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장-2] 정치의 이름으로 널…. >
이웃집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멀었지만, 딴죽 걸지 않기로 했다.
중국이라….
세계에서 가장 많은 프로사냥꾼을 보유한 국가다.
괴수의 등장으로 무정부 상태에 놓인 도시 평양을 경계로, 중국은 한국이랑 물리적인 교류는 거의 끊겼지만, 마찰은 종종 있는 편이다.
이유?
중국에는 MID의 핵심인 용이 없기 때문이다.
황제의 상징으로 용포(龍袍)도 걸치고 황궁 여기저기에 용도 그려 넣는 역사를 간직한 중국이지만, 안타깝게도 그 흔한 도롱뇽 한 마리 없었다.
물론, 용이라면 많이 서식하고 있다.
세계의 그 어느 나라보다도 많이!
중국의 수많은 책과 장식, 벽화 등에 등장하는 용과 이무기는 꿈나라(무협지)에서만 등장하는 허구가 아니었다.
다만,
수호자가 없을 뿐이다.
“상대가 중국이라면 좋은 의미로 방문한 건 아니겠군.”
“응.”
고대부터 용을 숭상했던 중국에 100년 넘도록 ‘용의 가호’가 없다는 건 자존심 상하는 정도를 넘어 심각한 문제였다.
MID 기술력 때문만이 아니다.
그거라면 세계평화기구라는 안전장치가 있다.
『괴수대응연맹(Anti-Monster Union)』
기술 이전과 공유는 연맹에서 승인된 협정이라서 국내에 ‘용신’ 계약자가 없더라도 기술적으로 크게 뒤처지진 않는다.
문제라면 민심(民心).
고대부터 경쟁국으로 자리매김해온 한국과 일본에 용이 있다는 게 문제였다. 서양국가들처럼 많지는 않아도 알짜배기 용들이 머물고 있다.
이 때문에 안 좋은 소문이 중국에 퍼졌다.
『세계의 중심은 동쪽으로 기울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프로사냥꾼을 보유한 중국.
그 많은 사냥꾼의 [예감]을 지탱해주는 건 ‘불교의 부처’나 ‘유교의 공자’가 아닌 ‘중국이란 국가(國家)’ 그 자체다.
괴수의 공격으로 느슨해졌던 공산주의체계는 견고해졌고 ‘국가를 위한 국민’이란 확고한 사회주의가 완성됐다.
하지만 그 국가가 신뢰를 잃었다.
다른 무엇도 아닌 ‘용이 머물지 않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중국 지도층으로서는 억울한 일이었지만, 달리 도리가 없었다.
그만큼 중국인들은 고대부터 용(龍)과 붉은색을 좋아했다. 하지만 너무나 안타깝게도 용의 심미안은 ‘중국산 미녀’를 빗겨갔다.
여기서 놀라운 사실 하나!
『레드군 계약자, 윤소영』
이 17살 여중생은 한국보다 중국에서 더욱 열광하는 미소녀로, 중국에서는 ‘여신(女神)’ 혹은 ‘선녀(仙女)’로 통한다.
레드군 때문에!
이 다혈질 용왕님은 중국인들이 좋아할 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다.
붉은 용.
이 이상의 설명은 필요 없다고 본다.
“혼란을 틈타서 중국으로 망명간 계약자가 있었던 건가?”
“선배.”
“왜?”
“진짜 재미없어.”
“......”
“설명해줄 의욕이 안 생기는걸. 전부 찍어서 맞춰버리면.”
볼트윙 사건으로 이민과 망명을 생각한 건 사냥꾼만이 아니다.
계약자도 사람인데 더 나은 대우와 환경에서 살고 싶지 않겠는가?
중국은 끊임없이 한국과 일본의 계약자를 노렸다.
중국 민족의 90%를 차지하는 한족(漢族)이 용에게 사랑받지 못한다면 유전자를 수입해서 개선하는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자존심도 생존 앞에서는 뒷전.
