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국민아이돌 프로듀스99-237화 (완결) (237/237)

# 237

유명세와 미래.(완결편)

“아니 제이니 이러기 있는 거야? 이렇게 편집할 거라면 말은 해줬어야지!

왜 이렇게 뒷부분을 자른 거냐고! 말만 해줬으면 내가 이렇게 화도 안 냈을 거야.”

“편성 시간이 부족해서 붙였다잖아요. 그리고, 수업 때 헥터 감독에게 이걸 노린 것처럼 쌍 따봉 해줬다면서요.

그러면 합의된 거잖아요.”

“아니, 그건 잘 찍었냐고 물으면서 서로 따봉을 날린 거지.

그리고, 이렇게 끊으면 안 되지 연속해서 내가 다시 애들을 열정적으로 가르치는 부분이 이어져야지.

이러면 그냥 나만 쓰레기 되는거잖아. 이 신문기사 봐!”

제임스 추 실장이 일일이 돌며 사 온 신문기사들을 제이니에게 들이밀었다.

<아시아에서 온 독설가가 어린애들의 정신건강을 해치고 있다.>

<인간의 존엄성을 무시하는 예능 방송이 과연 10대들의 예능 방송인가?>

<수렁에 빠진 아메리칸 아이돌 프로그램에 독침을 꽂은 자는 누구인가?>

제이니가 기사를 읽고 있는데, 밖에서 지나가는 스태프들의 말소리도 들려왔다.

‘와 진짜, 윤이 그런 말을 B등급 애들에게 했다는 말이야?’

‘그렇다니깐.’

‘그러고 보니 왜 그렇게 B등급 애들이 연습실에서 잠자며 한 줄 알겠네.

애들 상처 많이 받았겠다. 애들 불쌍해.’

‘그런데, 말이 심하긴 하지만, 그 덕분인지 B등급 애들 대부분이 이번 순위 전에서 살아남았잖아.’

‘그건 또 그렇네. 스파르타식이 좋긴 하네. 결과는 좋지만, 그래도 방송 이미지나 팀 이미지에는 타격이 좀 있겠는데.’

“제이니도 들리죠? 스태프들도 저렇게 이야기할 정도면 시청자들에게 내 이미지는 쓰레기급으로 인식될 거라고요. 이미지가 그냥 끝났다고요.”

“윤. 일주일만 버텨요.

한국 드라마에는 그런 말도 있다면서요. 악역을 연기해서 목욕탕에서 등판 한번 맞으면 연기로 성공한 거라고, 악역을 제대로 연기했다는 말을 한다면서요.

그걸, 다 아는 사람이 이러면 안 되죠.

다음 주 3화가 방송되면 지금 욕 듣는 건 없어 질 거니깐 참아봐요. 다 좋자고 한거니깐.”

“참을 수밖에 없는 건 아는데, 다음엔 진짜 미리 이야길 해줘요. 그래야 마음의 준비를 하지.

어제 방출된 애들이랑 고기 먹는데 그렇게 나오니 화가 난 거니깐.”

“그러죠. 그런데 지금 그 말은 또 이렇게 악역을 해준다는 거 맞죠?”

기대한다는 듯이 웃는 제이니를 보곤 그냥 손을 들고 사무실을 나왔다.

악역으로 어그로를 끌고 츤데레 캐릭터를 만들려고 했던 내 꾀에 내가 넘어간 거나 마찬가지였다.

이날 저녁에는 호텔 벨보이가 내 눈을 마주쳤으면서도 내 가방을 안 들어 줬고, 카페에서 스태프들과 회의를 할 땐 지나가는 사람이 인성 파탄자라고 나에게 중간 손가락으로 따봉을 외쳐주기도 했다.

제이니의 말대로 악역을 했던 여배우가 목욕탕에 가서 아줌마들에게 욕을 듣고 맞는다고 했는데, 그게 악역 연기에 대한 최고의 찬사라며 다들 당연하게 생각했다.

진짜인지 아닌지 구별이 안 될 정도로 감흥을 주었다면 그게 최고라고 미국 스태프들도 엄지 척을 해주었지만, 실제 그렇게 당하는 입장에서는 기분이 좋지 않았고, 우울했다.

