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국민아이돌 프로듀스99-44화 (44/237)

# 44

게릴라 콘서트.

“헐, 최준영이 1위라고? 최고 득표라고? 진짜?”

“데에박~ 이러면 진짜 종합순위도 1위 찍는거 아니야?”

“노력 순위 나오는 건 아직 방송 전이잖아? 어떻게 갑자기 이렇게 오르지?”

“노력 순위로 센터 자리에 설 수 있었으니깐 그런 거지. 역시 센터가 중요한 거야. 최준영도 센터에 서니깐 바로 인기 오르잖아.”

“그러네. 정답은 센터네. 센터.”

“최준영군! 공개방송 현장 득표가 1위에요. 보호해주고 싶은 남동생 같다고 누나들이 준영 군을 좋아해 주고 있다는데, 누나들의 사랑이 느껴지나요?”

“어..어.. 저도 잘..모르겠습니다. 친누나가 없는데, 누나들이 좋아해 주시면 좋은 거겠죠.

팀 우승에 개인 1위로 받는 베네핏 15만 표가 아직 잘 와 닿지 않아서 1위 한 기분이 어떤진 잘 모르겠지만, 우리 ‘무한 알람’ 팀원들이 모두다 베네핏을 받은 것에 기분이 좋습니다.

우리 ‘무한 알람’팀 형들이 저를 잘 이끌어 주셔서 이렇게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습니다.

다 같이 베네핏을 받을 수 있게 되어서 정말 기분이 좋고, 우리 팀원들이 다 같이 최종 결선까지 갔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같은 팀원들이 모두 베네핏을 받았기에 아마도 다음 주에 있을 순위 발표식에서 대 변화가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럼 여기서 순위 발표식을 마칩니다.

그리고, 오늘은 바로 합숙소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특별이벤트가 내일 진행될 예정이니, 밖에 준비된 차량에 모두 올라타 주시면 됩니다.”

“네? 무슨 이벤트인가요?”

“차량이 목적지에 도착을 하게 되면 자연스레 알게 되니 개인 짐을 챙겨서 차에 올라주시길 바랍니다.”

“뭐지? 한강고수부지라도 가는 건가?”

“설마, 우리 맛없는 L사 햄버거 먹었잖아. 그러니깐 우리 마지막 미션이라 회식 시켜주는 거 아니야?”

“크흑, 그러면 진짜 좋겠는데, 햄버거에 대한 보상을 회식으로 해주면 다 용서됨. 메이크업은 지우고 해야 제대로 먹을 수 있을 텐데..”

다들 궁금한 게 많았지만, 일단 차에 타라고 하니 버스에 올라탔다.

“아 작가님 또 햄버거에요? 이제 물리는데... 버거왕이었다면 좋았을 텐데.”

“어쩔 수가 없어. 즐겁게 햄버거 먹는 영상을 찍어서 올려야지 내일 너희에게 들어가는 돈을 메꿀 수가 있거든.”

“네? 내일 들어가는 돈요? 엇? 그럼 우리 내일 무슨 공연하는 거예요?”

“그래, 지금 부산으로 가고 있는 거야. 내일 저녁에 게릴라 콘서트를 하기로 했어.”

“에? 게릴라 콘서트요? 옛날에 그거 눈 가리고 사람들 왔는지 안 왔는지 확인하고 인원수 넘어서야 공연하던 거잖아요? 그럼 김경규 아저씨도 오는 거예요? 나 김경규 아저씨 좋아하는데.”

“야이, 댕청아! 김경구 아저씨는 몰래카메라고, 게릴라 콘서트는 다른 사람이야.”

“아 그런가? 작가님 그럼 게릴라 콘서트에 우리가 주인공인 거에요?”

“당연하지, 출연진은 너희들밖에 없어. 너희가 주인공이야.”

