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
공개방송 이후. -2권 시작.
“오! 아래에서부터 점수가 공개된다.”
팀 우리가 센터 단맛캔디
센터 김민호 0 | 0 류진율
메인보컬1 윤소원 0 | 0 김한울
메인보컬2 성대현 21 | 26 이진솔
서브보컬1 이지환 40 | 39 최준영
서브보컬2 김호종 66 | 61 제이슨
서브보컬3 최일우 65 | 69 권영일
“아싸! 그래 영일이! 우리가 이겼다.”
아래 포지션에서부터 한명 한명 공개가 되어 메인보컬2 대현이 형까진 양 팀의 표 차이가 얼마 나지 않았다.
“앗! 진율이가 이겼다! 아자! 캔디 화이팅!”
[센터 김민호 151 | 185 류진율]
내 점수가 공개될 차례였지만, 극적인 방송편집인지 건너뛰어서 센터들의 점수가 먼저 공개되었다.
상대 팀의 센터이자 리더였던 대상프랜차이즈의 류진율이 믿었던 민호 형을 30표 가까운 차이로 이겨버리자 우리 팀의 분위기가 급 다운되었다.
“30표 이상 차이네”
“힘들겠는데.”
[메인보컬1 윤소원 119 | 51 김한울]
“앗! 소원이가 뒤집었다. 우와~!”
“예쓰~!”
팟! 하는 소리와 함께 내 점수가 공개되었는데, 119표를 받았다는 것에 너무 기뻤다. 그 기쁨에 나도 모르게 앉아 있던 의자에서 점프하면서 벌떡 일어나 소릴 질러버렸다.
“소원이 엄청나게 기뻐하네.”
“기뻐할 만하지 100표 넘은 사람들이 한 조에 기껏해야 1~2명밖에 없는데 100표를 넘었잖아. 기뻐해도 되지. 부럽네. 내가 21표로 꼴찌네. 쩝.”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고 점프할 정도로 기뻤던 이유가 두 가지 있었는데, 첫 번째는 우리 조가 이겼다는 것에 기뻤고, 두 번째는 3일 전 방송되었던 1화 방송에서 내가 고민해서 만들었던 나의 이미지가 대중에게 성공적으로 먹혀들었다는 것에 기뻤다.
전생에서 시즌6까지 계속된 프로듀스 방송을 기억해 보면 실력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화제성과 인기만 있으면 실력이 떨어져도 데뷔 조로 뽑혀 데뷔를 했었다.
무대에서 실수를 하든, 뭘 하든 심지어 분량이 얼마 없더라도 대중들에게 인기만 있으면 이런 현장 공개방송 투표에서 그 인기가 표로 나타났고, 그 결과는 다음 순위에 바로 반영이 되었었다.
그런 것을 분석해 보았을 때 1화 방송에서 뮤직비디오의 센터로 활약했던 민호 형과 회사 문제로 눈물을 보이며 소년가장이라 불리는 류진율의 높은 표가 설명이 가능했고, 나 또한 인터뷰와 등급심사 무대에서 보여준 모습이 대중에게 먹혔기에 이런 투표수가 나왔을 터였다.
“이야 엎치락뒤치락하면서 몇 표 차이 나지 않았는데, 소원이가 이렇게 끝을 내버리네.”
“와! 대박! 베네핏 천 표가 바로 합산이 됐어!”
실제로 양 팀이 공개방송에서 받은 표 차이는 31표였지만, 이렇게 베네핏 1,000표가 우리 팀 멤버들에게 각각 가산되자 그 차이가 엄청났다.
사흘 후 있을 순위 발표 식에서도 이 1,000표가 큰 역할을 할 것은 자명했다.
“자 모두 인터뷰실로 이동할게요! 서둘러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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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소원 연습생. 화면에서 점수가 나오자마자 아주 많이 기뻐하던데, 팀 내에서 최고 점수가 아니었잖아요? 정말 엄청나게 기뻐하던데, 혹시 뭐 다른 이유로 기뻤던 건가요?”
“아니에요. 다른 이유가 뭐 있겠어요? 당연히 우리 팀이 이겼으니 기뻤죠.
굳이 다른 이유를 찾으라고 한다면, 최고 점수가 아니라도, 저에게 119표나 되는 투표를 해주신 분들이 계시다는 것에 기뻤어요.
