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그와 그녀와 그와 나-200화 (200/214)

200

13. 에필로그 23

라희는 서류와 사진이 어지럽게 놓여 있던 책상 위를 다시 말끔히 정리하고 나서, 두툼한 하얀 봉투를 책상 모서리에 층층이 쌓인 서류 더미 가운데 끼워 놓았다. 마치 임 여사 딸이 정돈해둔 모양새처럼 흐트러짐 없이 서류의 각을 딱딱 맞춰 매만졌다.

가지런히 정돈된 문서 뭉치를 바라보던 라희는 몸을 돌려 소파로 돌아와 털썩 주저앉아 생각에 잠겼다.

'통보 완료.'

하얀 봉투 속 문서의 마지막에 적힌 말이 뇌리에 남아 신경 쓰였다. 통보. 김미현, 아니 김말숙의 뒷조사 내역. 시골집 앞에서 어둑한 배경의 사진을 찍었던 사람은 김 기사의 동생 김준호가 분명했다.

그날 조수석에 길게 놓여 있던 DSLR 카메라로 찍은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서류 조사는 누가 한 것인지 확신할 수 없었다. 일단 하얀 봉투에 담겨 바흐에게 보고된 것은 분명한데, 서류에 적혀있던 통보라는 글귀. 이는 보고 당사자인 바흐뿐만 아니라 제삼자에게도 전했다는 뜻이다.

누구에게 어떻게 통보한 걸까.

'오빠? 아니면, 부모님, 그도 아니면, 김미현 본인?'

라희는 소파 위로 무릎을 세워 앉았다. 무릎 가운데 턱을 기대고 웅크려서 한참 이런저런 생각에 골몰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였다.

-뚜.

넓은 침대 옆 사이드 테이블 위에 놓인 인터폰이 불투명한 적색등을 밝히며 길게 울렸다. 짧은 한숨과 함께 생각 속을 거닐다가 현실로 돌아온 라희는 자리에서 일어나 인터폰을 받았다.

"사모님. 사장님께서 도착하셨습니다."

바흐의 퇴근을 알리는 임 여사의 목소리. 자동차가 차고에 들어온 모양이었다. 집안에서 도련님이라고 칭하던 호칭은 혼인 신고 이후 사장님으로 정정했다. 라희 역시 사모님이라고 불리고 있으니, 그편이 더 자연스러웠나 보다.

"네. 내려갈게요."

라희는 머릿속을 복잡하게 잠식했던 생각을 털어내듯, 머리를 한번 휘휘 젓고는 침실을 나섰다. 급한 걸음으로 계단으로 내려가는데 저 앞쪽 현관문 안으로 들어오는 바흐가 보였다. 눈이 마주치자, 라희가 미소를 띠고 마중 인사를 건넸다.

"다녀 오셨어요."

"응."

거실로 들어온 바흐는 라희의 손을 굳게 잡았다. 곧 저녁 식사를 준비하겠다는 임 여사를 뒤로하고, 바흐와 함께 계단을 올랐다.

"오늘 리모델링 공사가 끝났어요."

"점심때 보고받았어. 방은 어때, 마음에 들어?"

바흐가 새것으로 교체한 방문을 눈짓하며 물었다.

"네. 인테리어 디자인 시안과 정말 똑같더라고요."

라희가 고개를 끄덕이며 조용히 말하자, 만족스러운 듯 어깨를 감싸는 손길이 느껴졌다.

"부인이 만족했으니 다행이군."

침실 문을 열고 들어와, 방안을 한번 훑어본 바흐가 흡족한 듯 껴안으며 귓가에 속삭였다. 훅 끼치는 은은한 체향과 함께 익숙하게 다가오는 묵직한 체온이 느껴진다.

바흐는 라희의 등을 감싸며 꼭 끌어안고서 깊은숨을 들이켰다. 코를 비비며 목덜미를 파고드는 그에게 가만 몸을 맡기고 있는데 뚜, 하고 저녁 식사가 준비됐음을 알리는 인터폰 소리가 들렸다.

"내려 가지."

아쉽다는 듯, 몸을 떼고서 허리를 부드럽게 감싸 잡은 그를 따라서 식당으로 향했다. 정갈하게 차려진 식탁 맞은 편에 앉아 단정한 식사 예절로 저녁을 먹는 모습을 지켜보던 라희는 눈동자를 아래로 내렸다.

손에 쥔 젓가락 끝에 시선이 고정되었다. 김미현의 신상명세를 발견한 이후부터 머릿속은 복잡했지만, 아른아른 떠다니는 질문들을 섣불리 입 밖으로 꺼낼 수는 없었다.

아마, 오늘 리모델링이 완료되어 방이 바뀌고 임 여사 딸이 짐을 옮겨 정리하지 않았더라면 영영 발견할 수 없었을 서류일 터. 젓가락을 내려다보던 라희의 미간이 미미하게 좁혀졌다.

