 있었소. 우선 당신이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구원자일수도 있다는 것과 다른 종족들이 당신을 노리고 있다는 사실 이 두가지였소. 나의 능력으로도 당신의 먼 미래는 도무지 종잡을수 없소. 하지만 다른 종족들이 당신을 필요로 하는 만큼 우린 당신을 내줄수 없소."

-

"다른 종족이 저를 원한다구요?"

"그렇소. 당신에게 꿈속에서 계속 암시를 걸은 자들은 바로 헤켈 들이었소. 당신을 납치하기 위해 1년여의 시간을 투자한 것이었지.

그들에게 당신은 두려움의 대상인것같소.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들은 당신을 두려워해요. 그래서 먼저 당신에게 두려움을 심어준후 납치하려 한 것 같소. 그들이 왜 당신을 원하는 지 납치를 해서 무얼 할지는 알수 없지만 그들이 당신을 노리고 있다는 점만은 명심해두시오"

세느카는 다시 자리에 앉으면서 얼굴을 두손으로 감싸쥐었다. 도무지 이해못하겠다는 듯 머리를 세차게 흔들었다.

"누구보다 당신이 혼란스러울 것이란 것 잘 알고 있소. 시간을 주리다. 정리할 시간을. 어쩌면. 세이렌과. 헤켈. 그리고 인간. 이 세 종족간의 얽혀 있는 실타래의 매듭을 풀수 있는 사람이 바로 당신일지도 모르오. 방을 안내하게! 오늘은 편히 쉬도록 하시오"

자동문으로 들어온 사내는 세느카를 연구소 안쪽에 위치한 숙소로 데리고 갔다. 그녀가 들어간 곳에는 나무로 만든 목재 가구들로 꾸며져 있었다. 아마 얀의 배려였으리라 세느카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자신이 이곳에 있는 이유도 그렇고 얀이 한말들과 쉐도우? 그리고 자신의 프로젝트 이것들이 과연 무슨 관계가 있길래. 세느카는 나무 침대위에 누웠다. 왠지 모를 잠이 쏟아져내려왔다.

"잠이 들었습니다. 소장님"

사내의 말을 들은 얀은 입을 열었다.

"흠 일단 최면술로 잠을 재우긴 했는데 이젠 어떻게 한다.

아 그것보다 카인은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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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카인의 상처는 생각보다 빨리 회복 되고 있습니다. 쉐도우 DNA 에 치료능력까지 있는줄은 미쳐 몰랐습니다. 카인의 쉐도우는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의문점이 많습니다. 이 티탄 시는 돔형으로 그 결계가 단단히 쳐져 있어 다른 종족의 침입에서 완벽히 차단되어진걸로 아는데 어떻게 헤켈이 공격했을까요?"

사내의 질문을 들은 얀은 골몰히 생각했다.

"흠. 나도 그게 의문이야 세이렌보단 헤켈이 인간에게 가깝긴 하지 어쩌면 헤켈중에서도 돌연변이가 탄생했는지도 몰라. 인간과 아주 흡사한 돌연변이. 이건 비약이 좀 심하긴 하지만 그래도 가능성이 있어. 오늘 그 녀석은 쉐도우를 가지고 있었어 헤켈 돌연변이가 인간과 흡사한 녀석이라면 쉐도우를 가지고 있는것도 성립되지. 흠 아직 단정하긴 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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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느카양은 어떻게 할까요?"

"우선 푹 쉬게 나두게. 그리고 카인에게 경호임무를 맡기게.

어제 도망친 헤켈 녀석도 간단히 포기할 것 같지는 않으니까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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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얀은 자신의 숙소로 돌아가면서 불안한 생각을 떨쳐버릴수 없었다.

자신의 아내가 세이렌 종족에게 붙잡혀 가던 그때의 공포가 다시금 엄습해왔다. 주머니속에서 필터를 꺼낸 얀은 한모금 빨아들였다. 다 되었는지 아무런 맛이 없자 얀은 투덜거리며 필터를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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