“다들 주변에서 이야길 들었겠지만, 2화 방송에서 인간성을 무시하는 전제주의 트레이너라며 비난도 받았고, 군대 같다고 욕도 들었어.

하지만, 이런 고된 노력, 인내가 없이 스타가 되면 결국 팬들을 실망하게 하는 약을 하거나 탈선을 하게 된다고 난 생각해.

케이팝 아이돌은 팬들에게 사랑을 받을 만큼의 도덕심을 요구받아.

화려하고 어린아이들에게 영향을 주는 직업이다 보니, 어떤 때는 정치인보다도 더 그런 인내와 노력을 강요받아.”

이젠 20명으로 줄어버린 내 담당 연습생들을 앉혀놓고 이야길 시작했다.

“단순한 경쟁오디션이 아니라 인격적으로 완성된 스타를 만든다.

이게 프로듀스99야. 그리고 나나 멘토들은 단순한 프로듀서가 아닌, 열정의 삶을 사는 방식을 가르치는 사람 들이고.

아마, 너희들 중에서 최종 순위 20위 안에만 들어가도 화제가 될 거야.

전성기 때의 아메리칸 아이돌의 시청률보단 못하지만, 1화가 2.8%, 2화가 3.2%의 시청률을 찍었으니깐.”

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기에 애들과 같은 눈높이로 바닥에 같이 주저앉았다.

“한국에서 프로듀스 99는 더 대단했어. 어디에 가나 모든 사람들의 화제였으니깐.

데뷔 멤버로 뽑히고 음악방송에 가면 프로듀스99에 같이 출연했던 연습생친구들이 다들 솔로나 팀으로 데뷔해서 다시 다 만날 수 있을 정도였거든.

데뷔 후 6개월간은 방송 화제성으로 다들 음악프로에 출연할 수 있었어.

하지만, 6개월 후부터는 다들 현실을 깨닫게 되었지.

늘 음악방송 프로그램 대기실에서 보던 친구들이 점점 없어지게 되었으니깐. 그리고, 6개월 후엔 우리 엔오원 밖에 남지 않았었어.

대중의 반응과 관심은 아무리 뜨거워도 짧으면 3개월, 길어도 6개월이라는 걸 그때 깨달았지.

그 이후로 같이 프로듀스99에 나왔던 친구들을 방송가에서 볼 수가 없었어.

어떻게 보면 참 외로운 직업이 아이돌이야.

지금 내가 하는 말이 너희들에게 실망과 걱정을 안겨 줄뿐이라는 걸 잘 알아.

하지만, 그런 걱정과 앞으로 펼쳐질 실망을 무서워하는 만큼 연습에 매달려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 줄 거야.

너희들은 10만 명의 지원자 중에서 뽑힌 0.006%의 선택받은 아이들이니깐 다들 성공할 수 있을 거야.

자, 이제 연습하자.”

무거워질 수 있는 분위기의 말이었지만, 다들 열심히 연습해야 하는 이유를 알기에 두말하지 않고 짜여진 조로 나누어 섰다.

그리고, 오늘도 나를 찍고 있는 헥터와 대니는 엄지 척을 날려왔지만, 이번엔 콧방귀만 꿔줬다.

**

“나 지금 미국 가는 비행기 타려고 공항 가고 있어. 많이 힘들지?”

3화 방송시간이 몇 시간 남은 않은 시간에 은채에게서 전화가 왔다.

“미국에서 너 엄청나게 욕 듣고 있다고, 한국 인터넷 뉴스에도 나오더라.

그거 다 대본이 있는 거지?”

“아니, 대본 없었어. 그냥 내가 나서서 욕받이 한다고 한 거야.”

“왜? 왜 그런 건데? 왜 너 혼자 힘들게 한 거야?”

“츤데레 캐릭터 만들려고 그랬지. 아마, 오늘 3화 방송 나가면 좀 달라질 거야.”

“엇? 정말이야? 난 너 많이 우울해할까 봐 달래주려고 미국 가는 건데.

그럼 안 가도 되는거야?”

