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3
최종 미션 공연.
‘게릴라 콘서트면 계획을 알리지 않고, 갑자기 콘서트를 하는 거잖아.
들리는 단어 중에 벡스코가 들리던데. 그러면 부산에서 하는 건가?
단체로 다 부산에 가면 바로 집으로 갈 수도 있으려나?’
“소원이 여기서 뭐 해?”
“아, 김 작가님 김 PD님과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해서 제작진 회의실로 왔는데, 통화 중이신 것 같아서요.”
“브레브엔터 금사장님 때문에 온거지?”
“엇? 어떻게 아셨어요?”
“소문이 이미 다 났어. 다른 오리지날 곡 녹음하는 스튜디오마다 다 찾아다니면서 너랑 계약할 거라고 소문내서 너 다른 곳에서 못 빼가게 단도리 치고 있다고 하더라.
그거 때문에 다른 기획사에서도 금철사장이 얼마나 마음에 들어 했으면 이럴까 싶어서 널 한번 제대로 보려고 기회 좀 만들어 달라고 하더라.”
“헉 일이 그렇게까지 된 건가요? 그러면 김 PD님한테 금철 사장님 좀 합숙소로 못 오게 막아 달라는 부탁을 들어주시기 힘들겠죠?.”
“음. 오리지날 곡 때문에 프로듀싱 했던 기획사들이 와야 하는 거라, 그건 아마 안될 것 같다. 브레브엔터도 나름 중견 기획사 중에서는 꽤 좋은 축에 드는 곳이야. 너 데려가려고 이렇게 신경 쓰는데, 한번 고려해봐. 그럼 난 간다.”
오리지날 곡들 때문에 기획사에서 사람들이 들락거려야 한다니, 브레브의 금철 사장을 어떻게 막을 수가 없을 것 같았다.
그냥 덕분에 기획사 사람들에게 유명세를 떨치게 되어서 좋은 일이라고 애써 위로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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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햐. 소원아 이거 아무리 협찬 PPL이라곤 하지만, 너무하는 거 아니냐?”
“그러게요, 공연 준비 중에 햄버거 먹는 PPL 찍는다고 합숙소 식당에서 밥을 안 주는 건 너무한 거 같아요.
햄버거 먹고 배탈 나서 내일 미션공연 망치면 어쩌려고 갑자기 먹는 걸 바꾼대요? 그래도 대현 형은 잘 먹네요.”
“햄버거는 그래도 여러 종류로 줬으니깐 잘 먹는 거지. 나처럼 아래 빵만 두고, 패티랑 채소를 다 몰아서 쌓아 먹으면 그래도 먹을만하네.
그러면서도 다이어트 생각해서 위에 빵을 빼고 먹는 내 자신이 한심하다.”
“저도 다이어트 해야 하는데, 햄버거랑 콜라 먹으면서 행복해하는 이 이중적인 식탐에 혼란스럽네요. 내일이 공연인데...”
“이거 먹곤 립글로스 PPL찍고 두비두 영상도 찍어야 한단다. 별의별 게 다 오네. 인기가 많다는 방증이겠지?”
“네 그렇죠. 인기가 있으니 협찬사가 많아지는 거겠죠.”
“그래도 우린 발라드라서 안무가 그냥 서서 손동작하는 게 끝이라 다행이지, 다른 팀은 아직도 안무 맞춘다고 제대로 쉬지도 못하더라.
발라드를 하니깐 몸은 편한데, 정신이 피곤하네.
그것보다 소원이 너 어디랑 계약할 거냐? 오늘 우리 리허설 하는걸 보기 위해서 5곳 기획사 사장이랑 스카우트 실장들이 다 왔더라.”
“아직 잘 모르겠어요. 제가 그렇게 대단한 것인지도 잘 모르겠고요. 싱어송라이터의 아티스티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제 목소리가 그만큼 대단한 건가요? 전 그걸 잘 모르겠는데. 형 소속사인 게놈프로젝트로 갈까요?”
“게놈엔 오지 마, 서포터 해주는거 거의 없어. 게놈이야. 하하
나야 널 바로 옆에서 보니깐 그런 대단한 걸 느끼기가 힘들지.
그런데, 김시타한테 나중에 들었는데. 시타네 회사에서 온 사람이 너 목소리 듣고는 부드럽게 소리 내며 흘러가는 시냇물 같은 목소리라고 이야기했다더라. 자연의 순수한 생명력이 느껴지는 신선한 목소리라서 엄청 좋다고 극찬을 했다네.
