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국민아이돌 프로듀스99-128화 (128/237)

# 128

재능러들의 향연.

[나의 이런 마음 너는 알고 있니.

정말로 너만을 위해 지냈던 날들.

지나간 시간들을 모두 다 되돌릴 순 없겠지.

후. 하지만, 너에 대한 마음이 지금도 계속 커지고 있어.

하나, 둘 쌓여가는 너에 대한 생각도 모두 내 탓이겠지.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도 아무런 의미가 없어.

커지면 커질수록 나는 더 힘들 뿐이야.

너 없는 이 순간이 내게는 아무 느낌이 없어.

불안에 떨어야만 했고, 도망치려 한 나 자신이

나도 너무 싫었어.

하지만, 이것 하나만은 알아줘.

널 사랑했던 앞으로도 사랑할 남자라는걸.

너무 미련해서 너에 대한 아픔조차 사랑으로 알았던

그런 나 같은 바보가 있었다는걸.

아직 널 사랑하지만, 이렇게 떠날 수밖에 없는,

이런 게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나를 알아주길.]

혼자 입에서 나오는 데로 흥얼거리며 오선지에 음표를 그렸다.

그러다 흥얼거림으로 몇 번 부르다 보니 자연스레 흥얼거림이 가사가 되었고, 금세 만들어진 곡을 부르며 혼자서 리듬을 타기 시작했다.

두세 번을 혼자서 부르고 나자 가사의 의미를 따지면서도 불러보고 리듬을 타자 10분도 안 되어서 작곡이 끝이 났다.

내가 혼자서 그렇게 흥얼거리며 노래를 부를 때, 대현 형이나 빨간 펀치 누나들도 마냥 노는 게 아니었다. 내 흥얼거리는 리듬을 듣고는 그걸 또 자기들만의 리듬으로 변환해서 남겼다.

내 흥얼거림이 가사가 되고, 어느새 마디마다 정해진 작곡이 정해지자, 거기에 맞춰서 형과 누나들도 손이 바빠졌다.

“좋아. 일단 제일이가 핸드폰으로 녹화하고 있으니깐, 따로 녹음 없이 한번 맞춰보자. 테이크 원. 소원이 표 리듬.”

마치 방송녹화처럼 이야길 하곤 대현 형이 테이블에 마주 앉아 기타를 뚱땅거리기 시작했다.

[빠바빰 빠바빰~!]

단순한 기타 소리인데, 내 머릿속에는 다르게 들려왔다.

“여기 ‘모두 다 되돌릴 순 없겠지.’ 이 부분은 내 방식으로 바꿔 볼 게 한번 들어봐....그리고, ‘나는 더 힘들 뿐이야.’ 여기와 ‘나도 너무 싫었어.’ 이 부분은 질러야 하는 부분이라 코드 좀 바꿀게.

여길 이렇게 다시 한번 불러봐.”

대현 형과 내가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가사를 주고받으며 만들어 내는 리듬이 다시 머릿속에서 그려지고, 자연스레 악기들의 리듬이 원래 알고 있었던 곡인 양 머릿속에서 떠올랐다.

그렇게, 두세 번 부르자 머릿속에 울리는 악기들의 울림이 처음과는 다르게 변화되어 있었다.

대현 형의 통기타 반주하나에 목소리를 얹은 것뿐인데도 또 다른 노래로 변화가 되어있었고, 내 머릿속에 떠올랐던 노래도 어느새 바뀌어 있었다.

G코드니 뭐니 하는 어려운 코드를 짚어가면서 치는 세련된 반주가 아니라,

그냥 디링~ 하며 치는 단순한 반주임에도 대현 형이 치니 귀에 착 달라붙었다.

“오케이. 소원이의 리듬에 내가 한번 올려친 1차 편집은 완료. 다음 순서는 숙녀분들의 디테일~!”

