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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의 탑-158화 (158/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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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1장 귀환

모리안은 수많은 동료들과 함께 탑을 오르며 생각했다.

많은 탑의 주민들은 리오를 미워했다. 탑을 어렵게 만들고, 주민들의 기대를 벗어난 리오에게 배신감을 느꼈다.

그 때문에 배척하고, 악의를 내뿜으며 그를 감옥으로 집어넣었다.

하지만, 이 상황은 무엇인가.

주민들은 결국 자신이 미워한 대상의 힘을 빌리고 있다.

그의 힘이 없으면 탑을 오를 수가 없었다. 그것은 그녀 또한 물론이었고, 고층을 오르는 연합파티도 마찬가지였다.

이미 주민들에게 있어서 리오는 떼어낼 수 없는 존재가 되어 있었다.

아무리 미워해도 상대의 힘이 절실할 만큼 필요했다. 그가 남긴 소환사인의 덕을 볼 수밖에 없었다.

과연, 주민들은 이 상황을 어떻게 생각할까. 자신이 욕보이고 감옥에 집어넣은 인물이 가장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하물며, 리오에 대해서 자세히 알지 못하는 ‘새주민’들은 리오를 감옥에서 꺼내야 한다는 생각을 은연중에 표시했다.

그것은 개벽 이전의 탑의 난이도를 모르기 때문이었다. 드래곤의 각성 이후에 탑의 세계를 왔기 때문에 리오가 어떠한 짓을 저질렀는지 체감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들의 말도 일리가 있었다.

감옥에 갇힌 리오가 이렇게 도움을 주는데, 만약 본격적으로 연합파티에 소속이 된 다면 어떠한 도움을 줄지 예상도 할 수 없었다.

사실, 모리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리오가 감옥에서 나오는 날, 마을의 상황도 빠르게 해결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그러나 속마음을 내뱉을 수 없었다. 그녀에게도 그렇고 현재의 모험가들에게 리오는 필요하지만, 필수적인 존재는 아니었다.

그가 없으면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닥쳤을 때, 주민들은 리오를 부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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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란은 55층 연합파티의 리더가 되었다. 빈이 주동하던 파티를 넘겨받은 탓에 몇 불만이 터져나왔지만, 그녀가 군세에서 습득한 지휘술은 큰 도움이 되었다. 순식간에 불만이 가라앉고 빈과의 비교론이 나왔다.

그녀는 입맛대로 파티를 정비하고, 전투중의 명령체계를 위해 조직을 재편성했다. 사실상 그녀가 속한 파티가 성공을 해야지만, 탑의 세계의 분위기가 쇄신되고 주춤하고 있던 모험가들이 기세등등해질 것이었다.

자신의 역할이 중요하다.

리오가 원한 연합파티장은 이러한 흐름일 것이었다. 자신이 승기를 잡고 탑을 오르며 그 밑의 파티들도 파도를 타듯 위로 올라가는 것.

이러한 웨이브가 계속해서 반복되야 한다. 자신의 파티가 분해되더라도, 아래 층의 모든 모험가들은 흐름을 타고 계속해서 올라와야 한다.

그런 와중에 단 한 파티라도 정복을 할 수 있다면 성공이었다. 정복을 하지 않더라도 마을에 자원이 원활히 공급되기만 한다면 성공이었다.

‘이전처럼 돌아가는 것에 불과해. 조금 방법이 달라지기는 했지만.’

군세보다 뛰어난 파티가 갖춰지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쿠란은 좀 더 55층에서 체류하여 모험가들이 모이길 기다렸고, 개벽이 지난 뒤 십 개월, 그녀의 파티는 56층에 도전하여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어내었다.

“더 이상 불편함을 느낄 필요는 없는 건가.”

마나석의 부족으로 불이 꺼져 있던 마을이 환해졌다. 문을 닫았던 가게는 다시 화덕에 불을 지피며 활동을 알렸다.

‘아직 부족해. 이제 막 샘물이 흘러나온 것에 불과하지.’

쿠란은 연합파티가 일궈낸 쾌거를 지속시킬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 빠져들었다. 분명 56층을 통과 할 수 있었던 것은 엄청난 성과였다. 그러나 이 상황이 마치 희망고문 마냥 느껴졌다.

아주 잠깐의 달콤한 맛을 본 것이다. 자원은 여전히 부족하고 불이 들어온 가게나 대장간은 극소수였다. 예전처럼 일반적인 가정까지 마나가 공급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계속해서 올라야 한다.

빈이 속한 파티, 모리안이 속한 파티, 그 외의 몇 개의 파티가 멈춰 선다면 마나석의 공급은 멈추게 된다. 이것이 계속해서 이어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파티원의 안전이 보장되며, 파티원 전원이 그 층에 어울리는 모험가가 되어야 한다.

전원이 파티없이 홀로 탑을 오를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이 갖춰진다면, 그때는 연합파티가 사라져도 된다. 굳이 파티를 맺지 않아도 상황이 유지될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된 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파티원 개개인의 성장은 물론이고, 모두가 안전하게 사망자 없이 오른 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최소화 시킬 방법이 있긴 하지만...’