그런데, 자연의 순수한 생명력이면 라디오에서 해주는 자연의 소리 같은 거 아니냐? 하하하”
“아마도, 제 성대가 연습으로 인해 혹사당하지 않은 성대라서 그런 거 같아요.
그런데, 그런 평가면 연습하면 할수록 그 좋은 장점이 사라진다는 거잖아요?”
“그러네. 목 관리를 잘해야겠다. 넌 콜라 대신에 우리 어머니가 직접 달인 도라지 물만 먹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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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잇. 난 진짜 아이돌 스케줄을 바로 확인 가능하고, 덕질하기 위한 정보가 서비스된다면 팬들이 우리 앱을 모두 다 설치할 거로 생각했거든. 그런데, 홍보 글을 커뮤니티랑 팬 카페에 올려도 천명도 다운 안 받네.”
“그건 기원이 너 욕심이 큰거지. 나만 해도 다운로드 수 1만 이하인 경우엔 받는 걸 망설이거든. 앱도 다운로드 많고 평점이 높은 것만 깔고 그게 아니라면 아예 깔까 말까 고민을 하다가 안 깔아.”
“그래도 홈페이지에는 나름대로 사람들이 오긴 오네요.
네이버랑 구글에서 우리가 올린 글들이 검색결과로 나오니깐 거기서 몇십 명씩 계속 오는 거 같은데, 유입결과 나오면 바로 알 수 있겠죠.”
“연희 너 수업 가야 하는 거 아니냐? 나도 수업인데.”
“둘 다 가봐. 내가 계속 글 올리고 할게. 살아있고 활동이 많은 사이트처럼 보이려니 힘드네. 두비두는 프로듀스 99 미공개 영상 공개하고, 득표 공개한다고 저번 주 주간 다운로드 1위 찍었던데. 저런 홍보비가 참 부럽네.”
“야, 너희 동생도 거기 나가고 있잖아? 집에 올 때 홍보영상이나 인터뷰라도 해달라고 해.”
“방송 중에는 안된다는데, 방송 종료하면 그때나 찍어올게. 동생한테 다른 연습생들 거도 좀 해달라고 해서 매주 공개하면서 사람들 모으면 효과가 좀 있겠지. 내일 공개방송에는 직캠 촬영도 허락해 준다니깐 가서 무대 영상이나 찍어올게.”
“선착순 천명 입장인데, 가족이라 인원 외로 들어갈 수 있어서 부럽다. 내일 가서 영상 잘 찍어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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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드디어 오리지날 미션 공연의 날이 밝았습니다.
여러분의 선택을 받아 탄생하게 될 국민아이돌 프로듀스99의 MC 이정이입니다.
프로그램이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아쉽게도 이제 마지막 미션의 결과를 확인하는 날이 되었습니다.
오늘 공연에서 우승한 팀의 팀원들에게는 베네핏 10만 표가 추가되게 되며, 연습생 중에서 가장 많은 득표를 받은 연습생 1인에게는 5만 표의 베네핏이 수여됩니다.
만약, 팀이 우승하고, 그중에서도 최고 득표를 하면 총 15만 표의 베네핏을 받을 수도 있다는 소리입니다.
엄청난 순위 변동이 가능한 베네핏이죠. 그러니, 오늘 이 자리에 와주신 여러분의 소중한 한 표, 한 표를 신중하게 투표해 주시기 바랍니다.
자 그럼 첫 번째 무대를 꾸며줄 팀을 불러 볼까요?
발음을 잘해야 하는 팀입니다. 더 럽(the love)팀입니다. 호호호.”
“안녕하세요. 더럽지 않은 더~ 럽입니다!”
“노래가 러브 잼(LOVE JAM)이라 슬픈 발라드인데, 준비하는 중에 힘든 점은 없었나요? 루이스군?”
“네, 원래 우리 공연 순서가 추첨으로 했을 때 3번째인데, 발라드로 인해 분위기가 죽으면 안 된다고 다른 4팀의 항의로 첫 번째 순서로 무대에 서게 되었습니다.
이런 부분을 감안하셔서 투표를 부탁드립니다.”
“이런, 루이스군의 진솔한(?) 발언이었네요. 바로 무대 보시죠.”
“루이스가 우리를 돌려 까네.”
“깔만하지. 우리 살자고 발라드를 앞 순서로 보냈으니. 첫 순서가 늘 표 작게 나오잖아.”
