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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고팠다. 어제와 다를 바 없는 무기력한 하루의 시작. 라희는 늦은 오후 침대에서 뒹굴 거리다가 허기를 느끼고 마지못해 일어났다.
'뭐라도 먹을까.'
라희가 살고 있는 분리형 원룸은 거실 겸 부엌 그리고 침실과 베란다로 구성되어 있었다. 라희는 침실 방문을 열고 부엌으로 갔다. 자취방 냉장고를 열어보니 생수 세 통과 맥주 한 캔, 말라비틀어진 오이가 전부였다. 부엌은 작은 원룸이 그렇듯 싱크대 옆으로 길고 좁은 접이식 간이 식탁이 있었다. 라희는 식탁 의자에 털썩 앉아서 턱을 괴고 생각에 잠겼다. 머리를 어지럽히는 그저 그런 생각에 빠져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있던 그때.
-꼬르륵.
배꼽시계가 울었다. 라희는 시선을 들어 벽시계를 힐끔 보았다. 오후 4시. 원래대로라면 이 시간에는 아르바이트 하던 학원에서 배달음식으로 늦은 점심을 먹었겠지만 학원 아르바이트는 약 삼 주 전, 그에게서 오천만원을 입금 받던 날 그만 뒀다.
'나가서 뭐라도 먹어야 하나?'
라희는 고개를 내려 입고 있는 옷차림을 살펴보았다. 민소매 나시에 짧은 핫팬츠. 반바지는 그렇다 손 치더라도 속살이 훤히 비치는 윗옷은....
'이 꼴로 나가면 안 되겠지?'
라희는 식탁에서 일어나 의자 뒤켠에 걸쳐둔 얇은 여름 가디건을 걸쳐 입고서 현관으로 걸어가 문고리를 비틀어 열었다. 그 순간.
“엄마얏!”
정말로 깜짝 놀랐다. 현관 문을 열자마자 갑자기 맞딱뜨린 남자. 라희의 자취방 앞에는 깔끔한 PK티셔츠에 청바지를 입은 키가 큰 남자가 서 있었다. 그것도 커다란 장미 꽃 다발을 들고. 라희가 시선을 올려 얼굴을 보니, 검정색 뿔테 안경이 눈에 들어왔다.
뿔테 안경.
일주일전 그녀와 관계를 가진 20층 뿔테였다.
“.....여, 여긴, 어떻게 알고?”
라희가 너무 깜짝 놀란 나머지 할말을 잃었다가 한참만에 말을 더듬거리며 묻자, 뿔테는 입가에 미소를 살며시 피워올렸다.
“자, 여기.”
그가 불쑥 내민 꽃다발이 가슴팍에 박혔다. 순식간에 라희의 품에는 커다란 꽃다발이 들어왔다. 난데없는 출현에 놀란것은 둘째 치고, 이 꽃다발은 대체 뭐란 말인가.
“....?”
라희가 의아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자, 뿔테가 커다란 손으로 라희의 어깨를 감싸 쥐며 말했다.
“이사했지? 집들이 선물 줬으니 일단, 들어가서 급한 일부터 해결하고.”
“뭐, 뭐하는...?!”
강하게 어깨를 떠미는 손에 눌려 그에게 들리다시피 뒤로 밀렸다. 원래는 나가려 했던 집 안으로 다시 들어가게 되었다.
-쿵.
현관문이 거칠게 닫힘과 동시에 뿔테는 라희의 어깨를 잡았던 손을 등 뒤로 휘감아 꽉 끌어안았다. 그리고 갑자기 거칠게 키스해왔다. 그가 으스러질 것만 같은 완력으로 꽉 끌어안는 바람에, 품에 있었던 꽃다발은 이미 형편없이 짜그라졌다. 뿔테는 가운데 끼인 꽃다발이 걸리적거려서 짜증이 났는지, 라희의 품에서 빠르게 낚아채 휙, 바닥으로 던져버렸다. 그리고 다시 키스해왔다.
“으읏.”
곧장 입안으로 밀고 들어온 그의 뜨거운 혀가 라희의 혀를 옭아매며 빨아들였다. 지금 와서야 드는 생각이지만 뿔테는 키스를 잘한다. 능숙한 혀 놀림으로 뜨겁게 옭아맸다가 놓아주면서 부드럽게 감았다가, 다시 슬쩍 빨아들였다. 그의 말캉하고 뜨끈한 혀가 입안을 헤집을 때마다, 막 가글한 것 같은 상쾌한 향이 입안으로 스며들면서 질척거리며 타액과 얽혀 야릇한 느낌이 들었다. 입술이 움직일 때마다 뜨거운 숨결이 새어나와 머릿속이 하얗게 변하고,
"흣....."
그가 혀와 입술을 물며 빨고 핥아대자, 등줄기가 기분 좋게 찌릿찌릿했다. 뿔테가 입술을 느리게 앞뒤로 맞대며 지그시 눌러왔다. 속살의 접촉은 어쩐지 간질간질한 느낌이었다. 몸이 두둥실 날아오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하아..”
