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그와 그녀와 그와 나-185화 (185/214)

185

급한 발걸음으로 어두운 식당을 나와 향한 곳은 당초 예정했던 놀이 공원이 아니라, 식당 앞 번화가의 모텔이었다. 최신 건물 6층에 위치한 모텔의 엘리베이터에서 바흐에게 허리를 붙들려 엘리베이터 내부 층수 전광판을 올려다보던 라희는 달뜬 입술을 지그시 깨물고 있었다.

캄캄한 식당에서 내내 안쪽에 손가락을 묻고서 지분거리며 짓궂게 굴던 그는, 식사 시간이 끝나자 예의 단정한 입술을 올리며 이제 잠실로 가지, 라는 은근한 음성을 흘렸다. 길에 나와 그의 얼굴 너머로 올려다본 건물에는 모텔이라 쓰인 간판이 크게 보였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유리문을 통과한 카운터 앞에서 라희는 혼란에 빠졌다. 당연하게도, 모텔은 처음이었다. 카운터 앞에 종이로 붙어 있는 대실, 입실이라는 글자가 무슨 뜻인지 짐작조차 가지 않았다. 한데, 달아오른 몸은 급했다.

낯선 단어에 당황한 라희가 슬쩍 곁눈질로 옆에 서 있는 바흐를 힐끔거렸다. 그는 어찌하는지 보겠다는 듯 장난기 어린 얼굴로 가만 내려다보고 있었다. 슬쩍 미워지려했지만, 애당초 오늘 데이트를 제의한 사람은 다름 아닌 라희였다. 긴장 때문인지, 아니면 장소 때문인지 쿵쾅거리는 가슴을 붙들고 용기를 내 유리 칸막이로 분리된 모텔 카운터로 다가갔다.

"대실은 3만 원, 입실은 7만 원입니다."

카운터 건너 아주머니 말이 들려왔다. 라희는 빠른 어조로 궁금했던 사항을 물었다.

"저기, 대실이 무슨 뜻인가요?"

"3시간 동안 방을 대여하는 거에요. 시간이 차면 나오면 되고요."

잠은 평창동에서 잘 거니까 아무래도 대실을 해야 할 듯했다. 하지만 선뜻, 내키지 않아서 잠시 서 있다가, 고개를 푹 숙인 라희는 핸드백을 뒤적였다. 그러자, 뒤에 가만 서 있던 바흐가 불쑥 카운터 앞으로 다가와 칸막이 건너로 7만 원을 건넸다.

"나가실때 키는 앞쪽 바구니에 두세요."

모텔 카운터 아주머니의 목소리를 뒤로하고, 그에게 어깨가 감싸여 복도 안쪽으로 이동했다. 바흐가 들고 있는 모텔 열쇠의 끝에는 기다란 플라스틱으로 방 번호가 적혀 있었다. 위치상 복도 저 끝쪽 방이었다.

"....아!"

열쇠로 비틀어 연 문이 안에서 닫히자마자, 현관 앞에서 바흐가 몸을 겹쳐왔다. 그가 몸을 눌러오면서 등이 벽 쪽으로 밀렸다. 딱딱한 벽이 뒤쪽으로 등과 허리에 맞부딪쳤다. 하반신이 겹쳐지면서 그의 바지 옷감 아래에 불끈 솟아오른 뜨끈한 감각이 맞닿았다.

스커트를 누르며 찌를 듯 파고드는 딱딱한 남성 때문에 미처 정신 차릴 새도 없이, 그가 손바닥으로 가슴을 움켜쥐었다. 갑자기 얼굴 위로 뜨거운 숨결이 훅 끼치더니 이내, 입술 안으로 뜨끈한 혀가 파고들어 왔다.

라희는 고개를 들어 그를 깊게 받아들이면서 양팔을 뻗어 올려 목에 팔을 둘러 매달리듯 안겼다. 맞댄 입술 안쪽 속살이 맞부딪혀 자극되어 비벼지면서 달큰한 타액이 넘나들고 혀와 혀가 마주 닿아 깊게 섞였다.

"아…. 아.."

따뜻하고 감미로운 느낌. 식당에서 애타던 갈증을 해갈해 주듯, 그가 진한 키스를 해왔다. 입술 안으로 뜨거운 살덩이가 넘나들고 체온이 전해져왔다. 서로를 빨아내고, 핥고 다시 빨아들이다가 혀를 휘감으며 뒤섞어 미끌거리고 떨림 가득한 감촉을 즐겼다. 그가 부푼 가슴 위를 매만지면서 움켜쥐었다가 풀어주었다가 다시 주무르는 자극적인 손길로 몸이 찌릿거렸다.

