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2
양아치.
“진짜 아버지야? 진짜야?”
“준영이는 전혀 최재식 배우를 안 닮았는데.”
“그러게 골격이 완전히 다르잖아. 최재식 배우는 골격도 크고 호걸 인상인데. 준영이는 오목조목하잖아. 완전히 다른데.”
“외탁을 했나 보다. 엄마 닮았는가 보지.”
“안녕하십니까? 현재 엔오원의 매니지먼트를 대행하고 있는 대상 프랜차이즈의 김정혁입니다. 이렇게 대 배우님을 만나 뵙게 되어서 영광입니다.
준영이의 아버님이 최재식 배우님이라곤 생각도 못 했습니다.”
“아네, 그런데, 대상 프랜차이즈의 담당자라면 김상현님이 아니신가요?
그분과 통화를 자주 했었는데요. 어느 분이신가요?”
“아, 김상현 실장은 실무 담당을 책임지는 책임자입니다. 그런데 통화를 자주 하셨다고요?”
“네. 준영이가 지금 힉스엔터와 계약관계가 10개월밖에 안 남았다고, 내년에도 활동 중지되는 날 없이 바로 활동할 수 있게 빨리 내년 매니지먼트 계약을 하자고 하시더라고요.”
“헉. 저 최재식배우님 그 말이 진짜입니까? 아. 저는 지금 준영군의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힉스엔터의 박진석입니다. 정말, 김상현 실장이 전화해서 내년 매니지먼트 계약을 하자고 했습니까?”
“네. 맞습니다. 아이돌 쪽은 제가 있는 배우 쪽과 달라서 지금부터 미리 앨범 준비를 위해 곡을 받고 해야 해서 지금 계약을 해야 내년에 바로 앨범이 나올 수 있다고 하더군요. 힉스에서는 이런 부분을 전혀 모르셨습니까?”
“하...저희는 정말 모르고 있었습니다.
대상의 김정혁 대표님! 대표님이 뒤에서 작업 친 거 아닙니까? 어떻게 이렇게 뒤통수를 칩니까?”
“박 매니저 그게 아니야. 나도 진짜 모르는 일이야. 내가 양아치도 아니고, 그렇게 중간에서 계약 훼방 놓고 전속 계약 맺는 짓은 안 해.
이건 나도 진짜 몰랐던 일이야.”
“그러면 지금 김상현 실장이 어디 있는 겁니까? 당장 데리고 오십시오”
최재식 배우가 온 것에서부터 대기실은 물론이고 복도까지 엄청난 화제였는데, 김상현 실장이 중간에서 계약 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준영 형을 빼돌리려고 했다는 이야기도 퍼지자, 시장바닥 저리 가라 할 정도로 힉스엔터의 박진석 매니저가 김상현 실장을 찾아내라고 난리를 쳤다.
“자..잠시만. 그러고 보면, 최재식 배우의 부인이 같은 배우 출신인 김윤희씨 아니었어? 결혼도 10여 년 전에 한 거로 알고 있는데. 그러면... 준영이랑 나이가 안 맞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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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에 다 같이 모여서 쇼케이스 영상 모니터링을 하는데 TV화면이 다들 눈에 들어오지 않는 눈치였다.
나도 준영형 눈치만 봤다.
“하나도 안 닮았죠?”
“어, 그래. 아버지를 전혀 안 닮았더라. 뭐, 근데 안 닮으면 어때.”
“네 민호형. 엄마를 닮았는데, 우리 엄마는 김윤희가 아니에요.
뭐, 쉽게 말해 혼외자죠. 아버지가 데뷔전부터 어머니와 같이 살았지만, 지금 진짜 부인은 김윤희고 우리 어머니는 쉽게 말하는 첩이 되었죠. 원래라면 우리 어머니가 본부인이지만, 그렇게 되더라고요.
서로가 서로의 존재를 알지만, 서로 무시하고 그냥 살아가는 게 전부예요. 그게 끝이에요. 재미없죠?”
뭔가 아침드라마에서나 보던 흔한 출생의 비밀이긴 한데, 지금 상한가를 달리고 있는 연기파 남자 배우와 그의 숨겨진 아들이 인기 아이돌 멤버라는 구성이라 그 누구라도 흥미를 끌만 했다.
“그런데, 콩 심은 데 콩 난다더니, 역시 유전적으로 연예인의 자질이라는 게 있는가 보다.
그 누구도 너를 보면 최재식 배우를 연상할 수 없지만, 이렇게 연예인으로 딱 데뷔를 한 거 보면 진짜 혈통 무시 못 하겠네.”
민호 형의 뭔가 칭찬인 듯 아닌듯한 말을 들으니, 준영 형이 눈치를 보고 뭔가 아싸 같은 그런 자신감 없이 행동하던 것들이 어느 정도는 이해가 되었다.
