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9
아이돌과 크리에이티브.
“국장님. ‘YAM과 같이 놀자’ 시청률 표 가지고 왔습니다.”
“흠. 첫 방송 시청률은 0.2%였는데, 지금은 1.9 %대로 수치상 9배 가 오르긴 올랐네.”
“네, 아마, 리패키지 앨범을 준비하는 부분까지 방송된다면 2% 후반대까지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그럼, 결과 추이 보고, 지금 MTV에서 하는 음악방송 MC자리에 한 명 심어 준다고 MSM 쪽에 이야기해봐. 지금 MC 애들 1년 정도 되었지? 2명이었나?”
“남자 2명, 여자 1명 해서 3명이 MC를 보고 있습니다. 1년 조금 넘긴 넘었습니다.”
“그럼 바꿀 때가 되었네. 그러면 지금 MC인 애들 다 쳐내고, 새 MC 뽑을 거라고 기획사들에 전달해. 알아서 알랑방귀 뀌러 들어오겠지. 기획사에 받을 수 있는 건 김 PD가 알아서 받아.”
**
“MSM에서 운영하는 레스토랑과의 협업요?”
“네 김 PD님. 현재 MSM이 상암동에서 운영 중인 ‘디 테이블’이란 퓨전 다이닝(Fusion Dining) 레스토랑이 있습니다.”
“아, 알고 있습니다. 제가 알기로 그 레스토랑은 CH 그룹의 빙빙고와 협업 되어서 운영되는 거 아니었습니까?”
“네, 그 협업계약이 올해 끝이 나게 됩니다. 아마도, CH그룹과 식음료 부분에서 경쟁자인 ‘나테’와 협업계약이 될 것 같은데. 거기에 SBC MTV도 한자리 끼면 좋을 것 같아서요.
올가을에 ‘요리남녀’라는 프로그램이 만들어 질 거라던데, 거기에 우리 쪽 한두 명 고정으로 넣는 조건으로 해서 프로그램에 메인 협찬하도록 하겠습니다.”
“음. 어디서 벌써 정보를 얻으셨는지는 모르겠지만, 빠르네요.
그러면 요리남녀에 꽂고, MTV뮤직 MC에도 MSM 소속 한 명 넣어드리면 되는 겁니까?”
“네 일단 그렇게 최소한의 협업 조건을 만들어 보고 준비하면서 조율을 해나가 보죠.”
“메인 협찬 해주겠다니 나쁘지 않은 조건이겠네요. 전에 ‘디 테이블’에 가보니깐, 테이블에 앉았을 때 홀로그램으로 원하는 가수가 앉아 있는 것처럼 해두었더라고요.
그러면서 그 가수가 만든 요리라고 선택이 가능했는데, 차후 ‘요리남녀’에서 만들어지는 요리를 팝업 식당 형식으로 판매도 가능할까요?
아, 물론 그런 요리를 만들고 진행하는 부분에서는 디 테이블이 전면에 노출이 될 거고요.”
“아유 물론이죠. 김 PD님 비즈니스적인 감각도 뛰어나시네. 껄껄껄.”
남자답고 카리스마 있게 웃는다고 껄껄거리며 웃는 MSM PLUS의 외식사업부 배민수 부장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김현수 PD도 따라서 같이 웃어줄 수밖에 없었다.
**
“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우린 ‘얌’이에요! 얌얌!!
오늘은 얌얌!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중화 본토 자장면을 해보겠습니다.
오늘같이 해줄 쉐프는 중국 북경 출신의 ‘미준’이와 언주 출신인 ‘위안’입니다. 그러고 저는 차이나타운의 고장! 인천 출신인 ‘희라’입니다. 와 박수!!”
이제 10대 후반인 3명 모두 처음으로 요리방송을 진행해 본다고 카메라 앞에 선 것이라 뭘 해야 할지 몰라서 난리였다.
“일단 위안이는 호박하고 양파, 양배추, 감자를 깍둑썰기해주시기 바랍니다.”
“깓뚝썰기? 그건 뭐야?”
“그 사각형으로 작게 자르는 거 있잖아. 식당에서 나오는 깍두기 김치 크기 있잖아. 그 크기로 잘라줘.”
“아, 그거 알았어. 오케이 오케이 나에게 맡겨.”
“그럼 미준이는 자장면의 양념인 춘장을 기름에 튀겨주세요.”
“엉? 춘장을 기름에 튀기는 거야? 아니야. 그렇게 하면 안 돼!”
“아니 맞대니깐 춘장을 기름에 튀겨서 그렇게 짜장 양념을 만든다니깐.”
“아닌데, 나 중국 사람이야. 우리 집에서도 자장 만들어 먹어. 춘장은 그냥 쓰는 거야.”
중국인인 미준이의 단호한 우리 집에서 만들어 먹는다는 말에 그냥 인터넷 레시피로만 아는 희라는 동공에 지진이 났다.
“어..어. 진짜야? 진짜 그냥 춘장 쓰는 거 맞아? 미준이 너희 집에서 만들어 먹었어?”
