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국민아이돌 프로듀스99-197화 (197/237)

# 197

역대급 데뷔 (5).

“1화 무료 공개 영상은 백만 뷰가 넘어섰고, 유료 시청자만 7편 합쳐서 20만 명이 넘습니다. 한국에서 제작된 유튜브 유료 콘텐츠 중 TOP3에 달하는 성적입니다.”

“TOP3 중 실탄소년단과 빅턴이 1, 2위이니 사실상 창작 콘텐츠 중 1위라는 뜻이네요. 그렇게 봐도 되겠죠?”

“네, 그렇게 봐도 될 겁니다. 윤사장님 그래서 그런데, 시즌2라거나 데뷔 이후의 모습을 담은 관찰카메라 같은 걸 추가로 제작하는 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유튜브 코리아 지사장인 이남일 사장과 황윤호 과장은 우리가 당연히 수락할 거라고 여겼는지 웃음 가득한 얼굴로 추가 일정에 관해 이야길 꺼냈다.

“그게, 아무런 추가 혜택이나 조건 없이 구두로 동의하긴 좀 힘들 것 같습니다. 제작비 증액이나 홍보 노출 조건 같은 명확한 조건을 저희 쪽에 먼저 좀 제시해 주시지 않겠습니까?”

“그런 상세한 조건은 실무진에서 맞추어 가면 되지 않겠습니까? 처음부터 너무 디테일하게 조건을 따지는 건 일을 더디게 하지 않을까요? 추가적인 일의 진행은 먼저 합의하고 나서 맞추어 보면 되지 않겠습니까?”

마치 내가 일의 선후를 모르는 것처럼 보였는지, 황윤호 과장은 추가 콘텐츠의 제작부터 합의하자고 이야기를 했다.

“그게...”

“혹시 네이버 TV에서 왔다 갔습니까?”

내 딴에는 조금이라도 조건을 보고 밀당을 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이남일사장이 넘겨짚었는지, 네이버 TV 이야길 꺼냈고, 그제야 황윤호 과장도 얼굴에서 웃음을 지우고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저희도 당연히 콘텐츠의 연속성을 위해 유튜브 쪽과 하고 싶은데, 그쪽에서 상당히 좋은 조건으로 추가 콘텐츠를 같이 하자고 왔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유튜브 쪽의 조건을 한번 보고 싶습니다.

일전에 과장님에게 이야기했듯이 편당 1500만 원의 제작비로 책정이 되다 보니 우리가 추가로 부담한 돈이 억 단위였습니다.”

이남일 사장이 먼저 넘겨짚은걸 틀리다고 이야길 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야길 하면서 내 입에서는 네이버의 네 자도 나오지 않았으니 사기는 아니었다. 뭐 기만과 사기의 중간쯤은 될테지만.

“편당 제작비를 3배로 올려드리겠습니다. 유료 콘텐츠의 수익 배분에서도 50% 증액해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홍보 노출은 추가로 배정하고 쇼케이스 라이브 송출과 쇼케이스 하루 전에는 집중적으로 노출을 시켜드리면 되겠습니까?”

역시 사장과 이야길 하니 결정이 빨랐다.

“그리고, 그만큼 제작비를 증액하는 조건으로 김켈리 감독님이 제작한다는 조건을 붙이겠습니다. 더해서, 진유화씨가 하늘소녀 멤버로 합류하는 걸 조건으로 추가하겠습니다. 이 정도는 우리가 요구할 수 있겠지요?”

이남일 사장의 요구조건을 듣고 웃음이 터져 나오려는 걸 겨우 참았다. 이런 조건이야 언제든 OK였다.

회사 내부의 돌아가는 정보가 밖으로 새지 않으니 이런 이득도 생겼다.

급하게 콘텐츠 제작에 대한 MOU 서류가 만들어졌고,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이 하늘소녀의 추가 콘텐츠 제작이 결정되었다.

이날 저녁에 진유화의 하늘소녀 참여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최종 발표는 쇼케이스에서 확인 가능하다는 회사의 공식입장문을 올렸고, 유튜브에서 시즌2 제작이 들어간다는 사실도 알렸다.

그제야, 김켈리 감독님의 페이스북이나 내 인스타에 와서 진유화를 살려내라는 댓글들이 사라지며, 평온을 찾을 수 있었다.