“와! 대박! 우리들만의 콘서트라니? 게릴라 콘서트 최소 인원이 5천 명인가 넘어야 할 수 있는 거잖아요? 미쳤네. 앗 이런 말 쓰면 안 되는데. 그런데, 우리가 5천 명을 다 모을 수 있을까요? 예전에 방송에서 보니깐 막 실패해서 공연 못 하고 했던 것도 같은데.”

“다 모을 수 있게 해야지.

자, 빨리 햄버거 행복하게 먹는 영상 찍자. 내일 우리 콘서트 하게 해주기 위해서 협찬금을 내는 곳이 나테리아와 동영상 어플인 두비두야.”

“와~ 갑자기 햄버거가 엄청 맛있게 느껴지네. 핵 꿀맛!”

우리들만의 단독콘서트라는 이야기를 작가 누나에게 전해 듣자 방금 공연을 마치고 와서 다들 피로감이 있었지만, 금세 콘서트에 대한 기대감으로 텐션이 높아져선 잠도 안 자고 버스 안에서 시끄럽게 노래를 불렀다. 새벽이 되어서야 대충 잠이 들었다.

*

*

“뭐야? 게릴라 콘서트 한다는 거 다 알려진 거야? 찍사들이 왜 이리 많아?

어? 저 친구는 어제 공개방송에도 왔었잖아. 얼씨구 아예 네임드 찍사들은 우리랑 같이 부산으로 다 온거네? 어떻게 된 거야?”

“네 PD님 안 그래도 직접 물어보니깐 인터넷에 다 공개가 되었답니다. 어제 방청객으로 온 사람들이 스태프들 차가 부산으로 내비게이션 찍는 거 보고 부산시청에 전화해서 확인했답니다.

전화로 벡스코 광장에서 하는 공연 뭔지 물어보니깐, 공무원이 출연진은 잘 모르지만 NNet방송국에서 공연한다고 이야길 다 해줬답니다.”

“어휴. 애들 눈치 빠르네. 내비게이션 주소로 유출될지는 또 꿈에도 몰랐네. 어쩔 수 없지. 최대한 활용해보자.

연습생들 준비는 다 되었지?”

“네, 5개 조로 나누어서 부산 번화가 5곳에서 홍보하기로 했습니다.”

“오케이 한번 가보자.”

*

*

“자! 다들 준비해주세요. 천막 안이라 좀 갑갑하겠지만, 참아주세요.

우리가 지금 있는 위치가 남포동 영화의 거리 끝부분이기 때문에 그냥 앞으로 쭉 가면서 이벤트 진행해 주시면 됩니다.

‘대영 나테시네마’ 앞 광장까지 도착하면 거기서 최종 홍보를 하시면 됩니다.

윤소원 연습생은 부산 사람이니깐 위치 어딘지 알겠죠?”

“네, 알고 있습니다.”

“1시 정각에 바로 이벤트 시작입니다. 2분 남았습니다.

야! 밖에 연무(煙霧) 깔아!”

무대에서나 보던 흰색 연무가 천막 밖에 깔리기 시작하자, 천막 밖에서 사람들의 뭐지? 이거 뭐야?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자! 지금 나가면 됩니다! 고고고고!”

현장 FD의 말에 출발선에 선 육상선수들처럼 천막 밖으로 뛰쳐나갔다.

우리 더럽팀이 밖으로 나오자마자 정면에 있던 대형 LED 전광판에서 우리들의 테마곡인 ‘주인공’ 뮤직비디오가 나오기 시작했다.

“어? 전광판에서 갑자기 노래가 나오네? 뭐지?”

길을 지나는 사람들은 갑자기 건물 벽에 붙어있는 큰 전광판에서 노래가 같이 나오자, 이게 무슨 일인지 몰라 발걸음을 멈추어 섰다.

무대의상에 무대 메이크업을 한 상태에서 우리가 노래 전주에 맞추어 춤을 추기 시작했다.

“어? 연예인인가?”

“앗! 프로듀스99다! 헐!”