“그래, 진짜 춘장을 튀기지 않아. 삶은 면에 그냥 파 기름이랑 춘장이랑 같이 해서 넣고 볶는 거야.”
“어..어 감독님 인터넷 찬스 쓸 수 있을까요? 제가 본 레시피랑 미준이 레시피랑 좀 달라서요.”
“미준이가 직접 해 먹어 봤다니깐 그냥 가자. 인터넷 사용금지. 진짜 중국 본토 자장면 먹어보지 뭐.”
“네. 어. 그럼, 음. 미준이랑 같이 면을 만들어 보겠습니다. 밀가루 한 컵 반에..중력을 더 받는 중력분이고요.”
“그럼 저기 강력분 밀가루는 중력이 2배야? 조금만 같이 넣어 볼까?”
“어..그건 모르겠고. 일단 이렇게 물을 넣고 밀가루 반죽을 착착 해주고, 넓게 밀가루 반죽을 폅니다.
이때, 그 TV에서 보던 둥근 나무 밀대로 이렇게 쭉쭉 밀고...”
“아, 알았다. 저 강력분을 지금 쓰는 거야 밀가루 반죽을 펼 때 붙지 말라고 강력밀가루를 뿌리는 거야.
나도 티비에서 봤어.”
“야, 너 집에서 해 먹었다며!”
“면은 그냥 사서 썼어. 일단 강력한 밀가루 뿌리고 해보자.”
“넓게 펴진 밀가루 반죽을 김밥을 밀 듯이 돌돌 말아서 칼국수처럼 삭삭 잘라줍니다.”
“오! 진짜 손자장 같은 면이야. 강력한 밀가루 뿌리는 게 맞았는가 봐.
자, 그럼 이제 내가 할게. 위안이가 준비해준 야채를 먼저 넣고, 춘장을 넣고, 파 기름을 넣어서 자장 소스를 만듭니다.
좋아. 이제 면 투입!”
“오호~ 진짜 춘장을 기름에 안 튀기고 그냥 넣고 해도 되는구나. 자장면 냄새가 나.”
“아 진짜, 집에서 이렇게 해 먹었다니깐. 좀 믿어!”
“여러분 이렇게 중국 본토! 그중에서 북경 출신인 미준이가 볶아준 자장면이 완성되었습니다. 그럼 먹어보겠습니다.
우웩! 너무 짜!! 이거 뭐야.”
“어 어 이렇게 짤 리가 없는데. 뭐지? 헉. 이렇게 짜면 안 되는데.”
“퉤퉤 진짜 북경에서 이렇게 먹는 거야? 너무 짜! 언주 출신인 나는 믿을 수가 없어.”
“어 이상한데. 이럴 리가 없는데.”
“네. 여러분! 오늘 요리방송에서 나온 결론이 있습니다. 자장면은 그냥 인천 차이나타운의 자장이 갑 중 갑입니다!
북경식 자장은 한국에서 하면 많이 짜다는걸 밝혀냈습니다! 다들 제 고향 인천에 자장면 드시러 오세요.
그럼, 다음 요리 탕수육으로 다시 오겠습니다.
오늘은 처음이라 이렇지만, 다음에는 맛있게 먹을 수 있는 탕수육을 해보겠습니다.
여러분 그럼 안녕~~!!”
“컷! 오케이! 요리방송 제목을 못 지었는데, 바로 떠오르는 제목이 있네.
‘엉망진창 요리쇼’ 어때? 요리를 제대로 해본 적 없는 10대 애들의 요리 도전기를 주 콘텐츠로 잡자.”
“셋 다 10대에 요리를 그냥 보기만 했기 때문에 더더욱 10대 애들에게 먹히겠네요. 이 콘텐츠로 갑시다. 그리고, 요리쇼에서 만들어진 요리를 먹을 수 있는 기회를 팬들 응모에 붙이고, 3명 정도 뽑아서 스튜디오에서 먹는 것도 콘텐츠로 올려보죠.
일단, 오늘 만들어진 맛있어 보이는 자장면은 코디네이터와 막내 작가에게 양보할게. 맛있어 보이네.”
“아니 코디랑 막내 작가가 극한직업도 아니고! 매니저들이 먹어야죠!”
“아, 우리 배탈 나면 스케줄 못 뛰는데.”
“그래, 매니저들이 먹어. 늘 팬들과 부딪히는 입장이라 이거 먹으면서 표정 썩어들어가는 거 보면 팬들이 좋아 할 것 같은데.”
“매니저 형 진짜 죄송해요. 맛있게 하려고 한 건데 너무 짜게 되어서.”
“아냐 아냐 형은 원래 짠 거 잘 먹어. 이리 줘봐 내가 다 먹어 줄게. 죄송하긴 왜 죄송해. 후루룩~ 음..윽!
야! 이게 자장이냐? 소금 춘장이지! 미친!
춘장을 기름에 튀겨야지 짠맛이 기름에 날아가고 콩의 단맛이 남지. 이야 이건, 이건 진짜. 어휴.”
