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국민아이돌 프로듀스99-198화 (198/237)

# 198

왜 그렇게 되는 건데?

- 구조대원들 다들 스트리밍 준비하고 있지?

└이제 구조대 아님, 카페 이름이 ‘진유화 바라기’로 바뀌었음. 이제는 바라기들로 호칭을 해주셈.

└좀 느낌이 올드하지만, 알았음.

- 근데, 진짜 데뷔앨범이 날아 올라야 함. 화제성 좋고 다 좋은데 음원 성적이 낮으면 진짜 아무 소용 없음.

└동감. 곡이 안 좋으면 엉덩이나 가슴으로 뜬 애들이랑 별 차별성이 없어져서 안 됨. 최소 30위 안에는 들어야 함.

- 쇼케이스 이후, 아직까지 ‘나에게 말해봐 텔미 나우~’ 하는게 계속 입에 아련거리는데, 중독성이 있어서 음원 성적도 좋을거임.

└쇼케이스 직캠떴음. 정식 음원 나오기까지 직캠이나 보고 오겠음.

└헐 직캠러들끼리 단합했는지 10명 멤버들 다 직캠이 다 떴음. 거를 타선이 없는 듯. 이거 누가 편집해서 10인 편집본 안 나오는 거임?

**

“일단, 일주일 동안 음원 10위안에 들락날락했던 곡들이 44곡이야. 1위 찍은 곡도 4곡이라 일주일 내내 1위 찍고 음원 줄 세우기 할 정도의 강자가 없어.

20위 안으로만 진입해도 일단 데뷔는 성공이야. 만약, 그 안에 못 든다면 기원이 오빠가 작업해서라도 20위 안까지 밀어 넣기로 했어.”

지혜가 내 귀에 작게 이야기하는 소릴 듣곤 고개를 끄덕였다.

어떻게든 20위 안에만 들어가게 된다면 김일규 부장의 인맥과 MSM이 가진 라인의 힘으로 예능 방송에 꽂아 넣기는 가능할 터였다.

그렇게만 된다면 2집을 제작할 수 있는 여건은 만들어 질터였다.

“아 맞다. MSM에서 이번에 만들었다는 빅데이터 프로그램인가 그거 있잖아. 혹시 그 프로그램에선 우리 순위 몇 위쯤으로 예상을 하고 있데? ”

“그 시스템의 결과를 직접 보여주질 않아, 눈치 상 나인피치보다는 좋게 나온 거 같은데, 그냥 좋은 결과 있을 거라고 말만 하고 끝까지 예측 결과를 안 보여주더라고.

MSM이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큰돈 들여서 그런 시스템을 만든 건 알겠는데, 하위 레이블인 우리에게까지 보여주질 않으니 좀 그렇더라.”

“나인피치보다 좋은 결과라면 10위 안까지도 가능할 수도 있다는 거네. 우리 성적이 좋을 것 같으니 예측을 안 보여줬는가 보다.”

MSM에서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었는데, 이 시스템이 인터넷에서 거론되거나 검색되는 단어와 여러 사이트의 조회 수 같은 것을 바탕으로 결과를 예측해 주고 있었다.

인터넷의 빅데이터를 분석해서 어느 장르의 곡 스타일이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는지 예측하고, 거기에 맞게 데뷔나 컴백을 준비시키고자 구축한 시스템이었다.

프로듀서들의 감이나 느낌보단 눈으로 보이는 수치로 더 정확한 대중의 입맛에 맞추겠다는 전략의 결과물이었다. 그만큼 히트곡을 요즘엔 만들어 내지 못하는 MSM이 선택한 현실이기도 했다.

“앨범이 올라왔어요!”

오늘을 위해 64인치 TV를 연습실에 들였는데, 그 화면에 방금 올라온 앨범 표지사진이 보였다.

- 쇼케이스에서 듣고 계속 텔미 나우만 무한으로 떠오르고 있음.

- 중독성이 1위 각! 역시 빨간펀치가 만든 곡이라 다르네.

- 20분째 듣고 있는 중. 달달한 목소리에 미침.

└방금 공개되었는데요.

