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국민아이돌 프로듀스99-54화 (54/237)

# 54

MSM엔터? PLUS?

<찰칵! 찰칵!>

“야, 너 누군지 알고 사진 찍어?”

“몰라, 그런데 저기 대포 들고 있는 사람들이 찍는 거 보니깐 연예인 맞는 거 같은데.”

“진짜네. 다들 찍네. 나도 찍어야지.”

MSM 기획사 문앞에서 들어가기 위해 벨을 누르려고 하는데, 직원증을 전자패드에 대고 문을 열려는 남자직원과 마주쳤다.

“무슨 일로 오셨어요?”

정중한 말투이긴 했지만, 나를 위, 아래로 훑어보는 게 느껴졌다.

얼른 마스크를 내리고 이야길 했다.

“아, 이재원 선생님과 상의할 게 있어서 왔습니다.

프로듀스99에 윤소원이라고 전해 주시면 됩니다.”

“어? 진짜 본인이네요. 잠시만요, 아니다. 같이 들어가죠.”

“네, 감사합니다.”

“대박! 대박!! 윤소원이라고 한 거 맞지? 프듀에 그 윤소원 맞지?”

“헐, 진짜 윤소원 맞아. 어젯밤에 데뷔 확정했잖아. 그런데, 여긴 왜 왔지?”

“왜긴 왜야, 소속사 없는 개인 연습생이잖아. MSM이랑 계약하려는 거 같네. 헐 이거 우리가 제일 먼저 알게 된 거 아냐?”

“그러네! 대박이네. 인스타에 올려야지.”, “난 트위터에!”

“오빠! 사진 잘 찍었지? 단순히 건물에 들어가는 사진이면 되었는데, 직원이랑 이야기 하는 거까지 찍혔으니 더 좋네.”

“그래, 사진은 그럼 바로 우리 사이트랑 팬 페이지들에 올리면 되는 거지?”

“어 맞아, 그리고 혹시 모르니깐 연예부 기자들에게 메일로 제보 날리고.”

“알았어. 우리만의 뇌피셜이 이렇게 공식 오피셜화 되는구나. 좋아!”

*

*

“지금 연락을 드렸는데, 이재원 부장님은 2시간 정도 걸려야 도착한다고 하시네요. 괜찮으시겠어요?”

“네. 제가 약속 없이 갑자기 방문한 것이니 기다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갑작스레 방문이긴 했지만, 이재원 선생님이 부재중일지는 몰랐다.

아마도, 신사옥에 있거나 다른 연습이나 트레이닝 스케줄이 있는 것 같았다.

그냥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구경을 하고 싶었지만, 손님이다 보니 작은 회의실에 앉아서 연습생들끼리 만든 카톡방을 기웃거리거나 인스타나 페북의 유머 자료를 보고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

*

“김 과장님, 계약 관련 기사 올려도 되는지 E엔터뉴스쪽에서 연락이 왔는데요.”

“무슨 계약? 우리 재계약할 아티스트 없잖아? 보도자료 나갈 것도 없는데 무슨 소리야?”

“프로듀스99에 윤소원 아시지요?”

“어, 알지, 나도 어제 방송 봤어. 그 애 개인 연습생이잖아.

아! 설마, E엔터뉴스에서 올리겠다는 기사가 윤소원이 우리랑 계약하기로 했다는 기사야? 우리 아무 상관 없다고 기자한테 이야기해줘.

컨텍도 없구만 무슨 소리야. 어디서 찌라시가 뜬 거야?”

<따르르릉> <카톡, 카톡> <전화 받으세요!> <쓱꾹 쓱꾹!>

“뭐야? 왜 갑자기 연락이 몰려오는 거야? 무슨 사고 났어?

네, 여보세요. 서울일보 김기자 웬일이야? 뭐? 아니야, 아니야.

