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국민아이돌 프로듀스99-73화 (73/237)

# 73

마이 리틀 채널. (2)

“아~ 엔오원의 노래가 시작되었습니다.

제작진에게 제출한 컨텐츠 내용에 따르면 멤버소개와 게임으로 초반 진행을 한다고 했는데 순서를 변경한 것 같습니다.

방송의 처음을 화려한 댄스와 노래로 시작함으로써 관객들의 시선을 집중시키려고 하는 것 같네요.

더구나, 이 ‘주인공’이라는 노래는 엔오엔이 데뷔를 했던 방송 국민아이돌 - 프로듀스99의 테마곡이기도 하거든요.

그러다 보니 관객분들의 귀에 아주 익은 노래일 겁니다.

귀에 익다는 건 자기도 모르게 고개가 그쪽으로 돌아간다는 거거든요.

순서 변경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방법은 일단 아주 성공적인 것 같습니다.

엔오원의 방송까지 ‘마이 리틀 채널’의 6개 채널이 모두 정상적으로 송출되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2시간의 생방송에 모든 열정을 불태워 주시기 바랍니다.

과연 흰 가루의 제왕 슈가보이가 악마와도 같은 진행력으로 이번 특별방송에서도 우승을 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모두가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저 무대는 좋은 거지.

지금을 놓치지 마, 너와 내가 연결되는 이 순간을....

....같이 주인공이 될 마지막 한 사람

그건 바로 너야 Just You & I~]

노래가 끝이 나면 바로 다음 노래가 나오기로 했지만, 급히 다음 노래를 중지시켰다.

원래라면 방송 말미에는 ‘주인공’ 노래부터 이번에 컴백하는 신곡 2곡까지 연달아 5곡을 부르며 미니 콘서트로 가려 했으나, 순서를 변경하면서 꼬여버린 것이었다.

“어 오늘 이렇게 갑작스레 여러분들을 만나게 되어서 정신이 없어요.

원래 하려고 했던 것이 뭐였는지도 기억이 안 날 정도예요. 일단 우리 멤버들이 숨을 돌릴 시간이 필요해서 일단 현장에 오신 분들의 질문을 받아 보겠습니다.

오늘 마이 리틀 채널 방송에서 엔오원이 해줬으면 좋겠다는 거나, 궁금해서 물어보고 싶다는 게 있다는 분 없으세요??

아, 여기 우리 친구! 오늘 궁금한 거나 우리가 해줬으면 하는 거 있어요?”

“우리 집에 같이 갔으면 좋겠어요! 엄마, 아빠한테 사위라고 소개하고 싶어요. 꺄!”

“어, 그..그건 힘들 것 같네요, 하하 다음 분!”

“노래방에서 엔오원 노래 잘 부르는 팁 알려주세요! 그리고, 시타 오빠 잘생겼어요.”

“오~ 이심전심이에요. 그렇지 않아도, 노래방에서 노래 잘 부르는 팁을 알려주는 것은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면, 바로 이어지는 순서는 노래방에서 ‘노래 잘 부르기’입니다. 노래방 기계 준비 좀 부탁드릴게요.

그리고, 시타형은 이분 손 좀 잡아드리세요.”

후반전의 첫 순서로 할 예정이었던 노래방에서 노래 잘 부르기에는 대현 형과 민호 형, 진율 형이 진행을 하기로 했는데, 노래방에서 흥을 올리기 위한 노래와 템버린을 치는 법, 방청객 중에서 신청자를 뽑아 노래방에서 노래 잘 부르는 포인트 강의를 진행했다.

<난 너를 사랑하네에~ 이 세상은 너뿐이야~~~소리쳐~ 부르지마아아아~>

“네 거기서 살리고, 살리고~~ 잘하고 있어요~”

“아 놔! 저 방송 왜 저리 시끄러워? 막 계속 노래 부르고, 이러면 소리 크게 들리니깐 관객들이 다 노래방 하는 저기로 다 가지. 내가 이래서 제작진에게 아이돌 섭외하지 말라고 했는데. 이거 초반부터 너무하네.

여러분 저희 희극인들 좀 살려주세요!”

“요리채널, 마술채널은 고정 팬이 많아서 괜찮지만, 고정팬 보다 안티가 더 많은 구라형 때문에 게스트로 나온 우리도 같이 파묻히고 있잖아요.

