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벗어.”
앞에 서 있던 그가 말했다. 라희는 순간, 눈을 들어 그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계단을 보며 지난 생각에 빠져 있다가, 정신이 퍼뜩 들었다. 그가 한 말을 제대로 들은 것인지 헷갈렸다. 방금 뭐라고 말한 거지? 벗으라고 한 건가?
라희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와 눈이 마주치자, 검은 눈동자가 라희를 곧은 시선으로 응시했다. 그리고 다시 낮은 목소리가 명료하게 귓가를 울렸다.
“벗어. 전부.”
그의 말에, 라희의 눈은 동요로 흔들렸다. 앞서 들은 말은 맞았다.
그런데.. 지금? 이 계단 위에서.....?
“.......여기서요?”
라희는 머뭇거리다 망설이며 물었다. 깊고 짙은 눈매로 라희를 내려다보고 있던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클럽 룸안은 아침이 밝아 환했다. 복층 방의 한 면 전체인 통창에서 들어온 환한 빛이 주위를 밝혔다. 그 가운데 무거운 침묵 속에서 그의 적나라한 강렬한 시선이 라희를 향해 꿰뚫을 듯 부딪쳐왔다.
얼마간 침묵의 시간 뒤에도 라희가 움직이지 않자, 그는 천천히 손을 앞으로 내밀었다. 둥근 어깨를 스쳐지나 뒤로 간 그의 손은 라희의 등 위쪽의 원피스 지퍼를 내리기 시작했다. 그의 건조한 손길에 뒷지퍼가 스르륵 내려갔다. 어제 그의 집에서 일어나 갈아입고 하루 종일 입고서 돌아다니다 비행기를 타고서 지금까지 입고 있었던 푸른색 원피스다.
사락, 대리석 계단 중앙의 푸른 카펫 위로 원피스가 떨어졌다. 지퍼가 활짝 열려 둥글게 벌려진 원피스는 아래로 툭하고 떨어져 내려 발아래 물웅덩이처럼 둥글게 고였다. 푸른색으로 색상도 진하고 재법 톡톡한 재질의 비치지 않는 원피스라서 안에는 브래지어와 팬티뿐이었다. 속옷 차림이 된 라희가 몸을 가늘게 떨자, 그는 고요한 시선으로 라희의 몸을 훑어 내렸다.
“마저 벗겨줄까?”
나지막하게 울리는 저음은 라희의 피부 위의 솜털을 움찔거리게 만들었다. 거부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하고 짓눌려 버릴 듯 무거운 존재감을 발산하는 그의 어두운 두 눈이 라희를 똑바로 응시했다. 라희는 떨리는 숨을 삼키며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 둥근 반나선형으로 아래까지 펼쳐진 호화로운 계단이 보였다.
“...........”
라희는 눈을 한번 천천히 감았다가 다시 떴다. 그리고 자신의 가슴을 향해 손을 뻗었다. 빠르게 뛰고 있는 맥박이 온몸에 울려 퍼지고 있었다.
가슴 위 손끝이 미세하게 떨렸다. 브래지어 앞 가운데 멈춘 손끝은 작은 버클 위에 닿았다. 라희는 가늘게 떨리는 손가락을 움직여 브래지어 가슴 앞 버클을 풀었다.
툭, 하니 힘없이 풀린 브래지어가 가슴 양옆을 겉돌고 있었다. 모여 있던 가슴골이 살짝 벌어지면서 희고 부푼 가슴 위로 핑크색 유실이 모습을 드러냈다. 연분홍빛 유두가 그의 시선 속에서 팽팽하게 위로 솟아올라 있었다.
“아래도.”
아래는.... 입술을 깨물고 멈칫한 라희를 그가 집요한 눈길로 바라보았다. 지금 거의 하루 가까이 씻지 못했다. 조금 전 그가 벗으라는 말을 할 때 망설였던 가장 큰 이유다. 이럴 줄 알았으면 아까 비행기 안에서 씻고 나올걸 그랬다. 스튜디어스가 스파룸 예약을 물었을 때 고개를 저었던 것이 새삼 후회되었다.