“아니지. 그건 또 아니지. 어서 와. 어그로 끌렸을 때 아예 정식으로 사귀는 게 나가면 될 거야.

그리고, 미국에서 몇 개월 있다가 한국가면 될 거야. 팀엔 이미 이야기한 거지?”

“그래, 몇 개월 있다가 오라고. 회사에 허락 맡았어.”

“오케이 그럼 어서 빨리와. 많이 보고 싶다.”

3화 방송은 호텔에서 혼자 보며, 노트북으로 페이스북 피드와 SNS 실시간 동향을 보고 있었는데, 오늘 방송에선 내가 끌었던 어그로가 츤데레로 바뀌기에 충분했다.

3화가 끝이 나고 인터넷을 보니 내가 원하는 딱 그대로가 되어 가고 있었다.

-역시 난 호프 윤을 믿었어. 그냥 배드 캅 역할이었던 거야.

이거 봐 결국 연습실에서 연습생들보다도 더 땀 흘러가며 가르쳐 주는 건 호프 윤뿐이잖아.

-하긴 1차 탈락자들에게 한국 바비큐로 회식 시켜준 것도 윤이 자기 돈으로 사 준거래.

-윤은 편집의 희생자였던 거야. 불쌍해라. 욕한거 미안.

-일주일 동안 부인하지 않고 있었던 것 보면, 이것도 다 대본이지 않을까?

그 역할을 그냥 단순히 맡은 거뿐이잖아.

-방송에서 엘리 베이리시에게 선곡을 카디건스 노래로 해라고 조언한 것도 윤이였다니, 놀라운데. 단 몇 초 만에 엘리의 장점을 파악했다는 거잖아.

다른 멘토들이나 심사위원은 그런 개인적인 조언을 해준 게 없지?

└윤이 아마 처음이자 마지막일걸. 엘리 등급 무대에 나도 반해서 이제 엘리 픽해야 겠어. 진짜 목소리 끌림이 있어.

└나도 윤에게 감사해~!

-그런데, 윤의 말이 좀 기분은 나쁘지만, 틀린 말은 하나도 없는거 같은데.

누구나 다 성공할 수는 없잖아.

└그게 아시아의 합리주의야. 미국과는 다르지.

이젠 진짜 아시아의 사상과 문화가 음악과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으로 침투하고 있는 거라고.

└여윽시 K-POP은 브리티시 인베이전 급이구나.

“그래, 이거지. 내가 원한 게 이런 편집이고 이런 반응이었지.

폭스는 그래도 뒤통수는 안 후려치네. 시청률은 어떻게 좀 올랐으려나?”

그렇게 궁금해할 때 제이니의 문자도 도착했다.

‘시청률 5.6%! 소원씨 덕분에 일주일 만에 2.4%가 올랐어요. 고마워요.’

내가 알려주지 않은 편집 때문에 삐졌다는 걸 아는 제이니는 물론, 스태프들과 슈만 부사장도 고맙다고 연락을 해줬다.

<똑똑>

“사장님 인터뷰와 섭외 연락이 오는데, 어떻게 할까요? 저번 주처럼 다 안 한다고 할까요?”

노크하곤 내 눈치를 보며 스케줄을 잡아도 되는지 물어보는 제임스 추 실장을 보니 때가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번 주는 욕하기 위해서 섭외가 들어왔겠지만, 이젠 그 반대일 거니 다 받아서 일해야죠.

프로듀스 멘토 스케줄과 중첩되는거 말고는 일 다 받으세요.”

**

“그래서, 오늘만 시간이 있다고? 장난해?

통화한 지 12시간이나 지나서 기억하는지 모르겠지만, 나 방금 미국 왔거든.”

은채를 공항에서 차로 픽업해서 오는데, 내일부터 스케줄이 쌓여있다고 이야길 하니 투정을 부렸다.

“2화에서 욕을 엄청나게 듣다가 3화에서 츤데레로 바로 이미지가 바뀌어서 섭외가 막 들어오고 있어. 지금이 기회야. 그냥 호캉스 즐긴다고 생각하고 좀 쉬고 있어.

아니면, 이참에 내 매니저 할래? 같이 다니자.”

“우씌. 그게 무슨 말이 되냐? 아니네. 말이 되긴 되네.

