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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이 회귀함-174화 (174/183)

공작이 회귀함 174화

북부 비프로스트 요새를 벗어난 원정군은 빠른 속도로 제도를 향해 진군했다.

출진 때와 마찬가지로 레오나스의 군용 게이트를 이용하여 제도 북쪽의 관문 요새에 도착한 원정군은 출진 이틀 만에 제도에 도착했다.

“이것 참. 움츠린 거북이 같군요.”

성문을 굳게 걸어 잠근 제도를 바라보며 가웨인이 짧게 평했다.

이에 발타자르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우릴 맞상대할 자신이 없으니 그렇겠지. 실제로도 그러하고.”

발타자르의 시선 끝에는 원정군이 제도를 포위하기 시작하며 공성전을 준비하고 있었고 제도를 점거한 이들은 성벽 뒤에 몸을 숨긴 채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런데 조반니 메디치는 대체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습니다. 마왕을 끌어들였다곤 해도 전력 차가 이렇게나 극심하니 아가씨를 인질로 잡지 못했다면 제대로 된 저항 한 번 못하고 쓸려 버렸을 것이 분명한데 말입니다.”

가웨인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발타자르가 그들을 억압한 것도 아니고 가만히 있었다면 제 손에 쥔 권력을 보존하였을 것이 분명한데 말이다.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일이지만 권력에 대한 권력자의 욕망이란 본디 그런 것이었다. 이성을 잠식하고 남들이 보기엔 비합리적이라 생각되는 판단을 내리게 하는 것이 바로 권력이었다.

“이제 어찌하실 생각이십니까? 이대로 피를 보실 생각은 아니실 것 같은데 달리 생각하신 방안이라도 있으십니까?”

가웨인의 물음에 비웃음을 한껏 머금으며 발타자르가 답했다.

“이번 사건을 일으킨 주범은 조반니 메디치와 요제프 프리드리히라는 것은 알고 있겠지?”

“예. 그렇습니다만…….”

“저들이 무엇 때문에 모반을 일으켰다고 보는가?”

“그야 권력을 위해서가 아니겠습니까?”

“내가 노리는 것이 바로 그 점이라네.”

저들의 목적은 보다 큰 권력을 손에 쥐는 것이었다.

이는 저들의 연결 고리가 생각보다 부실하다는 뜻이었다.

자그마한 충격에도 쉽게 무너질 만큼 말이다.

“서로의 이해관계에 의해 손을 잡은 이들은 더 큰 이권을 내민다면 스스로 무너지게 되어 있다네.”

정치에선 흔한 이야기였다.

자신의 이득을 위해 손잡은 이의 등에 칼을 꽂는 일은.

“요제프 프리드리히에게 손을 내미실 생각이십니까?”

가웨인의 물음에 발타자르가 피식 웃으며 고개를 내저었다.

그는 회유 대상이 아니었다.

황궁을 점거하고 황제의 신병을 손에 넣는 것으로 배수진을 친 이상 회유될 리가 없었다.

“아닐세.”

“하면……?”

“동부에서 내전이 일어나고 프리드리히 공작 가와 칼 프란츠 대공 가가 동부를 양분하도록 조치한 후 고민했네. 정말 이것으로 충분할까 하고 말일세.”

질문과는 관계없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발타자르가 이 이야기를 꺼낸 것에 이유가 있다고 판단한 가웨인은 가만히 그의 말을 경청했다.

“동부를 양분한 것은 대공의 세력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였지만 그것만으로는 무언가 아쉬웠지. 해서 나는 한 가지 조치를 해두었다네.”

“그게 무엇입니까?”

“동부에. 정확히는 요제프 휘하에 내 사람을 심어두는 것이었네.”

당시 발타자르는 동부의 상황을 하나의 기회라고 보았다.

동부를 통제할 기회 말이다.

프리드리히 공작 가에게 빚을 지워두는 것으로는 부족했다.

그리하여 프리드리히 공작 가에 사람을 심어두기로 결정했고 그렇게 포섭된 이가 바로 사그레모르 백작이었다.

프리드리히 공작 가가 자랑하는 몰타 기사단의 단장인 그를 말이다.

사그레모를 포섭하는 것은 무척이나 손쉬웠다.

벽에 막혀 수년간 진전이 없던 그에게 가르침을 내려주는 것만으로 그를 포섭할 수 있었다.

“사그레모르 백작을 이용해 억류된 폐하와 황제파의 귀족들을 구출할 걸세. 그들을 구출해 내기만 한다면 중앙군의 지휘권을 수복할 수 있을 걸세.”

