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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그녀와 그와 나-12화 (1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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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그들 (2)

라희는 뿔테가 라면을 먹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혼자 사는 원룸에 들어온 커다란 남자는, 침대 밑에 장판 바닥에 앉아 텔레비전을 켜고 라면을 맛있게 먹었다.

뿔테 앞에 역시 쪼그리고 앉아 젓가락을 손에 든 채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모양새는, 정말 기분이 묘했다. 분명히 사적인 공간. 다짜고짜 멋대로 들어온 뿔테에게 침범당했는데도, 끼니를 건너뛰었다는 말을 던진 뿔테는, 제집처럼 자리를 차지하고서 정말로 맛있게 라면을 먹었다.

라희는 그런 뿔테를 그저 멍하니 보고만 있었다. 이렇게나 행복한 표정으로 라면을 먹는 사람에게 대체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까. 뿔테가 시선을 느낀 듯 안경을 매만지며 라희를 바라보았다. 라희와 눈이 마주치자 그가 빙긋 웃었다.

“안 먹어?”

라희는 고개를 저었다. 그의 앞에 놓인 라면 냄비는 바닥을 드러낸 채였다.

“하긴, 이거 양 굉장히 적잖아. 다시 하나 끓여줄까? "

"됐어요."

"아니면....."

라희는 천천히 고개를 저으며 젓가락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그러자 뿔테가 빈 라면 냄비에 젓가락을 꽂아 넣었다. 뿔테는 라희와 그 사이에 놓여 있던 냄비를 저쪽으로 치우고, 순식간에 얼굴을 들이밀었다. 이내 입술이 맞닿았고, 맞물린 그의 입안에서는 라면 맛이 났다. 그의 손이 머리 뒤를 감싸면서 몸이 뒤로 기울여졌다. 딱딱한 방바닥에 등이 닿았다. 위에서부터 진한 키스를 해온 그가 입술을 떼고 라희를 내려다보았다.

“이렇게 먹여주는 것도 좋지.”

그는 천천히 입맛을 다셨다. 그러다 과장된 시늉으로 고개를 갸웃했다.

“그런데 이상한데? 방금 먹은 라면보다 이쪽이 더 맛있어. 배가 아니라 영혼의 허기를 채워주는 맛이랄까.”

위에서부터 태연히 바라보는 그를 라희가 가만 보고 있자, 다시 따뜻하지만, 살짝 기름진 입술이 내려왔다. 그의 혀끝에 느껴지는 라면 맛 때문일까. 라희는 눈을 감고 그의 혀를 빨아들였다. 그의 말대로 싫지는 않아. 그렇다고 그가 좋은 것은 아니지만.

"...."

입안에 흘러들어오는 따스한 느낌과 혀를 감싸오는 부드럽고 말캉한 느낌이 좋았다. 살짝 추웠던 몸에 입술에서부터 온기가 퍼져 나왔고, 그가 감싸고 있는 뒷머리에 닿는 손바닥의 따뜻한 온기도 좋았다. 누워있는 몸 위를 지그시 눌러오는 무게감과 얇은 옷 사이로 전해져오는 사람의 따스한 체온도 좋았다. 그러고 보면 애정결핍일까. 묵직하게 눌러와 피부와 와 닿는 체온. 라희는 감아오는 그의 혀를 감싸 받아들였다.

“으응..”

손을 뻗어 단단하고 무게감 있는 그의 어깨를 감싸자, 후끈한 체온이 느껴졌다. 등골부터 서늘했던 빈속으로 추운 몸 위에 사람의 온기가 닿자, 살 것 같았다. 그의 숨결은 뜨거웠고, 입안에서는 익숙한 맛이 났기에 더 좋았다. 혀에 부드럽게 감기는 따스하고 말캉한 살덩이를 정신없이 빨아들였다. 그러다, 갑자기 입안을 채우던 혀가 빠져나갔다. 아쉬움에 눈을 슬며시 뜨자, 뿔테는 코를 마주 대고서 위에서 라희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뿔테 안경 프레임 너머의 눈매에 미소가 어렸다.

“오늘, 적극적인데?”

