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국민아이돌 프로듀스99-50화 (50/237)

# 50

T35 김윤빈.

“저 사람 트로트 가수 김윤빈씨 아니야? 댄스가수 출신 트로트가수라고 아침 마당 방송에서 본 거 같은데, 그 사람 맞지?”

“어 맞는 거 같은데, T35 프로듀서님이 트로트 가수 김유빈이었다니. 대박인데.”

“김영일 PD님 이제야 한국에 왔습니다. 이틀 늦었지만, 그만큼 좋은 프로듀싱 해드릴 테니 기대하십시오. 그런데, 프로듀스99 방송이 대박을 친 겁니까? 전체 회식인데 한우 소고기라니 초호화판 회식인데요.”

“김윤빈씨 어서 오세요. 회식을 스폰서 업체에서 해주는 거라 우린 그냥 감사히 먹고 있는 겁니다.

김윤빈씨 인사드리세요. 동영상 사이트 두비두의 윤종환 전무님이십니다.”

“일본에서 이번에 낸 앨범이 성공적이라고 들었습니다. 노래가 아나따와 구다사이 맞지요? 일본 활동 관련 영상 콘텐츠 일이 있다면 한번 일을 같이 해보고 싶습니다.”

“제 일본 노래도 기억해 주시고 감사합니다. KY쪽이니 오히려 제가 부탁드려야지요.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런데, 트로트 가수분이 이렇게 프로듀싱을 하신다는 게 의외입니다.

이미 트로트 쪽도 가수들이 직접 제작 쪽에 손을 대고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이렇게 완전히 장르가 다른 댄스 쪽이라고 하니 특이하군요.”

“제가 트로트로 이름을 알리게 되었지만, 첫 데뷔가 댄스가수였습니다. ‘진이빈이’ 라는 2인조 댄스 듀오였습니다. 물론 망하고 나서 한참이나 방황을 하다 트로트로 나오게 되었지만요.

제가 이루지 못했던 댄스가수의 꿈이 있다 보니, 김 PD님의 요청을 받고 이렇게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PD로 입사해서 처음 무대에 올린 가수가 신인가수로 데뷔무대를 했던 ‘진이빈이’ 였습니다. 그렇게 방송에서 몇 번 보고, 나이도 같고 해서 연락을 하다 보니 지금까지 이렇게 인연이 되었네요.

물론, 전무님이나 외부 사람들이 있을 때는 서로 존칭을 쓰고 하지만, 그래도 10년 이상 방송계 쪽에서 알고 지낸 유일한 친구네요.

너도 전무님과 같이 최초 트로트 싱글앨범 제작기 같은 예능 하나 찍어봐. 편성은 내가 잡아 줄게. 이제 내가 그 정도는 된다.”

“웃기고 있네. 나도 내 이름 걸면 그 정도는 되거든. 헛소리 말고 술이나 따라봐. 전무님이 계시지만, 말 좀 편하게 하겠습니다.”

*

*

“누군가와 경쟁을 한다는 건 결국 승자와 패자로 나누어질 수밖에 없다는 거다. 어제 회식에서 듣다 보니, 히어로 팀이 현재 인터넷 방송 분위기로 봤을 때 거의 승자라고 하더군.

하지만, 최종 생방송 무대는 팀별 승리에 따른 베네핏 같은 게 없어. 오로지 개인 투표로 결정이 되는 거야.

지금 인터넷 방송에서 인기를 끌고 있고, 방청자 수가 10배 가까이 차이 난다고 해도 라이브 방송의 인기에 취해 있지마.

그 인기는 너희 개개인의 인기가 아니야.

라이브 방송에서 재미있게 해서 방청객이 많으면 뭐해? 최종 데뷔무대에서 잘해서 인기투표 받아서 데뷔하는 게 더 중요하지. 안 그래?”

“네, 맞습니다.”

