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귀환의 탑-67화 (67/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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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의 세계에 리오처럼 이명으로 불리는 이들은 매우 극소수다.

그 중에서도 탑을 오르지 않음에도 이명을 가진 이들이 있다.

탑의 세계에 오기 전부터 대단한 무력을 가지고 있었거나 혹은 오고 난 뒤에 길이 남을 일을 해냈거나 방법은 여러 가지다.

리오는 용의 하수인인 안드레이에게 조차도 없는 이명을 가졌다.

리오가 이명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인간의 몸으로 불가능한 것을 해내었다는 점을 모두가 인정했기 때문이다.

이명을 가진 다른 주민들은 어떠할까.

대부분 마찬가지다. 그 종족으로써 불가능한 일을 해내었기 때문에 주어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어느 주민은 본인이 하위정령임에도 정령왕을 쓰러뜨리는 일을 해내었기에 이명으로 불렸다.

어느 주민은 본인이 드워프임에도 그 어느 종족보다 검을 달 다뤄 이명으로 불렸다.

그리고 어느 주민. 어느 호빗은.

마을의 모든 주민들을 보았기 때문에 ‘탑의 눈동자’라는 이명으로 불렸다.

마을 중앙에 있는 탑.

그곳에서 가장 멀리 있는 호빗.

마을의 가장 끝에 있는 ‘탑의 눈동자.’

그 호빗은 오늘도 마을의 가장 끝에서 이명에 걸 맞는 행동을 하고 있었다.

***

호빗, 엘프, 드워프, 그리고 인간.

이렇게 네명으로 구성된 파티로 모만은 젊을 적 탑을 올라갔었다.

탑을 올라가던 중. 모만은 TP로 희귀한 축복을 구입할 수 있는 계기가 찾아왔었고….

모만은 당연하다는 듯이 축복을 구입했다.

그리고 그것이 탑의 축복 : 위상이었다.

‘앤서러 그 친구는 호빗이 드디어 절대반지를 찾았느니 뭔 소리를 내뱉었는데……. 그게 벌써 기억이 가물가물 할 정도로 오래된 일이군.’

탑의 축복 : 위상.

사용자의 시선을 무생물일 터인 탑과 일체화시켜준다. 그 말은 즉… 탑의 세계에 있는 모든 주민들을 관찰 할 수 있다는 말이었다.

그리고 오늘.

어느 때와 같이 모만은 탑의 세계를 살아가는 주민들을 유심히 바라보고 있었다.

“…… 똑같군.”

얼마 전과 달리 마을 입구는 황량했다.

그곳에서 모만은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며 독백을 내뱉었다.

“자네도 똑같군.”

탑의 눈동자는 수많은 주민들의 첫인상을 보았다.

그리고 수많은 주민들의 일상생활과 본모습을 보았다.

탑의 축복 : 위상을 통해서.

주민들이 어떻게 되어서, 어떤 식으로 변하고, 어떤 결말을 맞이하는지. 그는 아주 오랜 시간동안 탑의 축복을 통해 수도 없이 보았다.

그런 탑의 눈동자 모만이 하는 말은 예언과 같다.

“자네도 다른 인간과 똑같겠군… 아니면 무언가 보여주려나? 끝은 같겠지만.”

욕심을 주체하지 못하고 선한 인간도 변해버리는 것을 모만은 보았다.

이번 인간은 변하지 않게끔 모만은 노력했다.

하지만 모든 일은 뜻대로 되지 않는 모양이었다.

***

리오는 몸을 벌떡 일으키며 정신을 차렸다.

‘토… 통과 했지?’

주위를 돌아보자 자신은 어느 때와 같은 하얀 방. 탑의 대기실에 있었다.

“수고하셨어요. 리오님.”

아기자기한 모습의 픽시가 나타났다.

그동안의 고생을 치하하듯. 픽시는 리오의 검은 머리를 쓰다듬었다.

평소라면 저번부터 시작된 누나 행세에 한 마디 내뱉을 터였다.

하지만 리오는 픽시의 그런 행동에 잔뜩 움츠러들었던 몸이 풀어지는 것을 느꼈다.

“후… 끝났구나"

죽을 고생을 했던 10층 보다 더 한 성취감을 리오는 느꼈다.

그게 그럴 것이 10층은 죽을 고생이었지만, 이번은 죽음이 코앞까지 다가왔었다.

또. 20층은 10층과 달리 자신이 거의 혼자 해낸 것이 아니었다. 쿠란 일행들과 함께 힘을 합쳐 통과했다.

그리고… 자신보다 이곳을 먼저 지나간 선지자가 쏘아낸 살기의 공포에서 벗어났다.

픽시가 여전히 건방진 행동을 하고 있지만, 리오는 자신의 목덜미를 매만졌다.

‘용케도 살아남았구나. 나.’

그 동안 리오는 수많은 이종족들에게 살기를 받아왔다.

하지만… 리오의 온몸을 잔뜩 긴장시키고, 전투가 끝났음에도 불안감을 느끼게 하는 건 아르토가 처음이었다.

