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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I. 일기 2
8. 일기2 (1)
나는 택시 타고 반얀트리에 도착해서, 좁은 로비를 지나 오른쪽으로 틀었다. 엘리베이터 2개 중 먼저 도착한 것을 올라타고 목적지인 18층을 눌렀다. 반얀트리 호텔에서 프레지덴샬 스위트가 있는 18층에는 객실이 단 두 개밖에 없었다. 둘 중에 어디인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딩동
나는 복도의 양쪽 끝에 있는 문 옆에 있는 초인종을 모두 눌렀다. 잠시 기다리고 있자, 한쪽의 문이 열리고, 가운을 걸쳐 입은 그가 물기에 젖은 머리로 날 내려다보았다.
"......"
나는 그가 보고 있는 엘리베이터 앞 복도에 그냥 서 있었다. 막상 그와 마주하자 정말 움직이기 싫었다. 뿔테와 함께 있던 때에 갑작스레 울린 휴대폰을 통한 그의 부름에 허둥지둥 달려오다 시피해서, 얕은 호흡으로 가슴이 오르락내렸다.
“들어 와.”
살짝 가라앉은 목소리. 그가 날 노려보는 시선은 노골적이었다. 뺨 위가 화끈거린다. 쭈뼛거리며 객실 안으로 들어서자, 익숙한 풍경이 펼쳐졌다. 서울 남산이 사방에서 내려다보이는 파노라마 뷰의 넓은 통 창과, 8인용 소파가 있는 거실 그리고 그 옆을 가득 채운 ㄷ자 형의 수영장같이 생긴 플런지풀.
항상 따뜻한 물이 가득 차 있는 플런지풀은, 물을 틀어 놓아 마치 시냇물처럼 졸졸 흐르는 소리가 났다. 여기는 남산 스위트. 남산 스위트의 플런지풀은 복층으로 향하는 계단을 감싼 형태로, 정사각형인 건너편의 반얀 스위트와는 달랐다.
나는 시야를 들었다. 2층이 눈에 들어온다. 플런지풀 가운데 투명한 유리 칸막이로 되어 있는 계단이 있는데 위로 올라가면 침실과 바로 연결된다. 계단 아래로는 사람이 누워도 되고, 실제로 누워 보았을 때 굉장히 넓었던 널따란 회의실 겸 8인용 식탁, 심플한 미니 바, 그리고 그 뒤에 달린 문을 열면 작은 개수대가 있는 키친이 있었다.
플런지풀 옆의 계단을 보고 있노라니 그와 여기 왔던 그 첫날의 기억이 떠올라 나도 모르게 입술 끝을 잘근 깨물었다. 남산 한가운데 우뚝 위치한 이 초호화 호텔의 객실에는 그와 보냈던 첫 사흘간의 기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밥 먹고 왔지. 뭐 다른 거 먹을래?”
그가 날 내려다보며 건조한 목소리로 물었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그러다 고개를 갸웃했다. 뭔가 이상하다. 그가, 이미 내가 밥을 먹고 왔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나는 재빨리 계약 내용을 떠올려 보았다. 뿔테를 만난다고 해서 딱히 문제 될 것만 한 사항은 없었다.
그가 한 발, 한 발 내게 가까이 다가오자, 나는 나도 모르게 긴장으로 숨죽이게 되었다. 내 마음속에서 상상으로는 이미 저만치 한발 크게 물러서고 있었지만, 실지 몸은 그대로 멈춰서 바로 앞에 다가온 그의 슬리퍼만 내려다보고 있었다. 내 앞에 우뚝 선 그가 천천히 손을 움직였다. 그리고 바로 내 정수리 위의 머리카락을 긴 손가락으로 헤집어 흐트러트리고서 낮게 말했다.
“씻어. 독점 계약을 맺은 것은 아니지만, 불쾌하니까.”
나는 그의 말에 고개를 작게 끄덕이고 계단을 올라 위로 향했다. 2층의 메인 룸에 위치한 투명한 샤워실로 옷을 벗고 들어가 몸을 씻었다. 하얀 거품을 가득 만들어 몸 구석구석을 닦아내다가 손바닥이 가슴 언저리를 스쳤다. 찌르르한 감각이 퍼진다. 불과 반 시간 전까지 뿔테가 물고 빨아 예민해진 유두 끝이 찌릿했다.
아니지, 뿔테와는 오늘 오후에 원룸에서 관계를 맺기도 했다. 그 사실 역시, 그가 알까? 내 몸에 세세하게는 새겨진 감각까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뿔테와 함께 있었다는 사실 정도는 알고 있는 듯했다.
그래서? 뭐? 어쩔 건데. 나는 짧은 의문 부호을 머릿속에서 비워냈다. 그와 만날 때 생각이 많은 것은 좋지 않다. 종종 깊은 생각에 빠져 있으면 주변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혼자만의 공간에 갇혀버려 아무 소리도 듣지 못한다. 만약, 그 상태에서 그의 말을 듣지 못했거나 한 박자 늦게 대답을 하게 되면, 상상을 멈춘 나는 고개를 저었다. 생각하기도 싫지만, 서늘한 검은 눈동자가 나를 날카롭게 응시하며 노려보겠지. 그리고 그 뒤로 이어지는 그의 행동은.....
