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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그녀와 그와 나-49화 (49/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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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탄탄한 가슴에 볼을 맞대고 있던 라희는 포근하게 감싸안겨 열린 테라스 문을 지나 방안 한가운데 있는 침대에 뉘여졌다. 서늘한 바깥과 달리 안은 쾌적한 온도였다. 벗고 있기에 덥지도 춥지도 않은.

라희의 다리 사이에 있는 그와 눈이 마주치자 시선을 어찌해야 할지 몰라 라희의 눈동자가 이리저리 흔들렸다. 그는 침대에 누워있는 라희의 다리를 좌우로 활짝 벌렸다. 조금 전까지 그를 받아들였던 아래는 낯선 공기가 닿자 옴죽거리며 수축했다.

그가 천천히 벌린 허벅지 안쪽으로 다가왔다. 은밀한 안쪽의 물기를 핥아 올라간 그의 입술에 끈적한 속살에 닿았다. 순간, 라희는 눈을 감았다. 그의 혀끝 아래 불과 1초 전까지만 해도 머릿속을 잠식했던 수치심은 미칠 것 같은 말초 끝까지 치닫는 열락의 감각에 떠밀려 사라지고 있었다. 달아오를 대로 달아오른 열기는 그의 혀가 닿자 서늘한 느낌이었다. 그가 혀를 움직이자 맞닿은 속살에서 머리끝까지 쭈뼛거리며 신경이 일어서서 타 올랐다. 뜨겁게 달아오른 속살이 서늘한 타액에 녹아내렸다.

“하앗, 핫, 으흣,....”

끈끈한 체액이 잔뜩 묻어난 라희의 속살을 핥을 때마다 라희는 허벅지 안쪽을 떨며 몸을 비틀었다. 달아오른 몸이 움찔댔다. 뜨거운 쾌락의 정점을 적시는 그의 타액에 의해 한층 낮게 달궈진 감각은 화륵 타올랐다. 안쪽의 시뻘건 불덩이처럼 달아오른 속살을 촉촉한 혀끝이 적시며 달래주면서 계속 불타오르게 만들었다. 뾰족한 혀끝은 음핵을 위아래로 짧게 문지르며 핥아 움직였고, 그럴 때마다 라희의 속살은 움찔거리며 경련했다.

“하윽.....”

그는 계속해서 예민하고 민감한 여린 돌기를 혀끝으로 지그시 문질러 쓸어내렸다. 허리가 격렬하게 비틀리고 다리가 제멋대로 움직이자, 그가 두 손으로 허벅지를 눌러 고정했다. 꼼짝 못하게 고정한 채로 그는 진분홍빛 꽃순 위로 툭 불거져 나온 쾌락의 정점을 혓바닥으로 길게 눌러 돌리고 혀끝을 세워 비벼 자극했다. 허리 끝에서부터 짜릿한 전율이 퍼져 올라왔다.

“흐윽...흣, 핫,...”

라희는 골반은 흔들며 몸부림쳤다. 손에 그의 젖은 머리카락이 잡혔다. 손가락 사이로 미끄러지듯 스치는 그의 머리카락을 차마 잡아당길 수 없어 라희는 손끝을 세워 그의 머리카락을 흐트러트렸다. 조금 전까지 그가 주었던 감각을 일깨운 몸이 들뜨고 있었다. 어지러웠다. 라희는 눈을 질끈 감고 머리를 양옆으로 흔들며 신음했다. 더 이상 뜨거워서 도저히 견딜 수 없다고 생각되었을 때, 끈끈하고 진득하게 흠뻑 젖은 아래에 뭉툭하고 단단한 그의 물건의 끝이 닿았다가 멀어지는 느낌이 났다.

라희가 감았던 눈을 뜨자, 그의 얼굴이 보였다. 그의 단정했던 입술은 붉게 물들었고, 미끌거리는 체액으로 번들거렸다. 그의 짙은 눈동자가 라희를 향했다. 예민한 귓가에 그의 숨결이 스쳤다. 라희는 턱을 들어 그의 혀를 부드럽게 휘감으며 빨아당겼다. 혓바닥과 혓바닥이 엉겨 붙었다. 뜨겁고 미끌거리는 타액이 감미롭게 입안을 채웠다.

