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국민아이돌 프로듀스99-215화 (215/237)

# 215

초능력자들 ESP!

“와우~ 오케이! 감미로운 발라드인 Summer Love에 이어서 한국어로 부른 YAM의 'Run Run' 노래였습니다. 노래를 들으신 여긴 MBS 석양과 비치 레디오 특집 공개방송입니다.”

<꺄악~> <오빵~>

작은 공개홀에서 열린 공개방송에 나와 ESP 애들이 같이 출연을 했는데, 50여 명이 들어올 수 있는 공개 홀에 관객들이 움직이기 힘들 정도로 꽉 차 버렸다.

“워워 진정하라고 아직 라디오 공개방송 시간 많이 남았다구.

사실, 오늘 레디오 공개방송에 직접 관람하러 오는 사람의 절반 넘게 아시안들이 가득할 거로 생각했어.

ESP가 K-POP 그룹이라고 들었기에 당연히 아시안들이 많을 거로 생각했었거든. 그런데 다들 둘러봐. 아시안보단 다른 인종이 더 많아.”

마치 츄러스가 달린 것 같은 레게머리를 한 백인 MC 도미닉은 자기의 예상이 빗나간 것이 신기하다며 다들 동의해달라는 듯이 사방을 둘러봤고, 관객들도 고개를 끄덕이면서 호응을 해주었다.

“그리고, 난 K-POP 그룹이라고 하기에 한국의 셀럽보이들이 올지 알았어.

내가 무슨 말 하는지 알겠지? 인종 차별이 아니라 그 염색을 하고 무대 화장을 짙게 한 그런 셀럽 차림의 K-POP 가수들이 올 거로 생각했거든.

그런데, 그냥 동네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굿보이들이 와서 정말 당황했다고.

그리고, 호프 윤을 빼곤 모두 미국인이라는 소릴 듣고 이거 괜찮은 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고.

윤은 또 고정 멤버가 아니라고도 하고, 그런데 Run Run이란 노래를 부를 땐 분명히 한국어로 노래를 부르고 있고.

이젠 뭔가 먼지 알 수 없게 되어버렸어. 내가 아는 K-POP 그룹들과는 너무 달라.

아마 인터넷으로 이 방송을 보고 있는 사람들도 나처럼 혼란스러울거야.

ESP는 내가 아는 K-POP 그룹이 아니야. 도대체 ESP란 팀은 뭐야? 좀 알려줘.”

내가 얼른 마이크를 잡고 이야길 했다.

“우리 ESP에 대해서 많은 분이 우려와 걱정을 해주고 계십니다.

K-POP이 유행하고 있으니 이미테이션으로 만들어진 그룹이라며 빨리 망하라고 이야기하시는 분도 계시고, ESP는 K-POP 그룹이 아니라고도 하십니다.

ESP는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레드샵에서 한국인인 제가 직접 프로듀싱을 했으며, 곡의 작사, 작곡 모두 저와 회사의 한국 아티스트들이 했습니다.

기존의 한국 K-POP 그룹과 다른 점은 멤버들의 국적이 미국이라는 것밖에 차이가 없습니다.”

“흠. 그러고 보니 호프 윤이 속해 있는 YAM에도 중국국적의 멤버와 일본, 태국 국적의 멤버가 있으니 특이한 것도 아니라는 거군.”

“네. 이젠 그룹의 절반이 외국인인 그룹도 있을 정도입니다.

한국회사에서 만들어지고 한국어로 노래를 부르는 노래라면 저는 K-POP 이라고 생각합니다. 뭐 그래도 저희를 부정적으로 보시는 분들은 계실 겁니다. 저는 우리에게 그렇게 이야기하시는 분들에게 되묻고 싶습니다.

만약, 디즈니의 미키 마우스 클럽에서 한국인 6명을 모아서 K-POP 그룹이라고 데뷔를 시킨다면 그 그룹은 K-POP 그룹일까요? 아니면 그냥 디즈니에서 만들었으니 미국 그룹일까요?”

내가 답을 구하듯이 공개방송에 온 팬들을 둘러 봤지만, 다들 구분하기 힘든 것인지 곤란해했다.

“내가 보기엔 둘 다 K-POP 그룹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겠군.”

“네 MC 도미닉의 말처럼 둘 다 관점에 따라 K-POP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요. 그래서, 제 개인적으로 구분하기로는 K-POP을 국적이나 소속된 회사로 구분하기보단, 새로 알려진 음악적 성향, 장르로 봐야 한 다고 생각합니다.