그의 낮은 시선이 라희의 얼굴 위에 머물자, 라희는 체념한 표정으로 팬티를 벗어 내렸다.
툭, 원피스가 둥글게 떨어져 있던 가운데에 팬티가 떨어졌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는 나신의 라희는 다시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그의 뜨거운 눈빛이 천천히 알몸 위로 내려앉았다. 쇄골, 가슴, 유두 끝에 머문 시선은 아래로 내려갔다. 허리를 지나 배꼽 아래를 지그시 내려다보았다. 그의 깊은 눈매 안쪽으로 낮은 타오름이 일렁였다. 라희는 눈을 내리깔았다. 아래를 향한 그녀의 속눈썹이 희미하게 떨려왔다. 그의 시선은 라희의 나신을 촘촘히 옭아맸다. 시선이 닿은 살갗이 뜨거워지면서, 몸 안쪽의 열기가 피어올랐다. 라희는 그의 시선 앞에서 도망치듯 눈을 질끈 감았다. 감은 눈꺼풀 위로 그의 눈길이 와 닿는 것이 생생히 느껴졌다. 미세히 흔들리는 눈꺼풀을 끝에 힘을 잔뜩 주었다.
설렘, 긴장, 두려움의 시간은 천천히 흘렀다. 마치 멈춘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눈을 감고 있으니 감각이 예민해지고 청각이 선명하게 살아났다.
귓가에 들려오는 그의 숨결은 약간 거칠어졌다. 그의 손길을 기다리며 가늘게 떨고 있는 라희의 몸은 점점 열기가 피어올랐다.
순간, 라희의 허리 근처에 온기가 느껴졌다. 라희는 눈을 떴다. 그가 내민 손은 라희의 허리 근처에 내려앉았다. 뜨거운 손바닥이 맨 살갗에 닿았다. 그의 손바닥은 허리를 지나 골반 위에 닿았다가 납작한 배 아래 수풀을 가볍게 스치고 허벅지 안쪽에 닿았다. 그의 손길이 움직임에 따라 등골을 타고 찌릿한 감각이 스쳐 갔다. 온몸의 털이 곤두서는 기분이었다. 그의 손끝이 허벅지 안의 보들보들한 살을 거슬러 올라가, 은밀한 곳에 다다랐다. 라희는 허벅지를 오므렸다.
그의 손끝은 뜨겁게 달아오른 붉은 속살 바로 앞에서 멈췄다. 거기에 멈춘, 그가 라희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벌려.”
짧은 명령이었다. 그는 난간을 쥐고 있는 왼손이 아닌, 오른손을 향해 눈짓했다. 라희의 볼은 열기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그의 눈길은 이제 수풀위에 멈춰 있었다. 그 눈빛에 못 이겨 시선을 계단 아래로 향한 채 라희는 천천히 손을 움직였다. 손가락을 수풀 위에 얹고 옆으로 벌렸다. 촉촉하게 물기를 머금은 속살이 약간 벌어져 붉게 비쳤다.
“아앗...!”
순간, 소극적으로 시늉만 하던 그녀와 달리 그의 손은 거침없이 닫혀있는 허벅지 안쪽을 수풀을 활짝 벌리고, 물기 가득한 꽃잎을 가르며 그의 손가락이 파고들었다. 촉촉이 젖어있던 그녀의 우묵한 속살에 그의 손끝이 들어와 아래에서 위로 길게 훑어 내렸다. 그의 손가락 끝이 물기 어린 속살에 닿자 열기로 달아오른 꽃잎이 파닥거렸다. 숨이 막힐 것만 같았다.
“흣...하읏...!”