그 촉촉한 느낌에 라희는 아랫배에 힘을 주며 몸을 비틀었다. 아래가 질척거리고 끈끈하게 젖었다. 이미 젖은 아래가 뻐근했다. 그 속으로 단단하게 뭉친 뜨거운 욕망이 달아오른 속살을 가르며 들어 와주길 바랐다. 좁은 내벽을 파고들어와 가득 채우며 촉촉하게 녹아내리는 열락의 끈끈한 감각을 만들어내길 바랐다.

“흐읍...하..하핫..”

그와 키스하던 라희의 숨결은 거칠어졌고, 아래는 애액으로 흠뻑 젖어들어 갔다. 열망이 담긴 숨결이 터져 나왔다. 그때, 그의 손바닥이 벌린 수풀 위를 더듬고 안쪽의 찐득하게 젖은 살점을 지긋이 눌러 쓸어내렸다.

"더 크게 소리를 내봐."

그가 탁하게 잠긴 음성으로 라희의 귓가에 낮게 속삭였다.

"네가 내는 소리를 듣고 싶어."

끈끈하게 젖어있는 아래의 미끈한 속살 위로 뭉툭한 남성이 길게 그어져 내렸다. 그의 손길에 민감해진 살갗의 감촉들은 뜨겁게 번져나갔다.

“하앗...하..”

그의 남성은 읍습한 속살을 벌리면서 조금씩 안으로 밀고 들어오기 시작했다. 고개가 뒤로 젖혀졌다. 허리 끝에 힘이 들어가자 맞물린 가장자리가 수축하며 감싸 오므라들었다. 라희 내부에 가득 찬 뜨거운 애액을 가르며 밀고 들어오는 미끈한 이물감의 감촉은 뒷덜미까지 쭈뼛 서는 강렬한 쾌감이었다.

“흣...!”

그가 단숨에 들어와 몸 안 깊숙이 남성을 묻었다. 온몸의 신경들이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발끝까지 번지는 쾌락의 전율. 미세한 떨림으로 꽉 잡힌 남성. 만개한 꽃잎이 활짝 벌려져 그를 맞이하며 옴죽거렸다. 뿌리 끝까지 파고들어온 그의 물건은 라희의 깊숙한 곳까지 닿아 내부를 가득 채웠다. 찐득하게 녹아내리는 살과 살이 부딪쳐 나는 원초적이고 원색적이 소리가 방안 공기를 가득 매웠다.

맨살이 부딪히고 맞닿는 느낌은 언젠나 짜릿했다. 질벽의 굽이마다 걸리면서 꽉 차서 들어오는 굵은 기둥이 주는 압박감에 라희는 몸을 비틀었고, 비틀림이 만들어낸 강한 조임을 참아내는 그의 미간에 깊은 주름이 생겼다. 한동안 맞닿아있는 부분이 뜨겁게 조여들었다.

그의 남성은 후퇴하듯 서서히 빠져나갔다가 다시 한 번에 깊숙이 치고 들어오며 라희의 몸을 꿰뚫었다. 안을 관통할 듯 꿰뚫어 들어온 단단한 이물감이 내벽을 훑어올라가는 뭉툭한 감촉에 감각들이 일어나 찌릿찌릿 전기가 되어 모세혈관까지 번져나가는 아찔한 전율로 흘렀다. 라희의 몸은 활처럼 휘었다가 둥글게 웅크려들었다. 밀려오는 자극을 견딜 수 없어서 잡은 그의 탄탄한 등에 올려진 손끝이 새하얗게 될 때까지 힘이 잔뜩 들어갔다.

온몸의 감각이 한 곳에 집중되는 느낌은 섬뜩할 정도로 아릿했다. 뻐근할 정도로 몸을 꽉 채우는 느낌. 턱밑까지 차올라 간질간질한 야릇한 느낌이 전신에 퍼져나가자 라희는 발끝을 오므렸다.