마치 락, 힙합, 블루스, 발라드 같은 한 개의 카테고리인 거지요.”

“한국적인 음악을 하는 그룹들은 모두 다 K-POP 그룹이라는 말이군요. 오케이! 그렇다면 나도 한국적인 음악을 하면 K-POP 스타가 되는 거야?”

“하하하. 도미닉 그런데, 먼저 한국에서 데뷔해야 한다는 선제 조건이 있어요.”

“크흑 결국, K-POP 스타가 되려면 한국회사와 계약을 해야 한다는 말이로군. 그래야 인정해준다는 거군.

그럼, 다음 들어볼 곡으로 ESP가 한국에서 언더 데뷔를 했던 곡으로, 지금 들으실 버전은 리메이크한 버전이라고 합니다...”

**

“추부장님 반응 어때요?”

라디오를 끝내고 숙소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방금 라디오 방송에 대한 반응을 물었다.

“누구 반응 말인가요? 아, 우리더러 K-POP 그룹이 아니라고 욕했던 애들 반응요?”

“네. 그 애들 때문에 일부러 라디오에서 길게 설명까지 했는데, 그쪽 애들 반응은 좀 좋아졌어요?”

“뭔가 특별한 건 없는데 사실, 이 바닥 사람들은 무소식이 희소식이란 걸 알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조용해 졌다면 좋아진 거겠지요.

그건 그렇고, 사장님도 내일 오전 일찍 스케줄이 없지요? 내일도 그럼 애들과 같이 움직이는 거지요?”

“아침에 있다는 급식 봉사 때문이죠? 저도 ESP 애들과 같이 활동하기로 했으니 당연히 봉사에 참여하겠습니다.”

호텔로 돌아오는 차 안에는 ESP 멤버들도 같이 있었기에 호기롭게 급식 봉사에 참여하겠다고 이야기를 했다.

한국에서 YAM이나 엔오원으로 활동했을 때 보육원 등에서 자원봉사를 했었는데, 미국의 급식 봉사도 그 정도라고 생각을 해서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하지만, 급식 봉사에 가야 한다며 새벽 5시에 잠을 깨우니 괜히 참여하겠다고 말한 것을 후회했고, 급식소에 도착해 일해보니 자원봉사의 노동강도가 한국의 자원봉사와는 완전히 달랐다.

“여기 스튜가 떨어졌다고 어서 들고 와! 어서 움직여! 저기 줄 서 있는 사람들 보이지 않는 거야?”

“여기 이 사람들은 어제부터 굶었을 거란 말이야 빨리 양배추를 썰고, 샐러드 소스를 뿌려!”

새벽 5시에 일어나 한국식 샵에 들려 머리와 연한 화장을 한 보람도 없이, 양배추를 썰고, 토마토를 씻고 하다 보니 땀이 이마에서부터 흘러내렸고, 이미지 관리를 생각할 자원봉사가 아니었다.

“형 안 힘들어요?”

평상시엔 그냥 형으로 불러라고 했기에 레밍턴이 옆에서 설거지하며 나를 챙겼다.

“너무 빡신데. 사실 급식 봉사는 해본 적이 없다 보니 이렇게 힘들 줄은 몰랐어. 너네는 미국에 온 첫 주부터 이렇게 화요일마다 급식 봉사를 해온 거야? 미국에서 이런 자원봉사 해본적 있어?”

“아니요. 저희도 마찬가지예요. 어릴 때는 아예 이런 지역에 오지를 않았었고, 데뷔한 후에 아침 일찍 하는 이런 봉사를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옆에서 듣고 있던 한스도 끼어들었다.

“그런데, 사장형 진짜 한국 아이돌은 이런 자원봉사를 계속하는 거예요? 활동 중에도요?”

“뭐, 활동 중에는 잘 하지 않지만, 대부분의 한국 아이돌이라면 이런 자원봉사를 자주 해. 일이라고 하기보단 의무라고 생각하고 하는 거지.

팬들의 사랑을 받은 만큼 다시 돌려준다는 그런 의미지.

이런 급식 봉사도 하지만, 보육원이나 독거노인의 난방에 필요한 연탄 같은 걸 기부하고 옮기는 그런 봉사도 해.”

“도대체 왜 아이돌이 자원봉사를 하는 거예요? 그냥 기부금 내면 되는 거 같은데. 미국은 대부분 기부금을 내지 이렇게 직접 하지는 않아요.”