“그래도 저렇게 대 놓고 이야기하면 우리 이미지가 나빠지잖아.”
“루이스 원래 저런 이야기 그냥 하잖아. 그리고 저 팀이 손해본건 확실하니깐 루이스 말은 그냥 넘어가. 아 시작한다.”
[서로 다른 세상을 만들고, 서로 다른 생각으로 가득하지만,
난 너를 알아. 내 모든 감각이 너를 알아봐.
너의 가슴속 그 마음을 안다고.
I Know.. I Know.. I Know.....]
“오~ 소원이 목소리 감미롭다. 가사처럼 고민하는 미소년이 떠오른다.”
“헤어지는 준비로 기분이 우울하지만, 그래도 웃으며 상대를 배려해주는 그런 따뜻함이 느껴지네.”
“가사는 슬픈데, 리듬이 복고 느낌이 나서 옛날을 회상하는 그런 느낌도 들고, 노래 좋은데. 난 소원이 픽~!”
“대현군, 이제 공연에 대해 투표를 할 텐데, 마지막으로 인사말 해주세요.”
“지금까지 저는 물론이고 우리 모든 연습생들을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힘이 들 때마다 도와주는 형 동생들이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오늘 와주신 분들과 우리가 꾸는 꿈은 아마 같을 겁니다.
우리 모두 같은 꿈에서 만날 수 있게 소중한 한 표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네, 더럽 팀이었구요. 다음 무대는 유로팝 느낌의 ‘Hey Girl’을 선택한 ‘플랜 C’ 팀입니다.”
다섯팀의 공연이었기에 공개방송 시간은 40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개별 인터뷰를 하는 시간 동안 잠시나마 찾아온 가족들을 볼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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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아 오늘 공연은 직캠찍을수 있게 해주길래 웬일인가 했는데, 직캠영상을 두비두에 올리면 상품권을 준다는 쿠폰을 나눠 주더라. 대기업은 확실히 마케팅 스케일이 다르네. 우리 어플이랑은 하늘과 땅 차이다.
근데, 원래 공개방송 끝나면 집에 갈 수 있다고 했잖아?
왜 오늘은 공연 끝나고도 집에 안 보내주는 거야?”
“나도 잘 모르겠어.
그냥 공개방송 득표 발표하고 합숙소로 돌아갈 예정이라고 하던데.
그리고 내가 알기로는...형 귀 좀.
사실 오늘 끝나고 바로 부산으로 갈 것 같아. 내일 게릴라 콘서트를 벡스코에서 한데. 스케줄 표에도 안 나와 있는 정보야.
근데, 다른 정보가 없어서 확실하지는 않아. 며칠 전에 듣기만 한 거라 취소 된 것일 수도 있고. 형이 다른 방향으로 알아보고 확실한 것 같으며 형이 만든 ‘아이돌 피버’에 올려봐.”
“오~ 정보만 있고, 확인이 안 되는 오피셜이란 말이지? 알았어. 내가 확인해 보마. 다들 들어가네. 너도 들어가라. 끝나면 보자.”
“어, 형도 잘 가~”
‘정보만 있는 오피셜이라...그런데, 어떻게 확인해 보지? 007처럼 사무실에 몰래 들어가서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포기하고 집에 가려는데, 스튜디오 건물 뒤로 쭉 세워져 있는 10여 대의 승합차들이 눈에 보였다.
‘그래, 스태프들도 부산에 가는 거라면 출연진들보다는 먼저 내려갈 거잖아. 그럼 내비게이션으로 목적지가 설정되어있을 수도 있잖아.’
한쪽에 서서 한참을 지켜보니 짐을 다 싣고 떠나기 전에 내비게이션을 조작하는 사람이 보였다. 슬쩍 차량 옆으로 지나가며 보니 진짜 소원이가 준 정보처럼 목적지가 벡스코였다.
혹시 몰라 다른 차들이 떠나는 것까지 다 보고 있으니 내비게이션으로 부산을 설정해서 떠나는 차들이 2대나 더 있었다. 한 대 정도라면 그냥 스태프가 부산으로 개인적으로 가는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10여 대 중에서 3대나 내비게이션 목적지가 부산이라면 확실했다.
‘실체 없는 정보의 결과를 이렇게 찾았구나. 이건 오피셜확정이다.’