앨범 댓글에는 쇼케이스에서 들었다는 사람부터 공개되기도 전에 들었다고 허언증을 보이는 댓글까지 계속 글이 리젠되며 올라오고 있었다. 반응은 좋았다.

“저..저기 5분 예상 차트 볼까요?”

홍보팀 부팀장인 혜린이가 5분 예상 차트를 보자고 했는데, 다들 눈치만 보고 입을 여는 사람이 없었다.

5분 예상 차트 자체가 1위부터 3위까지의 예상순위를 보여주는 히트곡만이 들어갈 수 있는 차트였기 때문이었다. 그런 차트를 보자고 하니 다들 눈치만 볼 수밖에 없었다.

“아, 저는 진짜 잘 될 것 같아서요. 카드 패 보듯이 쪼는 그런 거라도 느끼며 클릭하려고 했는데...”

이야길 꺼낸 혜린이도 괜히 말을 꺼낸 건가 싶어서 울상을 지으며 죄인처럼 조용히 클릭을 했다.

“요시 그란도 시즌! 와아아~!” 지혜가 미친 것처럼 일본어 드립을 치며 벌떡 일어서자, 연습실 바닥에 앉아 있던 사람들이 깜짝 놀라며 일어섰다.

마우스 클릭을 한 혜린이도 멍했고, 일단 자리에서 일어났지만, 이제 진짜인지 다들 확인하는 시간이 1, 2초 정도 걸렸다.

“저거 진짜야?”, “헐 1위?”, “이거 장난 아니지?”

“오옷! 사진 찍어야겠다.”, “에에! 1위다!”

“그냥 1위가 아니잖아. 2, 3위랑 수치가 2배 이상 차이나!”

“아 미리 샴페인을 사뒀어야 하는데, 이거 다 찍고 있지? 수록된 다른 2곡도 31위, 56위에 있네. 대박이야!”

다들 실선이 쭉쭉 그려지며 2위와의 격차를 계속 벌리며 올라가는 하늘소녀의 ‘말해줘’ 그래프를 보며 환호를 하기 시작했다.

“흐흑흑” “어엉” “이거 진짜죠?”

그리고, 하늘소녀 멤버들은 서로 부둥켜안고 울기 바빴다. 노래를 만들어준 빨간 펀치의 채연누나와 원희 누나도 애들과 서로 껴안고 기뻐했다.

“실시간 차트 반영된 거 떴어요! 우리 진짜 1위에요! 에에 우와 진짜야!”

미영이가 데뷔곡이 음원 실시간 1위를 했다는 걸 확인하자 고함을 치더니 이리저리 기웃거렸다.

그리곤, 김기호 조감독이 설치한 카메라를 찾아내곤 카메라 앞으로 가서 1위 축하 멘트를 남기기 시작했다.

“우리 하늘소녀가 진짜 음원차트 하늘 위로 날아올랐어요! 여러분의 사랑에 너무 감사해요. 쪽!”

카메라에 뽀뽀까지 남기자 울고 있던 멤버들도 줄줄이 1위 소감을 남기며 카메라에 뽀뽀를 해주었다.

“자자자! 다들 부모님께 빨리들 연락해. 그리고, 이제 그만 울어! 우리 내일 MBS 음악센터 생방송 나가야 하는 거 알지? 퉁퉁 부어서 얼굴 달덩이처럼 나갈 거야?

아이돌은 우는 것도 마음대로 울면 안 되는 거야. 첫 공중파 데뷔 무대에 얼큰이로 나가고 싶은 사람만 울어!”

김일규 부장의 냉정한 말 한마디에 진짜 애들의 눈물이 쏙 들어가 버렸다.

아무리 기뻐서 눈물이 나도 얼굴이 부어서 얼큰이로 데뷔 무대를 하기는 싫은 거 같았다.

“음원 1위 축하 파티는 공중파 음악방송에서 몇 위하는지까지 보고할 거니깐 다들 다이어트한다고 못 먹었던 음식 있으면 미리 적어둬 그땐 다 먹게 해줄 테니까. 어서 정리하고, 내일 준비하자.

음원 1위 가수 하늘소녀의 첫 스케줄을 준비하자고!”