잔뜩 예민해진 입술 안을 넘나드는 말캉한 감각이 못 견디게 좋았다. 좁고 밀폐된 어둠 속에서 숨죽이며 맛보던 감각을 이제야, 마음껏 느끼고 누릴 수 있다는 해방감.

맞댄 입술이 한껏 벌어져 여린 속살이 눌려 마찰된다.

촉촉한 혀가 넘나드는 미끈한 움직임과 설탕처럼 단 숨결에 취했다. 주위를 둘러싼 후끈한 열기. 지독한 열락에 숨이 막혀와 입술을 잠시 떼었다가, 다시 달려들어 뜨거운 숨결을 토해내며 키스하고 얼굴을 들어 각도를 바꿔가며 깊이 받아들였다. 다디단 타액을 한껏 빨아들이면서 혀를 움직였다.

갈구하듯 다급하게 입안 곳곳을 핥아가며 내밀어 진 혀를 휘감았다가 놓아주고 다시 옭아매듯 휘감아 세차게 빨아들였다.

"하흡.."

질척이는 타액 사이로 말캉하고 부들부들한 느낌. 식당에서 찐득하게 젖었던 아래가 걷느라 식었다가 다시 뜨거워지는 감촉. 미끈한 내벽을 타고 주륵 젖은 애액이 흘러내린다. 농밀한 공기가 짙게 달아올라 숨이 연신 헐떡거렸다. 벽과 맞댄 허리 끝이 찌르르 떨리면서 그를 향해 휘어졌다. 그가 등을 밀어붙이자 기울어진 하체가 깊숙이 맞대져 맞물리듯 저릿하게 눌려졌다.

-툭

귓가를 어지럽히는 헐떡이는 숨소리 사이로 딱딱한 소리가 들려왔다. 그가 들고 있던 열쇠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가 급히 바지를 풀어 내림과 거의 동시에, 목을 둘렀던 팔목이 잡혀 올려져 벽으로 고정되어 눌렸다. 잡혀 눌린 손가락 끝이 짜릿한 긴장과 설렘으로 찌릿거려 슬쩍 구부러졌다.

곧바로, 바흐가 하반신을 거세게 밀착해 오면서, 툭 튀어 오른 성난 살덩이를 파고들듯 밀어붙였다. 순식간에 흠뻑 젖은 거추장스러운 팬티가 벗겨져 발목 아래로 내려가고, 스커트가 들쳐 올려지면서 허벅지 틈이 벌어졌다.

후끈 달아오른 공기가 아래까지 느껴졌다. 뜨거운 살덩이가 허벅지 사이로 파고들자, 자연스레 한쪽 다리가 들렸다. 그는 들린 한쪽 무릎 안으로 팔목을 끼워 넣었다. 라희는 한쪽 발로 서서 벽에 단단히 고정되었다.

"......!"

감미로운 혀끝에 매달려 보들보들한 혀의 감촉에 홀리듯 녹아 취해있는 사이, 벌어져 고정된 아래로 뭉툭한 살덩이 끝이 찌르듯 와 닿았다. 젖은 질구 초입에 맞물릴 듯 다가와 그 끝을 미끈한 액으로 적신 단단한 남성이 얕은 진퇴를 반복하며 지분거리기 시작했다.

그럴 때마다 그와 감질나게 닿은 아래가 간질간질, 짜릿하게 조여들면서 속에서 후끈하게 피어오른 열기로 옆구리가 찌릿거렸다. 흥분으로 흠뻑 분비된 애액이 아래를 뜨끈하게 적셨다. 뜨끈한 살덩이와 그를 감싼 진뜩한 속살을 맞대고 맞물려 떨어져 스치듯 닿았다가, 멀어지고, 또다시 스치듯 닿았다가 맞물리며 조금씩 속살이 얕게 밀려들었다.

그러다가, 쭈욱.

"핫!"

비좁은 틈을 비집고 유연하게 깊이 파고들어 왔다.

팽팽히 부푼 속살이 저릿하게 밀려 쓸리는 아찔한 감각에 눈이 질끈 감겼다. 모든 신경이 질과 내벽으로 내달렸다. 미끈한 살결 위를 길게 갈라 넘나들며 쑤시고 들어오는 감각이 스치는 자리마다 애액으로 끈적였다. 진퇴를 길게 반복할 때마다 허리를 울리는 짜릿함. 열기와 흥분으로 숨이 거칠게 헐떡거렸다.

라희가 그에게 붙들린 몸을 비틀자, 그가 몸을 더 깊이 겹쳐왔다. 맞물린 입술 사이로 쾌감에 흐느끼는 신음이 가득 갇혔다.

"흐으...하.."