바로 아이돌 피버 어플의 스케줄표에 내일 벡스코에서 프로듀스99 게릴라 콘서트가 열린다고 올리고, 팝업창도 속보라며 홈페이지에 올렸다.
집에 돌아올 때까지 이 독점 스케줄 소식에 팬 페이지들이 난리가 났을 거로 생각했는데, 그 반대로 조용했다.
“우씌 독점 스케줄 소식이라고 올리면 뭐하냐. 오는 사람이 없는데. 에혀..다른 사이트에도 올려야 하는건가...”
다른 커뮤니티에도 올려야 할지 고민했다.
[유라찡 : 야 프듀 애들 공개방송 후 집에 가는 퇴근길 찍으려고 대기타고 있는데, 애들 왜 이리 안 나오냐? 득표 발표식에서 뭔가 일이 많은 건가? 너무 늦어서 집에 그냥 갈까 망설이고 있다. 누구 아는 거 없어?]
└ 인류의 기원 : 내일 공연 때문에 단체로 부산 간다고 함.
└유라찡 : 구라 즐. 이제까지 공개방송 후에는 다들 집으로 갔었음.
└L언니 : 그러게, 너 오늘 공방에 있긴 했냐? 좃도 모르면서 답 다네.
[인류의 기원 : 현장에 있었던 거 인증한다.
오늘 찍은 사진이다. 공방 마치고 집에 오는 길에 스태프들 차량에서 내비게이션으로 부산 찍고 가는 거 확인했다. 3대다 목적지로 부산 찍고 가더라.]
└L언니 : 헐 진짜 오늘 너도 있었네. 부산 공연 이거 다른 증거 없냐? 스태프들이 다 부산 사람일 수도 있잖아?
└인류의 기원 : 나도 확인한다고 알아보니깐 ‘아이돌 피버’ 사이트랑 어플에 스케줄 올라가 있더라.
└유라찡 : 레알 오피셜임? 출처가 아이돌 피버? 뭔 개듣보가 출처임?
└내일안해 : 기원이란 사람 글 보고 부산시청이랑 벡스코 홈페이지 가보니깐 진짜 내일 공연일정 나와 있는데, 출연진은 안 나와 있더라. 시청에 전화해서 문의하니깐 NNET 방송국에서 하는 공연이 맞대. 정보력 개쩐다.
└샤샤샤 : 헐 진짜 레알이었어. 아이돌 피버 사이트 정보력 갑이네.
“내가 아이돌 피버에 스케줄 올리고, 다른 팬 페이지에 가서 내가 적은 걸 출처로 적는 짓을 할 줄이야. 하하하.”
부산에서 비공개 공연이 열린다는 정보가 시청에서 전화까지 해서 알아보는 사람들로 인해 공식 오피셜이 되어 버리자, 커뮤니티마다 난리가 났다.
프듀 애들 퇴근하는 걸 찍으려는 찍사들은 다들 부산으로 간다고 난리였고, 부산 공연 입장권 문의와 같이 부산 가자는 공개방송 조각을 찾는 글들이 줄줄이 올라왔다. 그리고, 듣보잡이었던 ‘아이돌 피버’에도 사람들이 늘어났다.
“햐..이래서 기자들이 주작을 하고 언플을 하는구나 1시간 만에 일주일 동안 들어온 방문자보다 더 많이 사이트에 오고 어플을 내려받네.
어쩌면 이게 온라인 마케팅의 실체일지도 모르지. 그런데, 재미가 있네.”
내가 적은 글이 여기저기 팬 페이지에도 퍼지면서 결국 서버가 다운될 정도로 방문자가 늘어났고, 서버 호스팅 업체에서 급히 추가 서버를 증설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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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3번의 미션공연이 끝이 났습니다.
그건 우리 방송의 끝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거예요.
그리고, 다음 주 마지막 순위 발표회에서 30명의 연습생이 20명으로 줄어들 겁니다. 최종 20인의 연습생에 선정되기 위해서는 오늘 베네핏이 아주 큰 역할을 할 겁니다.
자 그럼, 오늘 마지막 미션 공연의 1위 팀을 발표하겠습니다.
1위 팀은 ‘Wake me up’을 부른 ‘무한 알람’ 팀입니다. 무한 알람 팀의 6명에게는 10만 표씩의 베네핏이 수여됩니다.
그리고, 가장 많은 득표를 한 연습생은...역시나 같은 무한 알람 팀의 멤버입니다. 바로 최.준.영 연습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