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그와 그녀와 그와 나-6화 (6/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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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만남 (4)

“흐음.”

그는 거추장스러운 뿔테 안경을 벗어서 식탁 위에 올려놓았다. 라희가 시선을 내려 힐끗 그의 검은색 안경을 보니 투명했을 법한 안경알은 유백색 액으로 탁해져 있었다. 야한 흔적. 부끄러움에 몸이 화끈 달아올랐다.

“아읏..”

그때, 질구를 건드리던 그의 혀가 동그랗게 모아져 팽팽하게 부풀어 오른 안쪽의 살을 파고들어 왔다. 안쪽의 민감한 살점을 맞대어 문지르면서 혀가 드나들자, 미칠듯한 열기가 진득하게 피어올랐다. 부드럽고 말캉한 혀가 길게 파고드는 아래는 견딜 수 없이 뜨거웠다.

“좀 더 내게 내밀어 봐.”

그가 엉덩이를 끌어당기며 말했다. 라희는 허리를 뒤로 빼, 그의 요구에 순응했다. 그의 얼굴을 향해 한껏 내밀어 진 엉덩이 아래 꽃잎이 끈적하게 젖어 번들거렸다. 뒤에서부터 다시 뜨끈한 숨결이 젖은 속살에 닿아 피부 위로 스몄다. 라희는 기대감으로 몸을 비틀었다.

"흐...."

그의 혀가 꽃잎을 할짝대며 건들자, 물기 찰박이는 음란한 소리가 방안을 가득 울리고, 라희는 열락에 젖어들어 갔다. 숨이 헐떡였다. 그가 아래를 애태우며 핥아내면서 느껴지는 나른한 감촉에 서 있는 다리의 힘이 서서히 풀려 무너질 것만 같았다. 아니, 다리뿐만 아니라 온몸이 그의 혀 놀림에 맞춰서 하느작하느작 풀리고 있었다.

“으응.. 아, 앙..”

식탁을 짚은 손목의 힘이 빠져나가면서 몸이 저절로 앞으로 수그러들었다. 분홍빛 속살을 길게 핥아 올리던 그의 혀는 점점 아래로 내려가 아까 파고들었던 깊은 샘을 향해 쑤욱, 밀어 넣어졌다. 살을 저릿하게 가르며 들어오는 그 짜릿한 감각에 한껏 내민 라희의 엉덩이 끝은 제멋대로 파들파들 떨며 흔들렸다.

“아...... 흑......!”

그의 혀는 부푼 살점을 헤집으며 푹 들어왔다가 빠졌나 갔다가 다시 파고들었다. 입술을 맞대고 추릅 빨아내기도 했다. 그러다가 한껏 맛본 질구의 윤곽을 따라 혀끝으로 둥글게 핥아 올렸다가, 다시 안쪽을 향해 깊이 밀어 넣었다. 마치 딥키스를 하듯, 그 좁은 길 안으로 들어간 혀가 이리저리 휘저으며 내벽을 찌르고 문지르고 압박하다가 혀끝을 세워 비틀어 올리자, 라희의 밑은 움찔거리며 잘게 경련하기 시작했다.

"흐아아아아.."

짜릿한 쾌감이 온몸을 덮쳐왔다. 젖은 혀가 들어갔다 나왔다 몇 번이고 왕복하자, 자지러지는 그 감각에 숨조차 쉴 수 없었다. 눈앞이 흐려지고,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의 쾌감. 라희가 연신 거친 신음을 토해내자, 밑에서 뿔테가 입맛을 다시며 중얼거렸다.

“맛있어.”

뿔테는 혀끝으로 질구를 툭툭 건드렸다. 그의 혀가 입구에 자극을 주자 깊은 안에 고여 있던 뜨끈하고 진득한 액이 아래로 미끈하게 흘러내렸다. 라희는 계속해서 뜨거운 것이 쏟아져 나오는 음란한 느낌에 너무 부끄러워 시선을 아래로 떨구고 있다가, 갑자기 안으로 쑥, 들어오는 길고 딱딱한 느낌에 엉덩이를 꽉, 오므렸다.

“하아, 뜨겁다. 그리고 말도 못하게 찐득거려.”

그가 말하며 안에 넣은 가운데 손가락을 비틀었다. 단단한 손끝이 질벽을 쿡 쑤시며 눌렀다. 딱딱한 느낌은 부드럽기만 하던 혀와 완전히 달랐다. 움찔거리는 내벽에 닿아 살짝 긁어 올리면서 찌르는 느낌은 온몸을 흠칫흠칫 떨게 하였다. 동시에 몸속 깊은 곳에서 울컥, 뜨거운 뭔가가 스며 나왔다.

-찔걱, 찔적, 찔걱..