프로사냥꾼 대다수가 쓸모없게 변하는 비극을 막기 위해서라도 중국은 용이랑 계약한 미녀가 반드시 필요했다.
용 없는 나라가 어디 한둘인가?
용은커녕 괴수랑 계약하는 것도 힘겨워하는 아프리카 국가들의 사정을 안다면 배부른 투정에 지나지 않는다.
이건 중국의 문화와 사회주의가 합쳐진 결과다.
“죽였어?”
“얼굴 한 번 보시더니 놔두셨어.”
“왜?”
“이모가 말하길, 저 유전자를 수백 번 뜯어고쳐도 나의 사랑스러운 조카 같은 미모는 절대 안 나올 것 같아서 살려뒀데.”
여기서 ‘사랑스러운 조카’는 선지혜 본인이다.
무일은 핀잔주고 싶은 부분이 너무 많아서 포기했다.
게다가….
객관적으로 예쁘고 사랑스럽게 생기긴 했다.
성격에 하자가 좀 있을 뿐이다.
하지만 그 정도는 외모보정으로 충분히 덮고도 남을 소소한 문제다. 계약자만 아니었다면 정말 최고의 신붓감이다.
“당장은 말이지?”
“응. 당장은.”
앞으로 몇 년 동안 중국은 수많은 기상이변에 시달릴 것이다.
가뭄, 홍수, 태풍, 해일….
그 모든 자연재해가 ‘바람’이랑 깊은 연관이 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프로사냥꾼을 보유했어도 ‘8종 계약자’ 앞에서는 개미무리나 다름없다는 걸 명백하게 시사해주는 대목이다.
중국의 수호자?
그 방대한 영토에서 낳은 인구수만큼이나 많긴 또 엄청나게 많다.
하지만 그게 어쨌다고?
박선영이 계약자들을 암살해버리면 그 많은 수호자가 야생괴수로 돌변하는 건 정말 시간문제다.
이것이 한국과 중국의 국력 차이.
계약자의 요구를 100% 수용하는 ‘괴짜’ 엘로엘의 힘이다.
“연맹에서 가만히 두고 볼 것 같진 않은데….”
“이모가 알아서 하시겠지.”
만약, 그럴 일은 없겠지만, 유키 짱의 판타이탄을 타고 그가 일본으로 망명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일본은 안 그래도 고대부터 지진으로 고생하는 나라다.
거기에 박선영이 거든다면?
자연재해 종합세트!
동해와 태평양이 합쳐질지도 모른다.
‘에이, 설마, 그렇게까지 할까.’
선지혜의 자살 협박에 이어 박선영에게 ‘한국 땅을 벗어나면 죽이겠다.’는 위협도 받긴 했지만, 그는 한낱 사냥꾼에 지나지 않는다.
일본에 사는 수천만 명의 목숨하고 저울질한다는 건 얼토당토않다.
...정말 그럴까?
사랑스러운 조카를 위해서라면 ‘누가 내 조카를 울렸어!’라고 호들갑 떨며 폭풍을 일으킬 여자가 박선영이다.
바람의 정령, 엘로엘.
그 수호자의 영향을 짙게 받은 그녀에게 외부인은 ‘흘러가는 바람’이다.
언젠가 다시 부는 바람처럼.
언제가 다시 채워질 인간일 뿐이다.
“정치가 도대체 뭔지….”
비싼 밥을 배부르게 먹고 귀가 중인 무일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일찍 놔주지 않을 것처럼 굴던 선지혜는 우아하게 전화를 받아들더니, ‘뭐? 설득이 힘들어? 기다려!’라고 신경질적으로 외치고는 먼저 자리를 떴다.
덕분에 예상시간보다 일찍 집에 돌아올 수 있었다.
무슨 바람이 분 걸까?
선지혜가 직접 정치에 간섭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언제나 대리인.
