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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에필로그 19
술에 취했다고 주장한 사람은 바흐인데 어째서인지 라희가 더 취한 기분이었다. 깊은 눈매가 눈짓하는 시선의 끝을 몽롱해진 눈동자가 따라 움직였다.
사과밭과 가장자리와 이어져 울창한 풀과 나무들로 빽빽한 뒷산이었다. 저기서, 라는 생각도 잠시 라희는 홀리듯 허리를 붙잡은 그에게 이끌려 사과밭을 벗어나 발걸음을 옮겼다.
시골 도처에 흔히 있는 정말 별 볼 일 없어 보이는 야트막한 야산이어서 그런지 사과밭 가장자리 옆으로 난 오솔길은 초입에서 바로 끊겼다. 깊은 숲 안쪽은 인적 없는 녹지였다.
탁 트여 더운 바깥과 달리 나뭇잎이 무성했다. 쉴 새 없이 내리쬐는 땡볕을 가렸는지 숲 안은 약간 습하면서 서늘했다.
어디선가 풀벌레들이 날아와 잎새와 잎새 사이를 분주히 옮겨 다녔다. 땅을 디딘 신발 아래 잡풀이 빽빽한 위로 습습한 풀 내가 연신 풍겨 올랐다.
바흐는 무릎까지 자란 잡초를 헤치며 깊숙한 곳으로 걸어 들어갔다. 숲 안 쪽 위로 곧게 뻗은 굵은 나무들이 밀집된 곳에 이르자 그가 발걸음을 우뚝 멈췄다.
라희도 따라 멈췄다.
"……!”
단단히 붙들린 허리가 순식간에 한쪽으로 쏠린다 싶더니, 등 뒤로 거친 나무껍질이 느껴졌다. 라희는 앞에서부터 짓누르듯 밀착하는 바흐의 몸과 등 뒤 나무 사이에 꽉 끼이게 되었다.
등 뒤로 마주 닿은 딱딱하고 울퉁불퉁한 나무결의 굴곡이 바로 느껴진다 싶더니, 갑자기 고개가 뒤로 젖혀지면서 바흐가 진하게 키스해왔다.
순식간에 입술을 너머 들어온 뜨끈하고 미끈한 혀와 작게 내밀어 진 혀가 마주 닿았다. 조금 거칠어진 그의 숨결에서는 은은한 베르가못 향이 아닌, 조금 전에 마신 위스키향이 풍겼다. 진한 남자 향수 같은 체향이 입안으로 가득 스몄다.
라희는 목구멍을 타고 흘러드는 그의 타액을 삼키고 부드러운 혀를 감아 받아들였다. 술이라고는 한 방울도 입에 대지 않았는데, 혀와 혀가 깊게 엉켜 들면서 달큰하게 몸을 채우는 짙은 술 냄새에 몸이 뜨뜻하게 달아올라 꼭 취한 것만 같다.
혀와 혀를 맞대고 숨결과 숨결을 삼키는 동안 티셔츠 단을 들추며 허리를 타고 올라오는 그의 손길이 느껴졌다. 달뜬 숨을 흘리는 두사람의 주위, 숲속을 무겁게 채운 습습한 외기가 드러난 맨살에 닿았다.
슬며시 느껴지는 개방감 때문인지 그의 손길이 스치는 피부 위로 찌릿찌릿 야릇한 흥분이 흘렀다.
가슴 위까지 닿은 손길로 인해 티셔츠가 휜히 젖혀지자, 드러난 브래지어 사이, 봉긋한 가슴골 깊숙이 바흐가 얼굴을 묻었다. 더운 여름날, 여기까지 걸어와 움직이느라, 약간 땀이 차 있는 살갗 위로 깊은숨을 들이마신 그는 턱을 비틀었다.
천천히 브래지어 안쪽으로 찾아 들어간 입술이 부푼 젖가슴 중앙의 유실을 단숨에 삼켰다.
“흣…!”
뾰족하게 세운 혀로 평평하게 잠잠하던 유두를 빙글 감아내면서 유륜까지 쭉 빨아들이자, 라희의 허리가 절로 비틀렸다. 더운 입안에 가득 물린 젖가슴 전체가 짜릿거렸다.
유실을 입안에 한껏 머금고는 혀로 살살 굴려 타액으로 흠뻑 적셨다. 약하게 빨리는 압착감에 몸이 움찔거리며 움츠러들었다.
