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그와 그녀와 그와 나-210화 (21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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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에필로그 33

L호텔의 스위트는 그동안 바흐와 머물렀던 여타 호텔에 비해 굉장히 올드한 느낌이었다. 아무리 입지조건이 좋다고 해도 오래된 호텔의 느낌이 나서 실내 리모델링이 필요해 보였다.

저도 모르게 호텔 방을 둘러보며 냉정하게 평가한 라희는 스스로에게 쓴웃음을 지었다. 불과 1년여 전까지만 해도 호텔이란 곳은 가볼 일도 갈 일도 없는 낯선 장소였는데 이제는 제법 익숙해졌다고 일반실도 아닌, 스위트룸이 어쩌고저쩌고 혼자 감평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니. 사람이란 참 간사하다.

이런 사치스러운 비일상의 장소는 영영 내 것이 아닐 것처럼 느꼈었는데, 이제는 당연히 누리는 일상으로 생각하다니. 바흐와 만남 이후 모든 일은 휘몰아치는 폭풍 같았다. 특히, 요 근래는 더. 재회한 날 급작스레 청혼을 하고, 혼인신고, 이제는 결혼식 준비까지. 오늘 속성으로 모든 결혼식 일정을 처리하고 나자, 혼이 빨려 나간 듯 멍했다.

호텔룸 창가에 서서 밖을 내다보며 생각에 잠겨 있는데 스륵, 뒤에서 바흐가 어깨에 얼굴을 묻어 숨을 깊게 들이마시며 허리를 감싸 안았다. 익숙한 손길. 오늘 하루 종일 이 손길에 의지해 용기 내서 내달렸었다.

바흐는 방안에 들어서자마자 욕실로 직행하더니 간단히 씻고 왔는지 약간 물기 어린 머리카락에서 상쾌하고 은은한 향이 풍겼다. 콧속에 스며드는 향기는 친숙한 것으로, 아마 L 호텔 스위트의 에메니티가 불가리인 듯 싶었다.

"씻을래? 아니면……."

허리를 옭아맨 팔에 단단한 힘이 들어갔다. 탄탄한 몸과 밀착되어 그의 품에 깊숙이 안겼다. 옴짝달싹할 수 없다. 붙잡힌 허리가 조여 오며 손이 위로 뻗어진다.

"아…."

한쪽 가슴이 커다란 손에 약하게 쥐이자 몸이 뒤틀리면서 허리가 구부러져 그의 품에 더욱 깊숙이 파묻혔다. 허리와 엉덩이가 그에게 비벼지자, 그의 곧게 선 두 다리 사이로 뭔가 뭉툭한 감촉이 전해진다.

뒤 허벅지 틈으로 파고들 듯 우뚝 솟아있는 그것은, 라희의 몸을 스치듯 찌르며 더듬었다. 동시에 상반신을 감싼 단단한 손가락이 펼쳐져 볼록한 젖가슴을 감싸 눌렀다.

부푼 가슴을 거머쥔 손길이 몇 번 움켜 쥐였다가 펴자, 그의 손바닥과 마주 댄 자극으로 평평했던 유두가 톡 하니 솟아오른다.

"으응…."

티셔츠 옷감 아래 도드라져 튀어 오른 유두를 그가 집중적으로 자극했다. 검지와 엄지에 잡힌 딱딱한 돌기. 짓누르는 야한 감촉이 전해진다.

찌르르, 얇은 옷감 아래, 손가락 사이에 비틀린 돌기 끝에서 알알한 느낌이 몸 안으로 퍼져 들어간다. 말초까지 저릿해지는 야릇한 기운. 지그시 비벼 올려지자, 짜릿한 통증과 함께 서 있던 다리에 힘이 서서히 빠져나간다.

"하으……."

라희의 입술 틈에서 가느다란 신음이 터져 나왔다. 허리를 붙들려 잡힌 몸이 휘청거리며 약간 비틀리자, 자세 때문에 고개가 기울어져 목덜미가 훤히 드러났다.

목덜미에 묻었던 그의 입술이 나릿하게 살갗을 더듬었다. 샤워를 마치고 나와 서늘한 입술 안쪽이 닿자, 입술 안쪽이 닿는 자리마다 뜨끈한 열기가 열꽃처럼 피어난다.

야릇한 긴장과 흥분, 손바닥 아래 쥐인 몸에 서서히 열기가 차올라, 배꼽 아래에 뭉근히 고인 열기에서 미끈한 감각이 아래로 흐른다. 좁은 내벽을 타고 흘러내리는 야한 감촉.

"흣!"

갑자기, 한쪽 손이 바지 속을 비집고 앞쪽으로 쑤욱 파고들었다. 팽팽히 당겨진 허릿단아래, 거침없이 침입해 들어간 손길이 고슬고슬한 거웃을 더듬어 내렸다.