**

“에휴. 이제 좀 조용해지려나 했는데, 이건 또 뭐야.”

[개인 채권문제와 오디션 프로그램 탈락자의 데뷔까지 남발되는 국민청원 이대로 두어도 괜찮은가? 국민청원 이렇게 변경되어야 한다.]

...청원자의 신상 보호를 위해 익명으로 올려왔던 국민청원을 실명화로 변경을 해야 한다. 개인 의견 개진이 어려워진다는 의견도 있으나,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탈락자의 부활까지 국민청원에 올라옴으로써 국가 행정력의 낭비가 우려된다...

책임감을 위해 청원자 본인도 삭제할 수 없는 사항도 삭제할 수 있게 변경이 되어야 한다...

“그래, 이런 개선점을 짚어주는 기사는 좋아. 그런데, 왜 참고 이미지로 진유화 국민청원 이미지를 사용했냐고. 그것도 왜 하필 네이버 1면에 나오는 기사냐고. 어휴..”

회사의 공식 입장이 나간 이후 충분히 화제와 홍보를 다 했다고 좋아했는데, 이렇게 또 아궁이 불 지피듯이 국민청원과 관련된 기사가 올라오자, 다시 진유화의 국민청원 글이 강제로 끌어올려 졌다.

더구나 과도한 팬들의 행태에 대해서 조롱하는 듯한 뉘앙스다 보니, ‘진유화 구조대’로 보이는 팬들과 국민청원을 조롱거리로 만들었다는 일반적인 유저들 간의 추천/반대 전쟁도 붙어 있었다.

- 우리가 그만큼 진유화를 좋아하는 거고, 진유화에게는 인생이 걸린 거야.

- 우리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오덕이지만, 진유화는 살린다. 청원글 링크다. https://

- 기자야 오덕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기자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우리처럼 뜨거운 사람인 적이 있었냐? 이런 열정이 있었냐고? 우리의 열정을 호도하지 마라!

안도현 시인의 연탄재 함부로 차지 말라는 시까지 패러디하며 댓글이 달리다 보니, 단순히 병신들이라고 욕을 하기도 애매했다.

그리고, 기사 덕분에 국민청원 참여 인원이 만 명이 넘어 버렸고, 이런 뻘글 청원은 삭제해야 된다는 청원글 까지 올라오며 이전투구(泥田鬪狗)의 청원게시판이 되어 버렸다.

“오빠! 기자들이 하늘소녀 취재나 인터뷰하고 싶다는데. 어떻게 할까?”

“이제 쇼케이스가 이틀 남았어. 핸드폰도 없는 애들이라 지금 상황을 모를 거야. 9명에서 10명으로 달라진 동선을 다시 연습한다고 정신이 없으니깐.

지금 인터뷰나 취재를 하게 되면 애들 멘탈이 흔들릴 수도 있어. 그냥 쇼케이스 후에 인터뷰하겠다고 이야길 해. 어쩔 수 없어.”

“알았어. 그리고, 쇼케이스 다음날 MBS 음악센터와 일요일 SBC 최신가요 프로그램 출연 확정되었어.”

“벌써? 아직 신곡이 방송 심의도 안 떨어졌잖아? 내일 심의 나온다며?”

“문제 될 거 없다고 김일규 부장님이 스케줄을 다 잡아 왔어. 쇼케이스 이후 바로 치고 나가는 게 맞으니깐.”

“진짜 준비는 다 끝났네. 진짜 이틀 동안 버텨보자.”

**

원래 500석 규모의 뮤직스케어 홀에서 열리기로 했던 쇼케이스를 급히 2300석 규모의 예스라이브홀로 변경을 했는데, 온라인으로 신청을 받은 지 30분도 되지 않아 1800석이 매진되었고, 현장에서 선착순으로 배부되는 500석의 티켓을 위해 팬들이 전날부터 줄을 서기 시작했다.

“유튜브 코리아에서 따로 라이브 진행을 위해 왔고, 기자단이랑 직찍, 직캠으로 유명한 네임드 들은 다 초대를 했어. 이제 진짜 준비 끝이야.