그렇게만 된다면 최소한 성문 하나 정도는 열 수 있을 것이고 그렇게 열린 성문을 통해 제도에 진입한다면 상황은 그것으로 끝이었다.

“하지만 생각대로 일이 풀릴까요? 사그레모 백작만으로는 황제 폐하를 구출하긴 힘들 텐데요.”

가웨인이 우려를 표했다.

그럴 만도 했다.

이것은 분명 적의 허를 찌르는 계획이었지만 사그레모 백작 하나만으론 일을 성공시키기 어려웠다. 가웨인이 판단하기에 조력자가 더 필요한 계획이었다.

이러한 가웨인의 우려를 예상이라도 했다는 듯 발타자르가 그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실패한다 해도 상관없네. 최소한 저들의 분열을 유도하고 시선을 잡아끌 수는 있을 테니까.”

사그레모 백작은 요제프의 수족.

그가 황제를 구출하려 든다면 자연스레 조반니는 요제프를 의심할 수밖에 없을 것이었다.

발타자르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가웨인이 순간 무언가를 깨달았다는 표정을 짓더니 말했다.

“진짜 계획은 따로 있는 것이로군요.”

분열을 유도하는 것도.

황제를 구출하는 것도.

모두 유인책이었다.

그들은 미끼였다.

그리고 그들을 미끼 삼아 발타자르가 얻고자 하는 것은 딱 하나밖에 없었다.

인질로 잡힌 아이린을 구하는 것.

“설마…… 직접 제도에 잠입하시려는 생각이십니까?”

가웨인의 물음에 발타자르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네.”

가웨인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적진에 총사령관이 직접 잠입하다니.

일반적인 경우였다면 말려야만 하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아닌 발타자르였다.

제국 최강자이며, 마왕의 대적자.

이것은 그만이 실행할 수 있는 계획이었다.

그렇기에 말릴 수 없었다.

“혼자 가실 생각은 아니시지요?”

“혼자 갈 생각이라네.”

발타자르의 대답에 가웨인이 절대 안 된다며 소리쳤지만, 발타자르의 의지는 확고했다.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해 다른 이들은 이곳을 지켜야 하지 않겠나.”

남쪽에서 진군 중인 마왕군이 개입할 경우를 대비하여 로키와 에리스라는 두 마스터를 투입하기는 하였지만,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야만 했다.

“하지만…….”

“걱정할 것 없네. 린만 구해낸다면 제도에서 날 막을 존재는 없으니까.”

발타자르가 차갑게 가라앉은 눈동자로 제도를 응시했다.

* * *

별궁에 유폐된 레오노플을 찾아온 조반니는 한가로이 정원에서 시간을 보내던 레오노플에게 다가갔다.

“어찌, 마음은 바뀌셨습니까? 폐하.”

조반니의 물음에 레오노플은 힐끔 곁눈질로 그를 바라보더니 다시 하늘로 시선을 옮기곤 답했다.

“황제의 인장으로 자네 멋대로 공문을 찍어내면서 내게 뭘 더 원하는 것인가.”

힐난하는 목소리에도 조반니는 얼굴에 미소를 잃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짙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지난번에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발타자르 공작을 규탄하는 연설을 부탁드린다고 말입니다. 감히 제국의 심장을 향해 칼을 겨눈 발타자르 공작을 정녕 이대로 두고 보실 생각이십니까?”

그 말에 레오노플이 거칠게 몸을 돌렸다.

분노가 넘실거리는 눈동자가 조반니를 응시했다.

당장에라도 호통을 칠 것만 같은 기색이었으나 레오노플의 입술은 굳게 다물어져 벌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폐하. 단순히 현재만을 보시지 마시옵고 미래를 생각하시지요. 북부의 원정이 성공으로 끝난 이상 마신의 위협은 사라졌으니 발타자르 공작의 효용 가치는 사라진 것이나 마찬가지옵니다. 본디 영웅이란 난세에나 필요한 것이지 치세에는 통치자를 위협하는 정적일 뿐입니다. 하니 저와 손을 잡으시고 후환거리를 전초제근 하시는 것이 어떻겠사옵니까.”

“토사구팽을 하자 이 말인가? 그 제안을 내가 받아들일 것이라 생각하는가?”

레오노플의 물음에 조반니는 어깨를 으쓱여 보였다.

“뭐. 거절하신다면야 어쩔 수 없지요. 제국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과감한 결단을 내리는 수밖에요.”

순간 조반니의 눈동자에 살기가 어른거렸다.

레오노플이 거절한다면 그를 제거하고 황위 계승권자 중 하나를 황제로 추대할 것이 분명했다. 그 이후 제 뜻대로 새로운 황제를 움직이겠지.