키스가 길어질수록 열기가 점차 등줄기를 타고 올라왔다. 숨결이 거칠어지면서 더욱더 깊은 입맞춤이 이어졌다. 동시에 등에 있던 그 손이 점점 내려가며 엉덩이를 지나, 반바지의 바짓단 밑을 들추며 맨살에 닿았다. 서늘한 무릎 위를 스치는 뿔테의 손은 무척 뜨거웠다.
“핫..”
그의 손길이 허벅지 안으로 파고들자, 온몸의 세포가 달아올라 정전기 같은 느낌이 그 사이사이에 침입해 들어와 감전당한 듯 찌릿찌릿한 감각을 몰고 왔다. 허리가 점차 뒤로 휘면서, 몸 안에서 뜨겁고 미끌거리는 것이 새어나와 가득 고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입안의 혀가 주는 부들거리며 말캉한 느낌과 함께, 아래를 더듬는 그의 손길에 몸 안 깊은 곳이 찌르르 떨렸다.
“....해도 돼?”
그가 입술을 느리게 떼고 열망에 들뜬 목소리로 물었다. 남자를 안 이후로 약간의 터치에도 순식간에 흠뻑 젖어버린 몸은 지금 그를 원하고 있었다. 아니, 당장 그가 아니라고 해도 무언가를 간절히 원하고 있었다.
"......."
라희는 몽롱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내, 허벅지 안쪽을 더듬던 손이 라희의 허리 부근으로 올라가 반바지의 단추를 툭, 풀어냈다. 스르르, 옷감이 아래로 내려가는 감촉이 느껴졌다.
“흐읏..”
순식간에 내려앉아 귓가에 스치는 뜨거운 숨결. 라희의 작은 귓불을 뿔테는 거칠게 빨아 당겼다. 그리고 그 순간, 뿔테가 라희의 엉덩이를 꽉 움켜 잡과 자신의 몸통에 밀착시켜 허공으로 들어올렸다.
야릇한 기분. 거친 숨소리와 쪽쪽빠는 소리로 귓가가 어지럽다. 라희는 그의 입술에 귓불을 빨리면서 가늘어진 눈으로 정신없이 움직이는 주위를 흘려 보았다. 갑자기, 뭔가 딱딱한 것이 엉덩이에 닿는 느낌이 났다. 눈을 깜빡여 주위를 보니 또렷한 시야가 펼쳐졌다. 엉덩이를 자극했던 물건은 아까 라희가 턱을 괴고 앉아 있던 식탁이었다.
그는 라희를 식탁 앞에 내려 세워 놓고, 허리를 잡아 몸을 뒤집었다. 뿔테가 엉덩이를 움켜쥐면서 자연스럽게 라희의 두 손은 식탁을 집고 앞으로 수그리게 되었다. 뿔테는 몸을 아래로 수그려, 라희의 무릎 안쪽에서부터 허벅지 깊은 안쪽까지 짧게 키스해 올라왔다. 뜨거운 입술이 위쪽으로 올라올 때마다 라희의 몸은 계속해서 움찔거렸고, 마침내 그의 입술이 허벅지 안쪽 갈라진 붉은 틈 앞에 닿자, 왠지 모를 기대로 몸을 비비 꼬았다. 뜨끈한 숨결이 젖은 속살 위를 스쳤다. 뿔테는 그 상태로 거기에 잠시 멈춰있었다.
“....촉촉히 젖었어.”
그가 안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 얼굴이 열기로 확 달아오른다. 라희는 부끄러워하며 허벅지를 오므렸다. 그때, 갑자기 밑을 파고드는 말캉하고 촉촉한 느낌이 들었다.
“아흣...”
첫 느낌은 서늘했다. 뜨겁게 달아올라 물기를 머금은 틈을 적시며 낼름 들어온 부들부들한 혀는 더 깊은 안쪽을 핥으려는 듯 계속해서 파고들었다. 젖은 살과 섞인 타액, 그리고 밀끌거리며 움직이는 그의 혀는 이내 따스하게 느껴졌고, 그 따뜻한 느낌이 아래를 미치도록 찌릿하게 만들었다. 그의 혀가 깊숙이 닿은 아래의 샘은 이미 흥건함을 넘어 주변에 꿀물을 퍼트리며 흘러넘치고 있었다.
"하아아아앗."
그가 혀를 꼿꼿이 세워 고여 있는 그곳을 건드리자 쾌감에 자지러질 듯 온몸이 떨려왔다. 미끈한 감촉이 깊은 안쪽의 내벽을 톡톡 건드렸다. 자극을 견디지 못한 라희는 엉덩이 끝을 힘주어 오므렸다.
“아, 앗,,,”
그때 왈칵, 뭔가가 좁은 길을 타고 흘러 내려와 아래로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잔뜩 좁혀진 입구를 뾰족하게 세운 혀로 간질이며 핥아 내던 그가, 주륵 흘러내리는 물을 찾아 안으로 파고들어 갔다. 물컹이며 들어온 따스한 혀는 안쪽을 못 견디게 자극했다. 달아오른 속살을 가르고 말캉한 혀가 안쪽에 닿자, 그 따스하면서 사르르 녹아버릴 것 느낌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라희는 허벅지 안쪽을 잘게 떨며 크게 몸부림쳤다.
"하, 하으으읏..."
============================ 작품 후기 ============================
여기 까지 끝. 5편 이후는 유료죠? 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