나는 다시 고개를 휘휘 저어, 불길한 생각을 떨쳐냈다. 그와 계약한 대로, 그와 함께하는 동안에는 묻는 말 이외에는 입도 뻥긋하지 말고 그저 침묵해야 했다.
“나와.”
수증기 자욱한 샤워실 밖에서 그가 문을 살짝 열고 말했다. 나도 모르게 샤워실에 오래 있었나 보다. 나는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 샤워실 밖으로 나갔다. 욕실 바로 앞에 펼쳐진 통유리 밖으로 어두운 남산이 보였다. 두툼한 전신 타월로 몸을 감싸자, 그가 내 뒤로 성큼 다가왔다.
"......!"
그가 나를 살짝 앞으로 밀쳤다. 욕조의 맞은편 레스트룸의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 통유리창 앞, 두 개의 세면대 사이의 널찍한 공간에 내 배가 닿았다. 내 등 뒤에서 바로 그의 숨결이 느껴졌다. 점점 가까이 다가온 그의 숨결은, 샤워 후 아직 습기가 촉촉한 어깨 위에 닿았다가, 천천히 위로 올라가 귀 뒤를 간질였다.
뒤에서 뻗어진 그의 손이 내 허리를 둥글게 감싼다. 굳은 등이 그의 가슴에 꽉 밀착되었다. 두터운 샤워타올 사이로, 그가 호흡하면서 오르락내리락하는 탄탄한 가슴 근육의 움직임의 생생한 감촉이 전해져왔다. 내 허리를 감싸고, 배를 쓰다듬던 커다란 손은 점점 위로 올라왔다. 천천히, 하얀 샤워타올 안에 동여맨 가슴 위쪽에 닿았다. 가슴골이 움푹 파인 맨살 위로 그의 손가락이 파고들었다. 내 젖은 머리칼 사이의 귓가를 간질이는 그의 숨소리는 살짝 거칠어져 있었다.
―스르륵
전신 타올이 가슴 위에서 풀려, 아래로 떨어져 내렸다. 무거운 하얀 타올은 이내 발등을 누르고 발목 근처에 두텁게 주름져 널브러졌다.
“흣.....!”
맨살의 둥근 가슴을 그가 두 손으로 거칠게 움켜쥐었다. 꽉 압박하여 누르는 가운데 손가락과 약지 손가락의 손아귀 틈 사이로, 붉게 달아오른 유두가 삐죽, 고개를 디밀었다. 손가락 사이의 간격을 좁혀 유두를 끼우고 비트는 감각에 나도 모르게 신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아.....”
순간, 귓불 위에 뜨거운 숨결이 뿜어지면서, 그의 뜨거운 입술이 내 동그란 귓불을 삼켰다. 그가 내 귀를 빨아 당기자, 따뜻하고 촉촉한 타액이 젖어들어 귀 뒤로 나른한 느낌이 타고 등줄기아래로 흘러 들었다.
그의 커다란 손아귀 틈에서는 나의 가슴이 꽉 움켜쥐어졌다가, 풀어졌다가, 둥글게 쓰다듬어졌다가 다시 꽉 조여지길 반복했다. 그럴 때 마다 빳빳해진 유두 끝이 이리저리 스친 살결과 손에 자극 되어 찌릿한 감각이 느껴졌다.
“아흣..”
통 유리창의 바깥은 어두운 남산이 보였고, 그 위에는 방안의 희미한 조명에 비쳐 알몸으로 그에게 안겨 신음하는 나와, 내 가슴을 두 손으로 주무르고 있는 그의 손길이 보였다. 조금 어두운 내 뒤쪽의 배경으로는 그가 내 귀를 빨고 있었다.
이윽고, 유리창에 흐릿한 움직임으로 내 가슴을 주무르던 그가, 가슴 전체를 움켜쥐었던 손을 거둬들였다. 잠시 손바닥으로 가슴 밑, 내 배를 살결의 방향을 느끼려는 듯이 느리게 문질러 비볐다. 그의 손바닥은 뿔테와 마찬가지로 뜨거웠다.
"흐읏, 하..."
내가 가늘게 몸을 떨며 신음하자, 그는 다시 양 손가락을 집게처럼 오므려 양쪽 빳빳하게 선 유두 끝을 잡고 비틀어 올렸다.
“아, 앗...”
꽉 움켜 집힌 예민한 유두 끝의 통증과 함께 찌릿찌릿, 가슴 안쪽을 타고 전류 같은 느낌이 흘러들어왔다. 나는 어깨를 움츠려 몸을 뒤로 빼며 뒤틀었다. 그러자, 바로 뒤에 서 있던 그의 배아래, 우뚝 솟아오른 단단하고 뭉툭한 살덩이에 나의 엉덩이 끝이 맞닿았다.
