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7
최종 미션 곡은?
“국민 아이돌–프로듀스99를 즐겨 보시는 아는 분이 오랜만에 저를 보자 이렇게 물어보더군요.
연습생들이 노력으로 평가해 달라고 저에게 와서 항의할 때 예전 같으면 화를 내면서 뭐라고 했을 사람이 이상하게 화를 내지 않더라, 방송이라 참고 하는 거냐? 라고 묻더군요.
그래서, 전 이렇게 이야기해주었습니다.
‘사실 연습생들이 하는 말이 말도 안 되는 거였지만, 애들의 진심이 묻어나는 말이었고, 그 애들의 절박함이 보여서 화를 낼 수 없었다’라고, 방송에는 분명히 출연하고 있는 출연자이지만, 데뷔하지 못한 연습생이라는 불완전한 신분이고, 이 방송에서 방출이 되면 그걸로 방송출연이 끝이라는 걸 저는 잘 알고 있었으니깐요.
6개월이라는 길고도 짧은 시간 동안 연습생 여러분의 가진 꿈이 영글어 가는 모습을 바로 곁에서 지켜볼 수 있었다는 것에 저는 감사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꿈들이 조만간에 실현될 수 있다는 것에 참 기분이 좋습니다.
하지만, 꿈이 실현되는 길목에 마지막으로 남은 순위 발표식으로 10명의 연습생을 방출해야 한다는 건 참 가슴이 아픕니다.
다음 주 마지막 방송이자 국민 아이돌로 데뷔하는 최종 멤버를 뽑는 생방송이 진행됩니다.
이 최종데뷔 평가 무대에 나갈 수 있는 사람은 오늘 발표되는 1위부터 20위까지 단 20명 만이 참여할 수 있습니다.
그럼 최종데뷔 평가 생방송에 나갈 수 있는 19위부터 15위까지의 연습생을 발표하겠습니다. 마지막 20위 연습생은 1위를 발표한 이후 마지막으로 발표하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19위의 연습생입니다. 총득표수 396,319표를 획득한 연습생입니다.
이 연습생이 여기까지 떨어졌을지는 생각도 하지 못했네요. 엘리멘탈엔터의 루이스 연습생이 19위입니다.”
“에? 루이스가 19위라고? 순위가 엄청 내려온 거잖아.”
“뭐지? 종잡을 수가 없잖아.”
“예측 불가야. 예측 불가!”
“....17위는 401,989표를 획득한 밀리투어의 주태평 연습생입니다.
....16위는 409,131표를 획득한 투게더엔터의 이원섭 연습생입니다.”
“미쳤다. 이전 상위권 연습생들이 다 하위권으로 내려왔어. 지금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야?”
“그럼 도대체 누가 다 올라간 거야? 누가 쟤들을 밀어낸 거야?”
“다들 발표된 순위에 충격을 받으셨나요? 하지만, 이건 당연한 결과입니다.
오리지날 곡 미션의 베네핏을 기억하시나요? 베네핏 10만 표! 이 베네핏을 받은 연습생과 베네핏을 받지 못한 연습생의 순위가 뒤바뀐 것은 당연한 결과입니다.
그럼 계속 순위를 이어가겠습니다.”
“맞다. 베네..핏 10만표..그 베네핏을 받은 연습생이 올라가고, 베네핏이 없는 이전 10위권 안에 있던 연습생들이 밀려나 버린 거야.”
“그럼, 최준영은 베네핏이 15만 표였으니 순위가 엄청나겠는데.”
“그리고, 노력 순위 1위 했다는 게 방송되었으니 순위가 더 올라갔겠지. 막판 스퍼트 장난아니네.”
“....14위는 439,091표를 받은 개인연습생 윤소원 연습생입니다.”
“헐, 소원이도 이렇게 떨어진 거야?”
“소원이도 노력 순위에 있었잖아? 뭐지?”
“진짜 이젠 누가 데뷔할지 알 수가 없다. 예측이 안 되네.”
