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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보네요."
캐서린의 레스토랑에 문을 열고 들어서자, 안쪽에서 경망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정말, 인연인가 봐요?"
라희는 먼발치의 테이블에 앉아 고개를 들고 가늘게 휜 눈매로 그녀를 바라보는 제프에게 싸늘히 입을 열었다.
"악연이 인연보다 질기다던데요."
"흐음. 멀리 떨어져 있어서 말소리가 잘 안 들려요. 날씨이야기 했나 보죠? 뭐, 오늘 날씨는 좋네요. 청명하니 맑고."
제프는 짐짓 딴청을 피우며 어깨를 으쓱했다. 그가 앉아 있는 테이블 앞으로 다가간 라희는 한참 오픈 준비 중인 레스토랑 내부를 둘러보았다. 직원들이 바삐 몸을 움직이고 있는 가운데, 정작 있어야 할 사람들은 보이지 않았다.
"언니들은요?"
"곧 올 거에요. 갤러리에 들렀다가 온다고 했거든요. 약속 시각에 조금 늦을지도 모르니 나 먼저 가서 라희씨와 놀아주고 있으라더군요. 앉아요."
제프가 자리를 권했다. 라희는 그가 가리킨 의자 말고, 바로 옆 테이블의 의자를 빼서 앉았다.
"뭐라도 마실래요? 당장 커피는 되는데."
"언니들 오면 같이 마실래요."
"그래요, 그럼."
의자에 앉아 있던 몸을 비스듬히 돌린 제프는 옆 테이블의 라희가 보이게끔 고쳐 앉았다. 짓궂은 눈매로 입가를 올리고 가만 시선을 보내는 제프를 보고 있으려니 며칠 전 그가 파티에서 유진에게 했던 말들이 생각났다. 유진의 말문이 막힐 정도로 모욕적인 언사들. 아무리 스스로 언급한 대로 성격이 개차반 같다지만, 선뜻 타인을 위해 나서기 쉽지 않았을 거였다. 일단, 감사의 말은 해야 할 터.
라희는 테이블 위에 놓인 메뉴판을 펼쳐 들고 유심히 살펴보는 척하면서 슬쩍 입을 열었다.
"그 날, 고마웠어요."
제프는 살짝 고개를 기울이며 싱긋 웃었다.
"이제나 저제나 언제 공치사를 들을까 기대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듣게 되니 기쁘네요. 뭐, 제겐 별일 아니지만 그쪽에게는 큰 도움이었겠죠. 그러니 좀 더 성의있게 감사해도 되는데. 아, 그런데."
앞서 말한 고맙다는 인사를 취소하고 싶을 정도로 밉상스레 지껄이던 제프가 고개를 갸웃하며 대수롭지 않게 물었다.
"평범한 관계는 아닌가 봐요?"
덤덤한 어투와는 달리, 날카로운 질문. 뭐라 생각할 겨를도 없이 반사적인 대꾸가 높게 튀어나왔다.
"네?"
"데이빗이요. 그쪽 남자."
꼭 찍어 대상을 지적하는 것을 듣고 있으려니,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 긴장으로 굳어진 라희의 얼굴을 힐끗 본 제프는 느긋하게 말을 이었다.
"브랜다네 붙박이장이 했던 말을 곰곰이 생각해 보니, 걸리는 게 있어서요."
붙박이장? 지난번 파티에서도 그런 표현을 썼는데 확실히 유진을 의미하나 보다. 바흐의 연인으로 오래 그 집안에 들락거렸음을 의미하는 걸까. 라희의 뇌리에 어지러운 사념이 교차했다.
"뭐가요?"
어쩐지 불길한 예감. 복잡한 머릿속과 반대로, 곧장 반사적으로 물음이 튀어나왔다. 제프는 의자에 몸을 비스듬히 기울여 편하게 기대고서 말했다.
"이유진씨가 말했던 1억이요. 그리고 데이빗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돈으로 칭칭 감아놓은 것도 좀 걸리고."
제프는 유심히 라희를 보며 물었다.
"설마, 진짜 돈 때문에 만나는 거에요?"
"........"
같은 질문. 같은 장소. 자리는 조금 달랐지만, 지난번 저쪽 바에 앉아 있을 때, 이런 취급을 한번 받아봤기에, 멘탈이 단련되었는지 아주 마음을 할퀴어 파는 물음은 아니었다. 하지만, 명료한 머릿속과 별개로 말문이 턱 막혔다.
라희는 말없이 입을 굳게 다물었다. 제프는 습관처럼 입매만 위로 올린 채 무표정하고 건조한 눈으로 차게 굳어 있는 라희를 머리에서 발끝까지 샅샅이 훑어내렸다.
