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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그녀와 그와 나-54화 (54/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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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르륵, 꾸륵.

라희는 문득, 귓가를 간질이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 베개에 얼굴을 반쯤 묻고 누워 있던 라희는 감았던 눈을 떴다. 꼬르르르. 뱃속이 요동치며 요란한 소리를 만들었다. 배가 고파 잠이 깨다니.

눈을 반쯤 뜬 라희는 고개를 돌려 벽시계를 확인했다. 오후 4시. 지난 새벽 뿔테가 찾아왔던 시간이 4시쯤이었고, 그를 보내고 나서 바로 침대에 쓰러져 잠이 들었으니 어림잡아도 10시간 넘게 정신없이 잠에 취해있었다. 방안은 환했다. 라희는 한동안 방안 천정을 멍하니 보고 있었다.

그것도 잠시, 꼬르르르, 꾸릉. 배가 고파 빈 위장이 계속해서 꿈틀거리며 요란한 소리를 냈다. 기내식 이후로 먹은 것이라고는 물뿐이었으니 뱃속이 화가 날만도 했다. 식욕은 없지만, 속을 잠잠케 하기 위해 뭐라도 먹을까. 라희는 이불을 걷어내고 자는 동안 품어낸 온기 가득한 침대 시트를 빠져나왔다.

피부로 느껴지는 방안은 온도는 춥지도 덥지도 않았지만, 속이 텅 비어있어서인지 등골이 서늘하니 시려왔다. 라희는 잘 떠지지 않는 눈을 비비며 주방으로 향했다. 방문을 열고나오자, 냉장고와 싱크대가 보였다.

라희는 머릿속으로 기억을 되돌려 보았다. 마지막으로 장을 본 것이 언제였더라? 그때도 별거 안 샀었는데. 특히 냉장할만한 것은. 아무래도 냉장고는 텅 빈 것 같았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니 열어보아야 하지 않을까. 냉장고에 먹을 게 없으면 싱크대 선반을 뒤지면 된다. 라희는 냉장고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그때, 툭, 라희의 발부리에 무언가가 걸렸다. 아래를 보니 바닥에 여행 가방이 보였다.

마치, 여기 있어. 잊고 있던 거 아니지?라고 말하며 자신의 존재를 일깨우는 듯 라희를 향해 둥근 모서리를 내밀고 누워있는 여행 가방을 보고 있으니 새삼, 바흐와 정말 두바이에 갔었다는 것이 실감 났다. 긴 잠을 자고 나니, 마치 꿈꾼 것처럼 아득하게 느껴졌었지만, 저렇게 사실임을 증명하는 실체가 떡하니 놓여있다. 가방을 보고 있던 라희의 눈은 무의식적으로 침대 위에 놓인 휴대 전화로 향했다. 침대로 다시 걸어가, 휴대폰을 들고 액정화면을 확인했다.

메시지 1. 발신 수신 통화 0.

메시지? 갑자기, 가슴이 두근거렸다. 혹시, 바흐일까 싶었던 라희는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는 메시지를 보내지 않는다. 그래도, 지금 그가 있는 곳은 해외니까....

라희는 아닐 거라 생각하면서도 묘한 기대를 가지고 메시지 확인 버튼을 눌렀다.

「엄마가 너 보고 싶어 하더라. 휴학했다며? 집에 들러.」

메시지를 읽은 라희는 바로 액정화면을 꺼트렸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 나였다. 발신인은 오빠였다.

하. 목구멍을 타고 긴 한숨이 나왔다. 오빠는 그 일 이후, 다시 임용고시를 보겠다며 노량진에 틀어박혔다고 들었다. 엄마와는 십여 일 전 통화를 끝으로 그동안 연락을 못 했다. 마지막으로 집에 갔던 날이 언제였더라? 라희는 벽에 걸린 달력을 쳐다보며 휴대 전화를 바지 뒷주머니에 넣었다.

확실히 한 달은 넘었다. 바흐와 계약하고 집에는 전화로 연락만 종종 했지, 혹시 그가 불시에 찾을까 봐 서울에서 벗어난 적 없다. 집에 가볼까? 지금 바흐는 해외에 있으니 마침 시기도 적절했다. 언제 갈까 생각하며 냉장고 문을 열어 먹을 것을 찾으려 둘러보았지만, 예상했던 대로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생수통만 가득했다.

―꼬르르르.

배가 다시 애달픈 소리를 냈다. 등이 추워서, 뭔가 따뜻한 것이 먹고 싶다. 몸을 따뜻하게 덥혀 줄 수 있는 국물류로. 라면 사놓은 것이 남아 있던가? 라희는 냉장고를 닫고 싱크대로 향했다.

