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
첫 녹화(3).
“진짜 노스트라 키즈 오디션에 나왔던 루이스야? 헐. 쩐다. 끝판왕이네.”
“잘생겼네. 역시 대형기획사. 느낌이 다르네.”
“이거 1위 자리 비켜줘야 하는 거 아냐?”
“이미 완전 연예인처럼 팬클럽도 있던데, 여기 나오는 건 반칙 아냐?”
“야 이미 한번 데뷔했던 사람도 3명이나 있는데 뭘.
그리고, 저기 김민호 형은 3번이나 데뷔했었어. 다 망해서 그렇지.”
거의 끝 순번으로 루이스가 나왔기에 2자리밖에 없었는데, 인사를 하며 들어온 루이스는 비어있는 자리에 그냥 앉아 버렸다.
“루이스를 끝으로 다 나온 거야? 끝이야?
“어, 한자리가 비어있는데, 저긴 누구지?”
“뭐 병원을 갔던지 외국에서 오느라고 늦었든지 하겠지.”
[팟!]
연습생들이 소속된 기획사 로고가 뜨던 화면에 Nnet 방송국의 로고가 나왔다.
“엇! Nnet 로고인데. 설마 Nnet에도 자체 연습생이 있었던 거야? 헐. 그럼 모기업인 CH그룹 계열사의 연습생인 건가? 마지막 한 명이 Nnet 소속이라니 너무하네.”
[팟!]
<그룹 및 데뷔 경험 있음>
“Nnet 소속이라 저런 홍보도 해주는 거야? 우씌 너무 불공평하잖아.”
[팟!]
<유료팬클럽 회원 수 58,000명, 블로그 이웃 31만 명>
“유료회원? 우와 그럼 일단 58,000명 표를 깔고 들어가잖아? 쩌네.
그리고 파워블로그면...혹시 그 진숙이란분 아냐? 걸그룹 출신 파워블로거있잖아.”
“그런데 그분은 여자잖아.”
[팟!]
<방송국 가요대상 수상>
“에? 가요대상까지 받은 그런 사람이 여기에 연습생으로 나온다고? 미친.”
“그럼, 진숙이란 그분은 일단 아니네. 그 걸그룹은 1위도 못해보고 해체했잖아.”
[팟!]
<올림픽 실내 체육관 콘서트 14회 매진>
“누구야. 대체 누구야? 이런 사람이 여기에 왜 나오는 거야?”
[팟!]
<총 판매음반 290만 장, 골든 디스크수상>
“이건, 동방정기나 EOS 멤버다. 대박! MSM에서 나오는 거야?”
“MSM에서 나오는 거니 이렇게 홍보를 띄어주는구나. 대형기획사 중에서도 탑인 곳이라 부럽네.”
“저기 나온다.”
“에? ‘이정이’다! 우오옷~~! 연습생에 대한 홍보가 아니라, 이정이에 대한 이력이었구나.”
“와아~~”, “워우~~”, “대박!”
‘MC가 이정이라고? 이건 또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그녀는 전설의 걸그룹 ‘핑크’의 멤버이자 솔로 이후로도 승승장구해온 여자 걸그룹의 조상급으로 최고의 여가수이자 셀럽이었다.
공중파에서조차 쉽게 섭외하기 힘든 방송계의 거물 중에서도 거물인데, 그런 이정이가 케이블 음악방송의 메인 MC로 나온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지금은 결혼 후 제주도에서 살고 있기에 방송국의 사장이 보자고 해도 귀찮다고 만나지 않을 정도인데, 그런 이정이가 메인 MC로 나온다니 놀라웠다.
“여러분 안녕~! 계속 박수쳐~! 환호해~!”
그러고 보니, 이정이의 뒤로 따라 들어오는 사람들이 보였다.
MC 이정이가 박수치고 환호를 보내라고 했지만, 뒤따라 나오는 사람들을 보니 다들 자기도 모르게 환호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
“GOS의 김태운이다. 등빨이 장난 아니네. 2m는 되는거 같다.”
“와 김태운이 보컬 선생님인 거야? 대박!”
“저 사람은 누구지?”
“야! 야! MSM의 안무가 이재원이잖아. 동방정기, EOS 안무가잖아. 이야, 이재원이 안무선생님이라니. 장난 아닌데.”
“헐, 김하영 샘이다!”
“저 여자 선생님은 누구인데?”
“야, 너 원던걸스의 노바디, 텔미알지? 그걸 같이 만들었던 JYG회사의 안무선생님이야.
지금은 독립해서 따로 회사를 차렸지만, 지금 활동하는 JYG출신 아이돌들은 다 저 샘의 손을 거쳐 갔어. 멘토로 나오는 선생님들이 어마어마하네.”
“엇! 다이나듀오의 ‘최코’다. 랩 담당 선생님으로 최코가 나오다니 장난 아니다. 어? 뒤에는 ‘산일’이잖아. 산일이까지 랩 선생님이야? 쇼 미더 달러 저리 가라네.”
