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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그녀와 그와 나-25화 (25/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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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그 (4)

그는 미끈한 열기가 모인 돌기를 부드러운 혀로 핥아 올렸다가 몇 번이고 반복해서 위아래로 왕복했다. 타액에 젖어 말캉거리는 감각에 신경이 바짝바짝 타는 듯한 작열감이 짜릿짜릿했다.

잔인하지만 매혹적인 악마처럼 날름거리는 혀가 붉게 달아오른 돌기 위에 내려앉아 섬세하면서도 강렬하게 쓸리고 눌러지면서 핥아졌다.

"하읏...흣."

쉴 새 없이 밀어닥치는 감각에 취한 의식은 사고를 거부했다. 거친 호흡만 입술에서 들락거릴 뿐 신음조차 나오지 않았다.

허리 아래가 붕 떠오르는 것 같았고 솜사탕 위에서 알몸으로 구르는 것처럼 거부할 수 없는 보드라운 느낌과 애타게 자극하면서 뜨겁게 아래를 적시며 달아오른 열기는 그의 혀가 지그시 누르며 비비고 있는 그 아래에 깊은 곳에 몰려 흠뻑 젖은 샘을 뜨끈하고 흥건하게 만들었다.

라희가 엉덩이를 옴죽거리며 뜨거운 열기가 가득 차 피어오를 것만 같은 깊은 샘을 건드려 주길 원했지만, 그는 혀로 세세하게 살점을 헤집듯이 핥기만 할 뿐, 라희의 애타는 갈증을 달래주지 않았다.

"얼마지?"

살짝 잠긴 촉촉한 목소리가 나직하게 울려 퍼졌다. 숨이 끊길 듯 이어지는 가느다란 신음과 함께 라희가 마른침을 삼켰다.

"..백, 백만..."

라희는 쾌락으로 일그러진 얼굴로 눈을 감고 거친 숨결에 실은 들릴 듯 말 듯한 대답을 뱉어냈다.

"좋아. 그럼."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그가 알겠다는 듯이, 한쪽 입꼬리를 올리는 것 같이 느껴졌다. 그의 더운 입김이 그녀의 여린 살갗 위를 부드럽게 쓸었다가 멈췄다.

갑자기, 그가 물기 촉촉한 입술로 클리토리스를 덮으면서 뜨겁게 빨아들였다. 그가 주는 쾌락의 열기가 모여 아래 젖은 동굴의 안쪽이 뻐근할 정도로 빳빳해지고 있었다.

그의 질척거리며 핥는 소리가 음란하게 울려 퍼질수록 참을 수 없는 찌르르한 열감이 소용돌이를 그리며 정점에 몰려들었다. 라희는 자극에 파르르 떨며 흐느낌 같은 신음을 벌어진 입술 사이로 흩뿌렸다.

아래에서 쉴새 없이 흘러넘친 애액은 샘을 가득 채우고 꽃잎에 머물렀다가 아래로 뚝뚝 떨어져 내렸다. 그와 동시에 아래를 꽉 조여오는 있는 뻐근한 근육의 뭉침은 점점 심해져서 머릿속이 어질어질 현기증이 났다.

어서, 깊은 안쪽으로 들어와 매끈하게 드나들며 이 뻐근함을 풀어 달래 이완시켜줄 단단하고 굵은 뭔가가 간절히 필요했다.

"하아.."

라희는 뒤에 있는 그를 홍조가 가득 몰린 얼굴로 응시했다. 그가 몸 안으로 들어오길 간절히 열망하면서.

그러자 칠흑처럼 새까만 눈동자가 시선을 맞추어왔다.

"......여기 이 젖은 안쪽은?"

어느새 단단하게 일어선 남성의 끝이 끈적하고 뜨끈한 애액으로 가득 찬 샘의 입구를 건드렸다. 찐득하고 농밀한 욕망으로 가득 찬 입구 안쪽에 단단하고 보드라운 그의 살점이 닿을 때마다 움쭉거리며 꿈틀대며 움직였다.

"이렇게, 밀어 넣어......"

그의 남성이 끈적끈적하고 붉은빛으로 달아오른 살덩이를 서서히 파고들어 오기 시작했다. 뜨겁게 맞닿은 은밀한 살결이 주는 느낌은 왜 이렇게 애타고 기분이 좋은지. 그의 기둥과 맞물린 속살이 강하게 수축하면서 그를 받아들이는 곳이 찌릿찌릿 달구어졌다.

"읏..."