다시 입술 안으로 미끄려져 들어온 촉촉한 혀. 따뜻한 느낌이, 체온이, 온도가 그저 좋아서 라희는 그의 어깨를 잡고 매달렸다. 뿔테는 라희를 따뜻하게 감싸 안아왔다. 뿔테가 입술 안쪽으로 라희를 약하게 빨아들이자, 찌르르 온몸이 떨려왔다. 입안의 말캉한 혀가 문질러져 들어오면서 촉촉한 입술이 라희의 작은 입술 위를 가볍게 건드리다가 빨았고, 삼켰다가 다시 부드럽게 비볐다.

“하아..하아..”

뿔테가 살며시 입술을 떼자, 키스하느라 내내 참았던 호흡이 터져 나왔다. 가슴이 얕게 오르락 내린다. 그런 라희를 뿔테는 다시 가만 내려다보았다. 그의 입술도 조금 전 키스가 남긴 타액으로 번들거렸다. 촉촉하고 육감적인 입술 사이에서 분홍빛 혀가 나와 라희의 살짝 벌린 붉은 입술 위를 날름 핥았다. 미끌거리며 따사로운 감촉이 입술 위를 둥글게 덧그리며 뭉근하게 눌러온다. 찌르르, 허리 끝이 떨려오면서 아래에 뜨거운 기운이 몰렸다.

"흡,"

입술 위를 지그시 누르던 혀는, 라희의 살짝 벌린 입술 안쪽으로 곧장 파고들어 왔다. 몰랑하고 뜨뜻한 감각이 입안과 이 사이로 미끄러지며 유영한다. 사르르 녹아버릴 것 같은 감각. 따스한 키스는 달콤하다.

“으응..아.....”

라희가 뜨거운 숨결을 토해내자, 뿔테가 입술을 떼고 다시 라희를 내려다보았다. 뿔테의 좁혀진 시선은 턱이 살짝 들려 드러난 쇄골 언저리에 머물렀다.

“왜 볼수록 더 보고 싶지. 이렇게나 야한 여잔데.”

그의 시선이 목덜미에 가 있는 것을 눈치챈 라희가 황급히 손바닥을 펼쳐 목을 감싸 덮자, 그가 입꼬리를 올렸다.

“인정?”

라희는 바닥에서 몸을 비틀어 그의 아래서 곧장 빠져나왔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매만지고, 카디건 단추를 위까지 잠가서 여몄다. 그런 라희를 보고 있던 뿔테도 바닥에서 일어났다. 우뚝 서서 라희를 바라보다가, 라희에게 다가왔다. 그리고는 뒤에서 허리를 두 팔로 감싸 안았다. 강하고 단단한 팔이 라희를 감싸 안아 그에게 꽉 밀착시켰다. 딱딱하고 차가웠던 바닥에 닿아있어 서늘했던 등에 그의 따뜻한 체온이 닿자, 라희는 가만 멈춰 서 있었다. 그러다 정신을 퍼뜩 차기고는, 손을 뻗어 허리를 감싼 그의 팔을 풀어보려 노력했지만, 소용없었다.

“쉬. 그대로 있어.”

뿔테는 고개를 숙여 라희의 목덜미 뒤에 턱을 문질렀다. 오후라 짧게 돋아난 수염이 까슬거리며 약한 피부 위에 쓸렸다. 그의 턱은, 이내 목덜미와 어깨 사이에 내려앉았다. 뜨거운 숨결이 귀 뒤를 자극했다.

“나갈래? 배고프지. 나가서 뭐라도 사 먹자. 라면은 내가 다 먹었잖아.”

허리를 감싸고 몸에 밀착시키며 낮게 속삭이는 그의 말에, 라희는 고개를 저었다. 이상하다. 낯선 사람인데 친밀한 몸짓으로 다정하게 말을 건넨다. 당장 따뜻하게 감싸오는 사람의 온기가 싫지는 않았지만, 머릿속이 복잡했다.

“……. 왜 그래요. 나한테.”

라희가 낮게 내뱉은 말에, 그가 긴 한숨을 내 쉬었다. 목덜미에서 느껴지는 그의 숨결은 따뜻했다. 지그시 누르고 있는 그의 피부가 맞닿은 곳은 온통 뜨겁다.