가쁜 숨을 몰아쉰 라희가 그의 목에 두른 팔에 힘을 주어 꽉 끌어안았다. 입술 가득 채운 혀가 목구멍까지 밀려 들어오면서, 아래를 찌르고 들어온 남성이 어딘가 깊숙한 곳까지 밀려 들어와 콱 박혔다. 뭉툭한 끝이 닿은 곳이 못 견디게 떨려와 여린 속살이 찔걱대며 그를 감싸 안았다. 그가 고정한 채로 움직이지 않자, 허벅지 안쪽이 바르르 떨려왔다. 남성을 감싼 내벽에 저릿한 긴장감이 흘렀다. 이내, 젖은 속살들이 옴죽거리며 그를 짓누르기 시작했다.

"아......"

입술을 뗀, 그가 미간을 찌푸리며 낮은 신음을 토해내자, 라희의 안쪽은 더욱 수축해 그를 단단히 붙잡아 맸다. 그러자 그가 깊게 맞댄 하체를 위로 아래로 움직이며 허리 짓을 시작했다. 그를 움켜잡은 감촉을 마음껏 음미하듯, 느리게 시작된 몸놀림은 점차 속도를 더해갔다. 안쪽 박혀 들었던 그 쾌감의 접점에서 멀어졌다가, 가까워지고 이내 쭉 빨려나가 빠질 듯이 질구 끝에 매달렸다가 다시 거칠게 안으로 밀려들어 왔다.

"하, 하윽!"

가빠지는 숨결 사이로 색정적인 교성이 높게 흘러나왔다. 라희가 터져 나오는 교성을 참기 위해 입술 끝을 꽉 깨물자, 어질어질한 쾌감에 아득하게 휩싸인 귓속으로 쾌락으로 얼룩진 낮은 음성이 탁하게 흘러들었다.

"소리, 마음껏 질러봐."

그가 움직임에 속도를 더하자, 흠뻑 젖은 아래로 뜨거운 남성이 드나들며 피워내는 하얀 열기에 달아오른 속살이 미끌미끌 못 견디게 부들거렸다.

"흣, 하아앗!"

단단하게 맞물린 살덩이가 젖은 속살에 감겨들듯 박혀 든다. 라희는 잔뜩 일그러진 얼굴로 신음을 높게 터트리며 앓는 듯 몸을 파르르 떨었다.

"하앙, 하, 아.."

거세게 밀어 박혔다가 쭉 빠져나가 찐득한 속살을 저릿하게 짓누르며 길게 들어온다. 살덩이와 뭉근하게 마찰되어 눌리는 아릿한 열감이 안을 가득 채우고, 맞닿은 미끈한 표면 위로 진득한 열감이 물결처럼 번져나가 등줄기를 타고 머리끝까지 치솟아, 발끝 손끝까지 타고 내려가 잘잘하게 짜릿거렸다.

"하응, 으응, 아, 으흣.."

농밀한 쾌락이 주위를 둘러싼 공기를 무겁고 끈끈하게 만들어갔다. 공간을 압박하고 주위를 둘러싼 대기를 뜨끈하게 데웠다. 철퍽철퍽 젖은 살이 맞부딪칠 때마다 점점 열기가 접점으로 모여들었다. 녹아들듯 흐드러지게 벌어진 꽃잎을 질퍽하게 짓누르며 단단히 부딪쳐 좁은 길을 가르고 깊숙이 밀려 들어오자 온통 붕 뜬 기분이다.

내벽을 두드리듯 계속되는 접촉에 턱 끝까지 뜨거워져 손끝의 감각이 옅어졌다. 다리에 힘이 풀리고 축 쳐져 가는 몸이 그를 향해 기울었다. 그러자 그가 단단히 고정한 팔목을 풀어주면서 허리를 팔로 둘러 감싸 안았다. 라희가 그의 목을 끌어안자, 아래에 박혀 든 그대로 라희의 몸을 들어 올려 침대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침대 위에 라희를 놓아준 그가 쑤욱, 안에 박혀 든 남성을 밖으로 빼내고서 라희의 몸을 뒤집어 눕혔다. 몸에 힘이 쭉 빠지고 움켜쥔 것을 상실한 아래가 절로 움찔거리는 채로 엎드려 있는데, 갑자기 그가 뒤에서 허리를 잡아끌어 당겼다. 상반신은 그대로 침대에 엎드려져 있고, 무릎을 세운 채로 허리만 위로 들려 있을 때, 아래의 흠뻑 젖은 속살에 갑자기 서늘한 느낌이 와 닿았다.

"하으으읏."