단순한 숫자로 관객분들의 사랑이 나타나 있지만, 뭐랄까...
저에게 투표해주신 한표 한표가 너무나 감사하고, 기뻤어요.
그 한표 한표가 모인 119표가 제가 연습한 시간과 제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걸 증명해주고 상징해 주는 거잖아요.
저의 그런 노력들을 관객분들이 인정해 주셨다는 그것만으로도 정말 너무 기뻤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도 모르게 너무 좋아한 거 같습니다.”
“성대현 연습생. 무대를 내려온 후 바로 눈물을 보였는데, 실수 때문에 눈물을 보인 건가요?”
“네...무대 위에서 너무 긴장하다 보니 움직여야 하는 순서를 착각해서 실수했습니다.
이 한 번의 무대를 위해 저뿐만 아니라 우리 팀원들 전부가 정말 열심히 준비했는데, 저의 실수로 인해 완벽했어야 하는 무대가 깨진 것 같습니다. 무대를 내려오자 실수를 한 저 자신이 너무나 한심해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실수를 한번 했다고 이후의 제 파트에서 저도 모르게 위축이 되었어요.
그러다 보니 저의 그런 위축된 분위기가 관객들에게도 전해져서 양 팀 통틀어 최저 득표가 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처럼 위축되고 주눅이 든 저 자신이 한심해서 더 눈물이 난 것 같습니다. 만회할 방법이 있으면 좋겠지만, 이미 끝나버린 것이라 아쉬움만 남네요.”
대현이 형은 담담하게 자신의 실수를 이야기하면서 다시 감정이 북받쳤는지 소리 없이 눈물을 흘렸는데, 옆에서 100표 넘게 받았다고 기뻐했던 입장이라 뭐라고 위로를 해줄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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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 누나 애들 인터뷰하는거 보니깐 진짜 몇 명 빼고는 다들 얼굴이 썩어들어 가는 것 같아. 방송에서 너무 우울하게 나올 것 같은데.”
“스트레스 때문이니 어쩔 수 없지. 더구나 실수했거나 하는 애들은 더 속이 쓰릴 테니 얼굴이 밝을 수가 없을 거야. 점수 많이 받은 애들도 최저 점수 받은 애들 신경 쓴다고 제대로 기뻐할 수 없었을 테고.”
“그럼, 누나 애들 기분 전환도 시켜 줄 겸 해서 단체 회식 어때?”
“오 괜찮은데. 우리도 기분 안 좋을 땐 소주 한 모금에 시름을 이겨냈었으니깐. PD님 어때요? 전체회식 하는 거.”
“음. 회식은 괜찮은데, 일단 술은 절대 안 됩니다. 회식에 술까지 나온다면 분명히 사고 터집니다.
미성년자도 있는 상황이고, 마시지는 않았다고 해도 미성년자가 있는 테이블에 술병이 올라가 있는 사진이 퍼지면 뒷감당이 안 돼요.”
“쩝, 이렇게 한고비 넘길 때는 소주 한 잔 딱 때려야 하는데.
알겠어요. 일단 태운이 네가 고깃집 빨리 예약해봐. 회식비는 당연히 PD님이 쏘는 거지요? 법인카드 콜?”
“콜이긴 한데. 너무 많이 쓸 수 없으니 한우고기 집은 좀 피해줘.
아직은 시청률이 소고기도 안되고 삼겹살 급이라.”
“뭐. 그것만 해도 충분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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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팀별로 1열로 줄을 서 주세요. 성적 발표회를 하겠습니다.”
인터뷰를하고 다른 팀들이 하는 것을 지켜보다 보니 벌써 공개 방송무대가 끝이 나버렸다.
공개방송이 끝나서 관객들이 사라져 버린 스튜디오 관객석에 줄을 서자 MC 이정이가 무대 위로 올라왔다.
화려한 미니 블랙 드레스를 입은 모습의 이정이를 보니 확실히 뭐가 달라도 달랐다.
애들이긴 하지만 100여 명이 넘는 남자들의 시선을 혼자서 감당하는 것 자체가 여장부였다.
“다들 얼굴이 좋지 않네. 팀 내 득표 1위를 한 사람이 누구인지도 모를 정도로 다들 표정이 좋지 않아. 지금도 카메라가 돌아가고 있어.
