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국민아이돌 프로듀스99-49화 (49/237)

# 49

금발 포인트.

“오빠, 점심은 먹었어? 어제 라이브 방송을 학교에서 친구들이랑 같이 봤는데, 다들 재미지다고, 이렇게 진행을 잘할지 정말 몰랐대. 시타오빠 때문에 슈퍼스타 방에 있던 애도 오빠 방으로 왔다니깐.”

“오? 정말? 형들이 드립을 잘 받아 줘서 재미가 있었는가 보다.”

“오빠가 다른 사람들이랑 두루두루 친해서 그렇게 분위기가 좋았던 것 같아.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에도 계속 두비두 뜨고 오빠 이름도 검색어 오르고 난리였어. 그런데, 혹시 어제 라이브 방송한 거 모니터링은 해봤어?”

“모니터링은 못 했어. 1시간 예정이었는데, 분위기도 좋고, 방청인원이 4만 명이 넘다 보니 2시간 넘게 진행을 했거든. 시간이 없어서 모니터링은 못 했어. 왜? 뭐 잘못했거나, 무슨 문제가 있었어?”

“방송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오빠에겐 치명적인 문제가 있었어. 내 친구 혜린이가 이야기해줘서 그제야 우리도 알게 된 건데.

오빠가 진행을 위해서 맨 왼쪽에 서서 진행을 하잖아?

그러다 보니깐 오빠가 화면에 거의 나오지를 않아. 대부분 풀샷으로 잡다가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클로즈업되면 오빠는 자연스레 프레임 밖으로 나가버려. 라이브 방송에 오빠가 나오지를 않아.”

“아, 그렇구나. 그럴 수 있겠구나. 혜린이라는 친구 예리하네.

그러면 내가 방송에 노출되려면 중간에 서야 하는데, 그러면 또 내가 진행 욕심내서 라이브 방송 자기 위주로 한다고 욕먹을 수도 있을 텐데.”

“그렇지. 맨 왼쪽이나 오른쪽 끝에 서서 진행하는 게 딱 좋긴 한데. 너무 눈에 안 띄었어.

혜린이 말로는 오빠 머리카락 색을 완전히 노랗게 염색을 해서 다른 연습생들과 차별화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래.”

“그러고 보니 시타형이나 노란색 염색 머리를 가진 연습생들은 다 슈퍼스타 쪽이구나. 우리 팀엔 다들 검은색 머리 위주고.

와 이걸 파악한 혜린이는 도대체 뭐 하는 애냐? 대단하네. 내일 시간 내서 머리염색을 하도록 하마. 그리고 또 다른 건 없고?”

“아 하나 더 있어. 루이스 오빠 관련 오피셜인데....”

“헉? 그게 진짜야? 알았어. 이건 내가 따로 준비를 할게. 그래, 잘 해결되면 연락할게. 아니다. 그냥 오늘 라이브 방송 보면 이게 나오겠네. 지혜야 고마워!”

지혜에게 들은 조언대로 머리염색과 준비해야 할 것이 있어서 급히 작가 누나를 만나서 허락을 구했다.

*

*

“야! 윤소원. 이걸 왜 못하는 거야?

내가 분명히 이야기했잖아. 생방송 데뷔 평가무대에서 총 6곡을 해야 한다고, 기본적으로 안무 숙지가 안 되면 가사 숙지는 되어야지.

미션때 했던 곡들인데 왜 아직도 못 외우는 거야?

가사도 안되고, 댄스도 안되고, 뭘 어떻게 하자는 거야?

보컬이 가사를 못 외우면 그게 보컬이야? 어? 대답 안 해?”

“죄..죄송합니다. 외우고 오겠습니다.”

“이야, 민호 형 오늘 왜 저러는 거지? 평상시랑 다른데. 늘 소원이가 빨리 배운다고 잘한다고 칭찬하더니 오늘은 갈구네.”

“어제 라이브 방송 때문인 거 아냐? 소원이가 민호 형 놀리면서 웃음 소재로 막 썼잖아.”