“오키. 일단 가사 부분을 좀 바꾼다. 여기 ‘사랑을’, ‘사랑으로’로 음절(音節)을 길게 풀자. 여기 이 부분도 마찬가지로 길게 뽑아서 사비 지르는 부분을 넣고...”

빨간 펀치의 채연이 누나가 대현 형의 수정본에서 약간 느낌이 다른 부분들의 가사를 디테일하게 개사해 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원희 누나가 키보드로 금방 만들어진 음에 기본적으로 사용되는 코드들을 입혀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여자의 목소리로 들으니 남자인 내가 부를 때와는 또 다른 맛이 났다.

빨간 펀치 누나들이 수정한 부분을 부르는 동안 대현 형은 또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을 채연 누나에게 이야길 했고 서로 조율을 해가며 금방금방 편곡을 해나갔다. 그렇게 하나의 곡이 1시간 정도 만에 만들어졌다.

먼저 내가 흥얼거리며 머리에 떠오르는 노래를 입으로 뱉어내고, 대현 형이 붙어서 일차 편곡을 하며, 그걸 다 본 빨간 펀치 누나들이 다시 편곡해서 완성하는 우리들만의 시스템이었다.

물론, 이 과정 중간마다 본인이 필(Feel)이 꽂히는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은 수정 못 하게 만들고, 어떤 부분은 아웅다웅하면서 서로의 리듬을 수정하며 다투기도 했다.

어떻게 보면 이렇게 만들어진 노래는 나도 모르게 전생의 기억에서 생각난 노래나 코드의 표절이라고 할 수도 있었는데, 대현 형과 빨간 펀치 누나들의 감성이 더해지고 편곡이 되자 내 머릿속에 떠올랐던 노래와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노래로 완성이 되었다.

“와! 이게 진짜 뮤지션의 능력이구나.

가사만으로 이렇게 뚝딱 한 시간 만에 곡이 만들어지다니 와! 진짜 나도 이런 걸 배우고 싶은데 특히, 대현 형이 기타 치는 거 보니깐 저도 진짜 기타 배우고 싶어요.

대현 형! 저 기타 좀 가르쳐 주시면 안 돼요?”

테이블 한쪽에서 핸드폰으로 동영상을 찍던 제일이 형의 눈은 하트가 박혀 버린 듯이 변해 있었다. 실제 노래가 만들어지는 장면을 보고는 감동을 받아서 그냥 마음이 꽂힌 것 같았다.

“제일아 학원에서 돈 내고 배워. 내가 사촌 동생 기타 가르치다가 진짜 싸움 날 뻔했어. 한 살 차이인 너에게 가르치다간 진짜 치고, 박고 싸울 것 같아.

남을 잘 가르치는 칭찬 잘해주고, 참을성 많은 선생님 밑에서 배워야 해.

그래야 기타를 제대로 칠 수 있어. 안 그럼 진짜 '바보야! C 코드라고 C!

손가락 장애 있어?' 하면서 배우는 사람이랑 가르치는 사람이 바로 싸움 나. 뮤지션이든 뭐든 누군가에게 뭘 가르친다는 건 진짜 힘든거야.”

“그럼 형은 어느 학원서 배웠어요? 소개 좀 해주세요.”

“난 우리 동네 형에게 배웠어. 두들겨 맞으면서 배웠다니깐.

그 형이 우리 동네 골목길의 기타리스트로 유명했는데, 그 형한테 두들겨 맞으면서 배웠더니 쉽게 남을 가르치지를 못하겠더라고.

그래서 내가 사촌 동생 가르칠 때도 못 하면 바로 손이 바로 올라갔다니깐. 그래서 남을 가르치지를 못하겠어.”

그때 두들겨 맞으며 기타를 배운 기억을 회상하는지 대현 형의 눈이 촉촉해졌다.

“그 골목길 기타리스트분은 지금 뭐하신데요? 학원 하시는 거예요?”

“돌아가셨어.”

“아..죄송해요.”

“농담이야. 하하하. 지금은 노래방 하면서 여전히 밴드 하시고 있어.