"왜."

나직하게 들리는 목소리. 눈을 들자, 건너편 바흐가 유심히 라희를 살피고 있었다.

"아, 아니에요."

급히 얼버무리며 앞에 놓인 반찬 중 아무거나 서너 개 집어 밥그릇 위에 올렸다. 무언가 비밀스러운 생각을 들키기라도 하듯, 허겁지겁 입안으로 반찬과 밥을 욱여넣는 라희를 보며 바흐가 눈매를 좁혔다.

정신없이 밥을 먹는 시늉에 몰두하던 라희가 슬쩍 눈을 들어 그를 보자, 시선이 마주쳤다. 계속 지켜보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무슨 일이지?"

맑은 모시조개국을 수저로 뜨며 고저 없는 음성으로 묻는 바흐를 향해 라희는 어색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월요일 기말시험만 끝나면 방학이잖아요. 지루했던 계절 학기가 끝나고 진짜 방학이 시작된다고 생각하니, 무얼 해야 좋을지 생각하는 중이었어요. 그것 때문에 들떠서 오늘 도서관 갈 기분도 안 나더라고요."

"흐음."

아무렇게나 둘러댄 변명에 바흐는 수긍하는 눈치였다. 눈길을 거두고 다시 수저를 움직이는 그를 슬쩍 살피며 태연한 척 하는 내내 조용한 저녁 식사가 이어졌다. 임 여사 딸이 후식으로 내온 에스프레소와 아메리카노까지 마저 마시고 나서 식사를 마쳤다.

"잘 먹었습니다."

작게 중얼거리고서 식탁에서 일어나는 라희의 곁에 바흐가 다가와 섰다. 허리를 부드럽게 감싸 안는 단단한 팔에 이끌려 식당을 벗어나 다시 침실로 향했다.

침실 방문을 열자마자, 그에게 잡힌 몸이 확 끌어 당겨지더니, 이내 등 뒤로 푹신한 매트리스가 느껴졌다. 침대 위로 길게 누운 라희의 위로 바흐가 몸을 겹쳐왔다.

탄탄한 가슴이 위에서부터 압박해오면서 전신이 묵직한 무게에 눌렸다. 밥을 먹은지 얼마 되지 않아 몸이 그에게 눌리자 조금 힘들었다.

아래에 깔린 라희가 허리를 약간 비틀자, 허리 아래로 팔을 밀어 넣어 옴짝달싹 못하도록 몸을 가둔 바흐가 어깨에 얼굴을 묻으며 속삭였다.

"뉴욕."

갑작스러운 말. 라희는 버둥거리던 움직임을 멈췄다.

"…네?"

느닷없는 뉴욕이라는 단어가 무얼 뜻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혼란스러워하던 라희가 바로 되물었다. 바흐는 눈을 들어 시선을 맞추었다. 동그랗게 뜬 눈과 마주한 깊은 눈매가 곧은 눈길로 좁혀들면서 라희를 향해 낮아졌다.

"만나지 마."

그가 짧게 말했다. 하지만 이 말도 도통 뜻을 알 수 없었다. 만나지 말라고? 누구를? 그를 똑바로 바라보다가 슬쩍 눈동자를 굴렸다. 뉴욕, 그리고 만나지 말라는 말. 두 개의 연결점을 유추해보려 노력하던 라희의 귓가로 낮은 중얼거림과 함께 더운 숨결이 흘러들어왔다.

"이제 유부녀니까."

유부녀? 결혼했으니까 맞다. 하지만, 대체 누구를 만나지 말라는 걸까.

그때, 찌릿. 귓불이 그에게 약하게 깨물렸다. 딱딱한 앞니로 깨물어 잘근잘근 지분거린다.

"제프, 만나지 말라고."

계절학기가 끝나고 본격적으로 여름 방학이 시작되면, 뉴욕에 가게 될 테니까 거기서 제프를 만나지 말라는 말이었나 보다. 저녁 식사 도중 말한 방학 계획 중에 제프는 그 어디에도 포함되어 있지 않았지만, 바흐의 머릿속에서 방학과 뉴욕은 제프로 연결되었고 그 사실이 못내 신경에 거슬렸나 보다.

"……만날 생각 없는데요."

라희가 작게 중얼거리자, 바흐가 품 아래 눌린 좁은 몸을 숨 막히게 끌어안으며 잇새로 물고 있던 귓불을 혀끝으로 굴렸다. 이내 뜨끈한 숨결과 함께 귓불이 그에게 빨렸다.

묵직하게 몸으로 누르면서 두 팔로 가둔 허리를 거세게 죄여온다. 맞닿은 허벅지 사이로 짓누르는 딱딱한 무언가와 함께 귓가를 어지럽히는 숨소리가 머릿속까지 가득 차오른다.