속옷의 비좁은 틈 안 움직이는 손길에 거뭇거뭇한 거웃이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냈다. 부드러운 음모의 감촉을 음미하듯 매만지던 손가락이 가운데로 길게 모인 틈을 양옆으로 활짝 벌렸다.

습기 어린 쫙, 하는 야한 소리가 났다. 그 사이 길게 뻗어내린 가운뎃손가락이 물기 젖은 속살을 톡, 건드렸다.

"하아핫……."

달아오른 뜨거운 속살에 닿은 단단한 손끝에 몸이 절로 움츠러들었다. 어디를 눌러야 소리가 나는지 아는 능숙한 악기 연주자처럼 속살을 파고든 손끝은 바로 다가와 민감한 음핵을 부드럽게 문질러 내렸다.

아래로 그리고 위로 클리토리스를 길게 문지르던 손끝. 아래에 눌린 예민한 살점이 이리저리 휘둘릴 때마다 몸이 움츠러들고, 몸을 작게 접혀 수그러들수록, 뒤에 닿은 뭉툭한 살덩이의 열기가 생생하게 느껴진다. 이와 더불어 기울어진 목덜미를 부드럽게 핥아내는 젖은 혓바닥의 미끈한 감촉에 도통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톡 튀어 올라 단단해진 여린 살점을 손끝으로 둥글게 굴리며 희롱하던 그가 천천히, 깊숙한 아래로 움직였다. 손끝이 달아오른 살갗을 타고 흘러내려 갈 때마다, 몸이 떨리고 피어오르는 흥분을 주체할 수 없었다.

발목에 힘이 빠져나가면서 달뜬 신음이 가늘게 터져 나오자, 그가 움켜쥔 가슴을 단단히 자신에게 밀착해 붙들어 매서 무너지지 않게 고정했다.

미끈, 진득한 애액이 열기를 피워 올리며 고인 아래 미끈한 샘에 다다른 손끝이 좁은 구멍 끝에 닿았다. 손가락 한 마디에 담뿍 애액을 묻혀, 퍼올 리듯, 속살 위로 은근하게 비벼 문지르자 미칠 듯한 감각으로 머릿속이 새하얘진다.

"흐윽…."

적나라한 욕망의 손길이 닿는 자리마다, 파들파들 붉은 속살이 떨렸다. 젖은 살결이 그의 손끝에 감기고, 문질러지고, 짓이겨질 때마다 찌릿찌릿한 쾌감이 솟구쳐 퍼져 들었다.

흠뻑 적셔진 클리토리스가 그의 손길 아래서 흠칫 흠칫 떨며 간헐적인 강렬한 쾌감을 퍼트렸다. 마침내 아래로 다시 내려온 그의 손가락이 좁은 구멍 안으로 비집고 쳐들어오자 연하고 보드라운 살결이 물결치듯 그의 손끝에 휘감겼다.

살결에 닿아 미끌거리면서 잔뜩 조여 오는 야릇한 감각. 안에 갇혀 길게 쓸어 올렸다가, 쓸어내리는 단단한 손가락의 마디 굴곡까지 전해진다. 그가 길게 비틀어 넣자 안쪽의 촉촉하고 뜨끈한 속살을 파고들던 손끝이 어딘가 정점에 닿았다. 순간 하얗게 눈앞까지 아득해진다.

"학! 거, 거긴…!"

라희가 몸을 움츠리며 맹렬히 허리를 뒤틀자, 손아귀 힘으로 더 단단히 옭아맨 바흐가 집중적으로 예민한 정점을 자극했다. 몸이 바들바들 떨려온다.

"쉬……."

귓가에 흘러드는 낮은 바람소리. 지독히도 탁하다. 비좁은 아래를 파고들어 매만지며 터치하던 손가락은 손끝을 세워 쫀득하게 융기한 정점을 약하게 문질렀다가, 다시 강하게 꾹 눌렀다가하면서 미끈한 살덩이를 애태웠다.

그럴 때마다 잔 떨림이 내벽을 훑고 지나가면서 머리끝까지 쾌감이 치솟았다. 아래를 움직이는 손가락이 속살을 헤집을 때마다 질벽에서는 미끈하고 농밀한 애액이 진득하게 흘러나왔다.

질퍽질퍽, 안쪽을 움직이는 손가락이 피워내는 음란한 소리가 조용한 호텔 방에 낮게 깔렸다.

"하아아앙. 하윽……."

은밀한 곳에 손끝이 닿았다가 꾹 눌렀다가 조여드는 질벽으로 쑤욱 미끄러져 멀어졌다가 다시 파고들어와 눌러대니 연신 교성이 터져나오며 입안이 바싹바싹 마르고 허리가 뒤틀렸다.

"하앙."