뜨겁고 아득한 느낌이 들면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허리가 아래로 휘면서 그의 기둥과 뿌리를 찰진 속살이 빨아들일 듯 감으면서 맞이했다. 몸이 소파를 향해 쏠리면서 그의 단단한 남성은 안으로 쑤욱 밀려 들어왔다. 그것은, 라희의 속으로 단숨에 미끄러져 가득 들어찼다. 은밀하면서 아주 깊은 곳에 위치한 황홀한 접점이 맞닿았다.

"하읏...아.."

라희의 뜨거운 속살은 움쭉거리며 단번에 그를 사로잡았고, 마침내 내부를 가득 채운 그의 것이 천천히 움직이면서 주는 충만함에 너무 좋아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아래를 뻐근하게 달구고 있는 내벽 속의 실핏줄이 가닥가닥 곤두서서 쾌감을 만들어 내며 그를 붙잡았다.

"더 꽉 조여 봐."

낮게 속삭이는 그의 목소리에 라희는 그를 쥐고 있는 은밀한 곳에 있는 힘을 힘껏 주었다. 그는 꽉 조여진 질의 안쪽에서 서서히 움직였다. 터질 듯 숨통을 조여드는 압박감 속에서 깊고 은밀한 곳이 빈틈없이 맞물려 만들어낸 형언할 수 없는 쾌감과 흥분이 라희를 덮쳐왔다.

"그 상태로 움직여봐. 천천히"

그의 말에 따라 허리를 비틀어 그의 물건을 물어 쥔 상태로 엉덩이를 추켜 올리며 천천히 움직였다. 몸의 균형을 잡기 위해 소파를 쥐고 있는 손 등에 힘줄이 하얗게 돋아 올랐다.

그러자 갑자기 찌를 듯이 그의 물건이 안쪽으로 깊이 삽입되었다.

"허, 허엇...!"

밀려드는 아찔한 감각에 그 순간 눈앞이 새하얗게 아득해져 왔다.

"자, 이렇게 끝까지 밀어 넣는 가격은?"

순식간에 뒤로 빠져나갈 듯 쏠린 그의 물건은 다시 흠뻑 젖어서 찰박거리는 살점을 안으로 밀어내면서 깊이 파고들어 왔다가, 다시 내벽을 꽉 채우며 뒤로 빠져나갈 듯 애태웠다가 안으로 들어와 숨 가쁘게 만들며 왕복운동을 시작했다.

"그리고 이 안에서 이렇게 움직이는 가격은 얼마지?"

지독한 관능의 열기가 눈 안쪽에부터 피어올라 시야가 흐려졌다. 그의 물건이 거세게 밀려들어 올 때마다 몸이 앞으로 뒤로 흔들리고 출렁이는 유방이 소파에 닿아 앞가슴이 쓸리면서 철벅철벅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그의 재차 묻는 질문에 라희는 힘겹게 대답을 토해냈다.

"흐읏...이, 이백...하..하앗.."

살과 살이 맞물린 곳이 지독히도 뜨거웠다. 그가 라희의 허리를 잡고 뒤에서 격렬하게 찍어 누를 때마다 소파에 기댄 무릎에 힘이 들어가고, 소파가 무너질 것 같은 충격이 전해졌다.

계속되는 헐떡이는 신음 속에 혀끝이 말라갔다. 목이 탔다. 후끈하고 끈적거리는 흥분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그래, 그럼 오십, 백, 이백. 이렇게 삼백오십에 개당 십짜리 키스 마크가 플러스 알파로군."

그가 계속해서 허리를 움직여 라희의 안쪽을 드나들며 속삭였다.

"그런데,"

바흐는 깊이 삽입한 채로 갑자기 움직임을 멈췄다. 라희는 거친 숨을 고르며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그에게서도 같은 금액을 받을 건가. 아까 함께 있던."

그?

라희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뿔테? 그에게서 돈을 받는다고.

라희의 멈칫함이 맞닿은 몸을 통해 그에게 전해졌다.

"흐음. 불쾌해."

바흐가 나직하게 내뱉으며 거칠게 허리를 움직이자, 물기에 젖은 속살이 꽉 물어 쥔 단단한 기둥은 터질 듯이 팽창하며 달아오른 내벽을 긁어 내리듯 꽉 채워 움직이며 드나들었다.

팽팽하게 흥분으로 부푼 붉은 속살을 찌르며 들어온 단단한 그의 것은 거친 찔걱찔걱 음습한 소리를 만들어 내며 찰박찰박 미끌거리는 애액을 흠뻑 적신 내벽에 부딪혀왔다.

절정이 다다랐는지 형언할 수 없는 뜨거운 열기와 압력이 아래를 지배했다.