“아아....하읏, 흣, 하윽..”

그가 움직임에 따라 절정의 파도가 넘실댔다. 열에 들뜬 몽롱한 시선이 그의 검은 눈길을 따라다녔다. 뜨거운 수축이 그를 조여가자, 그는 참을 수 없는 듯 허리를 격렬하게 움직였다.

“흐읏..흣...하..아흣..”

맥이 뛰는 그의 남성을 몸 안에 가둔 라희는 허리 끝을 아래로 깊이 누르며 낮게 신음했다. 온몸이 꿈틀댔다. 몸속에서 감각들이 미쳐 날뛰는 것 같았다. 흐드러지게 벌어져 끈끈한 액을 흠뻑 적신 꽃잎은 그의 물건이 드나들 대마다 들썩이며 벌어져 그를 감쌌다. 팽팽하게 부푼 좁은 속살안은 끈적하고 끈끈하고 농밀한 액으로 가득찼다. 펄펄끓어오르고 있다. 맞비벼진 그곳은 어지러운 쾌감을 피워냈다.

숨이 가슴까지 턱 막혔다. 하나로 결합된 중심에서 마찰된 열기가 감당할 수 없이 피어올랐다. 단단한 그의 것이 내벽을 채워 딱 달라붙는 살을 긁어내렸다가 긁어올리며 드나드는 통에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계속되는 자극은 흐릿한 정신을 일깨우는 원초적인 이끌림이었다. 라희의 입술 사이로 흐느낌 가득한 신음이 흘렀다.

“하으으으윽..흐읏...흣..”

서서히 빨라지는 그의 허리와 점점 저릿해지는 감각이 날카로운 바늘들이 찔러져 들어와 투툭, 뭉쳐있던 쾌감의 열기를 사방에서 터트리는 기분이었다. 그의 것을 머금은 내벽은 부르르 경련하는 떨림을 멈추지 않았다. 맞닿은 가장자리가 용솟음치는 열기에 휘감겨 녹아들었다.

"으으...읏."

빠르고 강한 압박감으로 그녀를 짓누르던 그가, 마침내 바들바들 경련하며 수축하는 뜨거운 속살 안에 농축된 열기를 쏟아냈다. 뜨거운 기운이 아랫배 안으로 왈칵 쏟아져 들어왔다. 찐득한 라희의 내부는 알싸한 느낌의 묵직함으로 가득 채워졌다.

"하....."

온몸이 산산이 부서지는 느낌. 그가 라희의 위로 털썩 무너져내렸다. 묵직한 무게감이 라희를 짓누르자 라희는 그의 단단한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그와 연결된 아래는 아직 열기가 가시지 않았다. 땀에 젖은 그의 체취는 이루 말할 수 없이 포근하고 근사했다. 라희는 바르작거리며 그의 가슴에 파고들었다. 그는 거친 숨을 고르고 있었다. 탄탄한 가슴속 격렬하게 뛰고 있는 심장이 맞닿은 피부를 통해 느껴졌다. 두근, 두근, 규칙적이며 둔탁하게 울려 퍼지는 그의 세찬 박동은 라희의 몸에 규칙적인 파장을 전해주었다. 그 느낌이 너무 좋아서, 이대로 눈을 감고 아련한 꿈결에 몸을 맡기고 싶었다.

그때였다.

―딩동딩동

방안을 가르는 낯선 소리에 라희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는 가라앉은 숨소리로 라희의 젖은 머리카락에 얼굴을 묻고 있다가 고개를 들어 올렸다. 눈이 마주치자 라희의 놀란 눈을 힐끗 바라본 그가 귀찮은 듯 미간을 찌푸렸다. 딩동, 딩동. 낯선 현관 앞의 침입자는 방 안에서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음에도 불굴의 의지를 가졌는지 포기하지 않았다. 초인종 소리를 방안 가득 울리기 시작했다. 그의 반듯한 미간에 짜증이 솟아올랐다. 그는 짧은 한숨을 내 쉬었다.

“.......누워있어.”