안을 파고들듯 찔걱거리는 소리와 함께, 느리게 움직이며 동굴안의 내밀한 주름들을 세세히 누르며 파고든 그의 손가락은 노련하게 움직였다. 마치 정확히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아는 전문가 같은 손놀림에 라희의 시야는 아득한 열기로 흐려지고, 다리의 힘은 빠질대로 빠져 이제는 정말 무너지기 직전이었다. 뜨겁다. 젖어들며 찔걱거리는 짜릿한 환희는 말초신경을 바싹바싹 태웠다. 계속해서 흘러나오는 음란한 액은 그의 손가락을 흥건히 적시고도 넘치듯 번져서 흰 엉덩이의 안쪽을 온통 미끈한 액으로 덮어 번들거리게 했다.

“흣, 아...앙...아.”

질퍽한 움직임이 이어졌다. 그의 손가락은 라희의 깊은 곳에 쑥 들어갔다가, 완전히 빠져나왔다가, 다시 깊숙이 삽입되어서 꽉 맞물린 속살들에 부비며 손끝으로 세포 하나하나에 열감을 피워올렸다가, 확, 비틀어 말할 수 없는 쾌감을 선사했다.

그가 손끝을 구부려 안쪽의 돋아오른 융기된 살점을 건드리자, 그곳이 딱딱하게 뭉쳐서 대항했다. 그 단단해진 살점을 지그시 누르면서 비비고 툭툭 건드리면서 자극하자, 허리 끝에서부터 머리끝까지 아릿한 감각에 신경이 마비되는 것만 같았다.

“흐으으응. 흐으으응.”

붉게 벌린 입술에서는 의사와 상관없는 긴 신음이 터져 나왔다. 아찔한 감각에 눈앞이 새하얘졌다. 그의 관능적인 손가락의 움직임이 만들어내는 감각의 환희 속에서 숨소리가 거칠게 뿜어진다. 라희는 짧게 헐떡이게 되었다.

"하, 아..."

손가락이 드나들며 뿜어내는 뜨거운 열기가 안에 고여 있는 액을 달구었는지 찐득한 느낌이 아래를 미치도록 자극했다. 살결이 스칠 때마다, 말할 수 없는 야릇한 느낌에 몸을 흠칫흠칫 떨어대자, 그가 손가락을 멈췄다. 그의 손길 아래 단단해진 깊은 곳의 살점이 아쉬워하며 움츠러들며 그의 손가락을 꽉 조였다. 그는 손가락을 꽂은 채로 아래에서 몸을 일으켰다.

“꽉 움켜쥐는 쥐는 힘이 장난 아닌데. 어서 느끼고 싶을 정도야.”

은밀하게 속삭이는 탁한 음성에, 라희는 눈을 질끈 감았다. 짙은 색향이 그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것 같아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그의 손가락이 미끌거리며 빠져나감과 동시에, 허리를 세게 움켜쥐는 두 손이 느껴진다. 그의 손아래 잡혀 허리가 단단히 고정되었다. 그때였다.

“흣, 앗...”

쑤욱, 미끄러져 들어오는 단단한 물건이 젖은 안을 꽉 채웠다. 조금 전 손가락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충만함이 아래를 어릿하게 눌러왔다. 라희가 허리를 비틀자, 안쪽의 여린 속살들이 그의 물건을 촉촉하게 감아올리며 환영했다. 라희는 엉덩이를 뒤로 빼 그에게 깊게 밀착시켜, 아까 손가락이 한껏 자극해 단단하게 융기된 안쪽 살점에 그의 기둥을 비볐다.

몇 번이고 쾌락의 열점에 그의 뭉툭한 살점이 닿자, 저릿한 쾌감이 온몸에 퍼져 나갔다. 라희는 엉덩이를 들썩이며 그의 물건을 꽉 움켜쥐고 비틀어 마음껏 맛보았다. 허리를 비틀며 안쪽의 달아오른 살을 비벼내고, 다시 힘주어 움켜쥐고 질벽을 꽉 채워 내 흔들 때마다, 아래는 찐득하게 젖어들었다. 동시에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의 아찔한 감각들이 그 마찰부위를 타고 전신으로 우릿하게 퍼져 나갔다.

“으..., 조임이 환상적이야.”

라희가 엉덩이를 바들바들 떨며 그의 뿌리 끝으로 맞물려오자, 그가 잇새로 신음하듯 내뱉었다. 꽉 맞물린 그 틈 사이로 어느새 한가득 미세한 흰 거품 같은 크림이 덮여 있었다. 안의 뜨거운 살점들은 그의 물건을 옭아매며 감겨들었다.

“흐읏..”