신인가수의 데뷔곡이 음원 1위를 찍었다는 게 엄청난 일이었고 회식이나 파티 없이 끝낸다는 게 다들 아쉬웠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처음으로 레드샵에서 만든 신인 아이돌이 성공적인 데뷔를 하자, 대현 형과 빨간 펀치 누나들은 물론, 모든 직원이 스팀팩을 맞은 것처럼 집에도 가지도 않고, 밤새워 일을 했다.

특히나, 5분 예상 차트를 눈치 보며 클릭했던 혜린이는 침까지 흘릴 정도로 기자들과 통화를 하고 보도자료를 뿌려 댔다.

그리고, 새벽 2시까지도 2위와의 격차가 2배 이상 나면서 이 추세라면 주간 차트도 한번 비벼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야, 오늘은 특별한 날이라 너 녹음에서 뺐는데, 진짜 대단하다. 신인 데뷔곡이 음원차트 1위 한 게 몇 년 만에 처음일 거다. 1위 턱 단단히 내야 한다.”

YAM의 제일이 형과 멤버들도 축하를 해주었고, 전화기가 쉴 새 없이 울리며 축하한다는 연락이 왔다.

“아쉽네.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나도 연습실에 같이 있을걸. 괜히 20위 밖이면 어떻게 해볼 거라고 준비하고 있었잖아.”

기원이 형도 툴툴거렸지만, 얼굴엔 웃음이 가득했다.

- 와! 대박! 내가 진짜 노트북, 핸드폰 2대로 미친 듯이 스트리밍 돌렸는데, 돌린 보람이 있게 1위를 찍네. 햐 오늘 잠 잘 올 것 같다. 우헤헤헤.

- 말해줘 노래도 좋지만, 수록곡 두 곡도 좋은데. 빨간 펀치가 프로듀싱해서 그런지 여자여자 한 사랑 노래가 날 녹이네.

- 이 각이면 진짜 신인 데뷔곡으로 음방 1위 찍는 거 아님?

- 헐 그러면 진짜 전설의 레전드 될거임. 2~3년 동안 신인 그룹이 데뷔곡으로 음악방송 1위 찍은 게 없음.

└그럼 1위 찍으면 2~3년간 데뷔한 신인 그룹 중에서 최고가 되는 거네. 출근할 때도 돌려두고 가야겠다.

- 최고의 걸 그룹 한번 만들어 보자.

“오빠. 인터넷 커뮤니티 반응도 좋고, 다 좋아. 직찍도 우리가 따로 안 올려도 될 만큼 올라오고 있고.

황 과장님이 밀어줘서 그런지 유튜브에서 쇼케이스 영상이 추천 영상으로 올라가 있어.”

“팀장! 직캠 영상들도 화제의 영상에 다 있어. 후기량 사진, 직캠이 다 올라가서 그런지 화력이 집중된 효과인 거 같아.”

“뭐 곡도 좋으니까 새벽까지 계속 1위 하는 거지. 그런데, 직찍, 직캠러들 한테 따로 뭐 해줘야 하는 거야? 거마비라도 챙겨줘야 하는 거야?”

“아니, 기자들처럼 거마비 준 게 들키면 큰일 나. 유명한 찍사나, 직캠러들은 다음에 팬미팅 할 때 무료입장시켜 주고 촬영 각 나오는 자리 배정해준다고 하면 대부분 이렇게 해줘. 돈보단 자기들을 알아주는 걸 더 좋아해.

돈은 유튜브에서 버는 거니깐.”

“어떻게 보면 기자들보다 더 좋은 사람들이네.”

**

“윤 사장님 보통 KBC의 음방 출근길 포토라인이 제일 사람이 많은데, 오늘은 MBS의 음방 출근길에 사람이 제일 많습니다. 당연히 찍사들이 제일 몰린 것도 우리 애들입니다. 예전 MSM의 EOS가 1위 찍었을 때의 그 느낌입니다. 음원도 계속 1위고 진짜 하늘 소녀들 날아오를 것 같습니다.”

남인철 실장의 전화 보고를 스피커 폰으로 빨간 펀치 누나와 대현 형과 같이 들었다.