싱크대 선반을 열었다. 참치 캔 묶음과 스팸 한 통이 보였다. 라면은 없었다. 지난번 사 놓았던 스낵면은 다 먹어치운 모양이었다. 아, 맞다. 그때 뿔테가 마지막 한 봉지를 먹어버렸다. 그러고 보면, 뿔테는 항상 라희가 배고픈 상태에 불쑥 등장하곤 했다.

라희는 고개를 들어 현관문 쪽을 바라보았다. 설마, 지금 오는 것은 아니겠지. 새벽에는 그렇게 술에 취해있었으니, 억지로 받아낸 데이트 약속은 기억 못하는 편이 나았다.

그리고, 그 친구들.

언뜻 듣기로는, 뿔테에게서 들어 2주간 집을 비울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던 걸로 보이는데, 막상 집안에서 인터폰으로 자신들을 지켜보고 있었다는 발견했을 때 나를 뭐라 생각했을까. 거짓말쟁이? 거기다 새벽에 찾아온 뿔테에게 깊이 안겨있는 모습을 보였다. 아무리 혼자 산다고 해도 정상적으로 보이지는 않겠지. 그 정도 스킨십은 가벼운 관계에서는 힘드니까.

하아, 생각할수록 머리만 복잡해졌다. 뿔테와는 그냥 그때, 엘리베이터에서 일로 끝냈어야 했는데, 일이 꼬여버렸다. 얼떨결에 동행한 형수 생일 파티에서 뿔테와 함께 있는 모습이 그의 가족 일부와 지인들에게 알려진 것도 모자라, 이제 친구들까지. 그에게 했던 스스럼없는 행동으로 보아 절친한 친구들 같이 보였는데.

두바이에서 인천으로 날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서울에 도착하면 그렇지 않아도 복잡하고 대책 없는 지금의 삶에서 뿔테를 몰아내야겠다고 결심하며 돌아왔는데, 집에 오자마자 무색하게도 다시 엮여버렸다.

오히려 잘 된 걸까? 그의 친구들이 날 보았으니. 정말로 뿔테를 위하는 친구들이라면, 옆에서 그만 두라 말해주지 않을까. 정말로, 그와는 어울리지 않으니까.

―꾸륵,꾸륵.

라희는 피식, 소리내어 웃었다. 한참 이런저런 생각에 골몰해 빠져있는데, 갑자기 들린 배고프다는 뱃속의 아우성은 왠지 웃겼다. 복잡한 생각을 하고 있는 머리와 원초적인 욕구를 결을 원하는 몸의 노선은 따로구나 싶었다. 라희는 선반문을 닫았다. 어쩔 수 없이 집 앞 편의점에 가서 라면과 삼각 김밥, 그리고 샌드위치 같은 간단한 먹을 것을 사 와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 초인종 소리가 요란하게 들렸다.

―띵동. 띵동. 띵동.

쫓기듯 조급하게 들리는 초인종 소리를 듣고 있으니, 다시 피식, 웃음이 났다. 어쩐지, 머릿속에 딱 떠오르는 한 사람이 있었다. 라희는 짧은 한숨을 내쉬고는 인터폰으로 다가가 버튼을 눌렀다.

"나야."

인터폰 속에서 뿔테가 카메라를 들여다보며 소리쳤다. 무언가를 들고 있는지 두 팔을 어색하게 뒤로 감춘모습이었다.

“자기, 인터폰 붉은 불 들어왔어. 보고 있는 거 다 알아. 문을 여시오!”

확실히, 만취 상태였음에도 새벽에 있었던 일을 기억하는 모양이었다. 라희는 인터폰을 끄고 현관문을 열었다. 딸깍, 문이 열리자 그가 활짝 미소를 지으며 라희를 향해 커다란 꽃다발을 내밀었다.

"자."

불쑥 내밀어진 꽃다발. 라희는 얼떨결에 받아들었다. 하얀 눈꽃 송이 같은 안개꽃 사이로 근사한 향기가 나는 연분홍빛 장미꽃이 탐스럽게 꽂혀있다. 라희는 꽃다발을 가만 받아 들고 마냥 보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뿔테는 지난번에도 꽃다발을 들고 왔었다. 그때도 정말 놀랐었는데, 그리고 곧장.....

"무슨 생각해?"

