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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그녀와 그와 나-24화 (24/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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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그 (3)

얼마냐고? 라희는 머릿속으로 가격을 매겨 보았다.

얼마가 적당할까. 이처럼 부드럽고 사르르 녹아 버릴 듯한 키스는......

깊은 생각에 잠길 틈은 없었다. 어찌 대답해야 할지 몰라 눈을 들자 아득하게 피어올라 검게 태워 버릴 것만 같은 그의 어두운 눈동자 속에서 라희가 하얗게 갇혀 있었다.

그는 입매를 희미하게 올리고 바라보고 있다가 눈이 마주치자 거부할 수 없는 숨결로 다가와서 바로 입술 위로 내려앉았다.

"흐읏.."

맞닿은 말캉한 혀가 주는 야릇한 쾌감에 정신이 흐물흐물거렸다. 머릿속에 지금 키스의 가격을 떠올리려 노력했지만, 그저 숫자들만 의미 없는 이미지처럼 둥둥 떠다녔다.

바흐의 손길이 허리를 감싸고, 라희의 몸은 소파 위로 들어 올려졌다. 그의 허벅지가 엉덩이 피부 아래에 닿았다.

라희는 입술 위를 덮은 그의 그윽한 체향과 함께 밀려들어 오는 부들부들하고 말캉한 감촉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라희의 호흡이 거칠어지고 맞부딪친 숨결 속에 감각이 녹아내렸다. 이 키스의 가격은...

“.....오십?”

몽롱한 가운데 귀가를 감싸며 숨결 속에 흩어져 울리는 그의 속삭임이 들려왔다. 오십만 원. 학원에서 파트타임으로 한 달 아르바이트를 해서 받은 돈은 80만 원.

키스 한 번에 한 달 아르바이트 가격보다 더 많이 받을 수 있다니. 흐릿한 의식 속에 그런 허탈한 감정이 스쳤다.

라희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은 그의 숨결은 귓불에서부터 턱선을 타고 내려가다가 턱 끝을 지나 목덜미에서 멈췄다. 지척에서 닿을 듯 말 듯한 뜨거운 숨결이 입술과 얇은 피부 사이에 갇혀 턱 아래까지 올라왔다.

“그럼, 이건.....?”

그의 목소리가 낮게 물었다. 미처 대답할 틈도 없이, 순간 뜨거운 입술이 살갗 위에 닿았다.

“하앗...”

기습적이고 맹렬한 감각이 피부 위로 파고들어 오자, 라희는 순간 움츠리며 목을 돌리려 했으나, 이미 늦었다. 그는 촉촉한 혀끝으로 지그시 누르듯 핥으면서 입술 안쪽으로 얇은 피부를 빨아들였다.

"흣...흐읏.."

혀 아래 눌린 피부는 부드럽고 감미로운 감각에 달아올라 있었고, 그 주위를 둥글게 압착해서 빨아들이는 감각은 용광로처럼 뜨거웠다. 그가 만들어낸 열기에 들뜬 몸의 신경이 한 곳에 집중되어 그의 입안으로 온몸의 감각이 빨려 들어갈 것 같다.

두근거리며 뛰기 시작한 심장 박동에 맞춰 목 위에 느껴지는 혈관이 팔딱거리며 날뛰었다.

은근히 짓누르며 흡착되는 감각은 아찔하면서도 야릇했고, 찌릿하게 아팠다.

그가 입술을 떼자, 마치 불에 덴 낙인처럼 목덜미 위 그 부위만 아릿하면서도 화끈거리는 부끄러운 느낌이 남았다.

“이렇게 새긴 키스 마크는 얼마지?”

주위를 뜨겁게 달군 공기 속으로 나직하게 울리는 음성은 대답을 기대하지 않은 것 같았다. 라희가 미처 말할 틈도 없이 그의 입술은 목 아래 쇄골과 쇄골 사이로 내려가 순식간에 있는 힘껏 뜨겁게 빨아들였다.

아까와 같이 정신 차릴 수 없는 아득한 흡입의 감각으로 저릿한 통증과 함께 밀려오는 야릇한 쾌감에 온몸이 떨려왔다. 정수리 위 끝에서부터 시작해서 엄지발가락 끝까지 짜릿한 느낌이 벼락처럼 휩쓸고 내려갔다.

“하아..”

또 하나의 각인이 몸에 새겨졌다.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친 그의 입술은 더 아래로 내려갔다.