흠. 그래. 네 활동이 다 나를 통하겠네. 당연히, 수익까지도 그렇겠지.

오케이 콜!”

“야 벌써 거기까지 생각하냐? 너무하네.

미국 진출을 위한 과정을 배울 좋은 기회이니깐 매니저로 따라다니면서 한번 배워봐. 일단 밥부터 먹자.”

“호텔 레스토랑에서 이렇게 대 놓고?”

“그래, 이왕 다 알리기로 한 거 대 놓고, 밥도 먹고 응! 차도 마시고 응!

같은 방 쓰는 거지 뭐. 응 안 그래?

이거 봐 내 손에 봉인된 흑염룡이 널 만지고 싶어 하잖아. 크흐흑”

“미친! 또 만지는 사진 나가면 안 되니깐 맞은편에 앉아.”

기자나 파파라치들에게 대 놓고 보라고 레스토랑에서 식사도 하고 에프터눈 티도 여유 있게 즐겼다.

한국에선 눈치 본다고 같이 하지 못한 시간을 여유 있게 둘이 가질 수 있었다.

그리고, 당연히 호텔에서 둘이 만나고 있는 사진이 인터넷에 떴고, MSM과 레드원 회사에선 공식적으로 둘이 사귀고 있다는 언론 입장문이 뿌려졌다.

-와 이제는 그냥 막가자는 생각으로 카메라 보고 V자도 그리네. 그럼 전에도 사귀고 있었다는 그 소문이 레알이었음?

- 소문이 진짜일 수도 있겠지만, 점마가 몇 년 동안 은채를 껄떡 됐다는 소문은 있더라고.

└ 의지의 껄떡쇠네. 몇 년 동안 공들였다면 인정.

- 시발 사랑했다. 행복해라. 꺼이꺼이.

- 은채 눈에 눈물 나게 하지 마라. 시발꺼 헤어지지 마라. 둘이 잘 어울린다.

- 빌보드에 들었으니 일편단심 인정해준다.

새끼 국위 선양 까임 방지권 주려고 했는데, 이걸로 퉁치네.

- 몇 년 동안 한 여자만 보는 일편단심이라 봐줬다. 그러고 보니 미국 갔다고 연애 방식도 미국 스타일이네.

**

미국 방식이 아닌 한국 방식의 어그로와 츤데레였기에 미국인들이 나에게 가지는 호기심은 내 생각보다 컸는데, 그런 강압적인 교육방식이 옛날 도제 방식과 닮았기에 더 관심을 가지는 것 같았다.

뭐, 덕분에 내가 여러 미국 방송에 출연하는 만큼 아메리칸 아이돌 – 프로듀스99의 화제 도도 올라갔고, 내가 소속된 ESP의 이름값도 올라갔다.

방송 중 경연 무대에 사용된 아바(ABBA)의 노래나 스파이스 걸스 (Spice Girls)의 오래된 노래들이 다시 빌보드차트에 진입할 정도로 화제가 되었고, 한국인들의 파티와 같았던 프로듀스99에 게스트로 출연을 할 수 없는지 문의하는 미국 여가수들도 줄을 섰다.

“아니, 요즘 애들은 아메리칸 아이돌 – 프로듀스99 때문에 아바나 스파이스 걸스를 알게 되었다고 하는데, 나로서는 이해할 수가 없어서 오늘 엘린 드제너러스 쇼에 프로듀스99의 멘토를 한 분을 초대했습니다.

요즘 애플 뮤직 댓글 창을 보면, 원곡보다 프로듀스 경연대회에 사용된 편곡이 휠씬 좋다고 글을 다는 모지리들이 많은데, 왜 이런 거예요?

윤은 알고 있는가요?”

“세대가 달라졌으니깐요. 기존의 세대들은 당연하게 라디오를 들으며 자연스레 옛 포크송이나 전설적인 뮤지션들을 들으며 성장했어요.

한데, 요즘 10대 애들은 라디오 자체를 듣지 않으니깐요. 그러니 10년 전 노래만 해도 이제는 다들 몰라요. 들을 기회가 없으니깐요.”