“부산에 갑자기 무슨 일이지? 방송인가? 대박!”

춤을 추는 우리의 주위로 사람들이 핸드폰을 꺼내면서 뭐지? 뭐지? 하면서 몰려들기 시작했다.

우린 춤을 추면서 앞장서가는 카메라를 따라서 남포동 영화의 거리를 이동하기 시작했다.

“루이스 오빠가 날 봤어!”

“미친, 널 왜 보냐? 오빠는 날 본 거야! 오빠 저 여기에 있어요! 여기요!”

혹시나 노래가 나오는 전광판에서 멀어지면 우리 노래가 들리지 않을까 걱정을 했는데, 어떻게 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신기하게도 우리가 이동하는 동선을 따라 전광판이 설치된 곳들이 전부 다 우리들의 뮤직비디오로 변경되며 노래가 나오기 시작했다.

‘헐. 남포동 영화의 거리에 도대체 얼마나 돈을 뿌린 거야? 전광판 이걸 다 빌리려면 얼마야?’

그리고 우리가 움직이는 것에 따라 사람들이 쭉 따라오기 시작했는데, 처음의 수십 명이 금세 몇백 명으로 늘어나서 우리 뒤를 따르기 시작했다.

“와 무슨 행사지? 이런 방송 처음 본다. 멋지네.”

“길거리 콘서트인가? 우리 한번 가보자!”

영화의 거리 끝에 있는 대영 나테시네마 광장에 다다르자. 한국인뿐만 아니라, 남포동을 관광코스로 하고있는 동남아와 중국, 일본의 관광객들까지 뒤섞여서 광장을 꽉 메웠다.

‘이건 공개방송과는 또 다르네. 무대의 단이 없다 보니 내 앞에서 웃고 있는 관객들의 미소가 진짜 살아있는 느낌으로 전해지잖아. 이건 또 다른 느낌이다.’

이미 광장에 음향시스템이 준비되어 있는지 마이크가 전해졌다.

“부산시민 여러분 안녕하세요~! 아, 관광하러 오신 다른 지역 분이나 외국 분들도 안녕하세요? 저희는 프로듀스99 입니다!

오늘 저녁 8시 벡스코 광장에서 부산시민 마라톤 전야제로 게릴라 콘서트가 진행됩니다.

관객분들이 5천 분 이상이 모이지 않으면 게릴라 콘서트는 취소됩니다.

여러분들의 많은 참여가 있으셔야 콘서트를 할 수 있습니다.

제발 꼭! 와주시면 좋겠습니다. 제발요!

아 그리고, 우리 막내가 부산 출신입니다.”

“거기 씨앗 호떡 이모, 삼촌! 오늘 저녁에 시간 나면 벡스코로 꼭 놀러오이소~

부싼 사람이면 오늘 벡스코에 다 와야 한데이! 꼭 온네이~ 약속!

싸랑한데이~ 꼭 온네이!”

평소에는 거의 하지 않는 사투리와 머리 하트까지 하며 애교를 부렸다.

“와 윤소원 자이언트 귀요미네. 직이네.”

“방송에서 사투리 안 쓰길래 부산 사람인지 몰랐는데, 진짜 부산 사투리쓰는 부산아네.”

멤버들이 돌아가며 게릴라 콘서트에 와 달라고 이야길 하곤, 무대조명 같은 게 하나도 없는 광장에서 다시 한 번 더 ‘주인공’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홍보이벤트를 마칠 수 있었다.

“작가님, FD님 자갈치 시장도 가는 게 어떨까요? 사실, 시장분들이 콘서트에 오실 일은 없을 테지만, 부산하면 자갈치잖아요.

영상 따기는 좋을 것 같은데.”

“오, 소원이 좋은 아이디어인데, 일단 공무원이랑 경찰이랑 협의를 해보마, 이거도 그냥 무작정한게 아니라, 다 시에서 허락을 해줘야 하는 거라. 잠시만 있어 봐.”

