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국민아이돌 프로듀스99-93화 (93/237)

# 93

전속과 제안과 투자.

내 결정에 대해서 대현형과 빨간 펀치 누나들에게 이야길 하고 서로 상의를 하고 싶었는데, 제대로 시간을 만들 수가 없었다.

“소원아, 레드넘버를 만들자고 한 것도 너고, 레드샵(#)을 만들어서 아티스트업체로 가자는 것도 너의 생각이었어.

우린 네가 하자는 대로 따라갈 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추진해. 뭐 네가 우리 손해나게 하겠냐? 걱정하지 말고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 우린 따라갈게.”

MSM의 전상일 본부장과 만나 레드넘버와 레드샵(#) 관련으로 이야길 할 예정이라고 하니 대현 형은 같이 가지 못해서 미안해하면서 내가 결정하는 것에 그냥 따르겠다고 했다.

빨간 펀치 누나들에게도 이야기했지만, 둘 다 OST의 인기에 힘입어 행사를 뛰고 사인회를 한다고 정신이 없었다.

더구나 음악방송에도 이 추세라면 1위 후보곡까지 올라갈 것 같다고, 섭외가 들어오기 시작하다 보니, 만나서 이야기할 시간을 만드는 것 자체가 힘이 들었다.

덕분에, 빨간 펀치 누나들의 소속사인 딥 엔터 이재용 사장은 본인에게 돌아오는 이득이 바로 눈에 보이자 짜증을 내던 태도에서 이젠, 레드샵(#)에 지분을 투자할 수 없냐고 물어볼 정도였다.

이런 이재용 사장의 제안을 듣자 내가 생각하고 결정한 방향이 틀린 방향이 아닌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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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 네 회장님, 제가 뭘 한게 있겠습니까? 그냥 소원이가 뭘 하든 일단 자유롭게 할수 있게 놔둔 것 밖에 없습니다.

처음으로 프로듀싱한 음반이 김민경의 EDM 트로트인데, 2주 넘게 트로트 차트 1위를 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지금 종합차트 1위, 6위를 차지하고 있는 곡들도 모두다 소원이가 메인을 다 잡아주고, 편곡적인 부분과 다듬는 부분을 다른 팀원들이 했다고 합니다. 유영찬 이사님도 재능이 있다고 꼭 잡으라고 먼저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네, 아티스트로서 MSM을 대표하는 스타로 만들 수 있게 신경쓰도록 하겠습니다. 네. 네 알겠습니다.”

전상일 본부장과 미국에 있는 민수민 회장과의 통화는 이후로 한참이나 이어졌고, 몇 번이나 잘해주고 있다는 덕담과 칭찬을 들으며 전화를 종료했다.

“휴..내가 뭘 한게 있어야지. 회장님은 이미 소원이가 MSM의 프로듀서로 활동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는데, 이걸 어떻게 빨리 일을 처리해야 하나.”

전상일 본부장은 유영찬 이사와 재무팀 팀장에게서 받아온 전속영입 가이드 라인을 보고 또 보며 고민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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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아 쉽게 말하자면 지금 우리 MSM의 프로듀서 진들은 전문가의 함정, 지식의 함정이라는 것에 빠져버린 거야.

우리 회사의 대표 프로듀서이신 유영찬 이사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야.

젊었던 90년대에 활동할 때는 작사, 작곡이 가능하고 가수로까지 활동할 정도로 음악적인 재능과 역량이 있다 보니, 유영찬 이사가 만들어내는 음악에 다들 박수를 아끼지 않았어.

기본적인 클래식 음악과 화성학을 알기 때문에 그 깊이를 다들 대단하다고 여긴 거지. 그리고, 그 깊이가 대중성을 가지게 되자 전무후무했던 ‘SHOT’의 히트곡들이 만들어진 거야.”

계약적인 부분과 제안을 하기 위해 만난 전상일 본부장은 내가 의자에 앉자마자, 현재 MSM의 프로듀서들에 관해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리고, 말을 듣다 보니 확실히 예전 ‘SHOT’의 음악은 물론이고 MSM소속 가수들이 들고나왔던 곡에는 클래식 명곡이 샘플링되거나 고전 음악이 섞인 깊이 있는 음악을 해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당시에 작사, 작곡이 가능하던 가수들은 대부분이 어릴 때부터 음악을 해온 음악전공자가 대부분이었어. 당시에는 대중가요 음악은 물론이고, 다른 모든 음악 자체를 배우는 방법이 전문적인 음악전공자이거나, 밴드 활동밖에 없었을 때라서 어쩔 수 없었던 때지.”

“요즘은 유튜브만 들어가도 작사, 작곡, 화성학 등등을 다 배울 수 있으니 확실히 세상이 바뀌었군요.”