에브리타임데이 인가하는 밴드야. 일단 제대로 기타를 배우려면 진짜 기타 전공자를 찾아서 배워. 그래야 빨리 늘 거야. 물론, 제대로 연습을 한다는 전제가 있어야겠지만.

그리고, 기타를 배운다고 이렇게 바로 창작이라는걸 할 수 있는 게 아니야.”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 건가요? 타고나야 하는 건가요?”

“타고 나면 좋지. 아마도, 타고난 재능을 가진 천재들이 가요계에 있기에 한류가 만들어지고 K-POP이 만들어져서 전 세계를 아우르는 거겠지.

하지만, 재능러들만 있으면 재미가 없잖아. 우리 같은 사람들도 있어야지.

저런 소원이 같은 놈이 천재야. 가사를 받고 10분 만에 리듬을 그냥 흥얼거리며 다 만들어 내니깐.

나와 펀치 애들은 이미 만들어진 소원이의 뼈대에 어떤 살을 붙이고, 어떤 옷을 입히고, 어떤 화장을 하면 좋을지를 판단해서 작업해 주는 작업자지.

천재가 좋아 보이고, 나도 천재가 되고 싶겠지만, 모두가 천재일 수가 없어. 자기 자신에게 만족해야 뮤지션으로 오래 갈 수 있을 거야.

나도 몇 년 안 되었는데, 이런 말 하니 웃기다. 하하하.

천재에 대한 투쟁심이 실력을 끌어 올려줄 수는 있지만, 그 한계가 명확해. 황새 따라가다가 뱁새가 가랑이 째진다는 말 알지? 먼저 자기 자신을 정확히 알아야 해.”

“재능이 없으면 그냥 포기하라는 건가요?”

“아니지. 포기는 왜 해? 그냥 천천히 걸어가는 걸 배워야지.

천재가 그냥 자기 길 가는 걸 우린 그냥 지켜보고 그 뒤를 따라가면 되는거야.

발걸음 폭이 달라서 우리 같은 사람은 따라가려고 해도 쉽게 못 따라가. 조급해하지 말고 그냥 그들이 지나면서 만들어 낸 콘텐츠를 우리는 즐기면서 걸어가면 되는 거야.

그 천재가 만든 길을 따라가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거지.

천재를 이기려고 하지 마. 그냥 놔두면 되는 거야. 못 따라잡아.

그냥 우직하게 가야 할 길을 따라가는 게 우리 같은 일반적인 뮤지션이나 작업자야. 아니면, 어중간한 재능러들이려나. 하하하.”

“형이나 누나도 충분히 재능러거든요. 제일이 형도 시작점을 몰라서 지금 신기해 보이시는 거예요. 어쩌면 제일이 형만 가지고 있는 감성이 있어서 그 감성이 폭발할 수도 있을 거예요.”

“그럼, 뭐부터 시작해야 하는 거야? 음악학원부터 다닐까?”

“음. 일단 작사를 위해서는 매일 일기를 쓰고, 책을 보고 매일매일 글을 쓰는 습관을 들여야 해요.

하루에 1시간 책 읽고, 글 쓰고, 가사 적어보기. 이게 가장 기본이에요.”

“그래, 그러고 보니 너 차에서 다들 잠자고 할 때도 글 쓰는 건 봤어.”

“아, 그건 인스타에 올릴 허세 글이라 하하하. 뭐 허세 글도 가사로 쓰기 좋으니 그런 글이라도 고민해서 적어보는 거로 시작해 보세요.”

“그럼 이런 작곡은 어떻게 시작하는 거야?”

“작사와 마찬가지예요. 내가 적은 글을 몇 번이고 읽어가면서 음을 붙여보는 거예요. 물론, 악기를 하나 정도는 다룰 수 있어야 작곡할 수 있어요.

건반이나 기타로 대부분이 작곡을 해요. 이런 악기를 다루면서 자기가 적은 가사를 매일 곡으로 만들어 봐야죠.

