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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의 탑-47화 (47/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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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확인을 했을 때. 그 잠깐 사이에 제국군의 수가 줄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빠르게 오크 족장에게 걸린 마법들을 해제하려는 순간. 누군가의 외침이 들렸다.

“습격이다!”

‘스, 습격?’

현재 상황에서 습격을 올만한 인물은 템플러들 뿐이었다.

뒤를 돌아 확인할 필요도 없이, 하던 일을 계속 해나갔다.

“다, 다했다.”

기뻐할 틈도 잠시였다. 이미 수가 줄은 병사들과 잔뜩 지친 동료들을 보며 리오는 절망적인 상황이라는 걸 인식 할 수밖에 없었다.

‘아니야. 방법이 있다.’

오크 족장은 온갖 공격을 받은 탓에 지친 상태다. 거기다 버프를 받고 그것이 강제로 풀린 탓에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이미 오크 부락의 깃발이 꺽 인지 오래고, 섬멸은 족장만이 남은 것이나 다름없다.

‘쓰러뜨린다면 10층의 클리어나 다름없어!’

헐떡거리는 오크 족장에게 다가가며 리오는 주변의 병사들과 동료들에게 말했다.

“이 놈은 저 혼자 맡겠습니다.”

“뭐, 뭐?”

“여러분들은 템플러들을 막아주셨으면 합니다. 시간만 버텨주신다면 될… 겁니다.”

리오는 컨슘으로 인해 반 이상 찬 마나홀을 개방하기 시작했다.

‘내가 10층을 나아가겠다는데, 막지 말란 말이야…….’

족장을 막아선 리오의 주변에서 망자들이 일어서기 시작했다.

마나홀에서 흘러나오는 마나들은 컨슘의 영향 탓인지 음울한 기운을 머금었고, 그동안 리오에게 마나를 빼앗겼던 시신들이 몸을 일으켰다.

1인 레이드의 신호탄이었다.

***

망자들이 족장에게 달려드는 것과 동시에 템플러들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템플러들도 알아 챈 것이었다. 보기에는 1인 레이드라는 것이 무리해 보여도, 리오가 진심으로 오크 족장을 죽이려고 하는 걸.

그렇기 때문에 불안한 것이다. 기껏 긴 시간을 투자하여 여기까지 왔는데… 리오와 먹잇감들을 놓쳐버리면 한심한 꼴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그러나 리오에게 템플러들이 가는 것을 가만 두고 볼 동료들이 아니었다. 제국군들도 습격자를 향해 칼날을 들이밀었다.

“귀찮은 것들!”

그들이 싸우는 것을 확인하고, 리오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망자들이 오크 족장을 귀찮게 하는 사이, 리오가 강력한 공격을 퍼붓는다.

“워터 볼!”

오크 족장 위에서 물이 구체가 생성되었다. 별 타격도 없는 마법. 그저 온 몸을 적시기만 할 뿐인 공격이었다.

그러나 그 뒤를 이어진 공격이 문제였다.

전야제의 상대에게는 별 타격이 없었지만, 리오는 만약 그 오우거를 또 다시 상대하게 된 다면 피해를 줄 수 있도록 연구했다.

바로 내부에서 전기 공격을 터트리는 것이었다.

흡사 네발 짐승처럼 달려가며 리오의 몸이 돌진력을 가지고 오크의 뱃가죽을 찔렀다. 어느새 리오의 검에는 번쩍이는 전광이 머물러있었다.

검에다 속성력을 부여하는 마법. 인챈트를 이용한 것이었다.

“크어어어어!”

잔뜩 젖은 몸. 거기다 내장에서 시작되는 전격은 오크의 비명을 꺼내기에 충분했다.

곧 망자들을 무시하고 오크 족장은 리오에게 두꺼운 손바닥을 내리치려 했다.

이번에는 앤서러가 등장할 차례였다. 내려쳐지는 족장의 손바닥이 리오의 주먹과 부딪치더니 오히려 뚫렸다.

정상적인 상태의 오크 족장이었다면 리오는 상대가 되지 않을 테지만, 지금은 아니다.

망자들로 인해 저주가 더 해지고, 몸에 온갖 피로가 축적된 상태.

할만 한 상대였다.

뱃가죽에 박힌 검을 좌우로 쭉 찢으며 리오는 치명적인 상처를 안겼다.

그러나 이걸로는 오크 족장은 쓰러지지 않는다. 더 이상 고통으로 비명을 지르지도 않는다.

오크에게는 통각차단 이라는 특수한 재능이 있다. 리오가 예전, 2층에서 오크를 잡고 빼앗았던 재능이기에 알고 있다.

통각이 차단된 오크 족장은 상처를 아끼지 않고 거칠게 주변의 나무를 부여잡고 휘두르기 시작했다.

‘마음 껏 휘둘러라! 서든데스다!’

누가 죽는지 달린다. 리오는 족장의 공격을 앤서러로 돌려주고, 리오는 앤서러로 돌려줘도 남는 충격을 몸에 축적한다.

연약한 인간의 몸과 이미 죽어가는 오크 족장의 몸.

“으아아아!”

고통을 이겨내기 위해 소리를 내질렀다. 오크 족장도 지지 않겠다는 듯 비명을 내질렀다.

