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국민아이돌 프로듀스99-94화 (94/237)

# 94

패밀리.(400자 추가 수정됨)

그러고 보니 시타 형과 루이스 형, 진율이 형까지 다들 엔오원 활동이 끝이 나면 각자의 팀으로 데뷔하는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서로 데뷔 날짜가 겹치지 않게 서로 조절을 하고 있다는 소리도 들었다.

“일단 너를 포함해서 8명으로 꾸리려고 생각을 하고 있어. 우리 쪽에서 연습생 중에서 2배수를 뽑아서 너에게 명단을 줄 테니, 같이 팀을 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드는 연습생이 있으면 체크를 해서 김기봉 매니저에게 주면 될 거야.

일단, 데뷔 조는 엔오원의 해체 날짜가 확정되면 그때부터 준비할 거니깐 미리 생각해둔 연습생들이 따로 있다면 알려줘.

투자 건은 나 혼자서 답을 줄 수 없으니 다음 주는 되어야 할 거야.

데뷔 조 문제든, 이 투자제안이든 특별히 너라서 이렇게 해주는 걸 알고 있어야 해. 특혜나 마찬가지의 대우이니깐, 이거 나중에 잊지 마라.”

특혜라고 강조하는 전상일 본부장의 얼굴을 보니 투자 건도 왠지 쉽게 통과가 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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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원 선생님, 정말 이렇게 되면 되돌리기 힘들 텐데 괜찮으시겠어요? 일이 잘못되기라도 하면, 기존의 인맥들과 척을 질 수도 있는 상황이 될지도 모릅니다.”

“그래, 나도 이제는 내 삶을 좀 살아 봐야지. 내가 꿈꾸던 일을 위해서 어쩌면 네 등에 내가 올라탄 거일 수도 있어.”

“뭐 선생님께는 도움받은 게 많으니깐 이렇게라도 갚아드려야지요.

더구나, 전속계약이라는 것 자체가 가진 장단점도 저에게 다 알려주셨고요.”

“그건 내가 MSM에서 크고 자랐고, 내가 하고 싶은걸, 계약 때문에 하지 못한 그 아쉬움이 너무 컸기에 너에게 이야길 해주는 거지.

네가 일반적인 연습생이라면 너에게 이런 이야기도 하지 않았어. 내가 고2 연습생에게 이런 이야길 하게 될지 누가 알았냐?”

“이제 2개월만 있으면 저도 3학년입니다. 이렇게 이재원 선생님께서 우리와 같이 해주신다는 것만으로 든든합니다.”

“그냥 서로의 목적이 맞았던 것뿐이야, 난 나만의 기획사를 한번 만들어 보고 싶었던 거고, 넌 회사를 제대로 운영해줄 사람을 찾았던 거고.

그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거야. 난 댄스, 너와 레드넘버는 자작곡으로 노래를 줄 수 있으니 더 찰떡궁합인 거지.

그리고, MSM에서 가지고 있는 그 인프라를 우리가 활용할 수 있으니, 그거면 되는 거야. 우리가 생각하고 만들고 싶어 했던, 아이돌을 최대한 리스크를 줄여가며 우리가 만들 수 있을 거야.”

“네. 기대해 보겠습니다. MSM에서 다음 주까지 통보해 준다고 하니 연락이 오면 다시 모여서 일 관련으로 이야기를 더 하는 거로 하겠습니다.

제가 또 촬영을 가야 해서요. 먼저 가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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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MSM에서 출시된 음반이 작년 기준으로 상위 100위까지의 국내가요 음반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6.1%였습니다.

전체 아이돌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Big4 기획사의 음반시장 점유비율은 76.4%로 타 기획사와는 10% 가까운 차이를 보이며 1위를 차지했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지금 3/4분기까지 점유율이 채 20%가 되지 않습니다.

수치상으로 점유율이 6% 가까이 하락을 했습니다.

MSM의 총 매출구성 중 38.2%를 차지하는 음반, 음원의 매출이 하락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당연히 내년의 총 매출도 줄어들 겁니다.

출연료와 초상권 외의 광고 수익 또한 작년과 비슷하거나 줄어들었습니다.

이 추세라면 내년 실적 발표에서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고 책임추궁을 받을 겁니다.