면면히 나오는 멘토 선생님들을 보니 나도 모르게 열렬하게 환호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
“여러분과 함께 이 프로그램을 같이 만들어갈 멘토이자 선생님들이십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저를 포함해서 다들 내공이 장난 아닌 분들이에요.
어느 대형기획사에서도 이런 선생님, 멘토들을 준비해 줄 수 없다는 거 여러분이 잘 알고 있을 거예요.
여러분들이 열심히 해서 힘을 내는 만큼 우리는 여러분들을 도와줄 겁니다. 거기다, 우리는 몬스터급인 태운이가 있으니깐 안 하겠다고 버티면서, 예전의 나처럼 반항하면 태운이 선에서 정리가 될 거야. 다들 알았지?
자, 그럼 다시 한번 더 선생님들께 박수~!”
“와~아~~짝짝짝~”
“자, 그럼 이제 룰에 대해서 설명할 테니 다른 선생님분들은 준비를 위해 나가주시고요. 그럼 Nnet 프로듀스 99의 규정을 설명하겠습니다.”
전생의 프로듀스 101 시즌1에서는 배우였던 ‘장근성’이 나와서 약간은 전문성보단 예능감을 살렸는데, 메인 MC로 이정이가 나오다 보니 그 무게감이나 영향력이 비교 대상이 아니었다.
다들, 이정이가 설명하는 룰을 새겨듣기 바빴다. 다행히 선정되는 룰은 달라진 게 없었다.
“와, 이야기만 들어보면 첫 방송하고 이주 후에 바로 방송하차인거야? 2번 출연을 위해 두 달 가까이 준비해야 하는데. 너무 잔인하다.”
“야, 첫 방송에서 편집되고, 두 번째 방송에서도 별 활동 없으면 통편집되어서 소리소문없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룰이야. 첫 방송에서 어떻게든 뭔가를 보여야 살 수 있다는걸 알려주는 거잖아.”
“그러네. 어떻게든 좋은 쪽으로 초반에 사고를 쳐야 하네.”
“그럼, 여러분 규정은 다 이해를 했죠?
지금 1위 자리에 앉은 대상프랜차이즈의 류진율군 일어나 보세요.
오늘 누가 1위에 앉을지 궁금했는데, 류진율군이 앉았어요. 예전 내가 있었던 회사라 그런지 느낌이 다르네요.
류진율군. 1위가 주는 그 자리의 무게를 짊어질 준비가 되어 있나요?”
“네, 선배님. ‘왕이 되고 싶은 자 왕관의 무게를 견뎌라’는 말은 잘 알고 있습니다.”
“좋아요. 그럼 9위에 앉은 타이탄엔터의 김민호군. 지금 앉은 자리는 데뷔의 마지막 멤버 자리에요. 이 방송이 끝날 때까지 그 자리를 유지할 수 있겠어요?”
“네. 절대 빼앗기지 않고, 어떻게든 더 위로 올라갈 수 있는 사람이 되어 데뷔 멤버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좋아요. 자, 여러분!
여러분들은 국가를 대표하는 국민 아이돌로 데뷔하기 위해 여기 이 자리에 모여있어요. 다들 국민 아이돌이 되고 싶은가요?”
“네에~!”
“그럼, 지금 1위부터 9위까지 의자에 앉아있는 9명의 연습생을 잘 보세요.
여러분은 지금 이 순간부터 저 1위부터 9위까지의 의자를 차지하기 위해, 혹은, 지키기 위해 처절하다고 할 만큼 노력을 해야 할 겁니다.
그런 노력을 하면, 그 노력을 국민 프로듀스님들께서 보고, 여러분을 이끌어 주실 거에요.
여러분의 데뷔 여부를 결정해 주실 국민 프로듀스님들께 예의를 갖추어 처음으로 인사를 드리겠습니다.
모두 일어나주세요. 99명의 연습생! 국민 프로듀서님들께 인사!”
“국민 프로듀서님 잘 부탁드립니다!”
*
*
“일정이 빠듯해요. 심사무대와 등급심사가 끝이 나면 바로 합숙소로 이동하게 됩니다. 첫날부터 바로 트레이닝에 들어가게 될 거에요.
자 그럼 여러분의 자기 등급평가를 한번 볼까요?
어디 보자. 아니, 왜 다들 숨겨? 하하하 뭐 부끄러운 짓 한 거야?
A가 생각보다는 작네. 다들 왜 그렇게 자신감이 없어?
그렇다고 F가 많은 것도 아니고, 주위 눈치를 보고 다들 C를 많이 달고 있네.
방송생활 하려면 이렇게 주위의 눈치를 봐서는 안 되는 거야.
연예인은 없어도 있는 척, 있으면 더 있는 척을 해야 하는 직업이야.