정말 손 하나 까딱할 힘조차 남아있지 않았기에 라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침대 위에 늘어진 몸은 젖은 솜처럼 무거웠다. 라희의 알몸 위를 덮고 있던 그가 미끄러지듯 빠져나갔다. 그는 침대에서 일어나 소파 위에 걸려있던 흰 가운을 몸에 걸쳤다. 나른한 귓가에 그가 걸어나가는 발소리가 들렸다. 문이 열리는 뭉툭한 소음이 울려 퍼졌다. 그가 피곤한 듯한 어조의 한국어로 물었다.

“무슨 일이시죠?”

그러자 귀에 익은 여자의 높은 톤의 호들갑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늦은 시각에 죄송해요. 하지만, 한국인 스텝도 없다고 하고 딱히 도움을 청할 데가...”

문 밖에서 시끄럽게 들려오는 높은 목소리에 라희는 얼굴을 찡그렸다. 오후 낙타 투어 때 만났던 여자다. 큰소리로 또렷하게 들리며 이어지는 이야기는 자기 남자친구가 저녁부터 갑자기 배가 아프다며 설사를 하다가 토하며 열이 올랐다는 말과 함께 리조트 의사가 도착했는데 자신은 영어를 몰라 못 알아듣겠다는 이야기였다. 여행할 때는 항상 남자친구가 영어를 담당했는데 지금 말을 할 수 없는 상태라 혼란스럽다는 말과 함께 리조트 내에 남을지 앰뷸런스를 타고 병원에 가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말이 횡설수설 이어졌다. 여자의 빠르고 두서없는 말에 그는 잠자코 침묵을 지키다가 짧게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잠시 기다리세요.”

딸깍, 문을 닫고 들어온 그는 방으로 돌아와 젖은 머리카락을 타월로 닦아내고 여행 가방에서 옷을 꺼내 입었다. 불과 몇 분 만에, 그는 젖어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제외하고는 평소의 모습처럼 빈틈없이 단정하게 돌아가 있었다.

“쉬고 있어. 통역하러 잠시 다녀올 테니.”

“........네.”

라희는 침대에 누워 고개를 끄덕여 나른하게 대답했다. 그가 다가와 라희의 열기가 가시지 않은 뺨을 한번 가볍게 쓸어내리고는 방을 나섰다.

*

결국 한국인 여자와 남자는 앰뷸런스를 타고 두바이 시내의 종합병원 응급실로 향했다. 여자는 은근한 눈초리와 말투로 진욱에게 병원까지 동행해 통역을 도와주길 바랐지만, 진욱은 고개를 낮게 저어 거절했다. 두바이는 외진 리조트와 달리 한국인이 많이 있다. 여자는 의도가 담긴 애원하는 눈초리를 보냈지만, 남자가 병원에 도착해 수액을 맞고 정신을 회복하면 원활한 의사소통이 될 것이었기 때문에 현지 한국인 여행사에 연락하거나 병원 내에서 통역을 부탁해보라는 말을 해주고 빌라로 돌아왔다.

어둠이 내려앉은 침실 안은 새근새근 잠든 라희의 낮고 고른 숨소리가 흐르고 있었다. 그는 침대 머리맡에 서서 잠은 라희의 모습을 가만 보고 있다가 테라스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테라스 문을 열자 쌀쌀하다 못 해 춥기까지 한 사막의 밤공기가 그를 맞았다. 어지러운 정사의 흔적이 잔뜩 담긴 젖은 옷가지들이 사방에 널려있는 풀사이드를 정리하고 선베드에 누웠다. 한밤이면 순식간에 기온이 떨어지는 사막의 밤은 차가웠지만, 안에서 아직도 낮게 타오르는 열기가 뜨거웠기에 피부에 닿는 냉기가 반가웠다. 그는 편안히 누워 고개를 들어 미동도 없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익숙한 적막.

언제나처럼 어지러운 머릿속은 휴식이 필요했다. 죽음과 같은 절대 고독의 사막에서 불어오는 고요한 바람의 흐름에 따라 그의 눈은 스스륵 감겨들었다.

============================ 작품 후기 ============================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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