빈틈없이 밀착된 속살들이 서로 엉켜 열락의 환호성을 지르고 있었다. 라희의 몸이 소파에 점점 기대져 어깨가 등받이 윗부분에 닿자, 그가 한 손으로 라희의 어깨를 움켜쥐고 자신을 향해 끌어당기듯 밀착했다. 허리가 활처럼 아래로 휘어 맞물린 그를 안쪽 끝까지 닿을 듯이 받아들였다.

깊이 드나드는 움직임에 이미 아래에서부터 흘러넘쳐서 그의 기둥뿌리까지 휘감고 있는 애액이 맞물린 마찰열 속에 진득하게 달아오르며 희게 변해갔다.

질펀하게 젖어 밑을 달구는 끈적끈적하면서도 뜨거운 감각 속에서 아득한 절정감에 눈이 한순간 질끈 감기면서 입에서는 참을 수 없는 신음이 터져 나왔다.

-처억 처억.

살과 살이 격렬하게 맞부딪히는 소리가 귓가를 생생히 울렸다.

"하, 핫...하윽.."

눈앞에 흐릿했던 시야가 하얗게 부서져 내렸다. 아래가 속절없이 움찔거리면서 등을 타고 흐르는 절정감이 선사한 희열은 발가락 끝까지 다다랐다.

동시에, 안을 드나들며 진퇴를 거듭하던 그의 물건도 거칠게 속도를 더해가더니 한순간, 난폭할 정도로 격렬했던 모든 움직임을 멈췄다.

"으읏!"

움찔, 움찔, 크게 움직이며 쏘아내는 아랫배 속을 채우는 찌르르한 느낌과 함께 알싸한 기운이 느껴졌다.

"그래서, 말인데."

두 번이나 파정하고도 아직 기세가 수그러들지도 않았는지, 조금의 시간이 흐른 뒤, 바흐가 다시 라희의 안을 천천히 드나들며 속삭였다. 온몸에 힘이 빠져 흐느적거리며 소파에 기대고 있는 라희의 몽롱한 의식 속에서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불한 금액에 더한 차별성을 두어야겠지."

그날 밤 몇 번이고 그를 받아들인 라희가 정신을 차릴 수 없이 아득해져 기억이 없어진 것은 깊은 새벽이었다. 밤새 그가 주는 아찔한 쾌락에 목이 잠겨 벌어진 입술 사이를 드나드는 바람 소리만 나올 까지 쉴 새 없이 신음을 내질렀었다.

***

-화륵.

간밤의 일을 떠올린 라희는 뺨 위로 몰린 감정을 참아내느라 입술 안쪽을 지그시 깨물고 시선을 피해 서 있었다. 바흐는 라희의 목덜미 위 붉은 선홍색 낙인을 만지던 손을 거두고는 입꼬리를 살짝 들어 올렸다.

그가 뒤돌아서 조금 전까지 연주하고 있었던 그랜드 피아노와 같이 생긴 악기를 향해 다가갔다. 라희는 그가 멈춰 서서 악기 위에 놓인 스마트 폰을 손에 들고 조작하는 것을 보고 있었다.

문득, 그의 앞에 놓인 저 그랜드 피아노같이 생긴 것의 이름이 생각났다. 독일어로 쳄발로, 영어로는 하프시코드라고 불리는 피아노의 전신이었던가. 모차르트 시대까지 사용되다 피아노가 발전함에 따라 점점 자리를 빼앗긴 고전 악기.

아까 그가 연주했던 곡도 많이 들었던 선율이었는데. 뭐였더라.

생각에 잠긴 것도 잠시, 라희는 다시 그녀 앞으로 다가온 바흐가 내민 것을 보며 고개를 갸웃해야 했다.

"자. 천만 원."

그가 스마트폰 인터넷 계좌 입금 내역이 담긴 화면을 라희에게 내밀어 보여주었다.

그의 손에 들린 스마트폰 액정 화면에는 분명, 라희의 계좌가 찍혀 있었고, 금액은 천만 원, 이체 완료라고 적혀 있다.

라희가 의아한 표정으로 그를 올려다보자, 새카만 검은 눈동자를 담은 눈매가 가늘어지며 은밀한 미소를 피워 올렸다.

"어젯밤 약속했던 거, 기억 안 나?"

"......네?"

정말로 영문을 몰라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묻는 라희를 향한 나직한 그의 음성이 또렷하게 들려왔다.

"어제의 대가에 더해, 앞으로 이 주 동안 나와 함께 있기로 했던 거."

멍하게 서 있는 라희를 스쳐지나 거실을 향해 걸어가며 그가 대수롭지 않다는 투로 덧붙였다.

"오늘부터야."

============================ 작품 후기 ============================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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