“내가 오지 못한 동안 너희가 안무랑 리듬을 바꾸었다고 하는데, 한번 보여줘 봐. 내가 생각한 것보다 너희들이 만든 무대가 더 좋다면 너희들의 의견을 따르마.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내 기준에 너희가 맞춰야 할 거야. 한번 보여줘 봐. 음악 틀어!”

TV에서 봤던 트로트 가수 김윤빈은 유머러스하며, 정장스타일의 옷을 입고 무대에 서는 젠틀한 이미지였는데, 프로듀싱하는 프로듀서 김윤빈은 냉기가 흐를 정도로 감정이 절제된 완벽주의자였다.

“중간에 한번 슬로스텝가면서 댄스 타임 가지는 게 주목도에서 좋긴 하네. 이걸로 하는 게 너희들이 개별적으로 어필하기에는 좋겠다. 무대에 대해서 다른 추가의견 있는 사람?

의견 없으면 바로 연습 시작해보자. 이 곡 말고, 이전 미션곡을 추가로 연습해야 한다니 시간이 빠듯하겠네.”

“춤추기 전에 ‘난 최고의 댄서다. 몸이 리듬을 자연스럽게 탄다. 춤은 즐겁다.’ 를 되뇌고 해! 댄스가 부족한 윤소원, 성대현 너희 말이야. 너희 둘!!

I’m Here은 내가 최고! 나보다 잘난 사람 없다는 생각으로 너희의 멋을 뿜어내야 하는 곡이야! 어중간하면 안 돼! 다시 한 번 더 해보자! 하나~ 둘~”

*

*

“브레브에 금철사장이 탐을 낸다고 하길래, 어떤 목소리인지 궁금했는데, 탐을 낼만 하네. 진성으로 어디까지 올라가지?”

“3옥타브 파#까지는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나옵니다. 무리해서 가성을 쓰면 4옥타브 도(C6)까지도 나오긴 나옵니다.”

“무리해서 억지로까진 할 필요 없고, 무리없는 한도에서 ‘아야’를 비성 섞어서 내봐.”

“아야! 아야! 아야!....”

“가성 넣어서 좀 더 높게 해봐. 두성처럼 공명시킨다는 생각으로 성대를 뒤집듯이 소릴 내봐. 성대가 어느 정도 단련이 된 것 같은데, 성대를 뒤집는 건 알지?

알다시피 진성으로 고음을 낼 때는 성대가 늘어나고, 갑상근은 수축이 되게 되어 있어. 갑상근이 수축되며 받아야 할 압력을 성대가 받으면서 성대가 늘어나는 거야. 성대의 늘어남에 따라 고음을 뱉어낼 수 있고, 없고가 결정되는 거지.

목이 쉰다는 건 성대가 늘어나 버려서 원래의 소리를 못 내게 된다는 것이고. 그러니 억지로 끌어내듯이 연습을 하지 마! 성대를 최대한 아껴.

지금의 싱싱한 성대로 고음을 내기 위해 억지로 질러대는 연습을 하면 처음에는 소리가 잘 나오겠지만, 결국 성대 결절이 와서 본래의 성대로 돌아가지 못하게 될 거야.

네가 해야 할 보컬 연습은 성대가 압력을 받을 때 가성을 내듯이 몸으로 공명을 시키고, 성대에 가해지는 압력을 분산해서 뿜어내야 하는 거야.

코앞에서 공명하는 것과 정수리 위에서 공명하게 하는 것, 그리고 뒷골에서 공명하게 하는 연습을 해야 해. 네가 내려는 소리를 몸 어디로든 뭉쳐 보낼 수 있을 정도로 연습을 해.

그렇게 해서 끌어모은 소리가 좁게 입과 성대로 나올 때 팔세토 창법이 되는 거야.

지금 성대가 싱싱하고, 혹사를 안 당했으니 성대에 가해지는 압력을 조절하는 컨트롤을 무조건 익혀야 해.