촉촉한 혀가 길게 뻗어져 자극으로 낮게 솟아오른 유두를 툭툭 건드렸다. 이내 유두는 빳빳하게 돋아나 딱딱해졌다.
"하윽."
뜨거운 열기가 솟구쳐 목구멍 안쪽에서 부터 긴 신음이 흩어져 나오면서 눈앞이 흐려졌다.
그모습을 본 그가 입술 안쪽으로 유실을 감싸 쪼옥 진득하게 빨아들였다. 땡땡 부푼 유두에서부터 짜릿한 감각이 젖가슴 전체로 퍼져 나갔다. 동시에, 바흐와 성난 하반신과 밀착해 단단하게 짓눌린 아래의 깊은 속살이 미끈하게 젖어 들어갔다.
뜨거운 입속. 야한 혀 놀림이 계속되었다. 입술 전체로 가두듯 압박하면서 혀로 부푼 유두를 살짝 건드리며 할짝거리다가 갑자기 집어 삼킬 듯 강하게 빨아들인다.
아찔한 감각이 뒷덜미를 타고 솟구쳐 고개가 젖혀졌다. 정수리가 딱딱한 나무 껍질에 닿아, 두피 끝에서 거친 굴곡이 생생히 전해졌는데, 정작 머릿속은 유두가 빨리는 감각으로 어질거렸다.
그는 혀끝으로 돋아오른 유두를 빙 돌려 핥다가 가운데 정중앙을 툭툭 눌러댔다. 붉은 입술 새로 터져 나오는 숨이 차츰 거칠어진다.
“하으으……. 하앙.”
행여, 누군가 듣지 않을까 걱정되면서도 야릇한 흥분 때문인지, 주체할 수 없는 신음이 흘러 나왔다. 가늘어진 시야로 보이는 것은 온통 진녹색의 풀잎들뿐. 빽빽한 숲 사이로 비쳐드는 황금빛 오후 햇살이 어질거렸다.
가슴이 깊게 빨리면서 머릿속이 몽롱한 가운데 배꼽 아래가 욱신거리며 조여드는 느낌. 은밀히 미끌거리는 속살은 쭉쭉, 유두가 깊게 빨릴 때마다 반응했다. 절로 수축하면서 뜨겁게 젖는 감각. 아래 닿은 팬티 느낌이 축축하다.
투둑, 바지 버클이 풀리면서 지퍼가 내려간다. 흠칫. 거침없이 팬티 안쪽을 파고들어 오는 손길에 라희는 허리를 굳혔다. 마른 수풀을 쓸고 내려온 긴 손가락이 물기 어린 음모를 갈랐다. 습습하게 달구어진 속살에 닿은 손끝이 뜨겁다.
“하읏.”
미끌거리며 젖은 속살 안을 길게 가르고 지그시 문질러 댄다. 아래의 젖은 샘에서부터 끈적하게 분비된 애액이 손가락의 움직임으로 순식간에 축축하게 속살 전체를 적셨다. 물기를 담뿍 묻힌 손끝이 예민하게 돋아오른 살점을 툭, 건드리자 라희는 자지러지듯 허리를 움츠렸다.
“아…!”
그때를 놓치지 않고, 갑자기 그 밑, 깊은 안쪽으로 파고드는 손가락. 좁은 틈을 비집고 미끈하게 속살을 헤집은 손길에 라희는 질끈 두눈을 감았다. 환한 어둠. 곧게 펴서 안쪽 살로 찔러 드는 손가락의 감촉이 또렷이 느껴진다.
그는 입술 안에 가둔 유두를 길게 빨아들였다. 그 자극에 못 이겨, 라희의 몸은 죄여 들어갔다. 안쪽 가득 들어찬 손가락 뿌리가 닿은 질구 쪽이 오므리듯 다물려지자, 그가 약한 신음을 흘렸다.
짓눌린 손가락이 길게 움직이면서 달아오른 속살과 마찰할 때마다, 미끈하게 젖은 살이 쓸어 올려지고 쓸어내려 졌다. 곧은 손가락과 마주 닿은 내부에서는 뜨겁고 끈끈한 애액이 연신 짙게 분비되었다. 미끈하게 젖은 손가락과 질벽이 맞닿아 찰박거리는 물소리가 아래 가득히 들려왔다.
팬티 안은 금세 끈끈하게 흠뻑 젖었다. 동시에 그에게 빨리고 비틀리고 살살 굴려진 유두의 감각이 얼얼하다 생각될 무렵이었다.
“앗.”
