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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이 회귀함-179화 (179/183)

공작이 회귀함 179화

인기척이라곤 느껴지지 않는 적막한 폐허.

황궁의 성벽 위에서 내려다본 제도의 풍경은 무척이나 삭막했다.

회귀 전 마지막 순간에 보았던 광경과 몹시도 흡사했다.

그것을 바라보며 발타자르는 짙은 한숨을 내쉬었다.

새어 나온 숨결은 뿌연 연기가 되어 사방으로 흩어졌다.

“적막하군.”

등 뒤에서 인기척과 함께 목소리가 들려왔다.

발타자르가 고개를 돌려 뒤를 바라보자 그곳에는 초라한 몰골의 칼 프란츠가 서 있었다.

그동안 빈민으로 위장해 숨어 있었던 듯 옷은 해지고 머리는 산발이었다. 그러나 그것들이 그의 기품까지 가리지는 못했다.

“복색으로 보아하니 궁에 숨어 계신 건 아닌 듯한데 그 난리 통에도 용케 살아 계시는군요.”

다분히 비꼼이 가득한 목소리였다.

충분히 제도를 벗어날 수 있음에도 그러지 않고 제도에 잔류한 것에 대한 힐난이었다.

그의 목숨이 위험했기 때문에 힐난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가 전선으로 향하지 않음으로 방어선의 구축이 지연되는 것 때문이었다.

“제국의 역사가 새로이 쓰일 그 역사적인 현장을 내 발로 벗어날 수야 없지 않겠나.”

말하며 칼 프란츠가 발타자르의 옆자리에 걸터앉았다.

그의 말에 발타자르가 속으로 ‘역시나’ 하고 짧게 혀를 찼다.

제국의 위정자들은 어찌 하나같이 저리도 욕심이 많은 것인지.

그가 전선이 아닌 제도에 잔류한 이유야 뻔했다.

조반니의 역모가 종결되는 그 장소에 있었던 것만으로도 그는 제국의 안녕을 위해 한 몸 희생하며 최전선에 서기를 주저치 않는다는 명예를 얻게 되었다.

이 명예는 장차 그가 제국의 옥좌에 오를 때 그의 강력한 지지자 중 하나가 되어주리라.

“운이 좋았다네. 이변이 시작되자마자 마탑으로 몸을 피한 덕분에 변고는 피했지.”

말하며 ‘이런 것을 보면 천운이 따라주는 것 같지 않은가?’ 하고 중얼거리자 발타자르가 나지막이 칼 프란츠를 불렀다.

“대공.”

그러나 칼 프란츠는 모른 척하며 말했다.

“천년 제국의 심장. 번영의 상징인 탈라브하임이라고는 도저히 생각되지 않을 광경이야. 망자의 도시나 다름이 없어.”

삭막한 제도의 풍경을 둘러보던 칼 프란츠의 입꼬리가 서서히 호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래서 더욱 마음에 드는군. 내 색깔로 마음껏 물들일 수 있을 테니 말일세.”

두 눈동자에 강렬한 열망의 불꽃을 피어 올리며 칼 프란츠가 발타자르를 바라보았다.

“그렇지 않나?”

그것을 가만히 응시하던 발타자르가 입을 열었다.

“그리도 간절하십니까?”

발타자르의 물음에 칼 프란츠가 자리를 털고 일어나며 두 팔을 활짝 벌렸다.

“간절하냐고? 당연하지. 제국의 옛 영광을 재현시키겠다는 형님 폐하의 약조만 믿고서 황위를 포기하고 메디치가를 견제하기 위해 남부로 향했던 나일세. 그러나 형님 폐하께서 제국의 권좌에 앉은 이후 어땠는가? 간신들을 짓누르기는커녕 그들을 어르고 달래기에 급급하여 그들이 더욱 기승을 부리게 하였고 여력이 없다는 이유로 변방의 선제후들이 독자적인 노선을 굳히는 것을 방관하였네. 그 결과 제국은 쇠락의 길로 접어들고 옛 영광 따윈 노인네들의 추억팔이로 전락했지…….”

제국의 영광이라.

발타자르가 보기에 칼 프란츠는 헛된 꿈을 꾸고 있었다.

아니, 칼 프란츠만이 아니었다.

황제파의 거두인 슈텔리앙 후작을 비롯하여 여러 명망 높은 귀족들은 하나같이 이 헛된 꿈을 갈망했다.

지나간 과거를 붙잡고자 애쓴들 그것이 손에 잡힐 리도 없을진대 말이다.