그게 연예인 병이라고 하지만, 연예인만 걸릴 수 있는 병인데, 적어도 한번은 걸려봐야지. 안 그래? 난 이미 모든 연예인 병은 다 걸려봤잖아. 그래도 잘 살아있어.
그러니 절대 부끄러워 하지마. 알았지?”
“네에~”
“자. 여러분의 자체등급평가가 진짜 자신의 실력과 매치가 되는지를 확인하고 부족한 부분을 어떻게 채울지 방법을 같이 고민해 봅시다.
그럼 지금 바로 등급평가를 시작하겠습니다.
가장 먼저 등급평가를 받고 싶은 연습생 있나요?”
"헐, 갑자기 소름이 확 돋는데. 누가 먼저 나간다고 손을 들까?"
경태는 누가 먼저 나가는지 확인해 본다고 아예 몸을 뒤로 돌려서 이리저리 살폈다.
“아무도 없어? 그럼, 큐시트내용대로.. 어 그래! 대상프랜차이즈의 류진율 연습생. 먼저 해볼 거에요?”
“네. 저희가 먼저 하겠습니다.”
“우오~”
검은색으로 위아래를 입은 대상프랜차이즈의 연습생 5명이 무대에 섰다.
에에에에~ 에에에에~~노우노우노우~ 에~~
1분 1초가 너무도 불안해 얼마나 지나야 괜찮아질까
예상을 벗어난 너의 행동에 매 순간순간이 아찔해져 와
겨우 하날 열면 두 개의 문이 생겨
가까이 가려 해도 허락지 않아
벗어날 수 없고 다가갈 수도 없어
지독한 매력이야 넌
Dynamite Dynamite Dynamite Dynamite
Dynamite Dynamite come on 넌 내 마음에서 뻥 터진
Dynamite Dynamite Dynamite Dynamite
Dynamite Dynamite come on 폭풍 같은 넌 Dynamite~!
'어 처음 들어보는 노래다. 설마 이 무대를 위해 만든 노래인가?'
"이 노래 선곡 누가 했어요? 회사에서?"
"아닙니다. 회사에선 반대했지만, 저희가 선곡을 했습니다.
다들 대상프랜차이즈는 '카나' 이후로 가수를 데뷔 안 시키고 있다는 말도 있지만, 에이스타일(A'st1)선배들도 있었다고 알리고 싶었습니다."
"그렇지, 있었지. 카나랑 같이 데뷔를 했는데, 카나는 뜨고 에이스타일은 2009년에 해체를 했으니. 으음. 좋아.
일단, 첫 무대를 자원해서 나왔으니 우리 모두 박수 한번 쳐줍시다."
[짝짝짝~]
"역사가 있는 기획사는 이런 스토리텔링도 있구나. 재미있네.
그.런.데. 그런 선배들을 위한 무대였다면, 더 잘했어야지? 안 그래요?"
'헐, 안무가 이재원도 독설 장난 아니구나.'
"첫 무대라서 아마 긴장도 되었을 거고, 부담감도 컸을 거에요.
하지만,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무대는 무대로서의 가치가 없는 겁니다.
대상프랜차이즈에서 나온 이 친구들뿐만 아니라, 앞으로 무대에 올라갈 다른 연습생들에게도 해주고 싶은 말은 매 순간순간에 모든 힘을 쏟아 내듯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거예요.
여러분들이 올라갈 저 좁은 무대나 데뷔 후에 올라설 무대에서 머무는 시간은 고작, 3분에서 4분 정도밖에 안 되는 짧은 시간일 거예요.
고작 몇 분밖에 안 되는 짧은 시간인데, 그 짧은 시간 안에 가지고 있는 모든 걸 보여줘야지 준비한 게 안 아깝잖아.
방금 불렀던 다이너마이트처럼 무대에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다 터트려야 해. 그걸 우리가 원하는 거고, 관객들도 원하는 거야.
연습생으로서 데뷔해서 무대에 서고 싶다는 그 강한 욕망, 노력이 보여야 ‘아, 이 아이는 제대로 할 애구나 하는 그런 느낌이 오지.’
그런데, 방금 무대는 그런 절박함, 강렬한 느낌 그런 게 전혀 안 느껴지는 무대였어요.
첫 무대라서 부담감이 컸다는걸 감안하더라도 아주 많이 부족한 무대였습니다."
"대상프랜차이즈를 다시 일으켜 세우겠다는 각오로 나왔다면, 좀 더 열정적이고 적극적인 무대를 보여주길 바랍니다. 수고했습니다. 등급을 정할 잠시의 시간을 가지겠습니다.
그런데, 재원이 너도 한 독설 하는구나. 좋아!"
"그럼 대상프랜차이즈 심사 무대 등급을 발표하겠습니다.
A등급...없습니다.
B등급...없습니다.
C등급..이정한, 김기한, 류진율..3명입니다.
D등급..김태일, 차기석..2명입니다. 수고했습니다.
자, 다음 조 나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