“...그럼, 이제 최상위 순위인 1위, 2위, 3위만이 남았습니다.
김민호연습생, 김시타연습생, 최준영연습생 은 앞으로 나와 주세요.
김민호연습생과 김시타연습생은 저번 순위 발표식에서도 1, 2위의 후보였지만, 최준영 연습생은 이번에 처음으로 최상위권 후보에 올랐습니다.
최준영연습생은 2번의 순위 발표식에서 턱걸이로 통과했었는데, 이젠 최상위권 후보입니다. 기분이 어때요?”
“이게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저도 제가 이렇게까지 높은 순위로 올라올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민호형이나 시타형과 같이 이렇게 TOP3의 후보로 올랐다는 것만 해도 기쁩니다.
그리고, 우리 ‘무한 알람’ 팀의 멤버들 전원이 10위 안으로 들어와 데뷔 순위를 기록한 것에 정말 뭐라고 할 말이 없습니다. 저희들에게 투표를 해주신 분들에 감사드립니다.”
“그래요. 최준영 군은 미션에서 개인보다는 팀을 위했고, 팀 승리로 팀원들 모두가 좋은 결과를 얻은 것일 겁니다.
김민호 군은 저번 순위에서 김시타 군에게 1위를 빼앗겼는데, 이번에는 1위 자리를 탈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시타에게서 1위 탈환은 힘들고, 오히려 상승세가 엄청난 준영이에게 2위 자리도 빼앗길 것 같습니다.”
“김민호 군에게는 안타깝게도 그 예상이 맞았습니다.
이번 순위 발표식에서 3위는 타이탄엔터의 김민호연습생입니다.
총득표수 1,879,119표를 득표했습니다.
3위로 밀려나긴 했지만, 김민호군과 2위인 연습생과는 표 차이가 그렇게 크지 않았습니다.
자, 그럼 마지막 순위 발표식에서 과연 1위는 누가 차지했을까요?”
“와, 최준영이 1위 되면 소름 돋겠는데.”
“그러게. 그런데 진짜 돌아가는 걸 보면 최준영이 1위 하겠는데, 김시타가 노력시간으로 했던 노력 순위에서 꼴찌 하면서 열심히 안 한다고 국민 프로듀스님들이 등 돌리지 않았을까?”
14위에 올라 의자에 앉아 있으니 주위에서 순위 전망을 하는 말들이 많았지만, 아직 이름이 불리지 않아서 대기석에 앉아 있는 대현 형이 눈에 보였다.
눈이 마주치니 고개를 끄덕이며 괜찮다고 했지만, 씁쓸해 보이는 눈빛은 전혀 괜찮아 보이지 않았다.
“자, 그럼 1위를 발표하겠습니다. 마지막 순위 발표 식에서 1위를 차지한 연습생은 총득표수 2,119,421표를 획득한, NFC의 김시타 연습생입니다.
2위는 최준영 연습생입니다. 처음 방송이 시작되고 나서 집계된 순위에서 90위권이었지만, 방송이 끝나가는 시점에서는 어느새 2위에 올랐습니다.
역시나 노력을 하면 국민 프로듀스님들이 알아봐 주시는 것 같습니다.”
“이야, 역시 김시타의 팬덤은 어마어마하구나.”
“그러게, 여자들에게는 차가운 남자가 먹히는 거였어. 난 왜 괜히 따뜻한 남자인 거지.”
“넌 차갑고 따뜻한 게 문제가 아닐 텐데. 거울을 봐!”
“자, 그럼 마지막으로 생방송 데뷔평가에 참여를 할 수 있는 20위를 발표하겠습니다. 그 전에 후보 3명을 보시죠.”
다행히 최종 진출자 20위 후보에 대현 형이 올라있었다.
“마지막 20위의 연습생은 총득표수 388,191표를 받은 게놈 프로젝트의 성대현 연습생입니다. 성대현 연습생! 어서 무대로 올라오세요.”
대현 형은 진짜 이번에 방출된다고 생각해선 신발을 벗고 앉아 있었던 것 같았는데, 신발도 제대로 신지도 않고 맨발로 뛰어나와다.