구시렁거리는 한스는 물론이고 다른 애들도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랐기에 미국식의 그런 기부만 해도 충분한 거 아니냐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너희가 빌게이츠 같은 회사의 CEO라면 이렇게 직접 몸으로 하는 자원봉사보단 확실히 기부금을 내는 게 더 이득일 거야.

하지만, 그런 기부금을 내는 사람들을 존경은 하지만, 팬이 생기진 않아.

연예인과 기업가는 다르니깐.

기업가는 제품을 팔아서 돈을 벌지만, 연예인은 이미지를 팔아서 돈을 벌어야 하니깐.

특히나 유교문화권인 한국과 아시아에선 이런 사회적인 봉사에 돈을 내기보단 몸을 직접 써서 앞장서 주는 걸 더 좋아해.

내 꿈을 위해서 뿌려두는 앞길을 밝히는 봉사라고 생각해. 그리고 그 봉사로 인해 팬이 생긴다고 생각해야 마음이 편할 거야. ”

“그런데, 이런 자원봉사를 한다고 팬이 생길까요? 다른 곳은 몰라도 여기선 안 생길 것 같은데요.”

옆에서 당근을 다듬던 탐스가 저 앞을 보라고 턱짓을 했다.

노숙인으로 보이는 40~50명의 사람이 줄을 서서 급식을 받아가고 있었는데, 대부분이 흑인이었고 연령대가 높아 보였다. 우리의 팬들과는 타겟이 다른 사람들이라 탐스의 말도 이해가 되었다.

사실 우리가 급식 봉사를 온 로스앤젤레스의 컴프턴(Compton) 지역은 흑인 밀집 지역으로 갱스터 힙합으로 불리는 서부 힙합의 발상지 정도의 동네였는데, 당연히 흑인 밀집 지역답게 약장사는 물론이고, 모든 범죄율이 다 높은 우범지역이었다.

그러니 흑인 멤버가 없는 K-POP 그룹인 ESP의 팬들이 생길 확률은 거의 없다고 봐도 될 정도였다.

“제임스 추 부장이 뭔가 생각이 있겠지. 이제 한 달 정도밖에 안 되었기에 좀 더 있어 보자고, 마케팅이나 팀의 이미지를 위해서 자원봉사를 하는 거라면 어느 정도 시간이 걸려야 하니깐.”

다들, 연예인 특히 아이돌은 이미지로 먹고산다는 걸 알기 때문에 쉽게 수긍을 했다.

‘지혜가 있었다면, 이런 자원봉사 하는 걸 찍어서 올리고, [우리 아이돌은 이렇게 착한 자원봉사를 하는 애들이에요!] 라며 온라인에서 작업을 쳤을 테지만, 한국과는 다른 온라인 환경이니 일단 제임스 추에게 맡겨보자.’

미국의 기자들도 기레기로 불리지만, 그래도 직접 찾아와서 취재를 하긴 한다고 했다. 우리가 이미지 마케팅 작업을 한국식으로 하더라도 자원봉사 몇 번 나오지도 않고 작업 친다고 역풍에 맞을 수도 있었다.

일단은 좀 더 시간을 들일 필요가 있었다.

“헤이 보이! 이제 아침 급식은 다 끝난 것 같아. 점심에 쓸 재료도 너희가 손질을 다 해줬고. 이제 그만 되었어. 점심 이후에 오는 자원봉사자들도 일이 있어야지.”

주방 책임자로 보이는 덩치 큰 남자가 더 이상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자 그제야 다들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다.

“그런데, 듣기로 너희들 가수라며? 노래를 부탁해도 괜찮을까?

흑인이 아닌 너희들이 우릴 보기엔 어때? 다들 컴프턴의 힙합 갱스터 같지 않아?”

그러면서 팔짱을 끼며 자세를 잡는데, 두르고 있던 앞치마가 없었다면 덩치 큰 흑인에 인상도 험악해서 진짜 힙합 갱스터의 표준으로 보였을 터였다.

“힙합 갱스터 같지? 1988년 N.W.A가 나왔던 때부터 컴프턴에서 다들 음악을 듣고 자랐으니 너희가 하려는 음악을 우리가 평가해 주지 어때? 물론, Baby를 찾거나 Love Me를 찾는 비버 같은 녀석의 노래라면 집어치우고.”

우리의 미국 데뷔곡이 Summer love인데, 당연히 그 노래를 여기서 부르면 먹고 있던 식판이나 포크를 집어 던질 것 같았다.