라희는 떨리는 왼손을 뻗어 옆의 계단 난간을 붙잡았다. 무성한 수풀 속 꽃잎 안으로 손가락은 깊이 파고 들어갔다. 습기찬 소리를 내며 안으로 들어간 그의 손가락에 뜨거운 속살들이 질척이며 얽혀들었다. 손끝으로 단단하게 부푼 작은 돌기를 지그시 눌러 비빈 그는, 라희가 자극에 못 이겨 허리에 힘을 주고 몸을 굳히자, 그대로 아래의 끈적하게 고인 뜨거운 동굴 안으로 침입해 들어갔다. 난간을 꽉 붙든 손목이 파르르 떨렸다.
그는 애태우듯 서서히 들어왔다. 고운 진흙처럼 찰지게 엉켜든 속살의 감촉을 즐기는지 마디마디 쉬며 안으로 들어오던 그의 손가락은, 뜨겁게 부푼 융기들을 밀어붙이며 안으로 파고들어왔다.
“흐....으으으읏..”
그의 손길은 익숙했고, 라희의 몸은 그가 하는 모든 몸짓과 행동을 기억하고 있었다. 능숙한 그의 손길에, 이내 허벅지 안쪽에서 끈적끈적 질퍽이는 액이 넘쳐 흐르기 시작했다. 동시에 농숙한 여성의 짙은 향이 피어올랐다. 농밀하고 음란한 향기에 라희는 입술 끝을 깨물며 숨을 참았다. 그의 손가락이 움직임에 따라, 서서히 퍼지는 저릿한 쾌락이 스멀거리며 안쪽 속살에 피어올랐다. 미끌거리는 열기를 견디지 못한 라희가 허벅지를 꽉 모으며 좁히자, 손가락이 쑥, 빠져나갔다. 갑작스러운 상실감에 허벅지 안쪽이 움츠러들었다.
긴 손가락 사이에 흥건하게 감겨든 유백색 투명한 액체를 라희의 흰 허벅지 안쪽에 지그시 눌러 비벼 문지른 그는, 갑자기 몸을 수그려 그녀의 왼쪽 발목을 잡았다.
그가 발목을 들어 올렸다. 순간, 몸의 균형이 흔들리자 라희는 옆에 난간을 붙잡고 있던 왼 손에 힘을 주었다. 그는 그대로 발목을 들어 다리를 계단 위 난간으로 걸쳐 올렸다. 순식간에 그의 앞에서 한쪽 다리를 올리고 선 라희가 수치스러워할 새도 없이 그의 손이 그녀의 허리를 단단히 감싸 쥐었다. 거칠게 바지를 풀러 내린 그는 그대로 곧장 라희의 벌린 꽃잎 안으로 단단하게 솟아오른 남성을 찌르듯 밀어 넣었다.
“핫......!”
등이 절로 뒤로 한껏 젖혀졌다. 중심을 잃지 않으려 두 다리 근육들이 팽팽히 긴장했다. 그는 라희의 엉덩이와 허리를 감싸 쥐고 깊게 들어와 민감한 곳을 계속 자극했다. 라희의 촉촉하고 뜨거웠던 안쪽 속살들은 질적이며 흠뻑 젖어갔다. 난간에 한쪽 다리를 걸친 채 한쪽 다리로 버티고 있던 몸에 힘이 바짝 들어갔다. 끌어당기듯 감싸 안은 그의 단단한 팔에 안겨 라희의 몸은 그를 삼키듯 받아들이고 있었다. 축축이 젖은 살갗의 안으로 빠르게 드나드는 그의 감촉이 전해졌다. 라희는 허리를 가늘게 떨며 터져 나오는 신음을 삼켰다. 목구멍이 바싹 타들어가는 기분이었다. 자극이 심해질 때마다 다리가 휘청이며 참을 수 없는 날카로운 신음이 터졌다. 단단한 그의 남성에 부풀어 오른 뜨거운 살덩이가 서로 엉켜 끈끈한 점액이 질척거리며 하얀 거미줄처럼 뒤엉켰다. 라희의 고개가 속절없이 뒤로 꺾였다. 허리를 타고 줄기처럼 뻗어 가는 전율을 견딜 수 없었다. 크림같이 찐득거리는 열기 속에 아래가 녹아버릴 것 같았다.