“우리 2집 준비하죠. 2집도 누나들이 하실래요?”

“더블 타이블로 가야지. 분위기만 보면 올해 최고의 신인 분위기야. 나랑 같이 곡 하나 만들고, 빨간 펀치도 하나 만들어서 2곡으로 더블 타이틀가지. 그래야 리스크 줄일 수 있어. 될 수 있으면 금철사장님한테도 곡을 받고, 2집까지 연속 히트치면 바로 여신급으로 군림가능해져.”

아직 음악방송에서 1위도 하지 못했는데, 우린 벌써 김칫국물을 많이 마셔서 2집에 대한 준비를 시작했다.

음악방송이 없는 월요일을 제외하곤 6일 동안 음악방송에 출연을 하고, 케이블 아이돌 전문 프로그램과 광화문에서 하는 행사까지 김일규 부장과 남인철 실장이 데뷔 일주일을 정말 바쁘게 돌렸다.

덕분에 유튜브의 ‘데뷔조’ 1화의 조회 수가 850만 뷰를 넘어섰고, 전체 유료 뷰가 60만이 터져 버렸다. 당연히 유튜브 본사에서도 주목해서 미국 유튜브의 메인 페이지 배너에 하늘소녀가 걸렸다.

실탄 소년단에 이은 코리아 걸그룹의 리얼리티라는 타이틀로 빌보드 온라인에 기사도 나자 한국을 넘어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

“하늘소녀가 데뷔 6일 만에 엠카운트 뮤직에서 1위에 올랐고, KBC의 뮤직차트에서도 1위에 오르면서 3년 내 데뷔한 아이돌 중에서 유일하게 데뷔곡으로 공중파 1위를 차지하는 걸그룹이 되었습니다.

윤소원씨는 하늘소녀가 이렇게 잘될 거라는 걸 알고 제작하셨나요?”

“제가 일일이 면접을 보고 멤버들을 모았었습니다. 당연히 데뷔하면 잘될 거로 생각했죠. 그런데 이렇게 최단 시간 만에 1위를 찍을지는 정말 상상도 못 했습니다.

사실, 1위하고 펑펑 우는 애들을 보셔서 아시겠지만, 애들도 아직 잘 실감을 못 하고 있어요. 아무도 데뷔 첫 주에 1위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못 했거든요.”

하늘소녀 애들이 데뷔 1주일 만에 공중파에서 1위를 해버리자, 하늘소녀 열풍이라는 말이 언론에서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하늘소녀를 만들어 낸 아이돌 출신 프로듀서인 나와 대현 형, 빨간 펀치 누나들에게 인터뷰가 쇄도했다.

그래서 연예가실황이라는 프로그램과의 인터뷰 중이었다.

“오! 멤버들을 일일이 윤소원씨가 면접 보고 뽑았다고 하는데, 그럼 본인의 이상형이 투영된 것이 아닌가요? 그렇다면 가장 본인의 이상형에 맞는 멤버는 누구인가요?”

“하하하. 사실 어느 정도는 그런 마음도 있었는데, 가장 처음 면접을 본 루시아를 두고 나서 루시아에 어울리는 멤버들을 뽑다 보니 이렇게 멤버가 구성되었습니다. 어울리는 걸 우선순위에 두다 보니 이상형을 적용할 수가 없었어요.”

“그럼, 진유화는 이상형에 맞게 데리고 왔다는 소문이 진짜이군요? 원래 9명이었는데, 추가로 진유화가 추가되었으니깐요.”

“아? 그게 그렇게 되는 겁니까?”

“항간에는 스타팬텀에 직접 찾아가서 진유화를 데리고 왔다는 소문이 있더라고요.

성공한 아이돌 특집에도 나왔지만, 윤소원씨는 100억대 이상의 부자로 알려져 있어요.

그런데, 인지도 없는 무명의 여배우를 돈 많은 남자 아이돌이 직접 가서 스카우트해온다는 이런 이야기 어디서 많이 들어 본 거 같지 않아요?

전형적인 신데렐라 이야기인데.”

눈에서 불을 내며 나에게 질문을 하는 리포터를 보니 왠지 잘못 걸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