작가와 FD는 20여 분 후에 돌아왔는데, 결과가 좋지 않은 것 같았다.

“자갈치 시장은 부둣가와 연결되어있어서 잘못하면 바다에 사람들이 빠질 수 있다고, 위험해서 허가를 해줄 수가 없다고 하네.

대신에 행사 용달차에 타서 자갈치와 태종대를 돌아다니며 홍보할 수 있게는 해준다네.

너희 행사 용달차에 타서 홍보 할 수 있겠어?”

“당연히 할 수 있죠. 안 그래도 게릴라 콘서트 방송 봤을 때, 선거유세 차량 같은 거에 타서 길거리 돌아다니며 홍보하는 거 해보고 싶었어요.”

[아아~ 계란이 왔어요~ 테스트, 테스트. 마익 첵~첵~ 음향 테스트 확인! 차량 출발해 주세요!]

선거유세용 차량에 3명씩 나누어 타고서는 자갈치와 태종대, 서면을 돌며 콘서트 홍보를 했다.

길거리 홍보유세라는 게 참 신기한 게, 처음에 차에 올라탔을 때는 양 사방에서 지켜보고 있는 눈치에 조금 부끄러운 게 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부끄러운 게 없어지고, 사람들의 시선에 재미를 느끼기 시작하게 되면 마치 무대에 오른 것 같은 그런 흥분상태가 되어 버린다.

그러다 보니 드립이 막 치고 나왔다. 뭔가 주목을 받고 있다는 게 기분이 좋았다.

“어무이~ 제가 부산의 아들입니다~! 이 아들 한번 보러와 주이소~! 해운대 벡스코에서 8시입니데이.”

“아이고, 내 저런 잘생긴 아들 없는데, 자들 누고? 연예인이가?”

“어무이~ 해운대에서 잃아버린 큰아들 찾으러 오이소! 해운대 벡스코 저녁 8시입니데이~ 꼭 찾으러 오이소이~ 어무이 알라뷰~

잘생긴 삼촌~! 윽시로 잘생긴 삼촌~! 해운대에 조카 보러 오이소~ 저녁 8시에 벡스코 입니데이~ 잘생긴 삼촌은 꼭 와야 합니데이~”

길거리에서 보이는 엄마 또래에는 무조건 어무이로 드립을 치고, 아빠 또래에는 무조건 삼촌이었다.

택시까지 대절해서 우릴 따라오고 있는 소녀들에게는 사투리 드립을 치면서도 계속 손으로 하트를 그려주고, 손가락 하트를 날려주면 윙크를 해줬다.

“윤소원 미친 드립 저거 약물 검사해야 하는 거 아니냐? 고향에 와서 그런지 하이텐션이네.”

“저거 봉인이 풀렸네. 봉인이 풀렸어. 흑염룡이 미쳐 날뛰네.”

“그런데, 대현아 저거 말려야 하는 거 아니야? 노래 잘하는 귀공자 이미지인데, 완전 개그캐릭터인데, 저러면 이미지 망치는 거 같은데.”

“하하하 원래 있던 흑염룡이 날뛰는 거라 놔두세요. 뒤에 따라오는 사람 중에 핸드폰으로 두비두에서 실시간 방송 중계하는 애도 있고, 아프리카 BJ들도 따라붙었던데. 저런 미친 드립이면 홍보는 확실히 되겠네요.”

벡스코에 도착하니, 벡스코 광장을 가득 채운 의자와 무대가 보였는데, 다른 팀들도 열심히 홍보해서 그런지 공연시간이 아직 한참 남았음에도 벌써부터 입장을 하기 위해 대기하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오! 네이버에 실시간 검색어 1위가 ‘프로듀스99 콘서트’야, ‘게릴라 콘서트’, ‘두비두 온에어 보는 법’도 검색어 순위에 있다. 대박인데.”

“이정도면 게릴라 콘서트 성공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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