“에이, 방송에서 그렇게 한 거로 화를 내면 안 되지? 웃길 수만 있다면 강호돈 바지라도 벗기라는 게 요즘 예능인데. 저렇게 화를 내면 안 되지. 안 그러냐 루이스?”

“그렇지. 어제 드립 때문에 민호 형이 화를 낸 거라면 프로답지 못한 거지.”

“난 모르겠다. 에혀 연습이나 하자.”

*

*

“자, 라이브 방송 시작 5분 전입니다. 어제와 같은 구도라서 그냥 카메라 켜두고 저희는 옆방에 헬프 좀 다녀오겠습니다.

옆방에도 주태평 연습생이 MC를 서기로 해서 점검해야 할게. 있다 보니 양해 바랍니다.”

“방송 시작합니다.

여러분 안녕~! 와! 어제 이어서 오늘도 엄청나게 채팅방에 들어오고 계십니다. 오늘도 와 줘서 고마워요!

아 오늘 머리염색을 했습니다. 알아보시는 분들 고마워요.

잘 어울리나요? 잘생겼다고요? 그럴 줄 알았어요. 하하하”

.

.

“민호 형이 다른 건 다 좋은데, 뭔가 주위 눈치를 많이 봐요. 이게 왜 그러냐면...”

“야, 윤소원 그만해라.”

“아 형, 재미있는데 왜요?”

“야! 넌 왜 그렇게 싸가지가 없냐? 하지 말라면 하지 말라고. 왜 큰 소리 나오게 하냐? 어?”

“형, 왜 이래요? 방송에서 지금 이거 다 나가고 있는 거예요.”

“생방송이니깐 참으라고? 이 새끼가 개념이 없네. 라이브 찍지 마! 라이브 꺼! 너 이리와 새꺄!”

“민호 형 갑자기 왜 저래?”

“어제부터 놀림감 삼아서 터졌는가 보다.”

“어쩌지. 이게 지금 다 나가고 있는 거잖아? 우리 망했다. 망했어.”

“민호 형이 좀 참아, 소원이는 재미있게 하려고 하다 보니 이렇게 된 거잖아. 형이 좀 이해해.”

“대현이 넌 비켜, 싸가지 없고, 위아래 없는 놈은 개념 탑재시켜야지. 이리 나와!”

“대현 형 비켜주세요. 진짜 때리는지 한 번 봅시다. 어디 때려보세요!”

“뭐, 이 새꺄?”

“루이스! 빨리 김 PD님 모시고 와라! 어서! 뛰어! 빨리!

야 다들 민호 형이랑 소원이 말려!”

[퍽]

*

*

“이거 뭐야? KY에서 연락 와서 최고 방청객 기록 세우는 거로 기사 적어 달라고 한 건데, 이런 특종이 걸리네. 개재수!

속보로 때려주마, 새끼들 생방송 무서운걸 모르네.

기사 제목은 ‘프로듀스99 연습생 간 유혈 난투극 벌어져’ 이거다!

오케이, 선타는 내가 먹였으니 다른 기자들에게도 소스 보내볼까...이런 주말 일보 정 기자도 들어와 있었구나. 여기도 속보로 쳤네. 그래도 내가 빠르다. 진짜 운 좋네. 이렇게 앉아서 특종 잡고. 하하하. 며칠 조회 수는 다 터지겠네.

어? 어? 시발 이게 뭐야?”

*

*

“아이고 삼망돌이 사람 치네. 아이고 나 죽네.”

“헉! 피 터졌다!”

“아야야 나 죽네~ 죽네~~~죽어~~~ 루이스 형 이제 안 보이죠?”

“그래 엄청 급하게 뛰어갔다. 야 빨리 케이크 사온 거 세팅해.”

라이브 채팅창은 이미 읽을 수 없을 정도로 글이 팍팍 올라오고 있었고, 연습생 간 주먹다짐에 팬들도 멘붕 상태였다.

“여러분, 놀라셨죠? 여러분은 지금 세계최초로 편집 없는 몰래카메라를 보고 계십니다. 오늘이 루이스형 생일이라고 해서 이렇게 몰래카메라를 하기로 했습니다.

