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국민아이돌 프로듀스99-123화 (123/237)

# 123

인연인 건가?

“자 운영팀도 다 모였지? 임원 회의에서 결정 난 걸 적용하려고 하다 보니 업무분장을 다시 짜야 할 것 같아서 다 모이라고 한 거야.”

기획팀 팀장 김철순은 대회의실을 가득 메운 타부서 팀장들과 과장, 대리들을 한번 훑어보곤 이야길 시작했다.

“전략팀에서 좀 더 분석한 결과가 나왔다.

위에서는 신비주의를 버린 팬 서비스 덕분에 YAM이 1위에 올랐다고 하지만, 약간은 다른 결과도 나왔다.

신비주의를 버린 것 때문이라고 하기엔 차트 1위를 계속 유지 시켜준 일본에서의 유입 비율이 너무나 높았다.

초반에 끌어 올려준 게 일본에서 들어온 유입이었다고 워터멜론 측에서 로그 자료를 넘겨 주었기에 확인할 수 있었다.

차트가 인기곡을 만든다고, 일본에서 끌어 올려줘서 1위를 하다 보니 자연스레 한국에서도 따라붙어서 진짜 인기곡이 되었다.”

“그럼 일본 반응이 좋다 보니 예전처럼 일본진출을 위한 밑 작업으로 일본어 음반을 준비하면 되겠습니까?”

“아니. 예전처럼 음반을 위주로 하지 않는다.

준비한 영상 플레이해봐.”

김철순 팀장의 말에 빔프로젝터로 영상이 재생되었는데, YAM의 줄리엣 MV 중 개인 클로즈업 버전이었다.

“여기 이 일본어 댓글 보이지? ‘일본에서는 클로즈업 버전, 아이컨텍 버전 같은 영상은 PV(promotion video) 용도로만 사용되거나 특전 포함된 DVD 버전에만 들어가는데, 한국은 이런 특전영상들을 유튜브로 다 공개를 하는가요?’ 이런 비슷한 댓글들이 클로즈업 버전의 뮤직비디오에 달리면서 고맙다는 글이 많았다.

아마도, 이런 서비스 영상을 풀었기에 일본에서 자체적으로 반응이 있었던 것 같다. 물론, 첫 마중물은 군복 이벤트와 유명 유튜버의 영상이지.

따라서, 다른 아티스트들도 온라인 전략은 YAM의 사례를 따르도록 한다.

그리고, 모든 개인 SNS에 영상을 업로드 하는 걸 허용한다.

물론, 아티스트뿐만 아니라 모든 직원이 별도의 눈 교육을 한 번 더 거치도록 하고.”

“저, 팀장님 그럼 사생팬 관리 부분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그렇게 되면 기존의 관리방법과는 완전히 달라지는데요.”

“지원팀에서 이제껏 사생팬 관리를 했지만, 시범적으로 6개월간 지금처럼 타이트한 관리를 중지하도록 한다.

레드샵 레이블의 윤소원 대표가 이런 말을 나에게 하더라.

귀중한 것일수록 흔하게 두라고. 그리고, 안된다고 할수록 더 하려고 하는 게 자기들 같은 10대의 특성이라고.

사생팬 애들은 자기가 왔다고 매니저들이 긴장하고, 자길 알아보는 보디가드들이 보내는 그런 시선을 즐기는 애들이라 오히려 그런 재미를 위해 사생팬을 하는 거니 한번 방치를 해보라고 하더라.

우리가 이때까지 그런 식으로 해본 적이 없기에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한번 추진해 보려고 한다.

오히려, SNS로 늘 가수가 뭘 하고 있는지 확인시켜주고, 사생팬들만 별도로 해서 SNS사진에 글귀를 적어 보내란다.

사생팬도 앨범 CD에 투자한 돈이 아깝고, 외로워서 집착하는 거고, 돈 아깝다는 생각이 드니깐 사생 질을 한다는 말도 맞는 말인 것 같다.

그래서 우리에게 돈값을 하라고 하더라.

그리고 해결책으로 남녀 팬들 간에 미팅을 시켜줘라네. 그러면 외로워서 사생질 하는 애들은 건전하게 팬질 하는 사람이 된단다. 그냥 고3이 하는 말이라면 흘려 듣겠는데, 계열사 사장이니 일단 6개월간 따라 보기로 했다.

임원들도 지지하는 분위기이니 다들 따르도록.”

“팬들 간의 미팅은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실제로 해서 효과가 있긴 있었으니 심혈을 기울여 보겠습니다. 한국과 미국의 차이가 좀 있을 수도 있기에 실패할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시범적으로 한전 해보자는 거야.

운영지원팀에서 팬들 간의 미팅 자리 주선하면서 커플 매니저를 아예 섭외해서 사생팬 애들 특별히 신경 써서 짝을 좀 찾아 주라고 해.

각 아티스트 매니저들은 확인된 사생 애들에게 아침마다 개별 사진 찍어서 보내면서 좋은 아침 되라는 문안 인사를 매일 드려. 애들 흉성(凶性)을 한번 이 방식으로 잠재워 보자고.”