레오노플이 짙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차라리 지금이라도 항복하는 것이 어떻겠나. 그리하면 이번 일은 없던 것으로 해주겠네.”

레오노플의 제안에 조반니가 피식 웃었다.

“설마 제가 이 제안을 받아들이리라 생각하시는 것은 아니시겠지요? 어차피 발타자르 공작은 얼마 버티지 못하고 저 스스로 무너질 것입니다. 당장 저만한 대군을 유지 시키는 것도 버거운 데다 조만간 남쪽에선 마왕군이, 서쪽과 동쪽에선 각기 이종족과 프리드리히 공작가의 군대가 진격해 올 것입니다. 제아무리 발타자르 공작이라도 버틸 재간이 없을 테지요.”

조반니의 말에 레오노플의 눈동자가 격하게 흔들렸다.

“이종족들까지 끌어들였단 말인가?”

“발타자르 공작이 한 일을 저라고 못하겠습니까?”

조반니가 너스레를 떨며 말했다.

“이종족들이 발타자르 공작에게 참 불만이 많더군요. 그럴 만도 하지요. 저들 땅을 버리고 제국으로 이주하게 만든 것이 바로 발타자르 공작이니까요. 서부를 그들에게 넘겨주는 조건으로 협력을 요청했더니 고민 한 번 하지 않고 승낙하지 뭡니까.”

너스레를 떨며 말하는 조반니의 모습에 레오노플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부들부들 몸을 떨던 그가 조반니의 멱살을 잡으며 처음으로 언성을 높였다.

“이 제국을 고작 권력 따위를 위해 휘두르다니! 얼마나 더 타락할 생각이더냐!”

조반니가 그런 레오노플의 손을 가볍게 쳐내며 말했다.

“타락이라니요. 말씀이 조금 심하신 듯합니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거래일 뿐이었습니다. 남부는 마왕에게. 서부는 이종족들에게 할양하는 조건으로 제국을 손에 넣을 수 있으니 이 얼마나 훌륭한 거래란 말입니까.”

실성한 사람처럼 웃음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한참을 그렇게 웃어대던 그는 이내 웃음을 뚝 그치곤 말했다.

“폐하. 하루. 딱 하루입니다. 그때까지 결정을 내리지 못하신다면…….”

조반니가 활짝 웃어 보였다.

말을 다 끝맺지 않아도 뒷말은 쉬이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럼. 내일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레오노플을 향해 작게 고개 숙인 그가 별궁을 떠나갔다.

그런 조반니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레오노플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제국의 기둥이 썩어 있음을 알면서도 제국이 무너질까 두려워 내치지 못한 내 탓이로다.”

레오노플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맑디맑은 하늘이었지만 그의 눈에는 검은 먹구름으로 뒤덮인 것만 같았다.

* * *

어둠이 짙게 내리깔린 밤.

어느 귀족의 침실에 손님이 찾아왔다.

귀족은 손님의 방문을 눈치채지 못한 듯 코까지 골아가며 잠에 빠져 있었다.

툭- 툭-

검은 로브를 뒤집어쓴 손님은 침상을 발로 가볍게 차며 귀족을 불렀다.

“이봐. 일어나.”

어지간히도 깊게 잠이든 듯 귀족은 도무지 일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이에 손님은 귀족의 몸을 발로 차 그를 침대에서 떨어뜨렸다.

덕분에 잠에서 깨어난 귀족이 깜짝 놀라 하며 소리를 내지르려 했다.

“아아…… 읍.”

그러나 귀족은 소리를 내지르지 못했다.

어느새 그의 입을 막은 손 때문이었다.

귀족은 어둠 속에서 빛나는 금색 눈동자를 바라보며 두려움에 몸을 떨었다.

“쉬이…… 너무 겁먹지 마. 이야기를 하러 온 것뿐이니까.”

말하며 귀족의 입에서 손을 뗀 불청객은 뒤집어쓴 로브의 후드를 뒤로 젖혔다. 그러자 흑단 같은 검은 머리칼이 물결치듯 흘러내렸다.

불청객, 신시아가 생긋- 웃으며 말했다.

“내가 제안을 하나 할 생각인데. 들어볼 생각 있어?”

귀족은 볼 수 있었다.

어둠 속에서 선명히 빛나는 은빛 단도를.

그것을 목격한 귀족은 그저 고개를 끄덕이는 것 외에는 달리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 * *

이 일은 비단 이 귀족에게만 벌어진 일이 아니었다.

같은 시각.