내가 늘 상 이야기하지? 아이돌의 덕목은 뭐다?”
“스마일요!”
“그래, 스마일! 웃어! 웃어야 해. 아이돌은 늘 웃어주는 게 기본이야. 다들 한번 웃자! 하하하.”
이정이는 물론이고 다른 멘토들도 늘 우리에게 강조했던 말 ‘아이돌은 웃어야 한다!’라는 말을 떠올리며 슬퍼서 눈물을 흘렸던 사람들도 억지로라도 웃으려고 노력했다.
즐거워서 웃기보단 시키니 웃었는데, 억지로 웃는 거지만, 다들 한번 웃고 나니 기분은 즐거워지는 것 같았다.
“뭐 다들 피곤하기도 하겠고, 기운이 없을 것 같기에 힘내는 소식 하나.
첫 공개방송 무대도 잘 마쳤고 해서 스트레스도 풀어 줄 겸 전체회식을 하기로 했습니다.
여러분 고기에요 고기!”
“와~~! 고기고기!” “와! 나 기분 우울했는데, 고기로 풀어야겠다.”
“그래 먹고 죽어야지.”
“다들 오늘 무대를 위해 다이어트 한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오늘 딱 하루만 풀어주도록 합시다. 술은 미성년자도 있어서 안 되지만, PD님이 사는 거니깐 인정사정 볼 것 없이 많이 먹도록 하세요.
자 그럼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오늘 공개방송에서 최고의 득표를 획득한 사람과 최고 득표를 받은 팀에는 추가 베네핏을 제공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전체를 통틀어 최고 득표는 281표를 받은 ‘에이스’조의 김시타 연습생입니다.
그리고 가장 많은 표를 받은 팀도 ‘에이스’ 팀이었습니다.
에이스 팀 전원에게는 추가로 베네핏 천 표를 드리며, 최고 득표의 김시타 연습생은 거기에 또 추가 천 표를 드립니다.
김시타 연습생은 총 3천 표의 베네핏을 받게 된 거예요.
이 베네핏이 과연 어떻게 작용해서 순위가 나올지 저도 참 궁금하네요.”
역시나 사전투표에서 1위를 할 만큼 기본 팬이 많은 김시타 형이 공개방송 순위에서도 1위를 한 것 같았다.
나름 실력도 준수했지만, 역시나 기본 고정 팬덤이 밀어주는 게 큰 것 같았다.
“자자. 1등은 김시타 연습생이지만, 1등부터 99등까지 우린 모두 사랑받고 있어요.
내가 꼴찌라고, 표를 얼마 받지 못했다고, 지금 이 시간이 낭비였다고, 지금 이 시간이 후회된다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우린 지금 인생에서 가장 빛이 나는 최고의 순간을 친구들과 둘도 없는 동료들과 같이 보내고 있는 거예요.
그러니 실수를 했든, 최저 득표를 했든, 그런 것과는 아무 상관이 없어요.
지금 우리는 최고의 순간을 보내고 있는 거예요.
세상에서 선택받은 소수의 사람을 제외하고는 그 누구도 경험해 보지 못한 경험일 겁니다.
우리는 인생에 몇 번 없을 아주 멋진 최고의 순간을 보내고 있는 거라는 걸 기억하세요.
그러니 지금 눈에서 흐르는 눈물은 닦고, 다시 마음을 가다듬길 바라요.
자 그럼 메이크업, 의상을 정리하고 1시간 후에 모이세요.
아 참! 몇몇 연습생의 부모님들이 밖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부모님과도 만나도록 하세요. 어느 부모님이 오셨는지는 FD님이 알려줄 거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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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형!”
스튜디오 밖으로 나오니 여러 가족과 섞여서 멀뚱히 서 있는 아빠와 형이 보였다.
합숙한 지 일주일 정도밖에 되지 않았기에 저번 주에도 보았지만, 무대를 준비하며 받은 스트레스 때문인지 나도 모르게 아빠와 형을 보니 눈물이 났다.
“그래 우리 소원이! 무대 위에서는 다 큰 것 같더니, 여전히 어린 우리 아들 소원이구나. 무대에선 멋지던데 눈물이랑 콧물을 같이 흘리니깐 영 깨는데. 사진이나 남겨주마.”