“저..저도 그 미팅 자리에 나가도 됩니까? 우리도 연애하고 싶어요.”

이번에 대리를 단 IT팀의 대리가 자기도 끼고 싶다고 하자, 주위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자기야. 낄낄빠빠 몰라? 나중에 운영지원팀에 살짝 말해서 알아서 끼도록 해.”

사수에게 욕을 듣긴 했지만, 목적이 달성되자 다른 젊은 직원들도 하고 싶어 하는 눈치였다.

“자 전체 회의는 끝이지만, 온라인 소통, 마케팅 방법과 영상 관련 전략, 팬 관리 전략까지 다 수정되는 거라, 개별 팀 간에 업무분장에 대해서 별도로 회의해야 할 거다.

이번 주 금요일까지 수정방안에 대한 실무계획 다 짜서 보고해.”

**

“그럼, YAM 팬클럽 이름은 ‘야미(yummy)로 결정을 하는 거로?”

“네 YAM 팀 멤버들도 동의했고, 본부장님 결재도 떨어졌습니다. 마케팅팀에서 야미 관련 상표나 저작권 확인해서 문제없으면 바로 팬클럽 회장단, 홈마들에게 알리기로 했습니다.”

“오케이 그럼, 1위로 차트 씹어 먹고 있으니, 물 들어올 때 노 젖는다고 내일 확인되면 바로, 팬클럽 이름 결정 났다고 알리고 유료팬클럽 회원 받기 시작해. 팬 사인회 일정도 잡고, 해외팀에서 일본진출, 중국 진출 일자 결정 나면 해외 팬클럽 회원 모집도 바로 일정 잡고.”

“넵.”

**

“소원아 대박, 대박! 대박 사건이야!”

“대현 형 무슨 대박인데요? 로또라도 걸렸어요?”

수시모집 때문에 하루 일정을 뺏는데, 시간이 난 김에 레드샵 사무실에 들렀다. 어제까지만 해도 아무 말 없던 대현 형이 대박이 터졌다고 난리였다.

“그런 대박이 아니라, 이번에 ‘줄리엣’이랑 커플 송으로 만든 ‘로미오’ 노래가 팔렸단다.”

“오! 비싸게 팔린 거예요? 어디서 곡을 사 갔는데요?”

“뉴미디펌프에서 사 갔는데, 비싸고, 싸고 하는 그게 문제가 아니야!”

“그럼 뭐가 문제고 대박인 건데요? 뉴미디펌프는 어디서 들어본 것 같긴 한데, 잘 모르겠네요.”

“뉴미디어펌프가 ‘영시스터’ 대행하는 신생 기획사야.

Nnet의 ‘여기는 아이돌 캠프’에서 만들어진 ‘영시스터’ 그룹 매니지하는 회사.”

“아! 헐. 진짜 은채가 있는 그룹에서 곡을 사 간 거예요?”

은채와의 일이 엮여있나 보니 주위를 한 번 더 살피며 이야길 했는데, 사무실엔 다행히 대현 형과 둘밖에 없었다.

“그래, 그러니까 내가 대박사건이라고 한 거지.

사실, ‘로미오’ 곡 자체는 천만 원에 판매한다고 했기에 줄리엣이 뜨고 나서 많은 기획사에서 접촉이 있긴 했거든.

하지만, 무조건 타이틀로 써야 한다는 조건 때문에 잘 안 팔린 건데.

뉴미디어펌프에서 조건 그대로 하겠다고 구매했단다.

우리가 판매한 게 아니고, 게놈 프로젝트에서 판매를 한 건데, 그게 딱 은채가 있는 그룹에 판매가 되다니 소름 끼치지 않냐?

네가 은채랑 둘이 같이 있으면서 삘 받아 만든 노래를 판매하려고 했는데, 그게 은채한테 딱 떨어지니깐 와 이건 진짜 뭐. 인연이다. 인연이야!”

거기다 타이틀곡으로 사용한단다.”

사실, 레드샵의 이름으로 곡을 판매했다면 훨씬 더 비싼 가격으로 판매할 수 있었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우리 이름으로 곡을 판매하게 되면 프로듀싱까지 해줘야 하는 귀찮은 문제가 있기에 대현 형의 소속사인 아티스트 성향의 게놈 프로젝트를 통해 곡을 판매한 것인데, 이게 우연인지 필연인지 은채의 팀을 매니지 하는 곳에서 구매해 버렸다.

요즘은 이름있는 그룹의 경우에는 곡을 구매하면 곡 비를 별도로 받지 않았는데, 대신 조건으로 타이틀 곡으로 사용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곡비 보다는 차트에서 중간만 가도 벌어들이는 작곡, 작사가의 저작권료가 훨씬 더 컸기 때문이었다.

물론, 신인의 경우에는 차트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힘드니 여전히 곡을 구매해서 쓸 수밖에 없었다.