오보야 오보! 나 처음 들어봐. 진짜 아니라니까. 계약은 무슨 윤소원이를 보지도 못했어.

뭐? 압구정동 본사로 들어가는 사진이 다 떴다고? 영상도? 헐. 잠시만 내가 확인해 볼게. 뭐? 아니 잠시만, 잠시만 좀 기다려봐. 기사 올리지 말고 있어 봐.

내가 확인하고 바로 전화해 줄게. 일단 끊어.

야! 이게 무슨 일이야? 지금 윤소원이가 우리 건물에 들어와 있다는 데 이게 무슨 말이야? 청담역 앞 신사옥에 굿즈 사러 온 걸 여기라고 잘못 본 거 아냐?”

“김 과장님 이거 보세요. 여기 맞아요. 같이 사진 찍힌 게 인사과 김일현 대리인데요. 진짜 지금 우리 건물에 있는 거 같아요.

우리랑 친한 기자들은 일단 기사 안 올리고 있는데, 우리가 컨트롤 안되는 곳에서 기사 올릴 것 같은데요. 어떻게 할까요?”

“아이씨, 매니지먼트팀 새끼들은 왜 미리 말을 안 하는 거야. 짱나게.

기사 못 올리게 하면 애들 삐지니깐 일단, 방문한 거는 인정하고, 계약 여부는 확인하고 있다고만 기사 적어달라고 해. 내가 알아보러 갈게. 아, 이 매니지먼트 쌍놈들 짱나게.”

*

*

“뭐? 너네가 작업한게 아니라고?”

“당연하지 인마, 생각 좀 해봐 우리가 아이돌을 왜 데리고 오겠냐?

지금 연습생들만 해도 100명이 넘는데, 지금도 데뷔 적체가 되어서 난리구먼, 외부 피를 왜 끌고 오겠냐?

마스크랑 보컬은 쓸만하던데, 우리 연습생 중에서도 그 정도 수준 되는 애들은 3~4명은 있어.”

“하긴 그렇지. 씨바 그럼, 이건 도대체 무슨 일이야?”

“PLUS 애들이 작업한 거 아냐? 거기서 매니지먼트하려고 보자고 했는데, 애가 멍청해서 청담동 안가고 이쪽으로 온 게 언론에 터진 거 같은데.”

“아~ 그럴 수도 있겠네. 육두품(六頭品) 애들은 이래서 안 된다니깐. 이런 일 하나도 제대로 일 처리도 못 하고. 자식들.”

“진골, 성골을 왜 따지겠냐? 그런 애들이 몰려있었으니깐 PLUS 엔터가 부도나서 우리가 인수한 거지. 일단 PLUS 애들 들어오라고 해서 걔 데리고 가라고 내가 연락할게.

그만 가봐 나도 외부에 나가야 돼.”

“알았어, 그럼 기자들에게는 PLUS 소속으로 될 거라고, 적으라고 이야기한다.”

*

*

“갑자기 네가 방문했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 내가 댄스 부족하다고 쿠사리 준거 때문에 따지러 온 건가 싶었거든. 하하하”

“아유 그럴 리가요. 제가 진짜 못한 건데요. 오늘 찾아온 건 다름이 아니라, 제가 개인 연습생이라 기획사 계약을 해야 하는데, 어떤 조건에 유의해야 할지 몰라서 염치불구하고 이렇게 무작정 찾아왔습니다.

MSM의 계약서가 아이돌 업계표준이나 마찬가지라고 해서 조언을 좀 얻고 싶습니다.”

“그래, 우리가 계약 관련으로 사건·사고가 좀 많았지. 그런데, 우리 계약서도 국내활동에 대해서는 다른 회사와 거의 유사해.

다만, 외국 활동 부분과 5년 이상의 장기계약에 대한 부분이 좀 디테일하게 추가가 된 것이거든.

일단 나도 매니지먼트 계약과는 잘 모르다 보니 그쪽 직원을 불러주마.”