처음 맛보았던 리자드 맨의 것, 그 이후에 경험한 그 어느 살기도 동족이며 템플러 아르토의 것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았다.

실제로 리오는 이미 망자인 아르토에게 살기를 받고 단 한걸음도 움직이지 못했다. 도망칠 생각도 못했고, 그를 말려야 한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그 정도로 아르토로 인한 공포는 리오의 모든 것을 정지시켰다.

다른 살기들은 ‘어떻게 해서든 살아남겠다.’ 라는 의지를 리오에게 남겼지만, 그것조차 남기지 않고 죽음의 공포를 느끼게 하는 것이 아르토였다.

‘이런 살기를 받으면서 알터는 탑을 오른 건가.’

최악의 마법사라 불린 알레스터 크로울리. 탑의 세계에서 알터라는 이름을 사용한 인간은 흑마법을 이용하여 앞서 귀환한 인간들을 모두 사령했다고 한다.

‘그의 사령체들이 아르토처럼 소환사를 향해 살기를 내뿜었다면…….’

리오는 알터가 어떤 인간일지 궁금해졌다. 아니, 인간이 맞는지부터 확인이 하고 싶어졌을 정도다.

‘아니, 살인마들을 자기 부하로 다룰 발상을 하는 놈이나, 그놈들이나… 인간이 아니야.’

아르토를 보고서야 리오는 예전부터 자신을 괴롭히던 고민 하나를 없앨 수 있었다.

자신이 더 이상 인간이 맞을까. 그런 고민 여태 해왔지만 비교대상이 나타나자 확신에 가까울 정도로 리오는 답을 내릴 수 있었다.

‘난 아직 인간이야. 인간답지 않은 힘을 가지고 있더라도… 그 놈들에 비하면. 나는 아직 인간이야.’

템플러 리오가 되어, 다른 인간들과 똑같은 행위를 거듭하여 탑을 오른다.

그때부터 자신은 인간이 아니라 이종족이다.

그렇게 되지 않도록. 리오는 노력하기로 했다.

생각과 요동치는 감정을 정리한 리오는 픽시를 바라보았다.

“이제 괜찮아. 누가 볼 땐 내 흰 머리라도 뽑는 줄 알겠어.”

“뭐, 어때요. 어차피 여기는 아무도 보지 못하는 공간인데.”

“어? 그래? 그럼 이런 저런 일도…….”

“무, 무슨 짓을 하실 생각이시죠?”

당황하는 픽시에게 리오는 의아한 얼굴로 되물었다.

“당연히 TP로 축복을 구입할 생각인데? 너야 말로 무슨 생각을 한 거야?”

“으아아…….”

얼굴을 숨기며 픽시는 익숙한 홀로그램을 출력해 내었다.

*탑의 축복 : 인벤토리

자신만의 아공간을 가지고, 원하는 물체를 질량에 상관없이 마음대로 넣고 뺄 수 있게 된다.

사용 TP : 1

*탑의 축복 : 리콜

사용 시 탑의 대기실로 이동한다. 전투 중에는 사용할 수 없다.

사용 TP : 1

*탑의 축복 : 언 리미트

구입시 상시 적용. 모든 신체 능력이 상승 된다.

사용 TP : 1

*탑의 축복 : 럭키세븐

다음 일곱층 동안 탑의 축복이 걸린 무구를 획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사용TP : 1

*탑의 축복 : 하이 캔디 (구매불가)

구입시 사용자에게 걸려 있는 모든 탑의 축복이 강화된다.

*탑의 축복 : 게놈 해저드

사용자가 살해한 적이 있는 모든 생명체로 모습 변형이 가능해진다.

그 생명체의 모든 종족 특성을 그대로 가질 수 있으며, 반대로 사용자가 본래 가지고 있던 종족 특성은 이어갈 수 없다.

사용 TP : 5

*탑의 축복 : 모색

사용자가 무언가를 찾으려 할 때, (예를 들어 이종족의 약점을 찾으려 할 때, 혹은 지도를 가지고 보물을 찾으려 할 때.) 좀 더 손쉽게 찾을 수 있게 되고 시야에 표시 된다. 하지만 이는 모색이지 탐색이 아니다. 추후 축복 강화를 통해 변화가 가능하다.

사용 TP : 4

*탑의 축복 : 템플러

살인에 대한 규제가 사라진다. 템플러를 사용시 원하는 대상이 있는 층으로 침입할 수 있으며, 그곳에서 마음대로 귀환 할 수 있다. 대상을 죽일시 대상이 획득한 또는 획득 예정인 TP의 1%를 획득한다. 또한 템플러에게 지목당한 이들은 사용자에 대해 일체 정보를 알 수가 없다.

사용 TP : 8

*귀환권

구입시 자신이 생활하던 본래의 세상으로 귀환한다.

귀환 시간은 단 하루이며, 24시간이 지나면 강제로 탑의 세계로 돌아오게 된다.

사용 TP : 8

남은 TP : 9(5+3+1)]

많은 것이 변한 TP상점을 보며 리오는 신음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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