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5
또 다른 고향.
“공동의 팀으로 활동하는 1년의 기간 동안 최소 3장의 싱글과 2장의 앨범을 발매할 예정입니다.
프로듀스99에서 오리지날 곡으로 사용되었던 9곡과 신곡 3곡 정도로 해서 첫 앨범을 이달 말에 출시하는 것으로 일정을 잡겠습니다.
그리고, 두 달 후 싱글이 발매되면 상황에 따라 콘서트를 진행하게 될 겁니다.”
“그리고, 팀 이름이 공모로 결정이 나게 되면, 우리 Nnet에서 바로 리얼리티 관찰 다큐멘터리가 들어가게 됩니다. 따라서 숙소 생활을 해야 하니 다들 일정조절 확인 바랍니다. 학생인 멤버들은 학교문제부터 빠르게 처리해주시기 바랍니다.
KY CF 계약서 받으시고, 모레까지 정산 관련 서류하고 같이 보내주시면 됩니다.”
추가로 정산문제와 활동에 따른 활동비, 매니저 문제 등등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갔지만, 결국엔 Nnet 방송국은 KY 통신의 CF건 이후 손을 떼고 모든 매니지먼트 활동은 대상 프랜차이즈에서 대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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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서하고 다 살펴보니 Nnet 방송국에서 많은 걸 양보한 겁니다. 공중파 출연 때문에 자신들의 권리를 다 넘긴 거나 마찬가지의 계약이네요.”
“아, 김 대리님 말 편하게 하셔도 됩니다. 저 아직 고등학생입니다.”
“아닙니다. 저희가 MSM으로 넘어오면서 매니지먼트 대상자에 대해서는 나이를 떠나서 서로 존대를 하는 것으로 내규가 되어 있고, 저도 이렇게 하는 게 편합니다.
말이 편해지면 행동도 편해져서 매니지먼트하는 것에도 편해지게 되니깐요.
적당한 거리를 두는 것이 좋습니다.
오히려, 소원 군은 말 편하게 해도 됩니다.”
“뭔가 좀 안 맞는데...오늘은 첫날이니깐 천천히 말을 서로 편하게 하는 거로 해보죠. 그런데, Nnet 방송국이 진짜 많이 양보한 건가요? 저는 알지를 못하니.”
“네, 사실 Nnet도 매니지먼트 관련을 직접 대행해도 됩니다. 자체적으로 주주관계인 하위 레이블들이 많거든요. 거기에다가 대행을 넘기는 게 더 이득이었을 겁니다.
한데 공중파 출연을 위해 매니지먼트 권한 자체를 대상 프랜차이즈에 넘긴 거라 엄청나게 양보한 겁니다.
1억5천 정도의 작은 CF 건에 대한 수수료 5천만 원 정도 먹고 놔준 건 진짜 혜자인겁니다. 사실 Nnet 방송국의 방송을 통해 만들어진 프로젝트 그룹이라 1년 의무 계약 기간 동안 목줄 잡고 핸들링해도 1년 동안은 어쩔 수 없이 버텼어야 했을 겁니다. 아무리 인기가 있다고 해도 수익이나 이런 부분에서 각 기획사는 큰 재미를 보지 못했을 겁니다.
그런데, 그런 권리를 놔준다고 하니 기획사들이 이게 웬 떡인가 싶었을 겁니다.
그래서 대상 프랜차이즈에 매니지먼트 대행권이 넘어간 것에 대해서 말이 없었던 겁니다. 기획사는 사실 방송국에겐 영원한 ‘을’이거든요.
뭐, 그 뒤로 어떤 것이 오고 가고 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좋게 일이 풀린 겁니다.”
“아, 그렇군요.”
“아까 받은 서류와 통장사본은 소원 군이 직접 작성해서 제출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아직 우리와는 계약관계가 아니니깐 오늘 받은 CF 건에 대해서는 직접 서류를 제출해서 직접 정산 받으시는 게 맞을 것 같네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서류 몇 장 적어주고 매니지먼트 비용 받는 건 상도의가 아니죠. 더구나 아직 정식계약 상태도 아니기도 하고요.
정식계약이 되고 나면 이후의 모든 수익이나 활동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영수증에 근거해서 매니지를 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여기서 내려 드리면 되지요?