글 쓰고, 적는데 한 시간, 작곡에 한 시간 해서 하루에 두시간씩 2년만 투자해 보세요.

작사한 곡이 2년 동안 730곡이 나올 거에요. 물론 작곡한 노래도 730곡이 나올 거고요.

그런 노력이 쌓이면 어느 순간 가사를 보기만 해도 그냥 자연스레 곡이 만들어지게 될 거에요. 쉽죠?”

“쉽기는 개뿔이. 소원이 말처럼 진짜 저렇게 하면 다 되긴 될 거야. 문제는 다들 3개월도 안 되어서 안 한다는 거지.

재능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 3개월 만에 바로 재능이 드러나게 될 거고. 재능이 없다면 진짜 2~3년의 연습과 노력이 실력을 만들어 줄 거야.

일단, 시작해봐.”

“결국, 성실성과 근성, 노력이군요.”

“그래 만화에서 늘 강조하는 그거 맞아 근성, 노력. 그만큼 어려우니 강조를 하는 것이고. 잠자기 전에 일기를 적고, 그 밑에 가사를 적어봐.

그리곤 누워서 그 가사와 일기를 보며 흥얼거려봐. 그 과정이 재미가 있어야 오랫동안 할 수 있을 거야.

그리고, 흥얼거리는 걸 핸드폰에 녹음하고, 다음날 녹음한 걸 다시 들으며, 기록하고 편곡하고 하는 작업에 재미를 느껴야 해.

그런 작업을 2년 동안 한다면 어떻게 될까? 재능 없는 사람이라도 창작자로서 데뷔할 준비가 되는 거야.

그 이후는 재능의 싸움이지만, 꾸준히 앞으로 전진하다 보면 그 재능을 가진 사람이 놀고 있을 때, 따라잡을 수도 있겠지.”

“그래 노력 충이 최고야! 짜릿한 노력 충~!”

원희 누나가 미남 배우를 패러디하듯이 노력 충 최고라고 외치는 것에 다들 웃을 수밖에 없었다.

야식도 시켜 먹고, 만들어진 노래를 한 번 더 뒤적거리며 다듬을 때 제일이 형은 이런 것이 다 부러웠는지 혼자서 작사를 한다고 끙끙거렸다.

“일단 처음부터 아무것도 없는 것에서 시작을 하는 건 힘들어.

만들려는 곡의 방향을 정했으면 상상을 해야 해.

우리가 듣는 노래가 우릴 상상하게 만들어 주듯이 그 반대로 상상으로 노래를 만들 수도 있어야 하는 거야.

그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는 샘플이 있다면 좀 더 쉽겠지.

예를 들면 이 ‘네가 알아주길’ 노래처럼 이별했지만 헤어진 사람이 진심으로 내 마음을 알아주길 바라는 그런 상상을 하면서 그걸 질척거리지 않고, 미디엄 템포의 환상으로 만들어 내는 작업을 한 번 해봐.

내 마음을 알아주길 원하는 슬픈 상황을 밝은 상황으로 상상해봐. 그러면서 머리에 떠오르는 곡을 적어봐.”

“캬, 어렵네 어려워. 이래서 약을 하는 건가 싶네요. 작업이 안 풀릴 때 양주를 먹는다는 가수도 있던데, 자극을 위해서 그렇게 하는 거겠죠?

그런, 약이나 술에 의존하지 않고도 좋은 곡을 뻥뻥 터트리는 사람은 재능러고?”

“그건 약 하는 것에 대한 핑계고. 약을 해야만 되는 창작이라면 그건 자기 자신을 모르는 거야. 자기 내면을 먼저 알게 되면 약이나 술을 하지 않아도, 자신만의 내면에서 노래가 떠 오를 거야.

그 내면을 밖으로 드러내는 것이 힘들기에 뮤지션들이 성격 안 좋다거나, 아싸 같다거나 히키코모리 같다고 하는 거지.