대한민국에서 가장 똑똑하다고 자부하는 ‘자문단’이 알아서 해결한 후에 결과만 보고하는 방식이었다.
배신?
자문단은 와이츠의 추종자로 구성되어있다.
그 철두철미한 용신이 계약자 곁에 아무나 붙여뒀을 리 없다.
“안녕하세요, 한무일 씨.”
“...홍영희 양입니까. 오랜만입니다.”
작년 말에 비호감이었다가 염소 치즈로 살짝 호감도가 올랐던 여기자였다.
유전정보로만 보면 특공대장 선지혜의 딸이다.
딸? 그게 가능해?
계약이 파기됐다면 그러려니 하겠는데 와이츠와 결속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그렇다면 딸이라고 보긴 어렵고,
여동생.
이 정도가 적합할 것이다.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게 한 와이츠의 1대 계약자로서 ‘국모(國母)’로 불리는 선유나. 눈속임을 위해 그녀의 난자를 썼다는 게 적합할 것이다.
유부녀(有夫女)는 두려울 게 없으니까.
‘몇 겹의 안전장치를 해둔 건지….’
계약이 파기됐다고 속이기 위해 정말 다양한 떡밥을 깔았다.
하지만 그럴 수밖에 없으리라. 남자와 잠자리를 갖지 않고 ‘계약 파기’를 입증하려면 와이츠가 둥지를 비우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특공대 입대(入隊).
그리고 이 떡밥이 가장 컸을 것이다.
계약자의 생명이나 다름없는 ‘순결’을 떼는 것만큼이나 확실한 증거다.
전래동화 그 어디에도 없으니까.
용사가 괴수를 쓰러트려 줄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직접 싸우는 공주님 같은 여장부는.
있다면 용사가 너무 불쌍한 전래동화다.
뇌까지 근육인 그들이 공주님이랑 결혼할 가능성은 소수점 미만인 까닭이다.
“네. 오랜만이네요. 다음에 또 온다고 했었죠?”
홍영희는 짙은 화장에 어울리지 않는 간편한 복장을 하고 있었다. 곧 봄이긴 하지만 살짝 추울 것 같다는 감상을 지울 수 없었다.
강남구 쿠데타가 종료되고 며칠 안 지났다.
그렇다면 그 사건을 꼬치꼬치 캐물으러 온 걸까?
무일의 눈이 가늘게 떠졌다.
“그렇다고 친목을 다지러 오신 건 아니라고 봅니다만. 목적이 뭡니까?”
“제가 그 정도로 속물로 보였나요?”
“감이라고 해두겠습니다.”
정말 재미없고 숨김없는 남자다.
홍영희는 ‘결혼한다면 이 남자도 좋을 텐데.’라는 소소한 희망을 지웠다. 눈앞의 사냥꾼이랑 살면 온종일 벌거벗고 다니는 기분일 것이다.
누구나 말하고 싶지 않은 비밀 한두 가지씩은 있는 법이지 않은가?
하지만 카르 4세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그의 어떤 점이 좋은 걸까? 정말 이해할 수 없네.’
대한민국 대법원은 현재 난장판이다.
변변찮은 사냥꾼의 하룻밤을 놓고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지고 있는 까닭이다.
당사자조차 모르게 비공개로.
대법원에서 다루기에는 민망한 사항이기 때문이다.
파트너가 카르 4세라면 순순히 처벌받겠다는 ‘반란군 수괴’들도 제정신이 아니었지만, 그걸 필사적으로 저지하는 ‘선지혜 회장’도 정상인이라고 말하기 힘들었다.
그게 홍영희의 주관적인 생각.
그리고 ‘민간인 여성’의 보편적인 생각일 것이다.
“친구의 친구 부탁을 받고 왔어요.”
친구의 친구?
강남구 쿠데타 때문은 아닌 것 같다.
그렇다고 유쾌한 내용 또한 아니라고 판단했다.
머리 아프게 [예측]하지 않고 곧장 물어보기로 했다.