내일 정오에 부모님과 모시러 오겠습니다. 바로 사무실에서 계약서 마무리하고, 오후부터는 대상 프랜차이즈 연습실로 출근해야 하니 준비해주세요.”
“아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기봉 대리의 카니발 차량이 멀어지자 집으로 들어가는데, 이미 문앞에 지혜와 엄마가 나와 있었다.
“오빠! 오늘 잘했어. 이제 내일 청담동 MSM PLUS에 가서 계약하자고 하면 될 거야.”
“응? 그게 무슨 말이야? 오늘 벌써 PLUS와 계약 조건 이야기 다 했어. 내일 엄마랑 같이 가서 도장만 찍으면 끝나. 여기 봐 서류 다 가지고 왔어.”
“엉? PLUS랑 벌써 계약 조건을 합의했다고? 어떻게? 그게 말이 되는 거야?”
“너야말로 무슨 말이야? 네가 사진 찍고, 이야기만 하면 다 계약하게 되어 있다고 했잖아?”
“어, 맞아. 그런데, 오늘은 MSM 본사에 가서 사진 찍어서 언론 플레이 작업을 치고, 내일은 청담동 MSM PLUS에 가서 똑같이 사진 찍히고 계약하는 게 내 계획이었어.
그런데, 그걸 오늘 하루 만에 다 한 거야 어떻게 한 거야?”
지혜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뭔가 아다리가 맞지 않았다.
차분히 내가 오늘 이재원 선생님을 만난 이야기를 해주고, PLUS에서 나온 김기동 대리를 따라가서 계약 조건을 다 설명 들은 이야기를 하며 퍼즐을 맞추어 보았지만, 퍼즐이 맞추어지지 않았다.
“난, 두 개의 회사가 합병해서 한 개의 회사가 되었지만, 홍보/마케팅이나 매니지먼트 사업부를 다 따로 두고 있고, 은근히 두 회사 간의 녹이지 못한 그런 분위기가 있는 걸 알고 있거든. 그래서 그 허점을 노리려고 한 거지.
오늘 MSM 본사에 가서 매니지먼트 상의를 했다는 기사를 흘리고, 다음날 PLUS에 가서 계약하자고 하면 어제 올라왔던 기사들의 화제성 때문이라도 PLUS는 오빠와 매니지먼트 계약을 해줄 거로 생각했거든.
실제 오늘 네이버에 올라온 기사들로 언론플레이는 엄청 잘했잖아.
그런데, 일이 이상하게 되어서 바로 PLUS랑 계약을 바로 하게 되네. 우리가 모르는 뭔가가 있는 건가?”
“그건 나도 모르지. 일단 내일 가면 최대한 눈치껏 알아보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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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장은 정신이 있는 겁니까? 도대체, PLUS에서 일을 어떻게 하는 겁니까? 우리가 아이돌은 매니지먼트 계약을 하지 않는 걸 알고 있지 않습니까?
내규에 명시가 된 건 아니지만, 암묵적으로 MSM 출신이 아니라면 아무리 유명한 아이돌이라도 매니지먼트 계약을 안 한다는 게 기본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외부에서 만들어진 아이돌과 계약을 하면 어쩌자는 겁니까? 지금 우리한테 개기는 거예요?”
“네? 전 본부장님 무슨 말인지 모르겠습니다.”
“어제 윤소원이란 애와 계약했다고 기사가 다 올라왔던데, 지금 발뺌하는 겁니까?”
“네? 윤소원이는 본사에서 데리고 가라고 연락을 했지 않습니까? 그래서 어제 데리고 와서 계약을 한 겁니다.
컨텍 자체를 우리가 하지 않았습니다. 저희는 본사 매니지먼트 팀에서 데리고 가라고 연락이 와서 데리고 와서 계약을 한 겁니다.”
“그게 무슨 말이야? 무슨 일이 이렇게 되는 거야? 돌아가시겠네. 김비서! 어제 이 일에 관련된 사람 전부 다 불러와! 어서!”
MSM 본사의 매니지먼트를 총괄하는 전일근 본부장의 불호령에 윤소원과 관련 있었던 사람들이 불려왔다.
“이재원 부장은?”
“트레이닝 일정이 있으셔서 못 오신다고 합니다.”