“오케이 이런 리얼한 후기도 올리자 좋네. ‘미친’은 삐 소리로 대체하고. 크흐흐”
**
[여러분 우리 리패키지 앨범이 내일 발매되고, 음원은 오늘 자정에 공개됩니다. 팀의 리더로서 참 걱정도 많이 되고 하지만, 또 기대도 됩니다.
그리고, 어제는 매니저 형을 능욕한 자장면 테러 영상을 많이 봐주셔서 감사해요.
오늘은, 소원이의 중고나라 추노영상이 올라갑니다.
음원 올라오기 전까지 다들 재미있게 봐주세요!]
“오키. 인스타에 홍보영상 올렸어요. 매니저형! 그런데, 어제 올린 자장면 테러영상 반응이 진짜 좋은 거예요?”
“그럼, 하루 만에 100만 조회야. 영상 분량도 20분 넘는 장시간인데, 이렇게 며칠 만에 조회 후 올라가는 케이스가 잘 없다더라. 댓글 봐봐.”
-미친, 매니저 한입 먹고 바로 갑 분 싸 하는 거 보소.
-한국 춘장이 중국 춘장보다 엄청 짠데. 한국은 희라 말처럼 춘장을 기름에 튀기듯이 볶기 때문에 소금기가 다 빠져서 일부러 더 짜게 만듬.
-지금 중국인데, 한국식 자장 먹고 싶어서 이거 보고 만들었는데, 나는 맛있음. 춘장이 한국이랑 중국이 다른 듯.
-이거 요리 갤에도 올라감. 춘장 볶는 게 오리지날인지 아닌지로 논란 중.
-기레기가 냄새 맡고 기사도 씀. 춘장과 자장면 원조논란 있지도 않은데, 또 기레기가 논란 만듬.
-위안이 칼질 잘하네. 요리 좀 해본 거 같은데.
그런데 언주 사람이면 졸 부자 아님? 언주가 상인의 도시라던데.
└케바케임. 언주 상인이 유명하긴 함.
-그런데 MSM이 달라진거임? 갑자기 이런 팬질하기 좋은 영상이 엄청나게 올라오는데. 마케팅 담당이 달라진 거야?
└이번 앨범은 마케팅이나 그런 걸 MSM 하위 레이블인 레드샵이 맡았데.
그래서 좀 다른 듯.
└팬 입장에서는 이런 팬질 용 영상이 많아서 좋긴 좋음.
“오. 영상에 달린 댓글도 다 긍정적이긴 하네요.”
“그렇지? 일단, 이렇게 소통을 더 강조하는 마케팅을 했을 때, 사생들이 더 붙는 것에 대해서 걱정을 하긴 하지만, 일단 이 정도면 반응은 긍정적인 것 같아.
이 분위기면 오늘 ‘줄리엣’ 노래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도 같고. 일단 기다려 보자.”
**
“기원사장 형님. YAM 새 앨범 올라왔어요. 준비한거 그대로 작업 합니까?”
“그래, 마케팅 작업 표 안 나게 일본 우회 서버로 돌려서 들어가.”
“넵!”
“센터장님 12시 지났다고, 또 이상 접속 확인됩니다.
이번에는 일본에서도 다수의 이상 접속입니다.”
“어느 가수 노래야? 오늘 자정에 공개되는 가수가 3팀이지?”
“네. 일본에서 들어온 이상 접속은 기존처럼 특정 연령대가 들어와서 클릭되는 유형은 아닌거 같은데, 이건 로그 분석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또 다른 건 50대가 다중 접속해서 스트리밍을 듣는데, 일레븐엔터의 ‘보이즈존’ 이라는 팀의 ‘뉴리더’ 라는 곡입니다.
요거는 매크로 작업 친 거 같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듣보 회사에 듣보 그룹이네. 매크로 작업쳐서 애 띄우겠다는 건데.
매크로 작업 확실하니깐 막아버려. 점수 반영도 제외하고.”
“네. 일본에서 들어온 접속은 MSM소속 YAM의 줄리엣이라는 곡입니다. 일본 특성상 연령대 체크는 안 됩니다.
일본 특정 지역 체크는 2시간 정도 걸릴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YAM? MSM의 YAM은 데뷔 앨범 때도 일본 접속 갑자기 급증했었지?”
“네, 그때는 유튜브 통해서 링크타고 들어왔던 것으로 접속 확인했었고, 정상적인 접속이었습니다.”
“그럼, 줄리엣 곡에 대한 이상 접속은 반영해. 일본 유튜버 통해서 들어오는 거라면 정상적인 마케팅 활동일 거야. MSM에서 작업 칠 것 같지도 않고.
오늘 공개되는 다른 1곡은?”
“거긴 이상 접속 스트리밍이 아예 없습니다.”
“그럼 50대 다중 접속만 체크하고 좀 쉬어. 뭔 놈의 노래를 자정에 공개해서 짜증 나게 만들고 지랄이야. 근무자들 잠도 못자게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