라희가 그에게 눌려 작게 신음하는 사이, 귓가에 쪽, 키스한 그가 탁하게 잠긴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만났었지, 서울에서."

제프를 본 것을 말하는 걸까? 라희는 지난 늦겨울, S 호텔 다이너스티 홀에서 열린 혜영의 결혼식을 떠올렸다.

조금 있으면 곧 봄이라서 화사한 분홍빛 장미꽃으로 온통 가득했던 실내의 쭉 뻗은 버진 로드 핑크빛 꽃길 옆, 지정된 테이블에 앉자마자 제프가 다가와 아는 척을 했었다. 혜영의 절친한 친구인 캐서린과 함께 왔다던 제프는 예의 그 시건방진 태도로 싱글거리며 안부와 근황을 물었고, 라희는 퉁명스레 단답으로 대꾸했었다.

한쪽 눈썹을 슬쩍 올린 제프가 라희의 속을 벅벅 긁으려고 준비하려는 듯한 표정을 짓자 이내, 멀리서 이쪽 분위기를 살피던 캐서린이 가까이 와서 조제프를 끌고 가는 것으로 상황은 종료되었다. 그것도 만남이라고 쳐야 하나?

"만났다기보다는, 혜영 언니 결혼식에서 잠깐 얼굴 봤어요. 그게 전부에요."

라희가 조그마한 목소리로 변명하자 그 순간, 쭈욱 귓불이 아릿할만큼 거세게 빨렸다. 살점을 압박하는 입술 사이에서 새어나와 귓가에 와 닿는 뜨거운 숨결이 아찔했다.

"내게는 다르게 전하던데."

탁하게 잠겨 든 목소리.

"무슨…."

미처 뭐라 묻기도 전에 갑자기 누운 몸이 확 뒤집혔다. 양손으로 붙잡던 허리를 벗어난 손길이 점점 위로 거슬러 올라왔다. 배를 지나 봉긋 솟은 가슴에 다다르자 양손으로 누르듯 움켜쥐었다. 손아귀에 짓눌린 가슴이 찌릿했다. 몸이 비틀리면서 엎드려 누운 한쪽 뺨 위로 푹신한 이불이 닿았다.

"흣!"

라희의 등 뒤를 몸으로 감싸 짓누르던 바흐는 가는 목덜미에 이를 약하게 박아 넣었다. 입안에 갇힌 연한 살점을 미끌한 혀끝으로 핥아내자, 말캉거리는 감촉이 전해주는 짜르르한 감각이 목덜미에서부터 퍼져 나와 등줄기를 타고 흘렀다.

가슴을 쥐다 풀어준 손길이 등허리를 덮고 있는 옷을 잡아채 위로 들어올렸다. 티셔츠 단이 위로 밀려 올라간다.

"환히 들떠서."

촉촉한 혓바닥이 드러난 살갗을 길게 쓸었다. 등줄기를 타고 쓱 스쳐 지나가는 미끈한 촉감. 아래로 길게 핥아 내리는 혀.

"…핫."

라희의 허리가 낭창하게 휘었다. 오목한 등허리 골에 혀끝을 묻고 슬쩍 문지른 그가 낮게 말했다.

"민들레 홀씨처럼 날아가 버릴 거 같다더군."

맨해튼으로 돌아간 제프가 에오르그가 파티에서 바흐를 만나 헛소리를 지껄인 모양이었다. 그러니 이런 오해가 생길 수 밖에.

쓰윽, 다시 등 위 살갗을 미끄덩하게 스치는 혓바닥이 긴 타액의 자취를 남겼다. 불에 덴 듯 뜨거웠다가, 주변 공기에 빠르게 식어 차가워졌다. 혀끝이 피부 위를 스칠 때마다 오소소 선 감각 때문에 등이 뒤틀리고 몸이 비틀렸다. 머리끝까지 피가 몰려서 오후 나절 복잡했던 머릿속이 아득해졌다.

"하윽…."

그때, 둥근 엉덩이를 매만지다가 위로 올라와 맨살에 닿았던 손길이 거침없이 허리에 가로로 걸친 바짓단 속을 파고들었다. 긴 손끝이 엉덩이골을 타고 넘어 은밀한 아래로 내려간다. 움찔. 라희는 엉덩이를 오므려 힘을 주었다. 딴딴하게 뭉친 흰 살덩이 사이 깊은 틈을 파고드는 손가락.

"아, 아…."

연한 피부 속, 물기 어린 속살에 손끝이 와 닿았다. 지그시, 저릿하게 짓누르며 파고든 손끝이 속살을 문질러대며 비벼 자극한다. 엉덩이가 닫히고 허벅지 안쪽에 힘이 들어간다. 살갗의 은근한 마찰이 피워 올리는 미끌미끌, 야릇야릇한 감각. 휘어진 등허리를 따라 전율처럼 온몸으로 퍼져 나간다.