이사회는 넘어간다고 하더라도, 주주총회에서의 반발도 있을 겁니다.

특히나 MSM PLUS의 경우 장중 신저가를 기록할 만큼 실적이 좋지 않다는 게 밖에서도 눈에 보일 정도입니다.

PLUS에서 투자한 영화 2편과 제작을 직접 한 영화 1편의 저조한 성적이 문제입니다.

이에 대해서 누군가는 분명히 책임을 져야 합니다.”

MSM에서 IR(investor relations)을 담당하고 있는 재무팀의 팀장이 노골적으로 MSM PLUS의 대표인 민준기 사장을 보고 윽박질러대었다.

유영찬 이사가 한국으로 돌아왔기에 긴급 중역회의가 열렸는데, 1년간 열리지 않았던 중역회의가 오랜만에 열린 것이라 10여 명 내외가 들어와 있는 회의실에선 여기저기서 서로를 탓하는 큰소리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럼 PLUS의 민준기 사장님. 영화투자 건에 대해서 책임을 지고 용퇴(勇退)를 하실 겁니까?

여기 나온 바로는 투자금액은 190억인데, 실제 회수한 금액은 채 40억이 되지 않는군요.”

MSM의 실세이자 No.2로 불리는 유영찬 이사의 추궁에 MSM PLUS의 민준기 사장은 어찌할 줄 몰라 했다.

“PLUS를 그간 잘 이끌어 오셨는데, 이 손실 어떻게 하실 겁니까?”

“주가관리를 해야 하는데, 이런 손실은 어떻게 해도 주가관리가 불가능합니다. 주주들 항의 전화가 하루에 몇백 통씩 옵니다.”

“그러게, 1년 동안 3편이나 영화에 투자하는 건 아니라고 했는데도 사람이 내 말을 안 듣고 말이야.”

유영찬 이사의 책임을 추궁하는 말이 나옴과 동시에 이에 편승하는 중역들도 민준기 사장을 몰아세우기 시작했고, 민준기 사장은 손수건으로 땀을 닦아가며 입을 열었다.

“저, 유 이사님들 올해 말까지는 시간을 좀 주십시오. 지금 김민경의 ‘아모르 미오’가 대박을 쳤기에 내년 초까지 영화 건에서 손실 난 것은 어느 정도 메꿀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다음 앨범에서 연이은 히트를 한다면 내년 2/4분기에는 다시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김민경이 대박을 쳤긴 쳤나 보네. 얻어걸린 히트가 만루홈런이라니. 그걸 다 만회할 정도면 대단한데.”

“민 사장이 또 허세를 부리는구만. 잘나가는 건 한두 달인데, 내년까지 지금처럼 대박이 이어질 거라고 계산을 하는 거 같은데.”

“그런데, 다음 앨범이 나온다고 해도, 히트해야 하는 거잖아.

히트치는 게 어디, 마음대로 되나?”

민준기 사장이 기다려 달라고 이야기를 했음에도 여러곳에서 부정적인 이야기가 계속 나왔다.

이런 민준기 사장의 곤란함을 구원해 준 것은 전상일 본부장이었다.

“그래서, 제가 이건과 조금 관련이 있는 투자안건을 가지고 왔습니다.

김민경의 ‘아모르 미오’와 지금 실시간 음원 차트 1위인 ‘빛살처럼 너에게 가겠다’, 7위에 오른 ‘오춘기’를 프로듀싱한 ‘레드넘버’ 프로듀서 팀에 대한 건입니다.

원래는 전속으로 영입을 하려 했으나, 우리 회사 소속인 윤소원을 제외하곤 다른 3명이 타 기획사 소속이라 전속으로 데리고 오는 것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이 만든 레드샵(#)이란 회사를 우리 자회사로 만드는 투자 건입니다. 서류참조 바랍니다.”

“흠. 40억대의 투자금액이면 괜찮을 것 같군요.

이미 히트곡을 여럿 치고 있고, 가장 핫한 팀이니 주가관리에도 호재로 작용할 겁니다.

주가관리에 제대로 호재로 알려지기만 해도 투자금액은 다 뽑을 겁니다.