"겉보기에는 전혀 사치하게 안 생겼는데요. 파티장에서의 옷차림과 별개로, 라희씨가 지금 입은 코트나 소지한 아이폰은 고가품이지만, 안에 걸치고 있는 옷은 대충 유니클로나 갭인거 같고. 신발도 명품은 아닌 거 같아요. 마감이나 라인이 지나치게 뭉툭하거든요. 하지만, 겉보기와는 완벽히 다를 수도 있죠.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르는 거니까."
제프는 눈매 끝을 가늘게 기울이며 싱긋 웃는 입매로 계속 말했다.
"흐음. 1억이라. 예쁘장하지만 냉담한 연인을 곁에 두는 대가인가 보군요."
유진이 지껄인 말을 제멋대로 해석하는 제프의 말을 듣고 있으려니 순간, 속에서 울컥 뭔가가 치밀어 오르면서 자기도 모르게 말이 튀어나왔다.
".....틀렸어요."
유치한 반발심. 그걸 깨달았을 때는 이미 늦었다. 제프는 기민한 호기심을 보이며 라희를 향해 눈썹을 약간 들어 올렸다. 이어질 말이 몹시 궁금하다는 듯한 표정.
"호오?"
"곁에 두는 대가가 아니라, 결별의 대가였으니까요"
라희는 어쩔 수 없이 발끈해 대답하면서 동시에 깊이 후회했다. 어리석다. 아무리 상대방이 유진에게 말을 들었더라도 그냥 입을 다물었어야 하는데. 어쨌거나 이로써 확실히 알 수 있는 사실은, 바로 앞에 앉아 있는 제프가 실은 빙글 웃으며 사람 속을 긁어 원하는 답을 획득하는 심리 전문가라는 거다. 혹은 화술의 달인. 아니면, 라희의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제프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초급 수준이거나. 후자라면 말을 섞을수록 불리하다. 일방적으로 당하기만 할테니까.
"재미있네요. 그럼, 말이죠."
제프는 속눈썹을 아래로 나른하게 내리떠 무언가 생각에 잠긴듯하다가 천천히 몇 번 깜박이고서 눈을 들어 라희를 똑바로 직시했다.
"그가 더 높은 가격을 불렀나요? 아니면, 다른 이유로?"
뒤에 생략된 말은, 그의 곁에 머무르는 건가요 인가. 대체 이 남자는 왜 이렇게 오지랖이 넓은 거지. 쓸데없이 다른 사람 일에 관심이 많다. 무료하고 권태로운 부잣집 도련님의 여흥인가.
라희는 대답 대신 피식, 싸늘한 실소를 흘렸다.
"흐음."
제프는 그런 라희의 얼굴을 뻔뻔할 정도로 노골적인 시선으로 유심히 들여다보다가, 이내 싱긋 입가를 올려 말했다.
"오억은 어때요?"
뭐? 갑자기 아무렇지도 않게 흘러나온 오억이라는 말에 라희는 자신의 귀를 의심하며 눈을 동그랗게 뜨고 제프를 쳐다봤다.
"결별의 대가가 1억이었는데 그것을 받아들였다는 말은, 애초 만남의 대가는 그것보다 더 적었다는 이야기고. 1억의 딜(deal)을 성사시켰음에도 다시 만나고 있다면, 그에게서 1억보다 더 큰돈을 바라거나, 요구할 수 있다는 말이 되지요. 그러니까요-."
곧은 시선으로 라희를 바라보며 제프가 입을 열었다.
"오억. 나랑 만나는 대가치곤 꽤 괜찮은 금액이죠?"
"하."
기가 찼다.
"후한 편 아닌가? 나 싫증도 잘 내는데. 그동안 길게 간 게 아마 삼 개월?"
아무렇지도 않게, 삼 개월에 오억이라는 금액을 지껄이는 제프를 보니 짧은 시간이나마 대체 뭔 소리가 싶어서 귀 기울이고 듣고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라희는 입술을 꾹 깨물고는 고개를 돌려 시선을 메뉴판으로 던졌다. 라희가 노골적으로 관심을 끄는 모습을 본 제프가 옆에서 계속 말을 이었다.
"손해보는 장사는 아닐 텐데요. 만남의 대가가 5억이면, 나중에 뭐 우리 누나나 혹은 다른 사람이 결별의 대가를 제시할 때 최소 5억 이상을 줄 거 아니에요? 그럼, 가만 앉아서 최소 5억에다 플러스 알파로 돈을 벌 수 있을 텐데?"
탁. 들고 있던 메뉴판을 테이블 위로 거칠게 덮은 라희가 고개를 비틀어 제프를 쏘아보았다.
"오억이 장난인가 보죠?"