우리 개그맨 채널을 위해서 초반에 불을 질러야 해요. 구라형 그걸 먼저 하죠.”

“자! 여러분, 방송 시작 20분이 지났는데요. 먼저 전반전의 첫 시청률이 공개되겠습니다.

오늘 방송은 특집방송이다 보니 저기 보이는 대형 전광판에 실시간 시청률이 계속 공개 되게 됩니다.

그럼 실시간 시청률을 보여주세요!”

[박정원 - 슈가보이와 함께 38.2%

황장혁 - 모두가 다 모델 3.1%

다홍 - 기적의 포장술 5.8%

김정결 - 누구나 하는 간단 마술 22.9%

이구라 - 모두의 방송 4.1%

엔오원 - 하나뿐인 방송 25.9%]

“오~ 정통의 강자인 박정원의 ‘슈가보이와 함께’ 채널이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역시 아이돌 파워로 엔오원의 ‘하나뿐인 방송’이 2위입니다!

1강 2중 3약의 구도로 가고 있습니다.

자 글씨로 나오는 시청률이 이미지화됩니다. 전광판의 전체 화면에서 지지율만큼의 크기로 방송이 나갑니다.

3%의 지지율인 ‘모두 다 모델’ 방송은 얼굴을 알아보기 힘들겠는데요.

다홍채널의 기적의 포장술도 잘 보이지가 않아요.

이구라 채널은 얼굴을 클로즈업해서 잡으니 보이긴 하네요. 하하하

실시간 시청률이 이제 바로 확인이 되니 다들 확인하시고 분발 바랍니다.”

“영구야! 우리 얼굴이라도 나오게 하려면 뒤에 대기하던 애들 불러야겠다. 초반에 이렇게 밀리면 후반도 안될 것 같으니깐 불 쇼하자!”

“그러길래 내가 빨리하자니깐 형이 진짜~”

“야 인마, 네가 ‘가는 세월~ 그 누구가~’ 노래 부르고 망한 주식 이야기나 하니깐 이렇게 된 거야! 흥궈신이나 상렬이를 불렀어야 했는데 어휴.

빨리 뒤에 애들 나오라고 해.”

“주식 망한 이야기 재미있다고 시킬 때는 언제고 우슈~ 우리 애들 나오네.”

거친 입담으로 방송을 진행하는 이구라의 모두의 방송은 거친 입담만큼이나 고정 팬보다는 안티팬들이 많았는데, 그래도 이런 허슬(hustle) 스타일을 마음에 들어 하는 골수 팬들은 어디에나 있었다.

오늘도 이구라와 게스트 공영구의 만담에 배꼽을 잡는 30~40대의 팬들 덕에 꼴찌는 면하고 있었다.

<화르르~> <허우~>

“와~” “진짜 불 쇼다!”

“지금 방송을 보시는 어린이는 물론 어르신들도 절대 따라 하시면 안 됩니다. 정말 위험한 거예요. 제작진은 자막 꼭 넣어 주세요.

우리 희극인들은 시청자분들을 위해 이런 불 쇼는 물론, 차력까지 연습하고 있습니다.

오늘 게스트로 나온 칭얼스는 영국 에든버러 페스티벌을 비롯한 전 세계 유수의 축제에 초대를 받은 한류 개그팀입니다.”

“와, 저기 불 쇼한다. 저리로 가자. 오 차력도 하는 거 같은데?”

“신기하다! 나 차력 쇼 처음 봐!”

입으로 불을 뱉어내는 불 쇼와 2명이 주고받는 저글링의 화려함에 관객들이 우르르 이구라의 채널로 움직이자 실시간으로 보여주고 있던 대형 전광판에 숫자가 바뀌며 조그마하게 나오던 중계 영상도 커지기 시작했다.

“오늘 방송을 위해 MBS가 야심 차게 준비한 시스템입니다.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 칩을 기반으로 한 실시간 관중집계가 이제는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무대 앞으로 관객분들이 움직이시면 바로바로 RFID 칩을 인식해서 실시간으로 전광판에 반영되고 있습니다. 아 이구라 채널 지지율 10%가 넘어 섰습니다.