발표 시기만 잘 잡는다면, 투자금액의 2~3배에 가까운 효과가 주가에 반영될 겁니다. 전 찬성합니다.”

주식시장에서 MSM이 정당한 평가를 받기 위하여 행하는 홍보 및 기업설명활동(IR) 등을 책임지는 재무팀 팀장이 찬성하자, 다른 중역들은 거수기처럼 찬성을 할 수밖에 없었다.

“전속으로 놀고먹고 시간 보내는 것 보다는 이 방법이 나을지도 모르지. 안전장치만 제대로 있고, 관리만 된다면 저도 찬성합니다.”

이사진들도 현재 MSM에서 가장 필요한 건, 히트작을 만들어 낼 줄 아는 프로듀서라는 걸 알기에, 특별한 방해 없이 쉽게 투자 건이 결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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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원 부장님이 소원이와 함께하는지 생각도 못 했네요.

그래서, 교육 부분을 레드샵(#)에서 위탁 교육을 하겠다고 한 것이군요.”

“네. 전상일 본부장님도 알다시피 제가 하고 싶어 했던 것이 중지되고 한 것을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흠. 이번에 데뷔했던, NTC321의 데뷔에서 배제되고 했던 것이 컸던 것 같군요.

뭐. 어떻게 보면 한솥밥을 먹던 사람들이 독립해서 따로 분가를 차린 거로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그게 확실히 기존 MSM의 구성원들에게는 더 쉽게 받아들여질 것 같네요.

이젠, 이재원 사장님이라고 부르겠습니다. 실질 회사의 운영을 맡아서 하신다니 이제 자주 뵙겠습니다.”

“이젠 같은 우산 아래 있더라도 다른 우산이니 제가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래서 그런데, 레드샵의 연습실이 아직 확정되지 않아서 당분간은 MSM의 연습실을 사용하겠습니다.

자회사니깐 이런 공간 쉐어 같은 건 되겠지요?”

“뭐 좋습니다. 이런 고정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 자회사로 들어온 것이니 최대한 이용하십시오. 결국, 한뿌리지 않습니까? 패밀리죠~”

“네, 우린 MSM 패밀리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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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석 감독이 오늘 9화 시청률 6% 찍을 거라고, 호언장담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다음 드라마는 무조건 주말 골든타임을 줘야 할지 말지 고려해 볼 거라고 떠들고 다닙니다.”

“아놔, 그 사람 왜 그래? 쫑파티 두 번 할거라고 엄포 놓고 가서 법인카드 사용승인도 별도로 받아서 줬구만.”

“그런데, 그게 그냥 허풍으로만 안 들리고, 진짜 오늘 9화에서 6%가 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야, 케이블 방송 드라마 시청률 6%면 공중파 20% 라는 거 알잖아.

우리 TVL 방송국의 역대 드라마 최고 시청률기록이 6.2%야.

8화에서 5% 넘은 것만으로도 이미 방송국에서는 효자 드라마라고 난리인데, 그 이상의 것을 노리는 걸 보니 오 감독 이 사람, 욕심이 참 많은 사람이네.”

겉으로는 ‘그때 그곳에서’의 감독인 오현석 감독을 탓하는 내용이었지만, 시간에 맞추어서 TVL 주조정실까지 내려와 있는 드라마국 국장과 부국장이었다. 그리고 둘의 얼굴에는 드라마가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싱글 벙글하는 미소가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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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5.8%에 만원!”

“난 그래도 감독님 편이니깐 6%에 5만 원!”

“촬영감독님도 같이 시청률 내기하실래요?”

“전, 7%에 2만원 걸게요.”

“오~ 역시 감독님의 오른팔이네요. 7% 시청률에 걸다니.

그런데, 참 재미있어요. 처음 시작할 때 2%대 시청률로 안절부절못했는데, 케이블이다 보니 4%만 넘어도 잘 나온 성적이라고 떠받들어 주고, 이젠 방송국 드라마 시청률기록을 이야기하고 있으니.”

“뭐, 오늘도 네이버 검색어에 ‘그때, 그곳에서’가 올라가 있으니깐 기대할 만하지. 물론, 성소수자 문제 때문에 또 화제가 되어서 검색어에 있는 거지만. 참, 소원이는 내기 참여 안 돼. 미성년자니깐 제외야~!”