커다란 손으로 허리를 감싸서 끌어당기자, 허리가 그를 향해 휘었다. 봉긋하게 내밀어 진 흰 가슴 위로 그가, 남은 한 손을 넓게 펼쳐 라희의 두 가슴의 정점을 손가락 끝으로 모아 움켜쥐었다.

손 아래 모인 깊은 가슴골 사이에서 그가 뿜어낸 더운 숨결이 흩어졌다. 피부 위 솜털까지 곤두서게 하는 관능적인 감각에 잔뜩 움츠러든 라희의 몸이 뒤쪽으로 하자, 허리를 감싼 손에 힘이 들어가 단단하게 감싸 안았다.

그는 손아래 눌린 희고 봉긋한 가슴 사이에 코를 묻고선, 숨을 들이켰다. 가슴 속 공기를 모두 빨아들이려는 것처럼 깊이 숨을 들이켜는 그의 행위를 보고 있자 라희의 은밀한 곳이 젖어들었다.

마침내 만족한 그가 두 가슴을 모은 손을 떼더니, 한쪽 가슴을 터질 듯이 움켜쥐고 남은 가슴의 정점에 키스했다.

촉촉하며 부드러운 느낌이 빳빳하게 일어서 있는 유두를 감싸면서 둥글게 모아 세운 혀끝이 지그시 누르면서 약하게 빨아들였다. 그의 입술 안쪽에 갇힌 붉은빛으로 달아오른 유두를 마치 앵두를 굴리듯 혀로 굴리면서 잇새로 약하게 짓이겼다. 그의 입술 안에서 유두가 이리저리 눌릴 때마다 전해지는 감각들 때문에 찌릿찌릿 온몸이 오그라드는 것 같아서 참을 수 없는 신음이 터져 나왔다.

“흐읏..”

이미 팽팽해져 단단하게 솟아오른 유두를 그가 입속에서 굴리는 것을 멈추고, 이제 있는 힘껏 빨아들였다. 가슴 끝의 정점을 타고 번져오는 짜릿한 감각 속에서 정신이 아찔했다. 허리를 타고 흘러 몸을 미세하게 전율케 하던 그 형언할 수 없는 느낌은 아래를 뜨겁게 달구었다.

“하,...흣...”

내부에서 타오르는 숨 막힐 듯한 열기 속에 저절로 입술이 벌어지고 거친 호흡이 터져 나왔다. 유두 끝에서 멈추지 않고 계속될 것만 같던 저릿저릿하고 야릇야릇한 느낌은 점차 약해졌다가, 쪽, 소리와 함께 가슴을 끌어당기던 압력과 함께 사라졌다. 서늘한 공기가 달궈진 유두 끝을 스쳤다.

“흐음, 여긴 그다지 티 나지 않는군.”

그의 나직한 중얼거림과 함께, 타액에 젖어 선홍색으로 번들거리는 유두의 바로 옆 살갗이 불에 덴 듯 뜨거워졌다.

그가 입을 떼자, 아릿한 통증과 함께 가슴 위 선명한 붉은색 낙인이 남았다. 그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거길 응시하다가, 라희의 뒤 허리를 끌어 올려 흔들거리는 흰 가슴 아래로 얼굴을 향했다.

“얼마를 책정할지 생각해 보고 있어?”

엉덩이가 들리면서 그의 나직한 중얼거림이 감각으로 흐릿해진 라희의 의식 속에 흩어졌다. 라희는 소파에 앉아 있는 그의 위쪽으로 무릎으로 일어서 있었다. 그의 입술은 천천히 움직여 배꼽 위에 내려앉았다가 허리 옆에 머물렀다가 다시 느릿하게 이동해 골반뼈 바로 위에 붉게 새긴 인을 남기고 다녔다. 그럴 때마다 몸을 가늘게 떨게 하는 전율이 은밀한 곳으로 몰려들어 그의 손아래 잡힌 라희의 허리가 뒤틀렸다.

열락의 화인이 지나가면서 선홍색 낙인이 어지러이 찍혔다. 거부할 수 없는 새김 작업은, 배꼽 아래와 수풀 위의 둔덕에 머물렀다가 그 옆 흰 허벅지 윗부분에서 멈췄다. 아슬아슬한 곳의 바로 앞에서 그가 턱을 들어 라희와 눈빛을 맞췄다.

“말해봐. 얼마지?”

얼마로 해야 하지? 몽롱한 감각 속에서 숫자를 떠올려 보았지만, 그의 입술의 감촉이 계속해서 허벅지 안쪽을 더듬어 가자, 생각하기가 쉽지 않았다.

“........시, 십만.”

라희는 거친 숨을 내쉬며 대답했다.