그렇다고, 한국어 노래를 부르게 되면 반응도 없을 것 같고. 당연히 음향장비도 없었기에 고민이 되었다.

고민하는데, 인디언계인 유리언이 나섰다.

“제가 노랠 부를게요. 마침 기타를 들고 있는 사람도 있고요. 그 기타 좀 빌려주실래요?”

“식사를 제공 받았는데, 노래도 제공해 주는 거야? 그런 거라면 기타를 빌려주지. 뭐 나도 잠시 다른 사람에게 빌린 거지만 말이야. 크흐흐”

‘저 사람도 기타를 훔쳤다는 거네.’ 이 동네가 답 없는 동네라는 게 느껴졌다.

유리언은 띠리링 해보곤, 바로 노래를 불렀다.

[I wanna be a billionaire so freaking bad

난 정말 간절하게 억만장자가 되고 싶어.]

“Billionaire?”

주로 흑인들이 많았던 노숙인들은 사실 그 어떤 노래가 나와도 노래에

반응하지 않을 것 같았고 음향장비도 없다 보니 가사를 정확히 다 외우는 노래가 없어 고민을 했는데, 억만장자가 되고 싶다는 노래 한 구절에 다들 고개를 우리 쪽으로 움직였다.

[Buy all of the things I never had

나에게 없던 모든걸 다 사고 싶어.]

"나도 다 사고 싶어. 새로 나왔다는 그 약도 사고 싶다고!"

[I wanna be on the cover of Forbes magazine

포브스 잡지의 커버를 장식하고 싶어,

Smiling next to Oprah and the Queen

오프라 윈프리와 여왕님 옆에서 미소지으면서 말이지.

Oh every time I close my eyes

언제나 내가 눈을 감을 때마다

I see my name in shining lights

내 이름이 밝게 빛나는 거 같아.

yea~ A different city every night

매일 밤마다 다른 도시를 다닐수 있고,

I swear the world better prepare

난 맹세해. 온 세상은 각오 하는게 좋을거야.

For when I’m a billionaire

내가 억만장자가 될지 모르니 말이야.]

"나도 되고 싶다!"

땅땅탕당~

갑자기 주방장이 식판 두 개를 겹쳐서 드럼처럼 두드리자

흥이 났는지 2명이 일어나 같이 랩을 했다.

[Yeah I would have a show like Oprah

나도 오프라 처럼 토크쇼를 만들거야.

I would be the host of everyday Christmas Give noton a wish list

매일 쇼를 진행하고, 크리스마스에는 노튼의 희망 상자를 채울거야.]

랩을 하는 흑형이 원래 가사가 Travie의 희망상자인데, 자기 이름인 노튼으로 바꾸어 불렀다. 평소에도 이 노래를 자주 부르는 거 같았다.

[I'd probably pull an Angelina n Brad Pitt

어쩌면 안젤리나와 브래드피트처럼

and adopt a bunch of babies that ain’t never had it

많은 가난한 아이들을 입양할지도 모르지.

Give away a few Mercedes like 'here lady have this'

거기 아가씨, 이거 받아요. 하면서 벤츠도 뿌리고,

and last but not least grant somebody their last wish

무엇보다도 누군가의 소원을 들어줄거야.

.

.

.

Yeah can’t forget about me stupid

그래, 이 멍청아, 너희는 날 잊을 수 없을 거야.

Everywhere I go Imma have my own theme music

어디를 가나 나를 위한 주제가가 흘러나올 테니

I swear the world better prepare

난 맹세해. 온 세상은 각오 하는 게 좋을 거야.

For when I’m a billionaire

내가 억만장자가 될지 모르니 말이야.

Oh~ Oh~ Oh~ For when I’m a billionaire~

sign~ For when I’m a billionaire~

I wanna be a billionaire so freaking bad

난 정말 간절하게 억만장자가 되고 싶어.]

“와우~ 너 우리 마음을 아는구나!” “굿잡~!”

노래가 끝나자 휘파람 소리에 박수를 치며 다들 엄청나게 호응을 해줬다.

꿈과 미래가 없다는 슬럼가의 무료 급식소에 최적화된 노래 선곡이었다.

흑형 특유의 흥한 제스처로 무료 급식소가 떠나가라 호응을 해주니 이거 왠지 대박의 느낌이 났다. 이 노래를 부르고, 호응 좋을 때 우리 오리지날 노래를 불러주면 반응이 팍 올 것 같았다.

‘미국 전역의 무료 급식소 투어를 한번 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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