요제프 프리드리히의 휘하에 있는 하급 귀족들에게 일제히 밤손님이 찾아들었고 같은 제안을 내밀었다.

그 제안은 감금된 황제파의 귀족들을 탈출시키고 굳게 닫힌 제도의 성문을 여는 것이었다.

개중에는 이것을 기회라 여기고 승낙하는 자도, 혹은 손님이 떠나가는 즉시 요제프에게 찾아가 이 일을 알리는 자도 있었다.

건물의 지붕 위에서 밤거리를 요란스레 질주하는 전령들을 바라보던 신시아가 작게 미소 지었다.

“계획대로네.”

그런 신시아의 곁에서 함께 밤거리를 내려다보던 로젠다르크가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누나. 대체 왜 이렇게 요란스레 일을 벌인 거야? 적당히 몇 사람만 골라서 회유했으면 됐잖아.”

로젠다르크의 물음에 신시아가 혀를 쯧쯧 차며 검지를 까딱거렸다.

“바보 같은 소리. 이렇게 해야 조반니가 알아차릴 거 아니야. 발타자르 공작 측에서 요제프를 회유하려 하고 있다고 말이야.”

신시아의 친절한 설명에도 여전히 로젠다르크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기색을 보이자 신시아가 그의 머리를 거칠게 헤집으며 말했다.

“으이구. 모르겠어? 지금 조반니와 요제프를 이간질하려는 거잖아.”

“고작 이런 거로?”

“얘가. 고작 이런 거라니. 생각해봐. 두 사람의 동맹은 믿음으로 이루어진 게 아니야. 서로의 이해관계가 일치해서 이루어진 동맹이지. 그 말은 상대방 측에서 배신의 기미가 조금만 보여도 상대를 향해 칼을 들이밀 사이라는 뜻이지.”

로젠다르크의 눈동자가 조금씩 커지기 시작했다.

이제야 슬슬 감이 잡히는 듯했다.

그런 로젠다르크의 변화가 우스꽝스러웠던지 신시아가 깔깔거리며 말을 이어갔다.

“제도를 장악한 것은 조반니의 군대야. 반면 요제프는 이 일에 가담했을 뿐이지 실질적인 도움은 되지 못했어. 왜? 그의 병사는 죄다 동부에 있으니까. 자, 생각해 봐. 이대로 만약 저들이 승리하는 결과가 나왔다고 치자. 그럼 누가 더 큰 이득을 보겠어?”

“조반니 메디치……?”

로젠다르크의 대답에 신시아가 손뼉을 짝- 하고 쳤다.

“그래! 맞았어. 똑같이 위험 부담을 안고 일을 벌였음에도 이번 모반은 조반니의 병사들에 의해 이루어진 만큼 그가 더 큰 이득을 본다는 것은 기정사실이지. 그것이 당연하기도 하고. 하지만 요제프의 입장에선 어떻겠어? 똑같이 위험을 무릅쓰고 일을 벌였는데 얻는 것에 차이가 난다면 당연히 불만스럽겠지? 그걸 조반니도 모르지는 않을 테고 그런 상황에서 요제프 측에서 배신하려는 낌새가 보인다고 해봐. 어떻게 하겠어?”

“아아!”

로젠다르크가 감탄하며 새삼스러운 눈빛으로 신시아를 바라보았다. 그 눈동자에는 존경이 가득했다.

“물론 내분이 벌어진다고 해도 상황이 급변할 정도는 아닐 거야. 앞서 말했듯이 군권은 조반니가 쥐고 있으니까. 하지만 소란을 일으키기에는 충분하지. 딱 그 정도만 해주면 나머지는 아저씨가 알아서 다 해결하실 거야.”

말하며 신시아가 제도의 성벽을 빤히 응시했다.

그녀가 바라보는 것은 성벽이 아닌 그 너머에 있을 발타자르였다.

“지금쯤이면 아저씨도 나름대로 움직이기 시작했을 거야. 그러니까 우리는 적당히 상황 봐서 아이린 공녀를 구출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되는 거지. 아참. 아이린 공녀가 감금된 곳은 알아봤니?”

신시아의 물음에 로젠다르크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에 신시아가 만족스럽게 미소지었다.

안쪽의 준비는 이것으로 끝이났다.

남은 것은 바깥에서 움직이는 것뿐이었다.

“빨리 마무리되었으면 좋겠네.”

소망을 담아 중얼거린 신시아가 훌쩍 지붕 위에서 뛰어내렸다.

로젠다르크 역시 그 뒤를 따라 뛰어내렸고, 이내 두 사람의 모습은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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