“이제 드라마 시작한다!”

촬영 중간에 겨우 시간을 만들어서 출연진들이 세트장에 다 모여 TV를 보며 모여 앉았다.

다들 저번 주 시청률이 높았기에 은근히 기대하고 드라마를 봤다.

“분당 시청률 4% 돌파랍니다. TVL 주조종실 데이터이니깐 오피셜입니다.”

“오 드라마 시작과 함께 4%라니 진짜 오늘 6% 넘는 거 아냐? 대박인데.”

오늘 드라마에서는 창진이가 키다리 숙희의 고백을 거부하고, 울면서 커밍아웃을 하는 장면과 상호가 지희에게 매일 공부를 가르쳐 주겠다고 이제 매일 밤에 만나자고 하는 삼각관계의 표면적인 분란이 시작되고 있었다.

“실시간 6% 돌파했답니다. 평균시청률은 내일 나와봐야 정확하답니다.”

“와아~ 대박!”

“미친, 우리 이러면 공중파와 싸우는거야?”

“감독님은? 작가님은?”

“지금 전화통화 받는다고 두분다 정신이 없어.

제작사도 지금 드라마 협찬이랑 홍보 문의 전화 엄청 올거야.

상대적으로 단가가 저렴한 케이블방송 드라마에 광고를 쏟겠다는 거지.”

“그럼 우리 이제 청춘스타 되는 거야?”

“그건 너무 갔다. 아직 멀었어. 나 오늘 버스 타고 왔는데, 여전히 아무도 못 알아 보더라.”

“창진이는 청춘스타가 되었더라. 이제 그쪽에선 슈퍼스타급~! 그쪽 사람들은 아마 창진이를 다 알아볼 걸 이제는. 크크크”

“그건 인정! 레알인정! 탑게이 등극!!”

다들 드라마의 치솟는 시청률과 비례해서 서로 디스를 해도 기분이 좋았다.

멀리 떨어져 전화통화를 하는 오현석 감독은 만면에 웃음을 가득 띠며 연신 고맙다고 인사 하기 바빴다.

그리고, 이런 걸 보고 있는 나도 기뻤다.

내가 이 세상으로 오고 난 이후 만들어진 오리지날 드라마인데 성공을 했으니, 이제는 내가 아는 미래의 성공과 실패보단, 어떻게 성공과 실패를 만들어 가는지를 깨달은 것 같았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초반부에 내 비중이 있고, 8화 이후부터는 찬욱, 지희, 상호의 삼각관계의 절정이 시작되는 부분이라 내가 출연하는 분량 자체가 줄어들었다는 게 불만이긴 했다.

“소원아, 오늘 너 촬영 다 했지?”

나와 썸을 타는 역이었던 슬기 역의 진아 누나가 내 옆에 털썩 주저하지 않으며 물어왔다.

“네. 오늘은 다했고, 내일은 촬영이 없어요.”

“다들 촬영 스케줄이 있다고 해서 너랑 술이나 한잔하려고 했는데, 그러고 보니 넌 미성년자라서 술을 먹을 수가 없구나. 같이 놀 사람도 없고.

에휴. 핸드폰으로 보는 장르 소설을 보면 회귀한 스타들이 조연으로만 출연해도 시청자들이 매의 눈으로 ‘와! 어쩜 저렇게 연기가 끝내주지!’ 하면서 조연으로 나온 주인공의 눈 찡그림에도 의미를 부여하고, 주인공 버프가 걸리던데, 어떻게 된 게 현실 속의 우리 조연들은 암만해도 눈길을 끌기가 힘이 드냐.

나도 다음에는 레즈비언 역이라도 달라고 해야 하나...에휴..

고등학생한테 할 이야기는 또 아니네. 그냥 잊어라.”

옆에 앉아서 같이 TV를 보는 진아 누나의 씁쓸해 보이는 얼굴을 보니, 아무리 드라마가 뜨더라도 어중간한 비중의 조연이나 비정규직 스태프들은 별 상관이 없어 보였다.

마치 어중간하게 뜬 아이돌 그룹의 뒷배경 멤버들이 된 것 같은 기분이라 입맛이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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