이재원 선생님이 회의실에 있는 인터폰을 들자 바로 데스크로 연결되는 것이 확실히 업계 탑인 MSM에서는 회의실에도 돈을 투자한다는 게 느껴졌다.

“매니지먼트부서 사무실로 내선연결 부탁합니다.”

“네. 이재원 부장님 이미 매니지먼트 직원분이 회의실로 오셨는데요. 회의실로 들어가시라고 할까요?”

“응? 회의실 로비에 직원이 와 있다고요? 뭐지? 아, 네 일단 들여보내 주세요.”

직원이 벌써 와서 대기하고 있다는 소리에 나도 뭐지? 하는 생각을 했는데, 이재원도 의구심이 들긴 했지만, 일단 직원을 회의실로 들어오게 했다.

“부장님, 안녕하십니까? MSM PLUS의 매니지먼트 부서의 김기봉 대리입니다. 여기 서류 가지고 왔습니다.”

“아, 참고하기 좋네요. 소원이도 궁금한 거 있으면 여기 김 대리님께 물어보고 해. 난 일단 오늘 정해진 스케줄이 있다 보니 가야 할 것 같은데, 가도 되겠지? 연락처 줬으니깐 다음에는 연락하고 오고.”

“네, 선생님 죄송합니다. 다음엔 연락하고 오겠습니다. 갑자기 찾아뵈어서 죄송했습니다.”

일정이 있다는 이재원 선생님을 보내고 회의실에 김기봉 대리와 앉아서 계약서를 볼 때 어떤 것을 보고 유의해야 하는지를 한참이나 이야기했다.

“그러면 윤소원 군 계약서 설명은 다 한 것 같고, 계약 조건협의 때문에 청담동 쪽으로 넘어가는 게 어떻습니까? 저희 쪽과 계약을 해야 하니 상급자분들도 보셔야 할 것 같고.”

“네? 김 대리님 그게 무슨 말인가요? 계약요?”

“네. 본사 매니지먼트에서 연락이 와서는 윤소원 군을 데리고 가라고 해서 왔습니다. 아마도, 내규 때문에 MSM과 바로 계약이 안 되니 저희 쪽과 매니지먼트 계약을 하게 하는 것 같네요.”

김기봉 대리의 말을 들으니 이게 뭔가 싶었다.

그냥 단순히 이재원 샘과 이야기만 하면 된다는 동생의 이야기가 퍼뜩 떠올랐다.

‘아니, 어떻게 했기에 이렇게 바로 계약을 하자고 하는 거지?’

궁금한 게 많았지만, 질문하지 않고 김기봉 대리와 청담동 신사옥에 있는 MSM PLUS로 이동을 했다.

*

*

“김 대리, 그러니깐 이재원 부장이 쟤를 좋게 보고 계약하려고 했는데, 내규 때문에 MSM에는 계약이 안 되니 우리 쪽으로 보내는 거 같다고?”

“네, 부장님 이미 네이버에 우리랑 계약한다는 기사가 다 올라와 있던데요.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도 올라가 있구요.

우리 쪽으로도 몇몇 기자가 확인 전화 왔길래 오히려 우리가 그걸로 확인했어요.

본사 마케팅팀 김 과장이랑 친한 서울일보 김 기자도 마케팅팀에 확인했다고 기사 적었던데요.”

“햐~ 본사 이 새끼들 우리가 가만히 있으니깐 무슨, 가마때기로 보네 이것들이 제대로 통보도 없이 우리한테 계약하라고 하고.”

“계약 조건 때문인 거 아닐까요? 신인이면 우리도 계약을 하지 않는데, 안무팀 이재원 부장 안면도 있고, 화제성도 있으니깐 계약은 해야겠고, 그러니 서로 얼굴 붉어지는 거 피하려고, 계약 조건을 우리에게 그냥 떠미는 거 같은데요.”