억지로 고음을 지르는 연습은 하지 말고, 성대를 좁게 움직이며 고음역을 내는 ‘아야, 아죠, 아파’ 같은 짧으면서도 높은 소리를 내는 연습을 해서 성대의 움직임을 컨트롤하는 연습을 해.

남성호르몬이 있기에 시간이 흐를수록 목소리가 굵어지겠지만, 연습으로 갑상근과 성대에 가해지는 압력을 네가 조절할 수만 있다면, 진성과 가성을 넘나들면서 목에 부담없이 모든 고음을 다 처리할 수 있을 거다.”

“조언 감사합니다.”

“그럼, 비음과 가성을 섞는 연습부터 하자. ‘하아아앙~’을 숨이 찰 때까지 4성 조로 소리 내면서 코와 이마에서 소리를 움직이는 연습부터. 시작.”

“하아아앙~ 하아앙~”

*

*

“전문 프로듀서가 아니라서 은근히 김윤빈프로듀서에게 기대를 안 했는데, 오히려 전문 프로듀서보다도 더 꼼꼼하시더라.

거기다, 소원이 트레이닝 해주는 거 보고 진짜 깜짝 놀랐다. 이론적인 지식을 다 가지고 있는 것 같더라.

그리고, 그 이론을 바탕으로 소리를 내는 갑상근과 성대의 작용까지 다 조절해봤으니 가르치는 거잖아.

레코딩때도 현직 가수이다 보니 음정 틀리는 걸 다 잡아내고 진짜 장난 아니더라. 트로트 가수를 그냥 4박자로 뽕끼로 부르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진짜 새로운 걸 맛봤다.”

“그런데, 저런 대단한 사람도 댄스가수로 데뷔했다가 실패하고 트로트 가수로 전향해서 성공한 거잖아. 실력이 있다고 무조건 성공하는 게 아니니 참 갑갑하다.”

“그러고 보니, 민호 형도 대단하다. 3번이나 도전했는데, 또 아이돌로 도전할 수 있는 그런 용기가 있다는 게 진짜 대단해.”

“저기 저분 또 오셨다. 어떤 면에서는 저분들도 대단하다. 시타 팬이었지?”

“풍선 들고 있는 저분 말하는 거지? 시타팬 맞을 거야. 3일 연속 계속 보네.

아침에도 보고 저녁에 녹음하고 와서도 보고. 며칠 동안 우리 합숙소 앞에서 계속 기다리는 게 대단하다. 웃어드리자.”

“원섭아! 나야~!”

“대현오빠~ 이거 말린 고구마에요! 드세요!”

“민호오빠 여기 이거요! 초콜렛!”

“오빠 한 번만 손잡아 주세요.”

방송이 인기가 많아지고, 개인 팬덤들도 생기다 보니 녹음실에 다녀오는 것 같은 외부 스케줄이 있을 때는 몰려드는 팬들이 평일에도 수십 명이 넘었다.

“일단, 쉽게 상할 수 있는 빵, 떡 종류는 막내 작가에게 모두 다 주고, 음료는 뚜껑이 열린 자국이 살짝이라도 보이면 먹지 말고 버려.

윤소원! 과자 손대지 말라니깐! 과자나 초콜릿도 밀봉 포장이 된 거만 가능하고, 수제나 포장 패키지가 조금이라도 오픈된 되거나 봉인 스티커가 찢어져 있으면 먹을 생각하지 마. 전부 다 제출해.”

“에? 작가님. 그래도, 팬들이 힘들게 준비해준 건데, 거기다 이곳까지 와서 주신 거잖아요? 진짜 부모님이 주신 용돈 아껴서 사준 건데.”

“그래서 더 안 되는 거야. 조공하는 걸 잘 받는다는 소문이 나면 결국 팬들끼리 조공 경쟁이 붙어버려.

예전에 MSM의 ‘TOH’가 인기가 있었을 때 밸런타인데이에 초콜릿이 용달탑차로 5대 분량이 왔었어.