휘두르면 튕겨내고, 튕겨내면 곧장 반격을 날린다. 수 차례 반복되는 공격이 두 명에게 얼마나 극심한 고통을 남길까.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고, 무엇을 튕겨내는 지도 모른채 그저 무의식적으로 반복적인 행위를 하고 있을 뿐.

한 번 한번, 오크 족장의 공격을 막아낼 때마다 등골에는 쾌감과 스파크 같은 고통이 전신을 강타했다.

그러함에도 무릎을 꿇지 않고 오로지 적의 무기만을 보았다. 자신이 막아 서야할 존재는 오크 족장. 더 나아가 이 거대한 100층의 탑이다.

오크 족장 같은 존재가 더 있다. 그러할 지언데 여기서 쓰러질 수는 없고 재도전을 할 수는 없다.

단 번에 십층을 치고 올라가. 집에 갔다 와, 이십층도 갔다와야한다.

쾅!

이번에도 리오의 앤서러를 버티지 못한 방패가 산산 조각으로 부숴졌다. 그와 동시에 방패를 들고 있던 팔이 축 늘어졌다.

다행히 오크가 휘두르고 있던 나무도 풍비박산났다. 애초에 지금까지 앤서러와 부딪치고 부숴지지 않았던 것은, 리오가 제대로 앤서러를 구사하지 못했다는 증거였다.

“쿠어어억!”

한쪽 팔이 못쓰게 되었지만, 리오는 정신을 번쩍 차렸다. 더 이상 공격이 날아오지 않자 이성적인 판단을 할수 있었다.

‘지금 오크 족장은… 움직이질 못한다!‘

일명 경직 상태. 무기를 잃고 중첩된 충격으로 숨을 헐떡이고 있다.

그 순간 리오는 검을 평소와 다르게 쥐었다. 오크 족장의 목숨을 취해야 하건만, 아쉽게도 앤서러에는 공격기술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평소와 다르게 쥔 것일까?

아니었다. 리오의 잠재된 재능 중 일부가 발휘 된 것일 뿐이었다.

“콜 오브 폴!”

단순히 몇 마디를 했을 뿐이건만, 리오의 뭉특하다고 표현할 수 있는 검이 예기를 가진 듯 변했다.

폴에게 전이된 소드 마스터의 재능.

리오는 그것을 발휘했다.

“으아아아아!”

앤서러가 충격을 되돌리는 반격술이기 때문에 공격기술이 없다면, 충격을 자신이 만들어내면 된다.

무심코 그 생각을 한 리오는 공격기로 앤서러를 발휘해내었다.

검이 오크의 신체에 부딪치는 순간, 오크의 몸은 폭팔이라도 일어난 듯 산산조각 났다.

“헉… 헉… 헉.”

자신의 몸을 돌볼 세도 없이 리오는 주위를 살폈다.

‘클리어는?’

수초 뒤, 기대하고 있던 메시지가 눈앞을 가득 채웠다.

-10층을 통과 하셨습니다.

-인간 리오님이 10층에서 새로운 방법으로 가장 많은 제국군들을 살려내셨습니다. 이는 업적이라 불려도 손색이 없을 정도입니다.

-10층을 클리어 한 보상으로 귀환권과 일부 특수한 보상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자신에게 맞는 보상을 신중히 고르시길 바랍니다.

템플러의 방해가 있었음에도 제국병사들은 제법 많은 수가 살아있던 모양이었다.

리오는 반가운 메시지들을 뒤로 한 채 그동안 함께한 동료들을 돌아보았다.

그리고 그 뒤에 이를 갈고 있는 오라클들에게 시선을 보내었다.

“건방진…… 다음에 또 만날 것이다. 앤서러 리오.”

존대하던 것은 어디로 갔는지, 잔뜩 이를 갈며 오라클 들은 사라지기 시작했다.

가장 처음 리오를 상대했던 템플러 중 골렘술사가 말을 걸어왔다.

“최악의 마법사라는 명성을 이어받을 생각이시군요? 리오님. 아아 역시 리오님은 저희 오라클을 이끌어 주셔야 합니다.”

“무슨 사정으로 그런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겠지만… 누굴 죽이고 방해하는 장사를 접는다면 생각해보도록 하지.”

“오오! 생각해보실 맘은 있으신 거군요! 그리고 그건 리오님이 저희와 합류 하시면 될 일입니다! 리오님은 지도자가 될 거니까요!”

‘지도자라…….’

10층의 풍경이 변하기 시작했다. 템플러들은 개개인에게 나타난 포탈에 이동하기 시작했다.

“그럼.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 리오님. 그때는 좀 더 성숙하게 성장해주시길.”

템플러들이 모두 모습을 감추자 리오와 모험가들도 각각 개개인에게 배정된 탑의 대기실로 이동되기 시작했다.

“이봐. 끝났으니 술이라도 한 잔 하다고.”

“회포나 풀지.”

“리오님. 탑 앞에서 기다려주세요.”

그들의 말에 리오는 아무런 확답을 해줄 수 없었다.

설마 자신이 이런 약속을 하게 될 줄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다.

어색한 미소를 지고 있는 사이, 수십 명의 인원들이 모두 모습을 감추었다.

각자의 대기실로 이동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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