“지금 날 자극 하는 거야?”
탁한 낮은 목소리. 그가 내 귓가에 속삭이듯 말했다. 나는 재빨리 그의 남성에서 떨어지기 위해 조금 앞으로 움직였다. 그러자 세면대의 차가운 석조 선반이 내 배에 다시 닿았다. 그가 비틀던 나의 젖꼭지를 놓아주었다. 살점이 세게 조이다가 풀려난 느낌 때문인지 유두 끝이 어릿했다.
“흣..”
그가 갑자기 나의 허리를 뒤에서 감싸 안고, 내 한쪽 무릎을 세면대 위로 구부려 올렸다. 한 발이 완전히 세면대 위로 올라가 있어 그를 향해 활짝 엉덩이 안쪽까지 벌린 채, 등은 앞으로 수그려 서 있는 자세였다.
"아, 아..."
그의 길고 단단한 손가락이 이미 촉촉이 젖은, 내 수풀 사이를 쓰다듬었다. 분홍빛 여린 속살을 느리게 짓누르며 길게 갈랐다.
“아흑...응..”
꽃잎의 가운데 아래 사이의 샘과 그 위쪽의 비죽 튀어 오른 속살까지 길게 쓸어내리는 그의 손길. 질척이는 감각에 몸이 휘감긴다. 나는 허리를 잘게 떨며 신음했다. 단단한 손가락 끝이 가운데 벌려진 꽃잎 사이를 훑어 내리면서 찐득하고 매끄러운 감촉으로 아래가 서서히 적셔졌다.
“활짝 벌어져 있어. 그리고 계속 움찔거리고 있지.”
그가 손가락으로 습습한 액을 뿜어내는 질구의 찐득한 액을 건드리며 말했다. 나는 그의 말대로 아래의 구멍을 벌렸다 오므렸다 하면서 그의 손가락이 내 안으로 파고들어 와 팽팽하게 부풀어 오른 진득한 내벽을 찔걱이며 건드려 주길 바랐다.
뿔테처럼 섬세한 감촉이 아니라, 거칠고 뭉툭한 느낌으로 사정없이 안을 드나들며 내 안의 뜨거운 기운을 달래 주길 바랐다. 하지만, 그는 그렇게 하지 않고, 손끝을 이용해 둥글게 오므려진 작은 질구의 테를 그리며 주변을 희뿌연 끈끈한 액으로 적시기만 할 뿐이었다. 애태우기. 그의 주특기다. 그때, 갑자기.
“아흣!”
안쪽으로 파고들어 왔다. 더, 더, 더, 제발. 나의 바람과 달리 그의 두터운 손가락은 내 갈망보다 깊은 곳으로 침입해 들어오지 않았다. 그저, 손가락 한 마디만을 젖은 속살에 묻은 채, 그 끝을 구부려 비틀어 돌렸다.
"흣!"
단순한 동작. 하지만, 그 감촉만으로도 미칠 듯이 좋다. 이건 본능. 이내 뜨끈하고 미끈한 액이 질퍽한 통로 아래로 흘러나왔다. 그는 입꼬리를 살짝 올려서, 창문 안쪽으로 가득 비친 나의 표정을 살폈다. 어두운 창문 위에 비친 내 얼굴은, 미간을 잔뜩 찡그린 채 붉은 입술을 가늘게 벌려 숨을 헐떡였다.
"하, 아."
그의 손가락은 허벅지 안쪽 깊은 꽃잎 속을 건드리며 파고들었다가, 둥글게 쓸어 올렸다가, 다시 안쪽 찐득한 살 속으로 한마디 정도 찔러넣었다가, 쓰윽 빠져나갔다. 더욱더 감질나고 안달 나는 느낌. 나는 허벅지 안쪽을 좁은 샘을 옴죽거리며 신음했다.
"핫!"
그 순간, 쑤욱. 나의 갈망을 채워주기라도 하듯, 그의 긴 손가락이 좁고 끈끈한 액이 가득 들어찬 내벽 안으로 찔러져 들어왔다. 나를 계속 애태우던 갈망이 저릿하게 가시자, 매우 기뻐 눈물이 찔끔 날 것만 같았다.
“하아...아..”
안에 들어온 손가락을 꽉 물어서 쥐고 있던 나를 향해, 창문에 비친 그가 차갑게 미소 지었다. 깊이 머물러 주길 바라는 나의 간절한 바람과는 상관없이, 그의 손가락은 이내 쑤욱, 다시 빠져 나가버렸다. 아래가 허전했다.
객실 내 희미한 조명이 비춘다. 그는 끈끈하게 젖어 희게 번들거리는 가운뎃손가락을 내 엉덩이 위에 비벼 문질렀다. 내가 몸을 잘게 떨자, 그가 나직이 말했다.
“침대 위에 선물이 있어. 지금 상태를 보니, 너도...”
그가 말을 끊고, 나를 내려다보았다.
“곧, 좋아하게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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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음란마귀 ㅎㅎ 이런 글은 잘만 써져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