갑자기 그의 손길에 의해 몸이 뒤로 돌려지면서 짧은 외마디가 터져 나왔다. 라희의 한쪽 어깨 위를 뒤에서 움켜잡은 단단한 손길. 허리가 아래로 낮아져 꺾이면서 균형을 잡기 위해 팔이 앞으로 뻗어졌다. 손바닥 아래로 울퉁불퉁한 나무껍질이 닿았다.
“아읏….”
그의 거친 손길에 의해 삽시간에 바지와 팬티가 허벅지를 타고 밑으로 내려가고, 훤히 드러난 뒤쪽으로 뜨겁고 단단한 살덩이가 마주 닿았다. 마치, 끝을 맞춰보기라도 하듯, 뭉툭한 끝 부분을 흠뻑 젖은 오목한 질구 쪽에 찌르듯 가볍게 대었다가 떼고서 그대로 꽃잎을 가르고 문질러댔다.
젖은 살갗이 뜨끈한 살덩이에 의해 길게 갈리며 눌러지자 이상야릇한 감각이 흥분과 함께 전신을 휘감아 쳤다. 아래로 향한 허리가 더 낮아지며 잘게 떨렸다.
그때였다,
“하윽!”
브래지어 밖으로 튀어 오른 가슴이 커다란 손에 움켜 쥐이면서 몸이 뒤로 거세게 당겨졌다. 동시에, 성난 남성이 비좁은 통로 안쪽으로 처박듯 거칠게 침입해 들어왔다.
굵은 남성은 오므라든 질벽을 저릿하게 누르며 부푼 살갗을 밀어젖히고 들어와 깊이 맞물렸다. 질안 끝까지 박혀 들어와 깊은 곳에 막혀 멈추자, 잡힌 한쪽 어깨 끝이 거세게 뒤로 당겨지면서 숨이 턱 막혔다.
서로가 연결되어 몸속을 파고든 기둥으로 가득 들어찬 느낌.
“하으으응…”
가슴을 움켜쥔 손가락이 피부 안쪽을 파고들어 와 꽉 조이다가, 풀어주면서 땡땡하게 부푼 유두 끝을 검지와 엄지를 세워 끼우고는 비틀어댔다. 짜릿한 감각이 허리를 타고 쭉 아래로 흘렀다.
그 바람에 남성을 미끈하게 감싸 쥔 질벽이 자극에 못 이겨 스멀스멀 움직였다. 뜨겁게 달구어진 속살들이 끈끈하게 마주 닿은 감각으로 저릿했다.
“아….”
등 뒤에서 억눌린 낮은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바흐의 목소리를 듣자, 몸이 주체할 수 없이 달아오른 느낌이었다.
그가 천천히 몸을 움직였다. 라희의 깊은 곳까지 파고들었던 살덩이는 떨어져 나갈 듯 바깥쪽을 향해 움직였다가 다시 살결을 비집고 들어오기를 반복했다.
젖고 뜨거운 질 안을 밀어젖히며 단단한 기둥이 연신 길게 드나들었다. 열기가 가득 괴인 살갗 안에 푹 들어와 박혔다가, 쑤욱 빠져나가고, 다시 퍽 들어와 뿌리 끝까지 밀어 넣어졌다.
갈라진 틈 안을 가득 채우며 뚫을 듯 처박히고 묵직하게 눌러대는 느낌은 정말 아찔했다.
내벽이 저릿하게 짓눌러졌다가, 살살 긁으며 빠져나가는 자극. 맞물린 접촉부에 모여든 끈끈한 열기로 달아올라 터질 것만 같다. 입술을 짓깨물며 터져 나오는 신음을 막아보려 해도, 소용없었다.
뒤로 내밀어 진 비부 위를 일정한 간격으로 치고 박아 끈적끈적하게 달라붙었다 떨어지는 고환의 감촉도 라희를 미치게 했다.
“하으, 아, 하읏….”
꽉 움켜 쥐였던 젖가슴이 스륵 풀리는가 싶더니, 그의 손은 허리 안쪽을 쓸면서 내려와 배꼽 아래 수풀을 스쳤다. 두 손가락이 흠뻑 젖은 속살을 옆으로 활짝 벌리자, 외기가 흘러들어와 아래가 허전한 느낌이 드는 것도 잠시, 속살 가운데 정점처럼 솟아오른 음핵을 가운뎃손가락으로 짓이기기 시작했다.