아, 엔오원과 김정결의 채널에서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 게 바로 보입니다. 박정원의 요리 채널에서도 지지율이 빠지고 있습니다.

아! 이구라 채널에 대항하듯 박정원 요리사의 채널에서는 흰 가루를 뿌리고 있습니다.

소금을 뿌리듯이 설탕을 마구 던지고 있는데요. 지금 1위 굳히기 들어가나요?”

“설탕 많이 먹어도 괜춘해유~ 자 보조들! 이 앞에 세팅해주세유.”

슈가보이라 불리는 박정원이 무대 앞에 뭔가를 세팅하라고 하자, 10여 명이 뛰어나와서는 전기 인덕션을 설치하고 관객들에게 국자와 나무젓가락을 나누어주기 시작했다.

“추억의 설탕 똥과자에유. 다들 어릴 때 한 번씩은 다 해보셨쥬?

설탕은 트럭째 실어왔으니깐 걱정하지 말고 한번씩들 만들어 보세유. 어때유? 맛나쥬?”

“오~ 10% 넘게 올라가던 이구라 채널의 상승세가 바로 꺽였습니다.

역시 설탕 단맛입니다. 꿀이 떨어지네요. 슈가천국 불신지옥이라는 유행어가 있듯이 관객분들도 설탕의 달콤함에 넘어가신 것 같습니다.

전광판에 보이듯이 다시 박정원의 슈가보이 채널 지지율이 오르고 있습니다.”

*

“와! 우리도 뭘 나눠줘야 하는 거 아니야? 우린 너무 준비를 않은 것 같은데, 이러면 우리가 너무 불리해.”

“민호 형 그런데, 우리 인터넷 방송 인원을 꾸준히 늘어나고 있어요.

현장의 관객분들은 후반을 노리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저기 디자이너 황장혁 채널도 뭔가를 하는 거 같은데요.”

*

“다들 여길 좀 봐주라~ 아니, 어떻게 이런 이쁜 패션을 두고 왜 저런 설탕과자에 사람들이 다 몰려 버리는 고야?

우리도 안 되겠다. 음악 틀어 째끼고, 애들아~! 어서 나와서 몸매 자랑 좀 해주라! 짝짝!”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황장혁이 새초롬히 손뼉을 치자 아리아나 그란데의 Problem의 섹스폰 소리가 무대에 울려 퍼지며 무대 뒤에서 패션모델들이 런웨이의 한 장면처럼 걸어 나오기 시작했다.

“와! 패션쇼다! 저기로 가자!”

“어? 모델 박선주 아냐? 뉴욕, 런던 쇼에서 메인으로 섰던 슈퍼모델이 여기에 나오는 거야? 대박!”

“모델 박선주라고? 헐, 저리로 가자!”

“와 반삭 한 저 남자 배우도 멋진데. 이름이 뭐지? 우오. 다리 길이 봐? 장난 아니네.”

“저렇게 마른 모델들 보고 설탕과자를 만들려고 하다니, 내가 죄악을 저지르는 것 같아. 시바 설탕과자 못 먹겠다.”

전광판에 가장 작은 지지율로 인해 얼굴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작았던, 황장혁의 화면이 커지기 시작했다.

“역시, 사람이면 다 마찬가지 인 거 같네. 배가 부르면 미추(美醜)를 따진다더니, 옆에서 불 쇼를 하든 뭘 하든 미남 미녀에게로 다들 쏠려버리네.”

“와, 진짜 다리 길이 장난 아니다. 머리도 진짜 작아. 10등신 나오겠는데.

대박 부럽다.”

“저런 몸매 가지려면 다시 태어나야 하겠지?”

“다시 태어나도 힘들 거 같은 그런 느낌이...

이야 멀리서 보는데도 모델은 진짜 비주얼이 다르다.”

엔오원 형들이 멀리 떨어진 황장혁 채널의 게스트로 온 모델들을 보고 감탄을 하고 있을 때, 내 눈에 익은 사람들이 보였다.

내가 가진 기억의 파편 중에서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억의 파편 중 한 개가 저기에 있었다.

‘그래, 이때쯤 저놈도 데뷔했었지. 옆에 기환이도 있는 거로 봐서는 예전의 그 숙소에 같이 살고 있을 시기구나.’