뿔테가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라희는 꽃을 보고 있던 시선을 들어 그를 마주 보았다. 새벽의 난동을 부렸던 모습은 전혀 상상할 수 없는 깔끔한 옷차림의 그가 세련돼 보이는 블랙톤의 뿔테 안경을 쓰고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라희를 내려다보았다. 뿔테 안경 위 반듯한 이마에 걸려있는 짙은 검은색 눈썹이 꿈틀했다.

".......아니에요.“

"뭐야, 꽃다발을 받았으면, 뭐라도 반응이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우리 자기, 오랜만에 보니 무뚝뚝한데?"

그가 현관문을 닫고 팔을 뻗어 라희의 허리를 가볍게 끌어안았다. 술에 찌든 냄새가 아닌, 청량한 향이 났다. 남자들이 즐겨 쓰는 쿨 워터 계열의 가벼운 향수 냄새가 약한 알코올 향에 섞여 났다. 은은하고 그윽한 바흐와는 완전히 다른 냄새다. 라희가 속으로 향에 대한 감평을 하고 있을 때 뿔테가 고개를 숙였다. 뜨거운 숨결이 뺨을 향해 다가왔다가, 살짝 비켜 내려갔다. 쪽, 짧은 입맞춤이 라희의 입술을 스치고 지나갔다. 따뜻하고, 보드랍고, 그의 향수처럼 가벼운 감촉이 입술 위에 남았다.

"말로 하기 부끄러우면 이렇게, 키스로 답하는 방법도 있는데.“

그는 손을 들어 라희의 머리카락을 가볍게 쓰다듬었다. 정수리에서, 어깨까지 머리카락을 손바닥으로 쓸어 내려오는 그의 부드러운 손길은 계속 이어졌다. 조심스럽고 다정한 손길은 어쩐지 기분은 편안하게 만들었고, 라희는 순한 양처럼 가만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의 손은 어깨 아래 머리카락 끝을 향하는가 싶더니 위로 들려 라희의 턱을 살짝 들어 올렸다. 입술 위에 그의 시선이 닿았다.

“그러고 보니 우리 어제 키스했던가? 재회의 키스 말이야."

가만 입술을 보고 있던 그가, 순식간에 입술을 덮어왔다. 라희의 다문 입술 사이로 뜨거운 혀가 파고들자, 라희는 고개를 비틀어 그를 피했다.

“..........왜?”

돌연한 라희의 행동에, 그가 고개를 갸웃했다. 라희는 바닥을 향해 보고 있다가, 그가 계속 바라보자 미간을 찌푸리며 작게 중얼거렸다.

“....지금 일어나서.....”

“아아, 그래 보여서 하고 싶은 건데.”

그는 두 손으로 고개 숙인 라희의 뺨을 감쌌다. 차가운 뺨에 그의 손바닥 온기가 전해졌다. 라희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자, 부드럽게 눈매를 기울인 그는 바로 굳게 다문 입술 위로 다가왔다.

다시 입술이 닿았다. 꼼짝없이 갇혀 움직이지 못하는 입술 틈으로 촉촉한 혀끝이 파고들었다. 순식간에 입안에 들어온 뜨거운 혀는 입안을 따스함으로 가득 채웠다. 메마른 입안을 축이듯 그의 따스한 타액이 흘러들면서, 목구멍을 적셨다. 부드럽고 촉촉한 혀는 막 양치한 듯한 상쾌한 치약향이 났다. 그는 어색하게 도망가는 혀를 붙잡아 휘감았다. 움츠러든 라희를 달래듯 감싸고 깊게 빨아 끌어당겼다. 입안에 가득 그가 전해준 상쾌한 향이 스며들었다. 몸에서 나는 것과 같은 청량하고 향은, 잠기운에 취해 몽롱했던 머릿속을 개운하게 일깨웠다.

“좋은데? 모닝 키스. 아니, 지금 아침은 아니지. 하여튼, 오늘의 첫 키스.”

뿔테는 만족한 미소를 띠고 다시 라희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라희는 고개를 푹 숙인 채 아무 대꾸도 할 수 없었다. 민망했다. 대체 왜 이런 짓을. 자다 일어났다고 분명 말했는데도. 그는 고개를 들지 못하는 라희의 얼굴을 한참 바라보다가 라희를 감싼 팔을 움직여 현관 안쪽으로 이끌었다.

"........?"

현관에서 고개를 돌려 주방 겸 거실을 보던 그의 시선이 돌연 멈췄다. 그의 눈길은 바닥에 놓인 루이비통 여행 가방에 고정되어 있었다.

"음. 못 보던 건데? 누구냐 넌."