"흐읏..!"
그가 깊숙한 곳까지 순식간에 찔러오자, 순간 라희의 몸이 휘청였다. 라희는 남은 한팔을 앞으로 뻗어 그의 목에 감았다. 그를 꼭 끌어안자, 그는 한 손으로 그녀의 등을 받치고, 다른 한 손으로는 엉덩이 아래를 받쳤다. 순간, 몸이 붕 뜨는 느낌과 함께, 그가 움직였다. 난간을 잡고 있던 한 손도 곧 그의 어깨 뒤로 꽉 매달렸다.
아래가 계속 연결된 채로 그는 천천히 몸을 비틀었다. 라희의 등은 계단이 연결된 한쪽 벽에 기대게 되었다. 지금 계단 위 그에게 매달려 공중에 떠 있었다. 아찔했다. 활짝 벌린 허벅지 사이로는 그를 깊게 받아들이는 중이었다. 찌릿한 쾌감으로 허리가 비틀렸다.
등 뒤로는 딱딱하고 차가운 벽이 맞닿아 있고 아래는 그가 엉덩이를 단단히 받쳐 들고 있었지만, 고개를 들어 그의 어깨 너머 펼쳐진 에메랄드 빛 바다를 바라보자, 정말 정신이 아득해졌다. 라희는 긴장감과 불안감으로 그에게 더 매달렸다. 그럴수록 두 사람의 몸은 빈틈없이 꽉 맞물렸다. 그가 거칠게 파고들어 와 불안감은 짜릿한 흥분으로 바뀌었다. 라희는 온몸을 밀착해 본능적으로 그에게 매달렸다. 아래의 격렬한 움직임에 라희의 등과 허리를 받친 그의 팔과 벽이 부딪치며 규칙적인 마찰 소리를 냈다.
“흐읏..흣...하...아흣..”
라희가 신음을 토해내며 몸을 뒤틀었다. 그의 어깨를 꽉 끌어 안으며 간절히 매달렸다. 안이 견딜 수 없이 뜨거웠다. 온몸의 혈관이 찌릿거리며 조여드는 기분이었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진 라희의 안쪽은 강하게 수축했다.
“크..”
순간, 낮은 신음을 내뱉은 그가 잠시 움직임을 멈추고 숨을 골랐다. 그의 어깨와 가슴은 거친 숨을 억누르느라 오르락내리락 했다. 아래를 채운 그의 물건이 팽팽하게 부풀어 올랐다. 그는 짧은 한숨을 내 쉬고는, 그대로 라희를 들어 올린 채로 몸을 움직였다. 위쪽에 마저 남은 계단을 단숨에 올라가, 열린 방안으로 들어갔다.
몸이 뒤로 뉘어지면서, 흠뻑 땀에 젖은 등에 푹신한 침구의 촉감이 느껴졌다. 하지만 그 느낌도 잠시, 라희와 연결되어있던 그의 물건은 위에서 찍어 누르듯 다시 드나들기 시작했다.
“하읏...아..하앗....”
그가 남성을 거세게 밀어 넣자, 그녀의 속살은 그 단단한 남성의 기둥을 조이며 격정적으로 빨아들였다. 꽉 물려 들어왔다 밀려 나가고 다시 거칠게 들어오는 것을 반복했다. 그가 맹렬하게 맞부딪혀왔다. 그 바람에 라희의 몸은 침대 위에서 점차 뒤로 밀렸다.
“흣...”
그가 라희의 한 다리를 어깨 위에 걸치고 그 아래로 그녀의 한쪽 팔목을 붙잡았다. 이제 움직일 수도 없이 단단하게 그에게 붙들렸다.
“하아..하아..."