“흠. 이재원 부장 안면도 생각은 해야 하지.

쩝. 그럼 3년 차 신인급 배우 대우로 해서 계약하자. NFC에 송 부장이랑 이야기해 보니깐 NFC에서는 프로듀스99 애들 활동을 엄청 긍정적으로 보더라고.

본사 매니지먼트 애들도 돈 냄새 잘 맡는 놈들이니깐 무슨 냄새라도 맡았나 보지. 일단 최소기간으로 3년 계약을 해.”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오늘 오후부터 바로 스케줄 있다고 하는데, 그럼 일단은 제가 따라붙도록 하겠습니다.”

“그래, 미성년자니깐 내일 부모님 도장 받는 것도 알아서 처리해.”

*

*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하나도 모르겠지만, 진짜 동생 말처럼 이재원 선생님과 이야기만 했을 뿐인데, MSM PLUS와 내가 계약했다는 기사가 네이버에 올라오고, 연습생 단톡방에서도 계약을 축하해 주는 카톡이 계속 올라왔다. 그리고, 진짜 내가 도장 찍고 서명한 동의서에 부모님의 도장만 찍으면 내가 꿈에도 그리던, MSM과 매니지먼트 계약이 되는 거였다. 비록 자회사인 MSM PLUS였지만 분명 MSM이었다.

“이야~ MSM 소속 연예인 오셨네! 대기업소속이야~”

“신문기사 봤냐? ‘프로듀스99 개인 연습생 ’윤소원‘ MSM PLUS에 둥지 틀다’ 로 신문기사가 났더라. 축하해~”

약속 시간에 맞추어서 Nnet에 도착하니 태평형과 대현형이 계약했다는 기사를 봤는지 축하를 해주었다.

Nnet 방송국 대회의장에 들어가니 PD님와 작가들은 물론, 연습생과 소속사 매니저들까지 30명 가까운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시간 맞춰서 다들 왔으니 회의 시작하죠. 일단 먼저 이겁니다.

우리 쪽에서 따낸 CF가 하나 있습니다. 이 건은 우리가 따낸 일이니 CF 매니지먼트 비용은 우리 제작진이 가지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우리도 데뷔팀에 대한 성과가 바로 보여야 다음이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총 집행비용은 1억 5천만 원의 단발 광고로, 연습생들의 개인에게는 각자 1,000만 원 정도 돌아가게 됩니다.

이 부분 이의 있으신 분 있으신가요?”

“이의 없습니다.”

어느 정도 이런 부분에 대해서 의견교환이 있었는지 반발하는 기획사는 없었고, 눈치를 보니 연습생 멤버들도 어느 정도 아는 눈치였다.

“그리고, 매니지먼트를 계속 우리 제작진이 1년간 진행하려고 했으나, 내 외부적으로 문제가 있는 듯하여 대상 프랜차이즈에서 매니지먼트 대행을 맡아 주기로 했습니다.

공중파 출연문제 때문에 이렇게 진행을 하는 것이니 양해 바랍니다.”

이 부분은 사전에 협의가 이뤄진 부분이 아닌 듯 몇몇 회사에서 큰소리를 내었지만, 결국 칼의 손잡이를 들고 있는 것은 Nnet 제작진이었다.

그런, 제작진에서 대상 프랜차이즈를 대 놓고 지정한 건 이미 쌀이 익어서 밥이 되어버린 거라 지금 반발한다고 하더라도 되돌리기가 불가능하다는 걸 깨닫고는 다들 동의를 할 수밖에 없었다.

“대상 프랜차이즈의 김정혁입니다.

쇠뿔도 단김에 뽑으라고 내일부터 행사일정을 잡았고, 보름 후에는 콘서트까지 일정을 잡았습니다.

타이트한 일정이지만, 대중들의 주목을 받고, 화제가 되고 있을 때 바짝 땡기는게 정답이라고 봅니다. 다들 동의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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