“뭡니까?”
“이것도 맞춰보시겠어요?”
“저를 초능력자로 아시면 곤란합니다, 홍영희 양.”
무일은 쓰게 웃으며 현관문을 열었다. 목적이 무엇이든 숙녀를 밖에 세워두는 건 옳지 않다는 상식의 발로였다.
반란군 사건 때문은 아니다.
이 정도는 [예측]해볼 필요도 없다.
철저한 진상규명으로 전부 공개했기 때문이다.
수호자를 잃은 계약자에게 ‘민간인’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부터 서로에게 총을 쏴서 양패구상했다는 결말까지.
물론, 완전한 ‘진실’은 아니다.
타협안으로 ‘카르 4세는 관전만 했다.’고 입을 맞췄다.
반란군의 모든 수호자는 레드군이 태워버린 걸로 해서 ‘계약자 윤소영 영웅화’ 프로젝트는 더욱 힘을 받았다.
추락한 계약자의 위상을 회복하려면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
“이 태블릿을 쓰세요.”
무일은 그녀가 찾아온 ‘목적’이라고 예상되는 물건을 넘겨받았다.
영상통화인가?
정사각형 액정 모서리에는 중국어가 음각되어 있었다.
『아미파(峨嵋派)』
한자에 약한 무일은 호주머니에 든 스마트폰을 말없이 꺼냈다.
바로 코앞에서 홍영희가 고개를 갸웃하며 의문을 표하는 몇 초 사이에 ‘아미파’라고 해독하는 데 성공했다.
들어본 이름이다.
하지만 그 진의는 포기하고 입술을 뗐다.
“...홍영희 양.”
“네, 한무일 씨.”
“친구의 친구가 무림인이었습니까?”
24세기에 무슨 개뼈다귀 같은 소리냐고 할 수 있겠지만, 22세기까지 그 실존이 불분명했던 ‘무림인’들은 괴수가 등장하고부터 빠르게 그 세(勢)를 확장했다.
10갑자 내공으로 괴수 팡팡!
...이런 건 없지만.
순수한 무술(武術)에 MID 무기를 접목해서 괴수를 쓰러트리는 무술인들이다.
중국식 사냥꾼!
외국인 입장에서는 이렇게 해석해도 무방하지만, 중국에서는 ‘협객(俠客)’ 혹은 ‘역적(逆賊)’이라고 불리는 무리의 통칭이다.
『무림인(武林人)』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프로사냥꾼을 보유한 나라로 명성을 떨칠 수 있었던 건 모두 이들 덕분이다.
하지만 그들의 힘은 국외가 아닌 국내로 향하고 있다.
강자존(强者尊).
괴수로부터 인류를 보호할 수 있는 ‘강자’만이 인류를 지배 혹은 통솔할 권리와 ‘막중한 책임’이 있다고 믿는다.
거기에 정면으로 대응하는 사상이 공산주의.
공산주의가 나쁜 건 아니다. 모두가 함께 일하고 나누는 제도가 어때서?
악용하는 ‘권력자’가 나쁜 것이다.
그래서 무림인들도 중국의 공산주의를 완전히 반대하고 부정하진 않는다. 다만, 권력층은 무림인이 맡아야 한다고 여길 뿐이다.
중국을 포함한 대다수 나라의 고위인사 98%가 1종 괴수에 속수무책으로 학살당할 비전투원이다.
무림인의 강자존에 따르면 그들은 지배층이 아니라 피지배층이다.
그러니 권력자 입장에서는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존재가 ‘야만적인 무림인’이다.
‘이전처럼 검술 사범 제의는 아닌 것 같은데….’
순수한 무력으로 사람을 재단하는 약육강식.
그 사상을 주장하는 무림인들의 사고방식은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렇다고 탄압도 불가능.
무림인들이 목숨 걸고 지키는 토지에서 나오는 쌀과 보리로 생계를 유지하는 신민(臣民)이 과반수라서 함부로 건드릴 수 없다.
