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7
제 방식대로 해주세요.
“소원이 원피스 좀 봤냐? 무슨 소리야? 뭘 어떻게 바꾸어?”
“일단, 리패키지를 저에게 전적으로 다 맡기겠다고 유영찬이사님이 이야기 했듯이 모든 걸 제 방식으로 바꾸겠습니다.
먼저, 연예부 기자 출신으로 기사 논란 때문에 기자일 그만둔 사람을 구해주십시오.”
“기사 논란으로 기자를 그만둔 사람? 그런 사람이 왜 필요한 건데?”
“일단, MSM회사에서 금지하고 있는 SNS와 개인 휴대폰을 모두 다 허용할 겁니다.
거기에, SNS로 인해 사고가 터지는 걸 방지하기 위해 연예부 기자 출신의 사람이 필요한 겁니다.
SNS에 올리는 글이 아무 의미 없는 일상생활 글인데도 논란이 되는 이유가 여러 사회문제와 엮이다 보니 문제가 되는 겁니다.
그리고, 그런 문제를 만드는 게 기자들이고요.
그런, 기자 출신이라면 사회문제와 연계되어 논란이 될만한 글들을 먼저 확인해서 문제를 막아줄 겁니다.
그래서 연예부 출신 기자가 필요합니다.
SNS에 써도 되는 말과 아닌 말을 구분하는 건 이미 MSM의 연습생 교육프로그램에서 다들 배우니 괜찮을 거고요.”
“그런데, 리패키지 앨범이랑 SNS가 무슨 상관인데? 아무 연관이 없지 않냐? 너만 핸드폰을 쓰고 다른 멤버들은 사용하지 못하니 풀어주겠다는 거야?
공중파 1위를 하게 되면 핸드폰 사용을 허락해 주는 거로 다 이야기되었잖아.”
“리패키지 앨범에서 노래 뿐만 아니라 마케팅과 소통방식도 바꾸려고 하는 겁니다.
기존 MSM의 아티스트는 신비주의였잖아요. 많이 완화되었다곤 하지만 여전히 다른 기획사에 비해서 숨기는 부분이 너무 많습니다.
물론, 특유의 사생팬들에게서 사생활을 지키기 위해서라곤 하지만, 그로 인해서 팬들과의 소통이 너무 없고, 오히려 더 사생팬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예전처럼 TV 프로그램에서 보여주는 에피소드로 인해 입덕 포인트를 만들기에는 기회가 너무 부족합니다.
SNS와 개인 스트리밍 방송으로 팬의 친구 같은 아이돌이 되어야 합니다.
유튜브에 댄스연습 영상도 올리고, 먹방도 올리고 유명한 유튜버들이 하는 온라인 작업은 다 해야 합니다.
우러러보는 아이돌의 신비주의만 고집하다간 갈라파고스가 된 일본의 아이돌처럼 될 겁니다.
저작권 문제로 인해 행사 동영상을 유튜브에 업로드하지 못하게 막아버린 일본 아이돌의 팬들은 팬질하기가 어려워서 팬질을 접거나 애정이 식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온라인을 통한 신규 팬의 생성도 어렵게 된 것이고요.
전통적인 MSM의 신비주의보단 옆집에 사는 친구 해보고 싶은 아이돌 컨셉으로 갈 겁니다. 언제든 온라인에서 볼 수 있고 연결이 되는 아이돌이 되어야 합니다.
예전의 모든 TV채널에서 MSM 연예인들이 나오게 하겠다는 마케팅처럼 모든 인터넷 사이트에서 MSM 연예인들이 보일 수 있게 해야 합니다.
그래서 각 멤버들의 핸드폰과 SNS활동을 다 해제시켜 주시기 바랍니다.”
“흠. 말은 좋아. 하지만, 실시간 차트에서 선방을 해주고 있는 이때에 앨범 뿐만 아니라, 마케팅까지 다 바꾸어서 추진했는데, 갑자기 SNS에서 논란이 터지면 어떻게 할 거지? 연예부 출신 기자라고 하더라도 한번 올려진 게시물이 캡쳐되어 돌아다니면 돌이키지 못해. 끝이야. 그렇게 투자를 했는데도 SNS의 설화(舌話) 한 번에 모든 게 다 날아가.
그런, 리스크를 회사가 떠안으라고? 세상이 바뀌었다고 하지만, 왜 아직도 모든 기획사가 핸드폰 금지를 연습생과 데뷔한 아이돌들에게까지 들이 미는 거겠냐?”
“물론, 무조건 다 풀어주자는 게 아닙니다.
1위를 찍으면 아이돌들에게 다 핸드폰을 주는 이유가 뭐겠습니까? 어느 정도 논란이 되어도 팬들이 쉴더를 자처해서 실드를 쳐주니 웬만한 건 넘어 갈수 있습니다.
1위가 될 때까지는 개인 글을 쓰지 못하게 하고, 답글도 다 모여서 달게 하는 중국이 쓰는 방법을 써야죠.”
“아하! 개인이 소통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SNS도 기획, 대본을 잡아서 글 올리게 하겠다는 거지?”