그가 격하게 움직일수록 뜨끈하게 달아오른 속살에 찌릿한 기운이 스며들면서 참을 수 없는 감각들이 피어올랐다. 발가락 끝까지 힘이 모이고, 허벅지 안쪽 근육이 뭉치듯 단단해지면서 허리가 이리저리 비틀렸다.
"하읏....흣...”
"
끊어질 듯 말 듯한 탁한 신음소리가 라희의 벌린 붉은 입술 위에 떠나지 않고 머물렀다. 아래를 꽉 채우고 내벽을 팽팽히 긴장시키며 드나드는 그는 라희의 온 감각을 불태웠다. 화르르 불에 타는 얇은 종잇장 마냥 속살이 그를 향해 오그라들고 있었다.
“아흑...아..흐윽...”
격렬한 아릿함이 등줄기를 타고 머리끝까지 흘렀다. 속살이 움찔거리며 그에게 감겼다. 온몸을 반으로 가를 것 같은 뜨거운 기둥에서 퍼져나온 열기가 혈관을 타고 전신으로 흘렀다. 헐떡이는 숨이 멎을 것만 같았다.
“하앗..하응...하...”
사위가 하얗게 변했다. 짜릿한 전율에 허벅지 안쪽 은밀한 곳에 모여 단단히 조여들었다. 라희의 손끝은 거칠게 그의 등에 파고들었다.
“윽.....으..”
묵직한 힘으로 뿌리 끝까지 삽입한 그는 순간 미간을 좁혔다. 깊고 은밀한 곳을 빠르게 자극하는 그의 기둥에 매달린 라희의 몸은 격렬하게 비틀리며 조여들었다. 순간, 그의 움직임이 맹렬해졌다. 남성이 뿌리까지 파묻힌 깊은 샘 안 뜨거운 벽을 타고 아랫배 가득 아릿하며 저릿한 기운이 밀려들었다.
“하아...하아..”
그가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환한 아침 빛 속에 몰려들었던 아찔한 쾌감이 산산이 부서져 내리는 라희의 시야는 흐릿했다. 한올 한올 올이 풀리듯, 뜨거운 물에 넣은 찻잎에서 아른아른하며 찻물이 풀려나오듯 그렇게 온몸에서 힘이 빠져나갔다. 눈은 점점 감겨왔다. 그러다 갑자기 따뜻했다. 어느새 셔츠를 벗어버린 땀에 젖은 촉촉한 그의 맨살이 라희의 몸 위에 겹쳐서 묵직하게 내려앉았다. 아래는 아직 그녀와 연결되어 사그라들지 않은 기운으로 깊은 안쪽 벽을 꽉 채우고 있었다. 귀 바로 옆에서 호흡을 고르는 그의 숨소리가 들려왔다.
"으응...좋아.."
등뒤를 감싸는 포근한 침대의 촉감과 충만히 그녀를 감싸는 따스한 온기가 전해주는 안정감에 라희도 모르게 만족스러운 비음이 흘러나왔다.
― 쪽
갑자기, 뜨거운 입술이 라희의 입술 위에 짧은 입맞춤으로 스쳤다. 순식간에 닿았다가 멀어진 부드러운 감촉은 은은한 베르가못 향을 남겼다. 그의 향기는 나른하게 꿈결로 잠겨드는 라희의 입가를 희미하게 끌어올렸다. 크고 묵직한 그의 몸이 그녀 위를 덮고 있었다. 따스한 체온이 전해주는 온기에 라희는 조심스럽게 손을 들어 슬그머니 그의 등을 감싸 안았다. 팔과 손바닥이 맞닿은 그의 살갗은 탄탄하면서도 부드럽고 매끄러웠다. 손에 감겨드는 감촉을 음미하며, 라희는 나른하고 달콤한 꿈결로 빠져 들어갔다.
흐릿하고 몽롱한 의식 속에 낮게 잠긴 허스키한 중얼거림이 들려왔다.
“이대로 가만히 있어.....”
============================ 작품 후기 ============================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