창작은 자기 내면과의 이야기거든. 그러다 보니 사람과의 만남이나 친교를 맺기가 힘들어져. 그래서 더 자기 자신에게 침잠되고 자기애가 커지고 하는 거지.

그런 자기 내면을 엿보기 위해 술이나 약을 한다고 하는데, 그럴 필요 없어.

매일 일기를 쓰라고 했잖아. 그런 노력이 쌓여서 너란 사람이 가진 내면을 자신이 알게 되는 거야. 보여 주기식의 일기가 아닌 속마음을 적는 일기를 적어봐. 그러면 자연스레 너만의 가사가 나올 거야.

하루 만에 나오지 않으니깐 조급해하지 말고.”

**

“놀랍군.”

“일부러 발라드 가사를 줬는데, 그걸 금방 소화해서 놀랍다는 것입니까?”

“슬픈 가사를 작곡하면서도 애들의 분위기가 가라앉지 않는 것도 놀랍지만, 저런 작업방식이 놀라워.

한 명이 주도하고, 그 밑에서 받치는 사람들이 자연스레 수정하고 조율해 가는 방식이 색다르군.

그만큼 서로에 대한 믿음이 있다는 걸까? 서로 분담해서 퀼리티를 더해가니깐 금세 노래가 나오는군.”

“그거 아닐까요? 이렇게 만들면 대박 친다는 대박의 리듬, 문법을 소원이가 알고 있기에 그 문법에 자기들도 모르게 따라가면서 그 문법에 맞추어서 작업하는 감각습관이 만들어졌는지도 모르죠.”

“히트 문법에 맞는 시스템화가 되었다는 거군. 그런 시스템화가 되었기에 금방 노래가 만들어졌다는 거고?

저런 시스템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서로를 잘 알아야 할 거야.

서로의 실력에 대한 믿음도 있어야 했을 테고. 재능을 가진 19살, 24살짜리들은 많이 봐왔지만, 재능을 저런 식으로 일찍 꽃피운 건 처음 보는군.

그리고, 저 시스템의 중심이나 시발점이 19살의 소원이라는 것도 놀라워. 이것도 재능의 차이일까?”

“선생님이 재능에 대해서 놀랍다고 하는 건 처음 봅니다.”

“내가 저 나이 때는 저렇게 하지 못했으니깐. 부러운 것도 있지.”

“선생님이 부러워하신다면 우린 어떻겠습니까?

우리들도 선생님이 처음 스튜디오에서 곡을 하루 만에 뚝딱 만들어 냈을 때 신기하게 봤었고 그 재능에 감탄했었습니다.

소원이와 선생님은 같은 부류인 겁니다. 다만, 시대가 다른 차이일 뿐입니다. 아마, 선생님이 저 나이 때 지금과 같은 환경이었다면 더 엄청났을 겁니다.”

유영찬 이사의 뒤에서 같이 소원이가 작업하고 있는걸 지켜보고 있는 홍성렬은 재능에 부러워하는 유영찬 이사의 말에 마음이 상했지만, 이미 이 바닥에서 유영찬 이사를 비롯한 괴물 같은 재능러들을 많이 봤기에 마음을 추스를 수 있었다.

그리고, 아무리 재능이 뛰어난 천재라고 해도 노력이 없으면 결국 신이 만든 벽 앞에서 좌절하게 될 그것이라는 것도 15년이 넘는 경험으로 그는 알고 있었다.

매일 정진하지 않아도 쭉쭉 치고 나가는 천재들은 어느 날 갑자기 자길 가로막는 벽이 생기면 그 벽을 뚫는 노력을 해본 적이 없기에 좌절하거나 포기한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 벽을 뛰어넘는 천재라면 존경을 하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그냥 지나쳐가는 근성 없는 사람일 뿐이었다.

이미 그런 사람을 홍성렬은 많이 보았기에 쉽게 마음을 추스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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