“하긴, 요즘 애들은 다 유튜브긴 하죠. 그리고 사실 나도 윤 덕분에 카디건스의 노래를 다시 듣게 되었거든요.

아주 옛날에 듣고 좋다고는 생각했는데, 기억을 못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난 카디건스 노래 듣고 난 이후 연관 영상으로 유튜브가 아바나 마마스엔 파파스를 추천해주던데.”

“그건 엘린의 취향이 노인네 취향이라서 유튜브가 그런 곡을 추천해 준거예요.”

“에? 우리 몇 살 차이 밖에 안 나잖아.”

“누나 왜 이러세요! 무섭게.”

“하하하! 이상 화제를 모으고 있는 프로듀스 99 멘토 윤소원이었습니다!”

**

“빨리 차에 타. 바로 비행기 타야지 최종 결선 무대에 늦지 않아.”

이젠 매니저로 능숙해진 은채의 닦달에 얼른 안전벨트를 매었다.

“그런데, 내일 오후에 또 뉴욕으로 와야 한다며?”

“응. 내일 국무총리랑 문화부 장관이 워싱턴으로 가는 길에 브로드웨이들린다고 하더라고. 그때 김켈리 교수님이랑 같이 저녁 만찬에 참석하기로 되어 있어.”

“미치겠네.”

“아니지 기회야. 네가 전에 이야기한 그 계획을 이야기하고 지원을 받아 낼 수 있는 찬스라니깐.

한국에선 문화부 장관이나 국무총리를 가깝게 볼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을걸.”

“흠. 그건 또 그렇네, 그럼 전에 만들어 둔 제안서 미리 10부 정도 뽑아줘 내일 제안서 던져보지 뭐.”

은채와 이야길 하다 보니 금세 공항에 도착할 수 있었고, 다시 전용기에 올라 LA로 향했다.

“장장 8개월간의 긴 시간이었습니다.

예심에 11만 명의 소녀들이 지원했었고, 이후 피를 말리는 선의의 경쟁 끝에 이렇게 단 20명의 소녀들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오늘 저 레밍턴은 이렇게 이야길 하고 싶습니다.

단순한 K-POP 스타를 뽑는 경연 프로그램이 아니라, 한국과 미국은 물론 전 세계를 아우르는 지구를 대표하는 걸그룹이 오늘 선발된다고요.

그에 맞는 이름도 인터넷 공모로 만들어졌습니다.

바로 ‘어스 디렉션(Us Direction)’입니다. 모두가 함께하는 방향이라는 뜻을 담고 있는데요. 모두가 원하는 방향으로 꿈이 이루어지길 원합니다.

그럼, 오늘 같은 날에 어울리는 타이틀곡 ‘Good Day’를 본선에 진출했던 모든 소녀가 함께 부르겠습니다. 보시죠~!”

레밍턴이 방송의 시작을 알리는 멘트를 하는 그때야 겨우 발표회장에 도착할 수 있었고, 여러 사람들과 인사를 했다.

“이야. 뉴욕에서 엘린 쇼를 녹화하고 바로 전용기를 타고 날아올 정도라니 이거 미리 사인을 받아둬야겠는데.”

놀리듯이 이야기하는 폭스사의 슈만 사장이 능글거리며 서류를 내밀었고, 제이니가 펜을 내밀었다.

“이게 뭔가요? 진짜 사인해달라는 거예요?”

“그래요. 아메리칸 아이돌 – 프로듀스99 시즌2를 같이 하자는 계약서에요.

당연히 조건은 최고의 조건이고요.

사실, 휠씬 더 빨리 윤과 재계약을 하고 같이 시즌2를 준비하자고 했어야 했는데, 알다시피 우리 방송사가 디즈니로 인수가 되고 많은 일이 있었잖아요.”

“그래, 제이니의 말처럼 많은 일이 8개월간 있었어.

덕분에 돈 많은 디즈니의 펠른 회장이 우리 보스가 되면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기로 했어.”

“펠른 회장이라면, 옛날 ‘미키 마우스 클럽’의 책임자잖아요. 그 사람이 디즈니의 회장이 된 거예요?”