“그래? 생각보다 싼데.”

그가 몸을 아래로 낮췄다.

“.....개수가 많아서?”

내내 허리를 감싸 안았던 그의 손이 멀어졌기에 순간적으로 휘청거린 라희는 소파의 등받이 위 가장자리에 손을 짚었다.

소파 위에 무릎으로 서서 벌린 허벅지 안쪽에서 그의 숨결이 느껴졌다. 그는 허벅지를 벌리고 소파에 손을 짚어 기댄 라희의 자세를 감상하듯 바라보고 있었다.

그가 손가락을 펼쳐서 아래를 벌렸다. 물기에 젖어 촉촉하게 번들거리며 벌어진 은밀한 곳에 훅, 하고 더운 숨결이 내뿜어졌다.

“여긴.....”

뜨끈하고 농도 짙은 숨결이 젖은 클리토리스 위에 닿을 듯 말 듯 가까이 다가왔다.

“얼마가 적당할까?”

아래는 이미 뜨거웠기에, 예민하고 습기 어린 쾌락의 정점 바로 앞에서 쏟아지는 더운 숨결은 견디기 힘들었다. 라희의 허벅지가 주체할 수 없이 가늘게 떨렸다.

“이렇게......”

순간, 말캉하고 촉촉한 것이 아래에 닿았다.

용광로 속 녹인 쇳물처럼 뜨겁게 달아오른 그곳에 닿은 질척하고 부드러운 느낌이 이질적이고 서늘한 한기처럼 날카롭게 느껴지며 라희도 모르게 허리가 휘며 움츠러들었다.

그의 혀와 맞닿아 길게 아래에서 위로 스치듯 핥아 올려진 감각에 머리끝이 찌릿찌릿 서버릴 정도로 쾌감이 느껴졌다. 허리부터 목덜미까지 참을 수 없는 전율이 퍼져 나갔다.

“핥아서 맛보는 것은 얼마지?”

뜨거운 열기와 함께 부들부들한 혀가 촉촉하게 벌어진 안쪽으로 깊이 파고들자 견딜 수 없는 쾌락이 라희를 삼켰다. 그 느낌은 말로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렬했다.

그가 흥분으로 부풀어 오른 클리토리스를 질척한 혀끝으로 지그시 누르면서 핥아서 감아올리자, 야릇하고 미끌거리는 세포 위에서 쾌락으로 적셔지며 찌릿찌릿 퍼지는 쾌감에 도저히 견딜 수 없었다.

허벅지 안쪽이 움찔거리고, 엉덩이가 들썩이면서 몰아쉬는 호흡 속 달싹이는 신음이 터져 나왔다.

“흐윽...흣...”

길고 단단한 손가락 사이로 활짝 벌어져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뜨겁게 젖은 꽃잎과 내밀한 곳을 헤집는 촉촉한 혀의 접촉이 이어지기 시작했다.

달아올라 열기를 내뿜는 쾌락의 정점을 빙글빙글 돌리듯 핥아대던 악마처럼 짜릿한 혀끝이 아래로 내려가더니 다시 위로 짓누르며 올라와서 단단하게 뭉친 붉은 살점 위에 머물렀다가 아래로 지그시 눌러 비볐다.

그가 가운데를 누르며 자극하는 가운데 젖어서 팔락대는 꽃잎의 안쪽은 주체할 수 없이 떨려왔다. 부드럽지만 힘이 실린 혀끝으로 스치듯 핥고, 지그시 누르고, 애타게 간질이는 압력을 실어 느릿하게 쓸어내리다가 갑자기 입술 안쪽으로 단단하게 부푼 돌기를 입안으로 끌어들여 참을 수 없이 짓누르면서 빨아들였다.

숨막힐 듯한 흡입감이 아래를 자극하면서 입안으로 질척하게 맞닿은 곳마다 열꽃이 터지면서 신경 세포들이 찌릿찌릿한 쾌락의 전기를 몸 안으로 퍼뜨렸다.

의식이 몽롱할 정도로 머릿속이 하얘지고 몸이 떨려와 힘이 풀렸다. 점점 허리의 힘이 풀려가고 있는 몸을 간신히 가누기 위해 소파 위를 잡고 있는 손끝이 하얘지도록 힘이 들어갔다.

“대답해봐.”

질척거리는 소리와 함께 아릿한 감각이 맴도는 아래에서 그의 나직한 음성이 전신을 감싸고 타고 올라와 귓가를 두드렸다.

“여긴 얼마를 받을 것인지.”

============================ 작품 후기 ============================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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