이제, 마지막 클라이맥스를 지켜봐 주세요. 아? 이 피요? 분장실에서 빌린 거예요. 하하하.

그런데, 민호 형 진짜 때리면 어떡해요? 진짜 피날뻔했어요.”

“야, 난 메소드 연기(method acting)밖에 몰라, 몰입했더니 주먹이 그렇게 나가더라.”

“루이스랑 PD님 오신다! 촛불 어서 붙여! 조명 하나 빼고 다 꺼!”

다급하게 뛰어오는 루이스와는 다르게 김영일 PD는 삐져나오는 웃음을 참으려 하는 게 표정에 보였다.

[생일축하 합니다~ 생일축하 합니다~ 사랑하는 루이스의 생일축하 합니다~!]

“루이스 형 오늘 생일이라면서요? 생일 축하해요!”

“뭐야? 그..그러면 이거 설마 몰래카메라였어? 민호 형 화내는거랑 다 연기였어? PD님도 아시는 거였어요?”

“그럼, 너만 빼고 다 알았지. 인터넷 방송이라고, 촬영 스탭들이 다 나갈 때 눈치를 챘어야지.”

“내가 왜 이런 거로 화를 내겠냐? 오후 연습 때부터 너 속이려고 애들이랑 다 짠 거야. 미끼를 제대로 물었는지, 당황해서 PD님 모시러 급하게 뛰어가는 모습이 웃기더라. 하하하”

“여러분 이렇게 루이스형 생일 몰래카메라는 성공했습니다. 우리 생일 케이크 좀 먹고 방송 할게요. 이제 케이크 먹방타임입니다!”

*

*

“전무님! 네이버에 프로듀스99 실시간 검색어 떴습니다. 그런데, 그게..”

“어 그래? 오늘도 최고 시청자 입장기록 세울 것 같아서 기자들에게 미리 라이브 방에 들어가 있으라고 했는데, 그 기사가 벌써 나온 거야? 어제보다 시간이 더 빠른데. 하하하.

헉! 이게 뭐야? ‘프로듀스99 연습생 간 유혈 난투극’, ‘생방송 중에 주먹 휘둘러’, ‘프로듀스99 폭력사태로 프로그램 폐지되나?’

야야! 이거 뭐야? 빨리 확인해! 미친놈들이 싸우긴 왜 싸우고 지랄이야 미치겠네. 빨리 전화해봐. 아니다, 내가 지금 바로 가야겠어. 1층에 빨리 차 대기시켜!”

마치 뜨거운 불판에 찬물이 튀어버린 것처럼, 생방송 중 주먹을 휘둘렀다는 기사가 올라가자마자, 특별한 이슈가 없는 날이었는지 추가 기사들이 여러 신문사에서 올라오기 시작했고, 프로듀스99 사무실로 전화가 폭주하기 시작했다.

[나잉께 : 미친 몰카 상황에 기레기들 다 낚임. 챗방에서 기사 꺼리 찾다가 좋다고 속보 올렸는데, 다 낚임

마음속 음란 : 기자가 미끼를 물어 부렸어야!

환송속의 나 : 단독기사도 몇 개나 뜸, 이방에 기사들 졸 많은 듯.

찌찌파틴 : 기레기들 이걸로 다 시말서 썼으면]

“응? 또 채팅방은 왜 이래요? 케이크 먹고 왔는데, 이게 무슨 일인가요? 네? 우리가 기자님들을 다 낚았다고요? 왜요? 헉, 설마 우리끼리 몰래카메라 하는데 그걸 실제상황으로 알고 기사를 올린 거예요? 진짜예요? 헐, 대박!”

“헉! 진짜다. 속보가 떴는데, 연습생 간 폭력사태로, 우리 프로그램 폐지한다는데 와하하 어떻게 이게 이렇게 되는 거지?”

“우린 그냥 생일 몰래카메라 한 건데, 왜 이런 사태가 생긴 거죠?”

10여 분이 지나자 그제야 우리가 했던 일들이 루이스 형의 생일 몰래카메라라는 걸 기자들이 인식했는지, 금세 속보로 올라와 있던 기사들이 지워지기 시작했다.