한때는 같은 소속사의 모델이라 숙소에서 같이 지내며 동고동락했던 사이였지만, 결국 내 목과 사생활을 파탄시키는 원인을 제공했던 김형준이 무대에 서서 웃고 있었다.

여자들에게 ‘악마의 미소’라고도 불릴 정도의 매력 있는 미소였다.

멋진 외모와 화려한 말발, 남미에서 살다 와서 가지고 있는 기이한 매력까지 소유한 김형준은 20살이 되기 전에 한국 탑모델이 되어서 아시아를 대표하는 모델이 되었었다.

물론, 거기에는 나와 기환이 같은 피해자를 주저앉혀 밟고 올라가는 영악함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

실질적으로 이번 생에서는 나에게 해를 끼치지 않았지만, 저놈이 승승장구 하는 게 기분이 좋지 않았다.

“형! 우리 지지율이 계속 깎이는데, 다음 콘텐츠인 비보잉으로 넘어가야 할 것 같아요. 비보잉 이후에는 민호 형과 원섭 형의 댄스 배틀로 진행하고, 루이스 형과 시타 형의 상의 탈의 댄스로 전반전을 마무리해요.”

“야, 상의 탈의는 하지 않기로 하지 않았어?”

“지금 인터넷에 보니깐 실시간 검색어에 우리가 계속 오르락내리락하고 있어요. 저 모델 애들 이기려면 파격적인 게 필요해요.

속칭 찌찌파티로 네이버 메인을 초토화하면, 온라인에서 점수를 굳힐 수 있을 거예요.

그렇게 화제를 만들고, 후반부 시작에 ‘My Love’로 시작하고 컴백곡 ‘Pink Heart’를 선공개하죠. 그렇게 컴백 홍보를 하기 위해 우리가 나온 거잖아요.”

“그래, 다음 주 컴백 날짜는 나왔지만, 아직 티저만 공개되고 노래는 공개되지 않았으니 선공개로 터트려 보자.

이번에는 진짜 차트 줄 세우기를 해야지. 시타랑 루이스 펌핑해서 몸에 힘 좀 넣어!”

노래방을 진행하는 대현 형이 무대가 준비되는 걸 눈치로 보다가 다들 비보이 스타일로 옷을 갈아입고 나오자, 호루라기를 꺼내 불기 시작했다.

<삐이이익~~ 삐이이익~~>

“이건 또 뭔가요? 엔오원 채널에서 호루라기를 불기 시작했습니다!”

“저기서 또 뭐 한다. 저쪽으로 가자!”

“뭐지? 일단 가보자! 뭐 볼 게 많네.”

단순히 시선 집중을 위해 호루라기를 불렀을 뿐인데 순식간에 3%가 올랐다.

야구모자를 깊게 눌러쓴 멤버들이 단체로 음악에 맞추어 군무를 추다 한 번에 갈라지며 무대를 비워 줬다. 기다렸다는 듯이 원섭 형이 무대 앞으로 나오며 윈드밀(windmill)을 돌며 비보잉을 시작했다.

윈드밀에서 나인 티나 인(ninety-nine)으로 거꾸로 서며 프리즈(freeze)를 하자, 민호 형이 다시 원섭 형을 밀어내며 앞으로 나와 스텝을 밟았다.

“호루라기로 시선을 끌고, 댄스가 강한 이원섭군과 김민호군의 원맨쇼로 관객들의 시선을 끌어당기는 것에 성공한 거 같습니다.

오~ 이건 또 뭔가요?”

민호 형과 원섭 형이 배틀을 하듯이 서로서로 비보잉을 한끝에 루이스 형과 시타 형이 시스루 셔츠를 입고 비보잉을 하다, 윗옷을 걷어 올렸다.

“꺄! 시타오빠!”

“어멋!”

우리 무대 앞에 주로 포진되어 있던 10대, 20대 여자 관람객들은 비명을 지르며 눈을 가리는 듯이 했지만, 손가락 사이로 다 보며 웃음을 보였다.

그리고, 화제가 된 만큼 전광판에 보이는 지지율이 급격하게 오르는 게 바로 보였다.

“이야~ 같은 남자가 봐도 저 복근, 가슴근육에 감탄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여성관객분들 오늘 모두 계를 타신 겁니다.

오옷! 이건 또 뭔가요? 이쪽에서도 난리가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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