유명인의 아들이지만, 밝힐 수 없는 첩의 아들이라 은연중에 그런 자신감 없는 것들이 표출된 것 같았다. 그리고, 그런 보살펴 주고 싶은 남동생의 이미지에 누나 팬들이 픽을 해주는 것 같았다.
그리고, 분명히 전생에선 최재식 배우의 숨겨진 아들 같은 사건은 있지도 않은 일이었다.
“그런데, 이런 거 밝혀져도 상관없는 거야?”
“아버지가 직접 찾아와서 본인을 알렸다면 뭐 보도되어도 상관이 없다는 거겠죠. 이젠 이미지에 마이너스가 되는 존재가 아닌, 배우 최재식의 이미지에 이득이 되는 아들이 되었다고 판단했겠죠.
이제껏 숨겨왔던 아들마저 이미지나 평판에 도움이 된다면 공개해서 관심을 받는 것이 이 바닥이니깐요.”
“휴..그런데, 너도 김실장이 전화를 해서 재계약하자고 종용했었어?
어쩐지 새벽에 너와 나만 불러내더라니.
이렇게라도 바로 알려져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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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현 선배, 아니 김상현씨. 아무리 이 바닥이 상도의가 땅에 떨어진 아사리판이 되었다지만, 화류계 선수 채가듯이 애를 낚아채려 합니까?”
“아니 그게 무슨 말이야?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는데. 그리고, 진석이 너 나한테 그렇게 말해도 되는 거냐?”
“햐, 끝까지 발뺌하시네. 준영이 아버지가 배우 최재식씨인거 모르셨죠?
오늘 쇼케이스에 와서 다 이야기하고 갔습니다. 저만 들은 게 아니라, 여기 매니저들 다 들었습니다.
어디서 그런 양아치 짓을 하는 겁니까?”
“뭐? 인마? 양아치? 너 인마 내가 누구인지 알고 그렇게 이야기 하는 거야? 내 영향력이면 인마 너 매니저질은 이제 끝난 거야 새끼야. 이 바닥 뜨고 싶어?”
“김선배 그만하시죠. 추합니다.
회사에서 드린 차 키와 신분증을 내놓으세요. 내일부터 나오지 않으셔도 됩니다. 20년 넘게 이 바닥에서 버티신 그 연륜을 존경했기에 우리 대상 프랜차이즈의 재도약에 도움이 되실 것 같았는데, 오히려 그 반대로 똥칠을 하시네요.
왜 MSM의 전 본부장님의 부사수였는데, MSM으로 가지 못하고, 이리저리 떠돌고 있는지를 이제 잘 알게 되었습니다.
이 자리에 있는 9개 기획사와는 이제부턴 같이 일할 일이 없을 겁니다.
그만 나가주세요.”
“아니, 김 대표 이거 왜 이래? 대상 프랜차이즈에 지금 들어와 있는 행사를 누가 다 물어온 건데? 지금 뜬 소문 하나만으로 나를 내치겠다는 거야? 그리고, 최재식 그놈이 자기 아들 매니지먼트 직접 하려고 작업지는 걸 수도 있잖아. 최재식이도 이 바닥에서 잔뼈가 굵은 놈인데, 그럴 수도 있잖아. 일부러 자기가 준영이 아버지라는 걸 안 밝힌 거잖아.
그런 작업지는 건 왜 생각 안 하는 거야?”
“김 선배. 뜬 소문이 아니라, 팩트 아닙니까? 우리 민호한테도 재계약하자고 이야기하면서 민호 어머님과 만나기로 한 것도 다 확인했습니다.
그만 나가 주세요. 선배로 대우해 드린 것도 여기까지입니다.
다음에 마주치면 서로 얼굴 붉히지 않게 여기서 끝냅시다. 여기서 끝내주는 것만 해도 고맙게 생각하세요.”
“이 새끼들. 내가 누군지도 모르고, 이렇게 나를 대우해? 개새끼들 두고 보자! 쌍놈의 새끼들!! 어디 잘되나 두고 보자고오~!”
[쾅!]
“문 부서 지겠네. 아이고, 집어 던진 차 키는 박살이 났네.”
“휴. 어떻게 보면 우리 9개 회사 간의 연계문제가 있어서 이렇게 된 것 같습니다. 서로 눈치 보지 말고, 민호와 준영이 계약은 지금 회사와 재계약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 줍시다.
그리고, 최재식 씨에게 따로 물어보니 준영이 건은 언론에 이야기해도 된다고 하긴 했는데, 좀 찝찝한 게 있어서 일단은 덮어 두고 갑시다.
나중에 뭔가 덮을 일이 있을 때 그때 써먹을 수 있는 카드로 씁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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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어쩌다 보니, 최종 스케줄 조율과 관리는 MSM의 가이드 라인을 기본으로 하기로 했다.