“……. 남자라서?”

뿔테가 귓가에 속삭였다.

“네?”

라희의 작은 되물음에 뿔테는 팔로 허리를 꽉 끌어안아서 자신의 몸에 깊이 밀착시켰다. 라희의 작은 엉덩이 위에 딱딱한 그의 물건이 닿았다.

“남자가 여자를 좋아하는 것은 당연한 거 아니야?”

그가 귓가에 나직하게 말했다.

“자기도,”

그의 불룩 튀어나온 남성이 엉덩이 틈새를 짓누르는 느낌.

“엘리베이터에서의 그날부터 내가 싫지는 않았잖아.”

귓가에 더운 숨결을 토해내던 그의 입술이 벌어져 라희의 귓불을 빨아들였다. 그러면서 한 손이 라희의 엉덩이를 천천히 타고 내려가, 짧은 핫팬츠 아랫단으로 들어갔다. 흠칫, 맨살 위에 그의 뜨거운 손이 매만져졌다. 뿔테의 손길은 허벅지 안쪽을 헤집고, 이미 촉촉하게 젖은 수풀을 헤치고 들어왔다. 미끈, 뜨겁게 달아올라 열기를 내뿜고 있는 안쪽을 파고든 손길은, 살갗 위를 덮은 뜨뜻하고 미끄러운 액을 매만졌다.

“흣..”

순간 다리에 힘이 풀려 몸이 휘청거렸다. 라희가 허리를 뒤틀자, 그가 단단히 감싼 팔에 힘을 주었다. 그리고 귀 뒤에서 여린 목덜미로 뜨거운 입술이 내려와 살갗을 흡착해 살짝 빨아들였다. 목덜미의 여린 살을 빨아들이는 따뜻한 느낌. 마치 온몸의 힘이 빠져나가는 것처럼 나른해진다. 라희는 목을 비틀어 뒤에 있는 그에게 비스듬히 기댔다. 그러자 그가 입술을 떼고 혀끝으로 어깨를 할짝이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내가 싫어?”

"....!"

그 말에 대답할 틈도 없이, 젖은 수풀과 내밀한 속살을 건드리던 긴 손가락이 뜨겁게 젖어 있는 질 속으로 쑤욱, 찔러 들어왔다. 그리고 느릿하게, 손끝을 움직이며 파고들며 드나들기 시작했다. 젖은 아래가 미끌미끌 거리면서 온몸이 붕 뜨고 열기가 솟아나기 시작했다. 그가 건드려주는 곳마다 감각이 예민하게 똘똘 뭉쳤다.

“하읏..”

라희는 몸을 가늘게 떨었다. 허벅지를 닫아 오므렸으나, 움직임을 막을 수 없었다. 팽팽하고 뜨겁게 옭싹거리는 안쪽을 훑어 내리듯 건드리며 드나드는 손가락의 감촉이 생생했다. 아래에서 연신 뜨거운 액이 스며 나오면서 손가락 움직임 소리에는 물기가 어렸다. 찔걱, 점점 열기가 모여들었다. 질척이며, 물에 젖은 살을 비비는 소리를 내는 손가락에 맞춰 엉덩이가 들썩거렸다.

“대답해봐.”

그의 숨결이 느껴지는 목덜미 피부 위에 딱딱한 것이 닿았다. 뿔테의 앞니는, 살갗 안으로 파고 들어왔다. 잇새로 지그시 눌러서 살짝 튀어 오른 살을 그는 젖은 혀끝으로 느리게 문질렀다. 동시에 아래를 드나들던 손가락은 안쪽 깊이 들어와 턱, 박혔다. 좁고 끈적한 틈에 단단히 맞물린 손가락이 살짝 비틀린다.

“하윽...하..”

라희의 탁한 신음이 흩어졌다. 그의 손가락은 팽팽히 부풀어 좁아진 동굴 아래를 긁어내듯 문질러졌다. 질척한 소리를 내며 드나들면서 움직이는 동선이 점차 넓어지고 은밀한 곳을 자극했다. 끈적하게 젖은 아래가 음습한 소리를 냈다. 손가락은 아래를 자극하면서 내려와 입구에 이르러 둥글게 원을 그리며 휘저어졌다. 점차 넓어지는 틈 안쪽에서 끈끈한 액이 넘쳐흐르기 시작했다.