“성대현 연습생. 신발요! 신발 신고 나오세요. 호호호”
“제가 20위에 뽑힐지 생각을 못 하고 있었습니다.
진짜, 어젯밤에 꾼 꿈도 별로 안 좋아서 오늘은 바로 집으로 돌아가겠구나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렇게 마지막으로 생방송 데뷔평가 무대에 참여할 수 있어 기분이 좋습니다.”
“형, 이번에도 된다고 했잖아요!”
“대현군이 20위가 된 것을 소원군이 가장 좋아하는군요.
자, 그럼 다음 주 생방송으로 진행될 최종데뷔 평가 무대에 사용될 2개의 미션곡을 공개하겠습니다. 한 곡에 10명씩 참여 가능하며, 1위부터 곡과 포지션을 정할 수 있습니다.
20위인 대현군은 마지막으로 남는 포지션에 자동배정이 됩니다.
첫 번째 노래 ‘I’m Here’입니다.
미국과 일본에서 활동하는 유명 프로듀서 ‘T35’ 가 만든 곡으로 연습생 여러분들의 자부심을 나타낼 수 있는 신나는 댄스곡입니다.”
[모델에 비교해도 좋은 몸매,
어디를 다니든 시선을 받는 내 얼굴.
잘나가는 나에게 아무도 뭐라 말 못해.
매끈한 내 말빨에 다들 넋이 나가.
어디서든 다들 나를 원해.
그게 나야.
그런 내가 여기에 있어.
여기에서 내가 춤을 추고 있어.
I’m Here~ I’m Here~
내가 여기에 있다고, 어서 인스타에 올려.
다들 나를 보기 위해 몰려들 거야.
난 그런 사람들을 보기만 해도 오케이!
이런 나 너무 쿨하지 않아?
그런 내가 여기에 있어.
여기에서 내가 춤을 추고 있어.
I’m Here~ I’m Here~
네가 나와 걸을 때는
그런 사람들의 시선을 감당해야 할 거야.
나와 함께하는 너는 놀라게 될 거야.
그런 나의 자신감에 너는 놀라게 될 거야.
그런 내가 여기에 있어.
여기에서 내가 춤을 추고 있어.
I’m Here~ I’m Here~]
“와 가사가 후덜덜한데. 어그로 끌 것 같잖아.”
“대충 들으면 신나서 좋은데, 가사가 좀 그렇다. 외국인이 만든 거라 뭔가 우리나라와는 스타일 괴리감이 있네.”
“두 번째 곡은 ‘Healing Magic’으로 다들 알고 있는 브레브팀이 만든 곡으로 연습생들의 신선함이 기존의 가요계에 힐링을 해줬으면 한다는 마음으로 만든 곡입니다.”
[오늘 밤~
우리와 함께 날아오르고 싶지 않아?
우리와 함께 제대로 즐겨보자.
다들 가지고 있는 열정을 오늘 밤 터트려.
가득한 열정이 오늘 밤 마법을 만들어 낼 거야.
조심해~!
이제야 파티가 시작되었어.
멋진 쇼타임이 시작된 거야.
다들 즐길 줄 아는 친구들이잖아.
가득한 흥을 전혀 몰랐다고?
우릴 보자마자 너흰 다 알게 될 거야.
우리가 얼마나 다른 사람들인지.
멋진 옷을 입고, 멋진 구두와 시계를 해도
우리 마음속 열정보단 멋지진 않을 거야.
이제 파티가 시작되었어.
모두가 같이 즐길 수 있는 파티야.
너도 우리와 함께 날아오르자~
우리와 함께 제대로 즐겨보자.
다들 가지고 있는 열정을 오늘 밤 터트려.
가득한 열정이 오늘 밤 마법을 만들어 낼 거야.]
“이거 좋다. 느낌이 팍 오는데.”
“오, 나도! 열정이 힐링 마법이 된다는 가사가 좋네.”