작금의 제국은 속에서부터 곪아 병들어 도저히 손 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전 대신들과 조반니 등이 좋은 예였다.

뿌리부터 썩어버린 제국을 억지로 움켜쥐고 이끌었던 발타자르이기에 확신할 수 있었다.

아무리 애쓴들 결국 제국은 몰락하리라.

하지만 칼 프란츠는 생각이 다른 듯했다.

“내가 제국의 권좌에 오른다면 밑바닥부터 뜯어고칠 걸세. 기둥을 무너뜨리고 터를 헤집어 처음부터 새로이 탑을 쌓아 올릴 걸세. 세월의 풍파에도 무너지지 않을 견고한 탑을 말일세.”

칼 프란츠가 발타자르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네의 도움이 절실하네. 어찌. 날 도와주겠는가?”

발타자르는 칼 프란츠가 내민 손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러나 그것을 맞잡는 일은 없었다.

* * *

칼 프란츠와 함께 황궁으로 향한 발타자르는 별궁에 유폐되어 있던 레오노플을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전에 보았던 그와는 달리 그는 병색이 완연한 모습이었다.

샛노란 얼굴.

그것을 본 순간 발타자르는 직감했다.

“독에 중독되셨군요.”

직접 죽이기엔 부담이 크니 독을 이용해 자연스레 제거하려 했던 것이 분명했다. 그렇게 레오노플이 승하하면 자신이 꼭두각시로 부릴 황족을 황위에 앉혔겠지.

레오노플은 침상에 누워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죽음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웠음에도 레오노플의 두 눈동자는 여전히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듯 깊고 그윽했다.

“일은 잘 마무리되었는가?”

레오노플의 물음에 발타자르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제야 레오노플의 입가에 흡족한 미소가 맺혔다.

“그래. 이제 내가 어떻게 해주면 되겠는가? 레온하르트에게 황위를 이양한다 공표라도 해주면 되겠는가?”

별궁에 유폐되었음에도 상황이 어찌 돌아가는지 단박에 꿰뚫은 레오노플의 말에 순간 칼 프란츠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형님. 저는…….”

칼 프란츠가 떨리는 목소리로 레오노플을 불렀다.

그러나 레오노플은 그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고선 발타자르를 뚫어 저라 바라보기만 했다.

“차선으로 나쁘지 않은 선택일세. 어차피 일이 마무리되면 자네는 북부로 돌아가 그곳에 틀어박힐 테고 어떤 녀석이 황위에 오르던 레온하르트 저 녀석을 감당할 만한 자식놈은 없을 걸세. 결국, 돌고 돌아 황위는 저 녀석에게로 향할 텐데 뭐하러 일을 번거롭게 하겠는가.”

제국의 법도에 따르면 레오노플의 자식 중 하나가 황위를 계승해야 했지만, 제국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칼 프란츠가 황제가 됨이 옳았다.

그것을 레오노플이 모를 리가 없었다.

그럼에도 그 사실을 이렇게 말하는 것은 그가 황제이기 이전에 아버지이기 때문일지도 몰랐다.

“흔들리십니까?”

정곡을 찔렀음인가.

발타자르의 물음에 일순간 레오노플의 눈동자가 거칠게 요동쳤다. 한참을 망설이던 그는 이내 긴 한숨과 함께 입술을 움직였다.

“나도 사람이니까.”

그리 말하며 레오노플이 칼 프란츠에게 처음으로 눈길을 주었다.

“네게 한 가지 부탁이 있다.”

“말씀하십시오.”

칼 프란츠가 답하자 레오노플은 망설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한 번. 딱 한 번이다. 내 자식들이 옥좌를 탐내어도 한번은 눈감아주었으면 한다.”

평소의 레오노플이었다면 절대 입 밖으로 꺼내지 않을 말이었다.

하지만 죽음이 코앞으로 다가온 탓일까? 마음이 약해진 것인지 그답지 않은 부탁을 했다.

“그러겠습니다.”

칼 프란츠가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승낙했다.

그것이 의외였던지 레오노플은 몇 번 입술을 달싹였지만 끝내 하고자 하던 말을 입 밖으로 내뱉지는 못했다. 혹여나 칼 프란츠가 마음을 바꿀까 염려한 탓이었다.

“중요한 이야기는 모두 끝난 듯하니 그만 물러들 가게.”

레오노플의 축객령에 발타자르와 칼 프란츠는 작게 고개 숙여 예를 표하곤 별궁을 벗어났다.

* * *

“어쩌실 겁니까?”