팬 연합에서 한꺼번에 초콜릿을 모아서 보내준 건데, 그 5대 분량을 누가 먹을 거냐? 용달 5대 분량이면 5톤이 넘는 양이야. 결국, 보관도 못 하고 전부 다 기부를 했는데, 기부받은 곳에서도 곤란해 했어.

돈은 돈대로 날리고, 서로 불편해하는 상황이 생겨버려. 그 이후로 MSM에서는 절대 팬 연합에서 단체로 하는 조공을 받지를 않아.

그리고, 예전에 본드를 몰래 넣은 음료수 마셔서 사고 난 거 몰라?

절대 뚜껑이 열려있거나, 공산품이라도 뚜껑이 개봉된 건 절대 금지다. 수제 초콜릿 안에 무슨 재료로 만들어졌는지 어떻게 알아볼래?

공산품 초콜릿이라고 해도 주삿바늘로 뭔가를 주입했다면 그걸 어떻게 확인할래?”

“에이 작가님. 설마 그렇게 하는 팬이 있겠어요?”

“설마가 사람 잡는 거야.

너희 전부 다들 잘 들어. 존 레넌이 어떻게 죽었는지 알아? 자기 팬인 데이비드 채프먼에게 총 맞아 죽었어. 가질 수 없다면 죽이겠다는 극단적인 생각을 하는 광팬도 있는 거야. 마이클 잭슨, 마돈나 같은 전 세계적인 슈퍼스타에게만 이런 광팬이 있다고 생각하지 마.

소극장에서 연극을 하는 엑스트라에게도 스토킹을 하는 광팬이 있는 거야.

팬과 연락처를 주고받거나, 사적인 관계로 친분을 만드는 게 가장 무서운 팬을 만드는 방법이야.

그런 친절함이 시간이 지나면 무서운 일로 바뀌는 거야.

사람과의 관계는 말 한마디에 기분이 상하고 서운해서 마음이 틀어져. 그렇게 가까웠던 팬이 등을 돌리면 가장 무서운 안티팬이 되는 거고.

애초에 팬들이 아무리 너를 좋아한다고 해도 가까이 다가가지 마, 적당한 거리감을 두고 팬들을 아껴줘라. 그래야 너희들 본인이 편할 거다.

왜 MSM 소속 가수들이 선물 대신에 손으로 적은 편지 주는 걸 가장 좋아한다고 이야기하는지 곰곰이 생각해봐.

선물 받은 거 빨리 정리하고 안무 마무리하자!!”

*

*

“전무님, 두비두 라이브는 오늘까지로 끝을 내야 할 것 같습니다.

애들이 라이브 방송에 너무 신경을 쓰다 보니 최종데뷔 무대에 집중할 수가 없습니다.

이대로 라면 최종데뷔 무대에서 자기 본 실력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끝이 날수도 있습니다.”

“무슨 말인지 알겠어. 그렇지 않아도 ‘슈퍼스타’팀 애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것 같긴 했어.

‘히어로’ 팀은 계속 새로운 신규회원이 쌓이고 재미있다고 하는데, 두 팀이 너무 차이가 나버리니 심적으로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겠지.

그래, 무슨 말인지 알겠어. 오늘 방송에서 마지막 방송이라고 공지하게나.

대신에 최종멤버가 뽑힌 그 날 밤에 라이브 방송으로 데뷔멤버로 뽑힌 소감을 이야기하는 라이브를 했으면 좋겠는데. 어때?”

“데뷔평가 생방송 전날 합숙소에서 짐을 빼기로 되어 있습니다. 더 이상은 합숙소에 남아 있지 않고, 가족들과 집으로 돌아가기에 그건 힘들 것 같습니다.

대신 다음 날 오전에 나와서 계약관계를 정하기로 했으니 다음날 오전에 라이브 채널 여는 것으로 하죠. 그리고, 그때 이야기하신 건도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 그거라면 걱정하지 말게나 이미 내부적으로는 다결정이 났으니깐. 다음날 바로 서류로 주도록 하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