“아티스트들이 직급을 가지고 들어와 있으니 어쩔 수 없지.
일단, 일의 시작이 뭐야? 왜 본사 마케팅팀에서 공식 자료가 PLUS랑 계약한다고 나갔는지부터 마케팅팀 김 과장이 이야기해봐.”
“본사로 들어올 때 저기 있는 인사과 대리와 찍힌 사진이 보도되었다고 해서 본사 매니지먼트 팀에 알아보니, 본사 팀에서는 PLUS에서 계약하기로 한 거 아니냐면서 알려줘서 정식 보도자료가 나갔습니다.”
“인사과 대리는 그냥 연예인이 들어온다고 하니 문 열어 줬다고 했으니 넘어가고, 매니지먼트팀은 왜 그렇게 생각했어?”
“아무런 정보도 없이 갑자기 방문했고, 기사에서는 MSM과 계약한다고 다 나와 있길래 당연히 우리 아니면, PLUS 쪽인지 알고 이쪽으로 잘못 온 애를 데리고 가라고 했습니다.”
“야이 새끼야! 확인도 제대로 안 하고, PLUS 쪽에 전달도 제대로 없이, 그냥 데리고 가라고 하니깐 쟤네들은 그걸 계약하러 데리고 가라고 이해를 했잖아. PLUS에 왔던 대리! 넌 와서 확인도 제대로 안 했어?”
“본사에 도착해서 윤소원을 데리러 왔다고 하니깐 회의실 비서가 이재원 부장과 이야길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회의실에 들어가니 계약서 달라면서 계약 관련 질문을 하시길래 계약 건인 줄 알았습니다.”
“와! 골 때리네. 그래서 데리고 가서 계약서 적고 했다고?
미친놈들, 일을 뭐 이따위로 하는 거야? 이재원 부장이 원래 계약 관련으로 일하는 사람이야? 그 사람은 안무 책임지는 사람이야!
미치겠네. 매니지먼트 이과장 너부터 일이 꼬여버린 거네. 이 새끼야 말을 왜 그따위로 전달을 하는 거야?”
“저 부장님 김 대리한테 알아보니 아직 부모님 도장을 안 찍었다고 합니다. 계약을 아직 안 맺은 거니 취소하면 됩니다.”
“이과장 이거 완전히 미친놈이네. 야 이 새끼야. 어깨 위에 달린 건 폼으로 달고 다니냐?
계약한다고 보도가 다 되었고, 화제성이 있는 애인데, 우리 회사 내에서 커뮤니케이션이 잘못되어서 계약 취소하게 되었다고 하면 기자 놈들이 참 좋아하겠다. 암묵적으로 우리 MSM 출신 아니면 계약 안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우리 싫어하는 경현일보 새끼들이 아주 좋아하겠어! 생각을 좀 해 이 새꺄!”
“저 부장님. 어제 Nnet에 스케줄이 있다고 해서 제가 직접 따라갔었습니다.
벌써 KY 통신 CF 건이 있고, 화제성을 보면 좀 더 크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그대로 계약을 하면 안 되겠습니까?”
“야 인마! 넌 방금 뭐 들었냐? 아이돌은 안된다고 이 새끼야! 그게 우리 회사의 암묵적인 규칙이야. MSM에서 트레이닝을 받고 만들어진, MSM 출신의 아이돌들만 계약을 한다고.
10년 계약 끝나고 다른 기획사 갔다가 오는 사람은 받아들이지만, 그 이외의 아이돌은 절대 계약하지 않아.
그건 그 누구도 깨지 못하는 규칙이야 우리 회사을 일으켜 세운 아이돌 정신이란 말이야!
케이블 방송에서 인기 좀 얻은 애를 데려오기 위해, 몇십 년 동안 유지된 회사의 전통을 깨자고?
말이 되는 소릴 해라 새꺄! 회장님의 불호령을 네놈이 다 받을 거야?
회장님이 직접 만든 규칙을 우리가 깨면 어떻게 될 것 같아? 어? 네가 책임질 수 있어?”
“그러면, 아이돌이 아니라, 일단 배우로 계약하면 안 되겠습니까?
그렇지 않아도 3년 차 신인배우의 계약 조건으로 계약서를 줬습니다.