와, 내 피부 탄력 없어진 거 봐. 신인 그룹 2번만 더 데뷔시키다가는 우리가 먼저 뻗어 버리겠다.”

진짜 우리 직원들은 물론이고, 데뷔조 촬영을 하며 친해졌던 김기호 조감독과 촬영 스태프들까지도 다 불러서 일을 했을 정도였다.

김기호 조감독은 토니상 이후 여기저기서 찾는 사람이 많아 시간이 없는 김켈리 감독을 대신해서 데뷔 쇼케이스 연출을 맡았는데, 그의 공이 가장 컸다.

그리고, 2300명의 팬 앞에서 드디어 데뷔 쇼케이스가 시작되었다.

“오늘 쇼케이스 진행을 맡은 황금돼지 황금호입니다. 여러분 쇼케이스 끝나고 마음이 허하면 고기를 드세요. 세상은 우릴 속여도 고기는 우릴 속이지 않습니다. 하하하.

사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저와 유화는 스타팬텀에서 같이 이적한 이적 동기입니다. 제가 갑자기 달라 보이죠? 후후후.

그리고, 과연 유화는 데뷔조에 포함이 될 것인가? 될까요? 안될까요?

전 이미 알고 있습니다. 하하하. 바로 저 커튼 뒤에 정답이 있습니다. 궁금하시죠? 하하하”

얄밉게 시간을 끌고 말장난을 하는 황금호에게 야유가 슬슬 나오기 시작하자 무대가 어두워지며 멤버 발표에 대한 분위기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치 이종격투기의 선수를 소개하는 듯한 강한 악센트로 멤버들을 소개했고, 어느 커튼 뒤에 누가 있을까 하며 진행을 하자 각 커튼에 핀 조명이 쏟아졌다.

- 어? 커튼이 왜 9개야?

- 미친, 진유화까지 10명이 아니라 9명이야?

└설마, 기획사가 미친게 아니라면 10명이겠지. 아마 9명이면 오늘 저 공연장에서 난동이 일어날걸.

유튜브 라이브에도 어느새 3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몰려서 채팅창은 쉴새 없이 올라가고 있었다.

“하늘소녀의 리더를 맡은 황금 가창력의 루시아~!”

“하늘소녀의 댄스를 맡은 댄스 머신 리브!”

그리고, 한명 한명이 소개될 때마다 커튼이 열리며 교복과 테니스 치마가 합쳐진 의상을 입은 멤버들이 무대로 나왔다.

...

“그리고, 하늘소녀의 막내이자 비주얼 센터인 제이!

이상 9명이었습니다.”

<우우우우~!>

관중들의 야유가 쏟아지자? 황금호는 뭐 어쩌라고 하는 제스처를 해 보였고, 리더인 루시아가 급히 마이크를 뺏곤 황금호를 발로 차서 무대 밖으로 내보냈다.

- 역시, 이것도 다 짜여 있었네. 김켈리 감독이 이런 쇼도 잘 만드네.

- 믿고 보는 연출력!

“사실 우리 하늘소녀들이 오랫동안 함께 하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몇 달간의 합숙으로 저희 하늘 소녀들은 서로가 친자매처럼 마치 가족처럼 서로를 여기게 되었답니다.

그리고, 아마 저희의 데뷔를 담은 데뷔조 영상을 보신 분들은 다들 아실 겁니다.

지금 9명이 여기에 서 있지만, 하늘소녀는 원래 10명이었다는 걸요.”

<와아아아아!!>

10명이었다는 말에 약속이나 한 듯이 우렁찬 함성이 터져 나왔다.

“여러분들에게 우리 하늘소녀를 알릴 수 있는 노래를 부르기 위해 오늘 이 자리에 10명이 모두 모였습니다. 모두 함께 이름을 외쳐주세요.”

루시아가 마이크를 앞으로 내밀기가 무섭게 함성이 쏟아졌다.

<진유화아아아악!>

<유화야!> <진유화~!>

2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한마음으로 이름을 부르길 기대했지만, 다들 마음이 급했는지 여기저기서 이름을 부른다고 중구난방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그런 외침들이 오히려 서로를 자극했는지, 박수도 같이 터져 나왔고, 이때다 싶은지 음향 감독도 웅장한 배경음악을 깔았다.