"만나지 마."

쑤욱, 오므려진 안쪽 속살을 파고드는 긴 손가락의 미끈한 침입에 라희가 엉덩이를 비틀며 움찔거렸다. 굳게 닫힌 살덩이에 꼼짝없이 갇힌 손가락이 슬슬 움직인다.

질벽을 가르고 미끈하게 구부러지는 손끝. 흠뻑 젖은 뜨거운 속살을 손끝으로 헤집다가 맨들하게 긁어내린다. 미끌미끌, 야릇야릇, 예민한 감각으로 몸이 비틀리고, 허리 끝에 잔뜩 힘이 들어갔다.

비좁은 안쪽의 틈을 만들어 손가락이 구부러지는가 싶더니, 갑자기 쭉 곧게 펴져서 연한 속살 깊숙한 곳으로 침입해 확 밀려들어왔다.

"하앗!"

은밀한 감각이 뭉친 곳이 거세게 건드려졌다. 미끈하고 뜨끈한 애액이 진득하게 고인 안으로 더 파고드는 손끝. 뭉친 살점을 건드려대자 뜨겁게 달아오른 속살이 옴죽거리다가 쫀득하게 수축했다.

닫힌 근육이 미끈하게 젖은 곧은 손가락을 꽉 눌러 붙잡았다. 빈틈없이 맞대져 저릿하게 눌리듯 닿은 곳에서부터 퍼져 나온 열기가 턱 끝까지 뻗쳐 올라왔다.

아득하게 어지러운 감각. 속살에 박힌 손가락이 길게 드나들자, 허벅지 저 위쪽 깊은 곳, 허리 아래 끝이 바르르 떨려와서 가늘어진 눈이 절로 감겼다.

"아, 하으으……."

그에게 단단히 잡혀 엎드린 몸이 움찔거리며 이리저리 비틀렸다. 붉게 벌어진 입술 새에서 연신 터져 나온 더운 숨결이 뺨 아래 눌린 침구 위로 흩뿌려지다가 다시 코로 새어 들어왔다. 안쪽으로 미끈하게 넘나들어 와 쭉 밀려들어왔다가 쑥 쓸려나가는 감각으로 정신없이 신음하던 그때였다.

-띠리리링. 띠리리링.

탁자 위에 놓아둔 라희의 휴대전화가 시끄럽게 울렸다. 방안의 질척이는 열기를 가르고 요란하게 울려 퍼지는 벨 소리를 들은 바흐는 곧 움직임을 완전히 멈췄다.

안을 채우던 긴 손가락이 쓰윽 빠져나갔다. 잠시 엎드린 상태로 눈을 깜빡이던 라희는 이내 자리에서 일어나 탁자로 다가갔다.

이미 저녁도 지난 밤 시간. 이 시간에 올 전화라고는 없는데. 라희는 휴대전화를 집어 들었다. 환히 불을 밝힌 화면 가운데 보이는 발신인.

[엄마]

밤중에 전화할 일이 무엇일까 고개를 살짝 갸웃거린 라희가 손에 든 휴대폰을 귀에 갖다 댔다.

"라희니?"

큰 목소리. 평소의 엄마답지 않게 조급한 목소리였다.

"집이니? 서울이야?"

대답할 틈도 없이 휘몰아치듯 물었다.

"어. 왜."

이 시간에 집이 아니면 어디겠는가. 라희가 당연한 듯 답하자, 건너편에서 엄마가 재빨리 말했다.

"엄마가 지금 운전해서 네 아버지랑 서울로 출발하는 길인데, 급해서 그래."

"서울? 왜?"

낮도 아니고, 하필 밤중에 서울로 급히 올 이유가 뭘까. 라희는 미간을 찌푸리며 대답을 기다렸다.

"그게……."

휴대전화기를 타고 흐르는 목소리가 난처한 듯 말끝이 흐려졌다, 저 너머 숨을 깊게 들이마시는 소리가 들려왔다.

"네 오빠 지금 파출소에 있단다."

엄마가 단숨에 말을 뱉어냈다.

"뭐?"

라희가 깜짝 놀라 크게 소리치자, 침대에 앉아 있던 바흐가 고개를 돌려 당황한 라희를 곧게 응시했다.

"대체, 왜? 뭐 때문에? 무슨 일인데?"

"자세히는 몰라. 우리도 지금 연락받고 가는 길이야. 거기까지 가는데 시간이 걸리니까 너라도 먼저 네 오빠에게 가봐. 얼른."

휴대폰 너머 엄마가 다급한 목소리로 재촉했다.

============================ 작품 후기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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