권리와 책임.
대다수 무림인이 이 둘을 굉장히 중요시한다.
권리만 앞세우는 정부와 본부보다 국민들의 지지를 받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정부와 본부가 100년째 무너지지 않은 건 무림인들 간의 알력이 끊이지 않은 덕분이다.
민폐.
목숨 걸고 지켜주는 건 고맙다. 하지만 무림인들이 ‘누가 더 강할까?’를 놓고 다툴 때마다 도시와 마을, 논밭이 쑥대밭으로 변하기 일쑤다.
“아미파에서 제게 무슨 볼일이랍니까?”
“저는 친구의 친구 부탁을 받은 것뿐이라서 잘 모르겠어요.”
일단은 ‘모르겠어요.’라는 발언이 거짓말이란 걸 프로사냥꾼은 눈치챘다.
그렇다면 홍영희도 한통속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얼마나 깊게 관련되어 있는지는 두고 볼 문제지만, 염소 치즈로 쌓인 호감도가 단번에 많이 떨어졌다.
한국인이 중국을 편든다.
썩 좋게 보이는 모습은 아니었다.
본인은 거짓말이 탄로 났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하고 뻔뻔한 미소마저 짓고 있지만, 일단은 착각하도록 놔두기로 했다.
‘중국의 무림이란 말이지.’
무림인이 남자뿐이었다면 정부와 본부에서 힘으로 굴복시켰을 것이다.
하지만 중국에는 고대부터 ‘여자의 순결’을 중시하던 단체가 있었다.
조상님들이 남긴 ‘전래동화의 경고’가 아닌 종교를 따른 결과였지만 ‘계약자’의 최소조건을 충족했다는 점은 다르지 않다.
『아미파』
덤으로 ‘북해빙궁(北海氷宮)’이 있지만, 그쪽은 일반인들이 상상하는 여협(女俠)보다는 ‘여성만능주의’ 성향이 짙은 테러리스트 취급이라 논외다.
그러니 아미파!
괴수대응본부나 정부에 소속되어있지 않은 ‘계약자 단체’다.
우습게도 중국의 국력은 여기서 나온다.
아미파 주지(住持)가 속세에 조금만 더 관심을 뒀다면 중국은 진즉 아미파의 지배 아래에 놓였을 것이다.
(웨이? 니하오.)
(...한국어로 부탁합니다.)
첩보위성으로 이곳을 포착하고 있는 걸까?
무일이 태블릿(?)을 들기 무섭게 화면이 켜지며 한 여인이 중국말로 인사해왔다.
깜짝 놀랄 만큼 상당한 미인이었다.
하지만 그건 그거고.
서울 변두리를 돌아다니는 게 한계인 사냥꾼에게 주변국 언어까지 익히라는 건 너무나 가혹한 처사다.
그러나 정말 다행히도 한국어는 제3외국어였다.
와이츠가 가출(!)하기 전까지 세계의 주도권을 쥐고 있던 나라의 언어다.
그건 현재도 마찬가지.
나라의 정세가 위태롭게 흔들리는 이 와중에도 대한민국은 모든 종류의 가상현실게임을 독주하다시피 즐기고 있는 까닭이다.
그 탓에 가상현실게임을 제대로 즐기려면 ‘한국어’는 필수다.
최신공략은 한국어.
최신정보는 한국어.
최신게임도 한국어!
모든 게 대한민국 위주로 돌아간다.
그건 세금 등의 사회적인 부담을 사냥꾼에게 전부 몰아넣고 국민의 90% 이상이 세상만사 다 잊은 채 게임만 하는 ‘바보’로 만든 성과라고 할 수 있겠다.
그 덕을 이런 식으로 보니 씁쓸했지만, 일단은 ‘OK’다.
(만나서 반갑소.)
< [9장-2] 정치의 이름으로 널….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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