“네, 중국 공산당이 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모든 중국인 연예인들에게 남중국해 영토분쟁 관련 글을 같은 시간에 다 올리라고 한 적이 있죠.
외국에서 활동하는 모든 연예인을 관리한 겁니다.
소속 연예인 관리에 정평이 나있는 MSM라면 충분히 가능할 겁니다.
1위를 찍고, 팬클럽이 생기기까지는 회사의 대본에 따라 SNS에 글을 올리고, 분란 없게 관리를 해야지요.
인스타 영상이나 개인 중계의 경우에도 최소한의 가이드 라인을 먼저 회사에서 만들어 주면 그 가이드 라인 같은 대본에 따라 중계를 하는 겁니다.
방송처럼 컨텐츠를 짜서 운영하자는 겁니다.”
“흠. 대본이 있는 개인 인터넷 방송 같겠군.”
“네, 그걸 만들어 주는 게 회사에서 해야 할 일입니다.
그게 된다면 10대 20대는 물론이고 외국인들이 많이 보는 유튜브 채널 영상까지도 소통과 홍보 매체로 운영이 가능할 겁니다.”
“흠. 일단 회사의 운영방침 전체를 다 변경하는 일이니 바로 답을 내기는 힘들겠어. 일단 앨범에 신경 쓰고 있어 봐. 전체적인 운영을 변경하는 거라 시간이 걸릴 것 같으니까.”
**
“다들 피곤하겠지만, 다시 한번 해봅시다.”
[전화 벨 소리에도 가슴이 두근대는 이 마음 사랑인가요?
왜이리 두근거리나 몰라 oh~
새하얀 옷 위로 닿는 햇살에 마음이 날아올라요.
그대의 손길이 닿은 것 같아 난 녹아요.
향기로운 그대의 향기에
두근거리는 내 마음 하루종일 미치겠어요.
새하얗게 춤을 추며 흐트러진 머릿결마저도 예뻐 보여요.
나의 줄리엣 같은 당신의 모든 것이 아름다워~!
그대를 바라볼 때마다 놀라.
너무나도 아름다운 그대의 모습에 놀라!
꿈에서 보았던 사람인가 싶어. 다시 한번 날 꼬집지만,
그대와 나란히 걸어가는 꿈을 꾸고 있어요.
오늘 같은 날이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에요.
나의 두근거림을 만들어 내는 그대여~
나의 줄리엣 같은 당신의 모든 것이 아름다워~!
그대를 바라볼 때마다 놀라.
너무나도 아름다운 그대의 모습에 놀라!]
미디엄템포의 느린 댄스곡에 3분 11초의 노래이다 보니 격렬한 안무보단 얼굴표정이나 제스처가 중요했다.
안무를 맡은 레드샵의 이재원이 일일이 멤버들의 표정과 손끝이 가리키는 방향까지 수정해주었다.
“자 이제 안무가 완성되었으니깐 최종 연습으로 유튜브에 올릴 Dance Practice 영상 찍는다 집중해!”
연습복을 입고 최종 Dance Practice영상까지 녹화를 마치시 새벽 3시가 넘어 있었다.
“어서 씻고 자, 내일은 아침부터 신곡 MV촬영이야.”
다들 말은 하지 않았지만, 데뷔곡 방송을 하고 다시 연습실에서 신곡을 연습하는 타이트한 스케줄에 지쳐있었다.
하지만, 거기에 대한 보상으로 개인 핸드폰을 다시 가지게 되자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오히려 기분 좋아했다.
“A-yo! 좋은 랩에 목마른 양들? 난 토모라고 해. 우리가 새 신곡 녹음도 하고 안무 연습을 하고 있어. 바로 다음 주에 나올 거야.
렛잇고 뺨때릴 만큼 오지고 지리고!! 그래서 꼭 보여주고, 들려주고 싶어. 다들 기다려 Come on!”
개인 인스타에 셀카로 영상을 올리며 뿌듯해 하는 토모를 보니 뭐라고 할 타이밍을 놀쳤다.
“토모 랩은 말이 되긴 되는 거냐? 오지고, 지리고를 써도 되는 건가?”
“제일이 형은 쓰면 안되지만, 토모나 외국에서 살다 온 친구들은 오지고 지리고 같은 말을 써도 아무 문제가 없죠.”
“역 차별이네.”
“오! 형들. 이 새벽에 인스타 보고 바로 글 적어주는 사람이 있어요.”
토모의 이상한 랩에 뭐라고 해야 하나 고민했는데, 벌서 댓글이 달렸고, 댓글들이 긍정적이라는걸 알자. 다들 피곤해 하면서도 폰을 꺼내 들었다.
“우릴 알고 있어? YAM? (YAM?)
그렇다고 설명충은 아냐 우린 그냥 너와 나! You And Me (유엔미)
우릴 가두려는 놈들은 Hate, 아님 Hey yo~
아이돌 테두리 쳐부수지 우린 Rule breaker! YAM! Yeah~”
제일이 형은 물론이고, 랩한다는 애들은 다 인스타 영상을 올린다고 난리였다.