그는 한동안 여행 가방을 응시했다. 입을 다물고 생각에 잠긴 듯, 미간을 좁혔다. 그가 침묵하자 어색해진 라희는 허리에 둘러진 그의 손길에서 벗어나려고 했지만, 몸을 비트는데도 놓아주지 않았다. 손에 꽃다발을 들고 있어서, 적극적인 탈출은 어려웠다. 라희가 꽃다발을 바닥에 던져야 하나 고민하고 있을 때, 그가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저것이 투 윅스 노티스(Two Weeks Notice)의 원인 같은데. 자기?“

살짝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였다. 조금 불쾌한 듯한 그의 음성에, 라희는 순간 몸을 움찔했다. 그러다 이내 정신을 다잡았다. 아니, 놀라지 않아도 된다. 뿔테와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니까. 이 불쾌함을 계기로 그가 이방에서 나간다면 더 좋고. 라희를 가만 들여다보던 그가, 내내 시선을 피하다 마침내 고개를 든 라희와 눈빛이 마주치자 바로 입을 열었다.

“휴 그랜트와 어디 갔었는지 궁금하지만, 묻지 말아야겠다. 어차피 대답 안 해줄 거지? 나라도 그럴 테니까. 대신,”

그는 짐짓, 밝은 목소리로 라희를 보며 살짝 입매를 올렸다. 그의 입술이 그린 것은 분명 웃음이었지만 어딘지 모르게 씁쓸해 보이는 표정이었다. 라희를 보고 있는 눈매는 웃고 있지 않았다. 라희는 시선을 내려 그의 눈길을 피했다.

“오늘 나랑 가줄 데가 있어.”

그의 말에 라희는 조그맣게 물었다.

“.........데이트요?”

“음....”

라희가 말한 데이트라는 말에 잠시 입을 다물었던 그는 입술 끝을 말아 올리며 옅은 미소를 보였다.

“그건 당연히 해야지. 오늘 데이트 하러 온 건데. 술 취했다고 기억을 잃는 타입은 아니라서, 전부 똑똑히 기억하고 있거든. 그러니 그거 말고. 하여간, 이따 가보면 알아.”

평소처럼 부드러운 목소리였다. 그는 라희의 모습을 위에서 아래로 살피며 슬며시 입을 열었다.

“씻겨줄까?”

“.........네?”

“데이트 가야지. 뭐, 그대로 나가도 상관없지만 어쩐지 잠에서 막 깬 모습이 자극적이라서 말이야. 하루 종일 방 밖으로 못 나가게 될 수도 있어. 그럼 데이트가 아니잖아.”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라희가 어찌 반응해야 하나 머뭇거리고 있자, 그가 고개를 숙여 라희의 귓가에 낮게 속삭였다.

“.......하고 같이 씻을래?”

그 말에 화들짝 놀란 라희가 뿔테와 떨어지려고 몸을 비틀자, 그가 낮게 웃었다.

“아니요.”

라희는 정색하며 딱딱하게 말했다.

“이런, 그래도 되는데. 나야 방금 씻고 왔지만, 또 씻지 뭐. 자기도 씻겨주고.”

라희는 순간 꽃다발을 바닥에 던지고 다시 몸을 비틀었다. 자유로워진 손으로 그를 밀어내며 허리에 감긴 팔에서 벗어나려 버둥거렸다. 격한 반응을 예상했다는 듯, 라희의 허리를 꽉 감싸 쥔 그는 욕실 앞에 놓인 바구니에서 돌돌 말린 타월을 꺼내들어 라희에게 건넸다.

“자. 씻어.”

라희가 타월을 받아들자 허리가 스르륵 풀렸고, 라희는 도망치듯 재빨리 욕실로 들어가 문을 잠갔다. 문밖에서 뿔테가 소리쳤다.

“보일러 온수로 돌려놓을게. 자기.”

그리고 뒤이어 낮은 중얼거림이 들렸다.

“...........이런 말 꼭 해보고 싶었는데.”

라희는 세면대의 물을 틀었다. 쏴아아. 쏟아져 내리는 거센 물 소리와 함께 바깥의 소리는 모두 묻혀 더 이상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 작품 후기 ============================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와 그녀는, 일상 부분 쓰는데 은근 오래 걸려요 ㅠㅠ+원고료 쿠폰& 후원쿠폰 감사드립니다.

퍼플케이브님

메르시엘님

dlkajlet님

까로라인* 님 ^^

감사합니다.

그리고 코멘트 완전 좋아하며 읽고 있는거 다들 아시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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