싸늘한 시선으로 또박또박 힘주어 발음해서 불쾌하게 묻는 라희를 향해, 제프는 느긋한 눈짓을 보냈다.
"그럼요."
그가 방긋 입매를 끌어올리며 계속 말했다.
"뭐, 그쪽이야 뉴욕 거주가 아니라 우리 아버지를 모르겠지만. 내가 전생에 좀 선행을 많이 했는지 삼신할미가 꽤 괜찮은 자리를 점지해 줬더라고요? 덕분에 하루에 5억씩 평생 쓰다 죽어도 도저히 못쓰고 죽을 돈이 수중에 있으니 그 점은 걱정 마요."
오억이 그저 하룻밤 유희뿐인 금액이란 말인가. 제프가 부잣집 도련님이라는 것은 지난번 파티장에서 유진이 언급했었고 본인도 인정했기에 대충 짐작하고 있었다. 뻔뻔하고 안하무인인 태도나, 상대방을 전혀 배려하지 않은 건방진 말투는 전부 돈 많은 부모를 둔 못된 망나니의 전형 같아 보이니까.
라희는 깊은 한숨을 목구멍으로 삼켰다. 시종일관 여유 있는 태도로 빙글 놀리는 제프 앞에서 또다시 발끈하는 것은 유치할 뿐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자각했다. 턱 끝에 힘을 주어 잠시 침묵하던 라희는 제프가 늘상 하던 대로 입꼬리를 끌어 올리며 생긋 웃어 보였다.
"제가 조금 궁금한 것은 말이죠. 마음에 드는 이성을 돈을 쥐여주며 만나야 하는 필사적인 이유라도 있나 싶은 거에요. 그쪽-."
제프가 계속 그래 왔던 것처럼, 라희는 위아래로 눈을 굴려 제프의 외모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세세히 훑어내렸다.
"스스로가 늘 홀로 주장하는 대로 미남은 아닐지언정, 꽤 곱상하게 생긴데다가 키는 180 가까이 되고, 부드러운 곱슬머리가 매력적인데요. 거기다 얄미운 말만 뱉어내는 입만 잘 다물고 있어준다면, 얼굴 자체는 웃는 낯이니까 비호감도 아니고요. 왜 굳이 돈 주고 여자를 사려는 거에요?"
최대한 입매를 끌어올리며 냉소적인 말투로 뾰족하게 말하는 일을 실제로 해보니 상당히 재미가 있었다. 제프는 그런 라희를 보며 잠시 당황한 듯, 미간을 내리 좁히더니 이내 한쪽 눈을 찡긋하면서 유쾌한 어조로 답했다.
"아, 정말 미워할 수가 없네요. 얌전한 얼굴로 잘도 이런 돌발 행동을 하니까요. 그쪽, 아찔한 매력있는 거 알고 있어요?"
라희는 대꾸 대신 가볍게 어깨를 으쓱 들어 올렸다. 그러자 제프가 말했다.
"으음. 날 봐요."
라희가 무심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자, 입매를 싱긋 올린 제프가 말을 이었다.
"예쁘장한 얼굴. 잡티 하나 없는 흰 피부. 품에 폭 안길 것같은 여리 여리 한 몸매, 거기다 꽤 기대를 하게 하는 사이즈의 여자가 있다고 쳐요. 편의상 미녀라고 칭하죠."
사이즈를 언급하면서 제프는 라희의 티셔츠 아래 봉긋 솟은 가슴 쪽을 눈짓했다. 라희가 보낸 한심한 눈빛을 받아치며 상냥하게 입매를 올린 그는 계속 말했다.
"이 무심한 미녀가 마음에 드는데 말이죠. 좀처럼 넘어오지 않을 거 같단 말이에요. 말 그대로 무심하고, 냉담한 여자니까. 어찌 한번 만나볼까 궁리해봐도, 정공법으로 접근하려면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죠. 그런데 봐요, 내가 있는 게 뭔지."
그는 손짓으로 자신을 가리키며 자랑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딱 봐도 돈이죠. 돈이 남아돌잖아요.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노력은 힘들거든요. 게다가 내 쪽에서 미녀에게 원하는 것이 절절한 로미오와 줄리엣 같은 사랑도 아니고, 그저 만나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유쾌하게 있다가 하고 싶을 때 육체 관계를 어느 때고 하는 거죠. 일일이 수고스럽게 지루한 수다나 짜증을 받아주거나, 기분 나쁘다고 앙탈이나 투정부리는 거 없이요. 그저 돈 조금 쥐여주면, 서로가 만족스럽잖아요. 니즈가 맞은 거니까. 그래서예요."