“자, 그럼 1위인 김시타 군부터 곡과 포지션을 정해서 본인의 스티커를 붙이고 오면 됩니다.”
“...자 13위까지 선택이 끝이 났습니다. 윤소원군 선택해 주세요.”
내 마음도 다른 연습생들과 마찬가지로 브레브팀이 만든 힐링 매직으로 기울어 있었지만, 힐링매직 노래를 선택하게 되면 다시 브레브엔터의 금철사장과 만나야 하기에 마음이 불편했다.
처음 프로듀스99에 참가를 결정했을 때부터 내 마음에는 MSM과 계약을 하는 것이 목표였다.
뮤지컬 계에 소속사 연예인을 그냥 진출시키는 것이 아닌, 뮤지컬 산업에 직접 투자를 해서 그 투자금을 볼모로 소속사의 배우를 당당하게 주연으로 꽂아주는 MSM의 강력한 서포트가 난 필요했다.
‘T35’란 프로듀서가 누구인지는 몰라도, 자뻑 수준의 노래가사를 보면 한국 사람은 아닌 것 같았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스티커를 붙이러 가보니 역시나 다들 브레브 팀의 노래에 몰려있었고, 보컬 포지션에는 빈자리가 없었다.
반대로 자뻑 가사인 I’m Here에는 서브 보컬 1이 아직도 비어져 있었다.
금철사장과의 문제가 아니라도 14위인 내 입장에선 보컬 포지션을 하려면 어쩔 수 없이 I’m Here를 선택해야 했다.
“네 17위인 주태평군이 힐링매직을 선택하며 10명 인원이 마감되었습니다.
18, 19, 20위의 3명은 자동으로 I’m Here이 미션곡으로 지정이 됩니다.
그럼 최종 데뷔평가 무대를 위한 합숙에서 보겠습니다.”
*
*
“엄마! 빨리 와. 저번 주에 노력 순위 나왔고, 오늘은 공개방송이랑 게릴라콘서트 방송한단 말이야.”
“그래그래, 사람들에게 방송 보라고 카톡 넣고 있어.”
“오빠가 나름대로 발라드를 선택했는데, 그리 좋은 선택 같아 보이지 않는데, 이런 경연에서는 다른 댄스곡에 묻혀버리게 되거든.
봐봐! 공개방송에서도 첫 번째 무대로 밀려버리잖아.
방송국 입장에서는 분위기가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니깐 발라드를 맨 앞으로 보내버리잖아. 이거 오빠의 위기인데....
....이제 게릴라콘서트 나온다. 오~ 오빠도 공개방송에서 묻힌 걸 본능적으로 느낀 거야. 그래서 부산이고 하니깐 저렇게 앞으로 나서는 거지.
본능적인 감각이 좋아.
엄마, 진짜 알고 보면 우리 집안 핏속에 연예인의 DNA가 흐르고 있는 거 아니야? 저렇게 치고 나오는 센스는 본능이라 타고난거거덩.”
“너희 외할아버지가 동네에서 알아주는 한량이셨다는 거 말곤 전혀 없으니 유전으로 타고난 건 아마 없을 거다.
그리고, 엄마, 아빠가 교사인데, 공부 못하는 너란 존재를 보면 유전이 만능은 아닐 거야.”
“그..그건...인정..인정..캬..엄마가 딸 뼈를 때리네. 더 아프게.
엇 버스에서 도너츠 먹는 거도 나온다. 등킨도너츠 드립도 나오네. 대현 오빠가 잘 받아 주네. 캐미있는데.
그런데, 뭔가 부족해. 최종 생방송에서 주목을 끌 만한 포인트가 있어야 하는데.
....이거봐 순위 발표식에서 순위가 확 떨어지잖아. 겨우 살아 남은 거나 마찬가지야.
아무리, 무한 알람 팀에 베네핏이 있다곤 하지만 월등하게 득표 받는 김시타나 김민호는 별 상관없잖아. 확실히 저 둘처럼 득점 포인트가 필요해. 그래야 오빠가 주인공이 될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