“그래, 브레브의 금철사장 같은 케이스가 대표적이지, 길거리와 클럽에서 배우고 만들어진 음악가가 나오는 세상이 된 것이지.

대부분의 힙합 음악을 하는 뮤지션들은 다 금철 사장과 같은 케이스야.

클럽에서 음악을 듣고 배우고, 클럽에서 몸을 흔드는데 좋은 음악을 만드는 거지. 덕분에 전 세계적으로 EDM과 힙합 음악이 석권하고 있는 것이고.

우리 MSM은 시대의 역행일 수도 있지만, 최고의 기획사에는 최고의 뮤지션이 맞는다는 전제를 두고, 실용음악 쪽으로 두각을 나타내는 아티스트가 있으면 전속 계약을 해서 데리고 왔지.

그렇게 우리 회사에 소속된 전속 프로듀서가 20명이 넘어. 그중 대부분이 버클리, 줄리아드, 뉴욕대의 실용음악전공을 했거나, 한예종 출신의 음악 영재들 출신이야.

그래서 지금의 음악적 트랜드와 우리 MSM에서 나오는 음악과의 갭(Gap) 같은 게 만들어져 버린 건지도 모르지.”

“MSM의 프로듀서들은 기본적으로 음악을 한 사람이라면 다들 잘 알고 있는 음악의 기본이나 리듬을 전제로 두고 수준 높은 음악을 만들고 있다는 말이지요?

하지만, 실제로 음악을 듣고 향유하는 대중은 그런 음악의 기본이나 리듬을 모르니 요즘의 MSM의 음악이 쉽게 와 닿지 않고, 심혈을 기울였지만, 대박을 치지 못하고 있다는 말을 빙 둘러 말하는 거죠?”

“그래, 그렇게 쉽게 말할 수 있는 걸 둘러서 이야기할 수밖에 없네.

그래, 맞아. 전문가일수록, 몇십 년 동안 그 분야의 지식을 쌓을수록, 그 문화를 누리는 대중의 눈높이를 맞추는 게 어려운 거야.

전문가로서 가지고 있는 지식의 양과 질이 엄청난데, 그걸 대중들의 눈에 맞게 낮게 만들려고 하니 거기서 문제가 생기는 거고, 대중들에 어필을 하기가 힘이 든 거야.

그래서, 우리 MSM은 네가 만든 레드 넘버가 필요해.

제대로 된 음악 교육을 받지 않은 너와, 독학한 빨간 펀치의 2명.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제멋대로인 음악을 전공자인 성대현이 가다듬어 주는 팀의 구성.

그 어떤 프로젝트팀보다 균형이 맞는다고 볼 수 있겠지.

전속 3년의 계약으로 계약금 30억에 별도의 월 제작지원비를 주마. 당연히 곡당 금액은 업계에서 차트 1위를 뽑아낸 프로듀서의 금액 그대로 맞추어 주마.

계약서를 보면 알겠지만, 실제 3년간 전속이 되는 레드넘버에 들어가는 금액은 40억이 넘을 거다.”

전상일 본부장이 넘겨주는 계약서를 대충 살펴보니 내가 준비해온 것과는 방향이 좀 달랐지만, 확실히 최상의 전속 계약이었다.

“흠. 히트곡을 3곡을 만들었다곤 하나, 이제 1년도 안 된 검증되지 않은 팀에게 내줄 수 있는 조건치고는 너무나 좋은데요. 이거 뭔가 함정 같은 게 있는 건 아니죠? 히트를 못 치면 칠 때까지 음악노예가 되고 하는 그런 특약이 붙은 건 아니죠?”

“소원이 영화를 너무 많이 봤네. 계약서 들고 변호사 상담을 받아 보면 함정 같은 건 없다는 걸 알게 될 거야. 제대로 10대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회사에 있어야 하는 히트 프로듀서가 우린 필요하고, 운 좋게도 그런 히트곡을 쓸 줄 아는 소원이가 우리 소속이라는 점도 이 전속 계약에 반영시킨 거야. 어때, 만족할 만한 조건이지?”

“전속 제안은 알고 있었는데, 이 정도 큰 금액에 좋은 조건일지는 생각을 못 했습니다.

일단 이걸 받고, 제가 드리는 것도 한번 받으십시오. 사실, 전속 제안이 이 정도였다면 이런 걸 안 만들어 왔을 텐데. 한번 읽어봐 주십시오.”

내가 준비해온 서류를 전상일 본부장에게 주자 전상일 본부장은 읽어보곤 혼란하다는 눈빛을 보내왔다.

“투자제안서? 레드 넘버가 아닌 레드샵(#)을 우리 MSM의 하위 레이블로 넣고 싶다는 의견이야? 왜?”

“네, 그 제안서처럼 MSM의 하위 레이블로 들어가고 싶다는 제안서입니다.