규칙적인 허릿짓을 하며 뜨거운 남성이 몸 안을 가르고 드나듬과 동시에, 그 위쪽의 민감한 음핵을 손끝이 짓누르기 시작하자, 벌린 입술에서는 신음이 길게 튀어 오르고 허리가 절로 뒤틀렸다. 마치 이렇게 느끼라는 듯, 푹푹 쳐들어와 깊게 맞물릴 때는 땡땡하게 부푼 음핵을 꾹 눌러 문질러 가두고는, 바깥으로 빠져나갈 듯 애태울 때는 빙글 돌리듯 매만져서 정신을 차릴 수 없게 했다.
“아…, 아아…, 하앙….”
온통 젖은 속살 위로 그의 손길이 지나가는 자리마다 불에 덴 듯 화끈거렸다. 숨 쉴 틈도 없이 자극되는 야릇한 감각으로 뱃속이 깊이 당겨지면서 안쪽 속살이 쫄깃하게 조여들었다.
뒤로 잡힌 어깨가 바짝 당겨졌다. 허리가 길게 늘여지면서 동시에 남성이 아래로 더 깊숙이 찔러 들어왔다.
그 뒤 바로 이어진 맹렬한 추삽질에 순간, 눈앞이 아찔하면서 아득해졌다. 감각이 모여든다.
아래로 깊게 박혀 든 남성을 온몸으로 받아들였다. 짜릿짜릿한 쾌감이 등줄기를 따라 머리끝까지 치솟았다.
허벅지 안쪽이 경련하듯 잘게 떨리고, 다리에 힘이 풀려나갔다.
“하아아….”
얼굴에 화끈거리는 열기가 치솟고, 눈 안 가득 쾌감이 몰려들었다. 가늘게 뜨여 신음하는 시야는 온통 흐렸다가 점차 새하얗게 변해갔다.
절정에 치달아 아래가 더없이 뜨거웠다. 온통 욱신거리며 몸 안 깊이 파고드는 그를 움켜쥐었다가 짓눌렀다가 끈끈하게 휘감았던 그때, 쑤욱. 갑자기 맹렬히 드나들던 그가 꾹 눌러진 질구를 거침없이 빠져나가 버렸다.
눈앞이 아찔했다. 안은 채우던 남성이 빠져나간 지도 모르고 아래가 잘게 수축해 온통 경련했다.
“으….”
낮게 터져 나온 짧은 신음. 툭, 투둑. 수풀 위로 후두둑 떨어져 내린 파정액. 이내 이어진 거친 숨소리. 라희는 붉게 달아오른 입술을 잘끈 깨물며 후끈거리는 열기를 삼켰다.
잠시, 날뛰는 호흡을 고른 바흐는 거친 숨을 내쉬는 라희의 허리를 두 팔로 감아왔다. 그가 뒤로 당기자 자연스레 내밀어 진 허리 아래로 급작스레 뜨끈한 숨결이 닿았다.
흠칫. 라희는 열기로 가득 찬 몸을 움츠렸다. 벌겋게 달아오른 속살에 서늘한 혀가 닿아 길게 핥아내다가, 혀끝을 세워 안을 헤집고 파고들었다. 쾌감의 절정이 지나간 자리마다 닿는 촉촉한 혀끝에 다시 파들거리는 잔 경련이 일었다.
“…흣.”
라희는 눈을 질끈 감았다. 잔뜩 예민해진 속살을 헤집어 스치는 부드럽고 촉촉한 혀끝의 감각은 황홀하다.
마치, 끓어오른 열기를 달래듯 그렇게 혀로 라희를 어루만진 그는 라희가 허벅지를 꼬아 비틀자 젖은 속옷을 마저 벗겨 내고 바지를 위로 끌어올려 입혀 주고 나서 몸을 일으켰다. 라희의 뒤에서 앞으로 뻗어낸 양팔이 흐트러진 브래지어를 여며주고서, 위로 들린 티셔츠를 아래로 끌어내리고 옷가지를 정돈해주었다.
잠시 그는 옷매무시를 다듬고서 부끄러워 고개를 푹 숙인 라희를 꼭 끌어안았다.
새빨갛게 달아오른 볼에 쪽, 짧은 키스가 닿았다. 허리를 단단히 감싸 안아 밀착한 귀 옆으로 나지막한 음성이 흘러들었다.
“부인 때문이라도, 갈 땐 편히 가야겠군.”
라희가 난감한 얼굴로 슬쩍 곁눈질해 그를 올려다보자, 눈빛을 마주한 바흐가 짓궂게 입매를 올리며 말을 이었다.
“버스와 노팬티는 야외만큼이나, 자극적이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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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