라희는 그가 서서히 허리를 움직이자 정말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한껏 조여진 내벽을 가르며 깊이 파고든 그의 물건은 단단히 조이는 융기에서 머물렀다가, 뒤로 후퇴했다가 다시 뜨거운 쾌락의 중추인 그곳을 건들였다. 팽팽하게 달아오른 뜨거운 살점들에 찰지게 달라붙었다가 떨어졌다 반복하는 그의 단단한 물건에 라희는 허리를 뒤틀고, 엉덩이를 비비며 맞아들였다. 자궁 끝 까지 닿을 듯한 깊은 쑤심이 이어지고, 그의 말캉거리는 고환이 꽃잎에 감겨들어 탁,탁, 젖은 마찰음을 내며 자극했다.

“핫,으응,앗,.”

그의 움직임에 맞추어 라희도 허리를 들썩였다. 뒤에서부터 앞쪽으로 단단히 조여진 내벽을 가르고 들어온 단단한 것은, 안쪽 깊은 곳을 건드렸다가 나가면서 그 끝에 단단한 융기된 살에 걸려 지그시 문대며 스멀거리며 뜨끈한 액을 마구 뿜어내게 만들었다. 그러다 다시 안으로 파고들어 아랫배의 끝까지 닿을 듯이 저릿한 자극을 사방에 남기고 나가기를 반복했다. 이내 움직임은 빠르고 규칙적으로 변했다.

"하,흣..."

헐떡거리는 신음속에 처억,처억, 살과 살이 맞부딪히는 끈적한 마찰음이 거세지고, 그는 속도를 높였다. 격해진 그의 몸놀림에 맞춰, 라희의 허리를 움켜쥔 그의 손아귀에 힘이 들어가서 살갗이 얼얼얼하며 뜨거웠다.

“으으...!”

그가 마침내 움직임을 멈추자, 질 벽을 꽉채우던 그것이 팽팽하게 부풀어 올라 움찔이며 수축했고, 무언가 찌르르한 기분이 들었다. 이내, 라희는 배속에 깊이 퍼지는 싸아한 기운을 느꼈다.

아래가 말할 수 없이 뻐근했고, 온몸이 부서질 것만 같은 쾌감의 잔류로 손끝이 떨려왔다. 그가 다시 허리를 몇 번 움직이고, 깊숙이 찔렀다가 완전히 몸에서 빠져나가자 아래가 허전한 느낌과 함께 구멍 사이로 액체가 주르르륵, 흘러내렸다.

―툭,툭,툭.

식탁의 아래로 떨어져 내린 굵은 물방울은 탁한 색을 띠고 납작하게 뭉개져 겹쳐 바닥에 짜부라졌다.

―꼬르르륵, 꼬르르..

그와 동시에, 라희의 뱃속에서 허기를 부르짖는 요란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고요한 가운데, 본능적인 소리를 들은 그가 웃음을 낮게 터트렸다.

“흣!”

갑자기 아래의, 그의 뜨거운 물건이 드나들어 민감하게 달아오른 속살에 그의 손가락이 박혔다. 라희는 허리에 힘을 주고 엉덩이를 오므려 그의 손가락을 꽉 물어 잡았다. 그는 이내 손가락을 비틀어 올려서 질벽 안쪽을 긁어내면서 살살 간질이다가, 라희의 눈앞에 보란 듯 젖은 손가락을 꺼내 들었다.

“이렇게나 배불리 먹고도 또 배가 고프단 말이지.”

라희가 홍조 띤 뺨으로 속눈썹을 올려서 그를 수줍게 바라보자, 그가 불은 입술에 가볍게 키스하고 말했다.

“씻어. 이제 나가서 뭐라도 먹자. 나도 마침 배고프거든.”

안경을 벗어버린 그의 얼굴은 어딘지 묘하게 낯이 익었다. 라희가 기억을 헤집으며 도통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하자, 그가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라희의 팔뚝을 향해 손을 뻗었다.

“이제, 괜찮은가 보지?”

뿔테의 손길은, 라희의 팔뚝 안쪽 면을 길게 쓰다듬었다가, 정확히, 팔뚝 안쪽 손가락 한 마디의 간격을 문질렀다. 마치 그 안에 든 물건을 알기라도 하는 것처럼. 자로 잰듯한 정확하고 익숙한 손놀림에 라희는 그제서야, 뿔테를 알아 볼 수 있었다.

삼주 전, 그에게서 오천만원을 건네 받은 그 날 그와 함께 찾아간 병원에서, 라희에게 임플라논 시술을 해준 의사였다. 뿔테는 하얗게 굳어버린 라희에게 다시 키스하며 말했다.

“급한 일은 다 해결했으니, 나가서 다른 사람들처럼 평범하고 건전한 데이트를 해야지.”

============================ 작품 후기 ============================

뿔테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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