“다들 신곡 스포 빼면 뭐든 해도 되니깐 스포 조심하면서 영상 올려!”
아직 변화에 대한 전상일 본부장의 확답은 없었지만, 개인 핸드폰을 돌려받자 이미 결정이 난거라고 생각해서 마구마구 영상이나 글들을 올렸다.
물론, 대부분이 데뷔곡 활동에 대한 글과 영상이고 연습을 한 이후에 찍는 영상이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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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MV촬영도 이걸로 끝! 하지만, 클로즈업 버전도 소원이가 찍어야 한다고 하니깐 다들 한 명씩 순서대로 초록색 크로마키 배경 앞에 서주세요.”
제일이 형부터 카메라 앞에 서선 들려오는 노래에 맞추어서 립싱크를 하기 시작했다.
“예전 개그 허리케인인가 하는 립싱크 그룹 같지? 제일이형 오버하는 것도 재미있네. 헤헤헤”
“그런데, 클로즈업 버전이라고 하길래 얼굴만 화면 가득히 해서 찍는 건 줄 알았는데, 상반신과 팔은 다 나오네.”
“인터넷 공개용으로 소원이가 찍어서 올려야 한다고 했다던데. 실제 노래 한 곡당 10초 미만 분량받는 멤버도 있으니 이런 개인 클로즈업 풀 버전이 있어야 개인 팬들의 입덕 통로가 될 수 있다고 하더라.”
“소원이 형 말에 동감합니다. 저도 12초 컷이라. 개인 분량이 불만이었는데, 이렇게 아예 공식적으로 개인 클로즈업 버전이 있어서 혼자서 노래 전곡을 다 할수 있는게 공개되면 확실히 이득이 있을 거예요.”
“소원이는 그 댄스 영상처럼 터질거라고 하더라. 사실, Dance Practice 영상도 아무 생각 없이 연습한 이후 안무 틀린 부분 찾는 용도로 찍었던 걸 인터넷에 올렸다가 대박이 났잖아, 그 이후부턴 대부분의 기획사가 다 올리고 있고, 올 초부터는 우리 MSM도 올리고 있지.
그건 그렇고, 다들 이리 와서 이거 받아가.”
“기봉 매니저님 이건 뭔가요?”
“기획팀에서 나온 거로. 가 콘텐츠 시안이야.
소원이가 마케팅 방향을 전면 수정해서 너희들이 각자 해야 할 일이 늘어 났어. 게임방송 2명, 요리방송 2명, 댄스안무방송 2명 해서 6명이 개별 채널을 만들고 영상을 올려야 할거야.
누가 어떤 콘텐츠를 할건지 정해. 이 3개 컨텐츠 말고 하고 싶은 게 있으면 이야길 하고.”
“와. 이러면 우리 자연스럽게 유튜버가 되는 거네요.”
“그래, 전략실에서 데뷔 후에 25위 하던 곡이 갑자기 5~6위까지 올라가서 워터멜론측에 문의해서 확인해보니 일본에서 엄청나게 접속했다고 하더라.
그날 소원이 핸드폰으로 본 그 유튜버의 홍보가 컸다는 걸 알게 되니깐 전상일 본부장은 물론이고 다른 이사님들도 긍정적으로 마케팅과 회사의 전략을 수정하기 시작했어.”
“이왕 변경되는 거 다른 그룹보다 더 파격적으로 적용하는 거네요.”
“아마도 이런 아이돌 운영법이 매니저들에게는 새로운 버전이라고 2.0 운영법이라고 불릴 거야. 소원이의 이 시도가 성공한다면 아마 기존의 팀은 물론이고, 새로 만들어 지는 팀에게는 이런 운영이 다 적용될거야.”
“뭔가 아이돌의 역사가 바뀌게 될지도 모르는 변화네요.”
“그리고, 이건 정환이가 해야 하는 대본.”
“대본요? 응? 이벤트 기획?
김밥천국에 가서 김밥과 분식을 먹고 알아보는 팬이 있으면 밥 사줘라? 헐. 기봉이 형 이거 미담 조작하는 거잖아요.”
“어허! 거기 적힌 대로 이벤트 기획이라고 이야길 해야지.
그리고, 만약에 정환이 너를 몰라본다면 그 이벤트도 그냥 끝나는 거지.”
“햐, 이거 아무도 못 알아보면 굴욕담 생성이 되겠네요. 미담을 만드는 설계이지만, 설계도 알아봐야 진행이 되는 거니. 재미는 있겠네요.”
“이건 소원이. 넌 내일 바로 촬영가야 해.”
“헐. 엔오원 CD를 중고나라에서 판매하는 사람과 직거래를 해서 왜 파는지 물어보고 파는 CD를 팔지 않겠다고 말하게 해라고요?”
“그래, 탈덕하는 팬 탈덕 못하게 추노하는 거다.
이런 아티스트와 소통하는 이벤트가 MSM에는 전혀 없었는데, 2.0운영으로 변경되지 마자 이런 재미있는 기획이 홍보팀과 기획부에서 나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