무대 뒷배경 전체가 움직여 올라가자 거기에 진유화가 눈물을 흘리며 서 있었는데, 얼굴이 클로즈업되어 전광판에 나오자 다들 그 눈물에 가슴이 아픈지 더 힘껏 외쳤다.

<울지 마! 울지 마! 울지 마!>

진유화를 외치던 함성은 어느새 울지마가 되었고, 진유화는 먼저 나와 있던 멤버들과 일일이 포옹을 하며 앞으로 나왔다.

진유화가 웃으며 마이크를 들었지만, 눈에서는 계속 눈물이 나오다 보니 그 미소와 눈물의 간극이 주는 감동 같은 게 느껴졌다.

나도 그런 감정이 생기는데, 이미 감정에 몰입된 팬들 중엔 같이 눈물을 흘리고 오열하는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제 때가 된 거 같습니다.

여러분의 사랑에 보답하는, 우리의 노래를 들려드릴 때 가요.”

멤버들끼리 눈빛으로 이야길 주고받자 데뷔곡인 ‘말해봐’의 전주가 나오기 시작했다.

[네 맘에 더 가까워지게 나만 보는 너

i know. i know. i know.

나는 이미 네 맘을 알고 있는걸.

아무 말 하지 않는다면 큰일 날걸.

무슨 말이 든 해야 내가 반응을 하지.

날 좋아하는 사람은 많은데, 얼굴이 붉어지는 사람은 너뿐인걸

너의 진심을 말해봐.

너에게 자꾸 신호를 보내도 왜 계속 그걸 모르니.

말해봐. 나에게 말해봐.

Tell me now~ N.O.W.

누가 봐도 넌 나에게 할 말이 있어 보여.

어서, 네가 나에게 반했다고 말해봐.

이미 푹 빠졌다고 나에게 말해봐.

말해봐. 나에게 말해봐.

Tell me now~ N.O.W.]

데뷔곡이 끝이 나고, 데뷔조 뮤직드라마에 나왔던 6곡과 따로 찍었던 팝 커버곡 1곡까지 총 8곡을 부르자 쇼케이스가 끝이 났다.

물론, 앵콜을 외치는 팬들로 인해 미리 준비했던 팝커버 한곡과 데뷔곡인 ‘말해봐’를 다시 불러 총 10곡을 소화했다.

중간에 황금호가 다시 한번 멤버들을 소개하고 이야기하는 부분까지 장장 70분짜리 콘서트를 끝낸 거나 마찬가지였다.

“신인 데뷔 쇼케이스에서 이렇게 10곡을 하는 건 또 처음 보네. 정말, 이런 케이스는 처음이야. 홍보든 앨범 준비든 뭐든.”

옆에서 같이 쭉 쇼케이스를 관람한 김일규 부장이 투정 부리듯이 소감을 이야기했다.

“이제 앨범 준비를 했던 팀과 홍보를 담당했던 사람들의 일은 끝났습니다.

이제 김부장님이 운전사가 되어서 차를 몰 차례에요. 준비는 다 되셨죠?”

“물론이지. 이젠 남실장이랑 같이 실력을 보여줘야 할 때지. 오프라인 관리는 이렇게 한다는 걸 보여줄 테니까 윤사장도 잘 보고 배워둬.”

앞으로 하늘소녀 애들을 데리고, 방송국과 행사장을 헤쳐나가야 하는 김일규 부장과 남인철 실장의 어깨를 주물러 주며 기를 살려줬다.

**

“쇼케이스 반응은 진짜 좋았어. 유튜브 라이브 시청 인원은 5만 명이 넘었고. 이것도 신인 최초일걸. 하늘소녀 채널 인원수도 구독자 수가 4만 명이 넘었고.”

“이제 음원만 날아오르면 되겠네. 기원이 형은?”

“큰오빠는 혹시나 해서 전직 살리러 갔어.”

기원이 형은 혹시라도 하늘소녀 애들의 데뷔곡인 ‘말해봐’가 TOP 20에 들지 못할까 봐 전직을 살려 작업을 준비하는 것 같았다.

늦게 끝난 쇼케이스 이후 씻고 나온 애들까지 연습실로 모이자 넓었던 연습실이 가득 차도록 사람들이 모여 12시만 기다렸다.

“12시 시간 되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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