“곡 판매되었다는 연락받고, 곡을 은채의 팀에서 부른다는 걸 알게 되니깐 빨간 펀치의 채연이나 원희도 놀라면서 자기들이 편곡한 곡이니 자기들이 프로듀싱 해주고 싶어 하더라.

그래서, 로미오를 우리 레드샵에서 만든 노래라는 걸 밝히고 아예 전체 프로듀싱을 하자던데. 어쩔래?”

“햐...이거 고민인데요. 사실 영시스터도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데뷔한 다른 팀들처럼 결과가 좋지 않아서 이번 앨범이 마지막 앨범이라고 하더라고요. 원래보다 6개월 이상 빨리 해체하는 거라고.”

“그러니깐 채연이나 원희가 프로듀싱 해주고 싶다고 하는 거지. 둘은 이참에 은채를 제대로 소개받고 싶어 하던데.

로미오, 줄리엣 곡을 만들 수 있게 영감을 주는 뮤즈의 존재는 늘 궁금하거든. 후후후.

나도 궁금하긴 하다야.”

“형은 영시스터의 다른 여자애들이 궁금한 거겠죠.”

“뭐, 겸사겸사 그런 거지 뭐. 일단 펀치 애들이 편곡한 거니깐 둘이 프로듀싱 해라고 할게.

나중에 앨범 나올 때 우리 노래라는 걸 밝히고 홍보 좀 같이 해주는 거로 하고. 알았지?”

“네, 알았어요. 일단 은채가 놀라지 않게 미리 연락은 해둘게요.”

“그래, 레드샵이 프로듀싱 맡았다고 하면 아마 너도 은채랑 공개적으로 만나서 데이트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거다. 아니, 그런 자릴 만들어 주마. 기대해라.

이게 다~ 이 형이랑 펀치의 채연, 원희가 너를 위해 공덕을 쌓은 거야.

그러고 보니, 곡이 이번에 판매되더라도, 준비해서 나오는데 빨라도 한 달이 걸리는구나.

그러면 너네는 이미 활동 끝내서 방송 출연 자체가 없을 시기네. 방송에서 우연히 마주쳐서 스파이처럼 썸타는거 할 뻔했는데, 아쉽겠는데. 흐흐”

“안 아쉬우니깐 형은 사고 치지 마세요.

채연, 원희 누나는 몰라도 왠지 형이 사고 칠 것 같아요.”

“걱정하지 말라니깐. 후후후”

대현 형의 게슴츠레한 눈빛과 슬며시 쪼개는듯한 미소가 왠지 찝찝했지만, 그래도 형 나름대로 우리 둘을 도와주겠다고 하니 또 뭐라고 할 수가 없었다.

**

“엇! 태정아! 너도 실기 시험 보러 온 거야?”

“어, 그래, 너도구나. 이거 큰일인데.”

“무슨 큰일?”

“소원이 너도 있고, 아까 보니깐 연기 실기 시험 보러 온 애들이 만만치가 않아. 아역배우 출신부터 우리 같은 아이돌까지 너무 많아.”

“에이 수시니깐 일단 다 보러 온 걸 거야. 다들 한예종 가려고 하고 보험으로 경국대 수시 본다고 하던데. 그러니깐 걱정 하지 마. 그러고 보니, ‘감금학원’영화는 어떻게 되어가고 있냐? 카톡으로 보긴 했지만, 다리는 이제 괜찮지?”

“다리는 뭐 흉터 좀 남은 거 빼고는 괜찮지.

감금학원도 촬영은 끝났고, 후반부 마무리 작업하고 있어.

그러고 보니 고맙다. 네가 이야길 잘해줘서 PLUS와도 계약도 했고, 덕분에 감금학원에 주연이 될 수도 있었고, 밥차도 보내줘서 영화도 잘 찍었어. 내가 잘되면 진짜 너에게 한턱낼게.”

“뭘 내가 해준 게 있다고. 일단 나 안에 들어가서 실기 시험 시간 확인하고 올게.”

입학처에서 실기 시험 일정을 확인하는데, 은채와 고등학교 동기들 몇이 경국대에 같이 수시지원을 했었다.

날짜가 달라서 오늘 보지 못한 게 아쉬웠다.

대기하며 태정이와 이야길 하며 시간을 보냈는데, 태정이는 전생에서는 본 적이 없었던 연예인이지만, 제작자의 입장에서는 깨끗한 이미지와 좋은 목소리를 가진 기본기가 좋은 배우로서 매니지의 지원만 확실하다면 차세대 스타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

“네? 지정연기가 ‘각설탕’의 조마사(調馬師)라고요?”

“그래, 각설탕 영화 본 적 없어? 임수진이 나왔던 경주마 관련 영화인데. 유명하잖아.”

실기 시험으로 지정연기 대본을 나누어 주는 조교의 질문에 차마 본적이 없다고 이야길 할 수가 없었다.

임수진이 생애 처음으로 홍룡영화상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던 영화였기에 동물 관련 영화의 대표작이었다.

그래서, 연기학원에서는 자주 학생들에게 연습을 시키는 영화였기 때문에 유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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