이제 핸드폰 제출 안 해도 된다. 대신에 정치적인 문제, 사건, 사고 등에 대한 글을 올리고 할 때는 꼭 확인을 맡고 글을 올려야 한다. 알았지?
지금 출발 스케줄은 경찰의 날 행사로 경찰가족들을 위한 행사 무대다.
신곡 포함해서 4곡 부를 예정이고, 이거 끝나면 라디오 방송이 또 있어. 라디오 끝나면 오늘 일정 끝난다.
이건 이번 주 출연예정인 방송 스케줄표. 컨펌이 난 행사까지는 다 표시가 되어 있는데, 급하게 잡히는 스케줄도 있으니 100% 맹신은 하면 안 된다. 언제든지 추가되거나 변경이 될 수도 있어.
자, 출발하니깐 다들 안전띠 확인!”
“이야, 김상현 실장은 어디로 행사가는 지도 알려주지도 않았는데, 확실히 다르네. 오! 이번 주 ‘MBS 음악센터’, ‘SBC 화제가요’ 도 출연 확정되어 있네. 케이블 음악프로도 다 나간다. 와, 멋진데.”
“어? 매니저 형 ‘KBC의 음악축제’는 우리 안 나가는 건가요? 다른 스케줄이 안 적혀 있는데요.”
“KBC의 음악축제에 출연을 위해 스케줄을 비워 뒀는데, 결국 출연이 불발되었어.
진율이 삼촌인 대상 프랜차이즈에서 알아보니 공중파 KBC 예능국에서 자체적으로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더라.
그러다 보니, 우리의 출연을 논의 단계에서 아예 출연 금지처리가 된 거라고 하더라.“
“9개 기획사가 다 이야길 해도 안 되는 건가요?”
“사실, 공중파 입장에서는 우리가 달갑지만은 않아. 다른 방송국 출신 아이돌들이 방송에 나오게 되면 될수록 그 케이블 방송의 인지도가 더 올라가게 되는 거니깐.
과거에는 이런 문제 때문에 각 방송사 공채 개그맨은 아예 다른 공중파 출연 자체가 금지였어.
지금 여러 곳의 방송국에 겹치기 출연이 가능해진 것도 김국관, 유재승, 강호혁 같은 유명 MC들이 각 방송국의 문을 열어 주었기에 우리 같은 아이돌들이 여러 방송국의 프로그램에 겹치기 출연이 가능해진 거야.
MBS는 MSM 엔터와의 연계된 오랜 관계가 있어서 출연을 확정 할 수 있게 되었고, SBC의 경우에는 NFC 기획사의 영향력으로 겨우 출연이 결정된 거야.
KBC는 공영방송이다 보니 그렇게 기획사들과 서로 주고받을 만한 카드가 없었어.
더구나, 그쪽에서 자체적으로 만들 예능을 핑계를 대고 있으니 우리가 어떻게 할 수가 없지.
일단, 공중파 3개 중에서 2개라도 출연확정을 했으니 일단 우리 매니지먼트쪽에서는 만족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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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가 도착했는데요, 결혼 3년 차 20대 후반의 부부입니다.
결혼 3년이 되다 보니 신혼 때보다 싸울 일이 없어질 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 많아져서 큰일입니다. 그런데 요즘 마누라가 늘 행복해하길래 보니, 그게 다 엔오원 때문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마누라가 요즘 엔오원에 푹 빠져있습니다.
매일 죽일 놈 살릴 놈 하며 싸우고 살지만, 그래도 생일은 축하해 줘야 줘.
돈도 안 들게 문자 한 통으로 신청해 봅니다. 저희 마누라를 위해 생일축하곡 좀 불러주세요. 신림동의 오모씨의 요청입니다.
오모씨 이분 분명히 대머리 일 거에요. 공짜 너무 좋아해. 그래도 노래는 불러드려야죠. 선물로 일단 흑채 보내드리고요.
엔오원의 막내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탈모가 아니고, 결혼생활 물어보는 거 맞죠? 전 풍성해서..
아, 결혼생활의 위기는 3, 5, 7년에 온다고 하잖아요. 그 고비만 잘 헤쳐나가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아니 고등학생 급식단이 무슨 결혼생활 3,5,7을 알아? 너 이미 유부남 아냐? 숨겨둔 마누라가 몇 명이야?”
“아! 음. 미래엔 유부남이지 않을까요? 뭔가 기억이 나긴 합니다. 하하하.”
“그럼 회귀돌인가요? 그럼, 이번 주 로또 번호는 뭡니까? 다음 주 폭등할 주식은?”
“그걸 미리 알았다면 제가 얼마나 좋았겠습니다. 하하하”
“자 회귀돌 어서 생일축하 노래 부르세요!”
“네, 신림동 오모님 행복하세요~! 와이프님께 이기지 말고 져주시면 행복해지실 겁니다.”
“저것 봐! 너 고등학생 아니지? 몇 년차 유부남이냐? 고등학생 스럽지가 않아.”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