“어? 전무님 오셨습니까? 왜 갑자기? 아, 설마 기사보고 바로 오신 거예요?”

“그래 오는 중에 아니란 거 알았어. 지금 상황은?”

“지금 두비두 실시간 라이브 채널에 10만 명 접속해 있습니다. 기록입니다. 기록! 속보가 광고기사 역할을 톡톡히 해주었습니다. 하하하”

*

*

“자정 마감 뉴스입니다.

발로 뛰지 않고, 책상에 앉아서 취재 없이 기사를 쓰는 언론 기자들에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오늘 저녁 8시경, 인터넷 생방송 중에 연습생 간 폭력사태가 발생했다는 속보와 단독보도가 갑자기 수십 개가 올라옵니다.

그리고, 10여 분 뒤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긴급하게 올라왔던 수십 개의 속보가 사라집니다. 인터넷 라이브 방송에서 생일 몰래카메라를 위해 연기를 한 것을 기자들이 보고는 속보경쟁을 하며 수십 개의 기사를 쏘아 올린 것입니다.

이게 몰래카메라라는 것을 알게 되자 슬그머니 기사들은 사라져 버립니다.

오보를 저지른 기자들에 대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칼럼니스트 김국환 : 웃긴 해프닝으로 넘기기엔 너무나도 큰 일입니다.

잘못된 속보경쟁으로 인해 이것을 이용한 광고마케팅 기법이 생겼다고 하는 말이 나올 지경입니다. 기자들은 기레기라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기사 하나하나 모두 확인을 거쳐서 보도해야 합니다.]

[윤소원 연습생 : 단순한 생일파티를 위한 몰래카메라가 이렇게 큰 사회문제가 될 줄 몰랐습니다. 물의를 일으켜 죄송합니다. 저희가 경솔했습니다.]

“와아아~! 대박이다. 뉴스로 공중파 데뷔를 해버리는 클라스 끝내주네. 크하하하”

“김경규 아저씨 후계자로 강제확정!”

“윤소원 연습생! 오늘 전국을 낚아 버렸는데, 소감 한마디 해주시기 바랍니다.”

“저도 몰래카메라 한 번에 이렇게 전국이 들썩 꺼리게 될지 몰랐습니다. 뉴스인터뷰도 하고, 뭔가 정신없는 하루였습니다.

오늘 생일인 루이스 형에게 프로듀스99가 끝이 나더라도 기억될 수 있는 생일을 해주자는 이벤트가 이렇게 되었으니 루이스 형은 아마 평생 오늘을 기억할 것 같습니다. 형 다시 한 번 생일 축하해요.”

“그래 고맙다. 덕분에 생중계 몰래카메라에 당한 첫 번째 사람으로 남을 것 같아. 이미 위키에 ‘루이스 생일파티 몰래카메라 사건’으로 박제가 되어서, 앞으로도 계속 생일 몰래카메라 하면 제 생일이 거론될 것 같습니다.

형제 없이 컸는데, 이렇게 친구들, 형, 동생이 제 생일을 챙겨주는 것에 형제애를 느꼈고, 너무 감사합니다. 정말 익사이팅한 생일이었습니다. 축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 오늘 한우 회식시켜주신 KY에도 감사합니다.”

“많이들 먹어, 더 먹어, 마음 같아서는 소 2~3마리 잡아서 집에다가 보내주고 싶을 정도야. 먹고 싶은 거 다 시켜. 하하하.”

“오늘 오셔서 전체 회식도 시켜주시고 감사합니다.”

“감사는 무슨, 오히려 그 반대야. 내가 우리 연습생들에게 너무 고마워.

김 PD를 포함해서 정말 다들 사랑스러워! 스태프들은 집에 갈 때 고기 싸가라고 해. 하하하”

“데뷔평가 곡 프로듀서이신 ‘T35’님도 오셨습니다!”

“이제 일본 스케줄 끝나고 한국에 왔는가 보다.”

“밝혀진 게 별로 없는 T35 프로듀서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했어.”

“응? 그런데, 저분이 T35 프로듀서님이 맞아요?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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