이미 속옷 안은 흥건했다. 안을 채우고 건드리는 그의 손가락을 놓치기 싫어 아래에 힘을 주자, 그가 꽉 붙들렸다. 그는 잠시 멈췄다가, 손끝을 세워 파고들면서 예민하게 뭉친 안쪽을 누르듯 건드렸다. 순간, 움찔하면서 몸이 움츠러들며, 마치 전기에 감전 된 것 처럼 찌릿한 느낌에 온몸의 세포들이 감각에 휩쓸려 춤을 추는 것 같아 눈앞이 아찔했다. 아래와 함께 목덜미를 자극하는 그의 숨결이 뜨거웠다.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핫...하읏..”

라희가 몸을 들썩이자, 그는 손가락을 깊이 넣고 있는 채로 잠시 멈췄다. 그때, 아래에 들어왔던 손가락이 순식간에 빠져나가며 목덜미를 살짝 물었던 감촉이 사라졌다.

".....?"

그는 라희의 허리를 감고 있던 팔을 풀어, 라희를 돌려세웠다. 키가 큰 뿔테는 똑바로 마주 보게 된 라희를 내려다보았다. 열기가 차오른 뺨 위에 파르르 떨리는 속눈썹이 낮아진다. 라희는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 바닥으로 향한 시야 속에 보이는 그의 왼손은 물기로 흠뻑 젖어 번들거렸다. 뿔테는 오른손을 라희의 턱에 가까이 가져가, 턱을 살짝 위로 들어 올렸다. 시선이 마주쳤다. 라희의 옅은 갈색 눈동자와 마주한 그가 입가에 흐릿한 미소를 띠고 입을 열었다.

“내가, 싫은 건 아니지?”

라희가 그를 향해 입술을 달싹이려 하자, 그 순간 바로 그녀의 입술 위에 그의 입술이 내려왔다. 뜨겁게 안쪽을 파고드는 혀는, 목덜미를 물고 빨아서인지 약간 짠맛이 났다. 하지만 이내 뜨뜻한 타액에 섞여 달콤한 느낌만 남았다.

그는 깊게 키스하면서 단단한 팔로 어깨와 엉덩이를 감싸안아 뒤에 있던 침대로 라희를 무너뜨렸다. 푹신한 매트리스 위에 그와 함께 겹치지 듯 누워졌다. 허벅지 맨살에 닿는 그의 남성. 딱딱한 남성이 내뿜는 열기가 뜨거워 피부가 화끈거렸다. 허리께에서 반바지 단추를 더듬는 뿔테의 손길이 느껴진다.

툭, 단추가 풀렸다.

그의 손이 열린 반바지의 지퍼 아래로 쏙 들어가 바로 열기 가득 찬 미끌거리는 은밀한 속살에 닿았다.

“핫..!”

민감한 음핵을 손끝으로 건드리자, 허리가 튕기듯 올라가고 몸이 움찔거렸다. 그때 그가 입술을 떼고 입을 열었다.

“싫으면, 말해. 싫다고.”

검지와 약지 손가락으로 젖은 꽃잎을 활짝 벌리고 가운뎃손가락으로 촉촉이 젖은 볼록 튀어나온 살을 느리게 위아래로 쓸어내린다. 뿔테가 나직하게 덧붙였다.

“이렇게나 뜨겁게 젖어서 그럴 리는 없겠지만.”

“하, 흐읍….”

터져나오는 신음은, 입안 가득 채워진 그의 혀로 막혀버렸다. 곧게 쭉 뻗은 손가락 끝이 구부러져 좁은 길 안으로 침입해 들어오자, 예민해질 대로 예민한 속살들이 들러붙어 그의 손가락을 감싸 비비며 움찔거린다. 짜릿짜릿한 감각. 미끌, 정신이 아득해진다. 귓가에 웅웅거리는 텔레비전 소리 대신, 쿵쾅이는 제 심장 소리만 가득 울린다.

============================ 작품 후기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편도 씬이겠군요... 데이트좀 시켜야 겠어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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