전속 프로듀서가 되면 묶이게 되었다는 생각만으로 자유로운 음악이 안 나올지도 모르지 않습니까? 그래서 전속보다는 회사에 투자를 받아 하위 레이블로 들어가는 게 더 좋을 것 같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전속되어서 안정적으로 봉급 받는 공무원보다는 혼자 벌어야 하는 자영업자가 더 열심히 움직이고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전속보다는 우리 레드샵(#)에 투자를 해주길 원하는 겁니다.

그리고, 투자 이후에는 소속된 레드넘버가 빠져나가 버리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조건을 명시해두었습니다.

결정적으로, 우리에게 필요한 건 전속보다는 투자를 받아서 생기는 MSM이라는 뒷배경이 우리에게는 더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모든 곡을 다 우리에게 주지 않고, 따로 팔 수도 있게 하겠다는 거군. 흠.

투자금액이 전속계약금과 비슷하니 그리 큰 문제는 아닌데, 이 연습생의 위탁교육도 맡겠다는 건 뭐지?”

“곡도 만들고, MSM 및 다른 기획사에 곡을 판매도 하면서, 연습생들의 연기, 보컬, 댄스 등을 위탁 교육하는 서비스도 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제가 따로 연기 수업을 받듯이, 보컬과 연기 부분을 기존의 MSM과는 다른 방향으로 수업을 진행해 보고 싶습니다.

아마도 MSM에서 연습생들을 위탁 교육하는 게 첫 시작이 될 거고요.

차후에는 강사진 구성이 힘든 영세 기획사에서 연습생을 위탁받아 교육을 해주는 것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렇게 별도의 교육을 하게 된다면 지금 MSM에서 가지고 있는 문제점 대부분을 해결해 줄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들어서 알고 있는 MSM의 문제를 바로 거론하자 전상일 본부장의 눈빛이 바뀌는 것도 놓치지 않았다. 위탁교육도 먹힐 것 같았다.

전상일 본부장은 장시간 고민을 하며 생각을 가다듬을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생각들이 고등학생인 소원이 너에게서 다 나온 것 같지는 않은데, 누가 조언을 하고 있는지부터 확인을 해야 할 것 같은데. 누가 있는 거지?

그리고, 왜 지분의 투자제안서에 51%를 40억에 넘겨준다는 거지? 보통은 49%이지 않나?”

“일단, 투자가 결정된다면, 저에게 이런 조언을 해주신 그분도 같이 나오게 될 겁니다. 그리고, 49%보다는 MSM에 51%를 주고, 경영권 보장을 투자사항에 넣는다면 우리에게 더 이득이니깐요.

완전한 MSM의 자회사가 되는 게 우리에게는 더 이득입니다.

그래야 우린, 잘하는 창작과 교육을 맡아서 하고, 나머지 피곤한 일은 MSM에서 대신해주지 않겠습니까?”

“음. 좋아 다음 미팅 때 까지 우리 회사의 판단을 결정하도록 하지.

그럼 레드 넘버로서의 윤소원은 접어두고, 이젠 MSM 소속의 아이돌 윤소원과 이야기를 좀 해야겠어.”

“네?”

“엔오원의 정해진 일정이 이제 4개월밖에 남지 않았고. 이번 주부터 엔오원의 마지막 앨범 녹음 들어간다고 하던데, 그 이후를 생각해야지.

그래서, 우린 너를 주축으로 한 아이돌 그룹을 만들까 생각하고 있어, MSM 연습생 중에서 같이 팀을 하고 싶은 연습생이 있으면 미리 귀띔을 해줘야 뽑을수 있을거야.”

“아, 이건 저도 미리 생각을 못 했는데, 저를 주축으로 한 그룹을 생각하고 계셨던 겁니까?”

“그래, 현실적으로 상황을 보고 미리 준비해야지.

전설이라고 까지 불리던 SHOT도 해체 이후 솔로가 된 다음부턴 그냥 힘을 쓰지 못하는 걸 너도 알잖아.

일본에서 그렇게 대박을 쳤던 자라(ZARA)를 봐도 알 수 있고. 팀으로 성공한 이후 계약이 끝나게 되어 솔로가 되어서 성공한 사례는 진짜 몇 안 되는 거..아티스트로서 윤소원을 활용하기 위해서 회사에서는 너를 중심으로 하는 그룹을 만드는 게 자연스러운 거지.”

“하지만, 너무 갑작스러워서요.”

“갑작스러운 게 아니지. 아마 엔오원의 다른 멤버들 회사에서는 이미 팀을 다 짜서 데뷔 날짜만 잡고 있을걸.”

전상일 본부장의 이야길 들으니 엔오원의 끝이 코앞으로 다가왔다는 게 실감이 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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