더구나, 이제까지 한 번도 기획사에서 트레이닝을 받아본 적이 없고, 계약해서 어디에 소속된 적도 한 번도 없는 연습생입니다.
계약 후에 MSM의 연습생 트레이닝을 받게 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그러면, MSM의 코스를 나온 MSM 출신이 됩니다.”
“응? 연습생끼리 하는 프로그램 출신이라며? 소속사가 아예 없었어? 데뷔했거나 매니지먼트 계약 맺은 것도 없고?”
“네, 방송을 다 챙겨 봤는데, 개인 연습생으로 제대로 된 보컬학원도 다녀본 적이 없는 애입니다. 한 번도 어디에 소속된 적도 없습니다.
프로그램에서 제일 처음 강사에게 배운 것도 이재원 부장에게 댄스수업을 받은 게 처음이었습니다.
나이도 이제 고2이니 MSM의 트레이닝에 들어갈 수 있는 나이입니다.
연습생 계약이 아니라 매니지먼트 계약이라는 게 조금 차이가 나지만, 다른 쪽에 들어간 적이 없으니 MSM 출신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전통을 깨는 건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그래, 그렇군. 한 번도 어디 소속되어서 배운 적이 없는 고등학생이라면 확실히 MSM 출신이 될 수 있지. 그렇게 되면 아이돌 계약도 가능해.
고등학생이 연습생 계약으로 들어와서 데뷔한 그런 케이스도 많으니 좋은 해결책이야.
오늘 PLUS에 와서 계약한다고 했어?”
“네, 오늘 정오에 픽업하러 가기로 했습니다.”
“내가 같이 가지. PLUS가 아니라, MSM과 계약을 하는 거로 하지. 조건이 되니 PLUS로 갈 필요 없어. 대신에 MSM 트레이닝을 다 받아야 하는 조건을 넣어야 해.
이만, 다 꺼져. 이과장 너는 법인카드 한 달간 쓰지 마! 새꺄!
사고 친 새끼는 회사에서 밥도 먹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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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1년간의 의무활동 기간에도 시간이 되면 MSM의 트레이닝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고, 의무활동 이후에는 MSM의 정규화된 트레이닝 코스를 이수해야 합니다.
트레이닝 코스 이수 후에야 별도의 데뷔에 대해서 협의를 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이 계약서에 추가되었습니다.
그리고, 계약주체가 자회사인 MSM PLUS가 아닌, 본사 MSM 소속이 되게 됩니다.”
“1년 후에는 다시 MSM의 연습생으로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조건이네요.”
“네 맞습니다. 방송을 보니, 댄스 부분에서 아직 채워야 할 부분이 많았습니다. MSM 출신 아이돌이라면 그런 허점이 있으면 안된다는 게, 우리의 아이돌 지론입니다.
만능 아이돌을 지향하는 MSM의 입장을 이해 바랍니다.”
“무슨 말인지 알겠습니다. 새로 제대로 가르쳐 준다면 소원이에게도 더 좋겠죠. 여기에 도장 찍으면 되는 건가요?”
“네 맞습니다. 도장도 잘 찍으시네요. 이제 소원이의 연예인으로서 고향은 MSM입니다. 이건 나중에 계약이 끝이 나고 다른 기획사로 들어가더라도 변하지 않을 겁니다.
MSM 출신이라는 이름표를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는 아이돌로 키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우리야말로 감사하죠. 이제야 안심하고 부산으로 내려갈 수 있겠네요. 그럼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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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소원군 이쪽 차에요!”
“네? 대리님 차 카니발 아니었나요?”
“아주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윤소원 군의 소속이 PLUS에서 MSM 소속으로 되면서 얼떨결에 저도 MSM으로 소속이 바뀌었고, 차도 스타렉스로 변경되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코디네이터가 배치되었습니다.
코디네이터 이지나씨에요.”
“잘 부탁드립니다.”
“네, 치수 한번 재볼게요. 원하는 스타일이 있으면 미리 알려주시고, 싫어하는 스타일도 미리 이야기해주세요.”
“여동생 말로는 남친스타일이 잘 어울린다고 하고, 밀리터리나 힙합은 안 맞는다고 하더라고요.”
“네, 체크해 둘게요.”
“그럼 바로 대상 프랜차이즈 연습실로 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