“맞아. 브리트니 스피어스, 저스틴 팀 버레이크 모두 미키 마우스 클럽 출신이지.

그러다 보니, 펠른회장은 한국의 조기 예능 교육에 관심이 많아.

충분히 디즈니와 한국의 연예계를 접목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지.

최고의 지원을 약속한다며 윤과 만나고 싶다는 손편지도 적어줬어.”

“디즈니의 예능 클래스와 한국의 연예계 트레이닝을 합쳐주고 핸들링해줄 사람으로 윤을 최적의 인사로 보는 거예요.

지금의 아메리칸 아이돌 – 프로듀스99를 흥행시킨 장본인이라는 것도 아니깐 이런 제안을 하는 거예요.

어때요? 다음 프로듀스 시즌도 그렇고, 디즈니와 한국 기획사와의 일에도 같이할 생각 있어요?”

“일단 조건만 맞는다면 같이 하고 싶네요. 우리의 가능성을 디즈니도 알아준다니 기분도 좋고요.”

슈만 부사장과 제이니와 함께 최종 선발식을 보며 앞으로의 일에 관해서 이야길 했다.

그러는 동안 최종 멤버들이 하나둘씩 뽑히기 시작했고, 최후의 2인으로 엘리 베이리시와 YEG의 리나가 1, 2위로 남았고, 결국 1위는 엘리 베이리시가 되었다.

“윤 축하해요. 인재를 보는 능력까지 있을 줄은 진짜 몰랐어요. 엘리가 이렇게 1위를 할 정도였다는걸 알아보지 못한 내가 부끄럽군요.

시간이 된다면 음악에 대해서 한번 깊게 이야길 나누어 보고 싶군요.”

우피 골드버그를 닮은 셜리교수가 나를 축하해주며, 나와 교류를 하고 싶어 했다.

셜리 교수 외에도 많은 이들이 나를 칭찬하고 축하를 해주었는데, 1위를 차지한 엘리보다 내가 더 축하를 많이 받는 그런 날이었다.

**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해 주신 문화부 장관님과 차관님, 그리고 디즈니사의 펠른 회장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저의 고향과도 같은 MSM의 민수민 회장님. 그리고 오늘도 K-POP을 세계에 알리고자 열심히 뛰고 계시는 많은 기획사 사장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아이돌 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1회 입학생이 된 200명의 학생들에게도 감사합니다.

뉴욕에서 만난 국무총리님과 문화부 장·차관님의 배려와 디즈니사 펠른회장님의 지원으로 이렇게 새로운 K-POP을 만들어나갈 아이돌 학교를 설립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국은 물론이고 북미, 남미, 유럽을 넘어 아랍에서도 K-POP 스타가 되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겠다고 하는 한류 팬들이 많습니다.

지금까지는 그러한 지망생을 기획사에서 받아들여 개별적으로 투자를 하여 연습생으로 키웠습니다.

하지만, 이젠 각 기획사에서 원하는 커리큘럼으로 기본 실력 이상을 가진 연습생을 길러낼 기관을 이렇게 설립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기에서 기본 실력을 쌓은 연습생들이 각 기획사에서 꽃이 피고, 열매를 맺어 2, 제 3의 한류 스타가 될 수 있게 잘 지도 하겠습니다.

여기까지는 내외빈분들에게 드리는 글이었습니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이번에 입학하기로 한 200여 명의 애들을 봤다.

한국 중소 기획사에 있다 방출되어 온 애들도 있고, 아메리칸 아이돌 – 프로듀스99에서 떨어진 아이들도 보였다.

“애들아 K-POP 스타로 데뷔하고 싶어? 유명해지고 싶어?

그러면 여기에서 기본기를 배워서 프로듀스 프로그램에 나가.

이제 미국, 중국, 일본에서도 다 프로듀스 프로그램을 하고 있으니 K-POP 스타가 되려면 이게 올바른 길이야.

이미 한류가 레드오션이라고 하지만, 내가 보는 한류의 전성기는 지금부터야. 그런 전성기에 너희들이 활동을 할 거지.

다시 한번 아이돌 학교의 입학을 축하한다.

자, 입학했으니 바로 연습하러 가야지! 어서 일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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