아래가 불덩이 같다. 그를 향해 조여드는 속살이 뜨겁고 간질거리며 미칠 거 같다.

동시에 손가락과 내벽을 흠뻑 적신 미끌거리는 애액은 야릇한 열기를 뭉게뭉게 피워 올려서, 당장이라도 뭔가가 달뜬 몸을 진정시킬 수 있게 꽉 채우며 치고 들어왔으면 했다. 라희는 거의 본능적으로 엉덩이를 뒤로 내밀어 맞닿은 뭉툭한 기둥에 허벅지 안쪽을 비볐다.

"원해?"

낮게 속삭여지는 목소리. 귓가에 섹시하게 감겨드는 음성은 욕망에 잠겨 평소보다 더욱 낮아졌다. 라희가 붉게 달아오른 입술을 달싹거려 뭐가 대답하려던 하는 그때, 쑤우우욱. 젖은 질벽을 넘어들어 온 곧은 손가락이 아주 깊이 치고 들어와 손뿌리까지 착 맞물렸다.

비밀스러운 속살의 깊숙한 곳까지 거침없이 밀어젖히며 파묻힌 손끝. 흠뻑 젖어 매끈하면서도 긴, 그리고 단단한 손가락이 미세히 움직이며 예민해질 대로 예민해져 잔뜩 달아오른 안쪽을 살살 건드렸다.

"하으으……윽."

질구에 맞물린 손뿌리가 압착하듯 흥건한 입구를 짓누르자, 너무도 강렬할 자극으로 전신이 파르르 떨리면서 머릿속이 아득해졌다. 몸이 급격히 아래로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라희의 고꾸라질 것 같은 신형을 붙잡은 바흐는 아래의 손을 그대로 젖은 속살에 묻어둔 채로 라희를 붙잡아 침대로 옮겼다.

상체가 침대에 바로 닿았다. 발은 바닥에 닿아, 몸이 기역자로 구부러져 침대에 기댄 상태였다. 가슴을 움켜쥐고 있던 손이 풀리고 그대로 티셔츠가 벗겨져 나갔다. 등위로 서늘한 외기가 닿은 것도 잠시, 툭, 뒤쪽 브래지어 후크가 풀리고 속옷 아래 모여 갇혔던 양 젖가슴이 자유롭게 풀어졌다.

투둑, 바지 단추가 풀리면서 팬티와 함께 거추장스러웠던 옷가지들이 벗겨져나갔다. 발목 아래에 젖은 속옷이 스쳐지나가며 바지가 벗겨짐과 동시에, 뒤로 내민 엉덩이 안쪽으로 뜨끈한 숨결이 닿았다.

침대에 엎드린 채로, 뒤로 내민 양 엉덩이가 그의 손바닥에 꽉 잡혔다. 그가 서서히 양손을 벌리자, 안쪽 젖은 속살에 서늘한 공기가 닿았다.

이 다음 이어질 행위를 익히 알고 있기에 허벅지 사이가 모이면서 무릎안쪽이 맞대어진다.

"흐, 으…읏."

아래에 와 닿은 부드러운 감촉, 따뜻한 온기가 미끌거리며 접촉하는 순간, 라희는 몸을 굳혔다. 젖은 혀가 속살을 헤집어 밀고 들어왔다.

침대 시트를 쥔 손가락 끝이 세워져 하얗게 힘이 들어갔다. 비비고 휘감는 미끈거림. 오싹오싹, 저려오듯 허벅지 안쪽이 움츠려들면서 허벅지 안쪽이 모여든다.

잔뜩 교차된 허벅지 속으로 뜨끈한 숨결이 고이면서 다시 혀가 파고든다. 길게 뺀 혀로 휘저으며 진득한 속살에 더한 타액이 뒤섞였다.

"흐윽!"

달아오른 클리토리스를 젖은 혀끝으로 저릿하게 짓이기며 빙글 휘감아 친다. 허리 끝부터 짜릿하게 떨려왔다.

등줄기를 타고 소름처럼 쾌감이 돋았다. 한껏 열기 띤 두 뺨 아래 닿는 침대 시트가 차가웠다.

안쪽 젖은 속살의 접힌 틈까지 세세하게 핥아 올려진다. 질척질척, 뜨거운 혀의 감촉에 맞댄 무릎이 부르르 떨리며 발목에 힘이 빠져나가자, 그가 엉덩이를 움켜 세워 단단히 고정했다.

"……?"

아래를 날름 핥아내던 보들보들하면서도 질척거리는 감촉이 사라지자 조금 아쉬운 마음에 엉덩이가 슬쩍 들썩이는 동안, 차가운 금속성과 함께 그의 바지 버클이 풀리는 소리, 이어서 샤락, 옷감이 흘러내리는 소리가 들렸다.

============================ 작품 후기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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