그 방법은 지금 당장 쓸 생각이 없었다. 다른 수법을 모두 써보고 답이 나오지 않는 다면, 최후의 수단으로 사용할 것이다.

‘지금은 역시 우수한 파티원을 모으는 것뿐인가. 아직 연합파티에 가입하지 않은 모험가들이 여럿 있다고 하니... 지금 이 상황에서 탑을 오른다는 건 굉장한 실력자라는 것이겠지.’

정보상인들을 이용하여 실력있는 모험가들을 포섭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파티에 속하지 않은 이들이 이제와서 연합파티에 참여할 리가 없었다. 그들의 마음을 바꿀 만한 무언가가 필요했다.

‘하다 못해 그 하프라도 참여 했으면 나았을 건데.’

엘프와 마족의 피가 흐르는 빈. 쿠란은 그녀를 몹시도 싫어하지만, 탑의 모험가로써 실력 하나만큼은 칭찬할 만했다.

자신과 마찬가지로 대군을 어떻게 움직여야하는지 지휘에 대해서도 알았고 함께 연합파티를 움직인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었다.

‘친한 사이가 되고 싶지는 않지만, 확실히 리오의 손이 닿은 년인 만큼 쓸모가 있어.’

빈은 연합파티의 리더를 쿠란에게 맡기고, 55층에서 정체하고 있었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건지 아니면 쉬고 있는 건지 알 수 없었다. 어쩌면 다음 웨이브를 위해 남아있는 걸지도 몰랐다.

그런 그녀의 곁에는 함께 파티를 맺었던 듀얼 시미터 부부가 있었다. 마찬가지로 리오와 함께 했던 리자드 맨 칼과 리사였다.

강력한 전사인 그들이 합류한 다면 빈 이상으로 도움이 될 터였다. 그러나 그들은 쿠란의 애원이 있었음에도 연합파티에 참여하지 않았다.

‘무슨 생각인 건지. 리오만큼이나 종잡을 수 없는 분들이야.’

칼과 리사는 쿠란이 군세에 속할 무렵에도 파티제의를 서너 번이나 했었으나, 거부당한 이들이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는 수 없이 쿠란은 제의명단에서 빈과 칼, 리사를 제외했다. 그 외에도 한 번 대화를 나눠볼만한 이들이 여럿 있었다.

쇠뿔도 당긴 김에, 그녀는 곧장 그들을 만나보기로 했다. 길드에서 나와 주거구역으로 향했다.

우연히도 리오와 함께 생활하던 집 근처를 지나가게 되었다. 이렇게 나온 김에 한 번 그의 집을 둘러볼까 했지만, 지금은 모리안의 집이며 굳이 그 집을 들릴 큰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우연찮게도 쿠란은 리오의 집이었던, 지금은 모리안의 집인 곳으로 향하는 칼과 리사를 볼 수 있었다.

“어. 안녕하세요. 칼씨. 리사씨.”

정겨운 말투로 먼저 말을 걸었다. 탑을 다녀온 것일까, 그들은 온갖 중무장을 갖추고 날카로운 시미터를 뒤에 메고 있었다.

“쿠란?”

“쿠란씨. 오랜 만이에요. 높은 자리 올라간 뒤로 영 볼 수가 없었는데... 반가워요.”

살갑게 대하는 리사였다. 칼도 쿠란의 등장이 적지않게 놀라운 듯 눈을 둥그렇게 뜬 상태였다.

“탑에서 이제 막 내려오신 건가요?”

“네. 잠자코 마을에만 있기엔 몸이 근질근질거리는 성격이라... 가끔은 위험하다는 걸 알면서도 다녀오기로 했어요.”

쿠란은 이왕 만난 김에 포기하고 있던 파티제의를 꺼내기로 했다.

“그러지 마시고 연합파티에 참여하세요. 지금 이 마을과 모험가들에겐 여러분 같은 실력자가 필요해요.”

리사는 소리없는 웃음소리를 내었다. 리자드 맨답지 않은 기품이 느껴졌다.

“제가 드릴 말씀은 알고 계시겠죠?”

그래도 실 같은 희망을 가졌던 쿠란의 어깨가 축 내려갔다. 리사는 더욱 웃는 얼굴로 쿠란의 어깨를 다독였다.

“저희에겐 저희만의 일이 있어요. 쿠란씨에게도 연합파티를 이끌어야 한다는 일이 있잖아요?”

그 말에 쿠란은 ‘퍼즐’을 떠올렸다.

감옥에서 보낸 우편은 그 이후로 단 한번도 오지 않았다. 어쩌면 그 이후로, 혹은 그때 동시에 리자드 맨 부부도 받았을지도 몰랐다. 뭐라해도 그들은 리오와 가장 오래한 동료이며 언제나 리오를 지켜준 전사이기 때문이었다.

“혹시, 그 할 일이란 ‘감옥’과 연관되어 있는 건가요?”

“어이.”

뒤에 서 있던 칼이 한 마디 내뱉었다. 살짝 살기가 섞인 것이 경고인 모양이었다.

“관련이 있는 건 맞다만, 그런 걸 여기서 함부로 이야기하면 안 되지 않나.”

입을 조심해야 한다는 생각까지 못했던 쿠란이었다. 즉시 고개를 숙였다.

“죄송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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