별궁을 나섬과 동시에 발타자르가 물었다.

레오노플의 앞에서는 순순히 그의 부탁을 들어주겠노라 답했지만, 그가 진심으로 그리 답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어쩌긴 뭘 어쩌나. 당연히…….”

칼 프란츠의 두 눈동자에 스산한 살기가 맴돌았다.

“죽여야지.”

분란 거리가 눈앞에 있음에도 약조 때문에 그것을 방관할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었다.

대의 앞에서 혈육의 정 따위는 아주 사소한 것에 불과했다. 쉽게 무시할 수 있을 만큼.

“형님 폐하께서 승하하시는 대로 황위 계승권자들을 모조리 쳐낼 생각이니 말릴 생각이라면 지금 말하게.”

애초에 말릴 생각도 없었다.

발타자르가 그리는 그림에서도 칼 프란츠를 제외한 황위 계승권자들은 모두 배제되어 있었으니까.

“뜻대로 하십시오.”

작게 고개 숙여 보인 발타자르는 그 길로 칼 프란츠와 갈라섰다.

* * *

발타자르의 집무실.

두 사람의 손님이 찾아왔다.

한 명은 발타자르의 책사 글루스 이덴시아요.

다른 한 명은 발타자르 진영의 정보를 책임지는 신시아 베아트리체였다.

가장 먼저 집무실에 발을 들인 신시아는 익숙한 움직임으로 소파 위에 드러눕다시피 걸터앉았다.

“흐아아암…… 피곤하다.”

늘어지게 하품을 하는 모양새가 마치 제집 안방인 것처럼 한껏 풀어져 있었다.

“자자. 글루스 아저씨도 여기 앉으세요.”

신시아가 팡팡- 제 옆자리를 두드리며 자리를 권하자 글루스는 느긋한 걸음걸이로 다가가 자리에 앉았다.

“오늘은 아가씨랑 오붓한 시간을 보내시고 내일 정오나 되어야 부르실 줄 알았는데 무슨 일이세요?”

신시아의 물음에 가만히 창밖을 바라보던 발타자르가 몸을 돌려 그녀의 맞은편에 자리를 잡았다.

“다들 피곤할 테니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지. 황제 폐하의 명이 얼마 남지 않았네.”

이 충격적인 소식에 글루스와 신시아가 황급히 발타자르를 바라보았다.

“왜 갑자기…… 전에 뵈었을 때만 해도 정정하셨잖아요.”

신시아는 말하면서도 일이 어떻게 돌아간 것인지 눈치챘다. 그리고 그것은 글루스 역시 마찬가지였다.

“조반니가 폐하를 시해하려 했군요. 아니, 각하의 말씀대로라면 시해했다는 것이 옳은 표현이겠군요.”

어찌나 화가 났는지 말하는 글루스의 얼굴은 시뻘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평소의 차분한 모습과는 대비되는 모습.

제국 황실에 대한 충성심이 남다른 그였기에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것이었다.

“그래서요? 누구를 황제로 추대할 생각이세요? 황위 계승권자 중에서는 마땅한 재목이 없을 텐데요? 그냥 아저씨가 옥좌에 앉는 것은 어떠세요?”

지난번의 경고를 잊기라도 한 듯 신시아가 재차 황위를 권했다. 그러자 글루스가 신시아를 홱- 노려보며 소리쳤다.

“베아트리체 백작!”

“왜요? 사실 그렇잖아요. 바알의 토벌 이후의 제국은 극도로 혼란스러울 거예요. 바이칸, 이종족, 역모에 참여했던 메디치 공작가와 프리드리히 공작가의 일파들. 문제 거리는 제국 전역에 산재해 있죠. 지금 당장이야 아저씨가 두려워 감히 멋대로 행동하지 못하고 있지만, 아저씨가 북부로 떠나면 그 이후에는요? 어중간한 이를 황위에 올리면 제국은 얼마 버티지 못하고 무너질 것이 뻔해요.”

신시아의 말에 글루스가 곧장 반론했다.

“부족한 것은 신하들이 채워드리면 될 일입니다. 또한, 프락시온 황실의 상징성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것입니다. 제국민이 따르는 어버이는 프락시온 황실입니다. 한데 황족이 아닌 다른 이가 황위에 오르면 이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제국을 뒤흔들 것이 분명합니다. 대대적인 봉기가 일어날 수도 있단 말입니다. 제2의 붉은 십자가 혁명단을 우리 손으로 만들 생각이십니까?”