역시나 아버지는 철없는 부모의 전국대표답게 감동을 내팽개쳐버렸다.
“내일 오후에 합숙소 나와서 형 자취방에 간다고 했지?
기원이 컴퓨터에 야동 많이 있더라. 알아서 잘 보고 알지? 후후”
음흉하게 10대 남자아이들을 다 알고 있다는 듯이 미소를 짓는 아빠는 고등학교 담임답게 고등학생들처럼 철이 없었다.
“그래 내일 자취방에서 보자.”
반대로 형은 장남의 무게감인지 뭔지 모를 든든함으로 내 어깨를 두드려 주며 내일 보자고 하는데, 뭔가 아빠보단 형에게 더 의지가 되는 것 같았다.
“아빤 내일 내려가지?”
“그래, 기원이한테 아빠 카드 줬으니깐 맛있는 거 사달라고 하고.
합숙일정 보고 네가 부산에 내려오기보단 우리가 서울로 올라오도록 하마.
뭐 잘돼서 대박 치면 서울에 빌딩을 빨리 사서 우리 별장으로 쓸 수 있게 해주고 알았지?”
“아빠 빌딩은 한 30년 벌어야 할 것 같은데.”
“30년 만에 강남 빌딩이면 성공한 거지. 하하하. 지혜 말로는 분명히 너 뜬단다.
목표를 높게 잡아서 강남에 빌딩 사는 거로 늘 생각을 해 알았지? 약속이다!”
“어휴. 진짜 아빠 못 말린다. 내일 로또를 사는 게 빠르겠다.”
“오 그것도 좋겠다. 지금 운빨이 좋은 것 같으니 내일 꼭 사라.”
“아빠 저기서 소원이 부르네. 우린 그만 갈게. 내일 나오면 여기 주소로 오면 될 거야.
친구들 2명도 같이 오는 거지?”
“어 형. 경태랑 진욱이도 이틀 후에 다시 올라와야 해서 안 내려가고 형한테 신세 좀 질게.”
“그래 알았어. 어서 들어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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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의 대형 고깃집을 통째 예약을 했음에도 인원이 많다 보니 실내가 혼잡했다. 출연진이 99명에 멘토들과 스태프들까지 하니 150명이 넘었는데 인원이 인원이다 보니 어쩔 수가 없었다.
각 팀별로 앉아서 고기를 굽는데, 10~20대의 배고픈 남자아이들이다 보니 환풍기가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고기가 연기를 피워 올리며 구워졌다.
“술은 절대 안 되니깐 몰래 꺼내 먹거나 할 생각도 아예 하지 마. 그냥 음료수만 먹어. 알았지?”
“에잇. 이러면 몸에 안 좋은 탄산음료 마시고 취해버리겠어!”
“이쁜 이모님! 여기 고기 5분인 더 주세요!”
“고깃집 장사 10년 만에 이렇게 잘생긴 애들이 단체로 온건 또 처음이네.
그런데, 잘생긴 것과 먹는 건 별 차이가 없는지 엄청나게 잘 먹는다.
방송국에서 회식하면 이렇게 잘생긴 사람들이 오는 것도 신기하고, 먹는데도 카메라 기사들은 먹지도 않고, 계속 촬영을 하는 것도 신기하네. ”
“사장님, 쟤네들 싸인을 다 받아 둘까요? 저 중에서 나중에 스타가 되면 그때 벽에 걸면 되니깐요. CCTV도 안 켜두는 것까지 다 켜두고 있어요.”
“오! 그래, 미숙아 네가 좀 싸인도 받고 사진도 찍고 해둬라.”
“안 그래도 혜원이가 일일이 다니고 있어요. 자기가 이 방송 본다고 다 알고 있다네요.”
“아 몬스터의 Bad Girl이요? 3PM의 Counter지요? 네 알겠습니다.”
혜원이라 불린 고깃집 아르바이트생이 포스기에서 음악을 틀기 시작했다.
고깃집 안에는 손님을 찾거나 주차된 차량의 주인을 찾기 위해 설치된 스피커가 있었는데, 거기에서 오늘 공개무대에서 했던 원곡들이 나오자, 고기를 먹다 말고 숟가락과 음료수병을 들고 연습생들이 고기집 통로로 뛰어나오기 시작했다.