붉게 달아오른 입술 새로 야릇한 신음 소리가 가늘게 터져 나왔다. 허리 뒤에서 뾰족하게 세운 혀끝이 달아오른 속살을 시원하게 적셔주듯 미끈한 꽃잎을 가르며 길게 핥아 내렸다. 촉촉하게 젖은 혀는, 서늘하게 느껴졌다가 이내 뜨끈하게 아래를 적시기 시작했다. 꽃잎을 들추고, 속살을 헤집으며 샅샅이 핥아내는 감각에 위로 들린 허리 끝이 잘게 떨렸다.

"하윽, 하, 아흑.."

아래를 파고든 혀끝이 더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 잔뜩 땡땡하게 부풀어 솟아오른 클리토리스를 문지르며 핥아내자, 정신이 혼미해 지면서 전신이 흠칫, 흠칫, 떨리기 경련하듯 떨리기 시작했다. 황홀한 감촉.

깊숙이 헤집고 들어온 혀끝이 집요하게 클리토리스를 자극하자, 열락에 뇌수가 녹아 감각 속으로 올올히 풀어진다.

말캉한 혀끝이 유연하게 구부러져 음핵을 지그시 눌러 위아래로 문질렀다. 짜릿하고 야릇한 감각. 혀끝으로 자근자근 짓누르며 핥아내다가 이내, 혓바닥을 넓게 펼쳐 젖은 꽃잎 전체를 덮어가며 톡톡 건드리다가 성에 차지 않는지 입술을 흡착해 약하게 빨아들였다.

"흐으으으..."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빨리고 또 딸리고 핥아내니 미칠 거 같았다. 이리저리 몸이 흔들리고, 그가 점점 빙글빙글 돌리고 길게 날름거려 핥아낼수록 아찔한 느낌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내달려 떨림이 멈추지 않았다. 파도처럼 밀려든 쾌감이 눈앞으로 하얗게 번져나갔다.

풀썩, 자극을 견디지 못한 라희가 무너지자, 그 상태로 엉덩이 뒤에서부터 굵은 살덩이가 몸을 가르고 침입해 들어왔다.

"흣!"

거의 축 늘어져 엎드린 몸과 달리 잔뜩 달아오른 내부는 벌어진 틈으로 밀어 넣어진 남성을 맞이해 움찔움찔 들썩이며 환호했다. 파고들어 와 들쑤셔지면서 깊이 밀려들어 오자, 바들거리는 질벽이 그를 쪽 빨아 안으로 끌어들였다.

"앙, 하앙, 앙.."

속도감 있게 움직이는 남성은 진득하게 속살에 박혀 착착 감겨들어 왔다. 민감한 여성이 그를 옴죽이며 감싸 안자 밀려들어 오는 허릿짓이 빨라졌다.

그는 빠르고 격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길게 가르고 들어와 푹푹 박혀 들어 거세게 부딪칠 때마다 자지러질 듯한 교성이 연신 터져 나왔다. 시원하게 긁어주듯, 쾌락의 접점을 못 견디게 들쑤시며 자극하는 반복적인 움직임에 휩쓸려 널브러진 몸이 이리저리 흔들렸다.

은밀한 속살이 갈라지고 벌어져 팽팽한 남성을 받아들일 때마다 전신을 휘감은 원초적인 짜릿함이 파도처럼 여러 번 밀려들어 왔다. 쫄깃한 조임이 전신을 끈적한 전율에 휩싸이게 했다. 찔걱거리며 흘러나온 희뿌연 애액이 온통 아래를 적실 때였다. 그가 견디지 못하겠다는 듯, 맹렬히 마지막 스퍼트를 했다.

"읏!"

감질나게 몸 안을 빠져나가는 남성의 감촉. 순간 등과 엉덩이 위로 뜨끈한 기운이 흩뿌려졌다. 울컥거리며 흘러나와 등허리에 작게 고인 뜨뜻한 액이 느껴졌다.

"하아, 하아........."

거칠게 숨을 몰아쉰 그는 잠시 후 라희의 등 언저리를 뭉텅이 진 티슈로 닦아냈다. 땀에 흠뻑 젖어 길게 누워있는 몸 위로 그가 역시 열기를 피워올리는 젖은 몸을 겹쳐 덮었다. 위에서 묵직하게 체온으로 누르는 느낌은 포근했다. 쪽, 뺨에 와 닿는 입술의 감촉, 그리고 나직하게 울리는 목소리.

"쉬어. 이렇게 된 이상, 어쩔수 없이 나중에 청계천이나 산책 가야겠군."

조금 기쁜듯 귓가로 속삭여진 말을 듣고 나자, 힘겹게 뜨인 속눈썹이 잘게 떨리다가 눈꺼풀이 내리 감기면서 아래로 닫혔다.

============================ 작품 후기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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