단순하고, 명료하지만 참으로 저급하리만큼 솔직한 답. 결국, 답은 몸과 돈의 물물교환이라는 거. 라희의 미간이 급격히 찌푸려지자, 제프는 테이블 위에 손가락을 톡톡 두드리며 말을 이었다.
"여자들은요, 로맨스 소설 읽잖아요? 남자들은 포르노를 보거든요. 결국 둘다 목적은 단 하나, 삽입인데, 우린 여자들처럼 복잡한 심상이나, 감정선, 플롯 따윈 머리아프고 시간 낭비라고 생각해요. 그냥 엉덩이와 엉덩이가 부딪치는 행위 자체에 몰입하니까요. 연기하고 있는 배우가 누구든 상관없어요. 따지고 들면 세세한 취향이라는 게 있긴 하지만, 적당히 봐줄 만한 몸매에다가 풍만한 가슴 두 개와 주요부위만 제대로 뚫려 있으면 거기서 거기라고요."
제프가 한쪽 눈썹을 들어 올리며 동의를 구하는 듯한 눈짓을 보내자, 라희는 휙, 고개를 돌려 눈을 몇 번 깜빡이다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네. 알았어요. 그만 해요. 그쪽이 약에 취해 모델들과 벌거벗고 요트 위에 올라탄 이유를 명확히 알았으니까."
싸늘하게 쏘아보는 차가운 시선을 받아낸 제프가 턱을 비스듬히 들어 올려 우뚝 서 있는 라희에게 눈길을 맞추고서 젠체하며 말했다.
"하, 이거 기쁜걸요. 이성으로부터 전적인 공감과 이해를 받다니요."
입매를 가득 끌어올린 제프의 얄미운 미소를 보고 있자, 캐서린이 왜 남동생에게 무자비한 주먹질을 날렸는지 처절하게 자각할 수 있었다. 라희는 어금니를 질끈 깨물며 어정쩡한 미소를 내보였다. 주먹을 부르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으며 자랑스러워하는 제프는 좀 더 세게, 그리고 자주 맞아야 겨우 정신을 차리려나 싶었다.
"나중에라도 그 남자가 싫증 나면 내게 와요."
제프는 자신의 무릎 위를 손바닥으로 탁탁 치며 오만하게 말을 이었다.
"그쪽 자리는 항상 킵해둘게요. 미인인데다 말도 잘 통하고, 성격이 쿨해서 집착도 없을 거 같고. 우리 몸만 맞으면 길게 사귈 수도 있을 거 같아요."
후, 라희는 긴 한숨을 토해내며 눈을 지그시 감았다가 떴다. 그리고 명료한 말투로 싸늘하게 대꾸했다.
"고맙지도 않지만, 단호히 사양할게요."
"에이. 정말 미련 없어요?"
지끈. 머리까지 아파져 오는 제프의 말에, 라희는 미간을 찡그리며 겨우 입매를 끌어올려 답했다.
"무엇보다 그쪽 외모가 제 취향도 아니고요, 멘탈 또한 누님께 한 백만 번쯤 맞아서 정신을 차린다면 모를까. 그전에는 어림없어요."
라희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저쪽 레스토랑 입구 쪽에서 높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뭐야? 쟤가 무슨 괴롭히는 말이라도 했니? 내가 때려줄까?"
"아니야, 누나."
"아니에요. 언니. 오셨어요?"
식당 안쪽으로 걸어 들어오는 캐서린과 혜영 그리고 낯선 남자가 보였다. 남자의 팔에 혜영이 팔짱을 끼고 있는 것으로 보아서, 아마도 그녀의 약혼자이자 화가인 결혼 상대인듯싶었다.
"이쪽은, 우리 신랑 될 유재하씨. 여기는 내가 말한 동생, 송라희."
일행을 보고 자리에서 일어나 서 있는 라희에게, 혜영이 밝게 웃으며 남자를 소개했다.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남자는 약간 마른듯한 훤칠한 키의 우수 어린 눈매의 소유자로, 꽤 미남 축에 끼는 예술가다운 섬세한 분위기를 풍겼다.
"재하씨가 모레부터 전시회 시작이라, 정신없이 바빠 보이길래 내가 밥 한 끼 든든히 먹이려고 같이 불렀어. 자, 이제 밥 먹자. 뭐 먹을래? 내 식당이니까 아무거나, 무엇이든 부담 갖지 말고 주문해."
캐서린이 어서 뭐 먹을지를 결정하라는 듯 메뉴판을 턱짓했다. 눈치 빠른 레스토랑 직원이 가까이 다가와 테이블 앞에 멈춰 서자 이내, 자리에 앉은 일행들은 메뉴판에 손가락을 올려 각자 자기가 먹고 싶은 음식을 짚어 주문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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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