[너 대체 뭐야! 한눈에 반해버린 것 같아~
내 머릿속을 하루종일 뱅뱅거려.
내 머릿속은 맴맴 돌아버려.
너를 볼 수 없는 매일매일이 뱅뱅거려.
너를 보고 싶어 내 마음은 맴맴거려~]
원래 몬스터의 Bad Girl을 불렀던 두 팀은 물론, 10여 명이 더 통로로 나와서 안무를 추며 떼창을 하자 술은 먹지도 않았는데, 다들 흥이 나서 어깨를 들썩였다.
[네가 보다시피 난 지금 잠수 중이야.
앞으로도 너를 피해서 잠수 탈거고,
널 피하기 위해 더 깊이 숨어들 거야.
하루종일 너를 피해 다닐 거야.
난 누구보다 찾기 힘든 쉐도우맨
아무도 나를 카운터 하지 못할 거야~]
3PM의 Counter라는 노래가 나오자 이 노래의 안무를 만들었던 멘토 김하영샘까지 뛰어나오자 고기는 뒷전으로 밀려나고 춤과 노래를 부른다고 난리가 났다.
“이거 방송분량으로 쓰기 위해 찍으라고 하긴 했지만, 계속 두면 아이돌 오디션 프로가 아니라 댄스파티 방송이 될 것 같은데요.”
“비방용으로 인터넷 사이트 한정 영상으로 쓰면 되니깐 일단 다 찍어둬.
지금 KY 통신사에서 만들고 있는 두비두(dovido)란 영상 사이트가 있는데, 거기랑 미공개 영상 독점공개 계약을 진행하고 있어.
거기에 풀면 다 돈이 되니깐 일단 회식하는 것도 다 찍어둬.
인기 있는 김시타와 민호, 진율이 위주로 찍어.”
술도 없이 시작한 광란의 고깃집 댄스파티는 오늘 경연곡으로 쓰였던 곡을 3번씩 반복하자 다들 힘이 빠져 끝이 났다.
*
*
글 제목 : 오늘 프로듀스 99 공개방송 보고 왔는데, 기쁘면서도 슬펐다.
막 지금도 애들의 그 열정이 느껴지고, 무대에서 흘린 땀과 눈물에서 오는 그 감동에 기분이 좋고 그런데, 막상 공연이 끝나고 나 홀로 집에 가려고 하니 슬프더라.
무대 위의 저 애들은 찌질한 나와는 살아가는 세상이 다른 그런 느낌.
가장 좋아하는 연예인이자 가장 가까울 것 같은 그런 연예인일 것 같아서 프로듀스 99 연습생들 빠는데, 가장 가까울 것 같았는데도 정말 멀더라.
보고 기분은 좋았지만, 그만큼 그들과 거리감이 느껴져서 슬프더라.
무대 위와 객석이라는 짧은 거리지만, 내가 아무리 손을 뻗쳐도 내 손에는 무대 위의 이 사람들이 닿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니깐 현타가 오더라.
집에 걸어오는데, 존나 씁쓸하더라.
아마 앞으로도, 계속 콘서트도 가고 공방은 뛸 것 같은 데, 예전처럼 만사를 제쳐놓고 가는 일은 없을 듯싶어진다.
결국, 아이돌은 구름 위에서 날아가는 새였어.
난 땅바닥을 기어가는 일꾼개미일 뿐이고. 시발...
└이 언니 현타 오지게 왔네. 그래도 탈덕 안 하는 거 보니 오덕은 맞는 듯.
└그런데, 콘서트나 공방은 즐기러 가는 거 아님? 거기서 거리감이나 그런 걸 왜 느끼는거임? 난 노이해.
└이제 1차 현타가 왔구나. 어느 순간 보면 또 거리감이 느껴지는 그 맛에
더 빠질 때가 올 것임. 손에 닿지 않는 연예인이라서 더 좋아질 때가 올 거라는 말임.
손에 닿으면 때 타고 금방 싫증이 나니깐 아예 손이 안 닿는 곳에 있는
꽃돌이 들이 좋아질 때가 올 거야.
그러다 2차 현타가 오면 탈덕하는거지.
아, 물론 난 3차 현타도 버틴 고인물 덕임 꺄르르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