글루스의 말에 신시아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제국이 무너지는 것보다야 차라리 내란이 나은 것 같은데요? 지금까지도 몇 번이나 내란이 일어났지만, 잘 이겨냈잖아요? 그리고 내란이야 일어나기 전에 대비하면 되죠. 어차피 큰 세력들은 얼마 남지 않았으니 그들의 목에 목줄만 채워도 충분할걸요? 만약 반발한다면 쳐내면 되고요.”

“그 많은 피들을 어찌 감당하려고 그런 무책임한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그렇다고 제국이 망하는 걸 빤히 눈 뜨고 지켜보라구요?”

“왜 제국이 망한다고 단정 지으시는 겁니까!”

글루스가 답답하다는 듯이 소리치자 신시아가 그를 흘겨보며 말했다.

“아저씨 없이 그 혼란을 누가 감당할건데요? 이덴시아 백작께서 말씀하시는 그 충신들이요? 하. 잘도 그러겠네요. 당장 충신이라 자처하는 이들 중에서 권력에 눈이 멀지 않을 이가 몇이나 되겠어요?”

모든 것을 부정적으로만 바라보는 것만 같은 신시아의 말에 글루스가 지쳤다는 듯 긴 한숨을 내쉬었다.

“왜 상황을 그렇게 극단적으로만 보시는 겁니까?”

“지금까지 제가 봐온 제국이 그러했으니까요.”

순간 글루스는 말문이 턱- 하고 막혀왔다.

겉으론 충신인 척하며 기회가 오면 권력을 손에 쥐기 위해 역모도 서슴지 않던 이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하지만…… 앞서 말씀하신 일들은 각하께서 조금만 도와주신다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입니다.”

글루스의 말대로였다.

발타자르가 조금만 북부행을 늦춘다면 해결될 문제였다.

하지만.

“그게 언제까지인데요? 한 달? 두 달? 아니면 일 년? 제국이 안정화되고 정상 궤도에 오르기까지는 족히 수년은 걸릴 거예요. 그런데 지금까지 제국을 위해 희생한 아저씨보고 또 희생하라고요? 그건 안 될 말이죠. 그리고 아시잖아요. 어떤 이가 황위에 오르던 차기 황제는 아저씨와 대립각을 세울 거라는 걸요.”

이것에 대해서는 글루스도 딱히 반박할 말이 없었다.

통치자에게 가장 위협적인 것은 외부의 적들도, 내부의 분열도 아닌 자신의 자리를 위협하는 권신이었다. 그것은 어쩔 수 없는 권력의 습성이었다.

발타자르가 자신의 입으로 직접 황위에 오를 생각이 없다고 못 박았음에도 신시아가 포기하지 않고 누차 황위를 권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었다.

“그러니 차라리 아저씨가 황제가 되는 것이…….”

순간, 발타자르가 손을 들어 올리며 신시아의 말을 끊어내었다. 지금까지 묵묵히 두 사람의 언쟁을 방관하던 발타자르가 입을 열었다.

“황제는 정해졌네.”

발타자르의 말에 두 사람이 약속이라도 한 듯이 한목소리로 물었다.

“그게 누구입니까?”

“그게 누구인데요?”

신시아와 글루스.

두 사람의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발타자르의 입술이 천천히 움직였다.

이후 나온 이름은 두 사람도 납득할 만한 이름이었다.

“레온하르트 칼 프란츠.”

확실히.

칼 프란츠라면 혼란스러울 정국을 안정시키고 제국을 이끌어갈 역량이 충분했다.

하지만 여기에는 한가지 문제점이 있었다.

그것은 칼 프란츠의 능력이 너무 뛰어나다는 것에 있었다.

앞서 말한 대로 제국의 차기 황제는 반드시 발타자르와 대립각을 세울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정국을 안정시킨 칼 프란츠는 발타자르를 향해 칼날을 겨눌 것이고 겨누어진 검은 충분히 발타자르를 위협할 정도로 강력할 것이었다.

이는 발타자르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일이었고 그에 대한 대비책도 충분히 마련해 놓은 상태였다.

이 소집은 그 대비책을 보다 구체화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현 상황에선 칼 프란츠가 차기 황제로 가장 적합한 인물일세. 하나, 칼 프란츠가 황위에 오를 경우 추후 내게 위협이 될 것은 자명한 일. 하여.”

말하며 발타자르가 품에서 두루마리를 꺼내어 펼쳐 놓았다.

“제국을 개편할 생각이네.”

발타자르가 펼친 것은 바로.

대륙 전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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